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13
2025
인공지능(AI)이 예술 창작의 지형을 바꾸고 있다. 이제 질문은 ‘AI를 활용할 것인가’가 아니라 ‘무엇을 어떻게 창조할 것인가’이다. 이러한 전환 속에서 기술·예술·교육을 잇는 새로운 전문가, AI 예술교육 크리에이터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이들을 체계적으로 양성하고 건강한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은 K-컬처 미래경쟁력의 핵심과제다. AI시대 예술가는 ‘질문하는 사람’ 생성형 AI 창작은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이라는 새로운 언어를 요구한다. 이는 작가의 철학과 인문학적 상상력을 AI가 이해할 수 있게 번역하는 고도의 창의행위다. 역사·사회·문화에 대한 통찰이 담긴 질문만이 AI로부터 독창적 결과를 이끌어낸다. AI 시대 예술가는 기술사용자가 아니라 ‘질문하는 자’로서 비판적 사고와 융합적 사유를 갖춰야 한다. 이에 새로운 문화예술교육 전문인력은 단순한 기술 활용 능력을 넘어 예술가들이 AI를 창의적 동반자로 받아들이도록 돕는 ‘조력자’이자, 기술과 예술의 경계에서 교육방
08.12
선행 사교육의 끝판왕 ‘7세 고시’ ‘4세 고시’가 이제 낯선 단어가 아니다. 유아가 유명학원에 들어가기 위해 치르는 입학시험은 1차 독해·쓰기 평가와 2차 영어 인터뷰까지 ‘고시’라고 할 정도로 난이도가 높고 기출문제집까지 암암리에 팔린다. 최근 서울시교육청이 유아에게 레벨 테스트를 시행한 영어학원 11곳을 적발하면서 유아 고시의 실체가 명확히 드러났다. 심지어 유명학원에 입학하기 위한 대비학원도 존재한다. 유아 사교육은 어른들의 불안과 욕망이 아이에게 투영된 결과다. 아이를 7세 고시에 내모는 것은 지적학대에 가깝다. 유아기의 과도한 교육은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를 손상시키고, 편도체 과활성화로 감정조절을 어렵게 만들어 뇌 발달을 저하시킬 수 있다. 스폰지처럼 모든 걸 흡수하는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유아의 뇌에 지식을 구겨넣으며 정답 맞히기를 강요하는 것은 야만적이다. 7세 고시는 급변하는 AI 시대를 역행하는 교육이다. AI로 실시간 통번역이 가능한데, 유아들이 대학에 진
08.11
비행기는 단발엔진보다 쌍발엔진이 안전하다. 그래서 국제민간항공기구는 쌍발엔진 탑재를 권고한다. 하나의 엔진이 고장 나도 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수도권이란 하나의 성장엔진으로 위태롭게 날고 있다. 우리나라 인구의 50% 이상이 수도권에 거주한다. 지역총생산(GRDP)에서 수도권이 차지하는 비중도 50%가 넘는다. 한때 경제발전의 한축이었던 동남권(부산·울산·경남)은 14%만을 차지한다. 더 큰 문제는 글로벌 불확실성, 저출산 등의 대내외 위기로 수도권이란 성장엔진마저 불이 꺼져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선 새로운 성장엔진 탑재가 필요하다. 모두가 먼 미래로 생각한 북극항로가 그 기회가 될 수 있다. 북극항로는 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최단거리 항로다. 그간 북극해 내 얼음으로 항해가 불가능했지만 최근 지구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며 새로운 항로로 주목받고 있다. 북극항로는 물류뿐만 아니라 선박을 새로 만들기 위한 조선산업, 선박 건조에 필요한 금융
08.07
올해 부산은 글로벌 도시로의 전환점을 알리는 한해가 될 전망이다. 대한민국이 국민소득 3만달러를 돌파하며 국가성장의 분기점을 맞이했듯 부산관광 역시 외래관광객 300만 시대를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다. 2024년 말 기준 부산을 찾은 외래관광객 수는 292만9000여명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268만명) 대비 109% 수준까지 빠르게 회복했다. 2025년 4월엔 누적 100만명을 돌파하며 통계 집계 이래 역대 최단기록을 세웠다. 특히 올해 외래관광객 300만 달성은 확실해 보인다. 단순한 외래관광객 목표 달성이 아닌 글로벌 관광도시로의 도약 신호탄이라 할 수 있겠다. 이는 단순한 수치증가가 아닌 글로벌 변혁기에 시가 빠르게 체질개선과 혁신에 나선 결과로, 팬데믹을 기회로 바꾼 부산의 변화와 경쟁력의 산물이다. 세계 유수 관광도시들도 글로벌 변혁기 때 오히려 빛난다. 위기를 기회 삼아 글로벌 관광도시로서 입지를 굳힌 것이다. 부산은 코로나19 기간 해외관광
08.06
2024년 7월 대한민국은 65세 이상 인구 1000만명을 돌파하며 명실상부한 초고령사회로 진입했다. 이는 단순히 인구구조의 변화를 넘어 우리 사회가 ‘죽음’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하고 준비해야 할 시점이 왔음을 의미한다. 더 이상 죽음은 삶의 끝이 아니라, 삶의 마지막을 존엄하게 마무리하는 과정이라는 인식이 절실하다. 보건복지부 2023년 노인실태조사 결과는 어르신들이 생각하는 ‘좋은 죽음’의 모습을 명확히 보여준다. ‘스스로 정리하는 임종’ ‘고통 없는 죽음’, 그리고 ‘가족에게 부담 주지 않는 죽음’이 바로 그것이다. 죽음에 대한 개인의 바람이 구체화되고 있는 만큼 사회적 시스템도 이를 뒷받침할 준비가 되어야 한다. 정부는 제4차 저출산고령사회기본계획(2021~2025)을 통해 존엄한 삶의 마무리를 지원하는 것을 정책 목표 중 하나로 설정했다. 호스피스·완화의료 서비스 접근성 및 질 향상, 연명의료결정제도 정착 및 활성화, 그리고 웰다잉 문화 확산 등을 2025년까지 정책
08.05
자동차산업은 지금 기술적 대전환의 한가운데에 있다. 전동화 디지털화 탄소중립이라는 세계적 흐름 속에서 자동차는 단순한 이동수단에서 벗어나 환경적 책임까지 함께 지는 복합기술 시스템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발맞추어 유럽연합(EU)은 ‘유로7(Euro7)’이라는 새로운 환경규제를 발표, 자동차 전반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 배출을 보다 엄격히 통제하겠다는 정책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유로 7은 내연기관차는 물론 하이브리드차 전기차까지 규제범위에 포함하며, 차량 운행 중 발생하는 비배기 오염물질인 브레이크 분진과 타이어 마모 입자까지 관리대상에 포함시켰다. 이는 차량의 모든 구성 요소에서 발생하는 환경영향을 통합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정책적 전환을 뜻한다. 실제로 유로7이 시행되는 2026년 11월부터는 내연기관 및 하이브리드 차량의 브레이크 마모 입자 허용 배출량이 소형차 기준 7mg/km/대 이하로 제한되며, 전기차는 이보다 더 엄격한 3mg/km/대 이하로 규정된다. 그
08.04
중대재해 처벌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지 3년 6개월이 지났다. 실효성을 논하기는 아직 이르지만 처벌로 재해를 예방하고자 했던 취지가 무색하게 법률 시행 이후에도 크고 작은 재해가 잇따르는 중이다. 지난 정권 시기에만 10.29 이태원참사, 오송지하차도참사, 무안공항 제주항공기참사와 같은 대형 사회재난, 화성아리셀 화재사건과 같은 대형 산업재해가 있었다. 그나마 중대재해처벌법으로 기소와 처벌이 가능한 사건은 다행이지만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음에도 책임지는 자가 아무도 없는 재해가 너무 많다. 심지어는 중대재해처벌법으로 다뤄질 수 없는 재해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 문제다. 억울한 죽음이 없게 하기 위해 제정한 법률이지만 아직 보완해야 할 부분이 많은 것 같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중대산업재해와 중대시민재해를 정의하고 각각에 대한 안전보건관리체계를 구축·이행토록 하고 있다. 중대산업재해는 안전보호 대상을 ‘종사자’로, 안전관리 범위를 ‘사업’과 ‘사업장’으로 포괄적으로
07.31
‘그루밍’이라는 단어를 들어보셨나요? 이는 성적 착취를 목적으로 가해자가 피해자와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여 신뢰와 지배 관계를 구축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이러한 특성을 지닌 범죄는 ‘가스라이팅 범죄’라고도 불린다. 피해자 전담 국선변호사로 활동하다 보면 피해자나 그 부모님께서 “가해자로부터 그루밍을 당했다”, “가스라이팅을 당했다”는 말씀을 하시는 경우를 종종 접하게 된다. 그루밍과 가스라이팅을 경험한 피해자들은 때로 일반적인 관점에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특히 초등학생이나 중학생 피해자의 경우, 친한 친구나 연인으로 생각했던 상대방의 요청에 따라 지속적으로 나체 사진이나 자위 영상을 촬영해 보내는 사례가 발생한다. 가해자는 강압적인 협박 없이도 통화나 SNS를 통해 반복적으로 요청하며, 이를 거절할 경우 서운함을 표현하거나 무관심한 태도를 보여 피해자를 조종한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서 피해자는 점차 요청을 거부하기 어려워지고, 심지어 상대방의 환심을 사기 위
07.30
2025년 6월 3일 선거 이후 출범한 새 정부는 ‘실용주의’를 핵심 국정 철학으로 삼고, 이념 논쟁보다는 현실적 문제해결에 집중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밝혔다. 이런 철학이 청소년정책에 제대로 반영된다면, 형식이나 선언에 그치지 않고, 실제로 청소년의 일상과 미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책 실현이 가능할 것이다. 먼저, 청소년정책의 기본계획 주기를 5년에서 3년으로 단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디지털 전환과 사회 변화의 속도가 빨라진 오늘날, 5년 단위의 정책 계획은 급변하는 청소년 현실에 늦게 대응할 수밖에 없다. 3년 단위계획 도입을 통해 정책 집행의 기민성, 지속적인 점검과 개선, 실질적인 성과 관리가 가능해 질 것이다. 또한 정부부처 명칭에 ‘청소년’을 명시적으로 포함함으로써, 미래세대를 존중하고 지원하겠다는 국가의 의지를 분명히 보여줄 시점이다. 정부가 청소년 현실에 깊숙이 개입할 때 청소년 역시 우리사회의 건강한 주체로 성장할 수 있다. 둘째, AI
07.29
산업화는 농촌에서 도시로의 대규모 인구 이동을 이끌었다. 도시는 성장했고 농촌은 인구를 잃었다. 이 흐름은 오늘날에도 이어진다. 2024년 통계청에 따르면 농가 인구 중 65세 이상 비율이 50%를 넘었고, 국회 입법조사처는 2021년 기준으로 읍·면·동 단위 1791개 마을을 소멸 위험 지역으로 분류했다. 반면 도시는 조기 퇴직·고용 불안·치솟는 주거비 등으로 삶의 지속가능성을 빠르게 잃고 있다. 여기에 인공지능(AI)이 촉발한 고용 격변이 다가오고 있다. 매켄지(2023)는 2030년까지 국내 사무·행정직의 28%가 자동화 위험에 놓일 것으로 전망한다. 자동화로 대체되는 업무 중 상당수는 원격·플랫폼 형태로 전환돼 ‘일은 도시, 생활은 농촌’ 모델을 현실화할 것이다. 도시 과밀, 농촌 공동화, 일자리 축소가 동시에 심화하는 지금, 그 반작용처럼 도시인구가 농촌으로 향하는 흐름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이를 단순한 귀농이나 정서적 귀향에 두어서는 안 된다. 지금 필요한 것은
07.28
수원특례시 지역화폐 ‘수원페이’의 2024년 월평균 결제액은 270억원이었다. 그런데 올해 1~5월 평균 결제액이 316억원으로 지난해보다 46억원(17%) 증가했다. 6월 말 기준 수원페이 회원 수는 86만6000여명으로 2024년 말보다 5만8000여명 늘어났고 가맹점 수는 4만1500여곳으로 6200여곳 증가했다. 1년 만에 모든 수치가 눈에 띄게 늘어났다. 이처럼 올해 ‘수원페이’를 역대 최대 규모로 발행했는데 그 효과가 수치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여파로 가뜩이나 침체됐던 민생경제가 꽁꽁 얼어붙었다. 수원시는 곧바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비상 대책을 수립했다. 핵심은 ‘수원페이 인센티브 확대’였다. 수원페이 인센티브 예산을 역대 최대 규모인 411억원으로 계획했다. 기존에 6~7% 수준으로 지급했던 인센티브를 올해부터 10% 확대하고 설·추석 명절이 있는 1월, 10월에는 20%로 늘렸다. 충전 한도도 30만원에서 50만원으로 올
07.24
2022년 5월, 용산 대통령실 잔디광장에서 중소기업을 격려하는 행사가 열렸다. 대통령과 주요 장관, 대기업 총수, 그리고 많은 중소기업 대표들이 한자리에 모였고 공식 만찬주인 막걸리를 기울이며 상생 구호를 함께 외치고 사진을 찍는 등 훈훈한 분위기가 연출되었다. 나름 의미가 있겠지만 ‘구호에 기대하는 상생이 과연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에게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과거 산업화 과정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관계는 오랫동안 수직적인 구조였다. 이후 경제민주화 흐름에 따라 2006년 처음으로 ‘상생’이라는 단어가 법률에 명시되었고, 동반성장위원회와 상생협력재단이 설치되는 등 다양한 제도들이 시행되었다. 기술탈취 방지가 제도적으로 강화되었고 대기업이 중소기업 현장의 스마트화와 디지털화를 본격 지원하였다. 대기업 등이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출연한 상생협력기금은 2024년 말 기준 누적 약 3조원에 이르고 있다. 상생을 위한 제
07.23
지속 가능한 미래를 향한 여정에서 도시는 더 이상 단순한 ‘피해자’도, ‘문제 발생지’도 아니다. 도시는 이제 녹색전환의 선도자이자 혁신의 중심지로 주목받고 있다. 도시는 문제와 해답이 동시에 존재하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2023년 기준 전 세계 인구의 57%가 도시에 거주하고 있다. 도시에서는 교통 혼잡, 에너지 과소비, 폐기물 문제 등 다양한 환경 문제가 집중적으로 발생하지만, 이러한 집중성이 역설적으로 효율적인 기후행동의 실천 무대를 만들어 준다. 아울러 도시는 국가보다 빠르게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고, 기업보다 넓은 영역에서 변화를 실행할 수 있다. 한 도시의 성공적 기후 정책은 인접 도시로 확산돼 마치 물결처럼 국가적인 변화를, 나아가 세계적인 변화를 촉진한다. 특히 한국의 대표적 산업도시인 포항은 이러한 문제를 다양하게 안고 있으며, 많은 녹색전환에 관한 과제를 갖고 있기 때문에 그들의 탄소중립 노력에 관심을 갖게 됐다. 제14차 유엔 글로벌혁신허브, 포항
07.22
아이들이 방과 후 TV 앞에 모여 앉아 시청하던 명작 애니메이션이 있다. '강철의 연금술사' 두 형제가 잃어버린 것을 되찾기 위해 연금술을 공부하고, ‘등가교환’이라는 철칙을 깨닫는 과정을 통해 성장하는 이야기다. 그들은 단순히 금속을 바꿔 금을 만드는 연금술을 넘어 생명과 자연의 원리를 이해하려 했다. 이처럼 만화 속 연금술은 본질적으로 자연의 법칙을 탐구하고, 그 결과물을 인간의 삶에 활용하는 기술이었다. 사실 연금술은 판타지 속 이야기만이 아니다. 우리는 오늘날 그린바이오산업이라는 현대판 연금술을 통해 자연을 새로운 가치로 바꾸는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그린바이오는 식물 미생물 곰팡이 같은 생명체를 원료로 의약품 화장품 식품첨가물 친환경 소재 등을 만들어내는 산업이다. 식물 속 복잡한 대사경로를 연구하고 특정 유효물질을 분리·배양·정제해 활용하는 과정은 고대 연금술사들이 자연의 비밀을 풀고자 했던 시도와 놀라울 만큼 닮아있다. 예를 들어 우리가 버드나무 껍질에서 발견한
07.21
대한민국에서 저출생 위기가 전환점을 맞고 있다. 2023년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0.72명을 기록하며, OECD 선진국 평균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그런데 최근 조심스러운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정부는 올해 합계출산율이 0.8명대로 회복될 가능성을 전망하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실제로 혼인 건수는 13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며 월간 1만9000건을 유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희망의 실마리는 지방정부가 주도하는 실질적인 정책에서 찾을 수 있다. 그 대표적인 성공 사례가 바로 인천시다. 인천시는 지난해 출산 증가율 11.6%를 기록하며 전국 1위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전국 출생아 수가 23만8343명으로 전년 대비 3.6% 증가하는 데 그친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성과다. 이 같은 결과를 이끈 것은 인천시만의 ‘아이 플러스 1억 드림’ 정책 덕분이다. 정책의 핵심은 생애주기별 맞춤형 지원으로 △임산부에게는 교통비 50만원(1회) △1~7세
07.17
2022년 대만에서 발생한 규모 6.4의 지진은 전 세계를 긴장시켰다. 세계 최대 반도체 제조업체인 TSMC의 일부 생산 라인이 일시적으로 멈추자 스마트폰·자동차·컴퓨터 등 전 세계 산업이 요동쳤다. 대만의 자연재해가 우리의 일상까지 흔들 수 있는, 이른바 ‘칩워 시대’가 도래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사건이다. 크리스 밀러의 저서 ‘칩워’에서 설명하듯, 현대 세계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복잡하게 얽힌 글로벌 공급망을 형성하고 있다. 미국은 반도체 설계 기술, 한국은 메모리 반도체, 대만은 반도체 제조, 일본은 핵심 소재를 담당하며 각자의 역할을 수행한다. 대만의 TSMC는 전 세계 반도체 위탁 생산의 60%를 책임지고 있으며 530개 기업을 위해 1만2000종 이상의 반도체를 만든다. 이 회사가 위치한 대만 남부 지역은 문자 그대로 현대 문명의 심장부나 마찬가지다. 이러한 현실은 우리에게 명확한 교훈을 준다. 우리가 발 딛고 사는 국토가 국가 생존과 발전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
07.16
2022년 7월 1일, 민선 8기 서대문구청장으로서 첫 걸음을 내딛는 새벽. 필자는 인왕시장에서 상인분들과 함께 청소를 하며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무더운 날씨 속에서도 자리를 지켜주신 주민들 앞에서 낙후된 서대문을 빛보다 빠르게 변화시키겠다고 약속했다. 그로부터 3년. 다시 한번 주민들과 마주한 ‘비전 보고회’ 자리에서 꿈이 현실이 되는 감동적인 순간을 함께했다. 서울시와 통계청이 발표한 ‘삶의 만족도’ 조사 결과, 서대문구가 전체 25개 자치구 중 3위를 차지한 것이다. 불과 3년 전 17위에서 무려 14계단이 상승했다. 주민들의 삶이 실제로 달라졌음을 보여주는 지표라 생각한다. 행복이란 과연 무엇일까. 106세 철학자 김형석 교수는 “삶은 죽음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완성으로 가는 것”이라 했다. 필자에게 있어 ‘서대문의 꿈’은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반드시 이뤄내야 할 구체적 목표다. 어린이가 안전하고 청년이 숨쉴 수 있으며어르신이 편안한 도시. 누구나 한 번 오면 다시
07.15
초저출산과 고령화, 수도권 인구집중으로 인한 지방소멸 위기는 이미 기정사실화된 문제이다. 행정안전부가 지정한 인구감소지역은 2024년 기준 228개 시군구 중 89곳이다. 한국고용정보원 기준에 따른 소멸 위험 지역은 121곳으로 전체 시군구의 53.1%에 달한다. 지방소멸은 단순히 인구나 생산가능인구의 감소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지방소멸이 심각한 이유 중 하나는 농촌, 소도시 지역부터 의료, 교통, 교육 등 필수 공공서비스의 접근성이 빠르게 저하될 것이기 때문이다. 소상공인을 비롯한 기업도 문을 닫거나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면서 경제적 활력이 감소하고, 세수 감소로 투자 부족으로 생활 필수시설의 유지·보수조차 불가능해지는 등 다양한 문제가 초래될 것이다. 이로 인해 인구감소로 인한 지역의 공동화는 지역의 생활 수준을 전반적으로 악화시키고, 이는 다시 지방소멸 위기를 가속하는 악순환 구조로 이어진다. 필수 서비스 공동화 대응전략 시급 정부는 지난 2023년 ‘인구감소지역 지
최근 가상자산을 기업 재무 전략의 일환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국내외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한국은 ‘디지털자산 기본법’ 2단계 입법을 통해 기업이 가상자산을 일정 요건 하에 보유하고 활용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 중이다. 반면 미국은 이미 마이크로스트레티지, 테슬라, 게임스톱 등 다수의 기업이 비트코인을 자산으로 편입해 운용하고 있으며, 연방정부 차원에서는 전략적 비트코인 준비금 개념을 공식화하며 법제화를 추진 중이다. 나아가 미국의 주택금융 규제당국(FHFA)은 비트코인을 주택구입 시 담보자산으로 인정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어, 가상자산의 제도권 내 위상이 빠르게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미국에서는 조만간 ‘지니어스법(GENIUS Act)’가 하원을 통과할 전망이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연방 차원에서 스테이블코인 발행 요건, 적립금 보유 규제, 투자자 보호 조항 등이 법제화된다. 법이 통과되는 그 순간,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은 투자자산을 넘어서 미국의
07.14
올해 봄 제주도에서 또다시 태양광 발전소의 출력을 강제로 제한하는 일이 발생했다. 맑은 날씨에 태양광 발전량이 급증했지만 전력망이 이를 감당하지 못해 생산된 청정에너지를 버려야 했던 것이다. 이는 우리나라 전력시스템이 직면한 딜레마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탄소중립을 위해 재생에너지를 늘려야 하지만 현재의 전력망 구조로는 이를 안정적으로 수용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중을 20%로 늘리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현재의 중앙집중식 전력망으로는 이 목표 달성이 쉽지 않다. 원자력발전소나 화력발전소처럼 출력이 일정한 대형 발전소를 전제로 설계된 기존 전력망에 변동성이 큰 태양광, 풍력 발전이 대거 연결되면서 전력 품질이 불안해지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해결할 혁신적 대안이 바로 ‘지역분산전력망’ 구축이다. 지역전력망은 광역·시·군 단위로 소규모 지역전력망을 구성해 해당 지역에서 생산되는 재생에너지를 우선 소비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