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04
2025
올해보다 8.1%나 크게 늘어난 728조원 규모의 내년도 정부 예산안이 국회에 제출됐다. 정부안은 재정수입이 올해보다 3.5% 증가에 그친 데 비해 지출은 8.1%(54조7000억원)나 대폭 늘어난 초대형 적자예산이자 팽창예산이다. 정부안이 그대로 통과되면 내년에만 110조원의 적자 국채가 추가 발행된다. 이에 따라 내년 국가 채무는 올해보다 113조원 늘어난 1415조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국민총생산(GDP)의 50%를 넘게 된다. 사상 처음으로 GDP 50% 넘는 초대형 적자예산 정부가 필요한 분야에 재정을 투입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더구나 관세전쟁으로 인한 수출 감소와 내수경기 침체로 내년 성장률이 잠재성장률에 못 미칠 것으로 전망돼 재정지출 확대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특히 내년은 재정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 시기다. 인공지능 등 첨단산업 투자는 시기를 놓치면 기회를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빚 무서운 줄을 알아야 한다. 지금 당장은 재정이 적자를
09.03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었던 방법으로 미국의 물가를 잡으려고 하고 있다. 덕분에 9월에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란 전망이 점점 힘을 얻고 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은 8월 22일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실업률과 기타 노동시장 지표의 안정성을 고려하면 정책기조 변경을 신중히 검토할 수 있다”는 발언을 했다. 시카고 상품거래소(CME) 선물시장은 9월에 기준금리가 0.25%p 인하될 확률을 9월 1일 기준 87.4%로 반영했다. 트럼프가 취할 수 있는 쉬운 방법은 ‘조보닝(Jawboning)’이다. 정부의 강력한 구두권고를 의미한다. 그 대표적인 사례로 지난 5월 월마트가 관세로 인한 가격인상 가능성을 언급한 적이 있다. 이에 트럼프는 “관세를 핑계로 소비자에게 부담을 넘기지 말고 관세를 삼켜라(EAT THE TARIFFS)”라고 월마트를 압박했다. 미국에서 국가가 개입해서 물가를 강제로 끌어내렸던 사례는 2차세계대전 끝난 이후 한번도 없
09.02
지난달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미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은 대체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농산물시장 추가개방이나 주한미군 방위비 대폭증액 등에 대한 우려가 있었으나 일단 잠잠해졌다.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을 지렛대로 한 한반도 평화정착과 관계개선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그럼에도 아쉬움이 적지 않다. 미국의 관세가 내려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는 관세율 15%가 시행되기를 기대했지만 감감무소식이다. 이 때문에 현대차는 아직까지 미국에 수출할 때 25%의 관세를 적용받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미국의 전기차 보조금도 이달말 끝난다.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라 전기차를 살 때 지급하던 최대 7500달러의 세액공제를 종료하기로 한 것이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수출이 타격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위기감에 현행 관세체제 계속 유지하려 할 것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50%의 관세도 달라진 것이 없다. 트럼프행정부는 지난 2월 전세계 철강·알루미늄
09.01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극우가 주류 보수정당을 수렁으로 몰아넣는다. 내란사태 책임을 극복하고 합리적 보수정당으로 거듭 나야할 직전 집권당이 다시 ‘아스팔트 극우’ 세력에 포획됐다. ‘아스팔트 극우’를 대표하는 유튜버들을 등에 업고 선출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취임 일성으로 갓 출범한 이재명정권 타도를 내걸었다. 취임사를 통해 “윤석열 전 대통령 재입당을 허용하고 면회를 가겠다”고도 했다. “자유민주주의와 법치주의 사수를 위해 싸우겠다”라는 말도 마찬가지다. 민주공화국의 가장 중요한 두 가치를 결정적으로 파괴해 탄핵당하고 구속된 사람이 윤 전 대통령 아닌가. 극우논리는 이처럼 자기모순을 범하고 있다. 김민수 국민의힘 신임 최고위원은 한술 더 뜬다. 윤 전 대통령 접견 신청을 이미 해놨다고 밝혔다. 김 최고위원은 윤석열의 계엄을 적극 옹호하고 탄핵을 반대한 초강경파다. 윤석열 탄핵이 역사적 재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주장하다가 방송 진행자의 제지를 받을 정도였다. ‘아스팔트 극우’
08.29
흔히 대선 바로 다음 해에 치러지는 지방선거는 여당에 유리한 선거라고 말한다. 새정부에 대한 기대감이 작동하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12.3 불법 비상계엄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되면서 치러진 조기 대선 뒤 지방선거라 더욱 그렇다. 야당인 국민의힘이 국민 여론과 다르게 ‘윤 어게인’ 지도부를 선택한 것도 여당의 승리에 무게가 실리는 요인이다. 다만 이재명정부의 국정운영 1년 성적표가 내년 지방선거에 일정 정도 반영된다는 점이 예측을 어렵게 한다. 조기 대선에서 숫자로 드러난 ‘정치 양극화’ 또한 더불어민주당에는 여전히 찜찜한 요소다. 그간의 지방선거 결과를 되짚어보더라도 새정부 1~2년 차에 여당이 모두 승리한 것은 아니라는 점도 계산에 넣어둬야 한다. 조기 대선에서 숫자로 드러난 ‘정치 양극화’ 6월 조기대선에서는 야당인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승리했다. 그러나 불법 계엄으로 탄핵을 당한 대통령이 속한 국민의힘을 압도하지는 못했다. 국민의힘 소속인 김문수 후보가 4
08.28
로봇 경쟁이 기술 선점에서 상용화를 통한 시장 선점으로 옮겨가고 있다. 최근 들어 인공지능(AI)기술 발전으로 로봇 분야의 선두주자인 미국과 중국이 서비스 휴머노이드 로봇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면서 경쟁이 불을 뿜고 있다. 글로벌 AI 개발 경쟁이 AI 로봇 경쟁으로 옮겨가고 있는 느낌이다. 애플 출신 직원들이 설립한 미국 스타트업 위브로보틱스는 청소와 빨래 정리, 음식 서빙 등이 가능한 가정용 로봇 ‘아이작(Isacc)’을 1만달러(약 1400만원)라는 매력적인 가격으로 연내 시판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로봇도 이젠 빌려 쓰는 시대가 돼 중산층이 손쉽게 이를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글로벌 AI 개발 경쟁, AI 로봇 경쟁으로 옮겨가 ‘아이작’은 사람의 모습을 한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바닥에 떨어진 물건을 주워 정리하거나 티셔츠 개기, 반려동물 밥 챙기기, 커피나 와인의 서빙 등 다양한 가사를 수행할 수 있다. 중국 유니트리가 최근 내놓은 G1 로봇도 세차
08.27
미국의 하반기 국채 발행 계획이 구체화됐다. 7월 30일 미국 재무부 발표에 따르면 7~9월 사이에 발행하는 신규 물량이 1조70억달러, 10~12월 사이엔 1조달러로 총 2조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2023년 당시 옐런 전 재무부 장관이 하반기 동안 1조달러가 넘는 신규 국채를 발행해서 국채금리가 폭등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의 2배가 넘는 규모다. 이대로 가면 미국의 금융시장이 또다시 발작을 일으킬 수 있다. 베센트 재무부 장관은 미국의 10년물 국채 등 장기물 금리를 낮추기 위해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했다. 신규 물량의 무려 55%를 단기채로 채우고 장기채는 45%만 발행하기로 했다. 최근 미국 국채 발행에서 단기채의 평균비율이 20~25%인 것을 감안한다면 과거 베센트답지 않은 결정이다. 옐런이 단기채로 미국 재정을 운영했을 때 그녀를 맹비난했던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베센트는 재무부가 장기채를 다시 사주는 ‘바이백(Buyback)’의 연간 한도를 1200억달러에서 1500억달
08.26
이재명정부가 큰 고비를 넘었다. 국내외의 관심사가 집중됐던 한미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특히 이재명정부 등장 이후 계속됐던 한미동맹과 관련한 우려를 불식시켰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보수진영 일각에서 계속 문제제기를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 입으로 이재명정권에 대한 정당성을 부여했다고 볼 수 있어서다. 애초 정상회담의 가장 어려운 과제일 것으로 추측됐던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strategic flexibility)’ 문제는 거론되지 않았다. 농축산물 추가 개방이나 미국 직접투자액 증액처럼 이미 합의된 관세협상이 재론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지만 이 역시 원안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정상회담 직전의 긴박한 상황과 비교하면 상전벽해의 결과다. 오히려 한반도 평화와 관련해서는 기대 이상의 소득도 있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남북문제와 관련해 피스메이커 역할을 해달라고 주문했고, 트럼프는 수차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친분을 언급하며 긍정적으로 화답했다. 이로
08.25
정부가 22일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경제성장률을 0.9%로 낮췄다. 1월 전망치(1.8%)와 비교하면 반토막났다. 노동·자본 등 생산요소를 동원해 물가를 자극하지 않으면서 이룰 수 있는 잠재성장률(1%대 후반)에 한참 못 미친다. 경쟁국인 대만이 성장률 전망을 3.1%에서 4.45%로 높인 것과 대비된다. 정부 스스로 0%대 성장률 전망을 내놓은 것은 코로나19가 심각했던 2020년 이후 처음이다. 경제현실에 대한 진단도 비장했다. 8쪽에 걸쳐 실상을 분석하며 ‘우리 경제를 떠받칠 산업을 찾기 어려운 절박한 상황’ ‘중소기업은 물론 대기업도 비상상황’으로 규정했다. 그동안 새 정부 출범 이후 처음 내놓는 경제정책방향에서 전임 정부의 정책 실패를 비판하면서 ‘위기’라는 표현은 썼어도 ‘절박한 상황’ ‘비상상황’은 없었다. 그래서인가. 이재명정부는 경제정책방향 명칭을 ‘경제성장전략’으로 바꿨다. AI 대전환·R&D 확대는 옳은 방향 그러면서 내놓은 해법이 인공지능(AI
08.22
인텔 지분 10%를 연방정부가 확보하는 방안이 거론되면서 미국 내부에서는 ‘보조금에서 지분으로’의 전환이 시장 질서와 혁신 인센티브를 흔들 수 있다는 논쟁이 커지고 있다. 보수 성향 언론과 자유시장 진영은 이를 ‘기업 국가주의(corporate statism)’의 조짐으로 본다. 정부가 규제자·지원자·주주를 동시에 겸하면 이해상충이 제도적으로 굳어지고, 경영판단이 정치일정과 정책 우선순위에 좌우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대로 안보를 중시하는 진영은 핵심 공급망을 지키기 위한 불가피한 정책 도구라고 본다. 핵심은 ‘개입하느냐’가 아니라 개입을 하더라도 어떤 틀과 규칙(지분 구조, 의결권·거부권, 일몰 등)으로 묶느냐다 미국 내부의 우려, 무엇을 말하나 미국 내 논쟁의 초점은 대략 다섯 갈래로 정리된다. 첫째, ‘망할 수 없는 기업’이라는 기대가 형성돼 구조조정이 지연되고 비용이 납세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도덕적 해이론이다. 공장폐쇄나 인력감축 같은 불편한 결정이 정치일정
08.21
8월의 최대 경제 이벤트인 잭슨홀 미팅이 21일부터 3일간 열린다. 미 연준(Fed)의 경제정책 심포지엄을 한적한 와이오밍주에서 여는 데는 이유가 있다. 유럽중앙은행(ECB) 등 각국 중앙은행 총재와 거물 경제학자 150여명이 민감한 경제이슈를 허심탄회하게 논의하기 위해서다. 시장의 관심사는 역시 파월 의장의 입이다. 트럼프의 관세정책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과 고용둔화라는 상충 상황에 어떤 정책 메시지를 내느냐에 따라 글로벌 자금이동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 8년 임기 마지막을 장식할 이번 회의에서 파월 의장으로서는 유동성 파티냐 유동성 함정으로 가느냐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처지다. 각국 중앙은행과 글로벌 금융시장이 파월의 기조연설에 주목하는 이유다. 글로벌 금융시장, 파월의 기조연설에 주목 미국경제의 불확실성은 최고조에 달한 상태다. 고용은 둔화하고 있으나 소비를 보면 여전히 견고하다. 인플레이션은 연준의 목표치인 2%를 1%p 정도 웃도는 수준이다. 상호관세와
08.20
이재명 대통령이 25일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첫 한미 정상회담을 갖는다. 트럼프행정부 등장 후 국제질서가 급속히 재편돼가는 가운데 이뤄지는 이번 회담은 향후 한미관계는 물론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 외교의 위상을 결정지을 중대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회담에서는 한미 간에 이미 큰 틀에서 얼개를 잡은 관세협상을 마무리 짓는 문제와 함께 한반도평화 문제, 국방비와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증액 문제 등을 다룰 전망이다. 또한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문제와 이와 연계돼 있는 한미동맹의 현대화,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등이 의제로 오를 가능성이 크다.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한미동맹의 현대화 무비판적 수용 경계해야 한미 정상회담 의제 중 안보문제와 관련한 대처방안을 논의하자면 무엇보다 트럼프 대통령이 들이밀 것으로 예상되는 ‘안보청구서’에 어떻게 효과적으로 대처할 것인가에 집중해야 한다. 국내총생산(GDP)의 2.6% 수준인 국방비가 일본이나 독일 이탈리아 등 다른
08.19
요즘 한국의 조선산업에 대한 국내외 관심이 뜨겁다. 미국과의 관세협상 결과 미국의 조선산업을 재건하는데 한국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한국은 이를 위해 1500억달러라는 거액의 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마스가’라고 불리는 이 프로젝트는 한미 관세협상에서도 결정적인 돌파구를 마련한 것으로 전해진다. 자칫하면 지지부진해질 수도 있었던 협상이 바로 이 프로젝트 덕분에 뜻밖에도 ‘쉽게’ 마무리된 것이다. 창의적인 방안을 마련하고 관철시킨 관련부처 관계자들과 협상팀의 노고는 지금도 박수갈채를 받기에 부족하지 않다. 마스가 프로젝트로 조성되는 1500억달러의 투자펀드는 앞으로 글자 그대로 조선업 전용 펀드로 운용된다. 미국 조선산업의 재건이나 연구개발, 투자 등에 사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이 조성하는 펀드이므로 그 운용 역시 한국이 주도하는 것이 순리일 것이다. 따라서 그 혜택은 상당부분 한국으로 환류되지 않을까 한다. 마스가 프로젝트, 한미 관세협상에 결
08.18
세계 인공지능(AI) 산업의 최전선에는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서 있다. 그러나 황 CEO조차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는 존재가 있다. 바로 공급망 곳곳에서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대만과 일본의 이른바 ‘슈퍼을(乙)’ 기업들이다. 대만 ‘컴퓨텍스 2025’ 개막을 앞둔 지난 5월 17일 저녁, 대만의 한 식당에 젠슨 황 CEO와 함께 TSMC의 웨이저자 회장, 콴타컴퓨터의 배리 램 회장 등 글로벌 반도체·서버 업계를 대표하는 인물들이 모였다. 포토타임에 젠슨 황의 오른쪽에는 TSMC의 웨이저자 회장이, 왼쪽에는 배리 람 회장이 앉았다. 현지 언론은 이 모임을 ‘조달러 연회’라고 불렀다. 참석한 30여명 대만 반도체 등 관련 기업인의 시가총액만 1조달러를 웃돌았기 때문이다. 배리 람 회장은 재산이 20조원대로 웨이저자 회장보다 많은 대만 최고 부자다. 콴타는 엔비디아의 AI칩으로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등의 데이터센터 서버를 구축해주는데 “콴타가 없으면 세계
08.14
이재명정부 경제정책은 ‘3·3·5’로 요약된다. 현재 7위권인 인공지능(AI) 분야를 3위로 끌어올리고, 2% 이하인 잠재성장률을 3%로, 6~12위 수준인 국력을 5위까지 상승시킨다는 목표다. 문제는 재원이다. 정부와 민간투자를 확대하고 AI 국가인재를 양성해야 한다. AI데이터 집적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고성능 그래픽 처리장치(GPU)도 확보해야 한다. 이를 위한 투자규모를 100조원으로 잡았다. 연구개발 예산을 국가 지출예산 대비 일정 수준 이상으로 편성해야 한다. 글로벌 4대 첨단 제조강국 도약 목표에 따라 첨단반도체, 나노기술, 미래형 모빌리티 등 미래성장동력을 확보하고 글로벌 기업을 육성하는데 천문학적 돈이 들어간다. 벤처투자시장 육성으로 글로벌 4대 벤처강국을 만들기 위해서 연간 40조원의 자금이 필요하다. 중소·중견기업의 디지털 전환과 인공지능 전환 도입과 가속화를 위한 지원도 확대해야 한다. 5년간 세입확충 지출절감으로 210조원 투입 계획 이재명정부는
08.13
“저를 탄핵하든 수사하든 이에 당당히 맞설 것입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12.3 비상계엄으로 국회의 탄핵소추가 추진되던 지난해 12월 12일 대국민담화에서 이같이 말했다. 법적 정치적 책임문제를 피하지 않겠다는 뜻도 반복해 강조했다.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답게 사법절차를 통해 자신의 책임을 가리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이후 그가 보여준 모습은 당당함이나 책임감과는 너무나도 거리가 멀다. 체포와 조사를 거부하고, 구속된 이후에도 ‘속옷 저항’ 등 초라한 모습만 보여주고 있다. 국민들은 그가 한때 우리나라 대통령이었다는 사실에 혀를 끌끌 찬다. 당당히 맞서겠다더니 법기술 동원해 수사 제동 지난해 말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되고 헌법재판소가 탄핵심판에 나서자 윤 전 대통령은 관련 서류 수령을 수차례 거부했다. 탄핵절차를 늦추려는 ‘꼼수’였다. 변호사 선임도 미루다가 헌재가 변론기일을 확정하자 그제서야 변호인 선임계를 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도 피하기
08.12
정부의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의외의 곳에서 ‘대박’을 터뜨렸다. 배포 2주 만에 학원업종이 매출 증가율 33.3%로 전 업종 중 1위를 기록한 것이다. 생활지원 명목의 정부지원금이 결국 사교육 시장을 더욱 키운 셈이 됐다. 이보다 공교육 실패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지표가 또 있을까. 학부모들은 여유자금이 생기면 가장 먼저 사교육비부터 늘린다. 공교육에 대한 불신이 이 지경에 이른 것이다.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 낙마 후 후임 장관 인선이 한창이다. 차기 교육부 장관이 누구든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직전 정부들이 교육정책에서 반복해온 뼈아픈 실패의 교훈들이다.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면 공교육 붕괴는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성급함이 불러온 참사, AIDT의 교훈 이주호 전 교육부 장관이 밀어붙인 AI디지털교과서(AIDT) 정책을 보자. 취지는 나쁘지 않았다. AI 기술을 활용해 개별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학부모와 현장
08.11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체제 출범 후 여야 분위기는 어느 때보다 싸늘하다. 신임 정 대표가 제1 야당을 아예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고 있어서다. 정 대표는 의례적인 당선 후 야당 예방에서도 국민의힘은 빼버렸다. 게다가 틈만 나면 “10번 100번 해산해야 할 정당”이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각종 입법에 대해서도 제1 야당과의 조율에는 관심이 없다. 이미 방송법을 단독으로 통과시켰고, 노란봉투법과 상법 개정안도 밀어붙일 태세다. 검찰·언론·사법개혁도 폭풍처럼 몰아쳐 추석 전까지 마무리 짓겠다고 한다. 정 대표는 지금 대한민국이 ‘내란이 지속되고 있는 상태’로 본다고 한다. 당 대표실 슬로건도 ‘다시 뛰는 대한민국’에서 ‘내란세력 척결’로 바꿔버렸다. 정 대표의 강경노선은 전쟁통에 적과는 악수할 수 없다는 나름의 결기인 셈이다. 당원에 가까이 갈수록 국민과 멀어지는 역설 집권여당이면서 마치 야당처럼 질주하는 정 대표체제의 민주당을 보노라면 조금 아슬아슬한 느낌이 든다. 촛
08.08
트럼프 발 ‘관세전쟁’에서 한국이 한숨을 돌리게 됐다지만 진짜 ‘싸움’은 이제부터다. 한미 협상대표단은 미국이 ‘25% 관세부과’를 선언했던 8월 1일을 하루 앞두고 극적인 타결에 합의, 미국의 대한 수입관세를 15%로 낮추기로 했다. 앞서 협상을 끝낸 미국의 ‘전통 우방’ 유럽연합(EU)과 일본과 같은 관세율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선방’으로 평가할 만하다. 미국과 같은 뿌리의 이웃나라 캐나다가 35%, 스위스는 39%, 인도와 브라질이 50%의 ‘관세폭격’을 맞은 것과 비교하면 더욱 그렇다. 생산기지 미국 옮기면 국내 일자리 그만큼 줄어 그러나 협상결과를 찬찬히 짚어 보면 마냥 안도할 상황이 아님을 알게 된다. 고율관세를 면하게 돼 말 그대로 ‘급한 불’을 껐을 뿐 녹록지 않은 과제들이 놓여있기 때문이다. 첫째, 이번 협상결과로 한국이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고 누려온 무관세수출 혜택이 사라지면서 국내 기업들의 생산기지 미국 이전이 급증할 전망이다. 한
08.07
마침내 자유무역과 세계화시대가 막을 내리고 각자도생의 보호무역주의가 중심인 새로운 국제통상질서가 도래했다. 이미 예고됐던 것처럼 대미 통상국가를 대상으로 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새로운 상호관세율이 7일 0시(한국시간 7일 오후 1시)를 기해 적용되기 시작했다. 이로써 미국 주도 아래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 세계무역기구(WTO), 자유무역협정(FTA) 등을 통해 2차세계대전 이후 약 80년간 이어져 온 다자간 자유무역체제가 종언을 고했다. 트럼프의 고율 관세정책은 개별국과의 양자협상을 통해 맞춤형 관세율을 정하는 구조다. 전문가들은 이 제도가 다자간 자유무역주의를 허물고 힘의 논리에 기반한 양자협상으로 세계 무역질서를 재편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마디로 힘이 강한 나라의 경제적 이익을 최우선시하는 제도다. 단순한 관세율 조정 문제를 넘어 향후 글로벌 공급망과 기술패권 경쟁에까지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