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17
2025
지난주 정치권에서 의미 있는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제1야당이자 국회 제1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중소기업인과 전문가들을 초청해 주52시간근무제도 개선 등 기업들의 현안에 대한 해결책을 논의한 것이다. 토론회에서는 “주52시간제를 업종별 현장 상황에 맞게 더욱 탄력적으로 적용해야 한다”는 등 논의가 활발했다. 연장근로 관리 단위를 현행 주에서 월(月) 및 분기, 연(年)으로 바꿔야 한다는 건의도 나왔다. 축산육가공업을 하는 기업인은 “구제역 같은 전염병이 발생하면 출하가 끊기는데도 직원들 임금은 줘야 해 애로가 크다”며 “출하가 재개돼 주문이 몰리는 시기에 작업시간을 늘려 손실을 회복하고 그 성과를 직원들과 나누려고 해도 주 52시간 벽에 막혀 있다”고 하소연했다. 경직적인 제도 운영으로 인해 ‘보호 대상’인 노동자들이 애꿎게 고충에 빠지는 사례도 제시됐다. “기업 현장문화가 예전 같지 않아 직원들 간에 서로의 일을 대신 해주지 않는 곳이 많다. 결혼 등 특별한 사유로 장기 휴가를 다녀
03.14
미국 달러 지폐 중 가장 큰 단위인 100달러에는 벤저민 프랭클린의 얼굴이 있다. 그는 “시간은 돈이다”라고 했다. 과학자이면서 사업가인 그로서는 ‘돈’에 비유했지만 ‘시간은 되돌릴 수 없으니 소중히 여겨라’는 뜻일 것이다. 인류 문명이 발달하면서 인간의 시간 개념은 더욱 세분화 돼왔다. 학자들은 원시시대에는 해 뜨면 낮이고 어두워지면 밤이었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농경시절 시간단위를 거쳐 산업혁명이 시작되자 사람들은 공장에서 30분단위 정도의 작업시간에 적응해야 했다고 한다. 점점 빨라져 지금은 초단위까지 생활에 스며들었다. 굳이 미세한 물리세계가 아니라도 1분 또는 1초만 늦어도 고속기차는 문을 닫고 떠나 버린다. 과거처럼 달려가서 올라타지 못한다. 그런 면에서 윤석열 대통령 담당 재판부가 구속기간 산정을 ‘날’이 아니라 ‘시간’을 기준으로 한 것은 늦은 감마저 든다. 더욱이 구속 피의자의 ‘인권’을 명분으로 삼았으니 크게 탓하기도 어렵다. 물론 ‘타이밍’은 최악이다. 다른
03.13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연준)가 33개월째 보유자산을 축소(QT) 중이다. 대차대조표 축소는 금리정책 못지않게 영향력을 발휘하는 연준의 통화정책 수단이다. 대차대조표를 축소하는 규모와 시기에 따라 은행권의 대출 여력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연준의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양적긴축 종료 시점에 글로벌 금융시장이 주목하는 이유다. 연준의 총자산은 2월 말 기준 6조7800억달러 규모다. 코로나19로 인해 4조2000억달러에서 2022년 5월 말 8조9100억 달러까지 늘렸던 총자산을 2조1300억 달러나 줄인 셈이다. 이 중 1조5200억달러는 미 국채이고 나머지 4900억달러는 주택저당증권(MBS)이다. 총자산 대비 양적긴축 규모는 24% 정도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는 이 비중이 10%였다. 연준은 당시에도 총자산을 1조달러에서 4조5000억달러로 늘렸다가 4500억달러를 줄이는 양적긴축에 나섰다. 현재 미국의 금융시장 유동성은 충분한 상태다. 뉴욕
03.12
K-뷰티(K-Beauty) 대표주자인 화장품 수출이 사상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프랑스에 이어 세계 2위 수출국에 올랐다. 지난해 화장품 수출 규모는 전년 대비 20.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화장품업의 약진은 한국경제 도약의 새로운 시사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우리나라 주력산업인 철강 화학 등 중후장대 산업이 최근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무역전쟁 가속과 중국기업의 추격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어서 K-뷰티산업의 선전이 주목받는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화장품 수출이 처음으로 100억달러를 넘어선 102억달러를 기록했다. 역대 최대 수출액다. 2021년 92억달러 수출을 넘었다. 수출 내역을 보면 수출대상국가가 다변화했다. 3년전인 2022년(80억달러) 우리나라 화장품 수출 국가 1위는 중국이다. 13억7000만달러로 2위인 미국(6억2000만달러)의 두배가 넘는다. 그 뒤를 일본(5억3000만달러) 베트남(3억달러) 러시아(2억6000만달러) 홍
03.11
대체 주식거래소 넥스트트레이드(NXT)가 지난 4일 공식 출범했다. 첫날 거래금액이 200억원에 이르렀다. 특히 메인마켓(오전 10시~오후 3시 20분) 거래대금보다 애프터마켓(오후 3시 40분~오후 8시)의 거래금액이 더 컸다. 이로써 기존의 한국거래소(KRX)와 함께 복수의 주식시장이 경쟁을 하게 됐다. 게다가 오전 8시부터 8시50분까지 프리마켓도 열린다. 따라서 거래시간이 모두 12시간으로 늘어나는 것이다. 투자자 선택의 폭이 현재보다 크게 넓어진 셈이다. 직장인들이 퇴근 후에도 주식을 사고팔 수 있게 됐다. 넥스트레이드 참가 증권사는 투자자 주문을 가장 유리하게 체결해야 하는 ‘최선집행의무’를 부담하게 된다. 기존 거래소와 새 거래소에 걸쳐 고객에게 가장 유리한 조건으로 매매계약을 맺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증권사들은 주문배분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현재 15개 증권사가 전면 참여한다. 13개 증권사는 프리마켓과 애프터마켓에만 참가한다. 이들도 여건이 갖춰지
03.10
국내 2위 대형마트 홈플러스의 회생절차(법정관리) 개시로 유통업계와 금융사, 일반 소비자들이 혼란에 빠졌다. 홈플러스는 연간 매출액 7조원에, 2만명의 직영직원과 협력업체를 포함해 10만명의 노동자가 일하는 업체다. 납품업체만 1800여개, 임차인은 8000곳이다. 지난 4일 서울회생법원은 회생신청 11시간 만에 회생절차개시결정 및 사업계속을 위한 포괄허가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홈플러스는 영업과 관련한 상거래채권은 정상적으로 변제하되 이자 등 금융비용이 발생하는 금융채권은 상환이 유예됐다. 법원이 미래의 위험을 막기 위해 ‘선제적 구조조정’으로서 회생신청을 한다는 홈플러스의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다. 법원 결정으로 협력업체와 일반적인 상거래 채무는 회생절차에 따라 전액 변제되며 임직원 급여도 정상적으로 지급될 예정이다. 법정관리 신청 직전 RCPS 자본전환 의혹 홈플러스측은 부동산 등 자산이 4조원이 넘기 때문에 금융채무가 2조원이라도 이 고비만 넘기면 정상화할
03.07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연방의사당에서 열린 상·하원 합동 연설에서 주한미군 문제와 관세, 알래스카 에너지 개발 사업, 반도체지원법을 아우르며 한국에 거액의 청구서를 내밀었다. ‘4배의 관세’를 꺼내들었으니 ‘거래의 기술’이라는 책을 쓴 거래의 달인답게 한국으로부터 최소 ‘2배’ 정도는 받아갈 것으로 보인다. 4% 관세율이라는 것이 사실과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을 트럼프도 모를 리 없겠지만 관세전쟁을 관철하기 위한 ‘트럼프식 협상’의 일환일 것이다. 트럼프의 청구서는 추가 방위비 분담이거나, 트럼프가 선호하는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구매 또는 파이프라인 사업 참여이거나, 미국 현지 제조시설에 대한 추가 투자이거나,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약 6%에 달하는 막대한 연방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한 장기국채를 매입하는 등의 다양한 패키지가 제시될 것이다. 한국정부는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인 미국의 수입품에 부과하는 관세는 이보다 훨씬 낮
03.06
심각한 내우외환으로 서민들의 삶이 갈수록 피폐해 지고 있다. 한국경제는 탄핵정국이란 먹구름 속에 극심한 내수 침체로 폐업과 실업급여가 증가하고 있고 수출마저 위축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 시각) 집권 2기 첫 상·하원 합동 연설에서 한국을 콕 찍어 앞으로 상당한 압박을 가할 것임을 시사,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는 “우리는 한국에 군사적으로나 여러 방법으로 도움을 주는데 한국의 대미 평균 관세율이 미국보다 4배 높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런 일은 우방이든 적국이든 미국에 공평하지 않다”면서 “4월 2일 상호관세를 부과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은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해 대부분 상품을 무관세로 교역하고 있는데도 이처럼 잘못된 수치를 거론했다. 그는 또 “우리 정부는 알래스카주에 세계 최대 규모의 LNG 파이프라인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고 밝히면서 “일본, 한국을 비롯한 나라들이 수조 달러를 투자할 예
03.05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백악관 정상회담장에서 벌인 거친 설전은 양면적인 단상(斷想)을 불러일으킨다. 통상 봐오던 익숙한 정상회담 장면이 전혀 아니었다. 실무진의 치밀한 조율을 거친 뒤 정상들은 카메라 앞에서 상호간 이견을 최대한 노출하지 않고 부드러운 ‘외교적 수사’로 포장해 연출하는 게 관행이었으나 이날 회담은 정반대였다. 정상간 거친 고성과 날선 말싸움 뒤 예정됐던 오찬을 겸한 비공개회담과 광물협정 서명, 공동기자회견은 취소됐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점심도 거른 채 쫓겨나듯 백악관을 떠나야 했다. ‘설전 장면’을 보며 가장 먼저 떠오른 감상은 트럼프식 ‘미국우선주의’가 일방적으로 통용되는 강대국 중심의 냉혹한 국제정치 현실과 ‘약소국의 비애’였다. 미국 앞에 서면 언제나 약자일 수밖에 없는 우리 처지이기에, 더욱이 머잖아 ‘관세폭탄 방위비압박’ 등 트럼프의 일방적 파상공세가 예고돼 있기에 ‘을’의 입장에서 동병상련 감정
03.04
새학기가 시작된 오늘 대학가는 새내기들의 설렘보다 ‘반수’와 ‘재수’ 준비로 분주하다. 16만명이 넘는 재수생은 단순한 통계가 아닌 우리 교육의 방향성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던진다. 2025학년도 졸업생 수험생인 N수생은 16만897명으로 20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서울대 정시모집 합격생 중 재수 이상은 57.4%로 재학생(40.3%)보다 높다. 의대는 더 심각해서 정시 합격자의 79.3%가 N수생이다. 2026학년도에는 N수생이 2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재수생 증가는 단순한 경제적 비용 문제를 넘어선다. 물론 1인당 연간 사교육비 6000만원에 16만여명을 곱하면 약 10조원이라는 천문학적 숫자가 나온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우리 청년들의 성장과 발달이 획일화된 시험에 종속되는 현실이다. 수능 재도전의 굴레, 우리 청년들의 성장과 발달 획일화된 시험에 종속 20대 초반은 다양한 경험을 통해 자아를 발견하고 창의성을 키워야 할 시기다. 그러나 많은
02.28
‘부끄러움을 모르면 사람이 아니다(人不可以無恥).’ 맹자 진심(盡心)편에 나오는 말이다. 예부터 어른들은 “사람이 염치를 모르면 짐승이나 다름없다”고 했다. 그런데 12.3 비상계엄부터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최후진술이 끝난 지금까지 윤석열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의 품격은커녕 최소한의 염치조차 보여주지 않았다. 대통령은 최후진술에서도 ‘윤석열스러운’ 모습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12.3 비상계엄에 대한 진심어린 사과도 헌재 결정에 대한 승복 메시지도 없었다. “대통령다운 모습을 보여라”(동아) “승복을 약속하라”(조선) 등 보수언론의 주문조차 모르쇠 뭉개버렸다. 늘 그랬던 것처럼 “국민을 일깨우기 위해 계엄을 했다”고 입에 발린 거짓말을 했고, 북한개입설과 부정선거 음모론의 헛소리를 되풀이했다. 그러면서도 “직무에 복귀하면” 어쩌구 하면서 거듭 국민의 염장을 질렀다. 지금 윤 대통령이 있어야 할 곳은 어디 윤 대통령은 최후진술에서 계엄선포 후 83일이 자신의 삶에서 가장
02.27
“엔지니어들이 딥시크를 미친 듯이 분석하고 가능한 모든 것을 복사하려고 노력 중이다”(메타 직원), “AI 기업에 과도하게 투자한 일부 벤처캐피털을 멸종시킬 수준의 사건이다”(악시오스 기자). 지난 1월 20일 중국의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가 출시한 최신 AI 모델 ‘R1’에 대한 반응이다. 성능은 미국 오픈AI 최신 모델과 비슷한데 훈련비용은 557만달러밖에 들지 않았다는 사실이 충격적이다. 대형언어모델(LLM) 훈련비용은 수억달러로 추정된다. 딥시크의 설명대로라면 1/20 이하로 비용을 낮췄다. AI 선두기업이 1만6000장 이상의 칩을 사용해 챗봇(chatbot)을 훈련한 것과 달리 딥시크는 엔비디아가 생산한 그래픽처리전용칩(GPU) 2000장만 필요했다. 훈련에 사용된 GPU는 H800이다. H800은 미국의 규제로 H100의 중국수출이 금지되자 그보다 사양을 낮춰 중국에 수출된 제품이다. ‘누가 더 적은 비용으로 고성능 AI를 구현하
02.26
12.3내란사태로 가뜩이나 심란한 마당에 전국에서 크고 작은 재난과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가장 큰 충격을 준 것은 지난해 연말 전남 무안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다. 이 사고로 승객과 승무원 179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난달 29일에 발생한 에어부산 여객기 화재사고는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아찔했다.지난 3일에는 경기 성남시 야탑동 BYC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해 주민 300여명이 대피하거나 구조되는 사고가 일어났다. 부산과 전남 여수, 전북 부안에서는 연이은 어선 침몰로 20여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되는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25일만 해도 경기 안성시 고속도로 공사장이 붕괴돼 작업자 10명이 매몰됐다. 최근까지도 한파·폭설로 인한 재난피해부터 화재, 선박좌초 등 다양한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불행한 일이 마치 겹쳐서 일어나는 듯하다. 정부교체기가 대형재난 대비에 취약 물론 역대 어느 정부에서도 재난과 안전사고는 항상 있었다. 다만 여기서 눈여겨봐야 할
02.25
취임 한달을 지낸 트럼프 미 대통령의 경제정책은 상호모순적이다.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 관세정책을 펼치면서도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금리인하를 요구하는 식이다. 지난 주말 서명한 65번째 투자정책 행정명령도 마찬가지다. 국가 안보를 내세워 외국인 투자를 규제하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모든 나라가 미국을 착취한다는 주장도 세계 최강국을 꿈꾸는 나라에 어울리지 않는 발상이다. 글로벌 자산시장은 트럼프의 경제정책으로 인한 스태그플레이션을 경계 중이다. 트럼프의 발언이 시장의 불확실성만 키운다는 이유에서다. 대선 승리 이후 2.5% 올랐던 미 증시도 최근 약세다. 대신 온스당 3000달러에 근접한 금은 달러채권의 인기를 대체할 기세다. 트럼프 정책보다 미국 경기와 연준의 통화정책에 더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트럼프 경제정책 여파로 국제금융시장 파동 당장 미국의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달보다 0.5% 올랐다. 연간으로 따지면 5~6%에 달하는 상승률이다. 1년 전에
02.2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 한달은 지구촌을 공포와 경악, 혼란과 당혹의 소용돌이 속으로 몰아넣는 일로 점철됐다. 어느 정도 예상은 했으나 막상 현실은 상상을 초월한다. 미국은 2차세계대전 이후 80년 동안 나름대로 자유주의 국제질서와 규범을 주도해왔다고 자부한다. 이를 트럼프가 일거에 허물고 약육강식의 아프리카 사파리처럼 바꾸고 있다는 세계인의 공분이 거세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73가지 행정명령(각서·포고문을 포함하면 111개)에 서명해 한달 만에 무려 8년 치에 해당하는 개혁을 추진했다고 자랑했다. 트럼프 발 ‘퍼펙트 스톰’의 위력은 집권 1기 때와 비교불가다. 행정명령으로 가장 먼저 한 일은 파리기후변화협약과 세계보건기구,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구호기구와 인권이사회 같은 국제기구 탈퇴다. 기후위기가 중국이 지어낸 사기라면서 두번씩 결행한 파리협정 탈퇴는 세계 탄소배출량 2위인 미국이 의무에서 벗어나겠다는 만행에 가깝다. 인류가 힘을 합쳐 기후파국을 막아낼 가능
02.21
미국 대통령의 임기 첫 100일은 미국 정치에서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대통령으로서 정치적 자산이 가장 강력한 이 시기에 무엇을, 어떻게 하느냐가 전체 임기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첫 100일’의 연원은 대공황을 극복한 프랭클린 D. 루스벨트 대통령의 100일간 뉴딜정책에서 비롯됐다. 2025년 1월 20일, 도널드 트럼프(Donald J. Trump)가 제45대 대통령 임기를 마친 지 4년 만에 다시 제47대 대통령으로 취임하면서 그의 ‘첫 100일’이 전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첫번째 어젠다는 전세계를 향한 관세전쟁의 선전포고였다. 물론 트럼프의 관세전쟁 선포는 ‘프로젝트 2025’에 의해 예견돼 왔고, 그의 재취임과 동시에 미국의 싱크탱크인 신미국안보센터(CNAS)가 공개한 보고서 ‘첫 100일(The First 100 Days)’을 통해 상세하게 알려져 있다. 이 보고서는 프로젝트 2025와 함께 향후 4년간 미국이 직면할 도전과 기회를 분석하고
02.20
지난 4일 중국을 상대로 시작된 트럼프발 관세전쟁이 전세계로 확산됐다. 관세전쟁이 개시된 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세계 각국을 상대로 연이어 핵폭탄급 관세정책을 내놓았다. 그는 지난 10일 미국으로 수입되는 철강과 알루미늄에 오는 3월 12일부터 25% 관세를 부과하며 “자동차 반도체 의약품에 대해서도 이를 검토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13일에는 미국의 모든 교역 상대국에 대한 관세를 상대국과 같은 수준으로 높이는 이른바 ‘상호관세’를 오는 4월 초부터 부과한다는 각서에 서명했다. 이어 14일에는 수입차 관세율을 4월 2일쯤 내놓겠다고 밝힌 뒤 세율이 25% 정도 될 것이라고 18일 공개했다. 또한 반도체 의약품도 25% 이상이 부과될 것이라면서 미국에 공장을 세우면 관세가 없기 때문에 미국에 들어올 시간을 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트럼프행정부는 특히 상호관세를 부과할 때 일반적 상호관세와는 달리 각국 정부의 보조금, 자국 화폐가치를 인위적으로 떨어뜨리는 환율정책, 미국
02.19
윤석열 대통령 탄핵재판이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피청구인 윤석열측의 추가신문 요청을 받아들여 20일 10차 변론 절차를 거친 뒤 3월 중 최종 결정을 낼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탄핵재판 내내 직접 출석해 수많은 말들을 쏟아냈다. ‘반론권 보장’이 이리 과분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뻔한 거짓말을 천연덕스럽게 늘어놓았다. 극렬지지자 선동을 노린 억지주장에 분통이 터지면서도 민주주의에 따른 합법절차를 지켜 ‘국민공감대’를 넓혀야 한다는 차원에서 분노를 꾹꾹 눌러가며 보낸 인고의 시간들이다. 헌재의 ‘과분한 반론권 보장’ 답답하지만 백일하에 드러난 ‘거짓말대잔치’ 그나마 헌재의 탄핵재판은 속도를 내는 편이다. 그 밖의 내란심판 수사는 사실상 멈춘 상태다. 무엇보다 내란의 전모가 속 시원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검찰공소장에 적시된 윤석열과 수하들의 내란행위 수사엔 구멍이 숭숭 뚫려 있다. 비선실세로 내란기획을 디자인한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의 압수된 수첩에 적
02.18
불법계엄 사태로 인한 경제침체 위기가 가중되는 가운데 추가경정예산으로 극복해보자는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야권 위주로 제기되다가 이제는 한국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내외 기관도 필요성을 인정한다. 정부도 완강한 반대 입장에서 돌아섰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3일 국회 답변을 통해 “기존 예산을 빨리 신속히 집행하는 게 일단은 우선”이라면서도 “추경 논의도 빨리하는 게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주변여건도 재촉한다. 미국의 트럼프2기 정부 출범 이후 보호주의 정책이 쏟아지고, 딥시크 등장으로 인공지능 개발지원을 강화할 필요성이 선명하게 부각됐다. 이제 그 누구도 노골적으로 추경예산을 거부하기는 어려운 분위기가 조성됐다. 당장 아쉽고 절실한 분야로 재정물길 흘러가게 해야 이에 민주당은 지난 13일 자체적인 추경예산안을 내놓았다. 35조원 규모의 예산안이다. 여기에는 ‘국민 1인당 25만원 지급’을
02.17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이 사실상 마무리 수순에 들어갔다. 헌법재판소는 한두차례 더 변론기일을 열고 윤 대통령과 국회 양측의 최종진술을 듣고 탄핵 인용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다. 3월 초중순 얘기가 나온다. 다수 국민들은 헌재가 안팎의 국가적 혼란과 위기상황을 고려해 신속하고 공정한 판결을 해 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그런데 결정 시점이 다가올수록 헌재에 대한 비난과 공격이 도를 넘고 있다. 일부 극우세력의 극단적 주장에 공당이자 여당인 국민의힘이 동조하거나 앞장서고 있다. “헌법재판소도 불공정, 정치 편향성의 대명사가 돼버렸다. 한마디로 대한민국의 법치주의가 무너지고 있다”(윤상현 의원)거나 “김현태 707특수임무단장을 공식 면담한 결과 ‘민주당 의원들한테 완전히 이용당했다’는 답변을 들었다”(성일종 의원) 등의 주장을 국회 본회의나 시위현장에서 하고 있다. 권성동 원내대표와 의원들은 “헌법재판소의 각종 사건 진행이 편파적이고 불공정하게 진행돼 정치재판 아니냐는 의구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