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29
2026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더 강화해야 할 고립은둔지원사업에서 가장 고려를 해야 할 부분은 원인에 대한 이해와 접근 방법 개발이다. 고립은둔지원은 최소한의 정서적인 안정을 주고 도움을 줄 수 있는 존재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달리 시작된다. 가정과 학교, 사회집단이 안정감을 주지 못했고 실패와 무망감을 통해 집밖으로 나오지 못하는 탓이다. 고립은둔 청(소)년(2024년 보건복지부 고립은둔청년 50만여명 추정)을 지원하는 사업이 성공하려면 이들에게 안정감을 줄수 있는 한명의 정서적 멘토가 필요하다. 10년간 고립은둔청(소)년 전문가로서 경험을 바탕으로 그 대안을 제언해 본다. 우선 예방을 위한 개입이 필요하다. 고립은둔을 예방하기 위한 개입은 문제가 눈에 보이기 전에 하는 것이다. 보통 은둔 청년들에게 물어보면 중 고등학교 청소년시기 때 이미 은둔을 준비하고 있었다고 한다. 실제 실천은 청년기 때 했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청소년기에 정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거나 관계 어려움을
01.28
인공지능(AI)과 생성형 AI의 급격한 발전으로 “전통적인 컴퓨터공학 학습은 더 이상 필요 없다”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합니다. 그러나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에서 발표된 ‘대한민국 인공지능 행동계획(안), 2025.12’을 면밀히 살펴보면, 역설적으로 AI 시대를 주도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탄탄한 ‘컴퓨터공학적 기초 체력’임을 알 수 있습니다. AI는 추상적인 소프트웨어만으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정부는 ‘AI 고속도로’ 구축을 위해 GPU와 국산 NPU(인공지능 반도체) 등 핵심 컴퓨팅 인프라를 대규모로 확충하고 내재화할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특히 ‘피지컬 AI’와 ‘휴머노이드’ 분야의 세계 선도를 위해 고성능 AI 반도체 기반의 하드웨어 플랫폼 확보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술은 단순한 모델 활용 능력보다는 시스템 아키텍처, 회로 설계, 저수준 프로그래밍과 같은 전통적 컴퓨터공학 및 하드웨어 지식을 필수적으로 요구합니다. 생성형 AI 시대에는 대용량 트래픽과
01.27
21세기 들어 기업회의 포상관광 컨벤션 전시산업을 아우르는 마이스(MICE)가 단순한 이벤트에서 기술과 문화, 산업이 융합되는 혁신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MICE가 단순히 정보 전달과 교역의 무대 역할을 하는데 그치지 않고 최신 기술과 콘텐츠가 하나의 공간에서 펼쳐지면서 새로운 트렌드와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고 있다. 지역경제에 부가가치를 더하고 지역산업 구조의 고도화를 견인하는 역할도 한다. MICE는 이벤트의 성격에서 벗어나 해당 지역과 국가 경제의 기초를 강화하는 인프라로 봐야 한다는 인식이 자리잡았다. 세계 최대의 가전 전시회인 CES가 개최되는 라스베이거스와 싱가포르, 두바이처럼 MICE를 전략산업으로 육성한 도시들이 도시 브랜드 가치의 제고와 함께 금융·관광·서비스 전반의 위상을 함께 끌어올린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특히 우리나라는 인구감소 추세 속에 수도권 집중으로 인한 지역소멸 위기가 심화하고 있어 지역 중심의 MICE 육성이 단기적인 예산
01.26
행정통합 이슈의 바탕에 있는 대한민국행정구역 문제를 들여다 보면 본질이 무엇인지 선명하게 드러난다. 입법부인 국회의원 지역구는 2014년 헌법재판소가 인구 편차 2대 1 기준을 제시한 이후 총선을 앞둘 때마다 조정되고 있다. 사법부인 법원 관할구역도 사건수와 접근성을 고려해 고등법원과 지방법원·지원의 설치·조정을 반복해 왔다. 행정부의 중앙부처는 여러 지표를 활용해 인구감소지역과 의료취약지역을 정기적으로 재지정하며 생활권 변화를 반영한다. 그런데 시민 삶의 기본 단위인 자치단체 경계는 110년 넘게 사실상 그대로다. 1914년 일제가 단행한 부군면 통폐합은 오늘날 행정구역의 골격을 만들었다. 이후 대도시 인근과 분도, 광역시 승격을 제외하면 광역자치단체 경계는 100년 넘게 거의 바뀌지 않았다. 그 사이 인구는 1000만대 초반에서 5000만명 수준으로 불어났고, 농업국가는 반도체·첨단 제조 강국이 되었으며, 수도권 집중과 지방소멸 양극화가 심화됐다. 이런 변화 속에서
01.22
에너지 대전환의 시대, 재생에너지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하지만 태양광과 풍력이 내뿜는 불규칙한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에너지저장장치(ESS)가 없다면 탄소중립은 사상누각에 불과하다. 한때 세계 시장을 호령하던 한국의 ESS 산업은 현재 안팎의 거센 도전에 직면해 있다. 오늘 한국의 ESS 산업은 극심한 국내 시장 정체와 글로벌 경쟁 심화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2010년대 후반 정부 보조금 정책에 힘입어 급성장했던 국내 시장은 연이은 화재사고와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가중치 일몰 등으로 인해 투자가 급격히 위축됐다. 반면 글로벌 시장은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매년 기록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특히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의 폭발적인 증가로 인해 전력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ESS 수요는 그 어느 때보다 높다. 가장 뼈아픈 지점은 안전성에 대한 신뢰저하다. 리튬이온 배터리 기반 ESS의 화재 문제는 산업 전체에 트라우마를 남겼다. 이는 규제 강화로
01.21
막이 오르기 직전, 캄캄한 어둠 속에서 연출가는 관객의 숨소리를 듣는다. 무대 위 배우의 떨림과 객석의 기대감이 만나는 그 찰나의 정적은 연출가에게 가장 고독하면서도 황홀한 시간이다. 하지만 최근 몇년 간 연출가로서 마주하는 객석의 빈자리는 단순히 ‘흥행 실패’라는 단어로 설명하기엔 너무나 무거운 마음의 짐이었다. 무대는 관객이 존재할 때 비로소 완성되지만 치솟는 물가와 경제적 부담 앞에서 공연장은 누군가에게 여전히 ‘큰맘 먹어야 갈 수 있는 먼 곳’이기 때문이다.연출가는 늘 무대 위의 미학을 고민하지만 동시에 ‘어떻게 관객을 이 세계로 초대할 것인가’라는 현실적인 문턱 앞에 선다. 이러한 맥락에서 ‘문화비 소득공제’는 단순한 세제혜택을 넘어 연출가가 설계한 예술의 세계로 관객을 이끄는 가장 현실적이고 다정한 초대장이다. 도서 공연관람료 등에 적용되는 이 제도는 티켓 예매창 앞에서 관객이 겪는 마지막 망설임을 확신으로 돌려세우는 힘이 있다. 현장에서 느끼는 가장 큰 변화는
01.20
최근 걱정스런 통계가 발표되었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가 발표한 2025년도 기업 연구인력 수급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업 연구인력 총 40만9160명 중 부족인원은 1만5101명이다. 이는 전체 산업계 노동인력 부족률(2.5%)과 산업기술인력 전체 부족률(2.2%)보다 높은 3.6% 수준이다. 특히 12대 국가전략기술 분야 부족인력은 6886명으로 전체 부족인력의 절반에 가까운 45.6%에 달했다. 기술 분야별 부족인원은 반도체·디스플레이(1540명), AI(1394명), 첨단 바이오(1392명) 순으로 많았다. 부족률은 차세대 원자력(16.0%), 사이버보안(11.8%), 첨단로봇·제조(8.9%) 순으로 높았다. 또한 학력 수준별로는 학사 8546명(56.6%), 석사 4477명(29.6%), 박사 1538명(10.2%)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체 석사 부족인원 중에서는 51.4%, 박사는 60.8%가 12대 국가전략기술 분야 연구소에 분포해 국가전략기술 분야
01.19
지금까지 충남은 전국 전력의 절반을 소비하는 수도권에 전기를 공급하느라 전국 석탄발전소 61기 중 29기를 떠안으며 온실가스 배출 전국 1위, 대기오염물질 배출 전국 2위 등 온갖 피해를 감내해야 했다. 충남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전력을 생산했지만 이 전기를 소비하기 위해 기업이 입주하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 석탄화력이 입주한 당진 태안 보령 서천 등에서 생산된 전기는 대부분 수도권으로 빨려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충남은 수천개의 송전철탑이 지역 곳곳에 세워져야 했다. 이러한 전기의 ‘역외유출’은 2021년 기준 전력자급률 당진 450%, 보령 2954%, 태안 4890% 라는 믿기 어려운 수치로 증명됐다.당진은 그나마 대규모 제철소가 입주했기 때문에 이 정도이지만 보령과 태안에는 생산한 전력을 소비할 그럴 듯한 기업 하나 입주하지 않았다. 그런데 정부는 또다시 호남의 재생에너지에서 생산된 전기를 수도권의 용인 반도체 산업단지에 보내겠다며 충남 전역에 송전철탑 건설을 추진
01.15
최근 법원은 결혼이민(F-6-1) 체류자격 변경 심사에 있어 출입국 당국의 오랜 관행에 중요한 제동을 걸었다. 결혼이민(F-6-1) 체류자격 변경 심사에서 소득요건을 형식적이고 획일적인 잣대로만 적용할 수 없고 인도적 사유와 실질적인 생계유지 능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매우 의미 있는 판결을 내린 것이다. 이는 형식적인 서류만으로는 파악하기 어려운 농어촌 지역이나 비정기적 소득 활동 종사자 등 사회적·경제적 약자인 결혼이민 신청자들에게 외국인 배우자와 그 가족의 인권보장 차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 선례를 남겼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강제 출국 시 가족의 생계 심각 이 사건의 원고는 베트남 국적의 외국인 A씨로, 2013년 어선원(E-10-2) 자격으로 입국한 뒤 체류기간이 만료되었으나 출국하지 않고 불법체류 하던 중 대한민국 국민인 배우자와 결혼했다. 이후 A씨는 결혼이민 체류자격 변경을 신청했으나 출입국·외국인사무소장은 원칙적으로 불법체류자의 체류자격 변
01.14
최근 정부가 발표한 R&D 예산은 역대 최대 규모인 35조원으로 편성됐다. 대한민국 과학기술 정책의 전환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는 단순한 과거 수준의 복원이나 일시적인 예산 증액을 의미하지 않는다. 기술 주도로 잠재성장률의 한계를 돌파하고 과학기술을 국가 경쟁력의 핵심축으로 다시 세우겠다는 전략적 선택이다. 성장의 동력을 재정이 아닌 혁신기술에서 찾겠다는 국가적 의지가 35조원이라는 수치 속에 분명히 담겨 있다. 필자는 이번 R&D 예산의 화두를 ‘거토진취(巨土進取, 거대한 토대를 다져 흔들림 없이 나아가 새로운 가치를 취한다)’로 삼아야 한다고 본다. 위축되었던 연구생태계의 기반(土)을 복원하고 인공지능과 자율주행이라는 미래의 결실을 과감하게 취하겠다는 정책적 태도가 이번 R&D 편성 전반에 스며있기 때문이다. 기초연구의 뿌리를 다시 단단히 내리면서도 국가전략기술의 성과를 산업과 사회로 연결하려는 이중구조는 이른바 ‘진짜 성장’을 향한 본격적인 방향전환이라 평가할 수 있
01.13
2026년 새해 화두는 단연 AX(인공지능 전환)라고 할 수 있다. 이제는 AI가 상용화되어 산업과 조직, 각종 행정업무 등이 재설계되고 다양한 의사결정에도 적극 활용되는 시대다. 가축 사육시설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사육 방식에 IT와 ICT 기반 장치들이 도입된 것이다. 농장주의 설정값에 따라 가축에게 먹이를 주는 급이·급수장치, 사람의 노동 없이 젖소에서 우유를 짜도록 도와주는 자동착유기(로봇착유기 포함), 축사 환경의 항상성을 유지해 주는 자동환경제어장치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 국내에서는 CCTV를 통해 가축의 움직임, 체온, 호흡 패턴 등을 24시간 관찰하고 AI 알고리즘 분석을 통해 질병, 발정 등을 진단하는 기술이 적극 적용되고 있다. 정부는 ‘더불어 잘사는 농업·농촌’을 표방하면서 농업을 국가전략산업으로 육성하고 식량안보 및 농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을 수립했다. ‘스마트축산’은 첨단 기술을 활용해 가축의 사육환경과 사양관리를 자동·정
01.12
‘국민주권정부’라는 거창한 화두로 새로운 정부가 출범한 지 6개월이 넘어서고 있다. 이재명정부가 생각하고 구상한 정책과 예산이 지난해 말 국회를 통과했다. 그리고 새로운 해를 맞았다. 이제부터 ‘전 정권 때문에’라는 말은 대중들에게 안 통할 것이다. 그 단어가 자꾸 나오면 ‘유능한 정부’라는 약발도 갈수록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론상, 논리상, 헌법상 대한민국은 언제나 ‘국민주권’ 정부였다. 역설적으로 대통령 간선제로 출발한 대한민국에서 대통령 직선제라는 방식으로 맨 처음 독재를 연장한 것은 이승만이었다. 그리고 국회에서 하던 헌법 개정을 처음으로 국민투표에 부친 대통령은 박정희였다. 형식적으로 봤을 때 국민주권을 더 가깝게 하는 제도로 독재를 실현했다는 것만으로도 생각해 볼만한 요소는 충분하다. 어떻게 이들 독재자들은 국민주권을 실현하기 위한 직선제라는 도구를 통해 독재를 더 강화할 수 있었을까? 결과적으로 대통령 직선제와 헌법개정 국민투표는 민주주의의 결과를 만들지 못했
01.08
2050년 탄소중립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정부는 2035년까지 온실가스를 최대 61% 감축하겠다는 강력한 목표를 설정했다. 2018년보다 연간 국가 탄소배출량을 742.3백만톤CO₂eq에서 반 이상 줄여야 하는 도전적 과제다. 코레일도 국가적 대전환의 한가운데에 있다. 발전소를 제외한 공기업 중 가장 많은 연간 약 150만톤의 탄소를 배출하기 때문이다. 코레일은 지난해 8월 ‘RE100 추진단’을 출범했다. 코레일형 에너지 전환을 본격화하고 ‘K-RE100 이행 종합계획’을 수립했다. 단순한 친환경 경영 선언을 넘어서 국가 에너지 안보의 실질적 해법을 찾고자 하는 노력이다. 주요 내용은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 △에너지 사용량 절감 △국가 탄소배출 감축 기여 등으로 철도를 통한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과제를 선정했다. 첫째, 국토 한계 극복을 위한 철도 유휴부지의 ‘발전소화’ 추진이다. 정부의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은 2038년까지 무탄소 전원 비중을 70%까지 확대하는
01.07
올해 9월, 대한민국 형사사법 체계는 중대한 변곡점을 맞이한다. 이는 단순한 조직의 개편을 넘어 80년간 유지된 수사·기소 구조의 근본적인 변경이다. 한편 법무부(789명), 검찰청 소속 검사·공무원(1만650명)의 인적 구조 변경은 업무 공간의 변화를 수반한다. 여기서 “형사사법 기관의 최적지는 어디인가”라는 질문이 파생된다. 이에 대한 해답은 ‘세종시’이다.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은 종래의 검찰 조직과는 다른 제로베이스에서 신설된 기관이다. 건물·관행·네트워크·조직문화의 근본적 변화가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의 공간적 환경과의 단절이 필요하다. 검찰청 해체와 무관하게 법무부는 여전히 형사사법행정을 담당하는 중앙행정기관이다. 현재 외교부와 통일부 정도를 제외한 대부분의 중앙행정기관은 세종시에 위치한다. 그런데 법무부는 여전히 ‘미이전 부처’다. 법무부·중수청·공소청의 일괄이전을 통해 입법(세종의사당)-행정-사법의 삼각 축이 비로소 세종에서 완성된다. 중수청과 공
01.06
우리나라의 1970년대 초반 합계출산율은 약 4.5명이었지만 지속적으로 하락해 1983년에는 현재의 인구가 다음 세대에 유지되는데 필요한 2.1명 미만, 2023년에는 0.72명까지 추락했다. 2024년 0.75명으로 미미한 반등에 성공했지만 인구감소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올 7월 한경협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의 ‘지금, 우리가 준비해야 할 미래’ 북토크에서 경고한 것처럼 저출산이 지속적으로 이어진다면 축소경제로의 전환이 불가피하고 저성장이나 재정부담 심화 등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현 정부는 소득세의 가족친화적 개선을 위해 ‘부부 단위 과세표준’ 제도와 자녀수를 고려하는 소득세 체계를 중장기 과제로 검토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5년 조세격차(Taxing Wages)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유자녀가구에 대한 세제혜택이 주요 국가들과 비교해 많이 부족하다. 우리나라의 2자녀 외벌이가구와 독신가구의 조세격차 차이는 11
01.05
2025년 고향사랑기부제 모금액이 1515억원을 돌파했다. 제도 시행 첫 해인 2023년 651억원에서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행정안전부는 이를 ‘역대 최대 실적’이라 자평하지만 진짜 질문은 이것이다. 이 숫자가 지역소멸 위기를 막고 진정한 지역 활력을 되찾는 신호탄이 될 수 있는가? 139만건의 기부, 70% 증가라는 양적 성장은 분명 고무적이다. 특히 산청·울주·안동 등 산불을 겪은 특별재난지역 기부가 전년 대비 2.3배 증가한 것은 위기 속에서 발현된 연대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3040세대가 전체 기부의 58%를 차지한 점도 제도 안착과 성장 잠재력에 긍정적 시그널이다. 하지만 전체 기부의 98%가 10만원 이하에 집중된 현상은 세액공제라는 인센티브가 핵심 동기임을 보여준다. 더 심각한 문제는 모금 실적 격차다. 최고로 모금한 제주가 100억원을 돌파한 반면, 일부 지자체는 3억원대에 그쳤다. 단체장이나 담당 공무원의 관심이 높은 지역에서는 경쟁력 있는 답례품이나 지
12.31
2025
우리나라 주택정책의 특징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중앙정부의 역할이 매우 강하다. 둘째, 주택정책의 핵심 목표를 가격 안정에 두고 있다. 이는 시장이 과열되면 규제를 강화하고 침체 국면에 들어서면 규제를 완화하는 냉탕-온탕식 대응을 중앙정부가 주도하는 주택정책의 역사를 만들어냈다. 중앙정부가 이렇게 주택정책을 이끌다보니 주택시장의 지역간 차이는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 이는 결국 주택정책이 실패하는 주요한 원인 중 하나이다. 이는 현 정부의 대출 규제에서도 반복된다. 최근 서울의 규제지역이 확대되면서 정비사업의 이주비와 분담금에 대한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40%, 최대 6억원으로 일괄 제한되었다. 대출한도의 축소는 외부 자금 조달을 통해 진행 중인 사업을 지연시켜 주택 공급을 줄인다. 수요가 상존하는 지역에서 공급의 감소는 가격 상승의 압력으로 작용한다. 특히 대출한도의 축소는 단기적으로는 가격 상승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내재
12.30
먼 미래 이야기일 것 같았던 기후변화가 일상이 된 지 오래다. 봄에는 동해와 가뭄이, 여름에는 불볕더위와 국지성 호우가, 가을에는 예측 불가능한 태풍이, 겨울에는 극한 한파와 폭설이 잦아졌다. 계절의 경계가 흐려지면서 경험적 지혜로는 농사를 짓기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 이처럼 ‘그맘 때 그 날씨’가 사라진 지금, 농업 현장은 기후위기와의 전면전에 돌입했다. 이상기상으로 인한 농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2016년 ‘농업기상재해 조기경보시스템’을 개발해 3개 시군에 시범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바 있다. 그로부터 10년, 시스템을 꾸준히 확대 구축한 덕분에 올해부터 울릉도를 제외한 전국 155개 시군에서 이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이 시스템은 전국을 사방 30m의 격자로 잘게 쪼개 작은 규모의 기상 현상을 반영한다. 이렇게 하면 이론상 토지대장에 등록된 전국의 모든 농장에 농장의 지형과 고도, 피복 상태를 반영한 맞춤형 농장 날씨, 작물 재해, 대응조치 정보를 제공할 수
12.29
질병 진단이나 건강 확인을 위해 우리는 주기적으로 병원에서 피를 뽑는다. 환자에게는 따끔한 통증과 결과에 대한 불안감이 앞서는 순간이며, 의료진에게는 채혈 실패의 압박감이 몰려오는 긴장의 시간이다. 현재 국민 대부분은 동네 병·의원(위탁기관)에서 이 채혈 과정을 거친 뒤, 며칠 후 그곳에서 결과를 듣는다. 위탁기관은 환자를 대면하며 검체를 채취하고 결과를 판독해 치료 계획을 세우며, 전문적인 분석은 별도의 검사기관(수탁기관)이 맡는 효율적인 분업 시스템이 안착해 있다. 환자는 병원 한 곳에 비용을 한 번만 내면 모든 과정이 마무리 되어 매우 간편하다. 특히 의원급 의료기관의 위탁검사 비중이 50%를 상회할 정도로 이 구조는 대한민국 보건 의료의 실질적인 토대를 이루고 있다.여기서 환자를 위한 피 한 방울에 담긴 의료진의 헌신과 분업의 가치를 새겨볼 필요가 있다. 최근 보건복지부는 시장 투명화를 명분으로 ‘위·수탁 분리 청구’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보험공단에서 위탁기관(채
12.24
1980년대 후반부터 세계 전력산업은 규제 완화와 경쟁 도입이 확산되면서 큰 변화를 맞이했다. 영국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발전·송전·배전으로 이루어진 수직통합 구조가 해체되고 민간 발전사의 진입, 전력도매시장 개설 등 경쟁 기반의 구조 개편이 이루어졌다. 이어 재생에너지가 빠르게 확대되면서 전력 시스템은 대규모 중앙집중식에서 지역 단위의 분산형 전원 체계로 옮겨가고 있다. 우리나라도 2001년에 전력산업구조개편을 추진했지만 이후에도 한전 독점의 대규모 화력·원자력 중심의 중앙집중식 체제를 유지하고 판매 부문 민영화를 중단하면서, 세계적 추세인 개방·경쟁·재생에너지 확대와는 거리가 있다. 한전 중심의 독점과 중앙집중식 공급 구조는 과거에는 효율적이었지만, 오늘날에는 개방과 경쟁, 에너지 전환과 기술 변화, 그리고 소비자 역할 확대라는 시대적 요구를 감당하기 어려워져 변화가 필요하다. 첫째 시장개방과 경쟁 도입이다. 에너지 전환 시대를 맞아 한전의 계통 망 독점에서 개방으로, 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