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06
2026
정치인들은 어느 나라에서나 비난의 대상이 되곤 한다. 미국에서는 남북전쟁 이후 소위 ‘도금시대’가 열리면서 정치혐오가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미국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으로 평가받는 제임스 뷰캐넌, 앤드루 존슨, 체스터 아서, 제임스 가필드, 윌리엄 헨리 해리슨, 워런 하딩 등이 19세기 후반과 20세기 초 백악관의 주인이 됐던 인물들이다. 유럽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있었다. 대혁명으로 왕정을 종식시킨 프랑스에서는 봉건시대 정치의 주역이었던 영주와 성직자에 대한 혐오가 커지고 있었다. 정치 혐오의 빈자리를 채운 엔지니어의 꿈 이런 맥락에서 정치인을 대신해 그 자리에 엔지니어를 앉히고 싶다는 욕망은 서구사회의 오래된 로망이었다. 이는 정교한 계산기를 정치의 도구로 활용하자는 꿈과 다름없었다. 테크노크라시(technocracy), 즉 과학정신으로 무장한 엔지니어들이 사심 없이 정치를 해야 한다는 믿음이 확산됐다. 1차세계대전 이후 굶주린 유럽에 식량을 공급하는 시스템을
우리나라 에너지안보가 세 방향에서 동시에 거센 압박을 받고 있다. 과거의 에너지안보가 주로 원유와 가스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문제였다면 지금은 공급불안, 탄소비용, 전력수요 증가를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복합과제가 되었다. 첫째, 중동전쟁에 따른 공급불안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2025년 기준 하루 약 2000만 배럴의 원유와 석유제품이 통과하는 세계 핵심 에너지 수송로다. 세계 해상 석유 무역의 약 25%가 이 해협을 지나며, 그중 80%는 아시아로 향한다. 전쟁 이후 공급 차질이 커지자 국제에너지기구는 2026년 3월 회원국들이 4억 배럴의 비상 비축유를 시장에 공급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에너지 수입의존도가 2024년 기준 93.7%인 우리나라는 이러한 충격이 곧바로 전기요금 물가 무역수지 산업원가로 연결된다. 둘째, 탄소중립 이행 압박이다. 유럽연합(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는 2026년부터 실제 비용 단계로 들어갔다. EU 집행위원회가 공표한 2026년 1분기
05.04
이달 7일에 5개의 행정수도건설특별법 제정법안에 대한 국회 공청회가 예정돼 있다. 이 법안의 주된 내용은 국회 대통령 등 주요 헌법기관과 그 소속기관, 외교부나 법무부 등 아직 서울이나 서울 인근에 남아있는 중앙행정기관을 세종특별자치시로 이전하는 것이다. 그동안 일부 중앙행정기관만 세종특별자치시로 이전해 많은 행정공무원들이 서울과 세종시를 오가며 업무를 봐야 해서 업무비효율, 행정비용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그런데 이 행정수도건설특별법 제정과 관련해 2004년 10월 21일에 내려진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이 벌써부터 걸림돌로 부상하고 있다. 당시 헌재 결정문은 수도를 ‘국가의 정치·행정의 중추적 기능을 수행하는 국가기관의 소재지’로 정의내리는 데서 출발한다. ‘대한민국의 수도는 서울’이라는 점은 조선시대 이래 600여년간 계속성 항상성 명료성을 가지며 이어져 왔고 이런 오랜 관행이 ‘국민적 합의’를 얻었기 때문에 관습헌법이 되었다고 보았다.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 대국 1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가 한국에 왔다. 10년 만에 다시 온 그는 이번에도 큰 선물을 가지고 왔다. 정부가 과학기술 선도국가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K-문샷' 전략을 수립했는데 구글 딥마인드가 지원하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10년 전 허사비스 덕분에 인공지능(AI) 분야에 더 빠르게 뛰어들 수 있었던 우리나라는 이번에는 그의 도움으로 과학기술 선도국으로 뛰어오르는 기적을 만들 수 있을까? 구글 딥마인드는 한국에 'AI 캠퍼스'를 설립하기로 했다. 이 플랫폼을 통해서 국내의 학계 및 연구 기관들은 구글의 최첨단 ‘연구 AI(AI for Science)’에 접근하게 될 것이다. 또한 10명의 구글 전문가들이 국내에 상주하면서 국내 연구자들과 함께 K-문샷 과제 해결을 위해 협력할 계획이다. 구글 딥마인드, 정부의 과학기술 선도국가 전략인 ‘K-문샷' 지원 이번 협력은 구글 딥마인드가 추진하는 ‘AI
또 한 사람의 재난 참사피해 관련자가 세상을 떠났다. 그분에게도 여러 사람들이 도움을 주려고 애를 썼을 것은 틀림없다. 하지만 아쉽게도 도달하지 못했다. 그래서 지금 우리에게는 전달되지 못한 서비스에 대한 재평가가 반드시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그 중에서도 “도움을 요청하세요”라는 형태의 접근은 반드시 재고와 보완이 시급하다고 생각된다. 기존에는 많은 전문가들이 ‘도움을 요청하는’ 행동이 제일 중요하다고 여겨 왔으나, 최근 영국과 일본등지에서 변화가 있었다. 도움요청 행동을 넘어선 적극적 개입이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왜 그런가? 절박한 사람 대부분 도움 요청할 상태 아냐 첫째, 절박한 사람은 도움을 요청할 겨를이 없다. 위기전화번호를 몰라서 전화를 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자살 위기에 있는 사람의 인지·정서상태는 터널시야, 깊은 무망감, 의사결정 능력의 손상으로 특징지어진다. 어디에 어떻게 청해야 하는지 판단하기 가장 어려운 상태가 바로 그 상태다. 도움요청 능력이
04.30
중동전쟁이 답보 상태로 돌입하면서 잔혹한 파괴의 소용돌이는 어느 정도 잠잠해졌지만 군사적 충돌과 경제적 위기를 넘어 이번 전쟁은 인류가 쌓아온 문명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이 파괴하고 있는 대상은 한 나라나 특정 세력이 아니다. 전세계의 다양한 사람들이 갈등이나 충돌을 피하도록 오랜 기간 차근차근 만들어온 문명 자체를 부수고 있다. 문명의 가장 커다란 결실은 제도다. 어떤 제도든 완벽하지는 않지만 제도가 없는 상태보다는 훨씬 안정적인 관계가 가능하다. 전쟁과 관련 인류는 다양한 규칙과 제도를 만들었다. 선전포고는 가장 대표적인 제도적 장치 가운데 하나다. 2020년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미국의 이란 침공은 똑같이 선전포고는커녕 갑작스레 전면적 침략을 ‘특수작전’이라는 이름으로 거행한 사례다. 이는 전쟁을 선포할 경우 의회의 승인이 필요한 국내 정치 제도를 우회하기 위한 꼼수다. 국가 사이에 조약이나 합의를 통해 관계를 조절하는 양식도 인류 문명의
요즘은 온통 인공지능(AI)이 화두다. 챗지피티(ChatGPT) 제미나이(Gemini) 클로드(Claude)를 두고 누가 더 똑똑한 모델인지를 비교하곤 한다. 그러나 겉의 화려함 뒤에는 드러나지 않은 AI 패권의 진짜 전쟁이 있다. AI 알고리즘 전쟁이 아니라, ‘기억’과 ‘에너지’ 전쟁이다. AI는 처음 등장했을 때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생성형 AI’에 머물렀지만 지금은 완전히 다른 단계로 진입했다. 이른바 ‘에이전트 AI’, 즉 인간의 비서처럼 행동하는 AI시대다. 사용자의 행동을 기억하고, 맥락을 이해하며, 미래를 예측한다. 여기서 핵심은 하나, 바로 기억이다. AI 무게중심 추론으로 이동, 계산하는 기계에서 기억하는 존재로 기억은 곧 메모리다. AI가 똑똑해질수록 필요한 것은 더 많은 데이터가 아니라 더 많은 ‘저장능력’이다. 과거에는 GPU가 병목이었기에 엔비디아가 세계를 지배할 수 있었다. 그러나 무게중심이 ‘학습’에서 ‘추론(Inference)’으로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은 현재 파키스탄의 중재 아래 한차례 종전협상을 가졌다. 협상 테이블에는 이란의 핵 및 미사일 프로그램 폐기, 미국의 대이란 경제제재 해제, 전후 복구 문제, 그리고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과 같은 쟁점들이 올라왔다. 이 전쟁은 지역적·국제적 차원에서 심대한 구조적 파장을 초래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비확산 문제나 이란 체제 변화뿐만 아니라 중동질서의 재편, 역외 행위자로서 미국과 중국의 위상 재조정, 나아가 미국의 신뢰성 약화 및 대서양 동맹의 결속력 저하 등 기존 국제질서 전반에 걸친 변동이 예견된다. 이 전쟁의 궁극적 승리자가 중국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첫째, 전후 중동질서 재편 과정에서 중국의 역할에 대한 수요가 구조적으로 증대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정밀 타격과 전략자산 투사를 통해 이란의 핵 및 미사일 관련 인프라를 상당 부분 무력화했으며, 이란이 지원하는 헤즈볼라 등의 무장 네트워크도 약화시켰다. 이란의 군사적 역량
04.29
한국의 안보에 동맹은 대체불가능한 요소다. 그러나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동맹은 수단이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존속과 국민의 안위를 위해서 한미동맹이 필요한 것이다. 이러한 대의를 위해서 때로는 우리 주권의 일부를 유보하기도 한다. 미군이 보유한 전시작전통제권이나 한미원자력협정 같은 것이 그것이다. 최근의 국내외 정세는 과연 이러한 논리적 구조가 맞는지 의구심이 들게 한다. 한국의 안보에 강력한 최후의 보루였던 미국이 한국의 안정에 부담이 되고 있다. 근래 미국이 이란과의 전쟁에 동맹국의 참전을 요구한 일은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미국의 모든 동맹국이 공통적으로 이러한 요구를 외면했다. 미국이 공격을 받은 전쟁이 아니고 뚜렷한 명분도 없이 선제적으로 일으킨 전쟁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국들에게 두고 보라며 불이익을 주겠다고 경고하고 있다. 쿠팡사태 무마 압력, 가치동맹 붕괴의 신호 쿠팡사태나 정동
조선 후기 실학자 박지원의 ‘허생전’에서 허생은 안성장날의 과일을 모조리 사들여 제사도 못 모시게 하고, 말총을 매점매석해 망건 값을 폭등시킨다. 이 일화는 흔히 ‘사재기’의 전형으로 읽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자본이 공급망을 장악하고 가격을 좌우하는 구조를 드러낸다는 점에서 오늘의 시장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중동전쟁의 장기화로 원유와 원자재 수급에 대한 불안이 커지자 기업들은 재고를 평시 대비 2~3배까지 확대했다. 과거 ‘비용’으로 여겨지던 재고가 위기 상황에서는 공급망 충격에 대비하는 ‘전략적 자산’이자 ‘생존장치’로 자리잡게 된 것이다. 생산중단을 막고 거래신뢰를 유지하기 위한 선택이라는 점에서 이는 지극히 합리적인 대응이다.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위험을 분산하려는 것은 기업뿐 아니라 모든 경제주체의 자연스러운 행동이기 때문이다. ‘총량 확보’ 넘어 ‘분배의 공정성’ 담보하는 정책 필요 문제는 이러한 합리적 선택이 동시에 이루어질 때 나타나는 역설이다. 모든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탄소중립기본법 공론화가 마무리되었다. 성별 지역별 연령별로 무작위 선정된 300명의 시민대표단이 내린 결론은 명확했다. 우리의 삶과 공동체를 지키기 위해서는 우리나라가 글로벌 평균 이상으로 감축목표를 설정하고, 미래세대의 부담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감축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것이었다.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이 나온 지 2년이 되어가는 지금, 이번 결과가 시사하는 바는 적지 않다. 이번 공론화는 다른 경우와 달리 헌법불합치 결정을 이행하기 위한 후속 조치의 일환으로 진행되었다는 점이 특징이었다. 그래서 미래세대의 의견을 어떻게 시민대표단의 구성에 반영할지, 그리고 시민대표단이 숙의할 의제에 결정문의 내용을 어떻게 구체화할지가 핵심 쟁점이었다. 먼저 시민대표단의 구성 측면에서 기후위기의 직접 당사자인 미래세대의 참여가 무엇보다 중요했다. 헌재의 헌법불합치 결정의 가장 큰 이유가 현행 법률에 장기 감축목표가 없는 것이 미래세대의 환경권을 침해한다는 것이었
04.28
오늘, 4월 28일은 국제노동기구(ILO) 등이 지정한 세계 산재사망 노동자 추모의 날이다. 한국은 그동안 노동계에서 추모행사를 해오던 것에서 벗어나 2024년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을 개정해 이날을 법정기념일인 ‘산업재해근로자의 날’로 지정했다. 정부는 이날을 포함한 1주간을 추모기간으로 정했다. 지난 22일 저녁에는 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에서 ‘세계 산재사망 노동자 추모 기념음악회-기억을 넘어 희망으로: 우리가 부르는 안전한 내일, 고 박송희·고 안영재를 기억하며’가 열렸다. 박승희는 2018년 김천문화예술회관에서 발생한 추락사고로 희생된 조연출가였고 안영재는 2023년 세종문화회관 공연 전 연습 중 추락사고 이후 긴 투병 끝에 지난해 세상을 떠난 젊은 성악가다. 공교롭게도 공연 직전인 이날 낮 수원고법 형사1부(재판장 신현일)는 지난 2020년 4월 29일 38명의 노동자가 숨진 이천 물류창고 화재참사 이후 지금까지 가장 많은 23명의 희생자를 낸 경기도 화성 아리셀 공장 화
이란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면서 걸프 지역의 원유를 수입하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여러나라의 에너지안보가 위협받는 상황에서 태양광을 비롯한 신재생 에너지에 많은 투자를 한 국가는 상대적으로 덜 영향을 받고 있다. 신재생 에너지원 중에서 태양전지는 태양빛의 에너지를 직접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기술이다. 효율이 25% 정도로 화력발전에 비해서는 낮지만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청정에너지 기술이다. 최초의 태양전지는 1888년 러시아 과학자 스톨레토프(A. Stoletov)가 처음 보고했다. 반도체를 이용한 현대적 태양전지는 1946년 미국 벨 연구소의 러셀 올(Russel Ohl)이 발견하고 특허를 출원한 것이 그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벨 연구소는 1954년에 실용적으로 사용 가능한 실리콘 태양전지를 최초로 제작했는데 효율이 6% 정도였다. 이 실리콘 태양전지는 1958년 미국의 뱅가드(Vanguard) 인공위성에 탑재되어 우주에서 사용된다. 이때의 가격은 와트당 290달러
최근 인공지능(AI)에 기대하는 가장 큰 관심사는 업무를 얼마나 빠르게 처리하는가에 있다. 이전 학생들은 과제를 하기 위해 책을 찾고 인터넷을 검색했으나, 이제는 생성형 AI에 몇마디 질문을 던지고 곧바로 문제를 해결한다. 직장에서도 마찬가지다. 기획안을 작성하기 전에 AI를 먼저 열고 틀을 잡게 하고 이메일이나 회의 정리도 AI를 활용한다. 가정에서도 변화가 생겼다. 요리 레시피나 생활상식 등을 AI에 물어보면 곧바로 알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변화는 분명 작업시간의 단축을 가져오고 있다. 최근 국내 노동자 조사에 따르면 전체 근로자의 절반 이상(51.8%)이 생성형AI를 활용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평균적으로 업무시간이 3.8%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작업 시간 줄였지만 생산성은 제자리 하지만 흥미롭게도 이 연구결과에 따르면 줄어든 시간과 작업량 사이의 상관관계는 제로에 가깝게 나타났다. 업무시간은 줄었지만 곧바로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는 예상치
04.27
한일 양국은 분산형 에너지 생태계의 조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는 대규모 집중형 시스템으로 인한 취약성을 극복하고 재생에너지를 비롯한 지역의 입지와 특성을 살린 다양한 자원을 효과적으로 이용함으로써 지방 활성화를 도모한다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2024년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이 시행되었고 이 법에 따라 최근 ‘분산 에너지 특화지역(특구)’ 몇 곳이 지정되었다. 특화지역은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첫째, 수요 유치형으로, 전력수급 자립률이 높은 지역이 신규의 전력 수요자를 유치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전력계통 영향평가의 우대와 변전소 등의 설비가 우선적으로 지원된다. 둘째, 공급자원 유치형으로 수도권 등 전력수요가 밀집되어 있거나 계통 인프라가 포화상태의 지역이 신규의 발전설비를 유치하는 것이다. 해당 지역에는 발전설비의 시장 진입시 입찰제도에 가점을 부여하거나 신재생에너지 금융지원사업이 우선적으로 지원된다. 셋째, 신산업 활성화형으로 에너지 체계의 운영
미국 재무부와 국무부가 이란과 원유를 비밀거래해 온 중국의 헝리석유화학을 제재했다. 다롄에 본사를 둔 헝리는 하루 약 40만 배럴의 원유 처리 능력을 갖춘 독립 정유사다. 이들 정유사가 위장선박을 이용해 이란산 원유거래를 했다는 게 미국의 판단이다. 미 재무부는 앞서 이란 자금을 취급한 중국계 은행 2곳에 대해서도 제재를 경고한 상태다. 이란의 최대 석유 수출국인 중국의 자금줄을 압박해 이란과의 종전협상과 내달 중순 중국과의 정상회담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겠다는 미국의 의지를 분명히 한 셈이다. 정상회담 전 압박 카드로 주도권 잡겠다는 미국 중국 내 석유와 천연가스 소비량의 수입 의존도는 각각 73%와 40%다. 원유 수입량의 50%와 천연가스 수입량의 16%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물량이다. 중국의 해상 원유 수입량은 지난해 기준 하루 평균 1027만 배럴 규모다. 이 중 이란산 원유는 하루 평균 138만 배럴씩 수입했다. 전체 해상 수입량의 13.4%에 해당하
치과 진료실에서 환자들과 마주하며 보낸 세월이 어느덧 30년을 훌쩍 넘었다. 강산이 세 번 바뀌는 동안 치의학은 눈부시게 발전했다. 과거의 치과가 단순히 ‘아픈 치아를 뽑고 때우는’ 질병치료와 기능적 회복에 집중했다면, 현대의 치과는 정기검진을 통해 질병을 예방하거나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를 하는 관리영역에 중점을 두는 한편 기능회복을 넘어 ‘아름다운 미소’를 디자인하는 안면 심미의 영역으로까지 그 지평을 넓혔다. 흔히 보톡스로 알려진 ‘보툴리눔 독소’는 클로스트리디움 보툴리눔(Clostridium botulinum)이라는 세균이 분비하는 독소로 식중독과 관련된 연구에서 발견되었다. 19세기 초 독일의 의사 유스티누스 케르너가 부패한 소시지를 먹고 마비증상을 보이는 환자들을 관찰하며 이 독소의 존재를 처음 세상에 알렸다. 아이러니하게도 생명을 위협하던 이 강력한 독소는 1970년대 알란 스콧이 복시와 사시 치료에 사용하면서 의학적 용도로 사용되기 시작했고, 1989년 안면떨림에 대
04.24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강해졌다. 예컨대 대통령은 2026년도 공정위 업무보고에서 위반 기업에 대해 문을 닫을 정도로 엄중한 경제적 제재를 해야 위반행위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대통령은 소상공인에게 집단적 교섭을 허용하고 최소한 단결권을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공정위가 관련 정책을 신속하게 집행하면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과징금을 높게 부과하는 것은 물론 과징금 부과의 하한을 신설하고 있다. 담합 사건의 과징금 부과율을 관련 매출액의 최고 20%에서 30%로 높이겠다고 밝혔다. 제도개선을 추진하며 담합 금지조항을 개정해 납품업체 등 소상공인이 단체를 만들어 거래조건을 공동으로 결정하도록 허용하는 방안도 논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도한 제재의 역설, 기업 죽이면 경쟁도 죽는다 공정거래법은 경제활동의 준칙을 정한 기본법이므로 위반 기업을 엄중 제재하는 것은 경쟁질서 확립을 위해 필요하다. 그리고 소상공인 담합의 경우 경
요즘 국제 정치의 화두는 단연코 ‘팍스 아메리카나의 불확실한 미래’에 모아지고 있다. 작년의 세계적인 관세전쟁에 이어 새해 들어 서반구와 중동에서 연이어 공격적인 군사작전을 펴고 있는 트럼피즘이 역설적으로 미국 힘의 한계도 고스란히 노정하고 있다. 예상치 못한 이란의 끈질긴 저항 앞에서 고전하면서 일방주의의 반작용으로 동맹의 결속력까지 흔들리는 현실이 워싱턴에 더욱 쓰라리게 다가오고 있다. 지난 세기, 특히 2차세계대전 이후 지속된 팍스 아메리카나는 이대로 저무는 것인가에 대한 대답은 아직 진행형이다. 중요한 지표에서 미국의 힘이 정체 또는 하락 추세에 있어 완만하지만 장기적 하강추세가 대세가 되고 있는 것은 부정하기 어렵다. 하루에 비유하면 현재 오후 늦은 시간에 서 있고 황혼을 향해 가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그 태양이 언제 떨어질지는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다. 그 답은 미국 스스로 하기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운명은 외부 요인보다는 미국 내부의 요인에 좌우될 가능성
아주대 총장을 지낸 박형주 석좌교수는 수학자다. 국내 역대 대학총장 중 수학자는 극히 드물다. 고교 1학년 2학기 때 자퇴했다. ‘아인슈타인 전기’를 읽고 물리학자가 되고 싶은 욕망이 생겼다. 이듬해 수석으로 검정고시에 합격했다. 바로 그해 대입으로 서울대 물리대에 입학했다. 또래보다 1년 일찍 대학생이 됐다. 그는 물리학자가 아닌 수학자가 됐다. “물리학과 3학년 때 수학 과목을 들으러 갔다가 스무살에 요절한 19세기 수학자 에바리스트 갈루아에 전율을 느꼈어요. 갈루아는 2차 방정식은 왜 근의 공식이 존재하는지, 5차 방정식은 왜 그런 근의 공식이 존재할 수 없는지를 증명했죠. 아인슈타인은 저를 물리학, 갈루아는 수학에 빠지게 한 결정적 인물이죠.” 누구에게나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박 전 총장처럼 수학자로의 변신은 평범한 일은 아니다. 그는 수학자로서 여러 실험을 했는데 의미심장한 얘기를 했다. “프랑스 명문고생과 한국 학생을 대상으로 학교 수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