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09
2026
노무현정부 시절, 당시 야당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은 노 대통령을 ‘경포대’라고 비아냥거렸다. ‘경제를 포기한 대통령’이란 뜻이다. 노 대통령이 정치에만 관심을 쏟고 경제에는 소홀하다는 비판이었다. ‘경포대’ 프레임에 빠진 노 대통령 국정지지도는 갈수록 떨어졌고, 여당은 전국선거에서 연전연패했다. 대통령을 ‘경포대’라고 놀렸던 국민의힘이 이제는 ‘경포당’이란 비야낭을 들을 판이다. 이번에는 경제는 아니고 경기도다. ‘경기도를 포기한 당’으로 전락할 위기인 것이다. 경기도는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인구가 압도적 1등이다. 국회의원 선거구도 60석으로, 서울(48석)보다 훨씬 많다. 국민의힘 텃밭으로 불리는 영남 의석을 다 합친 숫자(65석)와 맞먹을 정도다. 경기도를 이기지 못하면 전국선거에서 승리하기 힘든 구도가 된 것이다. 그런 경기도가 어느새 국민의힘에게는 ‘포기한 땅’으로 불린다. 2008년 18대 총선에서 민주당을 이겨본 뒤 19대(2012년)부터 22대 총선
02.06
3월 노인 장애인 등을 위한 통합돌봄지원 사업이 전국적으로 시행된다. 노인분야는 문재인정부 때부터 진행된 시범사업이 끊이지 않고 수행된 덕에 겉모양으로나마 ‘전국적 시행’을 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장애인분야는 지난 정부가 시범사업 자체를 추진하지 않은 탓에 전국적 시행이 어려운 상황이다. 그렇다고 노인통합돌봄사업처럼 몇 년 동안 시범사업을 하고 ‘천천히’ 진행할 이유는 없다. 노인통합돌봄 사업 경험을 보면 일차적으로 시군구청장의 뜻이 중요하다. 장애인가족과 단체들은 통합돌봄의 지역단위 실현을 위해 장애친화적인 단체장을 지지해야 할 듯하다. 다음으로는 전국 각지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범사례를 자기 지역에 적용해 보는 노력이 필요하다. 구체적으로 장애인 통합돌봄사업 설계를 어떻게 할 것인가. 먼저 시군구청 담당자는 자기 지역 장애인의 유형별 인구수를 파악해야 한다. 전국 장애인 수는 250만명 정도 되지만 시군구별로 나눠보고 실제 지자체 담당부서가 지원해야 할 중증 장애인 수를
02.05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는 최근 “장기적으로 돈의 개념자체가 사라지고, 전력생산이 사실상의 화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에너지가 경제의 실질적인 척도가 될 것이라는 의미다. 인공지능(AI)과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전력수요가 급증하는 시대, 에너지는 국가안보이자 산업생존의 핵심 자산이 됐다. 그런데 정작 국내 에너지·산업 공공기관의 리더십은 중구난방·제각각이다. 새 정부 출범 8개월이 지났지만 1년 이상 수장이 공백인 기관이 상당수에 이르고, 어떤 기관은 무리하게 공모를 추진하다 절차가 중단됐으며, 낙하산 인사 논란도 여전하다. 탄핵정국의 혼란을 틈타 취임한 인사도 있다. 리더십에 대한 인선 기준이 모호하고, 속도나 방향도 보이지 않는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결과는 자명하다. 정책 결정이 늦어지고, 집행은 느슨해지며, 책임은 떠넘기기 십상이다. 새정부가 아무리 좋은 공약을 수립했어도 현장에서 속도감 있게 움직일 리 만무하다. 한국가스공사는 사장 공모 절차가 중단됐고,
02.04
광주·전남 대전·충남 대구·경북 행정통합을 위한 특별법 5건이 국회에 제출됐다. 이제 논의는 ‘필요성’에서 ‘구체’로 옮겨갔다. 그런데 법안이 공개되자마자 터져 나온 건 설계 경쟁보다 감정 경쟁이다. 정치적 이해득실부터 먼저 따지고 있다는 얘기다. ‘민주당안이냐 국민의힘안이냐’ ‘광주·전남은 이렇다는데 우리는 왜 다르냐’ ‘왜 넣었나 또는 왜 뺐나’ 같은 문장들이 논점을 집어삼킨다. 이런 상황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한 문장이 있다. 바로 ‘법은 전리품이 아니라 공동 설계도’라는 원칙이다. 지금 우리가 다투는 대상은 ‘법’이 아니다. ‘법이 되기 전 단계’다. 법안은 법이 되고, 시행령·시행규칙을 만나고, 조례·예산·조직·인사 설계를 거쳐 주민 삶으로 번역된다. 몇개 조항을 떼어 승패를 가르는 방식은 통합 이후 삶을 설계하기 위한 논쟁이 아니라 ‘정치 공방’으로 보일 위험이 크다. 통합 법안은 어쩌면 ‘명절 종합선물세트’와 비슷하다는 권선필 목원대 교수의 말이 눈에 쏙 들어온다
02.03
공정거래위원회가 롯데렌탈과 SK렌터카의 기업결합을 불허하자 재계와 로펌들은 깜짝 놀랐다. 대부분 ‘조건부 승인’을 예측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두 업체는 업계의 쌍두마차다. 합병되면 렌터카시장의 38.3%(장기렌터카·단기는 29.3~21.3%)를 장악한다. 하지만 나머지 시장을 점유율 1~2%의 수십개 영세업체나 경쟁력이 없는 캐피털 회사가 차지해 실제론 독점폐해가 우려된다는 판단이었다. 하지만 기업결합 신청자를 대리한 두 대형로펌은 다르게 전망했다는 후문이다. 롯데렌탈의 매각이 롯데그룹 구조조정의 핵심이란 이유에서다. 로펌들은 공정위가 산업계에 미칠 후폭풍을 고려해 ‘조건부 승인’을 내릴 것으로 봤다. 예측을 벗어난 공정위 판단에 주병기 공정위원장의 원칙적 입장견지가 상당한 역할을 했다고 한다. 합병을 불허하면 롯데의 매각이 늦춰지는 부담을 감수하면 되지만, 승인하면 독점 폐해를 소비자들이 그대로 떠안아야 한다는 논리였다고 한다. 공정위가 독과점 폐해 예방과 소비자 후생을
02.02
민주당 역사에 커다란 족적을 남긴 이해찬 전 총리가 영면했다. 4번의 민주당정부 탄생과 당 변화를 이끌었던 증인이다. 그를 잘 아는 이들은 ‘민주당주의자’라 부르기에 주저하지 않는다. 그는 지난해 12월 민주당서울시당 주최 아카데미에서 정치가가 갖춰야 할 세 가지 덕목으로 진실 성실 절실의 ‘삼실’을 역설했다. 삼실을 아는 인물이어야 정치지도자가 될 수 있다고도 했다. 민주당 ‘20년 집권론’ 주장의 연장선에서 보자면 보수가 장악해온 한국 정치의 구조적 판을 바꾸기 위해는 그 정도의 긴 호흡과 능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경고이자 목표 아니었나 싶다. 지금의 민주당이 그 ‘능력’과 ‘절실함’을 증명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과거의 잣대로 볼 때 민주당이 두 번 연속 국회 과반 이상을 점유한 것은 기적에 가깝다. 유권자의 열망, 민주당의 절실함, 상대진영이 보여준 ‘자멸’의 반사이익 등이 다 겹친 결과다. 관건은 그 다음이다. 탄핵 대선 후 지방선거에서 영남권까지 싹쓸이
01.30
이해찬 전 국무총리가 베트남 출장 중 쓰러져 별세했다. 향년 73세. 100세 시대라는 말이 나오는 요즘 기준으로는 많지 않은 나이다. 그의 갑작스런 죽음에는 젊은 시절 군사독재 정권에게 당한 모진 고문과 억울한 옥살이가 한 원인이 됐을 터이다. 이 전 총리는 박정희 유신에 반대투쟁을 하다 1974년 ‘민청학련’ 사건에 엮여 1년간 복역했고, 1980년엔 전두환 신군부가 날조한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에 연루돼 2년 6개월간 수형생활을 했다. 이 과정에서 어찌나 심한 고문을 당했는지 ‘이해찬이 남산으로 끌려가 맞아 죽었다’는 소문까지 돌았다고 한다. 그는 회고록에서 “(너무 많이 맞아) 걸을 수가 없어서 누운 채로 몸을 밀고 다녔다”고 했다. 이 전 총리처럼 고문의 상처를 안고 살아온 이들이 적지 않지만 우리 사회는 오랫동안 고문은 그저 먼 나라 이야기 정도로 여겨왔다. 이 전 총리와 같은 이들의 헌신과 희생으로 민주화된 덕분이다. 그렇게 잊혀진 고문의 공포가 되살아 난
01.29
쿠팡을 둘러싼 개인정보 유출 논란은 단순한 보안 사고를 넘어 한국 유통산업구조의 민낯을 드러냈다. ‘3370만명의 개인정보 유출’이라는 숫자는 그 자체로 충격적이지만 본질적인 질문은 따로 있다. 쿠팡은 어떻게 한국 유통시장을 사실상 장악한 존재가 됐는가. 그리고 그 과정에서 누가 무엇을 방치했는가. 쿠팡은 혁신 기업이기 이전에 제도의 산물이다. 2012년 개정된 유통산업발전법은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에 월 2회 의무휴업과 심야 영업제한을 강제했다. 전통시장보호와 노동자 휴식권 보장이 명분이었다. 문제는 이 규제가 오프라인 유통에만 적용됐다는 점이다. 온라인 유통은 예외였다. 쿠팡은 이 틈을 정확히 파고들었다. 마트가 문을 닫는 시간에도 주말과 휴일에도 쿠팡은 쉬지 않았다. 24시간 365일 운영은 쿠팡의 선택이 아니라 제도가 허용한 특권이었다. 그 결과는 숫자가 말해준다. 2024년 기준 쿠팡의 국내 유통 매출은 약 36조원이다. 이마트·롯데쇼핑·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3사
01.28
행정통합 논의가 다시 불붙고 있다. 대전·충남 광주·전남 대구·경북으로 이어지는 통합 흐름은 이미 몇몇 지역의 선택 문제를 넘어섰다. 정부가 재정과 권한 위상까지 묶은 인센티브를 제시하면서 행정통합은 더이상 지방의 자율적 실험이 아닌 국가 차원의 구조 논의로 끌어올려졌다. 우리나라 행정구역 체계는 입법·사법 영역과 달리 100년 넘게 구조적 조정 없이 유지돼 왔다. 국회의원 선거구는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라 인구 편차 기준이 작동하고, 법원 관할 역시 사건 수와 접근성을 기준으로 재편된다. 중앙부처와 공공기관도 생활권·경제권 단위로 조직을 계속 조정해 왔다. 그러나 시민의 삶과 가장 밀접한 자치행정의 경계만은 사실상 고정돼 있다. 이로 인한 비합리성은 곳곳에서 누적됐다. 인구 100만이 넘는 기초지방정부와 1만명도 안 되는 군이 같은 제도틀 안에 놓여 있고, 동일한 세금을 내는 주민이 행정구역에 따라 전혀 다른 행정 역량과 서비스를 경험한다. 생활권은 이미 초광역으로 움직이는데
01.27
마침내 한국 증시가 ‘꿈의 지수’라 불리는 코스피 5000선을 찍었다. 1980년 코스피 지수가 산출된 이래 46년 만이다. 반도체를 필두로 한 상장사들의 실적 폭발,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 그리고 정부의 강력한 자본시장 정상화 정책이 맞물려 빚어낸 쾌거다. 이제 우리도 만성적인 한국 증시 저평가(코리아 디스카운트)의 굴레를 벗고 주식이 진정한 가계 자산증식의 수단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는 희망이 꿈틀대기 시작했다. 그러나 투자자들의 표정이 마냥 밝지만은 않다. 코스피 지수와 투자자의 체감온도 간 괴리가 너무 크다. 최근 얼라인파트너스 자산운용이 코스피 상장 835개 종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인공지능(AI)과 반도체 관련 15개 종목은 작년 10월부터 78%가 올랐지만 나머지 820개 종목의 주가 상승률은 15%에 그쳤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투톱이 지수를 끌어올리는 동안 대다수 중소형주는 소외되는 등의 양극화 모습에 코스피 체감지수는 여전히 3700~3
01.26
이재명 대통령이 집권 이후 국민통합 방식으로 선택한 것은 ‘탕평인사‘와 ‘흑묘백묘론’이었다. 이 대통령은 이를 “탈이념 탈진영 탈정쟁의 현실적 실용주의”라고 했다. 그는 탈핵이나 성장주의 등 진보진영이 꺼렸던 단어들을 꺼내 들었고, 대선기간부터 보수진영 인사 영입에 나섰다. 취임 이후엔 윤석열정부에서 일한 송미령 농림부장관과 오유경 식약처장을 유임시켰고 이석연 국민통합위원장, 권오을 보훈부장관 등 보수정권에서 일했거나 보수성향 인사들에게 국정의 일부를 맡겼다. 김성식 전 의원에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 자리를 내줬다. 그러면서 승부수를 던졌다. 기획예산처 장관후보자에 보수정당에서 3선을 지낸 이혜훈 전 의원을 지명했다. 신설된 기획예산처는 현재와 미래의 국가 전략을 설정하고 이와 연계한 예산을 짜고 집행하는 핵심 부서다. 이 전 의원을 지명하면서 청와대는 탕평·통합인사라는 점을 앞세우고 이 전 의원의 전문성을 높게 평가했다. 하지만 곧바로 이 전 의원은 내란을 옹호하거나
01.23
판사는 선거로 뽑지 않는다. 그럼에도 그의 판결 하나에 개인의 자유와 재산, 기업의 존폐, 정치의 향방이 좌우된다. 이런 선출되지 않는 권력은 무엇으로 정당성을 증명할 수 있을까. 프랑스 법률가 몽테스키외는 ‘법의 정신’에서 사법은 스스로를 드러내지 않는 권력이기 때문에 오히려 절제와 형식에 더 엄격해야 한다고 했다. 유럽인권협약 역시 같은 맥락에서 “법원의 모든 판결과 대부분의 결정은 이유를 명시해야 한다”(제45조)고 규정하고 있다. 판결은 결론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어떤 증거를 채택했고, 어떤 법 해석을 거쳐 결론에 이르렀는지를 설명할 의무가 있다. 여기에는 사법행정의 투명성도 포함된다고 할 수 있다.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유력 예비후보의 선거 발언을 허위사실 공표로 볼 수 있다며 하급심 무죄 판결을 파기환송한 대법원의 판단은 이런 원칙이 시험대에 오른 사례로 꼽힌다. 이 사안은 법리의 옳고 그름과는 별개로, 대선 직전에 내려졌다는 점에서 적잖은 논란을 낳았다 절차
01.22
경기가 참 안좋다. 동네 시장도 길가 음식점도 손님 보기 쉽지 않다. 번듯한 건물 1층 한·두칸은 비어 있기 일쑤다.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서울과 경기도 파주에서 10년 넘게 살면서 호황이란 말을 들어 본 기억이 없다. 물론 잘되는 곳은 여전히 잘된다. 유명 빵집이나 음식점은 대기하는 사람으로 늘 장사진이다. 5000원 이하 생활용품을 파는 다이소 매장도 북적인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같은 반도체 대기업은 전례없는 초호황기(슈퍼사이클)라고 한다. 코스피 5000선을 바라볼 정도로 국장(국내증시)도 뜨겁다. 이쯤 되면 극단적 양극화란 말이 어울린다. ‘K자형’ 경제라고도 한다. 알파벳 ‘K’처럼 한쪽은 상승하고 다른 한쪽은 하락하거나 정체되는 양극화 심화를 의미한다. 고소득층은 자산과 소비를 늘리지만 고물가 고금리로 저소득층 구매력은 감소한다. 계층간 산업간 지역간 불균형이 심할 때 쓰는 말이다. 지금이 딱 그렇다. 직관적인 영문자 K가 와닿는 이유다. 유통가도 사정은
01.21
대전시와 충남도의 행정통합이 빠르게 추진되고 있다. 지금대로라면 올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에선 통합시장을 뽑을 가능성이 커졌다. 대전시와 충남도가 통합할 경우 인구는 350만명을 넘어서며 단숨에 인구규모 3위의 광역지방정부가 탄생한다. 대전시와 충남도의 행정통합은 처음 가는 길이다. 분리하기만 했던 광역지방정부가 처음으로 합쳐지는 사례다. 여야 정치권이나 지방정부, 중앙정부 모두 일단 방향은 통합쪽이다. 야당과 지방정부가 불을 댕겼고 여당과 중앙정부가 속도를 내고 있다. 권한이양 재정특례 등 쟁점 때문에 통합이 중단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그럼에도 ‘반대’ 여론은 여전하다. 통합으로 사라질 기득권자들의 반발일 수 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반대측 이유 1위는 ‘실질적 이익이 없다’다. 그냥 합쳐서 덩치만 키울 뿐이라는 주장이다. 왜 이런 주장이 나올까. 정치권의 설명을 들어보자. 대전시와 충남도가 마련하고 국민의힘이 발의
01.20
과거 입시제도는 우연하게도(?) 대통령 자녀들이 상급학교를 진학할 때마다 바뀌었다. 박정희 대통령 아들인 박지만씨가 고교 진학할 때인 1974년 서울부터 고교별 시험이 폐지돼 평준화가 됐다. 박씨는 이른바 ‘뺑뺑이 1세대’다. 전두환 대통령 딸인 전효선씨는 1981년 대학 본고사가 폐지되자 학력고사만으로 서울대에 입학했다. 이른바 ‘졸업정원제 1세대’다. 대통령이 자식을 위해 입시제도를 바꾼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교육정책, 특히 대입제도가 흔들려 온 것은 사실이다. 김영삼정부는 기존 학력고사 대신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실시했다. 김대중정부는 수시를 도입했다. 보수 진보 정권을 불문하고 “아이들을 입시 지옥에서 벗어나게 하겠다” “사교육비를 줄이겠다”고 했지만 결과는 정반대다. 수시와 정시제도는 ‘조 국 사태’에서 나타났듯이, 또 다른 변형된 입시제도로 전락했다. 사교육 시장은 2024년 발표 기준 29조2000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다. 2015년에
01.19
신년기자회견을 앞두고 온갖 현안들이 이재명 대통령 책상 위로 밀려든 느낌이다. 무엇보다 이번 기자회견은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이틀 후에 열린다. 국민의힘이 보이콧을 예고한 터라 청문회가 정상적으로 열릴지조차 불투명하다. 상황이 어떻게 되든 이 대통령에겐 피할 수 없는 질문이 던져질 것이다. 이 후보자 지명 당시로 돌아가 보자.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이름이 지목되며 여야 모두 놀라는 분위기였다. 그럼에도 이 대통령의 ‘통합’ 명분에 대해선 수긍하는 여론이 있었다. 통합 인사로 분열의 정치를 넘어서겠다는 메시지를 정면으로 반대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양상이 달라졌다. 각종 논란이 제기되면서 초반의 부정적 정서가 되살아나는 분위기다. 1월 2주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자가 장관으로 ‘적합하다’는 응답은 16%에 그쳤고 ‘부적합’은 47%로 압도적이었다. 통합이라는 명분이 아무리 크다 해도 인사검증의 기본은 건너뛸 수 없다. 오히려
01.16
최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사법개혁·검찰개혁 법률 개정안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법개혁과 관련해서는 대법관 증원 관련 법원조직법 개정안, 법왜곡죄를 도입하는 형법 개정안, 재판소원을 도입하는 헌법재판소법 개정안 등이다. 민주당은 이들 법률안에 대해 이달 말 임시국회 본회의, 늦어도 설(2월 17일) 연휴 전에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검찰개혁 법안 관련해서는 검찰청법 폐지에 따른 공소청법 및 중대범죄수사청 설치 법률안이 지난 12일 입법예고됐다. 일부 조항에 대해 민주당이 반대하고 있어 수정될 가능성이 높지만 10월 2일에는 검찰청이 폐지되고 새로운 공소청과 중수청 조직이 만들어져야 하는 만큼 올 상반기 중으로는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사법개혁·검찰개혁 법률안 개정 배경에는 검찰의 수사와 법원의 재판이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불신이 깔려 있다. 검찰은 수사의 개시와 종결, 영장청구권 및 기소권 등 많은 권한을 행사해 왔다. 그 과
01.15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러시아와 손잡으려 하고, 러시아도 긴 국경을 마주한 중국 대신 미국과 협력하려는 동기를 갖고 있다며 한국이 이런 관계를 활용해 ‘한-미-러 합종’과 ‘한-중-일’ 연횡으로 북극항로 시대를 준비하자던 전략이 끊임없이 의심받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 관계가 호전될 가능성보다 악화될 요인들이 더욱 불거지고 있어서다. 트럼프행정부는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체포·압송한 후 다음 발걸음을 그린란드로 옮겼다. 미국은 그린란드를 장악해야 할 이유로 러시아와 중국의 영향력 차단을 거론한다. 에너지와 자원확보를 위해서라는 것도 공공연한 사실이다. 미국이 그린란드를 점유하기 위해 군사적 옵션도 배제하지 않겠다고 하자 당사국인 덴마크를 비롯한 유럽 국가들도 나토 붕괴를 거론하며 미국의 행보를 비판한다. 지난 7일 러시아 외무부는 미국 군이 북대서양 공해상에서 유조선을 나포한 사건을 규탄하며, 이를 유로-대서양 지역(Euro-Atlantic region)의 군사적 긴장
01.14
지난해 7월 이웃 지자체인 경기 수원시와 용인시가 소송전에 돌입했다. 광교신도시의 송전탑 이설사업 때문이다. 수원시가 사전협의 없이 송전탑 이설공사를 강행했다며 용인시가 법적 대응에 나선 것이다. 이 사업은 광교신도시 개발이익금 40억원을 투입해 수원 이의동 해모로아파트 인근에 있는 154㎸ 송전선로 3기를 철거하고 용인 성복동 인근지역으로 2기를 옮겨 설치하는 것이다. 당연히 수지구 성복동 주민들은 조망권을 침해한다며 반대한다. 용인시는 “송전탑 이설 위치는 수원시 관할이지만 조망권 침해 등 피해를 보는 대상은 용인시민”이라며 “소송은 용인시민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주장했다. 그런데 이보다 훨씬 더 심각한 문제가 전국에서 벌어지게 생겼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필요한 전력공급을 위한 송전선로 때문이다. 윤석열정부는 용인 반도체산단에 필요한 10~15GW 가운데 일부를 용인 부근에 천연가스(LNG) 발전소를 건설해 조달하고 대부분의 전력은 서남해안과 동
01.13
코스피 지수가 4600을 넘어섰다. 오랫동안 국내 증시의 문제로 지적돼온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가 높다. 주가가 오르는 데는 여러 요소가 있지만 시장을 향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밑바탕에 깔려 있어야 가능하다. 소액투자자들은 그동안 계속돼 온 대규모 주가조작 사건과 분식회계 사건 등으로 인해 국내 증시에 대한 불신이 컸다. 이재명정부가 ‘주가조작 = 패가망신’이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사실상 중요한 정책 기조로 삼은 것도 이 때문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대한민국 기업의 실력은 나쁘지 않은데 주식시장에 상장만 되면 60% 정도밖에 가치를 평가받지 못한다. 많이 개선됐다지만 여전히 저평가를 당한다”며 “한국 시장에서 주가 조작이나 부정 거래를 하면 패가망신한다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은 이 대통령 지시에 따라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 조직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자본시장 특별사법경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