04.16
2026
미국과 이란 전쟁이 한창이던 지난달, 필자는 쉴 새 없이 자전거 페달을 밟고 있었다. 한강을 따라 달리다가 중랑천으로 빠졌다. 반기마다 외국어 말하기 시험을 보러 동대문구 이문동에 있는 대학으로 간다. 진급에 필요한 점수를 땄지만 대학 캠퍼스가 주는 설렘과 자극을 놓치지 않기 위해 일부러 시험에 응시한다. 하천을 빠져나와 도심으로 합류할 시간이다. 자전거를 끌고 오르막길을 걷는데 머리에 스카프를 두른 여성이 앞에 있다. 이란 거주 5년 구력이 남았는지 스카프 색깔과 뒷모습만 보고도 이란에서 온 사람임을 직감한다. 그의 이름은 ‘자흐라’로 서울 어느 공과대학 교수로 일하는 남편과 함께 한국에 왔다고 했다. 이란 수학 환경에서 성장한 ‘미르자하니’ 우연찮게 겪은 이 일로 오랫동안 잊고 있던 세계적인 이란인 여성이 떠올랐다. 그는 2014년 수학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필즈상’을 수상한 마리암 미르자하니(Maryam Mirzakhani)다. 1936년 제정된 필즈상 역사에서
04.15
중동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될 때마다 국제사회는 빠르게 입장을 내놓는다. 유럽은 안보를 이유로 중동은 생존을 이유로 분명한 입장을 내놓는 가운데, 중남미는 상대적으로 조용하다. 중남미 어느 나라도 이 분쟁에 대해 격렬하게 규탄하거나 중요한 외교적 역할을 자처하지 않는다. 물론 많은 국가들이 민간인 피해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평화적 해결을 촉구하고 있으나 그 언어는 대체로 원칙적이고 절제되어 있다. 또한 미주기구(OAS)나 중남미국가공동체(CELAC)와 같은 주요 지역기구들도 큰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침묵’이라 하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도덕적 판단을 회피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것은 경제와 외교 그리고 사회 내부의 균형을 고려한 계산된 전략이라고 봐야 한다. 침묵과 절제된 발언으로 불확실성 관리 중남미는 역사적으로 강대국 간 갈등에 깊이 개입하지 않는 비동맹의 전통을 오랫동안 유지해왔다. 이는 단순히 어느 편도 들지 않겠다
04.14
지난주 이재명 대통령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지도부와의 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똑같은 일을 하는데 정규직에 비해서 비정규직에 훨씬 (임금을) 더 적게 주는 게 상식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좋게 얘기하면 ‘능력주의’라고 할 수도 있지만, 선발돼서 좋은 자리를 차지했으면 좋은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것은 상당히 큰 왜곡이다.” 민주노총이 이에 대해 수긍했는지 항변했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한번의 선발로 지위와 대우가 결정되고 이것이 선발되지 못한 사람들에게 좌절을 안겨 주는 것은 사실인 만큼 노동계에게는 뼈아픈 지적이다. 이 지적에 공감한 일반 시민들도 적지 않으리라. 하지만 능력주의에 대한 근본적인 비판은 따로 있다. 능력주의는 다른 말로는 ‘메리토크라시’라고도 하는데 이는 출신이나 신분이 아닌 개인의 능력이나 실적에 근거해 사회적 지위와 보수를 결정하는 시스템을 뜻한다. 문제는 개인의 능력이나 실적이 타고난 소질에 의해 좌우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04.13
잇따른 지정학적 위기가 글로벌 에너지 시스템을 바꾸고 있다. 중동전쟁과 우크라이나전쟁으로 기존 석유·가스 공급망의 취약성이 드러나면서 주요 경제권들이 재생 에너지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러시아의 노르드스트림 천연가스관 차단은 세계 경제의 동맥을 조이는 일이었다. 세계 여러 나라들이 글로벌 공급망의 불확실성을 제거한 에너지 안보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글로벌 에너지 시스템에 구조적이고 근본적인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어떤 변화들이 일어나고 있을까? “재생에너지 전환은 에너지 안보”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란전쟁으로 촉발된 에너지 위기가 태양광과 풍력, 원자력 등의 발전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IEA는 최근 잇따르고 있는 지정학적 위기가 세계 에너지 시스템을 재편하는 구조적 충격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화석연료 의존이 만들어낸 취약성이 드러난 만큼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 에
04.10
인연을 소중히 여겨야 하는 까닭은 뜻밖의 자극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업무 상 세종에 갔다. 회사 생활을 꽤 오래 했지만 어쩐지 세종에 갈 일이 없었다. 점심에 시간이 비어 아끼는 후배 둘에게 연락을 했다. 둘은 미국 실리콘밸리에 근무할 때 맺은 인연이다. 국가공무원인 이들은 두 해 전 미국 서부로 출장을 왔다. 당시 실리콘밸리 근무 중이던 필자는 혁신생태계를 소개하는 일을 맡았고 3년 동안 발굴한 아지트를 총동원했다. 그럭저럭 재미가 있었는지 한국에 와서도 인연은 계속됐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후배가 묻는다. “그런데 혹시 이거 읽어보셨어요?” 선물 받은 책 제목은 '왜(WHY)의 쓸모'였다. 처음 보는 책이었으나 사회학 전공자로서 미국의 저명 사회학자 ‘찰스 틸리’가 저자라는 사실을 알고 마음이 동했다. 책을 펴자마자 서지 정보부터 본다. 한국어 번역본이 나온 건 작년이지만 책은 2006년 미국에서 처음 출간됐다. 사실 이 책은 2004년 틸리가 ‘사회학이론’
04.09
영국은 대표적인 양당제 국가다. 창당 190년이 넘은 보수당과 20세기 초 노동자 권익을 위해 지식인들이 만든 노동당이 2차대전 후 번갈아 가며 집권했다. 소선거구제가 양당제를 지탱하는 버팀목이었다. 그런데 이런 영국이 점차 다당제 국가로 변모중이다. 다당제는 유권자들의 다양한 이익을 대변할 수 있어 긍정적인 면이 있다. 그럼에도 영국의 정치변화와 맞물려 다당제가 극우 포퓰리스트 정당의 집권 가능성을 더 높여주고 있다. 35세 배관공 당선이 부른 녹색당 돌풍 지난 2월 26일 영국 북부의 맨체스터 시 보궐선거에서 이변이 일어났다. 2차대전 후 줄곳 노동당의 아성이었던 고튼앤덴튼 선거구에서 신생 녹색당 후보가 하원의원에 당선됐다. 금배지를 단 35살의 한나 스펜서는 배관공으로 일해오다 3년전 구의회 의원이 됐다. 그는 승리가 확정된 후 “저는 배관공입니다. 정치인이 되려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 제 몫을 받지 못하고 이들의 노동이 다른 사
04.08
중국 경제를 설명하는 서사는 두 갈래로 기울어 있었다. 하나는 부동산 침체와 내수 부진, 인구구조 변화를 근거로 중국 경제의 둔화를 말하는 서사였다. 다른 하나는 미중 전략경쟁 구도 속에서 중국을 견제의 대상으로만 읽는 서사였다. 그러나 중동전쟁은 이 두 프레임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질문을 던진다. 중국 경제는 외부 충격에 얼마나 취약한가. 그 충격을 흡수하며 버틸 힘은 어디서 나오는가. 중국 경제를 보는 기준은 낙관이냐 비관이냐가 아니다. 취약한 면과 버티는 힘이 함께 드러나는 현실을 얼마나 정확히 읽어내느냐가 더 중요하다. 여러 분석도 중국이 단기적으로는 충격을 흡수할 여력이 있지만 전쟁이 길어질수록 대가는 더 무거워질 수 있다고 본다. 중동전쟁은 중국 경제를 즉각 무너뜨린 사건도, 중국에 일방적 반사이익을 안긴 사건도 아니다. 이번 사태는 중국 경제의 약점과 저력을 동시에 비춘 거울에 가깝다. 문제는 중국 경제가 과거처럼 높은 성장의 탄성으로 외부충격을 흡수할 국면이
04.07
중동전쟁의 여파로 일반 무연 휘발유 전미 평균가격이 2022년 이후 처음으로 갤런당 4달러 선을 돌파했다. 전쟁 시작 전 평균 가격이 2.98달러였던 점을 감안하면 기록적인 상승세다. 에너지 분석가들은 4달러라는 가격표가 대중의 인식을 바꾸는 결정적 심리적 저지선 역할을 해왔다고 분석한다. 유가가 이 수준에 도달하면 소비자의 행동양식이 변하기 시작한다며, 불필요한 운행을 줄이고 연비 효율이 높은 차량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는 현상을 지적했다. 30조달러 규모의 거대 경제체제인 미국이 쉽게 흔들리지는 않겠지만 거대 경제 체제 역시 고충이 없는 것은 아니다. 현재 상황이 불안정해지는 임계점에 가까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물류의 핵심인 디젤 가격이 급등하면서 실물경제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고 있다. 에너지 거물들의 경고 하지만 갤런당 4달러라는 고유가는 시작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지난 3월 말 세계 에너지 시장을 움직이는 주요 석유 및 가스 기업의 CEO들이 에너지 컨퍼
04.06
정밀 X선 기술 구축한 리가쿠 홀딩스 1951년 창립 이후 X선 회절(XRD)과 형광 X선(XRF) 기술을 중심으로 성장해온 리가쿠 홀딩스(Rigaku Holdings)는 나노 수준에서 재료와 구조를 분석하는 기술을 바탕으로, 최첨단 인공지능(AI) 칩 개발과 제조에 필수적인 반도체 공정의 품질 관리를 담당하고 있다. “계측 없이는 제조도 없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리가쿠가 속한 정밀 X선 분석기기 시장은 높은 진입장벽을 가진 매력적인 구조를 지닌다. X선 광학기술, 고정밀 고니오미터 제어, 나노 수준의 해상도를 구현하는 알고리즘은 장기간의 연구개발 없이는 모방이 어렵다. 또한 고객 측면에서도 전환비용(Switching Cost)이 매우 크다. 단순한 장비교체를 넘어 핵심 업무 프로세스와 데이터 자산, 컴플라이언스 체계까지 깊이 통합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구조는 소프트웨어를 통해 업무 전반을 장악하는 형태로 이어진다. ‘스마트랩 스튜디오II(SmartLab Studio
04.03
어제(2일) 긴급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압도적 승리를 기정사실화했다. 기대와 달리 종전이나 휴전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향후 2~3주간 가공할 만한 공습을 통해 전쟁의 목표를 완전히 이루겠노라 밝혔다. 그러나 미국과 이스라엘의 선제공격으로 2월 28일 시작된 이번 전쟁이 한달을 넘기면서 국제사회는 묘한 역설을 목도하고 있다. 압도적 무력으로 이란을 타격하고 있음에도 미국은 아직 전쟁을 끝내지 못하고 오히려 어려움을 겪는 듯 보인다. 무슨 연유일까? 8년 전으로 돌아가 보자. 2018년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정부가 맺었던 이란핵합의 (JCPoA)를 파기했다. 제재를 즉시 복원하고 최대압박(maximum pressure)에 나섰다. 경제를 흔들어 국민들의 불만이 체제 핵심을 향하게 하는 의중이었다. 이란의 항복을 받아내겠다는 노림수였다. 제재는 전쟁을 회피하면서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는 강압외교의 수단이다. 핵심은 적국 내부의 교란이다. 트럼프의 최대 압박은 통했다. 한번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가 미국 전력망의 구조적 한계를 노출했다면 이번 이란전쟁은 세계 에너지 공급망의 취약성을 다시 확인시켰다. 미국에선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2030년 전체 전력의 17%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중동에선 호르무즈 해협 통과 차질로 세계 원유 30%, LNG 20%가 흔들릴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전력망 병목과 원유·LNG 공급. 위기의 모양은 다르지만 시장의 결론은 하나다. 필요한 곳에서 즉시 전기를 만들 수 있고, 외부 충격에 덜 흔들리는 대체에너지 체계의 가치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 흐름의 수혜 후보로 블룸에너지, 퍼스트 솔라, 센트러스 에너지가 다시 거론되는 이유다. 블룸에너지 ‘전력은 필요한 현장에서' 블룸에너지(티커 BE)의 주장은 단순하지만 도발적이다. 전기는 더 이상 먼 발전소에서 수백km 송전망을 타고 오는 것이 아니라, 수요지 바로 옆에서 직접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중앙집중형 전력시스템의 한계가 AI
04.02
2월 28일 감행된 미국·이스라엘의 대이란 군사작전, 그리고 이에 맞선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올해 세계경제의 향방을 결정지을 최대 난제로 급부상했다. 특히 지난 달 30일 이란 의회가 영해 통제권 강화를 명분으로 통과 선박에 거액의 통행료를 물리기로 결의하면서 시장을 짓누르던 막연한 공포는 이제 실재하는 리스크로 변모했다. 미국 본토의 기류도 복잡하다. 전역으로 확산 중인 반(反)트럼프 시위(No Kings) 영향 탓인지 지상군 투입에 따른 정치적 부담과 전쟁 장기화가 중간선거에 끼칠 악영향을 극도로 경계하는 눈치다. 트럼프 대통령이 2일(한국시간)대국민담화를 통해 “이란의 미사일과 드론능력이 완전히 파괴됐다”며 “앞으로 2~3주 이란을 강하게 타격하며 전쟁을 끝내겠다”고 사실상 종전일정을 밝힌 것도 이번 군사작전의 장기화에 따른 초조함을 보여준다. 결국 실질적인 종전 여부와 상관없이, 개전 6주차를 맞는 시점에 트럼프행정부가 사실상의 종전선언을 강행하며
04.01
1973년 11월 일본 오사카에 있는 한 뉴타운 슈퍼마켓에서 주부들이 두루마리 휴지를 사기 위해 한꺼번에 몰려와 서로 몸싸움 하는 장면이 신문과 방송에서 보도된 이후 전국적인 ‘두루마리 휴지 소동’의 출발이 됐다.(마이니치신문 등 당시 언론) 2026년 3월 25일 도쿄에 있는 자민당 본부에서 이례적 집회가 열렸다. 트럭과 택시 버스 등 3개 전국 단체가 주최한 ‘연료가격 급등 경영위기 돌파 궐기대회’다. 유류 가격 상승으로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운수업계가 행동에 나섰다.(니혼게이자이신문) 일본, 1차 석유위기 트라우마 1950년대 후반부터 70년대 초반까지 연평균 10%대 경제성장을 통해 1968년 당시 서독을 제치고 국민총생산(GNP) 세계 2위 경제대국에 오른 일본인의 성취감은 대단했다. 하지만 지진과 태풍 등 수많은 자연재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질서와 단합이 체질화된 일본인에게 두루마지 휴지 소동은 충격이었다. 생필품이 극단적으로 부족해서 일어난 소동도 아니다
03.31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전격적 이란 공격으로 시작된 전쟁이 5주차에 접어들었다. 전쟁은 이미 레바논을 비롯한 주변 국가로 확산해 전화(戰禍)의 그림자가 서아시아 전체에 드리운 상황이다. 게다가 세계 석유와 가스의 20%가 운송되는 호르무즈 해협의 차단으로 지구촌 경제의 숨통이 막혀버렸다. 전쟁의 당사자는 아니나 유럽은 서아시아 에너지에 의존적이며 미국의 군사동맹 세력으로 이번 전쟁에 긴밀하게 엮일 수밖에 없다. 이런 점에서 동아시아의 한국이나 일본과 매우 비슷한 상황이다. 유럽도 에너지·경제충격 본격화 우선 경제적인 충격은 즉각적이다. 유럽은 동아시아와 마찬가지로 석유와 가스를 거의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한다. 석유의 95%, 가스의 90%를 수입한. 한국 일본이 유럽보다 걸프만을 경유하는 수입 석유와 가스가 상대적으로 많지만 유럽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기존 석유·가스 수입선을 서아시아 방향으로 전환했기에 이번 전쟁의 충격은 심각하다. 전쟁으로
03.30
5년 동안 이란 생활 중 내린 가장 기특한 결정은 ‘이란 국제관계대학교(SIR, School of International Relations)’에서 수업을 들은 일이다. 2013년 8월, 필자는 아무것도 모른 채 이란으로 갔다. 근무 발령을 받고 나서야 이란은 아랍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으니 무지의 정도가 심했다. 하릴없이 공부를 해야 했다. 도착하자마자 현지어를 배우기 시작했다. 이란은 ‘파르시(Farsi)’라고 부르는 페르시아어를 쓴다. 아랍어와 다른 언어다. 일례로 아랍어에는 P 발음이 없지만 파르시에는 있다. 한두 해가 지나면서 시장에서 혼자 흥정할 정도는 됐다. 물론 시적 언어를 구사하는 페르시아 상인을 상대로 값은 별로 깎지 못했다. 조금 더 체계적으로 이란을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무실 근처에 있던 이란 국제관계대학교에 전화해 ‘이란학’ 수업을 듣고 싶다고 말했다. 학교 담당자는 당장 외국인을 위한 과정이 없으므로 프로그램이 생기면 연락해주겠다고 대답했다
03.27
이란전쟁이 에너지 파동뿐 아니라 글로벌 식량위기를 촉발할 것이라는 경고음이 이어지고 있다. 이란전쟁으로 비료원료인 천연가스를 생산하는 시설들이 파괴되고,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로 비료 운송이 막히고, 원유가격 상승으로 농산물 생산 비용이 급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세계 해상운송 원유와 액화천연가스와 비료의 약 1/4이 통과하는 글로벌 물류의 핵심 동맥이다. 해협 봉쇄가 장기화할 경우 기름값 상승과 비료 부족으로 전세계 농업이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라크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바레인 등 페르시아만 국가들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들여온 밀과 옥수수 쌀 대두 설탕 등으로 생활을 한다. 해협 봉쇄가 풀리지 않으면 이 지역 6000만여명의 주민들은 심각한 식량위기를 맞을 가능성이 높다. 2022년 2월부터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은 이미 글로벌 식량 시스템에 균열을 내기 시작했다. 우크라이나는 ‘유럽의 빵 바구니’라고 불리는
미국시간 3월 24일, 플로리다주 보궐선거에서 민주당 후보가 공화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되는 이변이 발생했다. 이 사건이 미국정치, 이란과의 전쟁,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마러라고는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위치한 트럼프의 사설 클럽 이름이며 대통령 트럼프의 등록된 주소지다. 트럼프는 1985년 이 지역의 저택을 사들였고 1994년 저택을 개조해 ‘마러라고 클럽’이라는 이름의 회원제 리조트를 열었다. 미국에서는 마러라고를 트럼프의 ‘겨울 백악관’ 혹은 ‘남부 백악관’으로 부른다. 여름 몇달을 제외하고 특별한 일이 없으면 금요일 오후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을 타고 마러라고에 가서 주말을 보내고 월요일 백악관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시진핑 현 중국 국가주석, 저스틴 트뤼도 전 캐나다 총리 등 세계 여러나라 정상들이 초대받아 방문했던 곳이기도 하고, 지금도 트럼프정부의 주요 인사들이 모여 국가 주요 정책을 논의하는 트럼프의 집이자
03.26
요즘 워싱턴과 예루살렘 주변에서 흘러나오는 뒷얘기는 대체로 ‘개인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트럼프가 국내 정치의 부담을 덮기 위해 외부충격을 택했다거나, 네타냐후가 자신의 사법 리스크를 돌파하기 위해 전쟁을 선택했다는 식이다. 정치가 인간의 약점을 동력으로 삼아 움직이는 면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몇몇 개인사의 조합만으로 중동전쟁을 온전히 설명할 수는 없다. 지금 벌어지는 사태의 뼈대는 훨씬 구조적이며, 핵심은 미국의 전략문서가 제시한 대외인식과 행동양식이 현장에서 어떤 방식으로 현실화되고 있는가에 있다. 최근 미국의 국가안보전략(NSS)과 국가방위전략(NDS)과 같은 문서들이 보여주는 방향은 선명하다. 중국을 경쟁의 중심축으로 놓고 경제와 기술, 공급망, 금융과 물류를 안보의 언어로 재해석하는 흐름이다. 중요한 것은 이 문서들을 개별 군사행동의 직접 설계도로 읽는 것이 아니라, 워싱턴이 각각의 사태를 어떤 큰 틀 속에 배치하고 의미를 부여하는가를 보는 일이다
03.25
미쓰비시케미컬그룹의 대변신 미쓰비시케미컬그룹은 일본 최대급 종합 화학 기업으로 기능성 제품, 첨단 소재, 헬스케어, 산업가스 등 폭넓은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석유화학 시황의 회복전망이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에서 기초화학제품, 제철용 코크스, 아크릴수지 원료인 메틸 메타클레이트(MMA) 등 세 개 사업은 구조개혁을 향해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회사는 2024년 11월, 2035년까지의 장기 비전을 제시하는 경영 전략 ‘카이테키 비전 35(KAITEKI Vision 35, KV35)’와 ‘신중기경영계획 2029’를 발표했다. 이를 통해 기존 경영방침이었던 ‘구조개혁의 완수’에서 한단계 나아가 ‘성장으로의 전환’을 새로운 기조로 설정했다. 콩글로머리트형 경영에서 탈피해 진정한 스페셜티 소재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강한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 2035년까지의 장기 비전은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소재의 힘으로 고객에게 감동을 주는 그린·스페셜티 기업이 된다”는
03.24
미국은 오랫동안 민주주의의 기준을 만들어온 국가였다. 그런데 최근 국제사회로부터 그 미국의 민주주의가 흔들리고 있다는 질타를 받고 있다. 언론 사법 선거제도 전반에서 나타나는 미국의 변화가 다양한 국제 평가와 보고서를 통해서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프리덤하우스(Freedom House)와 스웨덴 예테보리대의 민주주의 연구소(V-Dem)가 매년 발표하는 민주주의 지표에 주목해보자. 이 지표들은 선거의 공정성, 언론의 자유, 사법부의 독립성, 권력분립과 같은 핵심 요소들이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종합적으로 측정한다. 프리덤하우스에 따르면 미국의 민주주의 점수는 2025년 84점에서 2026년 81점으로 3점 떨어졌다. 이렇게 단기간에 3점이나 변하는 경우는 매우 드문 일이다. 더 긴 흐름으로 보면 하락 폭이 더 뚜렷하다. 2005년에는 93점이었던 점수가 2026년에는 81점까지 내려왔다. 같은 기간 독일과 일본 등은 90점대 중반 점수를 그대로 유지했고, 캐나다 역시 1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