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11
2025
‘3대 특검법안(내란특검법·김건희특검법·채상병특검법)’이 10일 국무회의 의결과 대통령 재가를 거쳐 공포됐다. 이재명정부 ‘1호법안’이다. 그동안 윤석열 전 대통령과 권한대행의 거듭된 거부권 행사, 국민의힘의 집요한 반대로 번번이 좌초됐던 특검이 드디어 출범하게 된 것이다. 특검 필요성은 차고도 넘친다. 수사기관인 검찰이 국민의 신뢰를 완전히 상실했기 때문이다. 다수당 횡포니 정치보복이니 하는 야당 주장은 궤변에 지나지 않는다. 온 국민이 분노한 내란의 진상을 밝히지 않고 대충 봉합한다고 진정한 국민통합이 이루어지겠는가. 3개 특검이 제각기 수사분야가 있고 방대해 복잡한 것 같지만 기실 내용을 들여다보면 윤석열-김건희 부부 비리로 귀착된다. 두 사람이 온갖 불법과 비리를 저지르고서 권력을 이용해 한사코 덮으려 했다는 혐의가 핵심이다. 모든 수사가 거기서 멈췄다. 의심을 뒷받침해줄 객관적 증거로 입증하는 것이 특검의 책무다. 객관적 증거로 범죄 사실 입증하는 것이 특
06.10
통계청이 지난달 29일 발표한 ‘2025년 1분기 가계동향’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95만원으로 1년 전보다 1.4% 늘었다. 그렇지만 물가수준을 고려한 실질소비지출은 0.7% 감소했다. 가계소비가 위축되니 경제성장 지표는 나빠질 수 밖에 없다.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0.2%는 그 자연스런 결과다. 이렇게 보기 흉한 1분기 경제성적표는 무엇보다도 지난해 12월 3일 불법적인 계엄선포 이후 한국을 짓눌러온 우울한 분위기 때문일 것이다. 내란사태로 말미암아 불확실성의 안개가 짙어진 마당에 경제활동, 특히 소비생활은 위축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다행히 이제 차츰 달라지고 있다. 국민들의 수심이 걷히고, 기대심리도 차츰 되살아나는 듯하다. 불확실성지수 낮아졌지만 민생회복과 경제활성화에 더욱 발벗고 나서야 한국은행이 지난달 27일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5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1.8로, 4월보다 8.0포
06.09
취임 첫날부터 외교전선 기류는 상쾌하지 않았다. 미국 백악관은 한국 대선 결과에 관해 “한국은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진행했다”면서 “전세계 민주주의 국가에 대한 중국의 개입과 영향력 행사를 우려하고 반대한다”고 논평했다. 이재명 대통령 당선 축하 메시지라기엔 뜨악하다. 몇 시간 뒤 중국이 반발하고 나섰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은 일관되게 내정불간섭원칙을 견지해왔다”면서 “(미국이) 중한 관계를 이간질하지 말라”고 했다. 남의 나라 대선 결과를 두고 벌인 이례적인 신경전이었다. 이 대통령이 취임연설에서 국익 위주의 실용외교를 선언하자마자 마주친 상징적인 일은 앞날을 보는 듯하다. 지구촌의 두 코끼리, 미국과 중국 모두와 잘 지내야 하는 한국의 처지를 보면 스리랑카 속담이 떠오른다. ‘코끼리가 싸움을 해도 잔디밭은 망가지고, 코끼리가 사랑을 해도 잔디밭은 망가진다.’ 미중 사이에 낀 한국, 이 대통령 취임 첫날부터 상쾌하지 않은 외교전선 트럼프행정부는 이미 동맹국
06.05
지난 6개월간 우리 사회를 옥죈 계엄과 탄핵의 터널에서 벗어났다. 불확실성 해소는 반가운 일이지만 구조적인 요인으로 인해 경제활력을 되찾기가 무척 어렵다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여건이 엄중한 만큼 새 대통령은 민생회복과 통상문제 등 발등의 불을 반드시 꺼야 한다. 아울러 신성장동력 확보와 경제체질 개선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 한국경제는 현재 중증(重症)위기 국면이다. 외환위기 때보다 결코 못하지 않다. 외환위기가 일시적으로 발생한 유동성 위기였다면 지금은 성장엔진이 꺼져가는 구조적이고 만성적인 위기다. 최근 한국은행은 올해 우리 경제의 성장률 전망치를 0.8%로 대폭 낮췄다. 지난 1분기 성장률은 마이너스였다. 과거 경제 모범생이었던 흔적은 온데간데없다. 더 암울한 것은 잠재성장률의 지속적인 하락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2040년대 후반부터 마이너스 성장 시대로 진입한다고 한다. 구조적이고 만성적인 중증 위기 국면, 경제회복 불씨부터 살려야 이재명 대통령은 경제회복 불씨
06.04
이변은 없었다. 윤석열의 내란사태로 시작된 선거는 내란심판으로 끝났다. 이번 대선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49.4% 득표로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41.2%)를 물리치고 21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8.3%를 받았다. 김문수 후보 패배는 필연적 결과다. 김 후보도 국민의힘도 애초 대선승리는 안중에 없었다. 원인제공자였던 윤석열과 완전히 절연하지 못하고, 부정선거 악령도 떨쳐내지 못해 ‘내란심판’ 프레임 속에 스스로를 가둬버렸다. 단일화 외에는 눈에 띄는 대선전략도 없었다. 이런 선거캠페인에 비춰보면 김 후보는 예상보다 훨씬 많은 득표를 한 셈이다. 이준석 후보는 10%에 못 미치는 득표율에도 2030 남성에게서 높은 지지를 받아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보여줬다. 문재인 이명박 전 대통령 ‘오답노트’에 성공비책 있어 이재명 후보의 당선은 또 다른 신화의 탄생이라 할 만하다. 소년공 출신으로 대통령의 꿈을 이뤘다는 점도 그렇지만, 윤석열정권의
06.02
내일(6월 3일)은 대선 투표일이다. 새 정부가 직면할 가장 시급한 과제는 아마 분열된 대한민국을 어떻게 다시 하나로 묶을 것인가 하는 점일 것이다. 칼 슈미트(Carl Schmitt)는 “정치란 적과 동지를 구분하는 것”이라 했다. 정치가 적대의 논리로만 작동하는 현실이 지금처럼 극대화된 적이 없었다. 12.3 계엄사태 이후 대한민국은 말 그대로 ‘심리적 내전’ 상태다. 같은 하늘 아래 서로 다른 현실을 살고 있는 두개의 국민. 이들 사이의 골은 이제 단순한 정치적 견해 차이를 넘어 존재론적 적대 수준에 이르렀다. 분단의 유산과 디지털 혁명이 만든 ‘정서적 양극화’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우리 사회는 진보와 보수가 각각 약 30%, 중도는 30~35% 수준으로 분포한다. 지표로는 균형잡혀 보이지만 갈등의 깊이와 강도는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격화되었다. 이런 극한대립이 하루아침에 생겨난 것은 아니다. 그 뿌리는 한국전쟁 이후 80년 가까이 지속된 분단의 상흔에
05.30
미국은 전 세계에서 자국통화로 이론상 무제한의 국채를 발행할 수 있는 유일한 국가다. 달러가 국제무역의 88%, 글로벌 외환보유고의 59%를 차지하는 기축통화이기 때문이다. 미국 국채는 글로벌 중앙은행과 기관투자자들에게 여전히 ‘안전자산’으로 간주되고 달러는 결제통화와 준비통화로 막강한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국채금리 급등과 미국 신용등급 강등, 연방정부의 재정적자 확대 흐름은 이같은 ‘신화’에 균열을 내고 있다. 이 같은 사태에 가장 어깨가 무거운 사람은 아마도 베선트 미 재무부 장관일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임기를 시작한 주요 경제 책사를 꼽으라면 관세정책을 주도한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담당 고문,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 정부효율부(DOGE) 수장을 맡은 일론 머스크,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스티븐 미란 위원장, 그리고 재무부 장관을 맡은 스콧 베선트를 꼽을 수 있다. 그런데 트럼프의 관세전쟁이 날짜를 더해갈수록 베선트 장관의
05.29
최근 들어 ‘셀 아메리카(Sell America, 달러자산 매도)’ 상황이 펼쳐지면서 미국정부 재원조달 핵심인 미국채 장기물에 대한 투자자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불확실성이 전통적 안전자산인 미국채의 전망을 어둡게 만들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지표는 미국채 10년물 기간프리미엄(term premium)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0.71%까지 오르며 2014년 9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간프리미엄이란 투자자들이 만기가 긴 채권에 추가로 요구하는 금리 수준을 의미한다. 채권을 장기간 보유하는 데에 따른 위험을 반영한 보상이다. 기간프리미엄은 투자자들이 미국채 장기물의 향후 리스크에 대해 어떻게 판단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정보다. 투자자들은 무역전쟁과 세금감면 등 트럼프의 정책이 이미 약세조짐을 보이는 경제성장과 고질적인 인플레이션, 막대한 재정적자, 미국채의 수요·공급 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올해 성장률
05.28
대법원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유죄취지 파기환송 판결로 촉발돼 첨예한 논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됐던 26일 전국법관대표회의가 결론없이 끝났다. 정치적 시비에 휘말리지 않겠다는 조심스런 태도가 한편 이해되면서도 들끓는 민심과는 동떨어진 ‘한가한 판사집단주의’가 드러난 것으로 보여 아쉬움이 크다. 조희대 대법원장의 난데없는 ‘대선개입’과 ‘사법불신 자초’ 이후 일부 판사들 요구로 법관회의가 소집될 당시의 결기에 비하면 ‘찻잔 속 태풍’에 그친 격 아닌가. 조희대 대법원장 착각과 오만, 지귀연 판사 특권의식의 뿌리 사법부가 도마에 오른 것은 조 대법원장이 정치 한복판에 뛰어들어 이례적인 초스피드로 상고심 판결을 진행한 데서 비롯됐다. 조 대법원장은 사건을 소부배당 2시간 만에 직권으로 전원합의체에 회부하고 두 차례 평의를 거친 뒤 무죄를 선고한 2심을 9일 만에 뒤집어 유죄취지로 파기환송했다. 절차를 건너뛴 전례없는 초고속 판결 기세는 파기환송심이 대법원에 재상고되면
05.27
1주일 뒤로 다가온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입후보자들의 공약경쟁이 뜨겁다. 그런 가운데 이전 선거와 확연히 달라져 주목을 모으는 게 있다. 유력 후보들이 하나같이 ‘성장’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변신이 특히 눈길을 끈다. 3년 전 대선 때 분배 우선정책을 내놨던 것과 달리 이번엔 ‘성장’을 최우선 공약으로 내걸었다. 선거캠프를 꾸린 뒤 대변인이 첫 공식브리핑을 “성장경제 행보를 진행한다”는 말로 시작했을 정도다. “단기부양이 아닌 지속가능한 성장, 진짜 성장의 시대를 열겠다”고도 했다. 기업관(觀)도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기업인들을 모은 자리에서 “경제를 살리는 중심은 기업”이라며 “정부는 민간 영역의 전문성과 역량을 믿고 충실히 뒷받침하는 방식으로 가야 한다”고 했다. 유럽 국가들의 경제 부진이 시사하는 것 백번 맞는 말이다. 미국과 중국, 유럽 등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은 그의 말이 정곡을 꿰뚫고 있음을 보여준다. 역내 시장은 물론 통
05.26
주요 대선후보들의 TV토론이 네거티브 난타전으로 점철됐다. 선거가 임박하며 지지율이 출렁이자 1차 토론보다 2차 토론에서 ‘정치본색’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사회갈등 극복과 통합, 연금·의료개혁, 기후위기 대응 방안 등을 검증하는 자리였지만 후보들은 ‘황제 헬기’ ‘소방관 갑질’ 등 이미 알려진 상대의 약점 들추기에 몰두했다. 후보들은 나름 토론전략이 먹혀들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네거티브만으로는 상대 지지율을 깎아내릴 수는 있어도 자신의 지지율을 끌어올리지 못한다는 것은 정치커뮤니케이션학계의 정설이다. 더구나 네거티브 선거캠페인은 유권자들의 정치에 대한 무관심을 넘어 혐오를 부추긴다. 네거티브 캠페인에 많이 노출된 유권자일수록 ‘이 후보나 저 후보나 마찬가지’라고 여겨 투표장으로 향하지 않는다고 한다. 결국 투표율을 떨어뜨리는 부작용을 초래한다는 것이다. 과거 미국 대선에서 네거티브 캠페인이 투표율을 평균 5%p 낮췄다는 ‘탈동원효과’가 그것이다. 유권자들은 23일
05.23
요즘 국내 주식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종목은 아마 삼양식품일 것이다. 지난해 10월까지 50만원 안팎에 머물러 있었는데 이제는 110만원을 넘어서 있다. 반년 만에 2배를 웃돌게 된 것이다. 170만원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왔다. 이른바 황제주 반열에 들어선 것이다. 신용등급도 올랐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달 7일 삼양식품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올리고 신용등급 전망도 ‘긍정적’에서 ‘안정적’으로 바꿨다. 30여년 전 공업용 수지 파동을 겪으면서 침몰 위기에 몰렸던 삼양식품이 이렇게 날아올랐으니 기적 같은 일이다. 새로운 신화를 쓰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공업용 수지 파동으로 침몰 위기 몰렸던 삼양식품이 쓰는 '새로운 신화' 삼양식품의 이런 신화는 주로 불닭볶음면이라는 제품이 전세계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는 덕분이다. 덕분에 ‘K-라면’ 선풍까지 일고 있다. 올해 1분기에도 매출이 37% 늘었고, 영업이익은 67%나 증가했다. 현
05.22
전기가 없으면 석기시대로 되돌아간다. 지난달 말께 스페인 등 이베리아 반도에서 대규모 정전이 발생, 전기 없이는 옴짝달싹 못하는 초연결 사회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났다. 세상이 암흑천지로 변한 건 물론이고 교통과 통신이 마비되고 카드 결제가 불가능했으며 인공호흡기 중단 등 의료 시스템이 먹통이 됐다. 승강기에 갇힌 사람은 구조 요청도 할 수 없어 구조될 때까지 마냥 기다릴 수밖에 없었고 도로도 자동차와 사람이 얽혀 아수라장이 됐다. 한국의 전력망은 스페인보다 취약해 결코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스페인을 비롯한 프랑스 독일 등 유럽 주요국은 전력이 부족하게 되면 국가 간 전력 거래망을 통해 실시간으로 전력을 수입하고 남으면 이웃 국가로 수출한다. 그러나 한국은 지정학적으로 외부에서 전력을 받거나 보낼 수 없다. 15년 뒤엔 우리나라도 ‘전력 부족 국가’될 가능성 높아 우리나라에서도 정전이 종종 발생한다. 지난 3월 경북 일대 대형산불로 안동 영덕변전소 주변 등 여러
05.21
대선이 10일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각 후보 진영도 잰걸음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측은 보수와 중도 쪽으로 영역을 확장하며 압도적 승리에 더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측도 홍준표 전 대구시장에게 특사를 보내고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에게 구애하는 등 ‘스몰텐트’라도 쳐보려고 안간힘이다. 그러나 유권자들의 시선은 이미 대선 너머로 가 있는 것 같다. 그것도 그럴 것이 아직 몇가지 변수들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현재까지의 흐름이 바뀔 가능성이 거의 없어 보여서다. 이재명 김문수 후보 지지율 격차는 공식선거운동일 후에도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한국갤럽의 13~15일 조사에서도 이재명 51%, 김문수 29%, 이준석 8%이었다. 국민의힘이 바라마지 않는 김문수-이준석 단일화가 이뤄진다고 해도 판을 뒤집기는 역부족인 셈이다. 새 정부 인사가 향후 정치의 가늠자 될 듯 이재명 후보의 대선 후 행보에 대해서는 진보진영뿐 아니라 보수진영에서도 촉각을 곤두세
05.20
한국개발연구원(KDI))은 8일 보고서에서 “올해 잠재성장률은 1%대 후반으로 추정되며, 2040년대 후반에는 0% 내외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잠재성장률은 한나라의 경제가 보유하고 있는 자본 노동력 자원 등 모든 생산요소를 투입해 물가상승을 유발하지 않으면서 최대한 이룰 수 있는 경제성장률 전망치다. KDI는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이 이렇게 낮은 이유로 급격한 저출산·고령화와 자본투입 감소, 총요소생산성 둔화로 봤다. 특히 인구구조 변화가 가장 큰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KDI뿐 아니라 국회 예산정책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주요 기관들이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을 2%대에서 1%대로 낮췄다. KDI는 올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0.8%로 대폭 끌어내렸다. 1%대 후반으로 떨어진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연구기관들은 △고령층 재고용 △여성 일·가정양립 환경 조성 △경쟁제한 규제 △기술개발과 생산성 향상 등을 제안한다.
05.19
올해 5.18민주화운동과 관련해 단연 화제의 인물은 한덕수 전 국무총리다. 지난 2일 광주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하려던 그는 “저도 호남 사람입니다”라고 말했다. 그동안 호남사람들과 정반대의 삶을 살았던 그가 할 말은 아니었다. 지난 3일에는 대한민국 헌정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5.18광주민주화운동을 두 차례나 ‘광주사태’로 지칭해 광주시민의 가슴에 다시 한번 비수를 꽂았다. 1980년대만 해도 호남 사람들은 5.18민주화운동으로 인해 천대를 받았다. 광주시민은 폭도였다. 단지 고향이 호남이라는 이유로 군대를 가서도 불공정한 대우를 받았다. 먹고 살 것이 없어 고향을 떠난 타향살이는 한없이 고달팠다. 광주시민들은 5.18묘역에 모이면 서로를 붙잡고 울었다. 그들은 인적이 끊겨 스산하고 쓸쓸한 분위기를 자아냈던 망월동 묘지를 더욱 기억하고 추모한다. 그곳은 군인들이 제대로 된 장례 절차도 거치지 않고 청소차에 시신을 실어 매장한 장소다. 폭동 아닌 민주화운동됐지만
05.16
선거 때가 되면 주변의 사람들이 “어찌 되나”고 자주 물어본다. 언론에 대한 신뢰는 정치인 못지 않게 바닥이지만 그래도 ‘뭔가 정보가 있을 것’이란 막연한 기대 때문일 것이다. 특히 선거판세가 엎치락 뒤치락하고 박빙양상일 때는 더욱 그렇다. 김대중-이회창, 노무현-이회창, 박근혜-문재인, 윤석열-이재명이 붙었을 때가 그랬다. 시중에는 “미 CIA보다 삼성이 더 잘 맞춘다”는 얘기도 있었다. 그 삼성도 노무현-이회창 선거 때는 일주일 전까지 ‘이회창 당선’으로 내부 보고했다는 에피소드가 있다. 가장 정확하다는 투표 당일 실시하는 ‘개표방송 여론조사’도 뒤집히는 경우가 있으니 선거결과를 정확히 파악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전문가들과 내일신문의 경험에 의하면 선거예측은 여론조사 등의 ‘과학적 기법’도 필요하지만 ‘역사적 흐름’과 ‘바닥 민심’을 통찰하는 안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김문수 후보, 내란사태 절연해야 결과가 뻔할 때는 물어보지도 않는다. 노무현정부에 대한 비
05.15
미국 달러는 오랜 시간 세계 기축통화로서의 위상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최근 그 기반이 근본적으로 흔들리고 있다.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이자 전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케네스 로고프는 최근 출간한 저서 '우리의 달러, 당신들의 문제(Our Dollar, Your Problem)'에서 “달러패권은 닉슨 쇼크 이후 가장 심각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면서 “향후 5~7년 내에 구조적 전환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그는 책에서 달러가 글로벌 금융 시스템에서 누려온 과도한 특권의 이면과 그 기반이 서서히 약화되는 과정을 심층적으로 분석했다. 달러패권 닉슨 쇼크 이후 가장 심각한 도전에 직면 달러는 단순한 결제수단이 아니다. 미국의 외교력과 제재수단, 금융시장 지배력의 핵심축이다. 이같은 달러패권이 50년 만에 최대의 도전에 직면했다고 경고한 이유는 이렇다. 미국의 만성적인 재정적자, 정치적 불확실성, 연준의 독립성 약화, 일방적 제재 남용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미국과 중국이 12일 제네바에서 공동 발표한 경제 무역 협상 성명은 글로벌 관세전쟁에 중대한 전환점을 시사한다. 미국은 지난 4월 2일 이후 중국 상품에 부과한 추가관세 중 91%를 전격 철회하고 나머지 24%에 대해서는 90일 유예를 결정했다. 결과적으로 미국이 중국산 펜타닐(마약성 진통제) 원료를 문제 삼아 부과한 20% 추가관세 및 전 세계에 일괄 부과한 보편관세 10% 등 30% 관세만 남았다. 이로써 미국의 대중국 관세율은 145%에서 30%로 115%p 내려가게 됐다. 중국도 미국에 부과했던 보복 관세율을 미국과 같은 폭(115%p)으로 내려 기존 125%를 10%로 하향 조정했다. 협상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대한 관세율은 80% 수준이 적절하다”고 했고, 일부 미국 언론은 50% 수준 정도로 인하하는 방안을 백악관이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는데 예상보다 훨씬 파격적인 결과다. 이번 합의는 트럼프행정부의 관세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을 크게 완화시켰으며, 예측
05.13
지난 2023년 7월 LG유플러스의 개인정보 유출사건이 일어난 데 이어 지난달 국내 최대의 이동통신사 SK텔레콤에서도 개인정보 유출사고가 일어났다. 이 때문에 SK텔레콤 가입자 2500만명의 개인정보가 새나갔다. 회사측에서는 서둘러 유심을 긴급교체해주는 등 대응에 나섰다. 이 사건을 두고 열린 국회 청문회에서는 SK텔레콤의 허술한 보안태세가 드러났다. 이를테면 네트워크 장비에 대한 암호화가 되지 않았고, 국내 통신 3사 가운데 유일하게 유심 인증키도 마찬가지였다. 통신3사 가운데 가입자와 매출이 가장 크지만 정보보호 투자액은 가장 적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한마디로 가입자를 상대로 돈벌 궁리만 하고 책임있는 투자는 게을리 했다는 것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유영상 SK텔레콤 대표가 사과하는 등 파문줄이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러나 소비자들 입장에서 가장 절실한 요구사항에 대해서는 요리조리 피해나간다. 가입자 상대로 돈벌 궁리만 하고 책임있는 투자 게을리 해 이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