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08
2026
최근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구글발 쇼크로 요동쳤다. 구글이 발표한 거대언어모델(LLM)의 대화/연산 히스토리를 저장하는 KV(Key-Value)쌍 데이터를 압축하는 알고리즘인 ‘터보퀀트(Turbo Quant)’가 그 진원지다. AI 추론 과정에서 메모리 사용량을 최대 1/6로 낮추고 처리 속도를 최대 8배 높인다는 기술이다. 발표 직후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4%대 급락했다. 시장은 이를 ‘메모리 수요의 절벽’으로 해석하며 공포에 질린 모습이다. 하지만 이는 기술 진보의 본질을 단편적으로만 바라본 근시안적 판단이다. 이번 변화의 실체는 수요의 감소가 아니라 AI 생태계가 대중화의 임계점을 넘어서기 시작했다는 강력한 신호로 판단해야 한다. 메모리 용량 최대 1/6로 낮추고, 처리 속도 최대 8배 향상 ‘제번스의 역설(Jevons Paradox)’이라는 흥미로운 개념이 있다. 19세기 영국 경제학자 윌리엄 스탠리 제번스는 증기기관의 석탄 이용 효율이 높아지면 석탄 소비가 줄
04.07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 동부시간 7일 오후 8시(한국시간 8일 오전 9시)로 이란과의 종전협상 시한을 또다시 하루 연장했다. 지난달 21일 ‘48시간’ 최후통첩을 시작으로 23일엔 닷새, 26일엔 열흘, 그리고 이번 하루까지 모두 3차례 연장이다. 트럼프가 이처럼 “석기시대로 되돌려보낼 것” “지옥문이 코앞까지 왔다”라고 엄포를 놓으면서도 최후의 시간을 계속 늦추는 이면에는 전쟁이 자신의 뜻대로 돌아가지 않는데 대한 초조함이 엿보인다. 시한연기를 알리는 그의 말들은 강력한 결단의 언어가 아니라 판돈을 다 잃을까 두려워하는 도박사의 비명에 가깝다. 앞서 그가 트루스소셜에 “이 미친 X들아, 당장 그 빌어먹을 해협을 열어라”라며 원색적인 욕설을 쏟아낸 것도 마찬가지다. “협상이 잘 진행되고 있다”는 큰소리에는 ‘제발 전쟁을 끝낼 명분 하나라도 던져달라’는 안달이 묻어난다. 자신의 구상과 달리 확전의 늪으로 빠져드는 전쟁 양상과 이란의 완강한 버티기 앞에 그는 지금 ‘최후통첩의
04.06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2000년 이후 26년 만에 처음으로 세계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3월 말 외환보유액은 한달 새 40억달러 가까이 줄며 지난해 4월 이후 11개월 만에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중동전쟁 여파로 원달러환율이 급등하자 외환당국이 환율 방어용 실탄으로 사용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3월 말 외환보유액은 4236억6000만달러(약 641조원). 2월과 비교해 한 달 새 39억7000만달러 줄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정부의 상호관세 발표로 원달러환율이 뛰자 당국이 나서 방어했던 지난해 4월(-49억9000만달러)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3월 외환보유액 40억달러 급감 우리나라 외환보유액 규모는 2월 말 기준(4276억달러) 세계 12위다. 지난해 12월까지만 해도 9위였던 순위가 올해 1월 10위로 밀렸다. 이어 한달 만에 두계단 더 하강했다. 중국 일본은 물론 대만 홍콩보다도 적다. 외환보유액이 급감한 3월 기준으로는 순위가 더 떨어졌을
04.03
올해 주주총회에서는 2월 국회서 통과한 3차 상법 개정에 따라 자사주 처리가 주요 의안으로 다뤄졌다. 새로 취득한 자사주를 1년 내, 기존 보유 자사주는 18개월 내 소각해야 한다. 해당 기업들이 전부 소각하는 대신 경영상 목적으로 일부 자사주를 처분하겠다고 하자 국민연금이 반대표를 던졌다.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지침이 논란이 됐다. SK하이닉스는 자사주 30만주를 임직원 보상용으로 지급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현대차도 임직원 보상을 위한 자사주 처분을 논의했다. 한화시스템 LS일렉트릭 크래프톤 등도 같은 목적으로 자사주 처분 계획을 제시했다. 이마트는 신세계푸드 자회사 편입을 위해 자사주를 동원하는 ‘포괄적 주식교환’ 안건을 상정했다. 이들 기업들은 임직원 보상, 신기술 도입, 재무구조 개선 등 회사 경영목적 등을 내세워 자사주 소각없이 보유하거나 처분하려는 것이다. 그런데 국민연금은 이 의안에 반대표를 던졌다. 기업이 자사주를 취득할 때 ‘주주가치 제고’를 목적으로 공시했다
04.02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일(미국 현지 시간) 대국민 연설을 통해 “향후 2~3주 내 군사 목표를 완전히 달성하겠다. 이란전 핵심 전략목표의 완수에 가까워졌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란과 협상이 진행중이며 만약 협상 실패시 전력망, 발전소를 타격하겠지만 석유시설은 가장 쉬운 표적임에도 의도적으로 타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 가능성을 열어두고 전쟁 종결을 언급한 배경은 무엇일까. 답은 의외로 단순하다. 전쟁 피로감에 ‘Mr.마켓’이 움직였기 때문이다. 갤런당 4달러, 유가가 바꾼 전쟁 시계 이번 국면의 핵심변수는 휘발유가격이다. 미국 내 평균 휘발유가격이 갤런당 4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이후 처음이다. 에너지가격은 단순한 경제 지표가 아니라 정치변수다. 미국 유권자에게 휘발유가격은 체감물가 그 자체이며, 대통령의 경제 성적표로 직결된다. 미국 내 휘발유가격이 4달러를 넘어선 순간 11월 중간선
04.01
트럼프가 불붙인 중동전쟁의 가장 큰 위험은 유가급등만이 아니다. 지금 더 빨리 타들어가는 것은 전쟁을 떠받치던 두개의 안전판이다. 하나는 석유시장의 완충장치이고, 다른 하나는 미국이 세계에 보내는 말의 신뢰다. 전쟁이 길어질수록 원유와 미사일만 줄어드는 것이 아니다. 시장의 예측 가능성과 외교의 신뢰자산도 함께 소진된다. 겉으로만 보면 시장은 아직 버티는 듯하다. 호르무즈 해협 충격에도 국제유가는 패닉의 정점까지 치솟지 않았다. 재고 방출, 우회 송유관, 전략비축유 방출이 일단 시간을 벌어줬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해결이 아니라 지연일 뿐이다. 공급 차질이 길어지면 비축과 우회만으로는 구멍을 메울 수 없다. 결국 남는 것은 수요 파괴다. 가격을 견디지 못한 나라와 산업, 소비자가 시장에서 밀려나며 소비 자체가 꺾이는 것이다. 이른바 시장의 마지막 조정은 정부가 강제로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방식일 수도 있지만 더 자주 나타나는 것은 가격폭등에 떠밀린 무질서한 후퇴다. 그
03.31
행정안전부 지방재정통합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전국 지방자치단체 총예산 규모는 2013년 약 173조원에서 2024년 330조원 안팎으로 늘었다. 10여년 사이 사실상 두배 가까이 증가한 셈이다. 같은 기간 복지 분야 지출 비중은 25% 수준에서 35% 내외까지 확대됐다. 숫자만 보면 지방정부의 규모와 역할은 분명 커졌다. 하지만 시민의 체감은 다르다. 도로는 정비됐고 공원은 늘었지만 돌봄과 교육, 일자리와 같은 삶의 핵심 영역에서의 변화는 기대만큼 크지 않다. 재정확대와 삶의 질 사이에 ‘단절’이 존재하는 셈이다. 늘어난 예산, 줄어든 자율성 문제의 핵심은 재정의 크기가 아니라 구조다. 지방재정은 크게 자체재원과 이전재원으로 나뉜다. 국세를 기반으로 한 지방교부세와 국고보조금이 대표적이다. 2024년 기준 지방재정에서 이전재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45% 내외로 전체 예산의 절반에 육박한다. 특히 국고보조사업은 사용 용도가 중앙정부에 의해 엄격히 규정된다. 여기에 의무지출이
03.30
지난해 검찰 수사권과 기소권 분리를 핵심으로 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데 이어 지난 20일과 21일 각각 공소청법과 중대범죄수사청법이 처리되면서 이제 검찰청은 해체 수순을 밟게 됐다. 오는 10월 2일이면 검찰 수사권은 중수청으로 넘어가고, 기소권은 공소청이 맡게 된다. 검찰의 몰락은 자초한 측면이 크다. 그동안 검찰은 2002년 불법 대선자금 수사 등 굵직한 대형 비리 사건을 수사하며 국민적 지지를 받기도 했으나 ‘살아 있는 권력에 약하다’는 비판과 함께 정치적 중립성 논란이 끊이질 않았다. ‘권력의 시녀’ ‘정치검찰’은 항상 검찰을 따라붙는 수식어였다. 특히 검찰총장 출신 윤석열이 대통령이 되면서 정치검찰의 폐해는 극에 달했다. 당시 검찰은 대선 맞상대였던 이재명 민주당 후보의 배우자까지 탈탈 털어 법인카드 10만원을 사용한 내역을 문제삼아 기소하면서도 김건희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에 대해선 압수수색 한번 없이 한차례 ‘방문조사’만으로 무혐의 처분했다
03.27
미국 자산시장이 동시에 조정을 받고 있다. 2025년 10월 2만4000을 돌파했던 나스닥은 2026년 2월 2만2000대로 내려오며 고점 대비 약 6% 하락했다. 비트코인은 2025년 9월 12만3000달러에서 2026년 2월 6만7600달러로 약 45% 급락했다. 금 가격도 온스당 2026년 1월 5300달러에서 3월 20일 4574달러로 약 15% 떨어졌다. 위험자산에서 안전자산까지 순차적 조정이 이어진 모습이다. 중동전쟁 장기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미국 자산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까지 제한적인 것으로 보인다. 정치적 의도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최근 정책 흐름은 선거 일정과 맞물린 유동성 사이클로 해석될 여지도 있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이 주도하는 ‘중간선거용 유동성 관리’ 전략 가능성을 제기한다. 현 행정부가 상반기 유동성을 흡수한 뒤 하반기에 공급하는 시간차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5월부터 민간 유동성 공급 가능성 높아
03.26
서울 아파트값 하락 지역이 점차 넓어지고 있다. 전체적으로는 서울 아파트값이 계속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기는 하나 2년 가까이 단 한번도 떨어지지 않던 강남 3구와 용산구가 지난달 내림세로 반전되더니 이달 들어 둘째주에 강동구, 셋째주에 한강벨트 핵심 지역인 성동구와 동작구가 하락 대열에 합류하는 등 내림세가 확산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3월 셋째주(16일 기준) 서울 아파트 값은 전주 대비 0.05% 올라 58주 연속 상승했다. 하지만 오름폭이 7주째 둔화됐고 특히 서울에서 가격이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조정국면에 진입하는 신호가 뚜렷해 졌다. 그러나 전세 매물 실종으로 실수요자 중심의 매수 움직임도 동시에 확대돼 외곽 지역에서는 신고가 행진이 이어지기도 했다. 가격 높은 지역 중심으로 조정국면 진입 신호 서울 주요지역 집값이 하락세로 돌아선 것은 그동안의 높은 가격상승으로 인한 피로감이 누적된 데다 심리변화가 겹쳤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서울 부동산 시장에는
03.25
추락하는 보수는 날개도 없는가. 지금 대한민국 보수는 완전히 길을 잃었다. 국민의힘의 6.3 지방선거 공천을 둘러싸고서다. ‘시대교체’ ‘세대교체’를 내걸며 혁신공천을 장담했지만 실제는 정반대다. 오히려 ‘윤 어게인 세력’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에게 활짝 길을 터주고 있다. 소속 국회의원 전원의 이름으로 ‘절윤(節尹)’을 선언하고 채택한 결의문의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이다. 이는 단순한 지방선거 전략의 실패를 넘어 보수정당이 지켜야 할 최소한의 헌법적 가치와 도덕적 가이드라인이 무너졌음을 의미한다. 그것은 스스로 보수가 아님을 자인하는 것이기도 하다. 헌법가치를 수호해야 할 보수가 내란세력을 내재화하는 순간, 보수는 더 이상 보수일 수 없기 때문이다. 극우의 보수정당 사유화 자체가 보수의 비극 보수의 침몰 양상은 국민의힘이 쇄신과 외연확장을 내걸고 추진한 ‘청년 오디션’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청년인재’를 발굴해 광역의회 비례대표 후보로 삼겠다는 취지의 온라인 투표
03.24
글로벌 금융시장이 다시 한 번 ‘보이지 않는 균열’의 영역으로 들어서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주식시장이 버티고 있고, 유동성도 완전히 마르지 않은 듯 보인다. 그러나 그 이면에서는 세 가지 서로 다른 충격이 동시에 축적되고 있다. 중동발 전쟁 리스크, 인공지능(AI) 혁신이 촉발한 산업 재편, 그리고 사모대출 시장에서 번지는 ‘조용한 위기’다. 이 세 축은 각각 독립적인 변수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하나의 금융 시스템 안에서 서로를 증폭시키는 구조로 연결돼 있다. 지금 시장이 위험한 이유는 바로 이 ‘연결된 위기’ 때문이다. 중동전쟁과 AI발 파괴적 혁신, 사모금융의 연결된 위기 중동에서의 군사 충돌은 단순한 지정학적 이벤트가 아니다. 호르무즈 해협 긴장과 유가상승은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다시 자극하고, 이는 곧 통화정책 경로를 바꾼다. 실제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상회하면서 물가 압력이 재차 확대되고, 주요국 중앙은행은 금리인하를 미루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 미국과 일
03.23
한국이 문화강국임을 세계에 알린 ‘K-컬처 골든위크’가 지났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15일(현지시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장편 애니메이션상과 주제가상을 받았다. 2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선 3년 9개월 만에 복귀하는 그룹 BTS 공연이 성황리에 열렸다. 케데헌 그랜드슬램·BTS 아리랑 공연 의미 K-팝과 한국 전통문화를 결합한 ‘케데헌’은 골든글로브, 그래미에 이어 아카데미 2관왕에 오르며 그랜드슬램을 이뤘다. 한국어 노래와 판소리, 사물놀이가 시상식장인 미국 할리우드 돌비극장 무대를 채웠다. 내로라하는 스타들이 K-팝 응원봉을 흔들었다. ‘케데헌’의 주인공인 걸그룹 헌트릭스는 K-팝과 팬덤으로 악령을 물리치고 한식을 즐겨 먹는다. 배경으로 서울 곳곳이 등장하고, 한국 민속문화가 스며들어 환상적인 세계를 보여준다. 영화를 만든 매기 강 감독과 헌트릭스 보컬 3명은 어릴 적 이민을 갔거나 이민 2세들이다. 시상식장에서 강 감독은 “‘나와 닮은 분
03.20
정부가 서둘러 석유 최고가격제를 시행, 주유소 기름값은 많이 내렸다. 하지만 국민들이 느끼는 위기감은 크다. 지하철 이용객이 급증, 콩나물 시루가 된 것이 한 방증이다. 국제유가가 연일 폭등하고, 특히 물가에 결정적인 원달러환율이 1500원을 돌파하면서 조만간 물가인상 도미노가 도래할 것임을 동물적으로 감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도 최근 국무회의에서 ‘이란전 장기화’에 방점을 찍으며 5부제 도입 필요성을 거론했고 실무부처는 즉각 5부제 실행계획을 세웠다. 5부제 실시는 사실상 전시에 준하는 비상상황을 의미한다. 정부도 내심 최고가격제 갖고선 당면한 오일쇼크 위기를 헤쳐나갈 수 없다고 판단, 최악의 ‘공급부족 사태’에 대비하고 있음을 은연중 드러낸 셈이다. 5부제 실시는 사실상 전시에 준하는 비상상황 지금 국제유가는 말 그대로 “미쳤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수직급등하고 있다. 19일에는 배럴당 110달러까지 돌파했다. 이란전 발발후 50% 가까이 폭등했다.
03.19
최근 대표적인 경영단체인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정기총회에서 손경식 회장이 5연임에 성공했다. 동시에 19일 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도 이재명정부 1기 체제로 출범했다. 한국 노사관계의 새로운 방향을 모색할 중요한 시점에 경영계가 일단의 전열을 정비한 것이다. 한국 경제와 노동시장은 지금 거대한 전환의 문턱에 서 있다.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인구구조 변화, 인공지능(AI)과 디지털 전환이 몰고온 산업구조 변화에 더해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기술패권 경쟁은 기업의 생존방식을 근본적으로 뒤흔들고 있다. 여기에 미국-이란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기업의 경영환경은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해졌다. 노동시장 역시 격변기를 지나고 있다. 개정 노동조합법(노란봉투법) 시행 등 노사관계 제도의 변화는 기업 경영과 산업현장에 새로운 긴장을 만들고 있다. 산업 대전환과 노사관계 질서의 변화가 동시에 진행되는 복합국면이다. 이런 시기일수록 기업과 노동이 함께 지속
03.18
미국·이스라엘의 기습공격으로 시작된 이란과의 전쟁은 장기전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이란 최고지도부만 일시에 제거하면 자체 분열하며 체제전복으로 이어질 것을 기대했던 트럼프 미 대통령의 희망섞인 예상은 크게 빗나갔다. 공습 초기 잔뜩 움츠렸던 이란이 신속히 차기 지도부를 구성해 내부결속을 다지고 ‘피의 보복’을 외치는 저항이 진행되면서 트럼프는 진퇴양난 위기에 빠지게 됐다. 대규모 공습을 가해도 이란 군사력을 뿌리째 말살하기는 어렵고, 지상군을 투입하자니 과거 ‘아프가니스탄·이라크 악몽’이 떠오른다. 베네수엘라를 기습해 마두로 대통령을 단숨에 납치한 미군 전투력에 대한 과신이 트럼프 오판의 기저에 깔려 있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좁디좁은 호르무즈해협을 통해 공급되던 걸프 각국의 원유가 일시에 통행이 막히면서 전세계 유가폭등이 현실화됐다. 다만 이란은 최근 미국과 이스라엘을 제외한 국가의 선박은 협상을 통해 통행시키겠다고 숨통을 터놓으며 서방의 분열을 노리고 있다. 미국의 호르
03.17
이재명정부가 또다시 추경 카드를 꺼내 들었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석유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가격이 급등함에 따라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기로 한 것이다. 지금 호르무즈 해협 안쪽의 석유와 액화천연가스는 이란의 봉쇄로 말미암아 사실상 갇힌 것이나 다름없다. 이 때문에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넘나든다. 이미 ‘환율 폭탄’에 시달리고 있던 영세 사업자들과 저소득층의 생활은 더 어려워지고 있다. 이를테면 자동차 한 대를 기반으로 사업을 벌이며 생계를 꾸려가는 소상공인의 경우 현재 견디기 어려운 곤경에 직면해 있다. 뿐만 아니라 석유화학이나 여행업을 비롯한 국내 산업 전반에 큰 타격을 초래하고 있다. 미국·이스라엘-미국 전쟁 발발 후 위기 상황에 몰린 우리 경제 사정을 볼 때 이재명정부의 추경 편성 방침은 어느 정도 이해되는 측면이 있다. 이 대통령이 신속한 편성을 주문한 것도 어느 정도 납득이 가는 게 사실이다. 20조원 추경 카드, 임기 말엔 재정
03.16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에 한국의 군함 파견을 공개 요구하면서 전쟁과 파병, 한미동맹, 에너지안보, 여야 대립이 한꺼번에 얽힌 난제가 우리 앞에 놓이게 됐다. 이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고 결정하느냐에 따라 한국 외교의 방향과 국내 정치의 지형이 동시에 흔들릴 수 있다. 지켜야 할 것은 분명히 있지만 전쟁에 끌려 들어가서는 안되며, 도덕·감정이 아니라 실용과 현실 위에서 판단해야 한다. 무엇보다 먼저 인정해야 할 것은 한국이 호르무즈 해협을 ‘지켜야 할 필요’가 분명히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한국의 원유 수입과 해상물류는 그 좁은 바다목 하나에 상당 부분 걸려 있다. 이란이 기뢰와 미사일 드론으로 수로를 위협할 때 우리는 ‘저 먼 중동의 전쟁’이라며 돌아설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다. 호르무즈가 봉쇄되면 가장 먼저 치르는 대가는 주유소·전기요금·원자재가격 급등으로 한국 가계와 기업이 맞게 될 현실적 비용이다. ‘남의 전쟁’이 아니라 ‘우리 생계’의 문제라는 인식이 출
03.13
해외에서 국내로 복귀하는 기업이 갈수록 감소하고 있다. 그런 만큼 기업 국내복귀(유턴, 리쇼어링)정책을 강화할 필요가 높아졌다. 기업의 국내복귀정책은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보호무역 강화 속에서 주요 국가들의 핵심 산업정책으로 자리 잡고 있다. 미국 일본 유럽 등은 대규모 보조금과 세제 지원을 통해 자국 제조업 복귀를 유도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2013년 ‘해외진출기업의 국내복귀 지원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며 유턴기업 유치 정책을 추진해왔다. 지난해 유턴한 기업 수 14개 불과 산업통상부와 코트라 등에 따르면 유턴기업 수는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2020~2023년 연평균 유턴기업 수는 23.8개였으나 2024년에 20개사, 지난해는 14개로 크게 줄었다. 지난해 유턴을 취소한 기업 수도 14곳에 달했다. 유턴 활성화 지원정책이 시작된 2014년부터 2019년 연평균 복귀기업 수는 8.5개였다. 복귀기업의 투자규모도 정체상태다. 연도별 유턴투자규모는 2019년 3948
03.12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의 충격파가 전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경제적 파장이 특히 심각하다. 중동산 석유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국제유가가 치솟고 있고, 주요 교역항로인 호르무즈해협 봉쇄로 인한 공급망 위기도 불거졌다. 한국은 주요 에너지원인 석유의 중동의존율이 70% 이상으로 높아 더 위기상황이다. 우리나라가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 원유시장의 유가가 열흘 만에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다. 지난달 한국은행은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로 제시하면서 두바이유 평균가격을 62달러로 제시했었다. 전쟁이 장기화돼 고유가 상태가 지속될 경우 성장률의 큰 폭 하락이 불가피하다. 고유가가 던진 충격, 흔들리는 원화와 시장 분쟁이 단기간에 끝나더라도 석유수급이 안정을 되찾기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걸릴 우려가 크다. 가동을 멈춘 유전이 생산활동을 정상 수준으로 회복하는 데 몇 주, 심지어 수개월이 소요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중동에서 주로 들여오는 액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