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20
2025
최근 전국 곳곳에서 잇따른 공사장 안전사고가 우리 사회에 깊은 경각심을 주고 있다. 지난 4일 포스코이앤씨 공사현장에서 양수작업을 하던 미얀마 출신 외국인 근로자가 감전사고로 의식불명에 빠졌다. 이 건설회사 현장에서만 올해 들어 벌써 다섯 번째로 산재 사망이나 중상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라며 산업 현장의 상시 점검과 강력한 제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는 안전을 소홀히 하는 관행을 반드시 깨야 한다는 경고이자 현장의 구조적 문제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를 상징한다. 특히 언어 소통이 어려운 외국인 노동자는 산업재해에 가장 취약하다. 지난해 국내 건설업 외국인 노동자는 22만9000여명으로 전체의 약 15%를 차지하지만 소규모 현장과 불법 체류자를 포함하면 실제 비중은 훨씬 높다. 산업재해 사망률은 내국인의 7배 이상이며 절반 이상이 공사비 50억원 이하 소규모 현장에서 발생한다. 외국인 노동자의 높은 사고율의 주된
08.19
고향사랑기부제는 단순히 기부를 유도하는 제도를 넘어선다. 이는 지방소멸, 인구감소, 세수 부족이라는 국가적 위기에 맞서 지역 경제와 자치분권을 되살릴 핵심 동력이자 국가 전략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 시절, 지방 현장의 절박함을 누구보다 절실히 체감했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대선 공약에 ‘고향사랑기부제 개선’을 명시했고, 이제 그 약속을 실질적인 제도로 완성해야 할 시점이다. 고향사랑기부제는 시행 2년 만인 지난해 기부액과 건수가 2배 가까이 늘어나며 놀라운 성과를 보였다. 재난 지정기부, 민간플랫폼 도입 등 혁신적인 시도들이 제도의 성장을 견인한 덕분이다. 그러나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구조적 한계가 있다. 바로 참여자의 91.6%가 10만원만 기부하는 ‘고착 구조’다. 이는 현행 10만원 전액 세액공제 한도가 만든 명백한 제약이자 한계이다. 최근 기획재정부의 2025년 세제 개편안은 10만원 초과 20만원 이하 구간의 공제율을 44%로 올리는 ‘
08.18
최근 국가인권위원회는 70세 이상의 신규회원 가입을 거부한 골프클럽에 시정 권고를 했다. 초저출산·초고령화 시대에 노키즈존, 노시니어존이라는 선을 긋고 특정 집단의 출입을 배제하는 현상이 못내 아쉽고 씁쓸하다. 세대 갈등과 이기주의가 날로 심화되는 안타까운 현실에 서초구는 어르신들의 내리사랑에서 해법을 찾아냈다. 바로 3대가 함께하며 세대 간 벽을 허무는 세대통합 공간들이다. 그 첫걸음은 어르신 경로당의 재탄생이다. 전국 최초로 경로당을 3대가 함께하는 공간으로 조성한 ‘서초 시니어 라운지’는 우리 어르신들의 내리사랑으로 활짝 열린 ‘예스! 키즈존’이다. 어린이 도서와 장난감을 갖춘 키즈존, 안마의자에서 편하게 쉬는 힐링존, 커피 마시며 이야기꽃을 피우는 담소존 등 누구나 편히 머물 수 있는 세대통합 라운지다. 지난 1년여간 조성된 7곳의 시니어 라운지는 손주 손을 잡고 온 어르신, 아이 하원을 기다리는 엄마, 삼삼오오 모여 숙제하는 아이들로 북적인다. 하루 70여명이
08.14
10년 전 필자는 한국의 가장 심각한 사회문제가 불평등이라는 주장을 제기했다. 그후 책 ‘어쩌다 대한민국은 불평등 공화국이 되었나’(간디서원)를 통해 불평등의 증가가 과잉경쟁, 신뢰약화, 행복감 저하에 미치는 영향을 강조했다. 계층 격차가 사교육비, 성형수술, 스트레스와 우울증, 자살에 미치는 효과도 지적했다. 전세계적으로 많은 사회과학 연구는 불평등이 경쟁을 키우고 협력을 줄인다고 설명한다. 한국인 가운데 길에서 낯선 사람을 만나면 불안하고 ‘어려움을 겪을 때 도움을 청할 사람이 없다’는 응답이 선진국 가운데 가장 높다. 사회가 불공정하다고 느끼는 사람이 많고, 고소고발 비율이 높으며, 온라인 댓글에서 비방 조롱 욕설표현이 증가하고 있다. 평등한 사회가 더 행복하다 덴마크 스웨덴 등 북유럽 국가처럼 더 평등한 사회가 과잉경쟁 사회갈등 혐오문화가 적은 데 비해 사회적 신뢰와 행복감이 높다고 알려졌다. 반면에 미국 영국처럼 불평등이 큰 사회에서 사회적 단절이 심하고 기대
08.13
인공지능(AI)이 예술 창작의 지형을 바꾸고 있다. 이제 질문은 ‘AI를 활용할 것인가’가 아니라 ‘무엇을 어떻게 창조할 것인가’이다. 이러한 전환 속에서 기술·예술·교육을 잇는 새로운 전문가, AI 예술교육 크리에이터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이들을 체계적으로 양성하고 건강한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은 K-컬처 미래경쟁력의 핵심과제다. AI시대 예술가는 ‘질문하는 사람’ 생성형 AI 창작은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이라는 새로운 언어를 요구한다. 이는 작가의 철학과 인문학적 상상력을 AI가 이해할 수 있게 번역하는 고도의 창의행위다. 역사·사회·문화에 대한 통찰이 담긴 질문만이 AI로부터 독창적 결과를 이끌어낸다. AI 시대 예술가는 기술사용자가 아니라 ‘질문하는 자’로서 비판적 사고와 융합적 사유를 갖춰야 한다. 이에 새로운 문화예술교육 전문인력은 단순한 기술 활용 능력을 넘어 예술가들이 AI를 창의적 동반자로 받아들이도록 돕는 ‘조력자’이자, 기술과 예술의 경계에서 교육방
08.12
선행 사교육의 끝판왕 ‘7세 고시’ ‘4세 고시’가 이제 낯선 단어가 아니다. 유아가 유명학원에 들어가기 위해 치르는 입학시험은 1차 독해·쓰기 평가와 2차 영어 인터뷰까지 ‘고시’라고 할 정도로 난이도가 높고 기출문제집까지 암암리에 팔린다. 최근 서울시교육청이 유아에게 레벨 테스트를 시행한 영어학원 11곳을 적발하면서 유아 고시의 실체가 명확히 드러났다. 심지어 유명학원에 입학하기 위한 대비학원도 존재한다. 유아 사교육은 어른들의 불안과 욕망이 아이에게 투영된 결과다. 아이를 7세 고시에 내모는 것은 지적학대에 가깝다. 유아기의 과도한 교육은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를 손상시키고, 편도체 과활성화로 감정조절을 어렵게 만들어 뇌 발달을 저하시킬 수 있다. 스폰지처럼 모든 걸 흡수하는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유아의 뇌에 지식을 구겨넣으며 정답 맞히기를 강요하는 것은 야만적이다. 7세 고시는 급변하는 AI 시대를 역행하는 교육이다. AI로 실시간 통번역이 가능한데, 유아들이 대학에 진
08.11
비행기는 단발엔진보다 쌍발엔진이 안전하다. 그래서 국제민간항공기구는 쌍발엔진 탑재를 권고한다. 하나의 엔진이 고장 나도 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수도권이란 하나의 성장엔진으로 위태롭게 날고 있다. 우리나라 인구의 50% 이상이 수도권에 거주한다. 지역총생산(GRDP)에서 수도권이 차지하는 비중도 50%가 넘는다. 한때 경제발전의 한축이었던 동남권(부산·울산·경남)은 14%만을 차지한다. 더 큰 문제는 글로벌 불확실성, 저출산 등의 대내외 위기로 수도권이란 성장엔진마저 불이 꺼져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선 새로운 성장엔진 탑재가 필요하다. 모두가 먼 미래로 생각한 북극항로가 그 기회가 될 수 있다. 북극항로는 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최단거리 항로다. 그간 북극해 내 얼음으로 항해가 불가능했지만 최근 지구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며 새로운 항로로 주목받고 있다. 북극항로는 물류뿐만 아니라 선박을 새로 만들기 위한 조선산업, 선박 건조에 필요한 금융
08.07
올해 부산은 글로벌 도시로의 전환점을 알리는 한해가 될 전망이다. 대한민국이 국민소득 3만달러를 돌파하며 국가성장의 분기점을 맞이했듯 부산관광 역시 외래관광객 300만 시대를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다. 2024년 말 기준 부산을 찾은 외래관광객 수는 292만9000여명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268만명) 대비 109% 수준까지 빠르게 회복했다. 2025년 4월엔 누적 100만명을 돌파하며 통계 집계 이래 역대 최단기록을 세웠다. 특히 올해 외래관광객 300만 달성은 확실해 보인다. 단순한 외래관광객 목표 달성이 아닌 글로벌 관광도시로의 도약 신호탄이라 할 수 있겠다. 이는 단순한 수치증가가 아닌 글로벌 변혁기에 시가 빠르게 체질개선과 혁신에 나선 결과로, 팬데믹을 기회로 바꾼 부산의 변화와 경쟁력의 산물이다. 세계 유수 관광도시들도 글로벌 변혁기 때 오히려 빛난다. 위기를 기회 삼아 글로벌 관광도시로서 입지를 굳힌 것이다. 부산은 코로나19 기간 해외관광
08.06
2024년 7월 대한민국은 65세 이상 인구 1000만명을 돌파하며 명실상부한 초고령사회로 진입했다. 이는 단순히 인구구조의 변화를 넘어 우리 사회가 ‘죽음’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하고 준비해야 할 시점이 왔음을 의미한다. 더 이상 죽음은 삶의 끝이 아니라, 삶의 마지막을 존엄하게 마무리하는 과정이라는 인식이 절실하다. 보건복지부 2023년 노인실태조사 결과는 어르신들이 생각하는 ‘좋은 죽음’의 모습을 명확히 보여준다. ‘스스로 정리하는 임종’ ‘고통 없는 죽음’, 그리고 ‘가족에게 부담 주지 않는 죽음’이 바로 그것이다. 죽음에 대한 개인의 바람이 구체화되고 있는 만큼 사회적 시스템도 이를 뒷받침할 준비가 되어야 한다. 정부는 제4차 저출산고령사회기본계획(2021~2025)을 통해 존엄한 삶의 마무리를 지원하는 것을 정책 목표 중 하나로 설정했다. 호스피스·완화의료 서비스 접근성 및 질 향상, 연명의료결정제도 정착 및 활성화, 그리고 웰다잉 문화 확산 등을 2025년까지 정책
08.05
자동차산업은 지금 기술적 대전환의 한가운데에 있다. 전동화 디지털화 탄소중립이라는 세계적 흐름 속에서 자동차는 단순한 이동수단에서 벗어나 환경적 책임까지 함께 지는 복합기술 시스템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발맞추어 유럽연합(EU)은 ‘유로7(Euro7)’이라는 새로운 환경규제를 발표, 자동차 전반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 배출을 보다 엄격히 통제하겠다는 정책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유로 7은 내연기관차는 물론 하이브리드차 전기차까지 규제범위에 포함하며, 차량 운행 중 발생하는 비배기 오염물질인 브레이크 분진과 타이어 마모 입자까지 관리대상에 포함시켰다. 이는 차량의 모든 구성 요소에서 발생하는 환경영향을 통합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정책적 전환을 뜻한다. 실제로 유로7이 시행되는 2026년 11월부터는 내연기관 및 하이브리드 차량의 브레이크 마모 입자 허용 배출량이 소형차 기준 7mg/km/대 이하로 제한되며, 전기차는 이보다 더 엄격한 3mg/km/대 이하로 규정된다. 그
08.04
중대재해 처벌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지 3년 6개월이 지났다. 실효성을 논하기는 아직 이르지만 처벌로 재해를 예방하고자 했던 취지가 무색하게 법률 시행 이후에도 크고 작은 재해가 잇따르는 중이다. 지난 정권 시기에만 10.29 이태원참사, 오송지하차도참사, 무안공항 제주항공기참사와 같은 대형 사회재난, 화성아리셀 화재사건과 같은 대형 산업재해가 있었다. 그나마 중대재해처벌법으로 기소와 처벌이 가능한 사건은 다행이지만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음에도 책임지는 자가 아무도 없는 재해가 너무 많다. 심지어는 중대재해처벌법으로 다뤄질 수 없는 재해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 문제다. 억울한 죽음이 없게 하기 위해 제정한 법률이지만 아직 보완해야 할 부분이 많은 것 같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중대산업재해와 중대시민재해를 정의하고 각각에 대한 안전보건관리체계를 구축·이행토록 하고 있다. 중대산업재해는 안전보호 대상을 ‘종사자’로, 안전관리 범위를 ‘사업’과 ‘사업장’으로 포괄적으로
07.31
‘그루밍’이라는 단어를 들어보셨나요? 이는 성적 착취를 목적으로 가해자가 피해자와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여 신뢰와 지배 관계를 구축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이러한 특성을 지닌 범죄는 ‘가스라이팅 범죄’라고도 불린다. 피해자 전담 국선변호사로 활동하다 보면 피해자나 그 부모님께서 “가해자로부터 그루밍을 당했다”, “가스라이팅을 당했다”는 말씀을 하시는 경우를 종종 접하게 된다. 그루밍과 가스라이팅을 경험한 피해자들은 때로 일반적인 관점에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특히 초등학생이나 중학생 피해자의 경우, 친한 친구나 연인으로 생각했던 상대방의 요청에 따라 지속적으로 나체 사진이나 자위 영상을 촬영해 보내는 사례가 발생한다. 가해자는 강압적인 협박 없이도 통화나 SNS를 통해 반복적으로 요청하며, 이를 거절할 경우 서운함을 표현하거나 무관심한 태도를 보여 피해자를 조종한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서 피해자는 점차 요청을 거부하기 어려워지고, 심지어 상대방의 환심을 사기 위
07.30
2025년 6월 3일 선거 이후 출범한 새 정부는 ‘실용주의’를 핵심 국정 철학으로 삼고, 이념 논쟁보다는 현실적 문제해결에 집중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밝혔다. 이런 철학이 청소년정책에 제대로 반영된다면, 형식이나 선언에 그치지 않고, 실제로 청소년의 일상과 미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책 실현이 가능할 것이다. 먼저, 청소년정책의 기본계획 주기를 5년에서 3년으로 단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디지털 전환과 사회 변화의 속도가 빨라진 오늘날, 5년 단위의 정책 계획은 급변하는 청소년 현실에 늦게 대응할 수밖에 없다. 3년 단위계획 도입을 통해 정책 집행의 기민성, 지속적인 점검과 개선, 실질적인 성과 관리가 가능해 질 것이다. 또한 정부부처 명칭에 ‘청소년’을 명시적으로 포함함으로써, 미래세대를 존중하고 지원하겠다는 국가의 의지를 분명히 보여줄 시점이다. 정부가 청소년 현실에 깊숙이 개입할 때 청소년 역시 우리사회의 건강한 주체로 성장할 수 있다. 둘째, AI
07.29
산업화는 농촌에서 도시로의 대규모 인구 이동을 이끌었다. 도시는 성장했고 농촌은 인구를 잃었다. 이 흐름은 오늘날에도 이어진다. 2024년 통계청에 따르면 농가 인구 중 65세 이상 비율이 50%를 넘었고, 국회 입법조사처는 2021년 기준으로 읍·면·동 단위 1791개 마을을 소멸 위험 지역으로 분류했다. 반면 도시는 조기 퇴직·고용 불안·치솟는 주거비 등으로 삶의 지속가능성을 빠르게 잃고 있다. 여기에 인공지능(AI)이 촉발한 고용 격변이 다가오고 있다. 매켄지(2023)는 2030년까지 국내 사무·행정직의 28%가 자동화 위험에 놓일 것으로 전망한다. 자동화로 대체되는 업무 중 상당수는 원격·플랫폼 형태로 전환돼 ‘일은 도시, 생활은 농촌’ 모델을 현실화할 것이다. 도시 과밀, 농촌 공동화, 일자리 축소가 동시에 심화하는 지금, 그 반작용처럼 도시인구가 농촌으로 향하는 흐름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이를 단순한 귀농이나 정서적 귀향에 두어서는 안 된다. 지금 필요한 것은
07.28
수원특례시 지역화폐 ‘수원페이’의 2024년 월평균 결제액은 270억원이었다. 그런데 올해 1~5월 평균 결제액이 316억원으로 지난해보다 46억원(17%) 증가했다. 6월 말 기준 수원페이 회원 수는 86만6000여명으로 2024년 말보다 5만8000여명 늘어났고 가맹점 수는 4만1500여곳으로 6200여곳 증가했다. 1년 만에 모든 수치가 눈에 띄게 늘어났다. 이처럼 올해 ‘수원페이’를 역대 최대 규모로 발행했는데 그 효과가 수치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여파로 가뜩이나 침체됐던 민생경제가 꽁꽁 얼어붙었다. 수원시는 곧바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비상 대책을 수립했다. 핵심은 ‘수원페이 인센티브 확대’였다. 수원페이 인센티브 예산을 역대 최대 규모인 411억원으로 계획했다. 기존에 6~7% 수준으로 지급했던 인센티브를 올해부터 10% 확대하고 설·추석 명절이 있는 1월, 10월에는 20%로 늘렸다. 충전 한도도 30만원에서 50만원으로 올
07.24
2022년 5월, 용산 대통령실 잔디광장에서 중소기업을 격려하는 행사가 열렸다. 대통령과 주요 장관, 대기업 총수, 그리고 많은 중소기업 대표들이 한자리에 모였고 공식 만찬주인 막걸리를 기울이며 상생 구호를 함께 외치고 사진을 찍는 등 훈훈한 분위기가 연출되었다. 나름 의미가 있겠지만 ‘구호에 기대하는 상생이 과연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에게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과거 산업화 과정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관계는 오랫동안 수직적인 구조였다. 이후 경제민주화 흐름에 따라 2006년 처음으로 ‘상생’이라는 단어가 법률에 명시되었고, 동반성장위원회와 상생협력재단이 설치되는 등 다양한 제도들이 시행되었다. 기술탈취 방지가 제도적으로 강화되었고 대기업이 중소기업 현장의 스마트화와 디지털화를 본격 지원하였다. 대기업 등이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출연한 상생협력기금은 2024년 말 기준 누적 약 3조원에 이르고 있다. 상생을 위한 제
07.23
지속 가능한 미래를 향한 여정에서 도시는 더 이상 단순한 ‘피해자’도, ‘문제 발생지’도 아니다. 도시는 이제 녹색전환의 선도자이자 혁신의 중심지로 주목받고 있다. 도시는 문제와 해답이 동시에 존재하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2023년 기준 전 세계 인구의 57%가 도시에 거주하고 있다. 도시에서는 교통 혼잡, 에너지 과소비, 폐기물 문제 등 다양한 환경 문제가 집중적으로 발생하지만, 이러한 집중성이 역설적으로 효율적인 기후행동의 실천 무대를 만들어 준다. 아울러 도시는 국가보다 빠르게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고, 기업보다 넓은 영역에서 변화를 실행할 수 있다. 한 도시의 성공적 기후 정책은 인접 도시로 확산돼 마치 물결처럼 국가적인 변화를, 나아가 세계적인 변화를 촉진한다. 특히 한국의 대표적 산업도시인 포항은 이러한 문제를 다양하게 안고 있으며, 많은 녹색전환에 관한 과제를 갖고 있기 때문에 그들의 탄소중립 노력에 관심을 갖게 됐다. 제14차 유엔 글로벌혁신허브, 포항
07.22
아이들이 방과 후 TV 앞에 모여 앉아 시청하던 명작 애니메이션이 있다. '강철의 연금술사' 두 형제가 잃어버린 것을 되찾기 위해 연금술을 공부하고, ‘등가교환’이라는 철칙을 깨닫는 과정을 통해 성장하는 이야기다. 그들은 단순히 금속을 바꿔 금을 만드는 연금술을 넘어 생명과 자연의 원리를 이해하려 했다. 이처럼 만화 속 연금술은 본질적으로 자연의 법칙을 탐구하고, 그 결과물을 인간의 삶에 활용하는 기술이었다. 사실 연금술은 판타지 속 이야기만이 아니다. 우리는 오늘날 그린바이오산업이라는 현대판 연금술을 통해 자연을 새로운 가치로 바꾸는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그린바이오는 식물 미생물 곰팡이 같은 생명체를 원료로 의약품 화장품 식품첨가물 친환경 소재 등을 만들어내는 산업이다. 식물 속 복잡한 대사경로를 연구하고 특정 유효물질을 분리·배양·정제해 활용하는 과정은 고대 연금술사들이 자연의 비밀을 풀고자 했던 시도와 놀라울 만큼 닮아있다. 예를 들어 우리가 버드나무 껍질에서 발견한
07.21
대한민국에서 저출생 위기가 전환점을 맞고 있다. 2023년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0.72명을 기록하며, OECD 선진국 평균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그런데 최근 조심스러운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정부는 올해 합계출산율이 0.8명대로 회복될 가능성을 전망하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실제로 혼인 건수는 13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며 월간 1만9000건을 유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희망의 실마리는 지방정부가 주도하는 실질적인 정책에서 찾을 수 있다. 그 대표적인 성공 사례가 바로 인천시다. 인천시는 지난해 출산 증가율 11.6%를 기록하며 전국 1위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전국 출생아 수가 23만8343명으로 전년 대비 3.6% 증가하는 데 그친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성과다. 이 같은 결과를 이끈 것은 인천시만의 ‘아이 플러스 1억 드림’ 정책 덕분이다. 정책의 핵심은 생애주기별 맞춤형 지원으로 △임산부에게는 교통비 50만원(1회) △1~7세
07.17
2022년 대만에서 발생한 규모 6.4의 지진은 전 세계를 긴장시켰다. 세계 최대 반도체 제조업체인 TSMC의 일부 생산 라인이 일시적으로 멈추자 스마트폰·자동차·컴퓨터 등 전 세계 산업이 요동쳤다. 대만의 자연재해가 우리의 일상까지 흔들 수 있는, 이른바 ‘칩워 시대’가 도래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사건이다. 크리스 밀러의 저서 ‘칩워’에서 설명하듯, 현대 세계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복잡하게 얽힌 글로벌 공급망을 형성하고 있다. 미국은 반도체 설계 기술, 한국은 메모리 반도체, 대만은 반도체 제조, 일본은 핵심 소재를 담당하며 각자의 역할을 수행한다. 대만의 TSMC는 전 세계 반도체 위탁 생산의 60%를 책임지고 있으며 530개 기업을 위해 1만2000종 이상의 반도체를 만든다. 이 회사가 위치한 대만 남부 지역은 문자 그대로 현대 문명의 심장부나 마찬가지다. 이러한 현실은 우리에게 명확한 교훈을 준다. 우리가 발 딛고 사는 국토가 국가 생존과 발전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