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1
2025
미국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투자 대가인 버크셔 해서웨이의 워렌 버핏 회장이 내일 현직에서 물러난다. 지난 11월 버핏(95세)은 투자자들에게 “물러난다”는 작별인사 편지를 보냈다. 후계 CEO는 그동안 경영수업을 받았던 그렉 아벨 부회장이다. 14년 전 중앙일보 기자였던 필자는 국내 언론 처음으로 버핏 회장과 인터뷰할 행운의 기회를 가졌다. 당시 81세지만 그의 얼굴에 주름을 찾아볼 수 없었고 목소리도 단단했다. 검은색 바탕에 회색이 섞인 양복을 입고 빨간색 넥타이를 맬 정도로 패션 감각도 있었다. 미리 질문지를 주지 않았는데도 답변에 거침이 없었고 ‘마음씨 좋은 이웃 아저씨’ 같았다. 필자 손을 따뜻하게 쓰다듬는 인간미도 보여주었고 자신의 지갑을 선물하는 퍼포먼스(?)를 보였지만 받을 수 없어서 돌려주자 회사 동료들은 난리였다. 여러모로 한국의 ‘회장님’들과 많이 달랐다. 이후 14년 간 그가 투자자들에게 보내는 편지 내용과 언론 보도를 관심 있게 보았다. 그가 보
교수신문이 선정한 2025년의 사자성어는 변동불거(變動不居)였다. 세상이 잠시도 멈추지 않고 끊임없이 흘러가면서 변한다는 뜻이다. 올 한해 대한민국은 그야말로 대격변의 시기를 보냈다. 연 초 폭설과 맹추위에도 수많은 국민이 거리에 나와 민주주의 회복을 외쳤고, 6월엔 드디어 국민주권정부의 시대가 열렸다. 하지만 부푼 기대에도 불구하고 다사다난했던 한해가 저무는 지금 우리는 여전히 세상의 변화가 녹록치 않음을 느끼고 있다. 정책적 측면에서 되짚어 볼 때 올 한해 가장 큰 변화와 과제를 동시에 남긴 부문 중 하나가 바로 기후⋅에너지 문제일 것이다. 이재명정부는 재생에너지에 기반한 성장을 핵심기조로 삼고 기후와 에너지를 하나의 행정체제로 통합하는 등 적극적인 에너지전환 정책을 내세우며 대한민국 최초의 기후정부를 탄생시켰다. 그리고 지난 11월에는 2035년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53~61%로 설정하고, 재생에너지 발전설비도 2030년까지 100GW 수준으로 늘리겠다는 목
12.30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개인적 관계는 아직 좋은 상태로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25년 10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국을 방문한 트럼프는 김정은과의 만남을 공개적으로 제안했다. 김정은의 반응이 없자 체류 일정을 하루 더 연장하면서까지 기다리는 트럼프의 모습은 거의 ‘애원’에 가까웠다. 지난 12월 5일 공개된 트럼프행정부의 국가안보전략서(National Security Strategy)는 북한에 대한 언급을 완전히 생략했다, 북한의 핵무기 위험성과 비핵화를 강조하던 기존 ‘관행’에서 벗어나 위협인식의 우선순위를 조정한 결과로 평가된다. 이는 적어도 대북 적대감을 직접 표출하지 않음으로써 간접적인 우호의 신호를 발신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트럼프의 속마음이 진정한 한반도 평화의 구축인지 알 수 없다. 아마 세간의 추측대로 온 세계가 관심을 보일 김정은과의 회동을 통해 한반도 평화 분위기를 조성함으로써 노벨평화상을 받겠다
지난 9월 증권선물위원회는 KB금융지주 현대차증권 KT&G를 ‘회계·감사 지배구조 우수기업’으로 선정했다. 이 기업들은 향후 6년간 ‘주기적 지정제’ 대상에서 제외되는 혜택을 받게 된다. 금융당국이 지배구조 우수기업에 이러한 혜택을 주는 이유는 명확하다. 감사위원회가 독립적으로 우수한 외부감사인을 선임할 수 있다면 굳이 감사인을 강제로 지정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2024년 사외이사 대상 설문조사에 따르면 외부감사인의 실질적 선임 주체가 감사위원회라고 응답한 비율이 자산 2조원 이상 기업에서 64%, 2조 원 미만 기업에서는 47%에 불과했다. 법률상 외부감사인 선임 권한이 감사위원회에 있지만 여전히 많은 기업에서는 경영진의 의중이 더 중요하게 반영되고 있다는 의미다. 외부감사인 선임 기준은 전문성과 독립성 외부감사의 목적은 재무제표의 신뢰성을 확보해 자본시장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있다. 이를 위해 외부감사인은 전문성과 독립성이라는 두 가지 역량을 갖추어야 한
최근의 인공지능(AI) 열풍은 기술적 혁신을 넘어 에너지산업 지형까지 흔들고 있다. GPU나 HBM 같은 첨단 반도체 확보 경쟁이 1차전이었다면 이제는 이들을 가동하기 위한 막대한 전력 확보가 2차전으로 떠오르고 있다. 우리나라에 도입 예정인 약 25만장의 GPU를 가동하기 위해 필요한 0.5~0.8기가와트의 전력은 원자력발전소 하나의 발전량에 근접하는 양이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이러한 데이터 센터를 세계 곳곳에 건설한다면 이는 지금까지 인류가 예상하지 못한 수준의 전력수요를 의미한다. 안정적인 전력 확보가 AI 기술패권경쟁의 필수조건이 된 셈이다. 필자는 평소 반도체 물리학 강의 시간에 학생들에게 “컴퓨터는 전열기다”라는 농담을 던지곤 한다. 하지만 이는 단순한 농담이 아닌 물리적 실체다. AI 데이터센터나 개인용 PC의 반도체 칩으로 들어간 전기는 최종적으로 모두 열에너지로 변환되어 방출된다. 우리는 뜨거운 컴퓨터를 식혀야 한다는 사실을 당연하게 생각하지만 “왜
12.29
개혁의 동력에도 유효기간이 있다. 정부의 권력도 무한하지 않다. 5년 임기의 대통령제에서 2년 안에 이루어지지 않으면 개혁은 불가능하다. 정말 중요한 일은 집권 1년 차에 사실상 판가름이 난다. 6개월 이내에 핵심적 방향을 정해야만 한다.특히 국가와 정권의 안위가 동시에 걸려있는 국방개혁은 수년에서 수십 년이 걸리기 때문에 집권 초에 추진하지 않으면 성공할 수가 없다. 그런데 그 황금 같은 6개월이 이미 훌쩍 지나가 버렸다. 이런 속도면 정권 1주년은 눈 깜짝할 새에 온다. 더구나 정권 1주년은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는 지방선거가 있는 시점이다. 정말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얘기다. 정권이 가장 무서울 때는 당선인 시절이다. 이때는 공직사회가 ‘알아서 기는’ 자세를 취한다. 안타깝게도 이재명정부는 당선인 프리미엄을 전혀 누리지 못했다. 인수위를 통해서 정권운영을 구상하고 국정과제를 점검하며 적재적소에 인재를 배치하는 등의 치밀한 준비 작업을 할 기회가 없었다. 내란의 와중에
공정거래위원회가 19일 이재명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2026년도 업무계획을 보고했다. 보고에서 가장 큰 특징은 이 대통령이 직접 공정거래법 위반기업에 대한 제재 수준을 더 높이고, 조사방해나 거부 또는 위반행위를 반복하는 기업에 대한 제재 강화를 지시한 것이다. 형사고발을 해도 가벼운 벌금이나 집행유예로 처벌받는 경향이 있으니 아예 경제적으로 엄중히 제재하는 것이 적절하다고도 했다. 아울러 공정위 조직과 조사 인력 167명을 확충하는데 필요하면 추가로 더 확대할 것도 덧붙였다. 그동안 공정위의 사건 처리에 대해 각자의 입장이나 관점에 따라 상반된 반응이 나타나기 일쑤였다. 공정위가 위반기업을 제재하면 한편에서는 솜방망이 수준이라고 비판했고, 다른 한편에서는 과징금 폭탄이라고 비판했다. 앞으로 법 집행이 강화되면 과다 제재라는 비판이 더욱 거세질 것이지만 기업은 과징금 폭탄을 피하기 어렵게 됐고, 공정위는 사건처리 부담이 더욱 커지게 됐다. 강력한 공정거래법 집행, 기업과
한국 어린이들의 운동시간이 부족한 것은 유명하다. 질병관리청에서 2025년 발간한 보고서를 보면 한국에서 청소년 기준 하루 60분 주 5일 이상 신체활동 혹은 주 3일 이상 근력강화운동을 하는 비율이 17.3%다. 이는 조사대상 146개국 중 최하위이고 미국과 비교시 32.9%나 낮은 수치다. 공식적인 신체활동 시간인 학교체육활동 시간도 부족하고, 학교외 고강도 운동, 저강도 운동 시간 모두 턱없이 낮다. 한국에서 청소년들의 운동시간이 부족한 이유는 무엇보다 학업부담 때문이다. 어린시절부터 학원과 숙제의 틈바구니에서 운동할 시간을 낼 수 없다. 여기다 학교에서도 체육시간은 부수적으로 다뤄지고 공부할 시간을 확보할 궁리만 하다보니 전세계 최하위 운동시간을 기록하게 되었다. 문제는 이런 낮은 수준의 운동시간이 우리 아이들의 체력저하나 신체발달 저하로만 귀결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우선, 어린이와 청소년기 운동부족은 청장년기 운동으로 메꿀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한다. 첫째로 유소년
12.26
중국의 국영 반도체 장비 기업인 상하이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SMEE)가 자체적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관련 특허를 출원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 서방 세계의 반응은 양분되었다. 한쪽에서는 “수십 년의 노하우가 축적된 네덜란드 ASML의 아성을 중국이 단기간에 넘볼 수는 없다”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현장의 엔지니어들과 전략가들의 눈빛은 달랐다. 이것은단순한 기술적 시도가 아니라 중국이 국가의 명운을 걸고 던진 거대한 도박이자, 미국 주도의 질서에 균열을 내기 위한 ‘마지막 퍼즐’ 맞추기라는 사실을 감지했다. EUV 장비는 인류가 만든 기계 중 가장 복잡하고 정밀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현재 전세계에서 오직 네덜란드의 ASML만이 이 장비를 만들 수 있다. 미국이 대중국 반도체 제재의 핵심 타깃으로 삼은 것도 바로 이 지점이다. EUV 없이는 7나노 이하의 첨단 칩을 경제적으로 양산할 수 없고, 첨단 칩 없이는 중국의 AI 굴기도 군사적 현대화도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미국 우선주의를 내걸고 지난해 미 대선에서 당선한 트럼프는 2025년 새해 관세폭탄을 터뜨리면서 국제사회를 경제전쟁으로 몰아넣었다. 미국과 중국이 전략적 타협 관계 국면으로 전환하면서 숨을 돌리는가 싶더니 이젠 일본이 중국에 대한 도발과 핵무장 등 극우적 행태로 동북아에 때아닌 긴장을 조성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세계는 연말에 대륙 곳곳에서 일어난 테러와 분쟁으로 폭력과 공포가 확산하면서 2026년 역시 우울하게 맞이하고 있다. 2025년 12월은 온갖 테러와 폭력으로 얼룩졌다. 호주 시드니 동부 본다니 해변 유대교 축제장에 총기를 난사하는 테러로 12명이 사망했다. 그 전날엔 미국 로드아일랜드주 브라운대에서 총격 사건이 일어났고, LA에서는 폭탄테러를 계획한 반미주의자 4명이 검거됐다. 독일에서는 크리스마스 마켓을 겨냥해 테러를 계획한 이슬람 용의자가 체포됐다. 지난해독일에서는 같은 행사장에 차량이 돌진하는 테러로 30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폴란드에서도 사제폭탄으로 크
2026년, 한국 과학기술의 상징인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개원 60주년을 맞는다. 과학기술 전담 부처가 생기기 1년 전인 1966년, 국가의 미래를 열 종합연구소를 세우겠다는 결정은 이후 대덕연구단지 조성 등 기술 역량 축적의 출발점이 됐다. 오늘 우리가 누리는 과학기술 기반의 경쟁력은 바로 그 첫 단추에서 비롯된 것이다. KIST 본관 외형은 이순신 장군의 거북선을 모티브로 설계된 것으로 유명하다. 본관 옆에 작은 인공연못을 조성하고 뱃머리가 산을 향하도록 설계한 것은 거북이가 물에서 나와 육지로 나아가는 모습을 통해 새로운 출발인 ‘태동’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이는 KIST가 국가 발전을 이끌 기술과 인재를 길러내는 ‘과학기술의 요람’이 되기를 바랐던 절박한 시대정신을 담고 있다. KIST 설립 때처럼 기술우위 확보가 살 길 그러나 KIST의 탄생은 상징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본관 내부의 ‘존슨 강당’이 말해주듯, 강당 입구에 새겨진 미국 대통령
매년 12월이 되면 한국 사회는 어김없이 대학수학능력시험 결과에 시선을 집중한다. 성적 발표와 함께 올해 수능의 난이도가 적절했는지, 변별력은 충분했는지를 둘러싼 논쟁이 반복된다. 최근에는 재벌가 자제의 우수한 성적이 화제가 되며 여전히 ‘누가 어느 대학에 들어갔는가’가 사회적 관심사가 되는 한국 교육의 민감한 단면을 보여주었다. 교육이 개인의 성취를 넘어 공적 담론의 중심에 서는 나라는 많지 않다. 그러나 한국 못지않게 아니 어쩌면 그보다 훨씬 더 치열한 교육열을 가진 나라가 있다. 바로 인도다. 인도의 명문 공과대학 인도공과대학(IIT)에 입학하기 위한 공동입학시험(JEE)은 세계에서 가장 경쟁이 치열한 시험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매년 수백만명의 학생이 응시하지만 최종 합격자는 극소수다. 특히 상위 100위 이내에 드는 수험생은 개인의 성취를 넘어 가족과 지역사회의 자부심이 된다. 이들의 얼굴과 이름은 일간지와 대형 입시학원 광고에 실리고 ‘전국 몇 위’라는 숫자는
12.24
이재명 대통령의 첫 정부부처 및 산하기관 업무보고가 23일 해양수산부를 끝으로 마무리됐다. 첫 생중계로 진행된 업무보고 과정은 대통령의 정제되지 않은 발언과 지엽적 논란 등의 지적도 있었지만 긍정적 측면도 많았다. 무엇보다 국정운영의 투명성과 책임감을 부각시킨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의례적인 보고와 지시로 일관하던 과거 대통령 업무보고와는 달리 국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주요 기관장의 업무파악 정도와 역랑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공무원 사회에 긴장감을 불어넣는 계기가 될 것 같다. 생중계 업무보고를 통해 국정운영과 정책에 대한 일반 국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낼 가능성을 확인한 것도 성과라 할 수 있겠다. 장단점을 잘 분석해 발전시켜 나간다면 국민들에게 정치와 국정 운영의 효능감을 한층 더 높여줄 수 있을 것이다. 국민적 관심을 끈 화제와 논란도 적지 않았다. 교육부 산하 동북아역사재단 업무보고에서 제기된 ‘환빠’ ‘환단고기’ 논란이 대표적이다. 전문적 학문의 영역에 비전문
국내외 주요 경제 예측기관들이 제시한 2026년 우리나라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1.8~2.1% 수준에 모여 있다. 잠재성장률 추정치와 비슷하거나 소폭 웃도는 수치다. 이렇게 되면 국내 경제는 올해의 침체에 가까운 성장에서 벗어나 내년에 정상궤도로 복귀하는 셈이다. 필자가 보기에도 내년 성장률 전망치 2% 내외는 타당한 수치로 판단된다. 무엇보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성장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글로벌 AI 인프라 투자 사이클이 이어지며 메모리 반도체가 수출을 견인하고 있고, 우리 반도체 기업들의 경쟁력은 여전히 글로벌 최고 수준이다. 게다가 대미투자와 함께 위상이 높아질 조선업의 수출과 수주 역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 확장적 예산편성이 내수경기에 도움을 줄 전망이다. 내년에 정상 성장궤도 복귀 가능성 있지만 여러 위험 도사려 소비자물가 상승률 역시 한국은행 목표치인 2% 근방에서 안정되며, 잠재성장률 달성을 지지할 것으로 보인다. 높
올해도 겨울 영화에 푹 빠져 있다. 캐롤과 하얀 눈으로 가득한 화면만으로도 관객에게 힐링이 되는 계절은 오직 겨울뿐이라서 마치 계절의 선물과도 같다. 그런데 지난 22일 기상청의 발표는 충격적이다. 만약 우리가 탄소 배출을 줄이지 못한다면 21세기 후반에는 서울의 겨울이 현재 102일에서 12일로 줄어 드는 등 사계절의 균형이 무너질 수 있다는 경고 때문이다. 지난달 정부는 우리나라의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를(NDC) 2018년 순배출량 대비 53~61% 감축하는 것으로 확정했다. 강화된 NDC 달성을 위해 정부는 다양한 정책 수단을 사용하는데, 특히 주요 배출 부문인 전력부문과 산업부문의 감축을 강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배출권거래제가 운영되고 있다. NDC강화는 곧 배출권거래제의 강화로 이어지는데, 지난달 확정된 제4차 계획기간(2026~2030년)의 배출권거래제 할당계획에서 기업들이 무료로 배출할 수 있는 탄소의 총량을 줄여 탄소규제 강화를 공식적으로 구체화
12.23
지난 12월 3일 국회에서는 ‘부상군인의 보상과 명예를 위한 지원체계 발전방안’을 주제로 한 세미나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는 군 복무 과정에서 부상이나 질병을 입고 전역한 청년들, 이른바 청년 부상제대군인이 처한 현실과 현 행 보상·보훈체계의 구조적 한계가 집중적으로 논의되었다. 단순한 제도개선을 넘어 병역의무 이행 과정에서 발생한 희생을 국가가 어떻게 책임지고 있는지를 근본적으로 되짚는 논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청년 부상제대군인의 현실은 특정 집단의 어려움에 대한 문제가 아니다. 이는 병역의무 이행 과정에서 발생한 손실에 대해 국가가 어떤 책임을 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통계를 보면 군 복무 과정에서 부상이나 질병으로 전역하는 청년은 결코 소수가 아니다. 최근 수년간 군 복무 중 부상이나 질병으로 전역하는 인원은 매년 평균적으로 약 1000명 내외로 파악된다. 이는 예외적인 사건이 아니라, 매년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구조적 현상이다. 그럼에도 이들에 대한 통
2026년 1월 1일이면 실거래가 신고가 제도화된 지 20년이 된다. 실거래가는 집을 팔려는 사람과 사려는 사람 사이에서 조정을 거친 실제 거래가격이기 때문에 팔려는 사람이 일방적으로 부르는 ‘호가’와 차이가 있다. 노무현정부는 ‘호가’에 의해 시장과 정책이 좌우되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2006년 매매 시 실거래가 신고를 의무화했다. 실거래가 등기부등본 기재와 자료공개도 시작했다. 2025년 10월까지 19년 10개월, 즉 238개월치의 실거래가 자료가 축적돼 있다. 호가가 시장을 좌우하는 문제 여전히 해결 안돼 이명박정부는 2010년 6월 발표한 ‘부동산통계 선진화 방안’에서 KB국민은행 주택가격동향조사가 ‘공공의 이익을 목적으로 작성된다고 보기 어렵다’며 신규로 주간단위 KAB지수(한국감정원, 현 한국부동산원)를 개발해 국가 통계승인을 받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신규통계는 개발하지 않았고 통계작성 기관만 KB국민은행에서 한국감정원으로 변경했다. 통계를 이관
한때는 농경사회에서 없어서는 안 될 노동력으로, 현재는 가장 고급화된 육류 중 하나로 한우는 한국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며 한국인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한우는 여느 소와 마찬가지로 전세계에서 인류와 함께 진화한 주요 생물이다. 인류가 처음 소를 길들인 것은 약 1만 년 전 즈음으로 추정된다. 그 오랜 세월, 우리는 서로 중요한 자원을 주고 받으며 역사 속에서 함께 변화했다. 현대 소는 크게 한국에서 흔히 소라고 부르는 타우루스 소와 인도 혹소라고 불리는 인디쿠스 소 둘로 나뉜다. 이러한 현대 소는 모두 멸종한 야생 소인 오록스(aurochs)로부터 별도로 유래해 진화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인류와 함께 다양한 지역을 오고 가며 서로 섞이기도 하고 지역 오록스와 섞이기도 하는 등 복잡한 역사를 거치며 진화한 것으로 보인다. 소의 진화과정은 인류가 아프리카를 떠나 지구를 떠돌며 살아온 역사만큼이나 복잡하다. 소의 진화, 그 중에서도 인류와 길들여
12.22
지난 16일 EU(유럽연합)는 탄소중립 실현의 상징과도 같았던 ‘2035년 내연 기관차 판매 전면 금지’ 법안을 철회했다. EU 스스로 기후 정의 실천의 대표주자 자리를 내려놓은 셈이다. 이유는 간단했다. 무엇보다 필수전제인 전기차로의 전환에서 차질이 빚어졌다. 유럽 자동차산업의 맹주인 독일마저 전기차 투자가 빛을 못 내면서 자칫 중국에 안방을 내줄 수도 있는 상황이 되었다. 유럽 자동차산업이 붕괴에 직면할 가능성마저 배제하기 어려워졌다. 중국 전기차의 공세는 매섭기 그지없다. 중국은 핵심 요소인 배터리 이차전지 생산에서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다. CATL 하나의 매출이 한국 배터리 3사 모두를 합친 것보다 많다. 비야디(BYD)는 1분에 전기차 1대, 3초에 배터리 1개를 찍어낼 만큼 왕성한 생산력을 자랑한다. 중국 전기차의 공세는 한국 시장마저 잠식하고 있다. 시내를 주행하는 전기 버스의 절반 가까이가 중국산이다. 유리창 모서리를 살펴보면 BYD 마크를 흔히 발견
최근 일본의 젊은 세대 사이에서 관리직을 기피하는 현상이 확대되고 있다. 한때 관리직은 승진과 사회적 성공의 상징이었다. 그러나 지금의 관리직은 더 이상 매력적인 목표가 아니다. 책임은 무겁지만 권한과 재량은 제한적이고, 문제 발생 시 책임만 떠안는 역할로 인식되면서 젊은 세대에게는 오히려 피하고 싶은 자리, 이른바 ‘벌칙 게임’처럼 여겨지고 있다. 일본능률협회매니지먼트센터가 2023년에 실시한 직장인 의식조사에 따르면 일반 사원의 약 77.3%가 관리직이 되기를 원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관리직 승진을 기피하는 인식이 특정 집단에 국한되지 않고, 일본 기업 전반에 상당히 광범위하게 확산되어 있음을 시사한다. 젊은 세대에겐 피하고 싶은 ‘벌칙 게임’ 이러한 인식 변화의 배경에는 버블경제 붕괴 이후 장기화된 일본 경제의 침체가 자리하고 있다. 기업들은 수익성 악화를 극복하기 위해 인건비 억제에 나섰고, 그 과정에서 관리직 인원을 줄이는 동시에 피라미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