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24
2026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일까지 40일이 남았고, 후보자등록 마감일까지는 22일이 남았다. 유권자는 5월 15일까지 등록한 후보자들을 살핀 다음 6월 3일 선택을 할 것이고, 그 결과로 16개 광역시·도와 227개 시·군·구 행정부와 의회가 구성될 것이다. 독자들께서는, 여러분이 살고 계시는 동네의 단체장과 의원 후보자들에 대해 얼마나 정보를 얻고 계시는지 궁금하다. 선거연차 지날수록 후보자 수 계속 줄어 1995년 제1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시행한 이래 지금까지 8번 지방선거를 했고 이번이 9번째다. 1987년 민주헌법을 채택한 이후 올해가 39년째 되는 해다. 이 정도 민주주의 경험이 쌓이면, 점점 더 다양한 후보들이 공약을 놓고 경쟁을 해서 유권자들의 선택지가 풍부해져야 하는 게 아닐까? 그런데 현실은 다르다. 선거가 거듭될수록 후보자들이 자꾸 줄어들고 있다. 지방선거 때 유권자들의 눈을 사로잡는 건 대개 광역단체장 후보들이다. 선거운동도 가장 큰 범위에서 하고
04.23
중동전쟁이 끝나지 않았지만 글로벌 금융시장은 이미 충격에서 벗어나고 있는 모습이다. 유가는 고점 대비 하락해 전쟁 후 배럴당 120달러대를 넘나들던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최근 100달러 안팎으로 내려왔고, 미국 S&P500 지수와 우리 KOSPI는 전쟁 전 기록했던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특히 국내 증시는 전쟁 후 저점을 기록했던 3월 말부터 약 25%나 오르는 급등세다. 불안했던 금리와 환율 역시 전쟁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왔다. 여전히 전쟁 전보다 약 30% 높은 유가만 빼고 보면 주요 자산 가격은 이미 전쟁 이후 경제 환경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주요 자산 가격 이미 전쟁 이후 경제 환경 반영 사실 이러한 현상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관찰된 바 있다. 1990년대 걸프전 때는 증시의 전고점 회복까지 조금 더 긴 시간이 필요했지만 이후 중동지역 국지 전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경우 보통 1~2개월 안팎에 전고점을 회복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지정학적
지난 2월 말부터 시작된 중동전쟁으로 인해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마비되면서 중동의 원유 수입에 의존하던 국가들이 오일쇼크를 겪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일본 한국 등을 거론하며 중동원유가 절실한 나라가 호르무즈 해협 통행 해결에 나서라고 하기도 했다. 동북아 3국 중 중국은 전체 에너지 구조 중에서 중동산 원유가 차지하는 비중이 한국이나 일본보다 훨씬 낮다. 원유 70% 이상을 해외 수입에 의존하지만 석탄 원전 재생에너지 등 다른 에너지원을 포함한 에너지 자급률이 85%(중국측 발표)에 달해 한국의 22.1%나 일본의 15.2%에 비해 상당히 높다. 중국의 높은 에너지 자립도는 석탄 등 풍부한 부존자원과 함께 일관된 정책이 더해진 결과다. 2006년 수입 에너지가 전체 에너지의 20%에 달하면서 위기의식을 느낀 중국은 2016년 에너지 자급률 80%를 목표로 삼았다. 2021년에는 시진핑 주석이 “에너지 밥그릇을 자기 손에 단단히 쥐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요즘 ‘맞불집회’라는 이름 아래 서로의 표현을 압도하거나 봉쇄하려는 시도가 반복되면서 헌법이 보장한 자유는 형식만 남고 실질은 흔들리고 있다. 집회·시위현장이 ‘주장의 경쟁’이 아니라 ‘소음의 전쟁’으로 변한 지도 오래다. 집회는 열렸지만 상대 집회의 확성기 음향에 완전히 묻혀 발언이 들리지 않거나, 상대 집회가 주요 출입구를 막아서 참가자나 메시지가 위축되거나 사실상 고립되기도 한다. 특히 장소 선점이나 반복 신고로 애초에 말이 설 자리를 잃는 경우도 허다하다.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서로 다른 목소리가 부딪히는 맞불집회는 이미 대립과 충돌의 서사를 내포하고 있어 표현의 내용보다는 사회적 갈등의 한 장면으로 소비되고 만다. 갈등만 부각된 채 정작 중요한 ‘실질적 표현의 자유’와 ‘목소리’는 외면되는 것이다.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은 1963년 시행 이래 개정을 거듭했고, 1989년 개정에서는 질서유지인 제도 도입, 금지통고에 대한 이의신청제도 마련, 옥외
04.22
인간 문명에는 언제나 신이 함께 존재했다. 문명 이전의 시대에 인간은 자연의 온갖 사물에 신이 깃들어 있다고 믿었고, 신은 인간이 예측하거나 통제할 수 없는 자연의 힘이자 신비로운 존재 그 자체였다. 인간의 지성이 발달하고 농업문명이 형성되면서 고대 종교가 탄생하자, 신은 차츰 자연으로부터 분리되어 인간의 형상을 띠게 되었다. 신은 곧 법이자 질서였다. 하지만 현실 세계에서 개인은 중개자 없이는 신에게 닿을 수 없었다. 이들 중개자는 사제 또는 왕이었다. 개인은 이들 중개자에게 권력적으로 그리고 심리적으로 예속되었다. 산업혁명을 거치며 인간 문명이 한층 더 발달하자 현대의 문제들은 더 이상 고대 종교의 신만으로는 해결될 수 없는 것이 되었다. 결국 인간의 이성이 전면에 나서기 시작했다. 신은 죽었다고 선포되었고, 이제 인류는 스스로를 구원해야 한다고 믿게 되었다. 민주주의 민족주의 공산주의 자본주의 등 거대 이념들은 저마다 인간과 세계를 구원할 절대적 진리 체계로 숭배되었다
호르무즈 해협 상황은 갈수록 태산이다. 우여곡절 끝에 이 지역의 해상 통과가 안정된다고 해도 그 형태가 어떨 것이며, 시기가 언제일지는 예측하기 힘들다. 분명한 사실 하나는 전쟁 이전 상태로 되돌아가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그런데 이 비슷한 사태가 중국과 대만 사이 대만해협에서 벌어진다면 어떻게 될까. 중국이 이 바다에 대한 주권을 내세우면서 봉쇄를 행한다면. 호르무즈 해협이 전세계 석유 물류의 20%를 품고 있다면 대만해협은 전체 반도체 물류의 60%를 품고 있다. 그나마 주요 산업국들은 석유의 최소 비축분을 어느 정도 가지고 있지만 반도체는 그런 것도 아니다. 반도체 물량이 떨어졌을 때 지구적 가치사슬에 미치는 충격은 훨씬 크다. 다만 대만해협은 그 지리적 위치와 반도체의 중요성으로 인해 너무나 민감해서 중국이라고 해도 극단적인 행동을 하기가 쉽지 않은 곳이다. 만약 중국이 대만해협 봉쇄한다면 반도체 물류 60%가 멈춰 그런데 호르무즈 해협도 마찬가지였다.
세계가 요동치고 있다. 지난 2월 말 시작된 중동 지역의 전쟁은 글로벌 에너지시장을 순식간에 뒤흔들었다. 폭 33km의 호르무즈 해협은 우리에게도 생명선이다. 수입 석유의 70% 이상, LNG의 20%가 여기를 통과한다. 주가와 환율이 요동치고 있다.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플라스틱과 비닐의 원료인 나프타의 절반 이상이 이 지역에서 수입되고 있는 것도 이번에 처음 알았다. 기후위기 대응 에너지전환을 위해 호기롭게 출범한 기후에너지환경부 장차관들은 에너지 절약을 위한 길거리 홍보와 종량제 쓰레기봉투 수급 상황을 점검하느라 진땀을 빼고 있다. 결국 에너지는 다시 먹고사는 문제로 돌아왔다. 인류가 석유에 본격적으로 중독되기 시작한 시기는 제2차세계대전 종전 무렵이었으니 불과 80여년 전이다. 전쟁을 통해서 석유의 중요성을 절감한 승전국들은 중동의 지정학적 질서를 인위적으로 재편하며 값싸고 안정적인 석유 공급체제를 구축했다. 전쟁 물자를 생산하던 군수산업들이 자동차·항공·석유화학산
04.21
한반도의 평화로운 일상은 점점 멀어지는 느낌이다. 국가안보가 아닌 정권안보의 도구로 쓰였다는 윤석열 내란수괴의 ‘일반이적죄’ 혐의는 우리 안보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의도적인 긴장고조를 통한 정치적 이익 획득은 국민 생명을 담보로 한 위험한 도박이다. 안보의 사적 이용은 국가를 사적 소유물로 보는 것이다. 작금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전쟁의 참상은 슬픔을 넘어 분노를 느끼게 한다. 역사의 숨결이 느껴지는 오래된 도시들이 순식간에 폐허로 변하고, 한참 자라나는 아이들과 평범한 시민들이 일상을 송두리째 빼앗긴 채 통곡하고 있다. 보복과 증오의 악순환 속에 승리란 존재하지 않는다. 전쟁의 비극은 남의 나라 일이 아니며 강 건너 불이 아니다. 잠깐 총성이 멈춘 한반도는 세계에서 가장 군사적 긴장이 높은 곳 중 하나다. 최고지도자의 진정한 사과와 화해는 얼어붙은 관계를 녹이는 가장 강력한 마중물을 이끈다. 1970년 12월 독일의 빌리 브란트 총리는 폴란드 바르샤바의 유대
고령화율이 빠르게 높아지면서 고령자의 생활 안정은 우리 사회가 반드시 해결해야 할 핵심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연금수급개시 연령이 점차 상향 조정되어 2033년에는 65세가 되어야 연금을 받을 수 있다. 반면 현재 법정정년은 60세에 머물러 있어 최대 5년의 소득공백이 발생한다. 이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소비위축과 사회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어 제도적 대응이 시급하다. 일본식 유연 모델 사례 참고할 필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보다 먼저 고령화를 경험한 일본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일본은 노사 자율성과 유연성을 바탕으로 정년과 고용을 조정해 왔다. 첫째, 일본에는 제도로서의 임금피크제가 없다. 50대 이후 임금하락은 정부 정책이 아니라 1990년대 60세 정년 도입 과정에서 노사가 자율적으로 임금체계를 조정한 결과다. 우리나라는 이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임금피크제를 제도화하면서 오히려 갈등요인을 키웠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둘째, 일본의 법정정
위 그림은 남극 상공의 오존 농도를 보여주는 그림으로, 1987년 몬트리올 의정서를 통해 과학적 경고가 오존 파괴 물질 사용의 단계적 퇴출이라는 국제적 행동으로 이어진 보기 드문 사례를 만들었다. 또한 오존층 파괴의 실존적 위험을 대중에게 알려 인류 공동체 의식을 발현시키고, 오존층의 점진적 회복이라는 국제사회 합의를 이끌어낸 상징적 이미지이기도 하다. 2024년 탄소중립기본법 일부 조항의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우리 사회는 개정을 둘러싼 논의를 이어왔고 최근 정부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하면서 제도의 구체적 설계가 중요해지고 있다. 하지만 기후위기에도 불구하고 관련된 논점의 사회적 합의는 여전히 쉽지 않다. 이는 단순히 과학 부정론 때문은 아니다. 탄소중립은 사회 전체의 전환을 요구해 다양한 이해당사자의 상충하는 이해를 조정해야하는 고난도 과제다. 더구나 감축의 총량적 효율만이 아니라 비용 부담의 분배 윤리까지 함께 다루어야 한다. 환경정책의 성공모델인 몬트리올 의정서에서
04.20
선거 지형에서 부산은 단순한 광역자치단체를 넘어 보수 진영의 난공불락 요새와 같았다. 하지만 최근 부산의 민심은 전례 없는 격랑 속에 휘말려 있다. 특히 다가오는 부산시장 선거를 앞두고 나타나는 각종 수치와 지표들은 보수 진영에 ‘심리적 탄핵’이라는 엄중한 경고장을 던지고 있다. 1년 전과 현재의 정당 지지율(부산·울산·경남 기준)을 한국갤럽의 여론조사 지표로 비교해 보면 보수 진영이 처한 위기의 깊이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한국갤럽이 자체적으로 지난 해 4월 1~3일 실시한 조사(전국1001명 무선가상번호전화면접조사, 표본오차95% 신뢰수준±3.1%p, 응답률13.7%)에서 ‘어느 당을 지지하는지’ 물어보았다. 부산울산경남(PK) 지역의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34%, 국민의힘은 46%로 나왔다. 국민의힘이 민주당보다 12%p 앞섰다. PK은 보수 성향이 더 강하게 결집된 모습이었다. 그러나 불과 1년 사이 국민의힘 PK 지지율은 46%에서 29%로 17%p 폭락했다. 반면 민
최근 유가급등과 고환율이 맞물리며 경제 전반에 비용 압박이 확산되고 있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구조에서 환율상승은 즉각적인 전기·가스 요금 인상 압박으로 이어지고, 이는 물류비와 원재료비 상승을 유발해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의 손익 구조를 흔든다. 억제된 공공요금 현실화와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서비스 비용까지 더해지며 고정비 상승이 일상화됐다. 퇴근길 식당 사장님의 한숨 속에는 “열심히 일해도 남는 게 없다”는 절망이 배어 있다. 과거 우리 사회를 지탱해온 '땀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성공 방정식이 작동을 멈춘 것이다. 경제주체들의 ‘감당가능함’ 붕괴가 의미하는 것 이 현상의 본질은 ‘감당가능함(Affordability)’의 붕괴에 있다. 감당가능함이란 소득 대비 필수지출을 감내할 수 있는 능력을 뜻한다. 그러나 인건비 임대료 같은 전통적 고정비에 플랫폼 수수료, 구독형 디지털 서비스 비용, 탄소중립 전환 과정의 그린플레이션까지 경제주체들의 부담은 임계점을 넘
진료실에서 마주하는 사춘기 소녀의 월경통은 성인 여성의 통증과는 양상이 다르다. 이 시기 통증의 대부분은 자궁내막에서 분비되는 프로스타글란딘(prostaglandin)에 의해 발생하는 일차성 월경통이다. 사춘기에는 자궁경관이 상대적으로 좁고 자궁근육의 수축 조절이 미성숙하기 때문에 통증은 더 예리하고 강하게 나타난다. 단순한 하복부 통증을 넘어 오심 구토 설사, 심한 경우 실신에 가까운 전신 쇠약이 동반되기도 한다. 이는 급격한 호르몬 변화를 자율신경계가 충분히 조절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리통은 참아야 한다’거나 ‘진통제는 내성을 만든다’는 인식이 여전히 남아 있다. 이는 의학적 관점에서 적절하지 않다. 반복되는 강한 통증을 방치할 경우 중추신경계의 통증 감작을 유발해 이후 만성 골반통이나 섬유근통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높인다. 사춘기 환자의 통증은 과장이 아니라, 신체 조절 한계를 넘어선 신호로 이해해야 한다. 또한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
04.17
한국의 개인들이 주식투자를 하는 전략은 거의 대부분 다음의 세 가지를 조합하는 방식이라고 한다. ‘투자 보유 기간과 판단 근거 자료’라는 관점에서 보자면 ‘차트·단타·수급형’이고, ‘시장과의 관계 및 포트폴리오의 구조’라는 관점에서 보자면 ‘미국 대형 기술주·우량 성장주 직접보유형’ 인데 특히 ‘테마·섹터 추종형’으로서 한국 개인은 ‘기업 한 곳’만이 아니라 AI, 반도체, 바이오, 2차 전지, 정책 수혜, 자원개발 같은 이야기 축에도 강하게 반응한다고 한다. 다른 나라에서는 어느 정도 관련 분야에 종사하거나 전문가들이나 알만한 AI, 반도체, 바이오, 2차 전지, 자원개발과 관련된 지식들이 전국민의 기본 교양 지식이 되어 버린 느낌이다. 구글이 최근 발표한 ‘터보 퀀트’라는 압축 기술에 대해서 전 언론은 물론이고 거의 일반 국민들조차도 깊은 관심을 가지고 기사를 분석하며 이를 반도체 주가와 연동지어서 공부하고 토론한 경우는 아마 한국이 유일할 것이다. AI 본질은 시스
얼마 전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은 이번 호르무즈 사태가 1973년과 1979년 두 차례 오일쇼크, 그리고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의 가스위기를 모두 합친 것보다 더 심각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사태가 단순한 중동 리스크를 넘어 세계 에너지 안보 전반을 뒤흔드는 충격으로 받아들여지는 이유다. 우리나라는 과거 두 차례 오일쇼크를 겪으면서 강력한 탈석유 정책과 함께 에너지 다원화를 추진했다. 1978년 원전, 1983년 유연탄 발전이 새로운 발전원으로 등장했고, 1986년에는 국내 최초로 액화천연가스(LNG)가 수입돼 발전과 가정용 연료로 공급되기 시작했다. 여기에 1980년 대규모 액화석유가스(LPG) 수입이 이뤄졌고, 1987년에는 대체에너지개발촉진법이 제정돼 태양에너지와 풍력 등 대체에너지 개발·보급의 제도적 기반도 마련됐다. 이 시기에 형성된 에너지 다원화의 정책과 제도는 지금도 우리 에너지정책의 골격을 이루고 있다. [재생에너지 공급망에도
작년 6월 미국·이스라엘-이란 간 ‘12일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은 새로운 운명을 맞기 시작했다. 이 해협은 이미 기원전 3000년 수메르 문명 시대부터 페르시아만-인도양 간 교역의 관문 역할을 해왔다. 1980년대 이란-이라크전 기간 중의 ‘탱커 전쟁’이나 2019년 이란의 영국 국적 석유제품 운송선 나포 사건은 위치상 해협과 관련은 있었으나 해협 자체의 봉쇄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다. 해협 봉쇄가 ‘전략 무기’ 목록에 오른 것은 작년 6월 이란 의회가 해협 폐쇄를 승인한 것이 처음이다. 다만 당시 이란 최고안보회의는 ‘12일 전쟁’이 종료되자 이를 실행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란은 2월 말 미국·이스라엘의 대규모 공격을 받자마자 해협 봉쇄를 실행했다. 이는 생사기로에 놓인 이란 정권이 주변 아랍 국가들에 대한 공중공격과 함께 선택한 벼랑 끝 전술이다. 이란은 이를 통해 국제유가 앙등, 미국 내 물가 상승, 미국과 걸프 산유국 간 불화 발생을 노렸다. 사우디 등 걸프국가들은 안보
지금 헌법 개정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국회 의결과 국민투표라는 두 관문이 남아 있지만 39년 만에 국가의 기본틀에 손질이 가해지는 일이 우리 눈앞에 벌어지고 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국민적 관심사가 되지 못하고 정치권 논의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을 제외한 여야 6개 정당 의원 187명이 공동 발의해 국무회의를 거쳐 공고된 이번 개헌안은 한 마디로 본격 개헌을 위한 물꼬를 터는 데 집중한 안으로 보인다. 6.3지방선거 투표 일정에 맞춰 합의 가능한 범위부터 ‘단계적으로’ 추진한다는 점을 발의자들이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래서 5.18민주화운동과 부마민주항쟁의 헌법 전문 수록, 국회의 계엄 통제권 강화, 국가의 지역균형발전 의무 명시 등 정파 간 이견이 없는 내용부터 시작한다고 했다. 그동안 개헌 논의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번번이 좌절됐던 역사를 보면 이해할 만하다. 6.3지선이 ‘개헌 선거’가 될 것을 우려해 반대하는 국힘도 내용에 대해서는 크게 반대하
04.16
중동전쟁에서 촉발된 에너지시장 불안정이 동아시아 경제에 새 국면을 가져오고 있다. 시장이 반영하는 것은 수급 압박이 아니라 ‘공급 단절 가능성’이다. 특히 호르무즈해협을 둘러싼 긴장은 상징적이다. 세계 원유 수송의 약 20~30%가 이 해역을 통과하며 그 파장은 중동에 머물지 않고 동아시아를 비롯한 세계경제 전반으로 번진다. 중요한 것은 가격 수준이 아니라 그동안 당연시돼온 ‘지정학적 안정에 기반한 공급 구조’가 흔들린다는 점이다. 기업 현장에서도 조달 안정성과 운송 경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는 효율성을 전제로 한 조달 방식에서 리스크를 반영한 조달 방식으로의 전환, 곧 ‘저스트 인 타임(Just in Time)’에서 ‘저스트 인 케이스(Just in Case)’로의 전환이다. 이 변화가 주는 시사점은 중국에 특히 크다. 중국의 전체 에너지 자립도는 약 80~85% 수준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중국은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이고 수입 의존도도 70%를 넘는다. 외부 충격에
반도체 집적도가 2년마다 두 배로 늘어난다는 ‘무어의 법칙’은 수십 년간 기술 발전의 상징이었다. 하지만 AI 시대의 진보는 이 법칙조차 유물로 만들고 있다. 이제 기술은 선형적 성장을 넘어 수직적 폭발을 목전에 두고 있다. 레이 커즈와일이 예견한 ‘특이점(Singularity)-AI 지능의 총합이 인류 지능의 총합을 넘어서는 시점-’이 당장 내일이라도 닥칠 것 같은 속도다. 필자는 최근 이 속도를 몸소 체험했다. 2027년 도입될 IFRS 1118(재무제표 표시와 공시)호 컨설팅용 앱을 단 수 일만에 직접 개발해낸 것이다. 과거라면 숙련된 회계사 수 명과 전문 개발자가 팀(TFT)을 꾸려 몇 달간 매달려야 했을 일이다. 도메인 지식을 가진 전문가가 AI라는 지렛대를 가졌을 때, 수십 배의 생산성 레버리지를 일으키며 즉시 활용 가능한 결과물을 뽑아낼 수 있음을 증명한 실례다. 19세기 초 ‘러다이트 운동’은 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흐름을 바꾸지 못했다. 역사는 기술이
미 연방준비제도(Fed)의장 파월은 큰 실수를 한 적이 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미국의 물가가 하루가 다르게 폭등하는 와중에 물가 상승이 일시적이라고 판단하고 기준금리 인상을 미룬 것이 그 실수다. 하지만 파월은 80년대 이후 처음 경험한 인플레이션의 정체와 위력을 파악하자마자 신속하게 움직였다. 파월이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에 총력을 경주하면서 마치 산불처럼 타오르던 인플레이션은 제압되기 시작했다. 트럼프의 금리인하 압박에도 연준의 본분 지켜낸 파월 인플레이션 파이터로서의 역할을 그 누구보다 훌륭하게 수행하고 있는 파월이 칭찬받을 지점은 또 있다. 연준은 2025년 12월 11일 기준금리를 3.50~3.75%로 인하한 이후 현재까지 동결을 고수 중이다. 트럼프는 관세전쟁을 추진함과 동시에 파월에게 기준금리를 급격하게 내리라고 끊임없이 압박했다. 기준금리를 내리라는 트럼프의 파월에 대한 압박은 일찍이 볼 수 없는 수준이었다. 트럼프는 수시로 파월을 모욕했을 뿐 아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