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31
2026
미·이란 전쟁이 예상을 넘어 장기화되면서 세계경제에 하방 압력을 가하고 있다. 초기에는 유가 급등과 해상운임 상승이 직접적인 변수로 주목받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원유 수급뿐 아니라 나프타, 산업용 가스, 황, 비료 원료, 정유제품처럼 산업 밑단을 떠받치는 품목까지 불안해지고 있다. 이제 그 여파는 기업의 비용 부담을 넘어 물가와 생산, 세계 교역의 흐름까지 바꾸고 있으며, 식량안보와 첨단산업 경쟁력까지 함께 시험하고 있다. 이번 사태를 단순한 중동 분쟁이 아니라, 세계경제의 비용 구조와 공급망을 재편하는 공급충격으로 봐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충격은 한국에 더욱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중동 리스크가 제조업의 기초체력을 떠받치는 산업투입재 전반으로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나프타와 LNG 등 화학 원료의 조달 차질은 석유화학 산업의 생산 병목으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플라스틱, 합성섬유, 자동차부품, 가전용 내외장재 등 전방 산업으로 파급된다. 여기에 반도체·배터리 공정용 헬
03.30
대한민국은 과연 전략이 있는 나라가 맞느냐는 근본적이고도 고통스러운 질문을 하고자 한다. 손발이 떨리는 걸 참고 말하자면, 우리에게는 ‘대전략’이라 부를 만한 통합된 국가 전략이 보이지 않는다. 부처별로 파편화된 산업정책, 정권의 향방에 따라 춤을 추는 에너지정책, 강대국의 눈치를 살피는 임기응변식 외교정책이 병렬적으로 존재할 뿐, 이 모든 것을 관통하여 국가의 명운을 책임질 최상위 개념인 ‘대전략(Grand Strategy)’은 실종된 상태다. 우리는 지난 수십 년간 주변국의 움직임에 기민하게 ‘대응’하며 생존해 왔을지언정, 우리만의 독자적인 생존 지도를 ‘설계’하고 관철시킨 적은 없었다. 알래스카 LNG 제안의 본질 - ‘에너지 동맹’의 요새화 가장 뼈아픈 실책은 알래스카 가스전(Alaska LNG) 프로젝트에 대한 우리의 태도다. 미국이 이 개발에 한국과 일본의 참여를 강력히 권고했을 때, 우리는 단기적인 경제성 논리를 앞세워 이를 사실상 거부했다. 이는 국제정치적 안목이
03.26
최근 정치권과 교육계를 중심으로 ‘서울대 10개 만들기’ 구상이 뜨거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이 구상은 수도권 집중 완화와 지역 균형 발전이라는 측면에서 분명 의미 있는 방향이다. 그러나 냉정하게 짚어봐야 한다. 지금 우리 대학이 마주한 위기의 본질이 과연 ‘돈이 없어서’만인가. 2019년 이후 학령인구는 이미 급격한 하락 곡선에 접어들었고, 수도권 쏠림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지금 대학이 직면한 위기는 재정 규모의 문제가 아니라, 대학의 존재 이유 자체를 묻는 구조적 위기다. 인공지능과 온라인 플랫폼이 주도하는 거대한 전환 속에서 지식의 생산과 유통 방식은 근본적으로 바뀌었다. 그럼에도 많은 대학은 여전히 학과 간 칸막이와 교수 중심의 경직된 커리큘럼이라는 낡은 관성 속에 머물러 있다. 애리조나 주립대학교는 기존 학과 체계를 과감히 허물고 융합 연구 중심 구조로 전환하며 혁신대학의 대명사가 됐다. 닐 암스트롱을 배출한 우주항공 분야의 명성을 넘어 공학 전 분야의 최고
03.25
전쟁과 복합적 위기가 부각될수록 평화에 대한 관심은 높아진다. 2000년 채택된 유엔 안보리 결의 1325호, 여성·평화·안보(WPS) 의제는 평화 구축 과정에서 여성의 참여를 요구하며 성주류화, 참여, 예방, 보호라는 네 가지 축을 제시한다. 이 논의는 대체로 국가 단위의 정책 이행과 제도적 참여의 언어로 조명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한국의 역사적 경험을 돌아보면, 풀뿌리 수준에서 축적된 여성들의 평화 실천은 그 다양성과 지속성 면에서 결코 가볍지 않다. 한국 여성들은 국가 독립과 존립을 위해 교육과 계몽, 조직 활동을 전개했고, 해외 동포사회에서는 가정과 공동체를 떠받치는 구심점으로 조국에 대한 물심양면의 지원을 이어 왔다. 이러한 실천은 국가안보와 인간안보, 소극적 평화와 적극적 평화를 분리된 영역으로 다루기보다 상호 연동된 과제로 이해해 왔음을 보여준다. 동시에 평화를 선언적 이상이 아닌 질서와 책임 속에서 감당해야 할 현실로 인식해 왔다는 점을 드러낸다.
03.24
23일 황종우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개최됐다. 새롭게 취임하는 해수부 장관에 거는 기대는 어느 때보다 높다. 지금 대한민국 해양 정책은 중대한 전환점에 서 있고 그 중심에는 해양수도권 구축과 북극항로 개척이라는 국가적 과제가 놓여 있다. 두가지 축을 얼마나 전략적으로 추진하느냐에 따라 대한민국의 미래 경쟁력이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재명정부 초대 전재수 장관이 기본 설계를 하고 실행의 단초를 놓았다면 새 장관은 그 설계를 더 다듬고 포괄적이며 구체적인 이행을 해야 한다. 정부 초기인 현 상황에서 특히 해수부 장관의 역할은 막중하다. 첫째,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과 같이 해수부의 신속한 부산 이전을 시작으로 △해양수산 공공기관 이전 △HMM 등 해운대기업 이전 △동남권투자공사 설치 △해사법원설치 등을 통한 해양 행정·산업·금융·사법 등 해양총괄 기능의 집적이 속도감 있게 체계적으로 실행돼야 한다. ‘명실상부한’ 해양수도권 건설이
03.23
2027년 8월, 충청권 4개 시도(대전·세종·충남·충북)는 국내 최초로 ‘지자체 공동 개최’라는 의미 있는 도전에 나선다. 바로 ‘2027 충청권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다. 전 세계 150여 개국에서 찾아올 약 1만5000명의 젊은 주역과 관계자들은 충청에서 스포츠를 통해 우정과 화합의 가치를 나누게 될 것이다. 본 대회는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이 주관하며 2년마다 홀수 해에 개최된다. 전 세계 150여 개국 대학생 선수단이 참가해 다양한 종목에서 기량을 겨루며 젊은 세대 간 교류와 화합을 상징하는 무대로 자리 잡아 왔다.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은 대회 공식 명칭을 ‘유니버시아드대회’에서 ‘세계대학경기대회’로 변경해 2021년부터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1997년 무주·전주, 2003년 대구, 2015년 광주 대회를 거치며 ‘유니버시아드대회’라는 명칭이 더욱 친숙하다. 이에 조직위원회는 국제대학스포츠연맹과 협의를 진행했고, 국내에 한해 ‘하계세계대학
03.19
정부가 국민의 혈세를 들여 대규모 사업을 추진하려면 예비타당성조사(이하 예타)라는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1999년 도입된 이 제도는 지난 27년간 1064개 사업을 검증하며 국민의 혈세 낭비를 막는 ‘재정 파수꾼’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왔다. 필자도 과거 기획예산처 근무 시절 예타 실무를 담당한 바 있고, 현재도 민간위원으로 참여하고 있어 이 제도의 중요성을 체감해 왔다. 그러나 강산이 세 번 가까이 변하는 동안 우리 경제 규모는 4배 이상 커졌고, 기후변화 대응, 산업 혁신, 저출생과 지역 소멸이라는 절박한 과제에 직면해 있다. 최근 기획예산처가 발표한 ‘예타 제도 개편 방안’은 이러한 시대적 과제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제도 도입 이래 가장 혁신적인 개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예타를 ‘감시 도구’에서 넛지(nudge) 원리를 활용한 ‘전략적 투자 유도 기구’로 전환한 데 있다고 본다. 영국 그린북(Green Book)이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03.18
영남 지역을 휩쓴 초대형 산불이 발생한 지 1년을 맞았다. 40년 넘게 산림 현장을 지켜온 필자조차 처음 경험한 ‘도깨비 산불’이자 ‘극한 산불’이었다. 당시의 화마는 서울시 면적의 약 1.7배인 10만 헥타르 이상의 울창한 숲을 한순간에 잿더미로 만들었고, 30명이 넘는 사상자와 1조8000억원이라는 천문학적 재산 피해를 남겼다. 지난해 산불의 가장 큰 원인은 겨울철 극심한 가뭄으로 건조해진 상태에서 기온이 급상승하고, 초속 20m가 넘는 유례없는 강풍이 더해진 기후적 요인이었다. 산불확산 속도 또한 1시간당 약 8km로, 10년 전과 비교해 2배나 빨라졌다. 산불은 이제 단순한 자연재해를 넘어 인명, 주거, 농업 시설 등을 파괴하는 ‘복합 사회재난’이 되었다. ‘경북·경남·울산 초대형 산불 피해구제 및 지원 등을 위한 특별법’이 올해 2월부터 본격 시행되었다. 이를 통해 피해 주민의 생계 안정과 심리 치료, 농림수산업 시설 복구비 지원 등 법적·제도적 기틀이 마련된
03.17
최근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나 가자지구 분쟁과는 차원이 다른 충격을 우리 경제에 던지고 있다. 주가는 요동치고, 급등하는 기름값에 30년 만에‘석유 최고가격제’가 부활했다. 정부는 국제에너지기구(IEA)와 공조해 사상 최대 규모의 비축유 방출에 나섰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응급처치일 뿐 근본적인 해법이 될 수 없다. 정말 두려운 것은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의 공포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될 경우, 1970년대 석유 파동 당시의 고물가·저성장의 늪이 재연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팬데믹 이후 풀린 막대한 유동성이 여전한 상황에서, 에너지발(發) 비용 상승은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을 속절없이 갉아먹을 것이다. 물론 과거의 경험상 언젠가는 현재의 상황이 해소되고 국제유가 또한 정상화될 것이다. 그러나 그 폭풍우가 지나가는 동안 우리 국민과 기업이 감내해야 할 비용은 너무나 가혹하다. 이제는 유가가 내려가기만을 기다리는 수동적 정책에서
03.16
변호사가 가장 많이 드나드는 곳은 아마 경찰서일 것이다. 고소인 피의자 참고인들이 경찰서를 오가며 변호사들과 함께 동행하기 때문이다. 수사를 받기 전 변호사를 선임하는 것은 이제 더 이상 낯선 장면이 아니다. 과거에는 피의자 정도나 변호사와 함께 경찰서를 찾았지만 이제는 고소인이나 참고인도 변호사와 함께 출석하려는 경우가 많다. 국민의 권리 의식이 높아지면서 나타난 자연스러운 변화다. 이러한 흐름에는 검경 수사권 조정이라는 제도적 변화가 영향을 미쳤다. 수사권 조정 이후 1차적인 판단은 경찰 단계에서 이루어진다. 고소한 내용이 죄가 되는지, 사실관계는 어떠한지, 혐의가 인정되는지 여부가 이 단계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진다. 이렇게 판단된 내용은 이후 검찰로 사건이 넘어가더라도 기소여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기소가 된다면 재판부의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것 또한 당연하다. 그렇기 때문에 초기 수사 단계에서부터 변호인의 조력을 받는 일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필수적인 것에 가깝다
03.12
소방청이 처음 현대자동차그룹에 기술 협력을 제안했을 때만 해도, 영화에나 나오는 장비를 과연 현실로 구현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와 기대가 교차했다. 화마가 휩쓴 극한의 환경에서도 오차 없이 작동하는 로봇을 개발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도전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대차의 세계적인 기술력과 자체 개발한 ‘HR-세르파’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다면 소방 환경에 최적화된 고성능 장비를 충분히 구현할 수 있으리라는 확신도 분명했다. 그 결과 우리는 기대를 뛰어넘는 무인소방로봇을 현장에 도입하게 되었다. 이번 도입은 단순히 새로운 장비를 추가하는 차원이 아니다. 이는 대한민국 소방이 ‘세계 제1의 소방’의 시대로 나아가는 전환점이자 소방의 패러다임을 사람 중심에서 기술 기반의 안전 강화 체계로 확장하는 출발점이다. 그동안 소방 활동이 대원 개인의 숭고한 희생과 헌신에 크게 의존해 왔다면 이제는 첨단 기술이 위험을 먼저 감당하고 대원을 보호하는 구조로 전환되어야 한다.
03.11
3월 27일 지역사회 통합돌봄이 전국적으로 시행된다. 노인과 장애인이 살던 곳에서 건강하게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의료 요양 돌봄을 맞춤형으로 통합 제공하기 위함이다. 병원·시설 중심 돌봄에서 벗어나 대상자가 거주지에서 필요한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받게 하는 지역사회 중심의 돌봄 체계를 구축하는 패러다임의 전환이다. 그러나 통합돌봄의 성공은 법안 제정만으로 보장되지 않는다. 가장 중요한 변수는 현장에서 서비스를 제공할 ‘충분한 공급 체계’의 확보에 있다. 의료 복지 생활 지원이 결합된 복합 서비스가 필요한 이들에게 단절 없는 지속적 관리와 촘촘한 지역 연계가 필수적이다. 해결책은 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의료복지사협)과 같은 공익적 민간의료기관 및 사회연대경제 조직을 전략적 파트너로 활용하는 데 있다. 의료복지사협은 지역주민과 의료인이 협동해 일차의료와 예방 활동, 방문 진료, 지역사회 자원을 연계하며, 주민 참여를 기반으로 한다는 독보적 장점이 있다. 사회연대경제 조직들 역시 일
03.10
대한민국은 2050 탄소중립을 국가 목표로 선언한 이후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기후변화영향 평가제, 온실가스 감축인지 예산제 등은 국가 정책과 예산, 산업 활동이 온실가스 배출에 미치는 영향을 관리하기 위해 도입된 탄소중립을 위한 대표적인 정책들이다. 기후변화영향 평가제의 대상은 에너지 개발, 산업단지 조성, 도시개발, 항만건설, 도로건설, 공항건설 등 건설 및 개발 부문이다. 기후변화영향 평가제의 평가대상인 건설 및 개발 부문을 보면 건설 중장비 사용에 따른 ‘스코프 1’(Scope 1, 온실가스 직접배출)과 현장사무소 등에서 사용하는 전력으로 인한 ‘Scope 2’(간접배출)가 주요 배출원이다. 하지만 건설과정에서 사용되는 시멘트 철강 레미콘 등 건설자재의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은 이들보다 훨씬 배출량이 많음에도 ‘Scope 3’(기타 간접배출)이어서 제외되고 있다. 온실가스 감축인지 예산제는 정부의 예산 및 기금이 온실가스 배
03.09
상식은 원래 의심에서 시작된다. 지금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많은 생각들도 처음에는 누군가의 질문에서 출발했다. 과거 사람들은 왕이 다스리는 것이 당연한 질서라고 믿었다. 그러나 어떤 사람들은 그 상식을 의심했다. ‘왜 왕이 나라의 주인이어야 하는가’ ‘왜 백성은 다스림의 대상이어야 하는가’ 그 질문 속에서 국민주권이라는 새로운 상식이 태어났다. 우리는 흔히 ‘주권자’라고 말한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고 믿는다. 그리고 선거를 하면 주권을 행사했다고 생각한다. 정말 그런가. 선거를 했다고 해서 우리가 정말 주권을 행사한 것일까. 선거는 분명 중요하다. 그러나 선거는 주권 그 자체가 아니다. 선거는 주권을 실행하는 여러 방식 가운데 하나의 절차일 뿐이다. 이 점을 이해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우리는 세탁소에 옷을 맡긴다. 그러나 모든 옷을 맡기지는 않는다. 급하면 내가 빨고 다림질도 한다. 우리는 식당에서 밥을 먹는다. 그러나 모든 식사를 식당에 맡기지는
03.05
인구절벽과 지방소멸의 위기가 대한민국을 흔들고 있다. 수도권 집중현상은 심화하고 한때 지역경제의 기둥이었던 중소기업들은 도산의 벼랑 끝에 서 있다. 우리는 흔히 ‘실패한 기업’을 시장에서 퇴출되어야 할 낙오자로 간주해왔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국가전략은 바로 실패한 기업의 ‘재도전’을 지방소멸 예방과 지역경제 활성화의 핵심 동력으로 삼는 것이다. 지방소멸을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좋은 일자리’를 지키는 것이다. 지방의 중견·중소기업이 경영위기로 무너질 때, 단순히 한 기업의 종말에 그치지 않는다. 숙련된 인력의 이탈-협력업체의 연쇄 도산-지역상권의 붕괴로 이어지는 ‘데스 스파이럴’(Death Spiral)이 시작된다. 법인회생 절차를 밟는 기업들은 상당수 검증된 기술력과 인프라, 그리고 지역사회와 밀착된 공급망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이 재기에 성공한다는 것은 단순히 재무제표를 개선하는 수준을 넘는다. 지방의 생산기반을 보존하고 인구유출을 막는 방
03.04
최근 정부에서는 AI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등 신사업을 포함해 5년간 100조원 규모민간투자사업을 추진한다는 야심찬 목표와 함께 민간투자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활성화 방안의 주요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AI 데이터센터와 에너지 고속도로 등 우리나라에 필요한 핵심인프라 구축을 촉진하고, 순수 운영형 민자사업 유형을 신설하여 사업유형을 확장하였다. 둘째, 국민 참여 공모 인프라펀드에 대한 혜택을 강화하여 민간투자사업의 재원 조달 방법을 확충하고자 하였다. 셋째, 지방정부의 민간투자사업 추진 역량 및 의사결정 권한을 제고하고, 인구감소지역 대상사업과 지역업체에 대한 우대 조치를 마련하였다. 넷째, 최근 민간투자사업을 추진하는데 어려움을 가중시켜왔던 건설기간 중 공사비 물가 반영 기준의 주무관청 부담분을 늘리고, 전력비 정산 방식을 도입 사업 추진의 불확실성을 감소시키고자 노력하였다. 기획예산처의 부활과 함께 연초부터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민간투자사업 활성화를 위한 과감한
03.03
길고 추웠던 겨울을 빠져나오니 길게 드리우는 포근한 햇살이 반가운 요즘이다. 점점 길어지는 낮을 보며 햇빛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다시금 깨닫는다. 실제로 우리나라 국민이 초겨울과 여름 장마철에 무기력과 기분 저하를 겪는 것은 일조시간 감소가 원인이라는 연구 결과가 있다. 위도가 높고 일조량이 적은 북유럽에서 계절성 우울증 환자가 늘어난다는 통계도 일조량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작물들은 낮이 짧은 겨울이면 얼마나 고생일까 싶다. 햇빛을 적당히 봐야 뿌리를 잘 내려 건강하게 자랄 테고, 건강해야 병충해를 이기는 힘도 커질 텐데, 햇빛이 모자라면 가만 앓다가 나중에야 힘든 테를 크게 낸다. 실제로 2023년 12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일조시간이 평년보다 약 20% 줄어 딸기, 토마토 등 시설 과채류가 크게 피해를 본 적이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이때 피해 규모는 전국 12개 시도 2만22농가, 거의 1만 헥타르에 이른다. 2023년에 정도가 심했으나 보통 겨울철은 해가
02.26
2022년 1월, 경기도 양주 삼표산업 채석장 매몰 사고로 노동자 3명이 숨졌다. 이 사고는 중대재해처벌법(중처법) 시행 후 이틀 만에 발생해 ‘1호 사건’으로 기록됐다. 중처법은 ‘실질적인 경영책임자 처벌’을 명시한 법률이기에 이 사고의 판결에 관심이 집중됐다. 사고 발생 약 4년 만인 지난 10일 1심 판결이 내려졌다. 법원은 검찰이 실질적 경영책임자로 기소했던 삼표그룹 정도원 회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에 검찰이 항소하면서 실질적 경영책임자에 대한 법적 판단은 2심에서 다시 다뤄지게 됐다. 비록 1심 판결이었으나, 무죄 판결이 난 것을 계기로 중처법 무용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하지만 반대 사례도 있다. 2024년 6월, 리튬 배터리 업체 아리셀 공장 화재로 23명이 숨진 사고에 대해 수원지법이 실질적 경영책임자에게 징역 15년이라는 중형을 선고한 바 있다. 중처법은 2022년 1월 상시 근로자 50인 이상(공사금액 50억원 이상) 사업장부터 시행되었다. 2년
02.25
전 세계 장애인 동계 스포츠 선수들의 꿈의 무대,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패럴림픽’이 3월 6일 금요일부터 15일까지 펼쳐진다. 이번 대회에 대한민국은 알파인스키, 바이애슬론 스노보드 휠체어컬링 크로스컨트리스키 총 5개 종목에 선수 20명을 포함한 56명의 선수단이 출전하여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기량을 겨룬다. 가이드의 목소리에만 의지해 시속 100km로 설원을 질주하는 알파인스키와 거친 지형을 극복하는 스노보드, 숨 가쁜 질주 끝에 고도의 평정심으로 과녁을 겨냥하는 바이애슬론과 인내의 정점인 크로스컨트리, 그리고 선수들이 빙판 위에서 하나의 마음으로 스톤을 놓는 휠체어컬링까지, 우리 선수들이 써 내려갈 매 순간은 승패를 넘어 우리 사회에 진정한 연대와 공존의 메시지를 던지는 울림 있는 행보가 될 것이다. 이번 패럴림픽 마스코트인 족제비 ‘밀로(Milo)’는 한쪽 다리 없이 태어났지만 꼬리로 장애물을 뛰어넘으며 포기하지 않는 단단한 마음과 회복탄력성을 보여준다. 우리 선수
02.24
사람에게 주민등록번호가 있는 것처럼 땅에는 지번이 있어 땅의 소유와 경계를 나타낸다. 지적은 국민의 토지재산권을 구분 짓는 매우 중요한 제도로 지적도와 실제 토지의 경계가 다를 경우 재산권 문제는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지적을 등록한 지적공부와 실제 토지이용현황이 다른 것을 ‘지적불부합지’라고 한다. 지적불부합지는 현재 전 국토의 14.5%인 542만여 필지로 서울시 면적의 약 10배 규모에 해당한다. 이러한 불부합의 발생 원인은 현재의 지적도가 일제강점기 당시 대나무 줄자 등을 활용한 아날로그 방식의 종이 지적도였다는 점이다. 이러한 이유로 과거 지적도 등은 현재의 정확한 위치와 정보를 담고 있지 못하게 된다. 이 외에도 한국전쟁과 각종 자연재해로 인해 많은 도면과 서류가 소실되었고, 기준점의 망실과 자료의 분실 등은 그 문제를 더욱 부추겼다. 과거 종이지적도 바탕의 지적불부합지를 실제 토지의 면적과 경계 현황으로 일치시키는 것이 지적재조사다. 토지 경계 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