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24
2026
지난 19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뉴저지 경기장.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결승에서 스페인이 아르헨티나를 1-0으로 꺾었다. 눈길을 끈 것은 승리의 방식이었다. 결승골을 넣은 것은 선발의 간판이 아니라 후반에 교체 투입된 페란 토레스였다. 대회 최우수선수(골든볼)도 공격수가 아닌 수비형 미드필더 로드리에게 돌아갔다. 스페인은 8경기에서 단 1골만 내주며 우승팀 역대 최소 실점 기록을 세웠다. 화려한 개인기가 아니라 팀 전체가 만든 우승이었다. 반대편에는 메시가 있었다. ‘축구의 신’으로 불리는 그는 이번에도 팀을 결승까지 끌고 갔지만 정작 결승에서는 스페인의 조직적 수비에 고립됐다. 유효 슈팅은 0개였다. 직전 대회 우승팀 아르헨티나는 결승에서 공격의 해법을 메시에게 지나치게 의존한 한계를 드러냈다. 팀·실용·젊음으로 이긴 스페인 공교롭게도 이 결승은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와 겹쳐 보인다. 스페인이 보여준 세 가지, 팀플레이와 실용과 젊음이 민주
07.23
정부가 이달 중 세제 개편안을 발표한다. 세제개편을 할 때마다 국민들은 증세를 걱정한다. 과거 단행된 대다수의 세제개편이 증세로 귀결됐기 때문이다. 이번 세법 개정안은 초고가 주택 규모를 정하고 이들의 재산세나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를 올리며 특히 다주택자와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세 부담을 높이는 방향이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전해진다. 양도소득세의 경우 실거주하지 않고 보유만 하는 가구엔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을 줄이는 방안 등이 담길 것으로 거론된다. 세제개편 거래세부터 손봐야 그러나 세 부담 확대 반발이 예상되는 만큼 정부는 개편안 발표에 앞서 그동안 준비해 온 개편 방향을 평가받고 문제점을 시정하기 위한 부동산 토론회를 23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었다. 대통령이 시민과 한자리에서 부동산 문제를 공개적으로 논의, 국민의 어려움을 직접 듣는 것은 무척 고무적이다. 그러나 수박 겉핥기식 요식행위가 되어서는 안 되겠다. 수도권 집값은 5월 초 다주택자 양도세 중
07.22
S&P500 지수가 사상 최고치 부근을 유지하고 대형 투자은행들이 잇달아 기대 이상의 실적을 발표하는 동안, 금융시스템의 가장 깊은 곳인 단기자금시장은 전혀 다른 신호를 보내고 있다. 기업 실적보다 먼저 움직이는 곳은 종종 레포(Repo)시장이다. 최근 오버나이트 레포시장에서 나타난 자금조달 비용의 이상 움직임은 단순한 분기 말 현상이 아니라 미국의 구조적인 재정 적자와 국채 발행 확대, 그리고 유동성 완충장치의 소진이 동시에 만들어낸 경고 신호에 가깝다. 재정 적자와 유동성 고갈이 흔드는 단기자금시장 정상적인 시장이라면 대표적인 무위험 단기금리인 담보부 익일물 조달금리(SOFR)는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설정한 정책금리 범위 안에서 안정적으로 움직인다. 그러나 분기말을 앞둔 6월 26일에는 SOFR가 연방기금금리 상단을 약 20bp 이상 웃도는 이례적인 현상이 나타났다. 분기 말 규제와 결제 수요가 일부 영향을 미쳤지만, 시장이 주목한 것은 일시적 변동 자체가 아니라 그 충
07.21
케빈 워시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첫 의회 통화정책 보고는 그가 추진하는 소통체계 개혁의 방향을 한층 분명하게 드러냈다. 워시는 연준이 시장에 너무 많은 신호를 보내왔다며 자신은 “조금 더 신중하게 말하는 편”이 낫다고 했다. 점도표에 자신의 금리 경로 전망을 제출하지 않은 데 이어, 시장에는 연준 관계자들의 말보다 경제지표를 보라는 뜻으로 “공을 보라, 연준을 보지 말라”고 주문했다. 머빈 킹 전 영란은행 총재 등이 참여한 소통체계 태스크포스는 기자회견과 경제전망, 정책 성명, 공개 발언 전반을 다시 들여다본다. 이제 연준의 소통방식 개편은 공식 검토 과제가 됐다. 연준의 침묵은 왜 위험한가 워시의 문제의식에는 일리가 있다. 중앙은행이 향후 정책 방향과 관련한 선제 안내를 지나치게 구체적으로 제시하면 투자자뿐 아니라 정책 담당자까지 기존 전망에 얽매일 수 있다. 워시도 의회에서 2주 뒤의 결정을 미리 예고하면 새로운 정보 가운데 기존 판단에 맞는 것만 받아들일 위험
07.20
한국 청년세대는 대부분 인생의 중요단계마다 ‘유예’라는 단어를 달고 산다. 어렵사리 대학에 진학해서는 졸업을 유예한다. 인턴을 해보고 자격증을 많이 따도 마땅한 일자리를 얻지 못해서다. 운 좋게 직장을 구하더라도 형편이 갖춰지지 않아 결혼을 미룬다. 결혼한 뒤에도 육아가 걱정돼 출산을 유예한다. 생애 주기에서 아예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젊은이들이 너무 많다. 인공지능(AI) 시대로 급격히 접어들면서 청년들이 겪는 1차 난제인 일자리 구하기는 심각 단계에 이르렀다. 지난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6월 고용동향을 보면 청년층(15~29세) 취업자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9만7000명이나 줄었다. 청년 고용률은 43.9%로 1.7%포인트 떨어졌다. 청년 비정규직이 146만명, 비율은 43.1%에 이른다. 올해 1월 기준 ‘쉬었음’ 청년이 46만9000명으로 늘어났다. 이와는 달리 50대와 60세 이상에서는 취업자가 외려 늘어났다. AI시대 더욱 길어지는 ‘청년의 유예’ 청년
07.16
국내 주식시장이 극심한 변동성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시가총액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삼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가 증시 불안을 부추기는 주범으로 부각됐다. 시장 활성화 기치 아래 도입된 상품이 오히려 국내 증시의 기초체력을 고갈시키는 부메랑이 된 셈이다. 자본시장의 안정성을 회복하려면 이들 상품에 대한 전면 재검토와 파생상품 시장의 근본적인 개혁이 시급하다. 리밸런싱의 늪, 하락이 하락을 부르는 기계적 매매 매커니즘 레버리지 삼성전자·SK하이닉스 ETF는 가격 발견 기능을 왜곡하고 변동성을 키운다. 상품 구조상 운용 과정에서 매일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이라는 기계적 매매를 동반하기 때문이다. 기초자산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하락하면 자산운용사와 유동성공급자(LP)는 배율 유지를 위해 헤징 과정에서 주식을 더 급하게 매도해야 한다. 반대로 주가가 오를 때는 추격 매수에 나서야 한다. 하락이 추가 매도를 부르고, 이것
07.15
‘선택적 모병제’ 도입이 뜨거운 화두로 떠올랐다. 오랜 기간 군을 지탱해온 기존 구조를 대대적으로 개편하고 혁신하는 출발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해병대 연평부대를 찾아 “징집병을 최소화하고 모병을 통해 자기 직장으로 군을 선택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국방부가 구체적인 도입 계획을 밝혔다. ‘일반병사-부사관간부-장교’로 구성돼 있는 현행 우리 군 기본구조를 현실에 걸맞도록 대대적으로 혁신할 필요가 있다는 점은 그 누구도 부정하기 힘들 것이다. 저출생 추세에 따라 인구수가 현격히 감소하면서 현역입대 청년 수가 크게 줄고 있고, 현대전 양상이 첨단기술과 장비 중심으로 변하면서 군 구조개편은 불가피해졌다. 다만 많은 청년들이 예민하게 반응하는 병역제도를 손본다는 민감성 때문에 차일피일 미뤄오던 것인데 더 이상 방관하기 어려운 상황을 맞아 적극적인 대응책을 모색하게 된 것이다. 교육입시 문제와 더불어 병역문제는 국민 모두가 관심을 쏟는 민감한 문제인
07.14
지난 6.3 지방선거일 저녁, 지상파 3사의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었을 때 정치권과 언론은 큰 충격에 휩싸였다. 출구조사와 함께 발표된 서울시장 선거 성별·연령별 세부지표에서 ‘2030세대, 특히 30대 여성들이 정원오 후보가 아닌 오세훈 후보를 더 많이 지지했다’는 수치가 TV 화면에 떴기 때문이다. 언론은 ‘서울 2030, 절반 넘게 보수당 찍었다’며 민주당의 파산을 예고하는 기사를 쏟아냈다. 이 소동은 조사기관의 통계적 실수가 만든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어쨌건 2030세대의 정치적 좌표를 되짚어보게 만드는 계기가 됐다. 2030세대가 지금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에 등을 돌리고 있다는 사실은 지표로도 확인된다. 한국갤럽의 7월 2주 데일리오피니언(7월 7~9일 조사)에 따르면 20대(18~29세)와 30대의 이 대통령 국정운영 지지도는 각각 35%, 43%로 전체 연령층 중 꼴찌와 그 다음을 차지한다. 민주당 지지도도 21%, 33%로 70대 이상 연령층의 38%보다 낮다.
07.13
새로운 기록을 쓰고 있는 반도체 호황과 함께 업종별·기업규모별·지역별 양극화가 다시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양극화는 새로운 문제가 아니다. 10년 전에도, 20년 전에도 반복해서 제기됐던 오래된 숙제다. 그만큼 해결이 쉽지 않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그러나 지금의 경제상황은 과거와 다르다. 반도체 호황이 특정 업종과 기업, 지역에만 집중되는 구조가 고착될 경우 양극화는 단순한 분배문제가 아니라 앞으로 한국 경제의 지속가능성을 흔드는 핵심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 20년 넘도록 똑같은 과제에 직면 ‘수출은 호황인데 투자와 소비 등 내수는 침체상태에 있다. 제조업은 수출호황을 바탕으로 높은 성장세를 보인 반면 서비스산업은 그렇지 못하다. 업종 간에도 이른바 정보기술(IT) 등 첨단업종은 고성장세를 유지하는 반면 전통적 업종은 침체상태다. 기업규모별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이 문장들은 2005년 경제·인문사회연구회가 펴낸 '산업 양극화 문제 해소
07.10
대하소설 ‘토지’의 서문에서 작가 박경리는 성경에 나오는 욥의 고통을 그렸다. “발바닥에서부터 정수리까지 ‘악창(惡瘡)’에 시달리며 신음하는데, 환부에서 흐르는 고름을 사금파리로 긁어내는” 시련을 받았다고 했다. 욥은 악창의 고통을 참기 어려운데, 사기그릇의 깨어진 조각인 사금파리로 그 상처를 헤집어야 하는 생각만 해도 소름끼치는 괴로움을 겪었다. 타인에게 고통을 주는 방법으로 상처만 골라서 찌르는 행위는 악랄하다. 앞서 말한 사례대로 피해자에게 정신적 물리적으로 충격을 주기 때문이다. 그것도 가해자의 최소 노력으로 가능하니 야비하기도 하다. 고문기술자로 불리던 이근안의 고문기술 가운데 이른바 관절뽑기 고문은 세인의 분노를 더욱 자아냈다. 어깨관절을 탈골시키는 이 고문은 다시 접합될 때까지 피해자에게 고통에 시달리도록 했으며, 툭툭치는 자극에도 나락으로 떨어지는 아픔을 주었다는 것이다. 윤석열정부에서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으로 임명된 이재오씨는 1979년 이근안에게 1주
07.09
상반기 코스피지수 상승률은 101.13%다.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SOX)의 상반기 상승률 93.55%를 앞서는 수치다. 코스피 상승의 엔진인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올해 상승률은 각각 260%와 165%다. 삼성전자의 상반기 매출은 304조원대이고 영업이익도 146조원을 넘어선 상태다. 연간 영업이익은 올해 370조원, 내년 500조원에 이를 것이란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률은 70%대로 전세계의 부러움을 살 정도다. 한국 반도체에 고수익이라는 날개를 달아준 일등공신은 ‘챗GPT’ 등장이다. 세계적인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붐을 일으켜 한국산 메모리 수출까지 늘려주었기 때문이다. 2023년 말 챗GPT 출시 이후 미국 빅테크 기업의 누적 자본 지출은 1조3000억달러 규모다. 주로 AI 기반 데이터센터 및 관련 인프라에 투자한 액수다. AI 관련 민간투자도 매년 20% 이상 증가세다. 5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5.3으로 48개월
07.08
미국 금융시장이 다시 한번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다. 6월 22일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보고서는 월가의 기존 기대를 정면으로 뒤집었다. 올해 말까지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기준금리를 세차례 인상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9월, 10월, 12월 각각 0.25%p씩 금리를 올려 현재 3.50~3.75%를 연말에 4.25~4.50%까지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2028년까지 금리인하가 없다는 것이다. 불과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BoA는 연내 금리동결을 예상했다. 그러나 새 연준 체제 출범 이후 인플레이션과 경기 흐름을 재평가하면서 전망을 급격히 수정했다. 연준의 통화정책의 방향 자체가 달라졌다는 판단이다. 미 기준금리 올해 말까지 세차례 인상 가능성 시장에서는 6월 1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대체로 ‘무난한 동결’로 받아들였다. 기준금리는 예상대로 3.50~3.75%에서 유지됐다. 하지만 정책 결정의 본질은 금리 수준보다 연준이 시장에 전달한
07.07
정부가 최근 발표한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 프로젝트’로 전국이 들썩이고 있다. 호남권에 800조원을 들여 반도체 팹 라인을 짓고 충청권에 81조원 규모의 패키징 거점, 영남권 등에는 550조원을 투입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등 국토 전체를 ‘한국판 실리콘밸리’로 탈바꿈시킨다는 게 ‘대도약 프로젝트’의 골자다. 이재명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국민보고회를 주재하고 “반도체와 피지컬 AI, AI데이터센터의 압도적 경쟁력을 확보해서 전국 모든 국민에게 성장과실이 골고루 퍼지도록 해야 한다”며 “그 성과가 대한민국의 20~30년을 책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AI 전쟁에서 천문학적 규모의 기업 투자, 정부 지원이 어우러진 국가 대항전이 펼쳐지고 있는 만큼 오직 속도전만이 살 길”이라고도 했다. 성공의 선제조건은 시장의 활력 정부는 청와대에서의 종합 발표에 이어 호남 영남 충청 등 전국을 순회하며 권역별로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를 열어 지역별
07.06
‘+81.83p(0.97%)→ –173.07p(2.04%)→ –655.32p(7.89%)→ +440.25p(5.76%)’ 6월 30일~7월 3일 코스피지수 등락폭이다. 하루 거래를 마감하는 종가로 볼 때 이 정도지 장중 고점과 저점 차이는 훨씬 크다. 주가는 기업실적 및 성장성, 금리 환율 등 경제지표, 정부 정책 등에 따라 오르내린다지만 최근 K-증시 변동성은 너무 심하다. 3일 오후 1시47분 프로그램 매수호가를 5분 정지시키는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이날 코스피는 오전 한때 7378.10까지 밀렸다가 오후에 반도체 투톱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매수세가 몰리며 8136.28까지 치솟았다. 장중 고점과 저점의 차이는 758.18p. 6월 23일(971.61p) 이후 역대 두번째로 컸다. 레버리지 ETF 증폭…하루 걸러 사이드카 사이드카 발동은 올해 들어 벌써 31번째다. 매수·매도 사이드카가 각각 16회·15회였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26회)을 넘어선 역
07.03
세계 인공지능(AI) 산업의 병목을 쥔 한국 반도체 앞에서는 글로벌 기업도 대통령도 고개를 숙인다. 그러나 정작 정치권은 국민 삶의 병목을 풀기는커녕 총선 공천권을 둘러싼 자리싸움에 빠져 스스로를 ‘없어도 되는 존재’로 만들고 있다. AI 시대의 필수 인프라가 된 반도체처럼 정치도 국민에게 없어서는 안될 존재로 거듭나지 못하면 여야는 함께 공멸의 길로 갈 수밖에 없다. 지난 6월 방한한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공급망 조율을 위한 목적”이라고 했다.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에 올릴 고대역폭메모리(HBM)를 확보하려고 그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찾았다. 그로부터 3주 뒤 청와대 영빈관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대통령 옆에 나란히 앉았다. 이재명 대통령은 두 총수에게 90도로 인사를 하며 1000조원대 투자와 클러스터 조성에 공을 들였다. 세계 최고 AI 기업의 수장도, 한 나라의 대통령도 반도체 앞에서 몸을 낮추는 장면이다. 국민 병목엔
07.02
국내 원자력 발전 생태계 복원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최근 대형 원전 건설부지로 경북 영덕군을,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주목받는 국내 첫 소형모듈원자로(SMR) 건설부지로 부산 기장군을 각각 확정했다. 신규 원전 부지가 선정된 것은 2011년 이후 처음이다. 과거 문재인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2017년 중단됐던 신한울 3·4호기 건설이 2024년 재개된 데 이어 마침내 신규 원전 건설의 문이 활짝 열렸다. 전세계는 인공지능(AI) 시대 개막으로 전력 수요가 폭증, 전력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탄소배출 없이 전기를 24시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원전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지난 30년 동안 사실상 잠들어 있던 미국이 신규 원전 300기를 건설할 예정인 데다 탈원전 바람에 휩쓸렸던 이탈리아 등 일부 유럽 국가들과 사고를 겪은 일본조차도 원전 회귀로 방향을 틀었다. 부산에 국내 최초 SMR 건설 결정은 AI시대 대비한 획기적인 조치
07.01
인공지능(AI)시장의 냉혹한 구조조정이 시작됐다. AI 혁명 이후 글로벌 거대 정보기술(IT) 기업들은 거대 모델 개발을 두고 브레이크 없는 치킨게임을 벌여왔다. 그러나 영원할 것 같던 최고 성능 경쟁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 비용압박과 물가상승 공포 속에서 글로벌 AI 산업은 이제 최고의 성능이 아닌 최상의 가성비로 전환하기 시작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사티아 나델라 최고경영자는 이러한 패러다임 전환을 가장 먼저 선언했다. 그는 값비싼 최첨단 모델 중심으로 치닫는 업계의 경쟁 방식에 제동을 걸며 모든 업무에 무조건 무겁고 비싼 AI를 도입할 필요가 없다는 전략을 제시했다. 미국의 규제장벽으로 가능성은 제한적이지만 중국의 즈프 AI나 딥시크 같은 저가 개방형 모델들은 가성비로 미국 빅테크 진영을 압박하고 있다. AI 경쟁 성능에서 가성비로 초대형 클라우드 사업자들이 성능에서 비용 효율로 눈을 돌리는 이유는 명백하다. 천문학적인 인프라 투자 비용이 임계점에 도달했기
06.30
원달러환율이 6월 들어 평균 1520원을 넘어서며 IMF 외환위기 이후 28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과거 외환위기나 금융위기 때 일시적으로 솟구치던 환율이 이제는 일상적인 풍경으로 자리잡는 모양새다. 시장 안팎에서는 1500원대 환율의 새로운 기준, 이른바 뉴노멀(New Normal)의 고착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일각에서는 여전히 미 연준의 금리인상 조짐이나 중동전쟁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의 거시적 요인에서 원인을 찾지만 지금의 고환율은 한국 경제의 기저에 자리한 ‘구조적 균열’, 즉 자본 유출 가속화를 고스란히 투영하고 있다는 새로운 시각이 대두되고 있다. 고환율 일상화, 구조적 패러다임이 바뀌었다는 신호 과거 환율급등이 국가부도 위험이나 급격한 외화자금 유출에 기인했다면 지금의 원화약세는 전혀 다른 메커니즘으로 움직인다. 최근 환율상승 요인의 상당 부분은 국민연금과 개인 투자자(서학개미)의 자발적인 해외 투자 확대와 맞물려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
06.29
반도체 호남 투자를 두고 논쟁이 거세다. 호남특혜론에 민주당 전당대회용 투자라는 주장까지 분분하다. 그런데 아시는가. 정치는 득표율을 계산하지만 기업은 이익을 계산한다. 물론 이 둘의 중간지대도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27일 X(옛 트위터)에 올린 것처럼 ‘정부의 설득과 회사에 이익이 된다는 CEO의 판단’이 겹칠 수 있다는 얘기다. 한쪽은 지역균형발전을 말하고, 다른 쪽은 정치적 특혜를 의심한다. 그러나 양쪽 모두 정작 가장 중요한 질문은 하지 않는다. 오늘날 반도체 산업은 무엇을 기준으로 투자처를 선택하는가. 산업이 바뀌면 판단의 기준도 바뀌어야 한다. 그런데 우리의 논쟁은 여전히 ‘공장 하나 더 짓는 대형 제조업’ 정도로 이해하던 과거의 언어로 인공지능(AI) 시대의 반도체를 설명하려 한다. 정치 아닌 산업의 시선으로 호남을 보라 AI는 반도체 산업의 문법 자체를 바꾸고 있다. 미
06.26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수장을 19년간 지낸 그린스펀이 100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1987년부터 4명의 대통령과 함께한 그린스펀은 높은 경제 성장률과 낮은 인플레이션으로 대표되는 미국 경제의 최장기 호황을 이끈 인물이다. 연준 대개혁을 목표로 데뷔한 워시 연준 의장이 이상적인 모델로 꼽았을 정도다. 그린스펀은 발언을 자제하고 시장의 판단을 존중하기로 유명했다. 1987년 증시 폭락과 1998년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LTCM) 사태, 그리고 2000년 IT 거품 붕괴의 위기를 극복한 것도 말보다 시장에 강한 신뢰를 준 그의 정책 덕이다. 물론 연준 의장 퇴임 2년 후에 터진 2008년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가 연준의 장기 저금리와 규제완화 탓이라는 언론의 평가를 피할 수는 없었다. 시장과 연준의 관계 설정 새롭게 하겠다는 워시의 실험 연준이 시장을 주도하기 어려운 금융정책 변혁기에 의장을 맡은 워시로서는 그린스펀의 지도력을 부러워할 만도 하다. 간결한 발언을 중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