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05
2026
국민주권정부가 출범한 지 8개월을 넘었다. 대선공약과 국정과제의 다양한 정책들이 실행되고 있는데 경제적 현실을 보자. 첫째, 2025년 GDP실질 성장률이 1%(한국은행)로 회복됐고 국내외 전문집단의 올해 성장률 추정은 1.8% 수준이다. 저성장구조 탈출을 위한 기초라 할 수 있으나, 빈부격차와 양극화 심화 극복실패 등에 따라 내수경제회복 제한 가능성이 크다. 둘째, 민생경제와도 연결된 KOSPI 지수가 사상최고 5000을 넘어가면서 코리아디스카운트 극복으로 국민의 희망도 커지고 있다. 반면, 자본시장 사모펀드(PEF) 관련 홈플러스 사태와 플랫폼유통시장 개인정보유출 관련 쿠팡사건, 노동시장의 휴머노이드 로봇의 보편화 추세에 따른 일자리 문제가 본격화되고 있다. 자본시장 개선에 다른 코스피 5000 돌파는 새정부 성과 이런 현상들의 배경과 원인 및 대응책 등을 살펴보자. 첫째, 새정부 역할의 대표적 성과는 코스피 지수 급등이다. 몇 가지 원인 중 핵심은 상법개정 추진
2026년 1월 6일 중국 상무부는 일본을 대상으로 수출 관리 강화를 골자로 한 새로운 조치를 발표했다. 명분상으로는 이중용도(Dual-use, 민·군 공용) 품목에 대한 관리 체계 재검토였지만 전년도 11월 이후 악화된 중일 관계의 흐름을 고려하면 사실상의 보복 조치로 해석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희토류는 반도체와 전기차, 방위 산업 등 현대 핵심 산업을 지탱하는 필수 자원이다. 안정적 공급은 통상을 넘어 외교·안보와 직결된다. ‘경제안보’라는 개념이 널리 사용되고 있지만 중요 광물만큼 국제 정세의 변화에 따라 정치와 경제의 경계가 쉽게 드러나는 영역도 드물것이다. 일본은 이를 2010년에 직접 경험했다. 그해 가을 중일 관계가 급속히 냉각되면서 희토류 수출이 사실상 정체됐다. 공식적인 금수 조치는 아니었으나 통관 지연이 잇따르며 일본 기업들은 공급 불안에 직면했다. 공급망은 일시적으로 혼란에 빠졌고 희토류 가격도 급등했다. 자원 공급이 정치적 환경에 언제든 영향받을
02.04
경제학적 관점에서 볼 때 인간의 역량이나 신뢰도는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의 인적자본이다. 거래 상대방이 이 보이지 않는 가치를 즉각 파악하기 어렵기에 시장은 필연적으로 대리변수를 활용한다. 노동시장에서 기업이 지원자의 잠재력을 가늠하기 위해 대학 학점을 보는 것처럼, 금융시장에서는 은행이 차주의 상환 능력을 평가하기 위해 신용점수라는 대리변수를 사용한다. 이 지표들이 신호로서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할 때, 시장은 정보의 비대칭성을 극복하고 효율적으로 작동한다. 하지만 최근 데이터는 이 신뢰의 척도가 흔들리고 있음을 시사한다. 통계에 따르면 신용점수 950점을 넘는 고신용자가 1200만명에 육박하지만 정작 이들은 은행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주요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평균 커트라인은 이미 950점을 넘어섰고, 인터넷은행에서는 970점대 차주마저 탈락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신뢰의 척도 흔들리는 금융시장 신용 인플레인가, 금융소외인가 경제학적으로 볼 때 대
지질시대 구분에 따르면 현재는 신생대 4기 홀로세(충적세)에 해당한다. 약 1만1700년 전 마지막 빙기가 끝나며 시작된 간빙기로, 비교적 따뜻하고 안정된 기후 속에서 인류 문명은 비약적인 발전을 이뤄왔다. 그러나 18세기 산업혁명 이후, 특히 1950년대 이후 화석연료 사용의 급증, 핵실험, 대규모 환경 파괴로 인해 인류 활동이 지구 시스템 자체를 바꿔놓았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인류세(Anthropocene)’라는 새로운 구분이 학계를 중심으로 힘을 얻고 있다. 이와 맞물려 최근 자주 언급되는 개념이 ‘벼랑세(The Precipice)’다. 이는 지질학적 구분이라기보다는, 인류가 스스로를 멸망시킬 수 있는 위험 앞에 서 있는 시대적 상황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핵무기, 기후변화, 통제되지 않은 인공지능 등 자멸적 위험에 노출된 인류가 마치 벼랑 끝을 걷고 있는 것처럼 위태로운 국면에 들어섰다는 의미다. 영국 옥스퍼드대 인류미래연구소의 토비 오드는 저서 '사피엔
연탄의 기원은 19세기 말 일본 규슈 지방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장작과 목탄의 대용품으로 석탄에 구멍을 뚫어 사용한 것이 시초였으며, 20세기 초 수동식 제조기가 발명되면서 본격적으로 양산되었다. 우리나라에는 1920년대 일제 강점기 시절 도입되었으나, 주로 산업용이나 일본인 거주지 위주로 사용되었다. 연탄이 서민의 삶으로 들어와 난방과 취사를 책임지는 국민 연료가 된 것은 해방과 전쟁을 거치며 극심한 연료 부족을 겪으면서부터였다. 연탄은 우리나라에 풍부했던 무연탄을 가루로 만들어 점토와 섞어 원통형으로 가공된 고형 연료이다. 연소 효율을 높이기 위해 뚫은 구멍의 개수에 따라 9공탄, 16공탄, 22공탄, 25공탄으로 나뉘었는데, 초기 대중화된 모델이 구멍이 9개짜리였기에 ‘구공탄’이 대명사처럼 굳어졌다. 1961년 정부가 규격을 19공탄으로 표준화하며 연탄이라는 명칭이 공식적으로 정착되었다. 1970년대 이후 화력을 높이기 위해 22공탄이 등장했음에도 대중은 여전히
02.03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5000 포인트대에 올라섰던 지난 1월 22일, 한국은행은 4분기 GDP 성장률을 발표했다. 전분기 대비 -0.3%의 역성장이 기록됐고, 2025년 전체적으로는 1%의 성장을 나타냈다. 연간 성장률 기준으로는 1960년대 이후 다섯 번째로 낮은 성장률이었다. 그야말로 역대급 저성장과 주식시장의 기록적 활황이 공존하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주식시장은 버블인가? 그렇다고 보기는 어렵다. 1월 30일 코스피 종가(5224포인트) 기준 PER(주가수익비율)은 10.1배에 불과하다. PER은 기업이 벌어들인 이익 대비 주가의 비율을 보여주는 지표인데, 코스피의 PER은 미국 S&P500지수의 25.1배는 물론 대만 22.9, 일본 18.8, 중국 상해증시의 15.8배 보다도 낮다. 주가가 기업의 실적 대비 크게 고평가됐다고 볼 수는 없다. 질문은 ‘경기는 안 좋은데, 어떻게 기업은 돈을 많이 벌고 있는가’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역대급 저성장과 주식시장의 기록
지난 1월 7일, 미국 보건복지부와 농무부는 새로운 ‘식생활지침(DGA, Dietary guidelines for Americans) 2025–2030’을 발표했다.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Robert F. Kennedy Jr.) 보건복지부 장관과 브룩 롤린스(Brooke L. Rollins) 농무부 장관이 공개한 식이 지침 슬로건은 단순했다. “Eat Real Food, 진짜 음식을 먹어라.” 정부는 거꾸로 된 새로운 식품 피라미드를 내놓았다. 위쪽에는 고기와 유제품, 지방이 자리 잡았고, 곡류는 아래로 내려갔다. 메시지는 분명했다. 이는 기존 ‘곡류 기저’ 피라미드와 상징적으로 결별하는 선언이었다. 새 지침의 핵심은 단백질 우선이다. 성인 하루 단백질 섭취량을 체중 1kg당 0.8g에서 1.2~1.6g으로 대폭 상향했다. 매 끼니마다 고품질 단백질을 먹으라고 권한다. 흥미로운 건 김치가 이 지침에 명시됐다는 점이다. 그런데 문서를 자세히 읽으면 고개가 갸웃
탈냉전 이후 지난 30여 년간 국제질서는 미국 주도의 규칙에 기반해 작동해왔다. 미국은 동맹에 군사·경제력을 제공하는 공급자였고, 동맹국들은 그 틀 안에서 안정과 번영을 추구해왔다. 그러나 이러한 구조는 2017년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점차 변화를 나타내기 시작했고,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연이어 발표된 트럼프 2기 행정부 국가안보전략(NSS)과 국방전략(NDS)을 통해 일대 전환점을 맞았다. 두 전략서의 공통된 메시지는 명확하다. 미국은 본토 방어와 국익을 최우선 목표로 설정하고, 동맹에 더 이상 포괄적 공여국 역할 대신 ‘비용 분담’과 ‘책임 전가’를 전제로 한 거래적 동맹 모델로 전환을 선언했다. 특히 선택과 집중 원칙에 따라 중국을 최우선 전략적 경쟁자로 규정하고, 미국의 패권적 지위와 핵심 이익이 위협을 받을 경우, 단호한 ‘거부(denial)적 억제’로 대응하겠다는 구상을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미국은 동맹국에 자국 방위의 1차적 책임은 물론 집단
02.02
“영양제 먹어도 될까요?” “먹는 알부민은 괜찮을까요?” “글루코사민이나 콘드로이친은 어떨까요?” “단백질 보충제를 먹으면 콩팥이 더 나빠지지는 않을까요?” 외래 진료실에서 만성콩팥병 환자들이 자주 던지는 질문들이다. TV 광고나 유튜브, SNS를 보다 보면 각종 영양제와 단백질 보충제가 넘쳐나고 건강을 조금이라도 더 잘 챙기고 싶은 마음에 자연스럽게 관심이 간다. 하지만 ‘몸에 좋다’는 말이 늘 ‘콩팥에도 안전하다’는 뜻은 아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잘못된 선택이나 과도한 섭취가 특별한 증상 없이도 콩팥 기능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영양제나 단백질 보충제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식사만으로 영양이 충분할지 걱정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만성콩팥병 환자의 영양 관리는 단순히 ‘적게 먹는 것’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 콩팥 기능이 떨어지면 단백질과 에너지가 쉽게 소모돼 근육이 줄고 기운이 떨어지는 이른바 ‘영양 소모 상태’가 나타날 수 있다. 특히 고령이거나 이미 근력이 감소한 경우라면 그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이 국제적으로 신뢰 위기에 봉착했다. 그린란드 매각을 요구하고 군사 행동까지 거론해 유럽 동맹국들의 쌓였던 분노가 폭발 직전이다. 급기야 1월 31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가 고립된 미국(America Alone)이 될 위험에 처했다’라는 장문의 기사를 게재했다. 세계 전체적으로 미국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급증했다는 것이다. 영국인의 부정적인 인식은 64%로 긍정 비율의 두 배가 넘고 독일인의 71%는 미국을 ‘적대국’으로 보고 있다. 유럽 전역에서 미국을 동맹국으로 보는 사람은 단 16%에 불과하고 공격받는 유럽을 미국이 지켜줄 거라는 신뢰는 이미 사라졌다. 캐나다와 멕시코에서는 미국을 중국보다 더 큰 위협으로 간주한다. 미국 우선주의로 균열이 깊어지는 대서양 동맹 눈길을 끈 것은 ‘나의 관세 정책이 미국을 되살렸다(America Back)’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자화자찬식 기고문이 같은 날 함께 실렸다는
헌법연구자의 관점에서 이 달 19일에 있을 윤석열 전 대통령 내란 혐의 1심 판결의 결과를 미리 예측해본다. 결론부터 말하면 윤 전 대통령은 내란우두머리 혐의 유죄판결을 받고 사형이나 무기징역을 선고받을 것으로 예상한다.첫째, 지귀연 재판장의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5부는 이제 공수처에 대통령 내란죄에 대한 수사권이 없음을 이유로, 사실상의 무죄판결에 준하는 공소기각 판결을 내리기는 힘들게 됐다. 재판 시작단계에서 지귀연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의 구속을 취소하면서 그 근거 중 하나로 공수처가 대통령 내란죄 사건에 대한 수사권을 가지는지가 불확실함을 들었다. 그러나 지난 1월 16일에 같은 서울중앙지법 백대현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의 체포방해 등 혐의 재판 1심에서 실형을 선고하면서 공수처의 대통령 내란죄 수사권을 분명하게 인정했다. 공수처가 윤석열 피고인의 직권남용권리행사 방해 범행 수사를 하면서 특검법에 규정된 ‘관련범죄’로서 피고인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할 수
01.30
2026년 CES 개막식,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는 12대의 휴머노이드와 함께 등장하며 ‘AI 로봇’ 시대의 본격적인 개막을 선포했다. 특히, 우리의 눈을 사로잡은 점은 이 로봇 군단 속에 국내 스타트업, ㈜에이로봇이 개발한 ‘앨리스(ALICE)’가 당당히 자리를 잡았다는 것이다. 한국 로봇 기술이 글로벌 무대에서 최정상급 가치를 인정받았음을 시사하는 자랑스러운 장면이다. 그러나 환호에 머물 여유는 없다. 미·중 주도의 거대 자본과 지능화 속도전 속에서 에이로봇의 선전은 오히려 ‘절박한 추격자’로서의 운명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로봇 단순한 전시물 넘어 산업 현장의 ‘실전 병기’로 진화 이번 CES는 로봇이 단순한 전시물을 넘어 산업 현장의 ‘실전 병기’로 진화했음을 입증했다. 중국은 압도적인 양산 능력과 가격 경쟁력으로 로봇 범용화를 주도하고 있으며, 미국은 생성형 AI를 이식한 고성능 로봇으로 기술 초격차를 확대하고 있다. 이는 30년 전 제러
최근 도널드 트럼프 정부는 ‘2026 국가방위전략(NDS)’을 발표했다. 국방의 최우선 순위를 미국 본토 방어와 서반구로 설정하고 있다. 그 다음으로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대중국 억제를 강조하고, 유럽 비중은 축소됐다. 한반도에 대해서는 “한국이 북한 억제의 일차적 책임을 지고, 미국은 결정적이지만 제한적인 지원만 제공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주한미군의 성격을 ‘의존적 동맹’에서 ‘한국 주도-미국 지원’ 체제로 재편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미국은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에서도 역할을 축소하는 중이다. 현재 나토 비용의 3분의 2를 미국이 부담하고 있다. ‘미국 돈’으로 ‘유럽 안보’를 지키고 있는 셈이다. 소련의 유럽 침공이 우려되던 제2차 세계대전 직후에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 그러나 유럽 경제가 회복된 1960년대 이후에는 유럽 비중이 더 커졌어야 한다. 미국이 나토에서 역할을 축소한다고 유럽 안보가 위태롭다고 단정하긴 어렵다. 러시아는 군사대국이지만 경제대
미국 상원 외교위원장을 지낸 아서 반덴버그를 아는 이는 드물어도 “정치는 국경선에서 멈춘다”는 그의 격언은 익숙할 것이다. 그러나 미국에서 이 말은 지켜지지 않는다. 외교는 오히려 국내정치의 연장인 경우가 많다. 양당 간 분열이 깊어지면서 상대 당에 대해 정치적 선호뿐 아니라 기본적 가치관마저 다르다고 여긴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전 대통령과 철저히 대립각을 세운다. 백악관에 역대 대통령 사진을 전시한 기념공간을 만들면서도 바이든 대신 오토펜 사진을 걸고 ‘미국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이라는 설명문을 붙였다. 바이든이 복귀시킨 파리기후변화협약, 세계보건기구(WHO), 유네스코(UNESCO)에서 트럼프는 다시 탈퇴했다. 나아가 지난 1월 7일에는 66개 국제기구 탈퇴를 명하는 대통령 각서에 서명했다. 바이든은 트럼프 1기를 미국 역사의 일탈이라 규정했지만 트럼프는 재선으로 이를 뒤집었다. 세계는 묻는다. 트럼프 행정부가 일탈이 아니라면 그가 야기한 변화는 얼마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약 80년간 세계 질서를 지탱해온 ‘미국 세기(American Century)’가 막을 내리고 있다. 과거 미국은 스스로를 자유주의 국제질서의 수호자이자 ‘규칙 기반 질서’의 관리자로 규정하며 그 비용을 감당해왔다. 그러나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출범은 미국의 ‘아틀라스(Atlas)적 역할’이 완전히 끝났음을 선포했다. 작년 12월초 공개된 미국의 국가안보전략(NSS: National Security Strategy)의 핵심 요지다. NSS에 따라 미 국무부의 전략계획(ASP: Agency Strategic Plan)과 국방부의 국방전략(NDS: National Defense Strategy)이 최근 공개됐다. 과거와 크게 다르다. 첫째, ‘돈로 독트린’이다. 미국 본토 및 서반구 방어를 최우선으로 격상했다. 중국 억제는 2순위다. 둘째, 동맹의 역할 재정의다. 동맹국들의 방위비 분담과 역할 확대를 강하게 요구한다는 얘기다. 셋째, 경제와 안보의 결합이
01.29
연초부터 SK하이닉스의 성과급 뉴스가 언론을 장식하고 있다. 지난해 고대역폭메모리 수요가 급증하면서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이 45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며, 2021년 노사가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기로 합의한 바 있어 직원 1인당 성과급은 1억3000만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8월 SK하이닉스 노사는 성과급 지급 한도를 놓고 팽팽히 맞섰다. 회사 측은 성과급 한도를 기본급의 1700%로 높이고 남는 재원의 50%를 직원들에게 연금형태로 환원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노조는 기존 합의대로 영업이익의 10%를 모두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결국, 성과급 상한을 폐지하고 향후 10년간 영업이익의 10%를 모두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이 과정에서 SK그룹 최태원 회장은 “성과급이 5000%까지 늘어나도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다”며 “보상에만 집착하면 미래를 제대로 볼 수 없다”고 말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성과는 노력과 운이 함께 작용한
작년 말에 방문했던 인도네시아는 석유·산림·니켈 등 자원이 풍부하고 세계 4위의 인구를 보유했음에도 제조업이 육성되지 못하여 국민소득이 정체되어 있었다. 일본, 한국, 중국 순으로 낮은 생산비를 찾아 이동하던 제조업 이전 방식인 ‘기러기형 발전모델’이 중국 다음 순서인 인도네시아·태국·라오스 등 동남아에는 작동하지 않은 것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 베트남 정도가 중국의 후광 속에 겨우 제조업 이전 사다리에 올라탄 정도에 그쳤다. 일찍이 제조업 이전의 사다리에 올라탄 중국은 2001년 WTO 가입을 기폭제로 제조역량이 폭발하여 세계 제조업 전체 부가가치의 점유율이 2004년 8.7%에서 2023년에는 32%로 확장세를 지속하고 있으며 동남아 등 차순위 개도국으로 제조업 이전은 갈수록 요원해지고 있다. 제조업이 중국 내에 머무는 원인은 우선 광둥, 상하이 등 연해지역의 인건비가 오르면 동남아가 아닌 중국 내 허난성, 쓰촨성 등 중국 내륙으로 이전하기 때문이다. 내륙은 언어장벽
이제는 잊힌 일이지만 몇달 전 이재명정부가 출범할 때만 해도 한국은 국내적으로 내란사태를 극복해야 하는 숙제뿐만 아니라 외교적으로도 사면초가 상황에 놓여 있었다. 안보의 핵심인 동맹국 미국이 한국을 고율의 관세로 압박했다. 이제는 동맹이 아니라 경쟁국으로 대하겠다는 것이다. 중국과는 사드 배치로 악화된 관계가 코로나19로 고착화되고 윤석열정부의 자해적 외교로 파국을 맞이했다. 일본과는 뿌리 깊은 과거사 문제가 실용외교를 표방하는 이재명정부의 아킬레스건과 같은 존재였다. 적대적 2국가론을 주장하는 북한은 아예 한국을 대화의 상대로 인정조차 하지 않으려고 한다. 그야말로 내우외환의 전형인 셈이다. 다행히 이재명 대통령의 빠른 판단력과 순발력, 그리고 국가안보실과 외교라인의 냉철한 대응에 힘입어 이러한 위기를 단기간에 극복할 수 있었다. 지금은 역설적으로 이재명정부의 지지율을 떠받치고 있는 가장 큰 힘이 바로 외교다. 이러한 성공의 바탕에는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한국인의 저력이
01.28
AI 전환기는 과거의 기술 경쟁과 게임의 법칙이 다르다. 이전에는 누가 더 좋은 기술과 제품을 만드느냐가 승부였다면, 이제는 누가 사회와 산업의 ‘기본 판단값(default)’을 제공하느냐가 경쟁의 핵심이 된다. 대출·채용·의료·행정·추천 시스템에서 AI가 산출한 결과가 기본값이 되는 순간, 판단은 개인의 행위가 아니라 사회 곳곳에 내장된 구조가 된다. 이때 중요한 것은 누가 최종 결재를 했느냐가 아니라, 어떤 기준과 AI 모델이 결정을 미리 형성했느냐다. 한국 정부는 이러한 AI 전환기에 대응하고 있다. AI 기본법 제정과 시행령 마련, 국가 AI 컴퓨팅 인프라 구축, ‘AI 3대 강국’ 비전과 국대 AI 프로젝트까지, 여러 가지 정책들을 추진하고 있지만 다음 단계에서 무엇이 중요하고 무엇을 더 정교하게 설계할 것인가 대해서는 아직 불분명하다. 네이버·카카오·NC AI의 국대 AI 선발전 재도전 포기는 전략적 판단 이러한 변화에 산업계는 전략적 대응에 분주하다. AI
절기는 단순한 날짜의 흐름이 아니라, 농경 사회에서 축적된 선조들의 지혜가 담긴 빅데이터였다. 대한(大寒)은 ‘큰 추위’, 소한(小寒)은 ‘작은 추위’를 의미했다. 실제로 기상청 자료를 보면, 20세기 초반(1912~1940년)까지 대한은 이름값을 톡톡히 하며 연중 가장 낮은 기온을 기록하곤 했다. 그러나 기후 시스템이 변한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이 공식이 깨졌다. 소한이 대한보다 더 매서운 추위를 기록하는 빈도가 늘어났고, “소한 추위에 대한이 울고 간다”라는 속담이 과학적 사실로 굳어지는 듯했다. 동지를 지나 새해 벽두에 찾아오는 소한의 위세가 1월 하순의 대한을 압도하는, 즉 겨울의 정점이 앞당겨지는 추세가 나타났다. 그런데 올해, 우리는 기후변화가 단순히 더워지는 것이 아니라 예측 불가능해지는 것임을 깨닫고 있다. 1월 초, 겨울답지 않은 포근한 날씨 속에 반소매를 입으며 실종된 겨울을 운운했는데, 대한을 기점으로 시작된 기록적인 한파는 한반도를 냉동고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