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26
2025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외국 군대가 없으면 자주국방이 불가능한 것처럼 생각하는 것은 굴종적 사고”라고 했다. “대한민국 군대가 유·무인 복합체계로 무장한 전문화된 스마트 정예 강군으로 재편해야 한다”며 이같은 입장을 밝힌 것이다. 자주국방과 작전통제권 환수의 중요성이 부상하고 있다. 보수쪽 일각에서는 작전통제권 환수 = 주한미군 철수 = 한미동맹 파기의 등식이 성립하는 것처럼 주장한다. 지나치게 과도한 도식화다. 진보세력의 압도적 다수는 한미동맹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긍정한다. 그러나 지금은 한미동맹을 유지하되, 다른 한 축으로 자주국방 강화가 중요한 시기라고 본다. 먼저, 작전통제권을 미국이 갖게 된 역사적 배경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작전통제권을 넘겨준 최초의 계기는 한국전쟁 직후인 1950년 7월 14일이었다. 전쟁이 발발하자 이승만 대통령이 유엔군(미국) 사령관에게 넘겨줬다. 그러나 전쟁 이후에는 ‘미국의 판단’으로 돌려주지 않았다. 한국전쟁 직후 한미동맹은 ‘삼위
네덜란드 필립스 형제가 1891년에 설립한 필립스(Philips N. V.)란 회사의 경영모토 변천과정을 보면 매우 흥미롭다. 1980년대의 경영모토는 ‘필립스가 당신을 위해 발명한다(Philips Invent for You)’였다. 거만한 공급자 중심의 사고가 보인다. 경영성과는 좋지 않았다. 1990년대의 경영모토는 ‘함께 더 좋게 만들어가요(Let’s Make Things Better)’로 바뀐다. 아직도 공급자 중심의 사고가 깔려있다. 방대한 조직(60여개의 사업부와 29만 명의 종업원)에 크나큰 적자를 감수해야 했다. 그래서 2000년대의 경영모토는 ‘감각과 단순함(Sense and Simplicity)’으로 바뀌게 된다. 수요자 중심의 사고로의 전환이다. 시장과 고객의 움직임을 느끼고 반응해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만들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노력으로의 전환이다. 결과는 좋았다. 전세계적인 수요자 중심의 사고 전환 전세계적으로 수요자 중심의 사고는 정치 경제 사
이제 얼마 후면 우리 민족의 최대 전통 명절인 한가위다. 그러면 힌두교의 나라 인도에서는 어떤 명절이 있을까? 인도를 알고자 한다면 무엇보다 힌두교(Hinduism)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힌두교는 세계 4대 종교 중 하나로 꼽히지만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여느 종교의 모습과는 다르다. 기독교의 예수, 불교의 석가모니, 이슬람의 무함마드와 같이 특정한 창시자나 메시아가 존재하지 않으며 일관된 교리를 규정하는 단일 경전도 없다. 대신 힌두교는 수천년에 걸쳐 인도 아대륙에서 전래되고 변화하며 살아남은 신앙 철학 풍습 관습이 대집성된 것이다. 그래서 학자들조차 힌두교를 ‘종교라기보다 하나의 문명’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힌두교의 특징은 다양성과 포용성이다. 힌두교에는 수없이 많은 신이 존재한다. 창조와 파괴의 신 시바(Shiva), 세계 질서를 유지하는 비슈누(Vishnu), 창조자이자 만물의 근원인 브라흐마(Brahma), 지혜와 재산의 신 가네샤(Ganesha)를 비롯해 지
최근 몇달 간 중국 제약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반응은 갈팡질팡이었다. 한편에서는 “중국의 규제리스크와 미국 수출제한 이슈로 당분간 회피”라는 시선이 존재하는가 하면, 다른 한편에서는 “이 정도 가격이면 충분히 매수 가능하다”는 컨트래리언(Contrarian) 전략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지금 이 시점에서 필요한 것은 흑백 논리가 아니라 구조적 전환기의 본질을 읽는 시야다. 2025년 현재 중국의 제약산업은 ‘국내 시장’과 ‘글로벌 기술이전’이라는 이중엔진 기반의 전략 리빌딩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 월가의 대표적인 애널리스트들도 일제히 주목하는 키워드가 있다. 바로 기술수출(Out licensing)의 급증,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 1(GLP 1) 계열 약물 경쟁 본격화, H주와 A주 간 밸류에이션 리밸런싱, 그리고 펀더멘털 중심의 투자 시프트다. ‘중국산 신약’의 글로벌 가치 상승 2025년 상반기 글로벌 제약 기술이전(라이선스 아웃) 거래 중 32%가 중국 자산
09.25
사람 사는 세상에서 혐오를 좋아하는 사람, 열광하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있다’이다. ‘혐오’를 요즘 유행하는 챗GPT에서 물어보았다. “한국어로 ‘강하게 싫어하고 미워하는 감정’을 뜻한다. 이 단어는 종종 사회적 맥락에서 특정 대상(사람 집단 행동 등)에 대한 편견 차별, 또는 부정적인 감정을 표현할 때 사용된다”라고 답했다. 한국 사회에서 다시 혐오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보수 성향의 사람들 가운데 극단적 사고를 하는 이들이 ‘만사혐중(萬事嫌中)’에 가까운 언행, 즉 모든 일에 중국(인)이 관련 있는 것처럼 끼워팔기를 하는 것이다. 자칭 ‘민초결사대’ 등은 지난 6월부터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 저녁 서울 중구 명동 일대에서 혐중 집회를 벌이고 있다. 이들이 내건 ‘때려잡자 공산당’과 ‘천멸중공(하늘이 공산당을 멸하리라)’ 포스터를 보면 1960~1970년대 반공을 국시 내걸었던 박정희 시대가 절로 떠오른다. 2000년대 일본에서는 한국과 한국인을
국내 증시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코스피는 2021년에 기록했던 전고점인 3305p를 넘어선 데 이어 3500p 선을 도전 중이다. 사실 작년과 올해 중 주요국 증시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오르고 있었다. 앞으로의 전망 역시 우호적이다. 글로벌 증시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실적 측면에서 주요 업종이 선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8월 ICT 수출은 같은 달 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했다. 이는 AI 서버 투자 확대와 메모리 가격 회복이 동시에 작용한 결과다. 코스피 최고치 경신은 아직 끝나지 않았을 가능성 오랜 기간 지속되어 온 삼성전자의 경쟁력 우려도 완화되고 있다. 조선과 2차전지 등 글로벌 경쟁력을 갖는 우리 주력 제조업 역시 미중 전략경쟁 속에서 오히려 주목받고 있다. 미국이 제조업 부흥과 고용 증대를 내세우면서 한국의 특정산업이 반사적 수혜를 누릴 수
2025년 9월 3일 베이징 톈안먼(天安門) 광장에서 열린 중국 전승절 80주년 행사는 역사 재구성과 국제정치게임의 교차점에서 대안적 국제질서 구상을 웅변하는 무대였다. 이에 앞서 시진핑 주석은 공정하고 정의로운 국제질서 구축을 위한 ‘글로벌 거버넌스 이니셔티브(GGI)’ 비전을 제안했다. 본질은 군사와 역사, 글로벌 사우스를 묶어 반(反)서방 결속을 강화하는 국제 여론전이다. 행사에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나란히 참석해 북·중·러의 공동 전선을 떠올리게 했다. 그런데 중-러, 북-러, 북-중 양자회담이 각각 열렸지만 정작 관심의 초점인 3자 정상회담(trilateral summit)은 성사되지 않았다. 이는 단순한 외교 일정상의 문제가 아니라 세 나라 협력의 성격과 구조적 한계를 드러내는 상징적인 장면이다. 북·중·러 협력의 중심 국가인 중국은 ‘삼각연대’ 고착화 이미지를 의도적으로 회피했다. 미·유럽연합(EU)과의 관계 악화 및 경제 제재 위험을
09.24
통일교 한학자 총재의 구속영장 발부는 통일교도가 아닌 일반 국민들에게도 충격이 크다. 종교의 정치권력 유착과 타락이 어디까지 갈까. 한 총재는 영장 실질심사에서 “정치에 관심이 없고 정치를 모른다”는 취지의 항변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83세의 고령으로 최근 심장 시술까지 받은 종교의 수장을 인신구속까지 한 것은 ‘정교유착’ 혐의가 그만큼 무겁기 때문일 것이다. 통일교가 국내외에서 돈 되는 각종 사업을 벌여왔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식품업과 부동산, 골프장 등 스포츠레저산업, 숙박 서비스업, 언론사, 학교, 문화 등 사업영역이 매우 다양하다. 이런 사업들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정치권력의 지원이 필요했고, 윤석열정부 들어서는 궁합이 맞아 그 정도가 심해진 게 아닌가 싶다. 거액 정치자금을 제공하고, 김건희 여사에게 고가 목걸이와 명품백을 건넸다는 혐의 등은 작은 부분일 것이다. 특히 국민의힘 당내 경선과정에서 통일교도들을 10만명 넘게 입당시킨 거래를 했다는 혐의가 사실이라
우리 통상협상단이 미국 측에 무제한 한미 통화스와프 개설을 요청했다고 한다. 3500억달러 규모 대미 투자펀드 조성에 따른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방어막으로 제시된 카드다. 우리 외환보유액의 80%가 넘는 규모를 외환시장에서 조달하려 할 경우 원화가치 급락 등 시장 충격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이 선뜻 응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 미 연준(Fed)이 상설로 무제한 통화스와프를 제공하는 국가는 일본 영국 등 소수의 기축통화국에 한정되어 있다. 또한 현재는 달러 부족으로 인한 위기상황도 아닐 뿐더러 관세 협상 테이블에 연준이 앉아 있지도 않다. 그래서 협상용 카드 성격이 강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러한 평가에도 불구하고 통화스와프 조건 제시는 아마도 우리 협상단의 최선의 선택지였을 것이다. 상식이 안 통하는 무지막지한 저들의 요구에 그렇게 대응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따라서 이 제안을 그 실현가능성 여부에 맞추어 평가해서는 안된다. 통화스와프로 할 수 있는 일,
기후위기 대응과 에너지 전환은 이미 시대적 과제가 된지 오래다. 대한민국 정부는 탄소중립 실현과 신성장동력 확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기 위한 핵심 전략으로 대규모 해상풍력 프로젝트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3면이 바다라는 우리의 지리적 이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해상풍력은 육상풍력이나 태양광 대비 높은 이용률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전력 공급원 역할을 수행할 잠재력을 지닌다. 더구나 해상풍력 발전소의 평균 이용률은 약 22~50%로, 육상풍력(22%)이나 태양광(15%)보다 높다. 2030년까지 14GW 규모의 설비 보급 목표와 복잡한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하기 위해 지난 3월 제정된 ‘해상풍력특별법’은 산업계 전반에 큰 기대를 불어넣고 있다. 더구나 재생에너지 전환에 적극적인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업계도 발빠르게 나서고 있다. 이러한 정책의 기저에는 기존 다른 에너지 기술들이 그랬듯 기술이 발전하고 경험과 규모가 축적되면 발전 단가가 하락해 경제성을 확보할 것이
09.23
오늘날 국제질서는 중국의 부상으로 지난 80여년간 유지돼온 미국의 패권질서가 흔들리는 형국이다. 이달 3일 중국의 대규모 전승절 행사는 군사력 과시를 넘어 반미연대의 결속을 노골화했다는 점에서 전형적인 세력 전이 현상의 서막으로 평가된다. 본격적인 ‘냉전 2.0 시대’가 시작됐다는 주장에도 불구하고 가까운 시일 내 강대국 간 대규모 충돌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한반도와 대만해협 등 지정학적으로 약한 고리에서는 불안정성이 날로 고조되고 있어 우리 외교안보정책의 취약성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금까지 드러난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국방전략 구상은 동맹에 대한 부담의 전가가 클 것으로 예상한다. 미국은 대중견제에 집중하고, 동맹국은 자국 안보의 책임 강화와 대외적 역할 확대를 요구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이러한 기조가 현실화될 경우 대북억제력 강화가 절실한 우리 정부에 이중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한반도의 긴장과 군의 과제 이재명정부가 내세
역사는 기술패권전쟁도 부족해 탈헤게모니적 패권주의로 치닫고 있다. 그동안 작동되었던 미국의 헤게모니는 달러 중심 금융체제와 세계 최강 군사력의 물리적 힘과 함께 유엔(UN) 국제통화기금(IMF) 세계무역기구(WTO)와 같은 제도적 장치, 그리고 민주주의 인권 자유주의 합리주의라는 이데올로기적 정당성을 가지고 행해졌다. 하지만 요즘의 트럼프주의는 기존의 헤게모니즘과 다르다. 트럼프주의의 특징을 살펴보면 첫째, ‘아메리카 퍼스트(America First)’라는 슬로건 하에 대외개입을 최소화하고 자국 산업 보호를 우선하면서 동맹국 기업들에게 미국 내 대규모 직접투자(FDI, foreign direct investment) 강요뿐만 아니라 동맹국 정부 차원에서 대규모 자금을 미국정부 설정 펀드에 현금을 투입하라는 국가주의·보호주의가 강하다. 둘째, 국제적 지지보다 반이민과 국내 유권자 결집(특히 백인 중·하층 보수층)을 국내정치의 수단으로 동원하는 동시에 이를 외교정책으로도 활용하는
우리 인간은 영웅이 필요하다. 어려운 문제를 해결한 사람을 영웅화하고, 신화나 영화 속 영웅으로 대리만족을 하기도 한다. 슈퍼맨 원더우먼과 마블에 등장하는 영웅들은 우리의 이런 마음을 대변한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면 발생한 문제를 해결하는 영웅은 있지만 위기를 사전에 막는 영웅은 찾기 힘들다. 재난과 시련은 늘 일어나는 막을 수 없는 상수이기 때문일까? 기후위기를 다룬 영화에서도 기후재난을 막지 못한 상황에서 시작한다. 흔히 난세에 영웅 난다고 하지 않았던가? 위기를 사전에 감지하고 경고하는 사람을 우리는 ‘예언자’라고 한다. 위기해결사인 영웅과 달리 우리는 예언자를 잘 기억하지 못한다. 예언자는 흔히 허풍쟁이거나 마녀사냥의 희생양이 되기도 한다. 트로이의 공주였던 카산드라는 누구도 그녀의 예언을 믿지 못하도록 저주를 받았다. 카산드라의 예언을 믿지 않은 트로이는 멸망했고, 카산드라 역시 비극적 결말을 맞는다. 지금 우리는 데이터 기반으로 과학적 추론에 근거한 예측능
09.22
이재명정부는 성장회복을 위한 최우선 전략으로 인공지능(AI) 기술 활용을 내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 AI 국가대표 선정 오디션을 펼치는 등 다양한 정책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 AI 시대로의 문명사적 대전환기에 이론의 여지 없는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틀리지 않다고 해서 충분하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데 있다. 필요조건과 충분조건은 엄연히 성격을 달리한다. 무언가가 빠져 있는 느낌이다. 정부는 AI 3강을 목표로 삼고 있다. 목표에 접근하자면 한 국가의 AI 역량을 구성하는 필수 요소가 무엇인지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 결론적으로 AI 역량은 AI 기술, AI 거버넌스, AI 철학 세 가지로 구성된다. 일각에서는 AI 기술만 확보하면 문제가 술술 풀려나갈 것처럼 보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AI 거버넌스와 AI 철학이 제대로 확보되지 않으면 AI 기술은 자칫 무용지물이 되거나 악마의 도구로 전락할 수 있다. AI 기술, 거버넌스, 철학 3가지가 필수 먼저 AI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하루 약 500만대의 차량이 고속도로를 이용하고, 7월 말 기준으로 전국 200여개 휴게소에 매일 120만명의 이용객이 드나든다고 한다. 국민의 70%가 한달에 한번 꼴로 휴게소를 이용하고 있다는 얘기다. 휴게소가 이제는 국민 대다수의 필수 이동 인프라가 된 셈이다. 그간 이용수요가 늘어난 데다 각종 국제행사를 계기로 휴게소 및 편의시설은 이전보다 크게 개선되었다. 이동 편의를 위해 버스 환승 기능까지 갖춘 곳도 생겼다. 에너지절감 차원에서 주차장에 태양광 지붕을 설치하기도 한다. 특산품 판매소와 함께 지역관광자원을 소개하는 팜플렛도 흔히 볼 수 있다. 상업 중심, 거리간격 위주의 위치 선정, 획일적 건물 배치 최근 들어 특화된 디자인을 통해 문화적으로 변신하는 휴게소가 등장하고 있는 것은 그나마 고무적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휴게소가 일정 거리간격으로 위치를 정하고 표준화된 설계 가이드라인에 따라 기능적으로 건축물을 배치하는 틀에서 벗어나지 못
우리 신체 가운데 현대사회에서 가장 혹사당하는 기관이 어디냐고 물으면 아마 많은 사람들이 ‘눈’이라고 대답할 듯하다. 깨어있는 시간 중 우리 눈이 편안히 쉬고 있을 때가 하루 중 몇시간이나 될까. 어린 아이부터 학생들은 물론이고, 스마트폰이 보편화되면서 중장년층에서 노년층에 이르기까지 우리 눈은 거의 항상 일을 하고 있다. 눈이 불편하고 시력이 떨어지면 그제서야 안과를 찾는 경우가 많지만 자각증상이 생겼을 때는 이미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많다. 많은 사람들이 눈 건강에 대해서 염려하면서도 정작 안과검진을 받는 데에는 소홀한 경향이 있다. 눈 건강을 지켜내기 위해서는 미리미리 나이에 맞는 눈 검진을 받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눈 검진은 영유아 시기부터 시작된다. 우리나라에서도 국가영유아검진 항목에 문진 및 시력검사가 포함되어 있으나 이는 이 시기에 주요한 안질환인 사시 약시 굴절이상 선천이상 등을 발견해내는 데는 한계가 있어 만 3~4세경 첫 안과검진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
09.19
이재명 대통령은 초대 내각 구성을 최교진 교육부 장관으로 마무리했다. 최 장관은 사실 이진숙 전 후보자보다 흠결이 많다는 평을 들었다. 교육계에는 “이 전 후보가 낫다”는 말까지 나돌았다. 어쨌든 대통령은 최종 선택을 했고 최 장관은 대한민국 제62대 교육부 장관이 됐다. 최 장관은 취임식(12일)에 앞서 대전 국립현충원을 참배하며 이렇게 썼다. “교육의 힘으로 대한민국의 힘찬 미래를 열어가겠습니다.” 좋은 다짐이다. ‘교육의 힘’을 강하게 하는 일은 교육부 장관의 책무다. ‘교육의 힘’은 저절로 충전되지 않는다. 대통령 장관 공무원 국가교육위원회, 그리고 전국 17명의 교육감, 교육청 공무원, 40만 교원, 대학 총장과 교수가 치열하게 노력해야 한다. 그래야 국민 마음, 학부모 마음을 얻는 공감의 교육을 펼칠 수 있다. 최 장관은 능력의 시험대에 올랐다. 실력으로 신뢰를 쌓는 게 중요하다. 그는 취임 일성으로 “교권 보호와 서울대 10개 만들기”를 강조했다. 물론 중요한 일
요즘 글로벌 정세를 대변하는 키워드는 무엇일까? 미중갈등, 기술 패권, 양극화, 기후변화와 에너지 전환, 관세전쟁, 자국 중심주의 등 수많은 표현이 떠오른다. 이 모든 키워드를 관통하는 대표적 현상은 결국 ‘자국 경제 이익 중심’이다. 각국은 관세장벽을 높이며 무역전쟁을 벌이고, 자국 이익을 앞세워 전쟁을 불사한다. 물론 과거에도 국제관계는 자국 이익을 위한 힘의 논리가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선진국이 개발도상국을 배려하거나 절제된 방식으로 힘을 행사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오늘날 글로벌 차원의 명분이나 인류보편의 가치보다 자국의 이익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결과적으로 세계는 강자의 논리에 기반한 무한경쟁의 장으로 변모하고 있다. 우리의 미래, 연구개발 이끌 ‘인재’에 달려 우리나라 경제발전의 기반은 냉전과 글로벌 진영논리에 기반한 추격형 모델이었다. 철강 조선 석유화학 가전 자동차 이차전지 디스플레이 반도체 등 주요 산업은 선진국의 기
일본은 2010년대 이후 미일동맹을 배경으로 인도태평양 안보체제 구축에 앞장서며 대중국 견제를 대외정책의 핵심 과제로 추구했다. 2016년 아베정권이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FOIP)’ 구상을 처음 내놓고 2017년 트럼프 1기 정권이 인도·태평양전략을 공식 채택한 이래 미일은 법의 지배, 민주주의와 자유무역 등 보편가치를 기치로 중국의 무력적인 현상변경 시도를 억제하는 안보협력 강화에 주력했다. 그런데 트럼프 2기 정권이 미일동맹의 기저 가치를 흔들면서 일본의 대미 의존 외교에 모순이 드러나고 있다. 두차례 세계대전을 치른 미국은 법의 지배에 기반한 국제질서 형성을 주도했고 일본도 미국과 공유하는 인태 전략 하에서 국제법을 특히 중시하는 외교를 전개해왔다. 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 후 미국은 국제규범보다는 힘에 의한 평화와 거래를 노골적으로 추진하면서 일본은 곤혹스럽게 됐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과 관련 국제형사재판소(ICC)가 네타냐후 수상 등을 전범 혐의
09.18
8월 말 이재명 대통령은 일본을 방문해 재일동포들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대통령은 과거 군사정권 시절에 여러 재일동포를 체포해 간첩으로 조작한 사건에 대해 사과했다. 행사 사진에는 많은 시청자들이 눈시울을 적시게 만든 텔레비전 다큐 ‘간첩과 섬소녀’의 주인공이 대통령 내외 옆에 앉아있는 보습도 보였다. 그 분은 이름도 거창한 거문도간첩단사건의 일원이었지만 실제로는 회유와 강압으로 만들어진 간첩이었다. 대통령의 사과는 문재인 대통령에 이어 두번째였다. 세상은 진짜 달라졌다. 그러나 재일동포 인권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무엇인가 허전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무엇보다 피해자에 대한 구체적인 후속조치가 언급되어 있지 않으니 답답할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이루어진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의 진상 규명, 법원의 형사 재심, 피해에 대한 민사배상 등의 구제조치는 모두 피해자 개인이 동분서주하며 이루어낸 성과였다. 검찰을 비롯한 국가기관은 여전히 사실을 은폐하거나 부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