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7
2025
대규모 미국투자 청구서는 우리 기업들에게 또다른 숙제를 안겼다. 기업들은 한해 200억달러를 투자하면서 한국기업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게 됐지만 국내투자 감소와 산업공동화, 일자리 감소 등의 우려를 줄이는 적극적 주체로 나서야 할 과제도 남겼다. 한국정부의 미국과 관세협상에 대한 평가는 비교적 선방했다는 의견이 다수다. 경제단체들은 성명을 내고 환영한다는 반응을 냈다. 현대차그룹은 “헌신적으로 노력해 주신 정부에 감사드린다”며 공식입장을 내기도 냈다. 관세협상 큰 틀만 알려지다보니 세부 투자내용과 자본조달 방식 등을 어떻게 할지가 중요하다는 지적도 많다. 진보정당과 참여연대는 각각 성명을 내고 ‘국내 투자 위축’과 ‘산업생태계 붕괴 위험’에 이어 ‘일자리 감소와 장기침체’ 위험이 커졌다고 경고했다. 3분기 설비투자 회복, GDP 성장세 뒷받침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연간 200억달러(약 28조원)의 대미투자 규모는 지난해 제조업 설비투자 전년대비 증가분(10조3510억
11.06
국내 제조업 공동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당초 미국과의 관세협상에서 대미투자금 3500억달러 중 5% 안에서 현금 투자를 하고 나머지 대부분을 보증으로 채우겠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미국 측의 완강한 저항에 부딪혀 절반이 넘는 2000억 달러를 현금으로 투자하기로 했다. 그 대신 200억달러의 연간 투자 상한선을 두기로 해 외환유출 부담을 크게 줄었다. 이 같은 합의에 따라 한국 자동차는 일본 EU(유럽연합)와 같은 15%의 관세로, 반도체는 대만과 동일한 수준의 관세로 미국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그간 대미 수출이 무관세로 이뤄졌던 것과 비교할 때 다소 불리해졌다. 대미 투자액, 한국 제조업 전체 설비투자액의 3배 연간 투자 상한선 200억달러는 4200억달러에 달하는 외환보유액의 이자수익(연 110억~150억 달러 추정) 등으로 감당할 수 있어 국내 외환시장에 미칠 직접적 충격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11.05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핵추진 잠수함의 연료를 공급받을 수 있도록 트럼프 대통령이 결단해주면 좋겠다”고 공개 요청하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날 “원자력추진 잠수함을 건조하는 것을 승인했다”고 밝히면서 핵추진 잠수함 건조가 뜨거운 이슈로 떠올랐다. 노무현 대통령 때부터 우리가 거듭 요청해 왔던 것이 받아들여진 것이기에 큰 틀에서 대환영하지만 세부적으로는 짚어야 할 대목들이 한둘이 아니다. 이 대통령이 전세계로 생중계되는 한미 정상회담 모두발언을 통해 공개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결단을 요청한 것은 사전에 어느 정도 ‘공감’과 ‘조율’이 돼 있었다 하더라도 매우 이례적인 ‘연출’이었다. 핵추진 잠수함 건조는 10년 이상 긴 시간이 소요되고 곳곳에 난관이 도사려 있는 지난한 프로젝트이기에 그동안의 물밑작업 성과를 바탕삼아 아예 시작부터 완전 공론화시켜 기정사실화하고 일을 빨리 진척시키겠다는 의지가 강하게 배어있다. ‘원자력기술 자립’ 추구할 교두보 확보에 의미
11.04
한국과 미국의 관세협상이 무난하게 끝났다. 미국에 투자하기로 한 3500억달러 가운데 조선분야 1500억달러를 제외한 현금투자를 10년 나누어 집행하기로 한 것이다. 3개월 가량 이어진 협상에서 비교적 선방한 셈이다. 환율도 상승세를 멈추고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이번 협상결과가 한국이 능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비교적 선방한 관세협상으로 대미 수출 전선 불확실성 일부 걷혀 이런 협상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해 정부 협상팀의 노고가 컸다고 전해진다. 특히 김정관 산업자원부 장관은 미국의 러트닉 상무장관을 상대로 확고한 자세로 한국의 입장을 관철시키기에 애썼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따라 대미수출 전선을 가로막고 있던 불확실성의 안개는 상당부분 걷혔다. 철강과 알루미늄 등에 대한 50% 관세율은 여전히 적용되고 있지만 이는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다. 그렇지만 적어도 일본과 유럽연합과는 달리 한국에만 적용되던 25% 관세율은 똑같은
11.03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이 최근 본사 인력의 10%에 해당하는 3만명 감축을 시작했다. 회사 실적은 사상 최고치이지만 인력은 오히려 줄이고 있다. 인공지능(AI) 시대의 ‘고용없는 성장’이 현실로 다가왔음을 보여주는 사건이다. 앤디 제시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6월 “AI가 업무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것”이라 말했는데 불과 넉달 만에 감원이 현실이 됐다. 이는 단순한 비용절감이 아니라 AI 자동화가 사람의 역할을 대체하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 아마존은 지난달 31일 3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클라우드 부문 호조에 힘입어 조정 주당순이익(EPS)과 매출액은 각각 1.95달러, 1801억7000만달러로 시장 예상치 1.57달러와 1778억달러를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아마존 주가는 9% 이상 급등했다. AI발 일자리 위기, 아마존 감원 사태가 던지는 경고 아마존 만이 아니다. 마이크로소프트 6000명, 세일즈포스 4000명, 메타 600명, 오라클
10.31
‘실패한 정상회담은 없다’는 외교가의 속설 그대로였다. 세계의 눈과 귀를 모은 부산 미중 정상회담은 각자의 공격무기를 거둬들여 전략적 휴전상태로 막을 내렸다. ‘세기의 담판’이라고까지 불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대좌는 서로 만족하는 양보카드로 모양새 좋게 마무리됐다. 이로써 세계 경제를 불확실성의 경지로 몰아넣었던 미중 무역전쟁은 더 이상 확대되지 않고 일단 봉합국면에 들어섰다. 두 정상이 6년 4개월 만에 다시 만나 반년 넘게 이어진 갈등상황을 정리했으나 급한 불만 끈 셈이다. 미중 정상 무역전쟁 전략적 휴전상태로 마무리 정상회담 결과, 미국은 중국에 부과한 합성마약 펜타닐 관세 20%를 10%로 낮추기로 하고, 중국은 희토류 수출통제 조치를 1년 유예하기로 했다. 미국이 중국에 위협하던 100% 추가관세도 철회했다. 미국의 중국산 관세율은 평균 55%에서 45%로 떨어뜨렸다. 50% 관세를 무는 인도 브라질보다 낮다. 중국은 미국산
10.30
한미는 29일 관세협상을 타결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담을 계기로 5개월간 끌어 온 관세협상을 마무리했다. 한국은 비록 연간 200억달러라는 제한을 둔다고 하지만 현금 2000억달러와 조선업 협력 1500억달러를 미국에 투자하기로 했다. 말이 투자지 사실상 돈을 미국에 맡기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조공’이란 비판도 나왔다. 트럼프에 비판적인 뉴욕타임즈는 ‘갈취’라고도 했다. 어쨌든 트럼프식 ‘미국 우선주의’는 현실이다. 피할 수 없었다. 관세협상 타결은 일단 불확실성은 제거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후가 문제다. 이 대통령이 그동안 “국익을 최우선으로 하겠다”고 했지만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미중 대국주의속에서 살 길을 모색해야 할 처지다. 미중 패권, 부동산 트라우마 극복해야 미중 전략경쟁은 그동안의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을 유지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미중 무역갈
10.29
30대 초반의 ‘MZ 정치인’이 기성정치의 공식을 깨는 파격적 공약을 앞세워 뉴욕의 민심을 흔들고 있다. 11월 4일로 예정된 뉴욕시장 선거에서 조란 맘다니(34) 민주당 후보가 새로운 정치의 이정표를 세울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MZ세대는 1981~1996년생인 밀레니얼세대(M세대)와 1997~2012년생인 Z세대를 아우르는 표현이다. 올해 초만 해도 무명에 가까웠던 정치 신예의 돌풍이 지속되면서 맘다니는 여론조사 1위다. 10월 20일 미국은퇴자협회(AARP, American Association of Retired Persons) 뉴욕지부와 고담여론조사(Gotham Polling & Analytics)가 공동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맘다니는 43.2%의 지지를 얻어 앤드루 쿠오모(무소속, 28.9%), 커티스 슬리와(공화당, 19.4%)를 제쳤다. 맘다니와 쿠오모의 양자대결에선 맘다니 44.6% 대 쿠오모 40.7%로 격차가 좁아진다. 뉴욕주지사 3선 ‘정치 거물’ 쿠오모는
10.28
트럼프 2기 경제정책의 3대 축은 관세와 감세 그리고 규제완화다. 이중에서 핵심이 바로 시행 6개월째인 관세정책이다. 관세는 인플레이션이나 재정을 비롯해 제조업 리쇼어링 등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한마디로 트럼프 2기 경제정책 성패를 판가름할 요인인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아세안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모두 참석해 주요국 정상과 관세와 대미 투자유치에 집중하는 이유다. 전세계의 이목이 아세안과 미중일 정상이 만나는 APEC에 쏠린 모양새다. 빅 이벤트는 역시 30일 부산에서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이다. 미국의 고율관세로 중국의 상반기 대미 무역흑자는 1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29.8%나 줄어들었다. 달러 기준 대미수출액도 전년 대비 25.7% 감소했을 정도다. 빅 이벤트는 30일 부산에서 예정된 미 중 정상회담 미국과 중국은 이미 희토류 수출통제 조치와 11월부터 중국산 제품에 100% 추가 관세로 협상카드를 내보인 상태다. 합의에 실패할
10.27
10월 넷째주는 한국 증시 슈퍼위크였다. 24일 코스피지수가 3900선을 돌파하며 4000 고지에 근접했다. 삼성전자가 ‘10만전자’를 노크했고, SK하이닉스는 ‘51만닉스’에 등극했다. 하지만 코스피 4000을 넘어 5000 시대로 향하며 활황이 이어질지에 대한 의구심을 품게 하는 소식도 함께 전해졌다. 먼저, 주가 상승세의 특정 산업 극소수 종목 쏠림이 너무 심하다. 코스피는 반도체, 코스닥은 이차전지다. 반도체 기업으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이차전지 기업은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의 비중이 막대하다. 24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합산 시가총액이 1019조7058억원으로 1000조원을 넘어섰다. 두 회사 시가총액이 코스피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1.4%다. 코스피 시가총액은 10월 들어 24일까지 약 425조원 증가했다. 그 중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몫이 216조원으로 50.8%에 이른다. 코스닥시장도 마찬가지다. 같은 기간 시가총액은 20조7650억원 늘었다. 그
10.24
반환점을 돈 이재명정부 첫 국정감사의 여야 성적표는 낙제점이다. 특히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 대해 전문가들은 “F학점도 아깝다”고 입을 모은다. 거대 여당으로서의 책임감도, 사회문제에 대한 정책적 대안도 제대로 내지 못하고 강성지지층만 의식한 막무가내식 폭주로 일관해서다. ‘조희대’로 시작해 ‘김현지 방탄’으로 이어진 현재까지의 민주당 국감 대응을 보면 ‘민주라는 이름이 아깝다’ 싶을 정도다. 그나마 캄보디아 사태나 한미 관세협상, 10.15 부동산대책 등 블랙홀처럼 국민의 관심을 빨아들이는 장외 이슈가 아니었다면 민주당의 실점은 더 두드러졌을 것이다. 여기에 국감기간 윤석열 면회로 내란정당임을 다시 환기시킨 국민의힘 지도부의 헛발질도 민주당의 민낯을 가리는 요인이 되었을 게다. 내란정당을 민주주의 수호자로 만든 마법 국감이 원래 현 정부의 실정을 파헤치는 ‘야당의 시간’이지만 이번 국감의 경우 윤석열정부의 국정실패를 확인할 ‘여당의 시간’이기도 했다. 그런데 민주당은
10.23
인공지능(AI) 반도체 열풍 속에서 대만의 TSMC가 세계 기술질서를 압도하고 있다. 지난주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TSMC의 미국예탁주식(ADR)은 대만 본장 주가 대비 2002년 이후 최고 수준의 프리미엄으로 거래됐다. 엔비디아와 애플, 브로드컴 등 글로벌 빅테크가 의존하는 단 하나의 파운드리인 TSMC를 세계 투자자들은 대만해협의 긴장을 알면서도 산다. 위험보다 필요가 앞섰기 때문이다. 먼저 팩트를 보자. TSMC의 2025년 3분기 매출은 9899억대만달러(약 324억7000만달러, 46조원), 순이익은 4523억대만달러(약 148억달러, 21조원)다. 전년동기 대비 각각 30%, 39.1% 급증한 수치다. AI 데이터센터 증설과 고성능 칩 수요가 실적을 밀어 올렸다. 시장 예상치를 웃돈 ‘서프라이즈’였고, 이 흐름은 4분기 가이던스에도 투영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시장의 전망이다. 세계 투자자들, 대만해협 긴장에도 TSMC를 사는 까닭 TSMC의 ADR 프
10.22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대내외적으로 수세에 몰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촉발시킨 관세전쟁에서 수세에 몰리던 중국이 희토류를 무기로 선제공격에 나서는가 하면 미 전역에서 트럼프행정부의 실정을 성토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중국은 최근 희토류 수출통제 조치 강화를 무기로 선제공격에 나서 한동안 소강상태를 보이던 미중 무역갈등이 전세계를 긴장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트럼프행정부는 이를 사실상 전세계를 향한 선전포고로 간주하고 동맹국들이 미국과 힘을 합쳐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그동안 “친구들이 적들보다 훨씬 더 나빴다”고 주장하며 동맹국을 홀대했던 미국이 뒤늦게 동맹을 찾으며 공동대응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트럼프 행정부, 중국의 희토류 수출통제에 수세 몰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15일(현지시간)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함께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중국의 희토류 수출통제 강화 조치를 겨냥, “중국이 전세계를 상대로
10.21
서울 강남3구와 용산구를 포함한 25개구 전역과 한강 이남의 경기도 12곳 등 총 37곳이 3겹 규제그물에 갇히게 됐다. 정부가 지난 15일 발표한 부동산 대책을 통해 이들 지역에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토지거래허가구역 등의 규제를 한꺼번에 씌운 것이다. 서울시 전체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동시에 묶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 지역에서는 15억 초과~25억원 미만 주택은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4억원, 25억원 초과 주택은 2억원으로 줄어든다. 이런 고가주택 구입자들은 대부분 현금부자들일 것이다. 그러니 이들의 ‘현금자랑’을 대출로 뒷받침할 필요는 없다. 차라리 서민과 소상공인 혹은 청년에 대한 지원으로 돌리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의 고가주택 대출제한은 나름대로 타당성을 지닌다. 한꺼번에 쏟아부은 부동산 규제 3종 세트 효과 의문 그럼에도 3가지 규제를 무차별적으로 가하는 것은 얼른 납득하기 어렵다. 서울 한강 주변이나 분당·과천 등 일부 수도권
10.20
20대 “대학을 굳이 의무적으로 갈 생각 없다. 취업이 우선이다”. 30대 “연애는 가능하지만 결혼할 생각 없다”. 40대 “영원한 직업은 없다. 점점 경기가 어려워지고 일해 먹기 힘들어진다”. 50대 “부산에 일할 곳이 없다. 왜 아파트만 계속 짓나”. 60대 “젊을 때 돈 모아라. 젊을 때 건강 챙겨라”. 70대 “요즘 젊은 사람들, 땀 흘리며 일할 생각은 안한다”. 한 정치인이 최근 부산의 나이 지긋한 택시기사에서 받은 편지라며 자신의 SNS에 올린 글 중 일부다. 각 세대가 처한 상황과 인식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심상치 않은 2030세대의 민심 이반 우선 “취업이 우선”이라는 20대 절규처럼 청년취업란이 나날이 심각해지고 있다. 국가데이터처(옛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청년층 고용률은 45.1%로 1년 전보다 0.7%p 낮아졌다. 전년 같은 달과 비교해 17개월 연속 하락 행진이다. 이는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 이후 약 16년 만에 최장
10.17
주식시장 상승행진에 거침이 없다. 코스피지수가 연일 최고가 기록을 깨고 있다. 교착상태에 있던 한미관세협상이 곧 타결될 것이라는 기대에 더해 외국인들의 한국 주식 투자를 망설이게 했던 ‘코리아 디스카운트’ 완화 기대감이 커진 게 큰 요인으로 꼽힌다. 새 정부의 상법 개정과 기업지배구조 개혁 추진이 외국인들의 ‘바이 코리아(Buy Korea)’ 행렬에 불을 댕겼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뉴욕에서 열린 ‘대한민국 투자 서밋’ 행사에 참석해 “전 세계 투자자들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걱정하지 않고 ‘코리아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도록 각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선언했다. ‘코스피 5000시대 진입’을 공언하며 증권시장 체질 개선 정책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기대감은 더 높아지고 있다. 외국인들은 코스피지수가 3600을 넘어선 지난 10일 하루에만 한국 주식을 1조원 넘게 순매수했다. 코스피지수 연일 최고가 기록 깨고 외국인들은 ‘바이 코리아’ 행렬 증권시장
10.16
정부가 ‘인공지능(AI) 3대 강국’ 진입을 기치로 내걸고 있다. 하지만 ‘전기 먹는 하마’로 불리는 AI 데이터센터에 소요되는 전력수요 예측을 놓고 부처 간에 엇박자가 전개되고 있는가 하면 기업들이 데이터센터 입지로 수도권을 선호하고 있어 자칫 전력부족 사태로 3대 강국 진입 차질이 우려된다. 이와 함께 전력량을 늘리기 위한 신규 원전 건설과 재생에너지 확대를 두고 힘겨루기가 본격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감사원은 최근 정보통신 인프라 관련 감사 결과를 공개하면서 “데이터센터의 전력수요 예측은 정확한 현황 파악이 기본인데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행정안전부 산업통상부 등 부처별 자료가 제각각으로 서로 차이가 나는 등 관련 부서가 데이터센터 수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관련 부서, 데이터센터 수조차 제대로 파악 못해 산업부는 국내 데이터센터 수가 2023년 말 현재 148개인 것을 전제로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 2024~2038년)을 수립
10.15
“중소기업 1만개 가운데 4개가 중견기업으로 성장하고 중견기업 100개 가운데 1~2개만 대기업으로 크고 있습니다. 기업이 성장해야겠다는 생각이 거의 없다는 얘기입니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지난달 출범한 ‘기업성장포럼’ 기조연설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최 회장은 “이것이 대한민국 성장 정체를 가져오는, 특히 민간의 활력이 떨어지는 근본적인 이유”라고 진단했다. 재계 2위 SK그룹 회장이기도 한 최 회장의 이같은 발언은 성장사다리가 사라진 우리 경제의 현상이 심각하다는 뜻으로 읽힌다. 저성장이 이미 새로운 정상(뉴노멀)이 된 지금 이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가 화두임을 제시한 셈이다. 규제혁파만으로 성장유인이 될 것인가 기업성장포럼은 대한상의를 비롯 한국경제인협회와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경제단체가 중심인 포럼이다. 문제인식을 공유하고 정책대안을 마련하는 플랫폼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포럼에서는 민간의 기여도가 현저히 떨어진 점을 지적했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199
10.14
미국 데이터 분석업체 팔란티어가 최근 교육계에 던진 메시지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대학에 가지 말고 팔란티어에서 배우라”는 것이다.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 진학 대신 4개월간 월 5400달러(약 730만원)를 받으며 실무 중심 교육을 받는 채용형 트레이닝 프로그램이다. 지원 자격은 엄격하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대학 미진학 고졸자, SAT 1460점 이상의 우수한 성적, 그리고 파이썬 등 실무 프로그래밍 능력을 갖춰야 한다. 팔란티어가 이런 파격적 제안을 한 이유는 기존 대학교육이 급변하는 기술환경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팔란티어의 실험적 시도는 결국 ‘배움과 적응 방식 자체를 바꾸라’는 메시지다. 이는 인공지능(AI) 기업들의 소수정예 성공 사례와도 맞닿아 있다. 이들의 성과는 단순한 기술혁신이 아니라 끊임없이 배우고 빠르게 적응하는 능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바로 이런 능력을 길러내는 것이 교육이 맡아야 할 핵심과제다. 대학 대신 팔린티
10.13
외국인들 사이에서 ‘서울병’이란 말이 유행한다. ‘서울에 대한 병적 동경’을 뜻하는 신조어다. 서울병은 흥미로운 언어유희적 현상의 하나다. 여행 후유증이 아니라 서울의 문화와 도시에 대한 동경심이 담겼다. 이 말은 최근 들어 중국 Z세대를 중심으로 소셜미디어 ‘더우인’ ‘샤오홍슈’ 같은 곳에서 빠르게 확산했다. 언론이 이를 ‘서울 신드롬’으로 번역해 소개하는 바람에 널리 알려졌다. 서울병을 ‘국뽕’으로 소비해서는 안되겠지만 중국 언론도 인정할 만큼 실체는 분명하다. 중국 텐센트 뉴스는 “서울병은 2024년 등장해 원래 K팝 팬덤에서 한국 아이돌이 생활하거나 활동한 장소를 방문하고 한국 대중문화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는 용어로 사용됐으나 (최근) 재조명되고 있다”고 소개한다. 이는 일본에서 유행했던 ‘파리증후군(Paris Syndrome)’과 반대되는 현상이다. 파리증후군은 파리 여행 후 기대치와 달라 실망감 탓에 겪는 정신적 질환을 뜻한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표현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