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27
2025
“미국은 새로운 규제 도입도 많고 주(state)별로 다르게 운영되다 보니 정보를 일일이 찾아야 합니다.” “유럽연합(EU)의 에코디자인과 화학물질 규제는 수준이 너무 높아 개별 기업이 분석하기 어렵습니다.” 최근 수출기업들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기업 대표들이 토로한 애로사항이다. 이러한 현장의 목소리는 단순한 불편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 도전하는 우리 기업들의 현실이자 구조적 고충이다. ‘제때 바느질 한 땀이 아홉 번의 수고를 던다’는 말처럼 기술규제를 사전에 파악하고 대응하면 예고 없는 수출중단의 위기를 막을 수 있기에 정보는 무역장벽을 넘는 가장 강력한 무기이자 기회가 된다. 맞춤형 정보 제공해 기업에 도움 줄 것 국가기술표준원은 트럼프정부 출범 후 더욱 격화되고 있는 글로벌 무역전쟁에 대응해 우리 기업들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데 필수적인 정보제공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먼저, 기술규제 정보를 기업 중심으로 제공하는 방식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할 것이다. 현재도
05.26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이후 대통령 탄핵 과정에서 터져 나온 ‘광장의 목소리’가 ‘사회대개혁’이라는 화두로 모아지고 있다. 전국 1700여개 단체가 함께 한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비상행동’(비상행동)은 발족 당시부터 윤석열 퇴진을 넘어 누구나 인간다운 삶을 누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사회대개혁’을 활동목표로 내세운 바 있다. 비상행동 사회대개혁특별위원회는 ‘천만의 말씀’ ‘천만의 대화’ 플랫폼과 대토론회를 통해 시민들의 목소리를 모았고 12개 분야, 118개 과제, 424개 세부과제로 정리해 발표했다. 그리고 이 정책이 6.3 대통령선거 공약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경기지역에서도 지난 4월 19일 ‘경기사회대개혁 토론회’가 도민 1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열렸다. 이 토론회는 무너진 민주주의, 무기력한 정치를 넘어 시민이 직접 삶의 변화를 말하고 지역에서부터 올바른 사회를 다시 세우겠다는 결의의 장이었다. 참석자들은 ‘경기도를 바꿀 당신의 이야기’를 주
05.22
협동조합식 중소기업의 해외진출 모델이 주목받고 있다. 매년 5월 열리는 ‘중소기업주간’은 대한민국 경제의 핵심인 중소기업의 중요성과 성과를 조명하는 뜻깊은 행사다. 올해 열린 행사에서는 ‘글로벌 시장 진출’을 주제로 한 연구포럼에서 한국의료기기협동조합이 중소기업 해외 진출의 모범 사례로 주목받았다. 이번에 의료기기조합에서 발표한 내용은 최근 10년 동안 해외 시장 개척을 위한 의료기기조합과 회원사의 협력 사례였다. 의료기기 분야의 중소기업은 개별 기업의 역량만으로는 해외 진출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각 국가별 인허가를 통과해야 하고, 인허가 이후에도 임상시험을 진행해야 한다. 이후에도 각 병원별 학술 마케팅 등을 진행해야 한다. 그야말로 산 넘어 산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조합은 공동 사업 플랫폼이라는 협업 체계를 구축해 왔다. 기업들의 해외수출 어려움에 대한 의견을 청취하고 이를 바탕으로 함께 할 수 있는 사업들을 발굴했다. 공동사업 플랫폼
05.21
가정위탁은 2003년 도입 이래 약 22년 간 부모의 사망, 아동학대 등 다양한 사정으로 친부모와 함께 살기 어려운 아이들이 가정과 유사한 환경에서 자랄 수 있게 한 지원 제도다. 가정위탁 제도 활성화를 위해 정부는 매년 5월 22일을 가정위탁의 날로 정해 기념해 왔으며 전국 18개 가정위탁지원센터를 중심으로 위탁가정 발굴 지원 사후관리 체계를 강화해 왔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 가정위탁제도는 생소하다. 2023년 발생 보호대상아동 1746명 중 가정위탁으로 보호받은 아동은 783명에 불과했다. 가정위탁이 시작되어도 어려움이 많다. 지역별 지원 편차, 위탁아동의 법적 지위, 위탁부모의 법적 권한 등 제도적 빈틈 때문이다. 우선 가정위탁아동 지원은 지방자치단체별 편차가 있다. 2005년 복지사업 지방 이양 이후 보건복지부 권고 기준에 따라 지자체마다 매년 자체 편성하는 예산으로 운영되기에 생기는 문제다. 올해 초록우산이 전국가정위탁센터협의회와 가정위탁아동 지원 현황을
05.20
위성 기술은 광범위한 지역의 농경지를 효율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혁신적인 도구로서 농업 분야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위성 기반 농업 모니터링이 본격화한 것은 미항공우주국(NASA)이 테라 및 아쿠아 위성에 탑재된 모디스(MODIS) 센서를 활용해 정규화식생지수와 엽면적지수 등 다양한 식생 정보를 무료로 제공하면서부터다. 작물생육 평가, 재배현황 파악, 생산량 예측 등에 위성정보가 활용되기 시작했다. 2011년에는 모디스의 후속 센서인 가시적외선이미지센서(VIIRS)로 개선된 500m급 해상도의 식생 정보를 제공하기 시작했고, 2015년 유럽우주국의 센티넬-2 위성이 10m 고해상도와 5일 재방문 주기로 더 정밀한 작물 생육 분석을 가능하게 했다. 그러나 우리나라처럼 산지가 많고 소규모 농지에 다양한 작물이 혼재된 환경에서는 기존 위성들의 시공간적 해상도가 충분하지 못한 한계가 있다. 농촌진흥청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산림청과 함께 농업 특화형 차세대중형위성 4호기인 ‘농림
05.19
3월 국회에서 국민연금법 일부개정법률안이 통과됐다. 4월 초 국무회의를 통해 의결·공포되면서 2007년 이후 18년 만에 연금개혁이 이뤄졌다. 가입자가 부담하는 보험료율 인상은 1998년 이후 27년 만이다. 이번 개혁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모수 개혁을 통해 보험료율이 현재 9%에서 13%로 인상되며, 2026년부터 2033년까지 매년 0.5%p씩 8년간 단계적으로 조정된다. 소득대체율은 올해 41.5%에서 2026년부터 43%로 상향 조정되고, 지난해 숙의단에 참여한 시민들 다수가 선택한 ‘더 내고, 더 받는’ 체계로 됐다. 또한 연금 급여 지급에 대한 국가의 책임과 보장 의무를 명확히 하기 위해 지급보장이 법률로 명문화됐다. 시민숙의단 운영과 다양한 사회적 논의를 거친 이번 개혁을 통해 국민연금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문과 불신을 해소하는 것은 물론 국민의 신뢰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 본다. 1988년 국민연금 제도가 시행되고 36년 만인 지난해 11월엔 연금을 받
05.15
대통령선거 후보자들의 공약 발표가 지난 12일에 있었다. 그런데 프리랜서 위장으로 인한 노동자 오분류, 5인 미만 위장 사업장, 초단시간 쪼개기 노동 등 노동법 밖 노동자들의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는 공약이 잘 보이지 않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비전형 노동자(특수고용직, 프리랜서, 플랫폼노동자, 자영업자 등)의 권리 보호를 위한 법제도 개선을 추진한다는 공약과,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의 노동자와 사용자의 개념을 바꾸고, 법률 적용 대상을 확대하며, 4인 이하 사업장 노동자, 공무원 등 모든 노동자에게 노동기준법을 적용하겠다고 한 공약이 유이(唯二)하다. 근로기준법은 제1조(목적)에서 ‘이 법은 헌법에 따라 근로조건의 기준을 정함으로써(…).’라고 법의 제정 이유를 밝히고 있다. 여기서 언급하는 헌법은 제32조 제3항의 ‘근로조건의 기준은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하도록 법률로 정한다’이다. 즉 국가가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하기 위해 만든 법이 근로기준법이기에 근로기준법의 온전
05.14
정부는 올해 1월 1일부터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제도를 강화해 공공 건축물 신축 시 기존 5등급 인증 취득 의무를 4등급으로 상향했다. 또한 하반기에는 민간 건축물 신축 시 적용되는 에너지절약설계기준을 강화, 고시할 예정이다. 국제적으로 제로에너지건축물의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 유럽연합은 2024년 ‘건물에너지성능지침(EPBD)’을 개정 2030년부터 건축물 신축시에는 탄소배출이 없도록 의무화할 예정이며, 일본은 ‘건축물 에너지절약법’을 개정해 올해 4월부터 모든 건축물에 대한 에너지절약기준 적합 의무를 시행했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국제적 흐름에 발맞춰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에너지 정책을 추진 해오고 있다. 산업부의 ‘에너지이용합리화기본계획’ 및 국토부의 ‘녹색건축물기본계획’ 등 건물 부문의 에너지 효율화를 위한 중장기 정책 로드맵을 구체화하고그 핵심 수단으로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제도가 자리매김하고 있다. 제로에너지건축물 구현을 위해서는 건축물의 에너지부하를 최소
05.13
전기차 하이브리드차 수소차 등 친환경차가 자동차 산업 대전환의 ‘전반전’을 이끌었다면 이제는 자율주행과 AI 기술을 지향하는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이 변화의 핵심 축으로 부상하며 본격적인 ‘후반전’이 전개되고 있다. 기술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한 각국 업계의 경쟁과 노력은 현재진행형으로 치열하게 이어지고 있다. 그 가운데 중국의 성장을 주목할 만하다. 최근 미국 디트로이트의 미국 국제 자동차 기술자 협회(SAE World Congress Experience) 행사와 중국 상하이 모터쇼를 연이어 참관한 바 미중기술 경쟁 속에서 중국이 자동차 부문에 산업 역량을 총집결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과거 자동차 산업의 부흥기와 비교해 규모가 축소된 미국 디트로이트 행사와 달리 중국 상하이 모터쇼는 26개국에서 1000여개 기업이 모여들면서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되었기 때문이다. 중국 상하이 모터쇼는 자동차 산업 변화의 전반전과 후반전을 아우르고 있었다. 전반전인 친환경화를 먼저
05.12
공직자의 신뢰성과 청렴성 등을 제고하기 위해 ‘공무원가족 공공부문 취업상황 신고·공개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국민은 이제 알고 싶어 한다. 직간접적으로 공직자 가족들이 서로가 서로를 어떻게 밀어주고 끌어주면서 공공부문 중심의 특수계층으로 자리잡고 있는지를. 공직자의 가족이 공공부문에 진입하는 것은 결코 나쁜 일이 아니다. 공직자의 가족이라는 이유로 공공부문 진입에 차별받거나 장애가 있어서는 안 된다. 다만 공직자의 가족이 서로 업무상 어떻게 연결되고 있는지, 어떤 공공정보 유출과 결탁 위험성이 있는지 최소한의 예방적 정보관리체계는 필요하다. 특히 동일 직장(동일 기관) 내에 공직자의 가족이 함께 근무하고 있는 경우에는 신고에 그치지 않고 반드시 대외적으로 공개하도록 해야 한다. 현재 국회의원도 친인척을 보좌진 공무원으로 임용하는 경우에는 형식적으로나마 국회 홈페이지에 공개하도록 하고 있다. 공직자의 가족이 같은 기관에서 근무하는 사례나 비율이 높아지는 것은 긍정적인
05.08
바이오헬스의 인공지능(AI) 창업기업에게 ‘임상 빅데이터’의 학습은 필수다. 10년 전만 해도 임상 데이터에 대한 AI 학습은 새로운 분야로서 미개척 상태였다. 2016~2021년 필자는 바이오헬스 분야의 혁신적인 창업기업 지원사업을 맡고 있었는데 AI는 불모지와 같았다. 필자는 AI창업기업들의 임상 데이터 학습을 위해 많은 병원 문을 수 없이 열고 다녔다. 이를 통해 생명공학(BT)과 정보통신(IT) 전문가들 사이의 협업이 자리잡아 나갔다. 양질의 임상 빅데이터들이 하나 둘 모여 쌓이기 시작했다. 이를 기반으로 막 창업한 AI 기업들이 과제 발표를 할 때면 공통적으로 하는 말도 생겼다. “저희 기업의 AI 제품·서비스 기능은 진단이 아닌 ‘진단을 보조’하는 것입니다.” “본 제품은 의료진의 업무 효율화에 도움을 드릴 수 있고, 환자에게는 양질의 진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여러 병원에서 임상데이터를 학습시켰고, 현재는 A 의료기관과 연구개발(R&D)을
05.07
2025년, 인공지능(AI) 산업의 중심에서 주목받는 기업 중 하나는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 스케일 AI(Scale AI)다. MIT를 자퇴한 19세 청년 알렉산드르 왕(Alexandr Wang)이 루시 구오(Lucy Guo)와 공동 창업한 이 회사는 AI 학습에 필수적인 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하며 급성장했다. 현재 기업 가치는 약 250억달러(한화 약 35조원)에 이르며 AI 생태계의 핵심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스케일 AI의 성공은 단순한 기술력의 결과만은 아니다. 이 회사는 ‘최고의 모델은 고품질 데이터에서 나온다’고 강조한다. AI의 성능을 결정짓는 것은 결국 데이터이며 이 데이터를 의미 있게 구조화하는 작업이 핵심이다. 이 역할을 담당한 것은 수천 명의 데이터 주석자들이었다. 그들은 텍스트 이미지 오디오 등 다양한 데이터에 체계적으로 의미를 부여해 AI가 세상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보이지 않는 손’이었다. 그러나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 있다. 데이터 라벨
04.30
실우치구(失牛治廏)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뜻으로, 일이 이미 잘못된 뒤에는 손을 써도 소용이 없음을 이르는 말이다. 반대로 유비무환(有備無患)은 사전에 철저히 대비하면 우환이 없다는 의미다. 재난안전에 있어 꼭 새겨야 할 정신자세라 할 수 있다. 기후변화에 따른 이상기후 현상, 노후화된 기반시설, 도시의 고밀도화 등으로 기존에 경험하지 못했거나 예측이 어려운 새로운 유형의 신종 재난·사고 발생은 우리 사회가 당면한 현실이다. 이러한 복합적인 요인으로 인해 재난·사고는 대형화되고 그 양상은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다. 최근 발생한 이태원참사, 리조트 공사장 화재, 도심 속 싱크홀 발생 사례 등은 우리 사회가 직면한 안전 문제의 심각성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사고는 언제든 발생할 수 있지만 사전에 위험요소를 철저히 점검하고 대비하는 것만이 피해를 최소화하고 국민생명을 지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이러한 인식 아래 정부는 위험요소를 사전에 해소하거나 대비하는 유비무
04.29
세계경제포럼에서 발간한 2025년 글로벌 리스크 보고서에 따르면 앞으로 10년간 인류를 위협할 장기 리스크 순위로는 1위 급격한 기후 이변, 2위 생물다양성 손실과 생태계 붕괴, 3위 급격한 지구 시스템 변화, 4위 천연자원 부족 등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위기들이 서로 연관돼 있으며, 무분별한 자원 낭비 문제와도 밀접하다. 그래서 세계적으로 선형경제(대량 생산-대량 소비-대량 폐기 구조)를 자원의 효율적 사용 기반 순환경제 체제로 전환하기 위해 유럽을 중심으로 각종 노력과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전기차 배터리 전자제품 플라스틱포장재 섬유제품 등이 순환경제 추진의 핵심 산업군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유럽이나 한국에서도 순환경제로의 전환이 가장 미흡하고 어려운 분야가 바로 섬유 부분이다. 우리가 사용하는 섬유나 의류는 상당 부분이 합성 섬유로서 플라스틱에서 유래한다. 유럽은 매년 약 500만톤의 의류 쓰레기를 발생시키며, 일부 중고 의류 재사용을 제외하면 전체의 80%
04.28
지난해 12월 3일. 당시 윤석열 대통령은 반헌법적 불법적 비상계엄을 통해 국회와 헌법기관 등을 무력화하고 장기집권을 획책했다. 그러나 담을 넘어서 국회로 달려간 국회의원들, 국회로 진입하는 계엄군 작전 차량을 막아선 시민들에 의해 비상계엄은 123일 만에 파면이라는 철퇴를 맞았다. 비상계엄 후 123일 동안 야당 국회의원들의 활동에 많은 국민들은 처음으로 국회의원 효능감을 느낄 수 있었다고 했다. 헌재의 만장일치 파면 결정은 헌법재판관들의 멋진 양심의 결정이면서 동시에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국민들의 투쟁 결과물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파면이 있기까지 국회를 비롯한 민주적 언론, 국민들이 보인 모습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민주적 회복탄력성이라고 할 수 있다. 민주주의를 거꾸로 돌리려는 반헌법적 세력의 불순한 기도에 대해 국민들이 놀라운 회복탄력성을 발휘했기에 내란세력의 음모가 저지될 수 있었다. 파면이라는 헌재의 판결이 내려진 상태에서도 내란세력들은 ‘계몽령‘, ’
04.24
성폭력범죄라고 하면 조두순 사건이나 연쇄강간살인 등 전국민을 공포에 떨게 하는 강력범죄가 먼저 떠오르게 마련이지만 최근에는 비대면·비접촉 상태에서도 범죄가 가능한 디지털 성범죄가 급증하고 있다. 디지털 성범죄는 휴대폰 등을 통해 불법 성착취물을 제작하는 행위 및 이를 유포·구입·소지·시청하는 등의 범죄를 의미한다. 피해자의 신체 일부를 몰래 촬영하는 일명 몰카 촬영, 피해자의 얼굴을 포르노 동영상 속의 신체와 합성시켜 만드는 일명 딥페이크 영상 등이 불법 성착취물 제작행위에 해당한다. 또한 피해자로부터 동의를 받아 확보한 신체 일부 사진을 피해자 동의 없이 유포하는 행위도 디지털 성범죄에 포함된다. 디지털 성범죄는 휴대폰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범행 도구로 삼고 피해자와 비대면 상태에서도 범행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피해자에 대한 폭행·협박을 구성요건으로 하는 기존의 성폭력범죄와는 다른 특징이 있다. 또한 디지털기기와 각종 앱이 발달할수록 디지털 성범죄도 더욱 고도화하고
04.23
우리나라 건강보험(건보)은 국민의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 건보는 2000년 7월부터 농어민과 도시자영업, 회사원과 공무원교직자 등 직역구분 없는 전국민 단일보험자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젊거나 건강한 사람이 늙거나 아픈 사람을 지원하는 ‘전생애적 부담분산’ 효과로 사회연대원리가 작동한다. 세계 최초의 사례이기에 K-건강보험으로 지칭되며 바람직한 의료보장 모델로 인정받고 있다. 우리나라 건보는 국민의 일상생활과 직결된 대표적 사회안전망이다 보니 진영논리가 비교적 개입되지 않는 제도로 정착돼 모든 대선과 총선에서 건보 보장성 강화나 지속가능 제고 등의 공약이 빠진 적이 없다. 그러나 우리나라 건보 보장률은 아직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하위 수준에 불과하고 재정고갈 시점이 2030년이 될 것이라는 적색 경고등이 깜박이고 있다. 전국민 단일보험자 방식을 채택한 대한민국이 건보 보장성 강화는 물론 재정건전성까지 실패한 이유는 명확하다. 건보 통합 25주년
04.22
매년 4월 20일은 ‘장애인의 날’이다. 장애인의 권리와 복지를 증진하고, 나아가 사회 전반의 인식 변화를 이끌기 위해 제정된 날로, 단순한 기념일을 넘어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포용 사회를 향한 다짐의 의미를 담고 있다. 오늘날 장애인의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요소 중 하나는 ‘이동권’이다. 장애인의 교통 접근성을 향상하기 위한 다양한 제도적 개선이 이어지고 있지만 현실의 장벽은 여전히 높다. 특히 농어촌이나 외곽 지역의 경우 이용 가능한 교통수단 자체가 부족해 일상적인 이동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러한 제약은 곧 생활 전반의 불편으로 이어지며 결과적으로 사회 참여의 기회를 가로막는 원인이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운전’은 장애인에게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삶의 주도권을 확장하는 중요한 열쇠가 된다. 자동차는 비장애인에게는 일상적 교통수단이지만, 장애인에게는 자율성과 독립성을 상징하는 매개체이자 가족과 직장, 지역사회를 이어주는 연결고리이다. 그런 점에서 운전면허는
04.21
올해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탄생한 지 48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다. 우리 국민이 가장 존경하는 위인이자,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명장 이순신의 탄생지는 바로 서울 중구다. 충무로 명보아트홀 앞에는 그의 생가터임을 알리는 작은 표지석이 있다. 1985년에 설치된 표지석은 그 길을 지나는 수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는 못한다. 이를 안타깝게 생각한 한 어르신이 근처에서 가판대를 운영하며 매일 아침 정성스럽게 표지석을 닦아오셨다. 지난해에 그 어르신을 찾아뵙고 ‘충정심’에 감사를 전했다. 한성부 건천동이라 불렸던 지금의 중구 인현동은 이순신 장군이 태어나 유년시절을 보낸 역사적 장소다. 인현동과 충무로 일대에서 어린 이순신과 그의 벗 류성룡은 서로의 꿈을 키우며 장차 나라를 구할 영웅으로 성장했다. 서울 중구 을지로5가 훈련원터 또한 이순신 장군의 청년시절이 새겨진 소중한 장소다. 무과시험 도중 낙마하여 다리가 골절된 상태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버드나무껍질로 상처를 싸매고 끝까지
04.17
국민연금 개혁 얘기만 나오면 꼭 따라붙는 말이 있다. “기성세대는 많이 받고 청년세대는 손해만 본다.” 마치 청년이 국민연금에 절망하고, 당장이라도 탈퇴하고 싶어 하는 듯한 기사들이 연일 쏟아진다. 그러나 96년생 실제 청년인 필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국민연금은 단지 내가 나중에 받을 돈이 아니다. 이미 지금도 부모님의 노후를 지탱하고 있고, 미래에는 내 자식 세대의 삶에도 영향을 미칠 제도다. 국민연금은 각자 개인이 감당하던 노후 리스크를 사회가 함께 책임지는 장치다. 국민연금이 무너지면 다시 가족이 부모 부양을 책임져야 하고 그건 결국 우리 몫이다. 그래서 나는 국민연금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비판의 대상은 제도가 아니라 제도를 왜곡하는 정치적 논리와 갈등 조장이다. “50세는 1억4000만원 내고 3억6000만원 받는다”는 식의 자극적 보도는 사실을 왜곡한 결과다. 가입기간과 수급기간, 기대여명 등을 비현실적으로 설정한 계산일 뿐만 아니라 국민연금이 가진 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