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8
2025
지구상 온갖 생물의 유전자원을 활용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하다. 미생물부터 바이러스까지, 유전다양성이 극도로 높은 생물 등에 대한 유전체 정보 확보 연구가 이에 해당한다. 수만에서 수십만 종류의 유전체 정보를 대량으로 획득하고 이를 인공지능으로 분석해 유용 유전자를 빠르고 효과적으로 발굴하는 분야가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이렇게 확보한 유용 유전자는 마치 공장의 조립라인처럼 양산용 세포에 장착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이러한 신규 유용 유전자 발굴을 통해 주요 생체 분자를 합성하고 대량생산하는 일이 손쉬워질 것으로 기대된다. 수십억년의 역사가 담긴 진화라는 기나긴 시간 속에서 최적화된 유전자, 이를 죄다 꺼내 우리 삶에 더 가깝게 가져다 쓸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합성생물학 연구는 유전자와 생화학 반응을 최적화하면서 유용한 생체분자를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을 선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홉 없이도 맥주에 홉 향을 추가해주는 효모 개발이나 꽃 없이도 꽃가루의 양분을 대신 생산해
10.27
오래전 TV에서 흥미로운 장면을 볼 수 있었다. 새끼 곰 두 마리가 나들이를 나섰다가 몸집이 큰 낯선 곰을 만났다. 새끼 곰은 전속력을 다해 높은 나무 위로 달아났다. 곰은 다른 새끼 곰을 만나면 생존을 위협하는 잠재적 경쟁자로 간주하고 죽여버리기 때문이다. 정반대의 장면이 아프리카 초원지대에서 펼쳐졌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초식동물이 풀을 뜯던 중 무리 중 한 마리가 새끼를 출산했다. 이를 노리고 포식동물이 다가오자 동종의 초식동물들이 일제히 방벽을 형성해 새끼를 보호했다. 초식동물은 개체수가 많아질수록 방어력이 강해진다는 본능적 판단에 따른 행동이었다. 근대 이후 서구 열강의 과학자들은 약육강식의 위계질서가 자연계를 지배한다고 여겨왔다. 자신들을 정점으로 형성된 인간 사회 질서를 자연계에 그대로 대입시킨 결과였다. 약육강식이 자연계를 지배한다면 개체수가 위계질서의 상층부로 올라갈수록 많아지고 하층부로 내려갈수록 적어져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다. 자연계를 지
최근 글로벌 자산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미국 S&P500과 나스닥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전쟁 선포로 주가가 급락했던 4월 9일 이후 6개월 만에 각각 35%, 50% 이상 상승했고, 코스피는 10월 현재 3900선을 넘어 같은 기간 70% 올라 있다. 최근 들어 다소간의 조정이 나타났지만 금 가격도 온스당 4000달러를 훌쩍 넘겨 작년 말 대비 57%나 높은 수준이다. 국별로 차이가 있지만 우리나라를 비롯한 일부 국가의 부동산 가격도 상승 추세다. 한마디로,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이 동시에 상승하는 현상, 즉 ‘모든 실물 자산의 가격상승(everything rally)’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최근 ‘모든 실물자산의 가격 상승’은 ‘통화가치의 희석’ 현상 이러한 현상은 통상적인 경기사이클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안정된 경기 흐름, 대규모 AI 투자, 금리인하 등 다양한 상승 요인이 있더라도 위험자산 가격이 오르면 안전자산 가격은 대체효과로 약세를 나타내거나 큰 변동을
‘부끄러움을 가르칩니다’는 작고하신 박완서님의 소설 제목이다. 부끄러움이 사라진 세속에 대한 작가의 시대정신이 소설로 표현된 것이다. 국회 국정감사를 생중계로 보면서, 국회의원들과 증인 참고인들의 진술과 공방을 접하면서 지금 제일 필요로 하는 교육은 부끄러움에 대한 교육이지 않나 생각했다. 증거로 밝혀지지 않는다면 죄가 아니라는 법 기술자들의 낯 두꺼운 태도와 모호한 표정으로 시간 때우기를 하면서 부끄러움을 피해가는 적당한 방어적 태도의 증인들을 보면서 안타까움과 우려를 금할 수 없다. 부정한 짓을 하더라도 증거가 없다면 범죄가 아니라는 잔혹한 법 기술, 명백한 진실이어도 언론과 법의 방패막 속에서 진실이 왜곡되는 것이 가능해진 탈진실의 시대에 일부 정치인들과 관료들은 부끄러움과 수치심을 버리고 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드라마에서 전형적으로 그려진, 비겁하거나 파렴치한 인물보다 때로는 더 적나라한 행동을 하기도 한다. 자신이 속한 카르텔과 이익에 눈이 멀어 양심과 이성을 속
10.24
대학은 용광로다. 젊은이들은 뜨겁다. 대학처럼 20대 청춘을 모아 놓은 집단은 군대를 제외하고는 없을 것이다. 대학은 그래서 싱그럽고 가슴 설레는 곳이다. 캠퍼스 곳곳에 외국인 유학생도 눈에 띄게 많아졌다. 강의 시간에 만나는 외국인 학생들은 정겹다. 수줍은 표정으로 선뜻 대화에 끼기를 힘들어한다. 한국어는 어눌하고 표현은 서툴다. 일부 학생은 글씨를 또박또박 잘 쓴다. 한글체가 대체로 예쁘다. 정작 상당수 우리 학생은 난필이다. 수기(手記) 답안지를 채점할 때는 진땀을 흘린다. 수업 시간에 외국인 학생의 손 글씨를 우리 학생들에게 보여줬다. 일종의 경각심 또는 자각의 계기로 삼자는 의미에서였다. 우리 학생들은 놀란다. 인정하는 거다. 외국인 학생은 “한국에 오기 전에 정말 열심히 연습했어요. 말은 서툴러도 글씨를 잘 써 공부를 따라가고 싶었어요”라고 했다. 노력과 정성이 돋보인다. 교육부가 2027년까지 외국인 유학생 30만 명 유치를 목표로 내건 ‘스터디 코리아 300K
이렇게 질문해 보자. 동원할 수 있는 자기자본이 그닥 많지 않은 당신이 서울에 소재한 아파트를 매수할지 말지 고민 중이다. 이때 당신의 매수 결심을 돕는 요인들에는 무엇이 있을까? 우선 전세를 끼고 아파트를 구매하는 것이 가능해야 할 것이다. 은행이 대출을 많이 해주면 금상첨화다. 대출을 받아야 하는 처지니 금리가 낮아야 한다. 보유세 등 부동산 관련 세금이 높으면 기대수익률이 떨어지는만큼 부동산 관련 세금이 낮아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이번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을 살펴보면 시장의 향후 움직임을 전망하는 데 도움이 될 성 싶다. 주지하다시피 이번 대책에는 △주택수요 관리 강화 △ 부동산 금융 규제 강화 △ 부동산 거래 질서 확립 △ 부동산 세제 합리화 등의 방안들이 망라됐다. 역대 부동산 금융규제 중 가장 강한 대책 정부는 주택수요 관리 강화를 위해 현행 서울 강남 3구(서초구 강남구 송파구)와 용산구를 포함한 서울 25개 자치구 전체와 경기도 12개 지
트럼프 대통령의 가자평화계획(20개항)에 따른 1단계 합의안이 10월 9일 이집트 시나이반도(샤름 엘 셰이크)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 4개 중재국 간에 서명됐다. 그 내용은 즉각 휴전과 인질석방, 인도적 지원 확대, 휴전이행 국제감시단 구성 등이었다. 이어 10월 13일 20여개국 지도자들이 참석한 중동평화회의에서 4개 중재국(미국 이집트 카타르 튀르키예) 정상들이 ‘가자평화선언’에 서명했다. 이는 가자 재건과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한 다자간 협력 약속이었다. 바로 그날 하마스는 생존 인질 20명과 시신 4구를 송환했고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인 포로 1700여명과 장기수 250명을 석방했다. 이스라엘군은 가자 공격을 즉시 중단하고 일정 구간 후퇴 및 인도적 지원 물자 반입 확대를 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는 “새로운 중동의 역사적인 새날이 왔고, 이날이 오기까지 3000년이 걸렸으며, 평화가 오래 지속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중재국들의 노고는 일단 칭찬받을 만하다. 그런데
10월 30일 경주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난다. 지난 2월 관세전쟁이 시작된 이후 스콧 베센트 장관과 허리펑 국무원 부총리가 네 차례 고위급 회담에 관세를 낮추기로 합의했지만 미국의 대중 반도체 제재와 중국의 대미 희토류 제재는 아직도 협상 중이다. 이러한 쟁점은 트럼프-시진핑 정상회담에서 최종적으로 결정될 것이다. 더 이상 고분고분하지 않은 중국 2018년 무역전쟁이 벌어진 후 중국은 처음부터 미국과 협상을 통해 이견을 해소하려고 시도했다. 그러나 이번 관세전쟁에서 중국은 시종일관 미국에 보복을 주저하지 않았다. 중국은 미국이 대중관세를 올린 만큼 대미관세를 올렸다. 미국이 대중 관세를 145%(2월 4일 10%, 8일 10%, 3월 4일 10%, 4월 2일 34%, 8일 50%, 9일 21% 추가)까지 올리자, 중국은 지난해 제정한 관세법 17조 대등원칙(对等原则)에 따라 대미 관세를 125%(4월 4일
10.23
최근 대법원장의 국회 증언을 두고 표출된 선출권력과 사법부의 상호관계에 대한 논쟁이 한창이다. 대통령을 당선시키고 의회에서 다수당을 차지한 더불어민주당은 선출권력의 정통성을 강조하는 한편, 대선에서 패하고 의회 소수당인 국민의힘은 삼권분립의 원칙을 앞세운다. 논의는 더 나아가 입법부와 행정부가 주도하는 사법부 개혁으로 발전하는 양상이다.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라는 미국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의 민주주의 정의는 단순한 만큼 강력한 힘을 지니는 함축적인 표어다. 이 정신을 반영하듯 우리 헌법 1조 2항은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못을 박았다.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이나 국회가 관료적으로 임명된 사법부보다 더 강한 정통성과 권력을 누리는 일은 당연해 보인다. 특히 대법원의 경우 대통령이 국회의 동의를 얻어 임명 절차를 진행한다는 사실만 보더라도 선출권력인 행정부 수장이나 입법부의 우월적 위상이 돋보일 수 있다.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맹국 중 가장 높다고 알려져 있다. 자살이라는 불행한 선택을 줄이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일본의 대책을 통해 우리나라에 조금이나마 시사가 되길 바란다. 일본의 자살자 수는 2023년 2만1837명이다. 가장 많았던 2003년 3만4427명에 비해 63.4%의 수준으로 그간 크게 줄었다. 그런데도 자살률은 주요 선진국(G7)에서 여전히 가장 높아 이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그간 일본 정부의 자살 대책을 소개한다. 기본법 제정하고 지자체 대책 의무화 일본은 1998년 이후 자살자가 3만명을 넘고 줄지 않는 가운데 자살이라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06년 ‘자살대책 기본법’을 제정했고, 2016년에는 각 지자체에 자살 대책 계획 작성을 의무화했다. 더 나아가 2022년에는 ‘자살 종합 대책 요강-누구도 자살하지 않은 사회 실현을 지향하며’가 각의 결정되었다. 대강에서는 기존의 대책 외에 어린이·청년 자살대책의 강화,
2000년 중국역사에서 정치적으로 안정된 시기에는 성장이 둔화하고, 반대로 혼란과 변혁의 시기에 경제가 비약적으로 발전했던 역설적 사례들은 오늘날 중국이 직면한 구조적 경제침체를 풀어갈 역사적 통찰을 제공한다. 혼란이 오히려 성장을 촉진한 대표적 사례는 송나라다. 역사상 가장 취약했던 왕조 중 하나인 송은 북방의 요(遼) 금(金) 원(元)의 압박 속에 영토의 절반까지 내주며 정권을 유지했지만 군사적 약세와 정치적 불안정 속에서도 유례없는 경제번영을 구가했다. 당시 송나라는 GDP가 세계 전체의 절반에 이를 정도로 융성했으며 1인당 GDP 또한 영국 등 서구를 능가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경제부흥은 역설적으로 봉건 중앙 체제의 통제가 약화되면서 표출된 상업의 발달과 기술의 혁신, 경제의 개방 덕분이었다. 무거운 금속화폐 대신 세계 최초의 지폐인 ‘교자(交子)’가 민간에서 탄생했고, 제철업과 도자기 산업, 활판인쇄술이 꽃피웠으며, 활발한 해상무역은 항구도시들을 국제적 상업
10.22
‘가슴마다 성스러운 이념을 품고/ 이 세상의 사는 진리 찾는 이 길을/씩씩하게 나아가는 젊은 오뉘들/ 이 겨레와 이 나라의 크나큰 보람/ 뛰어나는 인재들이 다 모여들어/ 더욱더욱 융성하는 서울대학교’ 서울대 교가다. 최근 의사 선호현상에 따라 최고 우수학생이 전국의 의대에 진학한다. 하지만 해방 이후 최근 10년 전까지만 해도 전국의 최고 우수학생은 서울대에 진학했다. 전국의 학생들은 초등학교부터 서울대에 입학하기 위해 전쟁을 벌였던 것이 사실이다. 물론 지금도 서울대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우수한 학생이 많이 모이는 우리나라 제1의 대학이다. 지방 국립대는 저출산 현상 등에 따라 존립을 위협받고 있고 서울 집중현상으로 지방이 소멸하는 한 이유로 ‘전국 제1의 대학 서울대‘가 꼽히면서 이재명 대통령이 집권 공약으로 내세운 것이 '서울대 10개 만들기'다. '서울대 10개 만들기'는 결국 부산대 경북대 전남대 등 한국의 거점도시에 존재하는 역사가 오랜 9개 지방 국립대학을 서
국민주권정부가 민주주의 회복과 국민통합, 경제사회 리스크 극복을 위해 노력 중이지만 트럼프행정부의 관세압박과 3500억달러 직접투자 강압 등에 따른 악영향이 심화되고 있다. AI 기반 마련 위해 중요한 것은 모든 분야의 근본적 데이터 활용 먼저, 이재명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인공지능(AI) 혁신 정책의 조기정착으로 저성장구조를 탈출하기 위해서는 현실적 안이 중요하다는 점을 제언하고자 한다. AI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모든 분야의 근본적 데이터 활용이다. 즉 모든 생산품과 서비스, 관련 업종과 산업분야의 포괄적이고 세부적인 빅데이터가 공유돼야 한다. 일상적 데이터의 표준화는 상대적으로 가능하지만 개별 기업과 사업체의 핵심요소인 사적인 데이터를 공유하기는 쉽지 않다. 그런만큼 소유권과 개인정보 및 책임성과 안전성 중심의 공공데이터 시장을 마련해야 한다. 예컨대 독일의 카테나(Catena)-X 모델과 유사한 한국 제조산업형 ‘K-카테나X’ 플랫폼을 조속
최근 용인 국가반도체산단의 전력집중과 초고압 송전망 문제를 둘러싼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다. 송전망이 지나가는 전남 전북 충남 충북 경기 강원 곳곳에 주민 대책위원회가 꾸려질 만큼 갈등지역의 범위도 전국적이다. 이번 사안은 기후위기 대응과 재생에너지전환을 강조하며 출범한 이재명정부가 시민사회의 저항에 맞닥뜨린 첫 도전으로, 그 해결이 국정운영 향방을 가늠하는 시금석이 될 수도 있다. 정부의 역점사업인 재생에너지와 인공지능(AI) 산업에는 모두 새로운 전력망 구축이 필수불가결하고, 에너지고속도로는 이와 밀접한 정책 사업이다. 만일 에너지전환과 계통연결이 함께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재생에너지 기반의 미래성장은 사실상 기대하기 어려워진다. 따라서 성공적인 국정운영을 견인할 강력한 동력을 얻으려면 정부는 이번 사안의 심각성을 받아들이고 갈등의 본질을 정확히 짚은 현명한 방안을 찾아야 한다. 이 같은 관점에서 먼저 현재의 전력망 추진 상황을 들여다보자. 정부는 지난 1일 제1차 국가기간
10.21
정부 차원의 국방개혁이 본격화되고 있다. 국방부는 지난달 30일 장관 직속 자문기구로 ‘내란극복·미래국방 설계를 위한 민·관·군 합동특별자문위원회’를 발족했다. 국민주권정부의 국정과제 추진과 주요 국방현안 해결에 국민의 뜻이 직접 반영되도록 민간 주도의 자문기구를 설치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위원회는 미래전략, 헌법가치, 군 방첩·보안 재설계, 군 사망사고 대책, 사관학교 교육개혁 등 다섯 분야에서 연말까지 정책안을 도출할 예정이다. 미래전략 분과는 급변하는 안보환경에 부합하는 군사전략과 구조개편 방향을 논의하고, 헌법가치 정착 분과는 계엄법 등 관련 법령에 문민통제를 반영하며 전군 민주주의 교육 강화 방안을 검토한다. 방첩·보안 분과는 국군방첩사령부 해편과 군 내 방첩 정보 전문기관 창설 방안을, 사망사고대책 분과는 총기 관리 및 자살 예방 등 사고 종합대책을, 사관학교 개혁 분과는 교과과정 개편과 민간 교수 확대 방안을 각각 마련한다. 한편 정부는 국방혁신 전반을 총괄하
탈무드에는 17마리의 낙타를 나누지 못해 고민하던 세 아들에게 현자가 자신의 낙타 한 마리를 더해 문제를 해결했다는 ‘18번째 낙타’ 이야기가 전해진다. 지금의 한미 간 통상 협상도 이와 비슷하다. 미국은 자국 중심의 산업·통상질서를 강화하며 3500억달러 규모의 직접투자를 요구하고 있지만 협상은 좀처럼 진전을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 난관을 풀 ‘18번째 낙타’는 무엇일까. 그 해답은 돈이 아니라 과학기술이다. 한국은 단순한 투자 파트너가 아니라 세계적 수준의 기술역량을 갖춘 국가다. 반도체 인공지능(AI) 양자 6G 소형모듈원자로(SMR) 로봇 등 첨단 분야의 경쟁력은 단기적 자본보다 훨씬 지속가능한 자산이다. 이러한 기술들은 한미 협상에서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를 넘어 상호 이익을 실현하는 전략적 자산으로 작용할 수 있다. 과학기술협력 축으로 자국 우선주의 벽 넘어야 지금 국제정세는 기술패권을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미국은 리쇼어링과 공급망 통제를 강화하
도톰한 쇠고기 안심이 달구어진 프라이팬 위에 놓인다. 지글지글 소리를 내며 육즙과 기름이 각각 다른 목청을 낸다. 수분은 작은 알갱이가 되어 튀어오른다. 향신료와 소스, 버터를 넣자 TV 화면은 스테이크의 향미로 가득 찬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들뜬 진행자는 과장스럽게 손을 펼쳐 흔들며 냄새를 맡고 감탄사를 연발한다. 스테이크를 뒤집더니 갈색으로 익은 표면을 가리키며 “봐요 봐요! 이 마이야르 반응으로 먹음직스러운 색으로 변했어요!”하고 손뼉을 친다. 순간 필자의 TV 화면 안에는 물음표로 가득 차 버린다. 마이야르는 사람 이름이다. 루이 카미유 마이야르(Louis-Camille Maillard)라는 프랑스 화학자로 1912년에 아미노산과 환원당이 반응해 갈색물질을 형성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식품의 가열, 조리 또는 저장 중 일어나는 갈변현상을 가리킨다. 다른 말로는 아미노 카보닐 반응이라고도 하며 아미노기와 카보닐기가 합쳐져 특유의 색과 향을 생성하는 반응이다. 당시 마
10.20
‘조희대 흔들기’에 나선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국정감사에서도 어김이 없었다. 열일 제쳐두고 조희대 대법원장의 대선개입 의혹을 밝혀내고 조 대법원장을 몰아내는 일에 집착하고 있는 모습이다. 민심은 민주당의 주장에 수긍하고 조 대법원장이 사퇴하거나 탄핵되어야 한다는 주장에 동의할까. 아니다. 오히려 시간이 지나면서 조 대법원장에 대한 여론 악화보다 민주당이 더 흔들리고 있다. 한국갤럽이 자체적으로 지난 10월 14~16일 실시한 조사(전국1001명 무선가상번호전화면접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 응답률12.1%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의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어느 정당을 지지하는지’ 물어보았다. 더불어민주당 39%, 국민의힘 25%,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각각 3%, 진보당 1%, 이외 정당/단체 1%, 지지하는 정당 없는 무당층 28%다. 지난 대통령 선거 직후 46%까지 상승했던 민주당 지지율은 30%대로 곤두박질쳤다.
최근 한국에서는 정보통신기술(ICT) 관련 보안과 해킹, 화재 시스템 운용상의 문제 등 매일 새로운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2000년대 초반 세계 어느 나라보다 빠르게 브로드밴드 전국망 서비스를 시작한 후 ICT 기반의 서비스는 우리 일상에 필수재가 되었다. 각종 정부 행정절차, 민원부터 일상적 생활에 필요한 경제활동까지 ICT 기반 서비스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일어나는 개별적 문제에 대한 대처와 단기처방도 중요하지만 한국이 국가 전체적으로 무엇을 놓치고 있는지 성찰을 통한 장기대책을 만들어가야 할 시기다. 이러한 문제를 장단기적으로 지혜롭게 해결할 수 있어야 이재명정부가 지향하는 인공지능(AI) 3대 강국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다. 유튜브 장애, 1시간도 안돼 정상화 ICT 서비스에 관련해 가장 치명적인 문제는 9월 26일 발생한 국가정보자원 관리원 화재 사건일 것이다. 전 국민이 모두 사용하는 각종 정부 행정절차에 관한 서비스가 한꺼번에
치아와 구강은 음식을 섭취하고 말을 하고 표정과 관련된 심미적인 기능을 담당한다. 태어나 6개월 정도가 지났을 때 첫번째 치아가 나오고 6세부터 15세까지 유치가 영구치로 바뀐다. 성인의 치열로 완성이 되고 이후 다양한 구강 질병을 경험하며 전 생애에 걸쳐 치의학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비장애인도 치과병의원을 방문할 일이 생기면 꺼려지고 겁이 나는데, 장애인은 어떨까? 우리나라는 법령에 따라 장애를 15개 유형으로 구분하고 각각 장애에 따른 맞춤형 의료복지를 지원한다. 장애인은 어느 정도 구강관리(양치질 등)에 어려움을 겪을 수는 있다. 특히 뇌병변장애 지적장애 자폐성장애, 그리고 정신장애의 경우 스스로 또는 보호자에 의한 양치질이나 치과 진료 협조 차원에서도 어려움을 겪는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는 위에 언급한 4개 장애를 ‘치과적 중증장애’로 분류하고 2024년 3월부터 제도적 개선을 통해 중증장애인을 위한 치과 의료 접근성 향상에 도움을 주고 있다. 이와 별도로 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