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19
2026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태가 악화일로다. 중앙당 윤리심판원에서 김 의원에 대한 제명처분이 의결되었지만 김 의원은 즉각 재심을 청구했다. 당 내에서 김 의원의 결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스스로 결정할 가능성은 그리 높아 보이지 않는다. 긴박한 상황이라고 인식한다면 정청래 대표가 비상징계권을 발동할 수 있지만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을 둘러싼 경찰수사가 진행된 마당에 이렇게 되면 사태는 더욱 걷잡을 수 없는 지경으로 빠져들 수밖에 없다. 심지어 지난 총선과 대선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김 의원의 ‘황금폰’에 매우 민감한 내용들이 담겨 있어 청와대나 민주당 의원들이 김 전 원내대표를 함부로 할 수 없다는 ‘음로론’까지 횡행할 정도다. ‘판도라의 상자’가 열린다는 소리다. 이런 이유로 경찰들의 ‘금고’찾기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김 의원의 금고를 찾았지만 별다른 내용이 없었고 추적 중에 있는 차남의 금고에 귀중품과 중요문서가 있다는 진술
2026년 새해 벽두부터 세계 경제는 많은 불확실성에 직면하고 있다. 구조적으로 대외의존도가 큰 우리 경제도 비상이다. 올해의 불확실성은 기술·지정학·통상·금융·기후 등 모든 분야가 동시다발적이라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연초 열린 세계 최대 기술박람회인 CES는 인공지능(AI) 로봇을 중심으로 한 기술의 혁명적 변화와 함께 미중 기술패권전쟁의 전개 방향을 보여주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와 함께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이란사태가 지정학적 불확실성을 증폭시키며 글로벌 경제, 공급망, 에너지 문제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의 관세정책을 통한 통상압박도 예측불허다. 한시름 놓은 듯했던 우리의 대미 관세문제도 우리 수출의 핵심인 반도체에 대해 새로운 압력이 예견되고 있다. 그린란드 매입에 반대하는 유럽 국가들에 추가 관세를 예고하는 등 동맹국도 예외가 될 수 없는 새로운 통상환경은 긴장의 연속이다. 무역흑자에도 불구하고 환율이 고공행진하는 새로운 상황에 따라 에
당신의 마음이 공허하고 무엇인가에 의존하기 위해 발버둥치고 있다면 알고리즘이 건네는 위로가 얼마간 효과적일 수 있다. 그래서 인공의존의 권고에 따라 행동했을 때 그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인공지능은 심리정신 그리고 상담의 세계에도 크나큰 새로운 진동을 일으키고 있다. 인공지능은 언제나 열려 있는 24시간 상담소다. 외롭고 고립된 수많은 인류의 일원들이 인공지능을 통해 새로운 상담과 고백의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힘들여 상담소나 정신과를 찾지 않아도 스크린 앞에서 호소하고 고백하면 답을 해주는 인공지능 챗봇들이 곁에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컴퓨터에 인공지능 챗봇을 다운 받아서 속마음을 털어놓으며 정을 쌓아가고 있다. 실제 사용자들이 정신과에 와서 인공지능 챗봇 사용이 놀라왔다고 하는 사람들이 간간히 있다. 지속적인 기술적 발전으로 개발자들은 인공지능 챗봇이 말투, 말의 높낮이, 혹은 작성한 문장의 행간 등의 디지털 표현에 대한 포괄적 이해가 높아지면서 반응의 공감도를 높이
01.16
한국은 오랫동안 세계 경기의 ‘체온계’로 불렸다. 수출과 제조, 반도체 비중이 큰 경제구조 탓이다. 글로벌 경기의 방향이 바뀌면 한국 주가는 먼저 반응했고 달러와 금리, 재고 사이클이 흔들리면 지수는 늘 그 충격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그런데 2026년 한국은 더 이상 ‘경기 민감국’이라는 틀에만 가두기 어렵다. 시장을 동시에 흔들고 들어올릴 수 있는 변수가 겹쳐 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AI) 하드웨어—특히 고성능 메모리 사이클이 실적을 밀어올릴 수 있고, 주주환원과 지배구조 개혁이 제도화되면서 ‘코리아디스카운트’를 줄일 여지도 생겼다. 여기에 관세전쟁과 지정학이 공급망을 재편하며 한국 기업의 역할과 가격결정력을 다시 정의하는 구간으로 들어섰다. 2026년 한국 주식시장을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상승이냐 하락이냐의 문제가 아니라 어떤 구조(수익·정책·자금)가 이익의 지속성을 만들고, 그 지속성이 밸류에이션(멀티플)을 어디로 이동시키느냐의 싸움”이다. 지수의 방향보다 중요한 것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추락에는 ‘날개’가 없는가 보다. 집권당 원내대표직 사퇴, 당 윤리심판원의 제명 처분, 의원직 사퇴 압박까지. 게다가 정치자금법 위반, 뇌물수수, 직권남용 등 무려 13건에 이르는 방대한 혐의로 경찰 수사마저 받고 있다. 그제 그의 자택 등 6곳에 대한 압수수색이 단행됐다. 눈길을 끄는 것은 그의 추락이 시작된 지점이다. 놀랍게도 가장 가까운 곳에서 비롯됐다. 지난해 9월 차남의 숭실대 편입 관련 의혹이 뉴스타파에 보도되면서 표면화한 각종 의혹의 시작과 증폭 과정에서 국회 보좌진이 스모킹건 역할을 했다. 뉴스타파의 최초보도는 김 의원실에서 근무했던 전직 보좌진의 제보가 바탕이 됐다. 의혹이 증폭된 것 또한 전현직 보좌진들이 김 의원의 비위 실태를 언론과 수사기관에 본격적으로 알린 결과였다. 국민을 더욱 놀라게 하는 것은 보좌진의 내부 제보나 고발 증언 폭로 등이 아니었으면 드러나지 않았을지도 모를 각종 의혹이 김 의원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매년 첫주는 미국 소비자 가전쇼 즉 CES주간이다. 한해의 새로운 기술의 총집합체이며 동시에 수만개 글로벌기업 스타트업들이 저마다의 기술과 제품으로 세계 소비자 시선을 끌기 위한 경연의 장이 펼쳐진다. 지난 수년간은 단연 그 주제가 인공지능(AI)이었으며 올해는 다들 주지하다시피 피지컬AI로 대변되는 로봇이었다. 현대자동차가 선보인 아틀라스, LG전자의 클로이드, 그리고 중국 기업 유니트리의 G1 휴머노이드 등은 관람객과 언론의 관심을 받기에 충분했다. 테슬라는 자신들이 만든 휴머노이드 옵티머스를 자동차 제조 현장에 곧 투입할 것을 암시했다. 로봇이 주인공이었지만 아직은 실험 단계 이렇게 보면 2026년의 로봇은 크게 산업용과 소비자용으로 크게 두축으로 개발되고 있다고 보인다. 그런데 아쉬운 점은 아이폰이나 챗GPT가 처음 나올 때처럼 크게 소비자에게 임팩트를 주는 로봇과 그것을 활용한 서비스 플랫폼은 없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렇지만 이런 임팩트가 없다고 로봇 및 로봇
지난해 1월 트럼프 2기 정부가 출범했을 때 중동전문가들의 예측은 대체로 일치했다. 미국 우선주의와 거래주의, 신고립주의 기조가 1기보다 강화될 것이며 미군 관여 축소, 친이스라엘 노선 강화, 가자분쟁 조기 종결, 아브라함협정 확대, 이란 핵에 대한 강경대응이 이어지리라는 전망이었다. 1년이 지난 지금, 방향은 맞았지만 결과는 달랐다. 미군 관여부터 예상을 빗나갔다. 중동 주둔군 4만~5만명 규모는 그대로 유지됐고 오히려 개별 군사 개입은 늘었다.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지원이 대폭 강화됐고 후티 반군과 시리아 ISIS에 대한 보복공습이 이어졌다. 결정적으로 6월 22일에는 이란 핵시설에 대한 초유의 공습을 단행했다. 카타르에는 미군기지 주둔과 관련해 안전보장까지 약속했다. 철수는커녕 관여를 확대한 셈이다. 이스라엘 정책에서도 의외의 모습이 나타났다. 네타냐후의 무모한 확전으로 두 지도자 관계가 악화됐다는 관측이 있었지만 트럼프는 이스라엘을 전방위적으로 지원했다. 무기지원은 물론
01.15
공소청법안과 중수청법안의 윤곽이 드러났다. 1월 12일 두 법안이 입법예고 됐다. 그런데 그 내용을 보면 심히 우려스럽다. 기존 검찰청의 권한과 인력 및 기능과 구조를 최대한 유지하면서 단순히 조직을 공소청과 중수청으로 분리하는 차원에 그쳤다. 추후 검찰에 우호적인 상황을 맞이하면 통합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공소청 수장 명칭을 없어져야 할 명칭인 검찰총장으로 정한 것에서 그런 의도가 짙어졌다. 두 법안을 내놓은 국무총리 산하 검찰개혁추진단이 꾸려질 때 핵심인력 절반이 현직 검사와 수사관으로 구성되고, 이를 도울 자문위원회에 친검찰 성향의 인사들이 많은 것을 보고 반개혁적 법안이 나오겠다는 예상을 했는데 현실이 되었다. 개혁의 대상에게 개혁의 작업을 맡긴 결과다. 공소청법안에서 공소청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권을 명확하게 차단하지 않고 형사소송법 개정 과정에서 검토할 여지를 둔 것은 꼼수다. 이렇게 남겨진 논란거리는 올해 10월 2일 시행되어야 할 두 법안의 시행을 늦추는 요인으로
우리나라가 1991년 중국과 수교 이후 2024년까지 34년 동안 6800억달러가 넘는 무역흑자를 기록했다. 홍콩을 통한 무역흑자를 제외한 금액이다. 같은 기간 홍콩과의 무역흑자 규모는 6200억달러가 넘는다. 대 중국수출이 한국이 1인당 국민소득 3만5000달러를 달성하는데 크나큰 기여를 한 것이다. 2023년부터 무역적자로 바뀌고 있지만 중국은 아직도 자기들이 무역적자를 기록하고 있다고 항변한다. 한국이 홍콩을 통한 중국으로의 간접수출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의 통계는 홍콩을 통한 간접무역은 홍콩에 대한 무역으로 따로 집계하고 있다. 대중국 외교전략 미숙으로 인한 관계악화는 치명적 순수한 대중국 무역은 2023년부터 적자로 돌아섰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중국의 국산화 진전으로 인한 자급률 향상, 한국기업의 생산기지 다각화, 수출품목의 변화, 가성비 좋은 중국제품의 수입증가 등을 들 수 있다. 대중국 외교전략 미숙으로 인한 관계악화는 치명적이다. 우리나라
한중 정상회담 이후 양국관계가 안정국면에 접어들었다. 경제협력에 거는 기대도 커졌다. 그러나 낙관적으로만 보기에는 국제환경이 불안정하고 중국 상황은 가변적이다. 세계 통상환경은 과거의 연장선이 아니다. 가격경쟁력과 효율성 중심의 시대는 저물었다. 공급망 안정성·기술의존도·안보리스크 관리가 중요해졌다. 관세갈등은 표면적 현상이다. 이면에선 기술규제와 경제제재, 표준과 규범이 결합한 새로운 규칙이 생겨나고 있다. 한중 경제협력의 판세도 달라졌다. 교역과 투자 규모로 평가하는 시기는 지났다. 이제 한중협력은 양적확장의 대상이 아니라 기술·공급망·표준을 아우르는 구조적 자산 영역이다. 어떤 분야는 심화·확장하고 어떤 분야는 축소·관리할지 정밀한 전략과 세부 방식이 중요해졌다. 중국은 고속성장과 외연확장을 탈피해 중속·질적성장 체제로 전환하고 있다. 올해부터 시작된 15차 5개년 규획은 성장률 수치보다 구조적 안정성과 지속가능성에 초점을 뒀다. 핵심 부품·소재·장비의 자급률을 높이
01.14
다카이치 수상은 2025년 9월 자민당 총재선거에 출마했을 때 일본이 처한 에너지 환경에 대해 다음과 같이 속내를 드러낸 적이 있다. “화석연료에 의존해 국부를 유출한다든지, 자원이 풍부한 국가에 머리를 숙이는 외교를 이제 끝장내고 싶다.” 이어서 15% 가량의 에너지 자급률을 100%로 만들겠다며 해외로 나간 기업의 국내복귀 촉진, 국내 제조업의 보호 등을 위해 전기를 싸고 안정적으로 공급하겠다는 소신을 밝혔다. 당시 다카이치 후보는 목표 달성을 위해 크게 세 가지 정책을 제시했다. 첫째, 동일본대지진으로 가동이 중단된 기존 원자력을 최대한 활용한다. 둘째, 소형모듈 원자로(SMR)나 핵융합 등과 같은 차세대 원자로를 건설한다. 셋째, 배타적 경제수역(EEZ) 안에 매장 가능성이 있는 희토류 등 국내 자원을 개발한다. 말하자면 지정학적 리스크와 국제정세에 좌우되지 않는 에너지 공급망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에너지 정책에 관한 기본방향은 국가안전보장전략(National Sec
달러당 위안화 환율이 지난해 말 6위안대로 진입한 후 그 언저리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달러당 7.36위안이던 1년 전과 비교하면 4% 가까이 절상됐다. 중국의 무역수지 흑자가 지난해 11월 1조달러 선을 넘어선 데다 수출업체의 계절적 외환 환전 수요까지 겹쳐진 결과다. 중국 외환당국도 기준환율 고시를 통해 시장의 변동성을 자극하지 않는 범위에서 위안화 절상에 힘을 보태는 중이다. 올해 중국경제의 최우선 과제는 내수 확대다. 이를 위해서는 적극재정과 통화완화 기조를 이어갈 수밖에 없다. 지난달 중국 소비자물가가 0.8% 오른 것도 주목거리다. 물가가 오르면 위안화 실질 환율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국제금융사들도 올해 위안화의 강세를 점치는 모양새다. 3년 넘은 중국의 디플레이션을 고려할 때 위안화 가치가 여전히 저평가돼 있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중국, 환율을 정책목표이자 수단으로 활용 국제결제은행(BIS) 자료에 나타난 위안화의 실질 환율지수는 88.6 수준이
“2026년 한국의 첫 농업위성이 발사된다.” 이 짧은 문장 속에는 향후 10년 한국 농업의 성패가 담겨 있다. 기후위기로 농업생산은 요동치고 식탁물가의 진폭도 커졌다. ‘기후플레이션’이라는 말이 더 이상 낯설지 않은 시대다. 그러나 농산물 수급 판단은 여전히 지난해의 경험과 현장의 감각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이번 위성발사가 단순한 우주 이벤트로 끝나지 않으려면 농업 인공지능 정책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지금까지의 농업 인공지능(AI) 정책을 냉정히 진단하자면 나무는 무성하되 숲은 보이지 않는 격이었다. 센서, 드론, 로봇, 온실 제어 알고리즘 등 이른바 기술자들의 인공지능은 넘쳐난다. 그러나 농업구조의 근본적인 개선, 기후 리스크 분산, 농가소득 안정, 그리고 직불제와 재해보험의 정밀화까지 꿰뚫어 보는 정책가의 인공지능은 보이지 않는다. 과거 스마트팜 보급 사업이 남긴 교훈은 분명하다. 현장에 고가의 장비는 깔렸지만 정작 그 데이터를 엮어 농정과 경영을
01.13
정부가 한국군을 육군 해군 공군 중심의 3군 체제에서 해병대 포함 4군 체제로의 전환을 추진한다고 한다. 그런데 이는 대통령과 같은 정치가들이 정치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듯 보인다. 프로이센의 저명 군사전략가 클라우제비츠는 “전쟁에는 원리 또는 문법은 있지만 논리는 없다”고 말했다. 이는 전쟁에서 추구해야 할 목표(논리)가 정치적으로 결정되는 반면 정치적 목표를 겨냥해 어떻게 싸울 것인가(원리와 문법)하는 문제는 군사적 차원에서 결정된다는 의미다. 한국군이 3군체제 또는 4군체제를 유지해야 할 것인지는 바로 ‘어떻게 싸울 것인가’의 문제다. 그러면 4군체제로의 한국군 전환 무엇이 문제일까. 군사작전 원칙에 위배된 지휘통일(Unity of Command)이다. 지휘통일은 공중 지상 해상에서의 작전을 각각 단일의 공중 지상 해상 지휘관이 지휘통제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이는 수천년의 전쟁사를 통해 인류가 도출한 매우 중요한 원칙이다. 군사작전 원칙에 위배되는
K-콘텐츠에 대한 전세계적 관심과 정부 차원의 투자 확대는 그 유례를 찾기 어려울 만큼 뜨겁다. K-팝 드라마 영화 웹툰 게임을 넘어 캐릭터와 세계관까지 K-콘텐츠는 글로벌 문화소비의 중심으로 자리잡았다. 이에 따라 K-콘텐츠 전략 지원, 정책금융 확대, 스토리 중심의 슈퍼 지식재산(IP) 확보 등 다양한 산업전략이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보다 근본적인 질문을 던질 필요가 있다. 콘텐츠의 가치는 어디에서 비롯되며, 이를 보호하는 저작권의 본질은 무엇인가. 저작권은 인간의 사상과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에 대해 일정 기간 독점적 권리를 부여하는 제도다. 그 기원은 18세기 영국의 ‘앤 여왕법(Statute of Anne)’으로 거슬러 올라가며, 이는 출판업자의 권리가 아닌 창작자 개인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도입된 최초의 근대적 저작권 제도였다. 이후 저작권은 단순한 복제 방지 장치를 넘어, 문화와 지식의 창작을 장려하고 사회적 가치를 축적하는 핵심 제도로 발전해왔다.
‘게으른 일머리’가 필요한 시대다. 중요한 판단과 책임은 ‘꽉’ 쥐고 매번 씨름할 필요가 없는 일은 ‘놔’ 버리는 것, 기계의 일과 내 일을 구분하고 에너지를 어디 쓸지 의도적으로 선택하는 태도 말이다. ‘게으른 일머리’는 개념과 절차를 정의하는 일로 시작한다. 이 단계를 가로막는 것은 “당연한 거 아니야?”라는 질문처럼 보이는 선언문이다. 이로 인해 같은 단어로 다른 것을 떠올린다는 사실을 모른 채, 우리는 관계를 틀어지게 하고, 때로는 엄청난 손실을 입기도 한다. ‘내 말 좀 들어봐’라며 시작한 대화가 ‘왜 내가 니 말을 들어야 하는데?’라고 반발하다 한참을 싸운 커플이 있다. 알고 보니 ‘듣다’라는 단어를 한 사람은 ‘귀를 기울이다’라는 뜻으로, 다른 사람은 ‘시키는대로 따르다’라는 뜻으로 써, 같은 단어를 담은 전혀 다른 두 가지 버전의 대화가 생성된 것이다. 언어만의 문제가 아니다. 정의되지 않은 단위와 절차로 4000억원을 날린 일도 있다. 1999년 나사(NASA
01.12
환율이 치솟자 그 이유에 대한 여러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뚜렷한 하나의 원인으로 모아지기보다는 여러 요인의 복합적 작용 쪽으로 논의가 나가는 듯하다. 물론 환율이라는 것은 자본수지와 경상수지와 관련된 여러 객관적 요인들 뿐만 아니라 외환시장 행위자들의 (상호)주관적 해석까지 겹쳐서 작용하므로 특수한 상황을 제외하면 어느 하나의 원인으로 등락을 설명하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 유독 이를 현 정부의 재정정책 탓으로 돌리는 해석이 있다. 이재명정부가 들어선 이후 소비쿠폰의 발행을 시작으로 지출의 확장으로 기조를 돌린 탓에 돈이 많이 풀려 원화가치가 폭락한 것이 원인이라는 것이다. 정부부채가 ‘절대 악’이라는 생각의 함정 여기에 담긴 균형재정 집착이라는 전통적인 사고방식의 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사고는 집안살림과 마찬가지로 나라살림에서의 방만한 지출로 인한 부채의 증가 또한 절대 악이라는 생각에 입각해 있다. 이러한 사고방식은 무수히 많은 논란의 지점을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지명을 둘러싼 파장이 계속되고 있다. 이재명정부의 조직개편으로 새롭게 출범하는 핵심 부처 장관에 국민의힘 소속 3선 의원 출신이자 현역 지구당 당협위원장을 발탁한 것이 워낙 파격적이었다. 여기에 이 후보자의 국회의원시절 보좌진 갑질 논란과 부동산 투기, 175억원대 재산형성 의혹이 더해지면서 파장이 더욱 증폭되는 형국이다. 제기된 의혹 대부분이 만만치 않은 폭발력을 갖는 사안들이어서 이 후보자가 과연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과 국민정서의 벽을 넘어설 수 있을지 장담하기 쉽지 않다. 지명 발표 직후 서면 최고위원회의를 열어가며 당적을 제명 처리한 국힘의 혹독한 공세가 예상된다. 그러나 대통령실의 입장에 별다른 변화가 없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당내 일각의 강한 거부감에도 큰 틀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결정을 지원한다는 분위기다. 당사자인 이 후보자도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각종 의혹들에 대해 해명하고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재정전문가 간담회까
대한민국은 현재 다양한 어려움에 처해 있다. 그 중 가장 중요하고 의미 있게 다가오는 어려움이 ‘초고령 사회 진입’일 것이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이미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20%를 넘어서는 ‘초고령 사회’에 진입했다. 노인인구의 급증은 단순히 인구 통계학적 변화를 넘어 우리 사회의 복지와 의료 체계 전반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 중 하나가 바로 2024년 3월에 제정된 ‘의료 요양 등 지역 돌봄의 통합지원에 관한 법률(돌봄통합지원법)’이다. 돌봄통합지원법은 노쇠 장애 질병 등으로 돌봄이 필요한 국민이 살던 곳에서 본인의 의사에 따라 필요한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법안이다. 이 법률은 올해 3월부터 시행된다. 과거의 돌봄이 가족의 희생에 의존하거나 치료가 끝난 후에도 갈 곳이 없어 병원에 머무는 ‘사회적 입원’ 형태였다면, 이제는 지역사회가 주체가 되어 거주하던 곳에서 지속적
01.09
30년 전, 1996년 아틀란타 올림픽 개막식이 열리던 날 인류가 영원히 기억할 아름다운 장면이 펼쳐졌다. ‘나비처럼 날아 벌처럼 쏜다’는 전설의 복서 무하마드 알리가 떨리는 손과 몸으로 성화의 불을 점화시킨 것이었다. 알리는 파킨슨병으로 인해 몸이 불편했음에도 대중 앞에 당당히 등장함으로써 그 자체가 불굴의 의지와 인간 승리를 상징했던 것이다. 40대 초반에 파킨슨으로 진단을 받았던 무하마드 알리는 30년 간의 투병 끝에 2016년 타계했다. 그럼 현재는 파킨슨병을 치유할 수 있는가? 안타깝게도 아직은 그렇지 않다. 그럼에도 우리는 용감하게 이 어려운 질병을 극복하기 위해 올해는 열심히 싸울 것이다. 적을 알아야 이기는 방법도 찾을 수 있다. 한때 세상을 공포에 빠뜨릴 정도로 치명적인 질병으로 알려진 후천성면역결핍증 에이즈(AIDS)는 요즘 불치병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완치는 아니라 하더라도 정상인과 거의 다르지 않은 생활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죽음의 병이라고 알려진 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