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23
2026
2027년 8월, 충청권 4개 시도(대전·세종·충남·충북)는 국내 최초로 ‘지자체 공동 개최’라는 의미 있는 도전에 나선다. 바로 ‘2027 충청권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다. 전 세계 150여 개국에서 찾아올 약 1만5000명의 젊은 주역과 관계자들은 충청에서 스포츠를 통해 우정과 화합의 가치를 나누게 될 것이다. 본 대회는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이 주관하며 2년마다 홀수 해에 개최된다. 전 세계 150여 개국 대학생 선수단이 참가해 다양한 종목에서 기량을 겨루며 젊은 세대 간 교류와 화합을 상징하는 무대로 자리 잡아 왔다.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은 대회 공식 명칭을 ‘유니버시아드대회’에서 ‘세계대학경기대회’로 변경해 2021년부터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1997년 무주·전주, 2003년 대구, 2015년 광주 대회를 거치며 ‘유니버시아드대회’라는 명칭이 더욱 친숙하다. 이에 조직위원회는 국제대학스포츠연맹과 협의를 진행했고, 국내에 한해 ‘하계세계대학
03.19
정부가 국민의 혈세를 들여 대규모 사업을 추진하려면 예비타당성조사(이하 예타)라는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1999년 도입된 이 제도는 지난 27년간 1064개 사업을 검증하며 국민의 혈세 낭비를 막는 ‘재정 파수꾼’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왔다. 필자도 과거 기획예산처 근무 시절 예타 실무를 담당한 바 있고, 현재도 민간위원으로 참여하고 있어 이 제도의 중요성을 체감해 왔다. 그러나 강산이 세 번 가까이 변하는 동안 우리 경제 규모는 4배 이상 커졌고, 기후변화 대응, 산업 혁신, 저출생과 지역 소멸이라는 절박한 과제에 직면해 있다. 최근 기획예산처가 발표한 ‘예타 제도 개편 방안’은 이러한 시대적 과제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제도 도입 이래 가장 혁신적인 개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예타를 ‘감시 도구’에서 넛지(nudge) 원리를 활용한 ‘전략적 투자 유도 기구’로 전환한 데 있다고 본다. 영국 그린북(Green Book)이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03.18
영남 지역을 휩쓴 초대형 산불이 발생한 지 1년을 맞았다. 40년 넘게 산림 현장을 지켜온 필자조차 처음 경험한 ‘도깨비 산불’이자 ‘극한 산불’이었다. 당시의 화마는 서울시 면적의 약 1.7배인 10만 헥타르 이상의 울창한 숲을 한순간에 잿더미로 만들었고, 30명이 넘는 사상자와 1조8000억원이라는 천문학적 재산 피해를 남겼다. 지난해 산불의 가장 큰 원인은 겨울철 극심한 가뭄으로 건조해진 상태에서 기온이 급상승하고, 초속 20m가 넘는 유례없는 강풍이 더해진 기후적 요인이었다. 산불확산 속도 또한 1시간당 약 8km로, 10년 전과 비교해 2배나 빨라졌다. 산불은 이제 단순한 자연재해를 넘어 인명, 주거, 농업 시설 등을 파괴하는 ‘복합 사회재난’이 되었다. ‘경북·경남·울산 초대형 산불 피해구제 및 지원 등을 위한 특별법’이 올해 2월부터 본격 시행되었다. 이를 통해 피해 주민의 생계 안정과 심리 치료, 농림수산업 시설 복구비 지원 등 법적·제도적 기틀이 마련된
03.17
최근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나 가자지구 분쟁과는 차원이 다른 충격을 우리 경제에 던지고 있다. 주가는 요동치고, 급등하는 기름값에 30년 만에‘석유 최고가격제’가 부활했다. 정부는 국제에너지기구(IEA)와 공조해 사상 최대 규모의 비축유 방출에 나섰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응급처치일 뿐 근본적인 해법이 될 수 없다. 정말 두려운 것은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의 공포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될 경우, 1970년대 석유 파동 당시의 고물가·저성장의 늪이 재연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팬데믹 이후 풀린 막대한 유동성이 여전한 상황에서, 에너지발(發) 비용 상승은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을 속절없이 갉아먹을 것이다. 물론 과거의 경험상 언젠가는 현재의 상황이 해소되고 국제유가 또한 정상화될 것이다. 그러나 그 폭풍우가 지나가는 동안 우리 국민과 기업이 감내해야 할 비용은 너무나 가혹하다. 이제는 유가가 내려가기만을 기다리는 수동적 정책에서
03.16
변호사가 가장 많이 드나드는 곳은 아마 경찰서일 것이다. 고소인 피의자 참고인들이 경찰서를 오가며 변호사들과 함께 동행하기 때문이다. 수사를 받기 전 변호사를 선임하는 것은 이제 더 이상 낯선 장면이 아니다. 과거에는 피의자 정도나 변호사와 함께 경찰서를 찾았지만 이제는 고소인이나 참고인도 변호사와 함께 출석하려는 경우가 많다. 국민의 권리 의식이 높아지면서 나타난 자연스러운 변화다. 이러한 흐름에는 검경 수사권 조정이라는 제도적 변화가 영향을 미쳤다. 수사권 조정 이후 1차적인 판단은 경찰 단계에서 이루어진다. 고소한 내용이 죄가 되는지, 사실관계는 어떠한지, 혐의가 인정되는지 여부가 이 단계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진다. 이렇게 판단된 내용은 이후 검찰로 사건이 넘어가더라도 기소여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기소가 된다면 재판부의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것 또한 당연하다. 그렇기 때문에 초기 수사 단계에서부터 변호인의 조력을 받는 일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필수적인 것에 가깝다
03.12
소방청이 처음 현대자동차그룹에 기술 협력을 제안했을 때만 해도, 영화에나 나오는 장비를 과연 현실로 구현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와 기대가 교차했다. 화마가 휩쓴 극한의 환경에서도 오차 없이 작동하는 로봇을 개발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도전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대차의 세계적인 기술력과 자체 개발한 ‘HR-세르파’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다면 소방 환경에 최적화된 고성능 장비를 충분히 구현할 수 있으리라는 확신도 분명했다. 그 결과 우리는 기대를 뛰어넘는 무인소방로봇을 현장에 도입하게 되었다. 이번 도입은 단순히 새로운 장비를 추가하는 차원이 아니다. 이는 대한민국 소방이 ‘세계 제1의 소방’의 시대로 나아가는 전환점이자 소방의 패러다임을 사람 중심에서 기술 기반의 안전 강화 체계로 확장하는 출발점이다. 그동안 소방 활동이 대원 개인의 숭고한 희생과 헌신에 크게 의존해 왔다면 이제는 첨단 기술이 위험을 먼저 감당하고 대원을 보호하는 구조로 전환되어야 한다.
03.11
3월 27일 지역사회 통합돌봄이 전국적으로 시행된다. 노인과 장애인이 살던 곳에서 건강하게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의료 요양 돌봄을 맞춤형으로 통합 제공하기 위함이다. 병원·시설 중심 돌봄에서 벗어나 대상자가 거주지에서 필요한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받게 하는 지역사회 중심의 돌봄 체계를 구축하는 패러다임의 전환이다. 그러나 통합돌봄의 성공은 법안 제정만으로 보장되지 않는다. 가장 중요한 변수는 현장에서 서비스를 제공할 ‘충분한 공급 체계’의 확보에 있다. 의료 복지 생활 지원이 결합된 복합 서비스가 필요한 이들에게 단절 없는 지속적 관리와 촘촘한 지역 연계가 필수적이다. 해결책은 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의료복지사협)과 같은 공익적 민간의료기관 및 사회연대경제 조직을 전략적 파트너로 활용하는 데 있다. 의료복지사협은 지역주민과 의료인이 협동해 일차의료와 예방 활동, 방문 진료, 지역사회 자원을 연계하며, 주민 참여를 기반으로 한다는 독보적 장점이 있다. 사회연대경제 조직들 역시 일
03.10
대한민국은 2050 탄소중립을 국가 목표로 선언한 이후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기후변화영향 평가제, 온실가스 감축인지 예산제 등은 국가 정책과 예산, 산업 활동이 온실가스 배출에 미치는 영향을 관리하기 위해 도입된 탄소중립을 위한 대표적인 정책들이다. 기후변화영향 평가제의 대상은 에너지 개발, 산업단지 조성, 도시개발, 항만건설, 도로건설, 공항건설 등 건설 및 개발 부문이다. 기후변화영향 평가제의 평가대상인 건설 및 개발 부문을 보면 건설 중장비 사용에 따른 ‘스코프 1’(Scope 1, 온실가스 직접배출)과 현장사무소 등에서 사용하는 전력으로 인한 ‘Scope 2’(간접배출)가 주요 배출원이다. 하지만 건설과정에서 사용되는 시멘트 철강 레미콘 등 건설자재의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은 이들보다 훨씬 배출량이 많음에도 ‘Scope 3’(기타 간접배출)이어서 제외되고 있다. 온실가스 감축인지 예산제는 정부의 예산 및 기금이 온실가스 배
03.09
상식은 원래 의심에서 시작된다. 지금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많은 생각들도 처음에는 누군가의 질문에서 출발했다. 과거 사람들은 왕이 다스리는 것이 당연한 질서라고 믿었다. 그러나 어떤 사람들은 그 상식을 의심했다. ‘왜 왕이 나라의 주인이어야 하는가’ ‘왜 백성은 다스림의 대상이어야 하는가’ 그 질문 속에서 국민주권이라는 새로운 상식이 태어났다. 우리는 흔히 ‘주권자’라고 말한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고 믿는다. 그리고 선거를 하면 주권을 행사했다고 생각한다. 정말 그런가. 선거를 했다고 해서 우리가 정말 주권을 행사한 것일까. 선거는 분명 중요하다. 그러나 선거는 주권 그 자체가 아니다. 선거는 주권을 실행하는 여러 방식 가운데 하나의 절차일 뿐이다. 이 점을 이해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우리는 세탁소에 옷을 맡긴다. 그러나 모든 옷을 맡기지는 않는다. 급하면 내가 빨고 다림질도 한다. 우리는 식당에서 밥을 먹는다. 그러나 모든 식사를 식당에 맡기지는
03.05
인구절벽과 지방소멸의 위기가 대한민국을 흔들고 있다. 수도권 집중현상은 심화하고 한때 지역경제의 기둥이었던 중소기업들은 도산의 벼랑 끝에 서 있다. 우리는 흔히 ‘실패한 기업’을 시장에서 퇴출되어야 할 낙오자로 간주해왔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국가전략은 바로 실패한 기업의 ‘재도전’을 지방소멸 예방과 지역경제 활성화의 핵심 동력으로 삼는 것이다. 지방소멸을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좋은 일자리’를 지키는 것이다. 지방의 중견·중소기업이 경영위기로 무너질 때, 단순히 한 기업의 종말에 그치지 않는다. 숙련된 인력의 이탈-협력업체의 연쇄 도산-지역상권의 붕괴로 이어지는 ‘데스 스파이럴’(Death Spiral)이 시작된다. 법인회생 절차를 밟는 기업들은 상당수 검증된 기술력과 인프라, 그리고 지역사회와 밀착된 공급망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이 재기에 성공한다는 것은 단순히 재무제표를 개선하는 수준을 넘는다. 지방의 생산기반을 보존하고 인구유출을 막는 방
03.04
최근 정부에서는 AI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등 신사업을 포함해 5년간 100조원 규모민간투자사업을 추진한다는 야심찬 목표와 함께 민간투자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활성화 방안의 주요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AI 데이터센터와 에너지 고속도로 등 우리나라에 필요한 핵심인프라 구축을 촉진하고, 순수 운영형 민자사업 유형을 신설하여 사업유형을 확장하였다. 둘째, 국민 참여 공모 인프라펀드에 대한 혜택을 강화하여 민간투자사업의 재원 조달 방법을 확충하고자 하였다. 셋째, 지방정부의 민간투자사업 추진 역량 및 의사결정 권한을 제고하고, 인구감소지역 대상사업과 지역업체에 대한 우대 조치를 마련하였다. 넷째, 최근 민간투자사업을 추진하는데 어려움을 가중시켜왔던 건설기간 중 공사비 물가 반영 기준의 주무관청 부담분을 늘리고, 전력비 정산 방식을 도입 사업 추진의 불확실성을 감소시키고자 노력하였다. 기획예산처의 부활과 함께 연초부터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민간투자사업 활성화를 위한 과감한
03.03
길고 추웠던 겨울을 빠져나오니 길게 드리우는 포근한 햇살이 반가운 요즘이다. 점점 길어지는 낮을 보며 햇빛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다시금 깨닫는다. 실제로 우리나라 국민이 초겨울과 여름 장마철에 무기력과 기분 저하를 겪는 것은 일조시간 감소가 원인이라는 연구 결과가 있다. 위도가 높고 일조량이 적은 북유럽에서 계절성 우울증 환자가 늘어난다는 통계도 일조량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작물들은 낮이 짧은 겨울이면 얼마나 고생일까 싶다. 햇빛을 적당히 봐야 뿌리를 잘 내려 건강하게 자랄 테고, 건강해야 병충해를 이기는 힘도 커질 텐데, 햇빛이 모자라면 가만 앓다가 나중에야 힘든 테를 크게 낸다. 실제로 2023년 12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일조시간이 평년보다 약 20% 줄어 딸기, 토마토 등 시설 과채류가 크게 피해를 본 적이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이때 피해 규모는 전국 12개 시도 2만22농가, 거의 1만 헥타르에 이른다. 2023년에 정도가 심했으나 보통 겨울철은 해가
02.26
2022년 1월, 경기도 양주 삼표산업 채석장 매몰 사고로 노동자 3명이 숨졌다. 이 사고는 중대재해처벌법(중처법) 시행 후 이틀 만에 발생해 ‘1호 사건’으로 기록됐다. 중처법은 ‘실질적인 경영책임자 처벌’을 명시한 법률이기에 이 사고의 판결에 관심이 집중됐다. 사고 발생 약 4년 만인 지난 10일 1심 판결이 내려졌다. 법원은 검찰이 실질적 경영책임자로 기소했던 삼표그룹 정도원 회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에 검찰이 항소하면서 실질적 경영책임자에 대한 법적 판단은 2심에서 다시 다뤄지게 됐다. 비록 1심 판결이었으나, 무죄 판결이 난 것을 계기로 중처법 무용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하지만 반대 사례도 있다. 2024년 6월, 리튬 배터리 업체 아리셀 공장 화재로 23명이 숨진 사고에 대해 수원지법이 실질적 경영책임자에게 징역 15년이라는 중형을 선고한 바 있다. 중처법은 2022년 1월 상시 근로자 50인 이상(공사금액 50억원 이상) 사업장부터 시행되었다. 2년
02.25
전 세계 장애인 동계 스포츠 선수들의 꿈의 무대,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패럴림픽’이 3월 6일 금요일부터 15일까지 펼쳐진다. 이번 대회에 대한민국은 알파인스키, 바이애슬론 스노보드 휠체어컬링 크로스컨트리스키 총 5개 종목에 선수 20명을 포함한 56명의 선수단이 출전하여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기량을 겨룬다. 가이드의 목소리에만 의지해 시속 100km로 설원을 질주하는 알파인스키와 거친 지형을 극복하는 스노보드, 숨 가쁜 질주 끝에 고도의 평정심으로 과녁을 겨냥하는 바이애슬론과 인내의 정점인 크로스컨트리, 그리고 선수들이 빙판 위에서 하나의 마음으로 스톤을 놓는 휠체어컬링까지, 우리 선수들이 써 내려갈 매 순간은 승패를 넘어 우리 사회에 진정한 연대와 공존의 메시지를 던지는 울림 있는 행보가 될 것이다. 이번 패럴림픽 마스코트인 족제비 ‘밀로(Milo)’는 한쪽 다리 없이 태어났지만 꼬리로 장애물을 뛰어넘으며 포기하지 않는 단단한 마음과 회복탄력성을 보여준다. 우리 선수
02.24
사람에게 주민등록번호가 있는 것처럼 땅에는 지번이 있어 땅의 소유와 경계를 나타낸다. 지적은 국민의 토지재산권을 구분 짓는 매우 중요한 제도로 지적도와 실제 토지의 경계가 다를 경우 재산권 문제는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지적을 등록한 지적공부와 실제 토지이용현황이 다른 것을 ‘지적불부합지’라고 한다. 지적불부합지는 현재 전 국토의 14.5%인 542만여 필지로 서울시 면적의 약 10배 규모에 해당한다. 이러한 불부합의 발생 원인은 현재의 지적도가 일제강점기 당시 대나무 줄자 등을 활용한 아날로그 방식의 종이 지적도였다는 점이다. 이러한 이유로 과거 지적도 등은 현재의 정확한 위치와 정보를 담고 있지 못하게 된다. 이 외에도 한국전쟁과 각종 자연재해로 인해 많은 도면과 서류가 소실되었고, 기준점의 망실과 자료의 분실 등은 그 문제를 더욱 부추겼다. 과거 종이지적도 바탕의 지적불부합지를 실제 토지의 면적과 경계 현황으로 일치시키는 것이 지적재조사다. 토지 경계 갈
02.23
기업이 정당한 경쟁을 통해 더 좋은 품질의 제품을 더 낮은 가격에 공급하며 세계 시장에서 겨루듯, 오늘의 도시는 국경을 넘어 인재·자본·기회를 유치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한다. 이 글로벌 경쟁 속에서 서울의 경쟁력을 다시 생각해 봐야 할 시점이다. ‘서울의 발전’과 ‘국가균형발전’이 제로섬 게임이 아니라, 서울의 성장이 국가 전체의 성장동력이 되는 ‘상생’ 전략으로 전환할 때다. 진정한 균형발전은 지역의 고유한 잠재력을 극대화해 함께 성장하는 것이다. 지금의 서울은 글로벌기업과 연구소, 공공기관을 유치하기 위해 싱가포르·상하이·도쿄와 경쟁하고 있다. 종로와 여의도, 강남 테헤란로를 넘어 강남·서초 R&D·ICT, 분당IT, 마곡과 상암 디지털단지, 그리고 현재 추진 중인 상계·창동 디지털바이오, 용산국제업무지구 등 양질의 일자리 클러스터를 다변화하여 서울의 경쟁력을 키우고 수도권 전체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 이러한 집적과 시너지는 기술발전을 가속화하고 국가 전체의
02.19
관광객은 늘어나는데 소상공인의 체감 경기는 나아지지 않는 역설. 이는 필자에게 분명한 교훈을 남겼다. 바로 관광을 통해 외지인의 소비를 끌어들이는 것 만큼이나 거주민의 일상 소비를 늘리는 것, 즉 생활 경제의 파이를 키우려는 노력이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관광 1번지라는 기존의 지위는 유지하되 관광 소비와 일상 소비가 균형을 이루는 지속 가능한 경제 구조로의 전환이 필요한 것이다. 필자는 이러한 변화를 가능케 할 기회가 지금 우리 앞에 다가오고 있다고 생각한다. 바로 정부의 공공기관 이전 추진이다. 임직원과 그 가족의 이주를 동반하는 공공기관의 이전은 일상 소비 분야의 전방위적 확대를 유발해 지역 경제의 기초 체력을 키우는 소중한 씨앗이 된다. 나아가 공공기관은 지역 산업의 성장과 구조 재편을 촉진하는 플랫폼 역할을 하기도 한다. 실례로 국민건강보험공단 본사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본원 등 보건·의료 분야 공공기관이 집중 배치된 원주는 공공기관과 대학, 민간기업이 협력해 인재
02.12
인공지능(AI)만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SNS가 출발했다. 흥미로운 점은 그들의 대화에 사용하는 언어가 인간의 자연어를 사용하는 것으로 출발부터 인간들의 염탐을 허용하는 셈이다. 인간은 자신이 직접 하는 것보다 남들이 하는 것을 지켜보는 것 또한 즐기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유튜브에는 먹는 장면을 중계하는 먹방이 있고, 공부하는 모습을 생중계하는 방도 있으며 운동 경기에는 갤러리가 있다. 모든 것이 영상으로 기록되다 보니 보기에 좋지 않거나 봐서는 안되는 사건 사고의 장면까지도 기록으로 남겨져 영구히 전해지는 것도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 인간은 ‘안전한 거리에서, 통제할 수 없는 타인의 운명’을 볼 때 가장 재미를 느끼며 유명 인사가 실수하는 장면에서 특히 재미를 느낀다고 한다. 종교적 인간에게 소중한 것은 영적인 존재라는 것으로 영원히 천국에서 가기 위해서 구원받는 것이다. 반면 AI들은 크러스타파리안주의(Crustaparianism)이라는 새로운 종교를 만들
02.11
국제에너지기구(IEA)와 국내 통계에 따르면 열에너지는 전 세계 최종 에너지 소비의 약 50%를 차지한다. 특히, 건물 부문을 중심으로 한 열 사용은 에너지 관련 온실가스 배출의 약 30%를 유발한다. 그럼에도 현대 에너지 정책 논의에서 열에너지는 늘 뒷전이었다. 전력이 주목받는 동안, 정작 우리 삶과 산업을 지탱해 온 열에너지는 ‘보이지 않는 에너지’로 취급 받아왔다. 최근 국회에서는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NDC) 발표를 계기로, 여야가 힘을 모아 ‘청정열에너지법(안)’ 제정 논의를 시작했다. 지금이라도 열에너지의 독자적인 법적 지위를 부여하고 체계적인 육성에 나선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필자는 이번 입법이 실효성 있는 대책이 되기 위한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열에너지 정책의 핵심은 철저한 ‘지방 분권’과‘지산지소(地産地消)’다. 최근 전력 분야조차 송전망 건설에 따른 사회적 갈등과 장거리 송전의 비효율 탓에 ‘분산에너지법’을 도입하며 지역 생산·소비 체
02.10
최근 쿠팡을 둘러싼 논쟁은 단순한 기업 규제의 문제를 넘어 한미 관계, 더 나아가 한국의 경제외교 전략 전반을 되돌아보게 한다. 개인정보 유출이라는 명백한 기업 책임 사안이 통상·외교 이슈로 확장되는 과정에서 우리는 익숙한 선택지 앞에 서 있다. 쿠팡을 ‘배척해야 할 외국 기업’으로 볼 것인가, 아니면 ‘관리하며 활용할 수 있는 대상’으로 볼 것인가라는 질문이다. 이 질문은 새롭지 않다. 1980~90년대 미국 역시 일본 자본의 공세 속에서 유사한 논쟁을 겪었다. 외국 자본에 대한 반감은 산업 보호와 배척의 논리로 빠르게 확산됐지만, 동시에 “누가 진정 우리 기업인가”라는 질문도 제기됐다. 누가 소유했는가보다 어디에 투자하고, 어디에서 고용을 만들며, 어떤 산업 생태계를 키우는지가 중요하다는 관점 전환은 이후 미국의 외국인 투자 정책에 영향을 미쳤다. 지금 한국이 마주한 쿠팡 논쟁 역시 같은 질문 위에 놓여 있다. 쿠팡은 본사가 미국에 있으며 뉴욕증시에 상장돼 있고 외국 자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