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08
2026
2050년 탄소중립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정부는 2035년까지 온실가스를 최대 61% 감축하겠다는 강력한 목표를 설정했다. 2018년보다 연간 국가 탄소배출량을 742.3백만톤CO₂eq에서 반 이상 줄여야 하는 도전적 과제다. 코레일도 국가적 대전환의 한가운데에 있다. 발전소를 제외한 공기업 중 가장 많은 연간 약 150만톤의 탄소를 배출하기 때문이다. 코레일은 지난해 8월 ‘RE100 추진단’을 출범했다. 코레일형 에너지 전환을 본격화하고 ‘K-RE100 이행 종합계획’을 수립했다. 단순한 친환경 경영 선언을 넘어서 국가 에너지 안보의 실질적 해법을 찾고자 하는 노력이다. 주요 내용은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 △에너지 사용량 절감 △국가 탄소배출 감축 기여 등으로 철도를 통한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과제를 선정했다. 첫째, 국토 한계 극복을 위한 철도 유휴부지의 ‘발전소화’ 추진이다. 정부의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은 2038년까지 무탄소 전원 비중을 70%까지 확대하는
01.07
올해 9월, 대한민국 형사사법 체계는 중대한 변곡점을 맞이한다. 이는 단순한 조직의 개편을 넘어 80년간 유지된 수사·기소 구조의 근본적인 변경이다. 한편 법무부(789명), 검찰청 소속 검사·공무원(1만650명)의 인적 구조 변경은 업무 공간의 변화를 수반한다. 여기서 “형사사법 기관의 최적지는 어디인가”라는 질문이 파생된다. 이에 대한 해답은 ‘세종시’이다.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은 종래의 검찰 조직과는 다른 제로베이스에서 신설된 기관이다. 건물·관행·네트워크·조직문화의 근본적 변화가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의 공간적 환경과의 단절이 필요하다. 검찰청 해체와 무관하게 법무부는 여전히 형사사법행정을 담당하는 중앙행정기관이다. 현재 외교부와 통일부 정도를 제외한 대부분의 중앙행정기관은 세종시에 위치한다. 그런데 법무부는 여전히 ‘미이전 부처’다. 법무부·중수청·공소청의 일괄이전을 통해 입법(세종의사당)-행정-사법의 삼각 축이 비로소 세종에서 완성된다. 중수청과 공
01.06
우리나라의 1970년대 초반 합계출산율은 약 4.5명이었지만 지속적으로 하락해 1983년에는 현재의 인구가 다음 세대에 유지되는데 필요한 2.1명 미만, 2023년에는 0.72명까지 추락했다. 2024년 0.75명으로 미미한 반등에 성공했지만 인구감소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올 7월 한경협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의 ‘지금, 우리가 준비해야 할 미래’ 북토크에서 경고한 것처럼 저출산이 지속적으로 이어진다면 축소경제로의 전환이 불가피하고 저성장이나 재정부담 심화 등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현 정부는 소득세의 가족친화적 개선을 위해 ‘부부 단위 과세표준’ 제도와 자녀수를 고려하는 소득세 체계를 중장기 과제로 검토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5년 조세격차(Taxing Wages)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유자녀가구에 대한 세제혜택이 주요 국가들과 비교해 많이 부족하다. 우리나라의 2자녀 외벌이가구와 독신가구의 조세격차 차이는 11
01.05
2025년 고향사랑기부제 모금액이 1515억원을 돌파했다. 제도 시행 첫 해인 2023년 651억원에서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행정안전부는 이를 ‘역대 최대 실적’이라 자평하지만 진짜 질문은 이것이다. 이 숫자가 지역소멸 위기를 막고 진정한 지역 활력을 되찾는 신호탄이 될 수 있는가? 139만건의 기부, 70% 증가라는 양적 성장은 분명 고무적이다. 특히 산청·울주·안동 등 산불을 겪은 특별재난지역 기부가 전년 대비 2.3배 증가한 것은 위기 속에서 발현된 연대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3040세대가 전체 기부의 58%를 차지한 점도 제도 안착과 성장 잠재력에 긍정적 시그널이다. 하지만 전체 기부의 98%가 10만원 이하에 집중된 현상은 세액공제라는 인센티브가 핵심 동기임을 보여준다. 더 심각한 문제는 모금 실적 격차다. 최고로 모금한 제주가 100억원을 돌파한 반면, 일부 지자체는 3억원대에 그쳤다. 단체장이나 담당 공무원의 관심이 높은 지역에서는 경쟁력 있는 답례품이나 지
12.31
2025
우리나라 주택정책의 특징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중앙정부의 역할이 매우 강하다. 둘째, 주택정책의 핵심 목표를 가격 안정에 두고 있다. 이는 시장이 과열되면 규제를 강화하고 침체 국면에 들어서면 규제를 완화하는 냉탕-온탕식 대응을 중앙정부가 주도하는 주택정책의 역사를 만들어냈다. 중앙정부가 이렇게 주택정책을 이끌다보니 주택시장의 지역간 차이는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 이는 결국 주택정책이 실패하는 주요한 원인 중 하나이다. 이는 현 정부의 대출 규제에서도 반복된다. 최근 서울의 규제지역이 확대되면서 정비사업의 이주비와 분담금에 대한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40%, 최대 6억원으로 일괄 제한되었다. 대출한도의 축소는 외부 자금 조달을 통해 진행 중인 사업을 지연시켜 주택 공급을 줄인다. 수요가 상존하는 지역에서 공급의 감소는 가격 상승의 압력으로 작용한다. 특히 대출한도의 축소는 단기적으로는 가격 상승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내재
12.30
먼 미래 이야기일 것 같았던 기후변화가 일상이 된 지 오래다. 봄에는 동해와 가뭄이, 여름에는 불볕더위와 국지성 호우가, 가을에는 예측 불가능한 태풍이, 겨울에는 극한 한파와 폭설이 잦아졌다. 계절의 경계가 흐려지면서 경험적 지혜로는 농사를 짓기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 이처럼 ‘그맘 때 그 날씨’가 사라진 지금, 농업 현장은 기후위기와의 전면전에 돌입했다. 이상기상으로 인한 농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2016년 ‘농업기상재해 조기경보시스템’을 개발해 3개 시군에 시범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바 있다. 그로부터 10년, 시스템을 꾸준히 확대 구축한 덕분에 올해부터 울릉도를 제외한 전국 155개 시군에서 이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이 시스템은 전국을 사방 30m의 격자로 잘게 쪼개 작은 규모의 기상 현상을 반영한다. 이렇게 하면 이론상 토지대장에 등록된 전국의 모든 농장에 농장의 지형과 고도, 피복 상태를 반영한 맞춤형 농장 날씨, 작물 재해, 대응조치 정보를 제공할 수
12.29
질병 진단이나 건강 확인을 위해 우리는 주기적으로 병원에서 피를 뽑는다. 환자에게는 따끔한 통증과 결과에 대한 불안감이 앞서는 순간이며, 의료진에게는 채혈 실패의 압박감이 몰려오는 긴장의 시간이다. 현재 국민 대부분은 동네 병·의원(위탁기관)에서 이 채혈 과정을 거친 뒤, 며칠 후 그곳에서 결과를 듣는다. 위탁기관은 환자를 대면하며 검체를 채취하고 결과를 판독해 치료 계획을 세우며, 전문적인 분석은 별도의 검사기관(수탁기관)이 맡는 효율적인 분업 시스템이 안착해 있다. 환자는 병원 한 곳에 비용을 한 번만 내면 모든 과정이 마무리 되어 매우 간편하다. 특히 의원급 의료기관의 위탁검사 비중이 50%를 상회할 정도로 이 구조는 대한민국 보건 의료의 실질적인 토대를 이루고 있다.여기서 환자를 위한 피 한 방울에 담긴 의료진의 헌신과 분업의 가치를 새겨볼 필요가 있다. 최근 보건복지부는 시장 투명화를 명분으로 ‘위·수탁 분리 청구’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보험공단에서 위탁기관(채
12.24
1980년대 후반부터 세계 전력산업은 규제 완화와 경쟁 도입이 확산되면서 큰 변화를 맞이했다. 영국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발전·송전·배전으로 이루어진 수직통합 구조가 해체되고 민간 발전사의 진입, 전력도매시장 개설 등 경쟁 기반의 구조 개편이 이루어졌다. 이어 재생에너지가 빠르게 확대되면서 전력 시스템은 대규모 중앙집중식에서 지역 단위의 분산형 전원 체계로 옮겨가고 있다. 우리나라도 2001년에 전력산업구조개편을 추진했지만 이후에도 한전 독점의 대규모 화력·원자력 중심의 중앙집중식 체제를 유지하고 판매 부문 민영화를 중단하면서, 세계적 추세인 개방·경쟁·재생에너지 확대와는 거리가 있다. 한전 중심의 독점과 중앙집중식 공급 구조는 과거에는 효율적이었지만, 오늘날에는 개방과 경쟁, 에너지 전환과 기술 변화, 그리고 소비자 역할 확대라는 시대적 요구를 감당하기 어려워져 변화가 필요하다. 첫째 시장개방과 경쟁 도입이다. 에너지 전환 시대를 맞아 한전의 계통 망 독점에서 개방으로, 송
12.23
2026년은 가히 ‘한글의 해’라고 부를 만하다. 세종대왕께서 훈민정음을 반포하신 지 580돌이 되는 해이자 일제 강점기 우리 민족의 얼과 혼을 지키기 위해 한글날을 기념한 지 100돌을 맞는 해이기 때문이다. 또한 시각장애인의 언어생활을 위해 송암 박두성 선생이 만든 훈맹정음, 즉 한글점자가 세상에 발표된 지도 100돌이 된다. 한글의 창제와 확산, 포용의 역사가 겹치는 상징적인 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100년 동안 한글의 위상은 극적으로 변화해 왔다. 일제 강점기라는 소멸의 위기를 극복한 한글은 오늘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 핵심 동력이었다. 해방 이후 짧은 기간에 문해율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지식을 사회 전반에 확산할 수 있었던 건 배우기 쉽고 쓰기 편한 한글이 있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은 한글의 힘으로 경제 성장과 민주주의를 함께 성취한 나라가 되었고, 세계인이 함께 즐기는 문화적 영향력까지 갖추게 됐다. 오늘날 한글은 더 이상 우리만의 문자가 아니다. 세계인이 함께
12.22
전남은 연구개발을 담당하는 정부출연 연구기관과 대형연구시설이 전무한 이른바 R&D 불모지였다. 지역대학은 과학 인재를 육성했으나 그 인재들이 정착해 꿈을 펼칠 국가 대형 연구시설이 부재했다. 이는 곧 지역인재 유출과 지역 성장 동력의 부재라는 아쉬운 현실로 이어졌다. 이런 악순환을 끊기 위해 노무현정부에서는 나주에 한국전력을 중심축으로 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라는 밭을 개간했다. 문재인정부 때는 세계 유일 에너지특화대학인 한국에너지 공과대학이라는 씨앗을 뿌렸고, 이제 이재명정부에서 인공태양 연구시설 등을 유치해 열매를 맺을 차례가 됐다. 핵융합에너지는 태양의 원리를 지구상에 구현하는 실험이다. 핵융합은 가벼운 원자핵을 융합해 무거운 원자핵으로 바뀌는 융합 과정에서 줄어든 질량만큼을 에너지로 변환한다. 핵융합 원료는 수소 동위원소인 중수소와 삼중수소다. 삼중수소는 양성자 하나에 중성자 두 개, 전자가 하나다. 이를 융합하면 양성자와 중성자, 전자가 각각 두 개인 헬륨과 중성자가 만들
12.18
아이들에게 안전한 놀이 및 교육의 장이어야 할 디지털 공간이 오히려 가장 큰 위험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매일 같이 아동 피해 사례가 기사로 보도됨에도 여전히 아동은 보호와 지원의 사각지대에 놓인 경우가 많다. 이는 국가 정책과 플랫폼 운영이 수익과 성인 중심으로 설계됐기 때문이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초록우산은 이와 같은 문제의식에서 최근 ‘제7차 유엔아동권리협약 심의 대응 아동보고서’를 발간했다. 우리나라는 1991년 유엔아동권리협약 비준 이후 5년마다 이행 보고서를 제출하고, 유엔아동권리위원회 심의를 받아왔다. 7차 심의를 앞두고 발간한 ‘클릭 후 우리가 겪는 진짜 이야기’는 지난 20개월간 전국 각지의 초록우산 아동권리옹호단이 6차례 워크숍을 거쳐 완성했다. 아동들이 온라인에서 직접 경험한 문제를 기록하고 스스로 해결방안을 제안한 이번 보고서에는 아동 504명의 생생한 목소리가 담겼다. 보고서 내 아동들의 설문조사에서는 디지털 환경 속 아동
12.17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산업재해 현장을 찾아가고 국무회의에서 여러 차례 산재 문제를 언급하는 목소리에서 필자는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깊은 진정성을 느낀다. 고용노동부 장관에게는 직을 걸라고 주문했고 산업안전보건본부장에는 민간 전문가를 선임하는 등, 역대 어느 정부보다도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산재를 줄이기 위해 뛰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산재가 획기적으로 줄고 있다는 징표를 아직 확인할 수 없다. 사용자의 긴장감 올리는 것만으로는 부족 물론 대통령의 관심과 정부의 강력한 의지는 산재예방을 위한 꼭 필요한 전제 조건이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산재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없다는 사실을 우리는 확인하고 있다. 만약 사용자의 긴장감을 끌어올리는 것만으로 산재가 줄어들 수 있었다면중대재해처벌법 시행 후 산재는 급격히 감소했어야 한다. 긴 시간으로 보면 산재는 천천히 줄어들고 있지만 그 속도는 너무 더디며 중대재해처벌법 역시 그 속도를 크게 바꾸지 못했다. 최근 연일 발생하는 출근했다가 퇴
12.16
올 한해는 ‘K-조선의 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만큼 세계 1, 2, 3위 조선소를 보유하고 있는 대한민국 조선 산업의 굳건한 위상을 세계에 다시 한 번 보여주었다. 조선 산업 수출액은 8년 만에 300억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며, 조선소 도크에는 3 ~ 4년치의 일감에 달하는 수주 잔량(3500만CGT)이 가득 찼다. 또한 올 한해 세계에서 발주된 대형 LNG 운반선을 우리 조선 3사가 모두 수주하는 등 눈부신 실적을 거두었다. 특히 ‘마스가(MASGA)’ 라고 불리는 한미 조선협력 프로젝트를 통해 한미 양국의 경제 및 산업 관계가 한 단계 격상되는 데 중추적 역할을 해냈다. 이 모든 성과는 지난 긴 불황의 터널을 한 마음으로 극복하고 묵묵히 현장을 지켜주신 조선 업계 모든 분들의 헌신과 노고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 조선 산업 앞에 놓인 파고는 여전히 높다. 외부적으로는 경쟁국들이 저렴한 원가 경쟁력과 매섭게 추격해오고 있는 기술력을 앞세워 한국 조선업의 선도적 지위
12.15
며칠 전 직원이 이것 좀 보시라고 보내준 링크 제목은 '전재산 몰빵한 듯한 노원구 문화회관'이었다. 구마다 으레 있음직한 문화예술회관에서 올해 초에는 2000억원 짜리 잭슨 폴록의 그림이 전시되더니, 한국근현대명화전을 거쳐 이제는 고흐, 모네 등 인상파 컬렉션을 데려왔다고. 게다가 반 고흐의 ‘밀밭의 양귀비’는 국내 처음 공개되는 작품이라고.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 ‘미쳐버린 노원구ㅋㅋㅋ’라며 게시된 글도 여럿 보였다. 조회수가 높은 쇼츠의 경우 70만회에 가까운 재생 횟수와 400개 이상의 댓글이 달렸다. 대체로 자치구 단위에서 이 정도의 이벤트를 추진한 것에 대해 놀라워했다. 못 믿겠다는 댓글에는 또 다른 이가 요즘 노원구 재밌는 게 많다고 설명도 해주고 예산 낭비라는 의견에 대해서는 또 다른 이가 예산은 이렇게 쓰는 게 맞다고 옹호해 주기도 했다. 영상과 글 내용 중 예술회관 개관 시기 같은 사소한 오류는 차치하고 몇 가지는 간략히 설명하고자 한다. 레플리카가 아니
12.11
전력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지금까지는 대규모 발전소를 건설해 중앙집중형 송전망을 통해 수요처로 전기를 보내는 '규모의 경제'가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태양광, 풍력과 같은 변동성 재생에너지 비중이 늘어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전력공급, 수요, 운영, 송배전 등 전력시스템 전반에 걸쳐 ‘유연성 경제’를 요구하는 시대가 되었다. 유연성 경제는 전력수급 상황에 따라 발전량을 실시간으로 조절할 수 있는 유연성 전원의 확대를 요구한다. 재생에너지는 가상발전소(VPP) 기술과 AI를 활용하여 발전량을 보다 예측가능하게 해야 한다. 화력발전소와 같이 급전 가능한 자원이 되어야 진정한 주력전원이 될 수 있다. 경직성 기저전원인 원전은 좀 더 유연해질 필요가 있다. 프랑스 원전들은 전력수급 상황에 따라 출력을 조절할 수 있는 부하추종 운전기능을 갖고 있다. 전력이 남아도는 시기에는 전기뿐만 아니라 열과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탄력운전 기능을 구현해 낼 수 있어야 재생에너지와 같이
12.10
일일동장으로 동주민센터를 방문했던 어느 날, 창구 앞에서 상담 순서를 기다리던 한 어르신을 만난 일이 있다. “겨울이 되면 걱정이 많다”는 그 짧은 말 속에는 몸이 아플까, 난방은 괜찮을까, 혹시 연락이 닿지 않을까 하는 여러 불안이 겹쳐 있었다. 현장을 돌다 보면 이와 같은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그럴 때면 도시가 지켜야 하는 것은 화려하고 거대한 시설이 아니라 추운 계절에 불안을 느끼는 한 사람의 삶이라는 사실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구로는 산업과 주거가 공존하고 다양한 세대가 함께 살아가는 도시다. 청년과 고령층, 1인 가구와 가족 단위 주민이 함께 생활하는 구조는 일상의 위험과 돌봄의 부담을 더욱 세심하게 살펴야 함을 의미한다. 중앙정부의 단일 기준만으로는 이처럼 지역마다 다른 일상의 위험과 돌봄 수요를 충분히 담아내기 어렵다. 이에 구로는 생활 지형과 주민의 필요를 바탕으로 일상적 안전과 돌봄의 기반을 재정비하는 ‘구로형 기본사회’의 방향을 마련하고 있다. 구로형 기
12.09
지난 여름 유럽의 한 밀 재배 농가를 방문했을 때 농장주는 “작년과 똑같이 했는데 작황이 형편없다”고 털어놓았다. 기온은 연일 40도를 넘었고 비는 오지 않았다. 토양 수분은 급격히 줄어들었지만, 예측 기반 관리 체계가 없던 그는 대응 시점을 놓쳤다. 결국 수확량은 30% 넘게 감소했고, 비슷한 상황이 유럽 전역으로 번지자, 국제 곡물 시장도 크게 흔들렸다. 주요 수출국들은 식량 안보를 이유로 수출 규제를 강화했고,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는 비상 체제를 발동했다. 만약 이 농가가 토양과 기상 변화, 생육 정보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인공지능(AI)이 관수 시점과 양을 제안하는 시스템을 갖췄다면 결과는 훨씬 달랐을지 모른다. 기후가 불안정해질수록 식량 위기는 경제 문제로 확장되고 농업은 더 높은 수준의 대응력을 요구받고 있다. 탄소중립 실현과 안정적 식량 공급망 구축, 기후변화 대응력 강화는 이제 국가의 생존 전략이자 필수 과제가 됐다. 이 변화의 중심에는 데이터가 있다. 경험에
12.08
달성군은 1995년 경상북도에서 대구광역시로 편입된 도농복합도시다. 달성군은 대구시 전체의 30%를 차지하는 넓은 권역을 무대로 경제 교육 문화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 중이다. 특히 8개 산업단지를 기반으로 2023년 대형 국책사업을 연달아 유치하는 등 산업 분야에서 큰 도약을 이루고 있다. 우선 대구 미래 스마트기술 국가산업단지(제2국가산단)는 2023년 달성군 유치 결정에 이어 지난 7월 예비타당성조사를 최종 통과되는 등 차질없이 추진되고 있다. 제2국가산단은 2030년까지 화원읍과 옥포읍 일대에 총 255만㎡ 규모로 조성된다. 유치업종은 로봇·미래차 등 미래모빌리티 중심 제조업, 인공지능(AI) 등 지식서비스업이다. 달성군은 국가산단 유치에 따라 유동인구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대구시에 월배안심차량기지의 달성군 통합 이전 및 도시철도 1호선 옥포읍 연장을 제안했다. 대구산업선 역시 2030년 완공될 예정이다. 서대구역에서 구지면 대구국가산단까지 이어지는 총 36.4km의 철
12.04
오늘날 우리는 전례 없는 복합위기의 중심에 서 있다. 수도권 인구비중 50% 돌파와 107곳에 달하는 인구감소지역은 ‘지방소멸 가속화’라는 국가경제의 구조적 위협을 경고한다. 특히 급변하는 대외환경에 중소기업 CEO 고령화와 기업승계 저조에 따라 그동안 이룩한 경영·기술적 성과가 사장될 우려까지 더해지며 지역기업의 생존을 어느 때보다 크게 압박하고 있다. 급격한 환경변화 앞에서 더 이상 개별 기업의 힘만으로는 이 거대한 파고를 넘기 어렵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각자의 강점을 연결하여 동반성장 기반을 마련하고 신산업 대전환 및 기업의 지속가능한 기업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난 1월 경남 창원지역 소재의 한 기업을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20년째 회사를 운영해 온 대표님은 “기계도 늙고 사람 구할 곳도 없어 갈수록 사업하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이는 지역소멸과 산업기반 약화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음을 보여주는 생생한 증언이다. 해법은 무엇일까. 지역소멸 위기극복과 지역산업
12.03
정부가 인공지능(AI)을 국가 전략의 주요 축으로 설정하는 흐름은 시대적 변화에 부합한다. 산업·교육·의료뿐 아니라 재난관리에서도 AI 활용은 필수적 과제가 되고 있다. 재난관리의 핵심은 위험을 빨리 알고, 정확히 판단하고, 자원을 적시에 배치하는 일이다. AI는 이 세 가지 기능을 동시에 강화할 수 있는 기술이다. 기술적 잠재력뿐 아니라 정책적 필요성도 크다. 해외 사례는 AI가 재난관리의 속도를 어떻게 바꾸는지 보여준다. 싱가포르는 배수관로에 1000개 이상의 수위 센서와 500개 이상의 CCTV를 설치하고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CWOS)을 운영한다. 구글 플루드 허브(Flood Hub)는 현재 100개국 이상에서 홍수를 최대 7일 전에 예측한다. 2023년 80개국에서 시작한 서비스가 1년여 만에 대폭 확대된 것이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의 산불감지시스템(NGFS)은 산불을 1분 이내에 찾아낸다. 0.25에이커(약 1000㎡) 크기의 작은 산불도 감지가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