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19
2026
2026년 대한민국 제조업은 인공지능(AI) 체제로 빠르게 변신을 꾀하고 있다. 대기업과 중견기업은 스마트화를 넘어서 로봇이 직접 공정에 참여하는 수준으로 나아가고 있다. 제조생태계의 기초체력은 전체 제조사업자의 85% 이상을 차지하는 소공인이 담당한다. 풀뿌리 제조업의 스마트화를 위해 정부는 2020년부터 ‘소공인 스마트제조 지원강화사업’을 꾸준히 운영해왔다. 그러나 노력에 비해 현장의 성과는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직은 아니다. 소공인의 AI 전환을 가로막는 현실 소공인의 핵심 경쟁력은 오랜 경험을 가진 숙련공의 손끝에서 나오는데 이는 체계화된 매뉴얼이나 데이터가 아닌 작업자의 암묵지(Tacit Knowledge)이다. 이는 스마트화를 위해 데이터를 추출하는 과정 자체가 하나의 큰 장벽임을 의미한다. 상당수의 소공인이 사용 중인 설비 노후화도 문제다. 이들 장비 대부분은 통신기능이 없어 사물인터넷(IoT)을 적용할 수 없다. 또한 소공인은 제조가치사슬에서 2~
2026년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상대로 군사작전을 개시했다. 이 전쟁은 미국이 지난 반세기 동안 중동에서 수행해 온 군사개입 가운데 가장 중대한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그 파급력은 중동지역을 넘어 국제정치 질서 전반에 구조적 변화를 초래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전쟁이 장기화되어 이른바 ‘베트남화’의 경로를 밟을 경우 이는 세계경제에 심대한 충격을 가함과 동시에 미국 패권의 상대적 쇠퇴를 상징하는 사건으로 기록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은 역설적으로 중국의 전략적 입지 확대라는 결과를 동반할 가능성이 높다. 전쟁 발발 직후 중국은 미국의 군사행동을 국제법 및 유엔헌장에 대한 위반으로 규정하고 주권국가 지도자에 대한 표적공격을 강도 높게 비판하는 외교적 공세를 전개했다. 동시에 중국은 이번 전쟁이 글로벌 공급망과 에너지 안보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계산하면서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의 협상 지형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역사적으로 중국과 이란은 전략적 필요에
03.18
최근 일본에서는 ‘연결되지 않을 권리’의 법제화를 둘러싼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이 권리는 근로자가 근무시간 외에 업무와 관련된 이메일 전화 메신저 등의 연락에 대해 응답을 거부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한다.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시간과 장소 제약 없이 업무수행이 가능해진 환경에서 이 권리는 근로자의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보호하고 일과 삶의 균형을 확보하기 위한 핵심적인 개념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아직 이 권리를 명확히 보장하는 구체적인 제도나 법적 장치가 마련되어 있지 않다. 근무시간과 사적시간의 경계가 명확히 설정되지 않은 채 사실상 상시 대응을 전제로 한 업무관행이 유지되고 있는 사례도 적지 않다. 그 결과 장시간 노동의 부담이 공식적인 근로시간을 넘어 사생활 영역까지 확장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관련 규칙이나 제도 전세계 20여개국이 도입·시행 중 제국데이터뱅크가 2026년 3월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인터넷 조사에 따르면 근무시간 외
전쟁은 생명을 파괴하는 가장 참혹한 행위다. 그러나 우리는 이제 전쟁의 또 다른 얼굴을 점점 더 분명히 목도하고 있다. 그것은 지구환경과 기후에 남기는 전쟁의 파괴적인 흔적이다. 전쟁의 상처는 사람을 죽이고 도시를 무너뜨리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군사작전에 사용되는 무기와 연료는 대기와 물, 숲과 토양을 가리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파괴한다. 지금 중동과 우크라이나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두개의 전쟁은 지구에 가해지는 가장 야만적인 파괴 행위가 바로 전쟁이라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전쟁은 ‘군사적 사건’이면서 동시에 대기 중 탄소농도에 실질적 영향을 미치는 ‘기후사건’이기도 하다. 화석연료 시대의 무력충돌은 필연적으로 대규모 탄소배출로 이어진다. 전투기와 군함, 탱크 등 무기체계 운용과 군수물자 수송은 세계에서 가장 에너지 집약적인 활동 가운데 하나다. 전투기 1대가 단 1시간 비행으로 배출하는 탄소는 일반 승용차가 700시간 넘게 운행하면서 내뿜는 양과 맞먹는다. 군대와 방위산업
03.17
김정은 총비서의 딸 김주애가 후계자일 수 있다는 추측들이 있는 가운데 과연 최고지도자의 후계자로 여성이 될 수 있을 만큼 정치적 존재로서 북한 여성의 위상도 높아진 것일까라는 의문이 남는다. 지난 30여년 동안 북한사회 변화의 주요 동인이자 주체로서 여성을 주목해왔고 그간 북한도 어머니날의 지정을 시작으로 다양한 형태로 여성을 위로하고 여성의 노고를 치하하는 정치적 행위를 취하는 등 여성에 대한 정책에서 약간의 변화를 보여왔다. 이러한 당국의 행보나 여성의 현실이 실제로 북한 여성의 정치적 지위를 향상시켰을까. 지난 2월 19일부터 2월 25일까지 제9차 당대회가 열렸다. 138명의 당중앙위원회 위원과 111명의 후보위원 중 이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여성은 이미 익히 알려진 김여정 최선희 현송월 등이다.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으로는 총 14명 중 최선희 1명, 정치국 후보위원은 총 11명 중 김여정 1명이 여성으로, 북한 정치권력의 핵심인 당중앙위원회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최근 정부의 농협 감사 결과가 알려지면서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사실 이번에 제기된 농협중앙회장의 겸직이나 방만경영 문제는 그동안 쉬쉬했던 것들이 집중적으로 드러난 측면이 강하다. 이에 당정은 조합원 참여 방향으로 중앙회장 선출방식 개편 등 농협지배구조 개혁을 본격 추진키로 했다. 역대 정부가 농협개혁에 노력했음에도 농협 문제가 다시 이슈화된 근본 원인을 찾아내어 정확한 처방을 내려야 한다. 한계 드러낸 농협 중앙회장 선출 방식 1961년 군사정부가 주도해 농협중앙회를 출범시키다 보니 설립 초기 정부가 중앙회장을 임명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대통령 직선제를 계기로 1988년부터 농협중앙회장도 전체 회원조합장이 선출하는 직선제로 바뀌었다. 직선 중앙회장이 연달아 사법처리 되자 2009년부터 300여명의 대의원 회원조합장만 참여하는 간선제로 바꿨다. 이후 일부 대의원만 참여하는 선출방식의 문제가 계속 제기되어 전체 회원조합장 직선제로 2021년 회귀했다
인간이 지식을 습득하고 확장하는 정교한 메커니즘은 의외로 아이들의 놀이에서 발견된다. 털실 한줄을 가져와 양 끝을 묶고 팽팽하게 당겨보자. 양손에 실을 한번씩 더 감아 고리를 만든다. 가운뎃손가락을 반대편 실을 차례로 떠내면 ‘출렁다리’ 모양이 만들어진다. 실뜨기(string figures) 놀이의 시작이다. 이 놀이는 실 한줄로 여러가지 모양을 만들어내는 것이 묘미다. 그런데 출렁다리 다음에 또 다른 모양을 만들기가 무척 어렵다. 이 실뜨기 놀이의 전략은 맞은편에 친구를 불러 앉히는 것이다. “자, 받아봐!” 손을 내밀면 친구가 실의 어느 지점을 낚아채느냐에 따라 사다리가 되고 다이아몬드가 된다. 실은 내 손을 떠나 친구의 손으로 옮겨가며 쉴 새 없이 변모한다. 이 역동적인 주고받기 놀이로 과학기술학자 도나 해러웨이는 ‘함께 생각하기(thinking-with)’를 설명한다. 지식은 개인의 머릿속에 고립되지 않으면서 서로 주고받으며 엮이고 비틀어지며 비로소 진화한다. 이 과정
03.16
40년이라면 한세대가 지나고도 강산이 한 번쯤 변할 시간이다. 그런데 역사적 자리매김이나 기록화에 앞서 법적 판단조차 제대로 내리지 못하고 역사의 잊힌 공간으로 사라지는 일이 여전히 많은 것을 본다. 지난 9일 서울고법은 1986년 벌어진 이른바 ‘건대사건’에 대해 재심 개시 결정을 내렸다. 꼭 40년 만이다. 민주화운동이나 국가폭력 영역에서 그동안 많은 재심이 있었고 지금도 계속되지만 이 재심은 그 결정이 내려진 시기나 의미가 특별히 눈길을 끈다. 잠시 40년 전으로 돌아가 보자. 1986년은 전두환정권이 가장 기세등등했던 때다. 1987년 6월항쟁 한해 전으로서 민주화 요구에 초강경 대응책을 구사했다. 국회에서 “통일이 국시”라고 말했다고 국회의원을 구속한 ‘유성환 국시론 파동’이 있었고, 언론에 보도지침을 내려 그대로 보도하도록 강요했다. 각종 고문과 부천서 성고문 사건도 자행됐다. 북한이 서울을 수몰시킨다며 평화의댐 성금 모금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던 시절이다. 건
코스피가 단기간에 6000선을 돌파할 정도로 올해 경제에 대한 기대가 높았던 것이 불과 얼마 전 일이다. 그러나 이란전쟁이 갑작스럽게 발발하고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나들면서 활기차게 출발했던 올해 경제 역시 저성장과 고물가라는 이중의 악재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국가 경제를 운영하기 매우 어려운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국가 예산 편성을 총괄하는 주무 부처인 기획예산처의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다. 기획예산처는 현 정부가 단행한 정부조직 개편에 따라 지난 1월 2일 국무총리 산하 장관급 기관으로 공식 출범했다. 이는 1998년 김대중정부가 설치했던 기획예산처의 부활이라고 볼 수 있다. 당시에는 예산·세제·금융 등 경제정책 기능이 재정경제원에 과도하게 집중돼 정책에 대한 견제와 비판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고, 이것이 외환위기를 초래한 한 원인이라는 인식이 있었다. 이런 문제인식 하에서 김대중정부는 재정경제원을 재정경제부와 기획예산처로 분리했다. 그러다 10년 뒤 이명박
우리나라 사망원인 가운데 가장 큰 원인이 암이기 때문에 환자와 그 가족들은 물론 일반 사람들에게서 암 발생을 줄이는데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는다. 결론을 먼저 말하자면 암을 완전히 막아주는 ‘마법의 슈퍼푸드’는 없다. 하지만 여러 연구에서 암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반복해서 나온 식품군은 분명히 있다. 과학적으로 근거 있는 핵심 식품군으로 채소 전반(특히 생 채소 많이 먹기)은 여러 연구에서 다양한 암의 위험을 낮추는 데 연관되어 있다. 브로콜리 양배추 콜리플라워 배추 브뤼셀싹 등은 설포라판 같은 성분을 통해 유방·폐·대장암 위험을 감소시킨다는 여러 연구들이 있다. 블루베리 딸기 라즈베리 등은 항산화·항염 성분이 풍부해 DNA 손상 보호, 종양 성장 억제 등 기전에 대한 연구가 많다. 과일 채소 통곡물 콩 씨앗 견과류와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를 많이 쓰는 지중해 식단은 비만 관련 암 위험을 낮추는 것과 연관되어 있다. 통곡물 콩류 채소 과일에 든
03.13
새삼스러운 이야기이지만 인공지능(AI )시대 전망을 둘러싸고 각종 메시지가 혼란스럽게 쏟아져 나오고 있다. 혹자는 천국의 복음을, 혹자는 지옥의 묵시록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가 하면 극단주의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과연 AI 시대 생존을 보장하는 ‘철의 원칙’은 존재하는가? 언제나 그렇듯이 한 시대를 관통하는 해법을 찾자면 넓은 시야를 갖고 문제를 근원적이고 본질적으로 파고들어야 한다. 내친김에 지난 수십년 간에 걸친 지적탐색을 되돌아보기로 했다. 변변치 않은 주제에 시건방 떠는 일일 수 있으나 복잡한 문제를 효과적으로 푸는 방법의 하나가 될 수도 있다. 때는 1990년대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1년 소련 붕괴가 미친 사상적 충격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곳곳에서 자본주의의 완전한 승리를 선언하는 환호소리가 터져나왔고 사회주의를 신봉하던 인물들은 멘붕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로부터 1년 뒤 현대 경영학의 개척자이자 이 분야 최고
오픈 소스는 컴퓨터를 활용해 만드는 여러 가지 소프트웨어를 일반 대중이나 다른 경쟁 회사가 개방하는 것으로 1990년대 리눅스 운영체제의 출현과 함께 많이 통용되는 기법이다. 음식 조리법을 숨기는 것 없이 그대로 공개해서 같은 음식을 만들 수 있는 원리와 같다. 최근 인공지능(AI) 오픈 소스가 경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2010년 후반 AI 오픈 소스는 모델은 공개하되 핵심인 파라미터는 공개하지 않았으나 최근에는 이 트렌드가 급속도로 바뀌고 있다. 이제는 모델, 파라미터에 더해서 AI 훈련에 사용된 데이터까지도 같이 공개하는 것이 중요한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AI 훈련 데이터 공개, 중요한 트렌드로 자리잡아 이런 AI들이 가장 많이 공개되는 사이트는 허깅 페이스(HuggingFace)라는 미국의 스타트업이 운영하는 오픈소스 커뮤니티 툴이다. 2026년 3월 11일을 기준으로 약 270만개의 AI 모델, 91만여개 데이터가 공개돼 있다. 물론 무분별한 상업적 활용은 제
3월 8일, 인도는 다시 한번 들썩였다. 인도 대표팀이 국제크리켓평의회(ICC) 남자 T20 월드컵 2026 결승전에서 뉴질랜드를 꺾고 사상 첫 대회 2연패를 달성했기 때문이다. 경기가 벌어진 나렌드라 모디 스타디움은 물론 전국이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크리켓은 인도에서 단순한 스포츠가 아니다. 국민 감정의 출구이자 집단적 자부심의 상징이다. 그러나 환호가 절정에 이른 바로 그 순간에도 뉴델리 외교가는 전혀 다른 화면을 보고 있었다. 미국과 이란의 충돌로 중동정세가 급속히 흔들리는 가운데 인도는 흥분보다 절제를 택하고 있다. 사실 이번 사태는 인도 외교에 묘한 장면을 남겼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전쟁이 본격화되기 불과 며칠 전인 2월 25~26일 이스라엘을 국빈 방문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를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시켰다. 정상외교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전쟁의 먹구름이 몰려든 셈이다. 그만큼 인도의 계산은 복잡할 수밖에 없다.
12일 막을 내린 이번 중국 양회를 단순한 경기부양 이벤트로 읽으면 절반밖에 보지 못한 것이다. 과거 중국 경제를 끌고 간 것은 부동산, 지방정부 투자, 수출이었다. 하지만 지금 이 세 축은 모두 예전처럼 강하지 않다. 부동산은 장기 조정국면이고, 지방정부는 부채 부담이 크며, 수출은 지정학과 보호무역의 압박을 받고 있다. 그래서 중국은 이번 양회에서 사실상 이렇게 말한 셈이다. “예전 엔진으로는 더 이상 안정적으로 갈 수 없다. 이제는 기술 소비 자본시장 국가전략산업을 새 엔진으로 삼겠다.” 양회가 바꾼 게임의 법칙 여기서 우리가 읽어야 할 첫번째 키워드는 총량보다 배치다. 초장기 특별국채와 지방 특수채는 단순한 경기부양 자금이 아니다. 소비재 교체, 장비 업데이트, 국가전략 프로젝트, 첨단산업과 인프라에 자금을 꽂는 도구다. 여기에 소비촉진용 2500억위안, 추가 재정·금융지원 1000억위안이 함께 제시됐다. 즉 이번 양회의 핵심은 “얼마를 쓰느냐”보다 “어디에
03.12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미증유의 위기 속에서 정책금융은 우리 경제를 지탱한 핵심 보루였다. 소상공인의 도산을 막고 취약계층에 유동성을 공급하며 사회적 안전망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하지만 위기 대응을 위해 팽창했던 정책금융의 관성은 현재까지 이어지며 연간 공급 규모 250조원 시대를 정착시켰다. 문제는 이러한 양적팽창의 이면에서 들려오는 경고음이다. 고금리 여파와 경기둔화가 맞물리며 정책금융의 부실률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으며, 이는 국가 재정건전성을 위협하는 실질적인 부담으로 돌아오고 있다. 결국 한정된 자원을 가장 효율적으로 배분하기 위한 ‘정책의 과학화’는 이제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다. 검증없는 정책금융의 구조적 한계 그러나 현재의 정책 설계 과정을 들여다보면 정교한 데이터 분석보다는 정치적 시급성에 밀려 논의가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도로나 교량을 건설하는 SOC 사업은 수백억원 규모임에도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치지만, 수조원이 투입되는 정책금융 사업은 금
한국이 부동산 거품 제거 정책을 추진하면서 강력한 부동산 억제 정책을 펴고 있는 중국 상황을 떠올리게 된다. 한국은 금융과 세제를 통한 수요관리와 신규주택 공급을 통한 부동산 가격관리 정책으로 부동산 재원의 생산적 분야로의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중국은 부동산 개발 기업에 대한 자금공급을 축소하는 2021년 ‘3개 레드라인’ 시행 이후 부동산 의존형 성장모델과의 ‘고통스러운 결별’을 겪고 있다. 한중은 부동산 시장 개혁이라는 목표는 같지만 추진 과정은 서로에게 반면교사가 되고 있다. 한국은 무엇보다 중국이 부동산 안정화 조치 이후 겪고 있는 내수침체가 재현되지 않도록 각별한 노력이 필요하다. 역대 정부가 부동산 규제 이후 내수침체가 오면 부동산 가격 부양에 다시 나서던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 중국이 겪고 있는 내수침체는 부동산 자산가치는 급락(2021년 이후 주요 도시는 20% 내외, 중소도시는 30% 이상)했지만 부채는 그대로 남은 ‘대차대조표 불황’에 기인한 바가 크다.
촉법소년(觸法少年)이 현 정부에서 또 소환됐다. 법무부가 촉법소년 연령의 상한을 13세에서 12세로 낮추겠다는 정책을 세웠다. 지난 정부에서도 법무부 업무보고 때 담겼던 내용인데, 당시 대통령은 비상계엄으로 탄핵이 되었고 큰 관심도 없었다. 그러나 현 정부에서는 국무회의에서 다루어지고 있고, 대통령도 ‘압도적 다수 국민이 찬성한다’면서 실천의지를 드러냈다. 촉법소년이란 ‘형벌 법령에 저촉(抵觸)되는 행위를 한 10~13세 소년’을 말한다. 소년을 보호하기 위한 처분이라는 점을 주목해 흔히 보호처분이라고 부르지만 엄밀히 말하면 사회의 안전을 위한 처분이다. 보안처분이라고 부르는 것이 그 본질에 부합한다. 보호처분이라고 부르니 촉법소년의 범죄로 피해를 본 사람은 물론 촉법소년 자신도 처벌을 받지 않는다고 오해를 하는 것 같다. 그런데 범죄를 저지른 사람으로서 형사미성년자가 아닌 소년도 보호처분을 받을 수 있다. 이들을 흔히 범죄소년이라고 부른다. 범죄를 지은 14세 이상 19세
03.11
미-이란 전쟁 여파로 전세계의 경제와 안보 질서가 요동치고 있다.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넘나들고 원달러환율은 1500원선을 위협하고 있다. 금융시장도 크게 흔들린다. 주가가 큰 폭으로 등락을 거듭하고 투자심리도 얼어붙으면서 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에너지 수입과 무역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고유가·고환율·고물가가 겹치는 ‘3고 충격’에 금융시장 불안까지 더해지는 복합위기에 직면하는 양상이다. 중동 위기는 한국 경제의 구조적 취약성을 다시 드러낸다. 우리나라 원유 수입의 상당 부분은 중동에 의존하고 있으며 호르무즈 해협은 그 핵심 통로다. 전쟁이 장기화하거나 해협 봉쇄가 현실화할 경우 유가상승은 물가상승과 성장둔화, 경상수지 악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금융시장 불안까지 겹치면 기업 투자와 소비 심리가 동시에 위축될 수 있다. 주가급락과 환율급등이 반복되는 상황은 실물경제로 충격이 빠르게 전이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우려스럽다. 결국 가장 먼저 타
한국은행은 지난달 26일 기준금리를 2.5%로 유지하면서 9개월째 동결 기조를 이어갔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견인에 힙입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1.8%에서 2.0%로, 물가상승률은 2.1%에서 2.2%로 소폭 상향조정됐다. 실물부문이 지금의 추세를 이어간다면 향후 통화정책 운용방향은 금융안정 여부에 달려 있다. 금융안정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부동산 환율 주식이다. 부동산시장은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유예 종료 등 강도 높은 세제 및 금융정책에 힘입어 한국은행의 2월 주택가격전망 소비자동향지수(CSI)가 108로 전월(124) 대비 16p 하락하는 등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안정세 접어든 부동산, 그러나 여전히 불안한 외환시장 환율은 대미투자, 글로벌 관세, 미 연준의 통화정책에 큰 영향을 받을 것이다. 환율은 2월 들어 미국 대법원의 상호관세 무효 판결로 관세부담이 줄어든 덕에 1430원대로 하락했다. 상호관세가 글로벌 관세로 대체되긴 했
미국의 대이란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모처럼 활기를 맞았던 국내 주식 장이 극심한 변동성에 휩싸이며 경제적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우리 경제에 드리운 이러한 위기감은 세계 경제의 불안정성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동안 지목되어온 한국 경제의 구조적 취약성에도 그 원인이 있다. 한국은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도, 에너지 집약산업의 비중, 1인당 에너지 소비량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가장 높은 국가 중 하나로 에너지의 약 94%를 수입에 의존한다. 게다가 1차 에너지 소비량의 40%에 달하는 석유는 70% 정도를 중동에서 수입할 만큼 공급선이 편중된 구시대적 에너지 체제를 갖고 있다. 이번 중동 전쟁은 우리에게 화석에너지로부터의 탈피가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 얼마나 시급한 과제인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에너지 안보의 중요성은 이미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확인된 바 있는 뼈저린 교훈이기도 하다. 2021년 초 약 18유로였던 유럽의 가스가격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