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19
2026
신년기자회견을 앞두고 온갖 현안들이 이재명 대통령 책상 위로 밀려든 느낌이다. 무엇보다 이번 기자회견은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이틀 후에 열린다. 국민의힘이 보이콧을 예고한 터라 청문회가 정상적으로 열릴지조차 불투명하다. 상황이 어떻게 되든 이 대통령에겐 피할 수 없는 질문이 던져질 것이다. 이 후보자 지명 당시로 돌아가 보자.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이름이 지목되며 여야 모두 놀라는 분위기였다. 그럼에도 이 대통령의 ‘통합’ 명분에 대해선 수긍하는 여론이 있었다. 통합 인사로 분열의 정치를 넘어서겠다는 메시지를 정면으로 반대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양상이 달라졌다. 각종 논란이 제기되면서 초반의 부정적 정서가 되살아나는 분위기다. 1월 2주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자가 장관으로 ‘적합하다’는 응답은 16%에 그쳤고 ‘부적합’은 47%로 압도적이었다. 통합이라는 명분이 아무리 크다 해도 인사검증의 기본은 건너뛸 수 없다. 오히려
01.16
최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사법개혁·검찰개혁 법률 개정안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법개혁과 관련해서는 대법관 증원 관련 법원조직법 개정안, 법왜곡죄를 도입하는 형법 개정안, 재판소원을 도입하는 헌법재판소법 개정안 등이다. 민주당은 이들 법률안에 대해 이달 말 임시국회 본회의, 늦어도 설(2월 17일) 연휴 전에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검찰개혁 법안 관련해서는 검찰청법 폐지에 따른 공소청법 및 중대범죄수사청 설치 법률안이 지난 12일 입법예고됐다. 일부 조항에 대해 민주당이 반대하고 있어 수정될 가능성이 높지만 10월 2일에는 검찰청이 폐지되고 새로운 공소청과 중수청 조직이 만들어져야 하는 만큼 올 상반기 중으로는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사법개혁·검찰개혁 법률안 개정 배경에는 검찰의 수사와 법원의 재판이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불신이 깔려 있다. 검찰은 수사의 개시와 종결, 영장청구권 및 기소권 등 많은 권한을 행사해 왔다. 그 과
01.15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러시아와 손잡으려 하고, 러시아도 긴 국경을 마주한 중국 대신 미국과 협력하려는 동기를 갖고 있다며 한국이 이런 관계를 활용해 ‘한-미-러 합종’과 ‘한-중-일’ 연횡으로 북극항로 시대를 준비하자던 전략이 끊임없이 의심받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 관계가 호전될 가능성보다 악화될 요인들이 더욱 불거지고 있어서다. 트럼프행정부는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체포·압송한 후 다음 발걸음을 그린란드로 옮겼다. 미국은 그린란드를 장악해야 할 이유로 러시아와 중국의 영향력 차단을 거론한다. 에너지와 자원확보를 위해서라는 것도 공공연한 사실이다. 미국이 그린란드를 점유하기 위해 군사적 옵션도 배제하지 않겠다고 하자 당사국인 덴마크를 비롯한 유럽 국가들도 나토 붕괴를 거론하며 미국의 행보를 비판한다. 지난 7일 러시아 외무부는 미국 군이 북대서양 공해상에서 유조선을 나포한 사건을 규탄하며, 이를 유로-대서양 지역(Euro-Atlantic region)의 군사적 긴장
01.14
지난해 7월 이웃 지자체인 경기 수원시와 용인시가 소송전에 돌입했다. 광교신도시의 송전탑 이설사업 때문이다. 수원시가 사전협의 없이 송전탑 이설공사를 강행했다며 용인시가 법적 대응에 나선 것이다. 이 사업은 광교신도시 개발이익금 40억원을 투입해 수원 이의동 해모로아파트 인근에 있는 154㎸ 송전선로 3기를 철거하고 용인 성복동 인근지역으로 2기를 옮겨 설치하는 것이다. 당연히 수지구 성복동 주민들은 조망권을 침해한다며 반대한다. 용인시는 “송전탑 이설 위치는 수원시 관할이지만 조망권 침해 등 피해를 보는 대상은 용인시민”이라며 “소송은 용인시민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주장했다. 그런데 이보다 훨씬 더 심각한 문제가 전국에서 벌어지게 생겼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필요한 전력공급을 위한 송전선로 때문이다. 윤석열정부는 용인 반도체산단에 필요한 10~15GW 가운데 일부를 용인 부근에 천연가스(LNG) 발전소를 건설해 조달하고 대부분의 전력은 서남해안과 동
01.13
코스피 지수가 4600을 넘어섰다. 오랫동안 국내 증시의 문제로 지적돼온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가 높다. 주가가 오르는 데는 여러 요소가 있지만 시장을 향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밑바탕에 깔려 있어야 가능하다. 소액투자자들은 그동안 계속돼 온 대규모 주가조작 사건과 분식회계 사건 등으로 인해 국내 증시에 대한 불신이 컸다. 이재명정부가 ‘주가조작 = 패가망신’이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사실상 중요한 정책 기조로 삼은 것도 이 때문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대한민국 기업의 실력은 나쁘지 않은데 주식시장에 상장만 되면 60% 정도밖에 가치를 평가받지 못한다. 많이 개선됐다지만 여전히 저평가를 당한다”며 “한국 시장에서 주가 조작이나 부정 거래를 하면 패가망신한다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은 이 대통령 지시에 따라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 조직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자본시장 특별사법경찰(
01.12
정치인의 말을 액면 그대로 믿어서는 안 된다는 건 누구나 안다. 한 국회의원은 기자에게 “정치인 말은 90%가 거짓이다. 10%만 믿어라”고 말하기도 했다. 정치인들이 발신하는 ‘말’은 수사에 불과하고 결국 ‘행동’이 그의 본심을 보여준다는 뜻일 것이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주 가진 신년 기자회견에서 “12.3 비상계엄은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이었다”면서 고개를 숙였다. “국정 운영의 한 축이었던 여당으로서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고도 했다. 1년 하고도 한달이 지나서야 공식적으로 사과를 표명한 것이다. 하지만 장 대표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대해서는 모호한 입장을 취했다. 윤 전 대통령을 직접 거론하지 않은 채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 미래로 나아가겠다”는 표현으로 두루뭉술하게 넘어갔다.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명시하지 않은 것을 두고 엇갈린 평가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진의는 그의 행보를 통해 파악할 수 있을 듯싶다. “계엄
01.09
요즘 문화체육관광부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K-컬처’를 미래 핵심 성장산업으로 키우고, ‘K-관광’ 3000만명 시대를 앞당기겠다는 목표를 전면에 내걸었다. ‘K-컬처 300조원’ ‘K-관광 3000만명’이라는 상징적 숫자는 문화와 관광을 더 이상 개별 정책이 아닌 국가 성장전략으로 관리하겠다는 선언이다. 이 흐름 속에서 문체부는 조직개편을 통해 실행력을 강조했다. 문화는 산업으로 키우되 권리 보호를 기반으로 삼고 관광은 단순한 양적 확대를 넘어 범부처·지방자치단체·민간 협업을 조정하는 체계를 강화하겠다는 방향을 분명히 했다. 이제 관심은 실행 조직으로 옮겨간다. 최근 한국관광공사 신임 사장에 광고·마케팅 분야 전문가가 임명됐다. 문체부는 글로벌 시장 경험과 전략실행 역량을 강조하며 ‘K-관광 패러다임 전환’과 방한 관광객 3000만명 조기 달성에 대한 기대를 밝혔다. 특히 오랜 공석 끝에 사장이 임명됐다는 점에선 환영할 만한 일이다. 관광을 알리는 역량은 중요하다. 인바
01.08
‘자강불식(自强不息)’. 중소기업인들이 올해 경영환경을 전망하며 뽑은 사자성어다. 스스로 힘써 쉬지 않는다는 뜻이다.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도 멈추지 않고 스스로 경쟁력을 키워나가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그만큼 올해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우리는 지금 ‘대전환의 시대’ 한가운데 서 있다. 인공지능(AI)과 딥테크의 비약적인 발전은 산업경계를 허물고 있다. 지정학적 갈등, 저성장, 내수침체 등 국내외불확실성은 여전하다. 이 와중에도 지난해 수출이 사상 처음으로 7000억달러를 돌파했다. 일본을 제치고 세계 5위 수출국에 올랐다. 중소기업 수출도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마냥 좋아할 일은 아니다. 반도체 쏠림이 심하다. 전체 수출의 약 24.4%를 반도체 하나가 담당하고 있다. 반도체 업황이 꺾일 경우 한국경제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 중소기업 수출도 마찬가지다. 화장품과 중고차에 편중돼 있다. 미국과 중국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여전히 높아 지정학적 위험요
01.07
6.3 지방선거를 불과 5개월 앞두고 전국이 행정통합 열기로 들썩인다. 이재명 대통령의 한 마디에 불붙은 충청 행정통합 논의는 호남으로까지 확산됐다. 이런 와중에 행정통합에 가장 앞서 가던 부산·경남은 선수가 아니라 멀리서 지켜보는 관중처럼 느껴진다. 부산시와 부산경남 행정통합 공론화위원회(공론화위)는 5일, 지난해 말 시·도민 4047명을 대상으로 한 최종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53.65%가 통합에 ‘찬성한다’고 응답했다. ‘반대한다’는 29.2%였다. 그런데도 시·도민의 실제 분위기는 충청권이나 호남권과는 사뭇 다르다. 여론조사와 달리 시민들의 반응은 의외로 시큰둥하다. 통합에 대해 긍정적으로 이야기하는 사람을 찾아보기가 어려울 정도다. 공무원 사회도 마찬가지다. 찬성여론을 끌어내기 위해 3년을 기다리며 활시위를 당겨온 단체장들 역시 심드렁한 것 같다. 해외 순방 중이긴 하지만 평소 SNS로 할 말은 하던 박형준 부산시장은 물론, 행정통합 카드를 먼저
01.06
서울의 한 보험설계사 시험장을 찾았다. 여느 대학 강의실보다 넓은, 200석은 훨씬 넘는 규모다. 시험감독관이 입장을 알리자 시험장은 삽시간에 빈틈없이 가득 찼다. 시험은 하루에도 수차례 열리는데 시험장은 매번 가득 찬다. 그만큼 관심이 많다는 이야기다. 보험설계사 시험에 사람들이 몰리는 것은 최근 ‘n잡러’ 열풍과 무관치 않다. 두개 이상의 복수를 뜻하는 ‘n’과 직업을 뜻하는 ‘잡’, 사람을 의미하는 ‘러(-er)’가 합쳐진 신조어다. 생계유지를 위해 본업 외에 부업을 하는 이들을 말한다. 이 가운데 보험설계사 인기가 만만치 않다. 배달이나 택배 같은 육체노동이 아니라는 점과 소속 보험사가 자격증 취득 준비부터 등록, 초기 정착까지 지원해주기 때문이다. 일부 n잡러 신입설계사들이 기대 이상 성과를 거두자 보험사와 대리점들은 설계사 유치에 열띤 경쟁을 벌이고 있다. 다른 일을 하면서 부업으로 보험설계사를 한다면 수입이 조금이라도 늘지 않을까 기대감은 커지게 된다. 많은
01.05
민주당 정치인들의 부패 논란이 점입가경이다. 김병기 전 원내대표와 강선우 의원이 금품수수 의혹에 휩싸였다. 지역구 지방의원들로부터 거액을 챙겼다는 내용이다. 김 전 원내대표에게는 △부인의 법인카드 부당사용 의혹 △대기업 호텔 숙박권 수수 의혹 등도 제기된 상태다. 경찰은 전재수 의원이 통일교로부터 현금과 명품시계를 받은 혐의도 수사하고 있다. 민주당 소속이던 이춘석 의원은 보좌관 명의를 빌려 주식거래를 한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민주당 정치인의 부패 역사는 뿌리 깊다. 1996년과 2000년 총선을 통해 정치에 입문한 386 운동권 출신들이 제일 먼저 한 일은 정권실세로부터 외제 골프백을 선물 받아 골프에 입문하는 것이었다. 그들이 실세로부터 받은 검은 돈으로 금배지를 달았다는 건 더 이상 비밀도 아니다. 기자가 민주당 정치인의 부패 의혹에 유독 분노하는 건 민주당은 정말 그러면 안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역대 민주당정권은 수많은 시민과 노동자 재야 학생의 희생과 헌신으로 쌓
01.02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 수립을 둘러싼 논쟁이 치열하다. 지난해 12월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바람직한 에너지믹스 1차 정책 토론회’는 원전 찬반론으로 뜨거웠다. 이날 토론회는 제12차 전기본 설계를 위해 마련된 자리다. 에너지 정책의 실질적인 집행을 위한 다양한 의견을 듣는 자리가 마련됐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하지만 문제는 ‘딱 여기까지’라는 점이다. 애석하게도 우리나라 에너지 정책은 이성적으로 담화가 가능한 상태가 아니다. 친원전과 탈원전 프레임이 고착화됐고 각 영역별로 이해관계에 따라 양극화된 지 오래다. 이런 상황에서 정치철학자 존 롤스가 말한 공적이성에 기반한 공론화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에너지 갈등을 해결할 방법은 없을까. 1996년 미국 텍사스주의 전력 공급 계획 수립 과정은 숙의민주주의를 통해 에너지 갈등을 해결한 사례로 꼽힌다. 1996~1998 년 미국 텍사스의 8개 전력회사는 ‘숙의 여론조사’ 방식으로 의견을 수렴했다.
12.31
2025
요즘 정치권에서 가장 흔하게 들을 수 있는 말 가운데 하나가 “대선에서 이겼다”는 표현이다. 우리가 이겼는데 왜 상대에게 양보해야 하느냐라는 뉘앙스가 깔려 있다. 야당 역시 “대선에서 졌다”고 말한다. 하지만 기자에게는 이 말이 자꾸 거슬린다. 선거를 국민의 선택이 아니라 정치 세력 간 승부로만 받아들이는 듯해서다. 민심과 반하는 선거결과란 존재할 수 없다. 민심이 모여 선거 결과를 만든다. 문제는 선거 이후다. 현재 정치권 행태는 마치 국민과의 대결에서 이긴 듯한 모습을 보여준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으로, 지금 우리 사회의 민의가 어디에 놓여 있는지를 확인하고 공동체가 나아갈 방향을 모으는 과정이다. 그럼에도 “이겼다” “졌다”는 말만 남는다면 선거를 권력쟁취의 수단으로만 바라보는 단견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 단견은 오만으로 이어진다. 정치학자 로버트 달은 민주주의의 핵심 조건으로 ‘경쟁’보다 ‘포용’을 강조했다. 다수의 선택은 소수의 배제를 정당화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12.30
정부는 장애인의 건강권과 의료접근성을 개선하기 위해 장애인의 보건의료 건강 재활 등을 포괄하는 종합계획안을 수립하고 있다. 2017년 12월 ‘장애인건강권 및 의료접근성보장에 관한 법률’ 시행 이후 8년만이다. 계획안 마련이 늦은 만큼 기대가 크다. 장애인의 입장에서 효율적인 건강보건관리 방안이 최종 세워지길 바란다. 보건복지부는 23일 ‘제1차 장애인 건강보건관리 종합계획’에 대한 공청회를 열고 의견을 수렴했다. 복지부의 종합계획안은 장애인이 아플 때 편하게 의료기관을 이용하고, 충분한 재활을 통해 회복해 지역사회로 복귀하며, 2차 장애를 예방하고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도록 지원한다는 목표를 담고 있다. 장애인 의료사업을 다수 수행하는 ‘장애친화병원’(가칭)을 2030년까지 8곳 지정해 이들 병원이 중증장애인 우선 진료 등 기능을 맡게 할 계획이다. 장애인이 의료기관에 갈 때 이동 접근성을 개선하기 위해 휠체어 탑승 차량 등 특별교통수단에 대한 지원을 늘린다. 퇴원 후 거
12.29
지금도 미디어에 자주 등장하는 정치인과의 자리였다. 꽤 오래 정당을 출입한 기자가 당시 당의 내부를 지적하며 “이런 식으로 가다 진짜 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간을 잔뜩 찌뿌린 그는 “당 사람도 아니면서 다 아는 것처럼 말하지 말라”면서 “우리가 알아서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기저기서 비슷한 지적을 많이 받은 터에 짜증이 났던 모양이다. 그 당은 이후 대선에서 ‘알아서’ 정권을 내줬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거대 양당이 내부 결속 다지기에 힘쓰고 있다. 민주당은 권리당원 1인1표제로, 국민의힘은 정당공천 당심 비율을 70%로 올리는 안을 논의 중이다. 정치적 함의가 상당한 변화다. 당의 주인인 당원을 제대로 대접한다는데야 반론이 있을까만 물이 증발하고 소금만 남으면 같은 양이라도 짠맛이 더해지는 것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국민의힘은 정권을 잃고도 아직 정신을 못 차린 것 같다. 비슷한 생각의 우리 편만 남기고 나머지는 밀어내겠다는 신호가 계속된다. 여
12.24
“사고를 우려해 산업안전보건법 등 이중삼중의 안전장치를 만들었지만 하나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돈만 벌면 된다는 이기심과 안전 불감증으로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이 사고가 반면교사가 되길 원한다고 말하고 싶지만 거듭된 사고로 그런 말하기도 어렵습니다.” 지난 2021년 시내버스 승객 9명이 숨지고 8명이 다친 ‘광주 학동 철거 건물 붕괴사건’ 재판장이 우리 사회에 던졌던 질책이다. 엄중한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공사 중인 아파트 38층부터 23층이 한꺼번에 무너진 중대사고로 6명의 소중한 생명을 또다시 잃었다. 이 사고 역시 앞선 사고처럼 기본을 지키지 않은 안전 불감증이 문제였다. 사고 이후 광주시는 건축물 안전관리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건축안전자문단’을 운영하고 ‘안심도시’를 만들겠다고 요란을 떨었다. 올해만 대형 공사장에 대해 15차례 안전 점검을 실시하고 안전 도시를 강조했다. 하지만 지난 11일 광주시가 발주한 공공 도서관 신축공사장에서 철골이 무너지면
12.23
인사는 만사라고 했다. 공무원 인사는 더 그렇다. 공직사회에 향후 정책방향을 제시하는 나침반이기 때문이다. 6개월 전 이재명정부가 출범했다. 국민은 내란사태에 책임을 물었고 정권교체를 선택했다. 이재명정부 출범 뒤 경제부처의 맏형인 기획재정부에서도 국장급 이상 고위급 인사가 몇 차례 있었다. 하지만 인사결과가 정권교체 정신에 역행한다는 지적이다. 윤석열정부에서 정치·지역적 배려 등 인사특혜를 받은 고위직 공무원들이 다시 승승장구하고 있어서다. 최근 핵심보직국장에 임명된 ㄱ국장 사례가 그렇다. 그는 윤석열정부가 출범하자 인사비서관실 행정관으로 파견됐다. 검찰출신 이원모 인사비서관과 함께 근무하면서 공공기관·부처 파행인사의 실무자 역할을 했다. 이후 경제부총리 비서실장을 거쳐 곧바로 예산실 핵심국장으로 고속 승진했다. 정권교체 뒤 다른 예산실 국장 3명과 함께 대기발령을 받았다가 이번에 핵심보직 국장으로 복귀했다. 또 다른 핵심국장으로 임명된 ㄴ국장도 마찬가지다. 2023년
12.22
김민석 국무총리가 20일 전남 국정설명회에서 “이재명정부 임기가 ‘5년이 짧다’는 얘기가 많다”고 하자 국민의힘은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환율, 물가, 수도권 부동산 불안, 기업 체감경기를 들며 “국정현실을 외면한 안이한 판단”이라고 비판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임기 연장에 대한 상상이 아니다”고도 했다. 여기까지는 제1 야당이 논평할 수 있는 수위였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총리의 인식이 국민 다수의 체감과 정면으로 어긋나 있다”는 등 자신들의 논리가 ‘국민 다수’ 또는 ‘전체 국민’인 것처럼 포장했다. 그런데 이 대통령 국정지지율은 집권 이후 꾸준히 과반을 기록하고 있다. 국민의힘의 ‘통일교 특검’ 요구에 대한 더불어민주당의 논평도 ‘국민’과 ‘강성지지층’을 구별하지 못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을 두고 특검을 도입하자며 연일 생떼를 부리고 있다”며 “통일교 관련 의혹은 정권탈취에 혈안이 된 국민의힘과 이권에 눈먼 통일교의 정교 유착에서 비롯되었음을
12.18
사상 처음으로 코스피지수가 4000선을 돌파한 10월 27일, 시가총액이 3325조원을 기록했지만 수도권 아파트 총액 4466조원에는 한참 못미쳤다. 서울 아파트 가격만 합친 시가총액은 11월 기준 1800조원을 넘어섰다. 1년 사이 193조원, ‘강남3구’에서만 109조원 증가했다. 그동안 정권별로 5~10회 정도의 부동산 대책이 나왔다. 문재인정부에서는 무려 28회 대책이 쏟아졌고 이를 모두 합하면 100회에 달하는 크고 작은 정책 변화가 이루어졌다. 하지만 서울, 특히 강남권에서는 효과가 제대로 나타나지 않고 있다. 토지공개념 도입 목소리가 다시 나오는 이유다. 찬반 논란에 갇혀 있던 토지공개념을 현대적 제도로 개편할 때라는 주장이 공론장에 올라왔다. 최근 조 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부동산 공화국과 강남불패 신화를 해체하기 위한 근본처방인 토지공개념을 입법화해야 한다”고 먼저 불을 지폈다. 토지공개념은 역대 정권에서 이미 조금씩 모습을 드러냈다. 박정희정부는 집값이
12.17
최근 서울 양천구 신정동 양천구보건소 별관을 방문했다. 지난 3월 문을 연 곳인데 1층에 들어서자마자 처음 보는 기구가 눈길을 끌었다.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이 몸무게를 잴 수 있는 저울이라고 했다. 나이 50이 넘도록 본인의 정확한 키를 알 수 없었다는 장애인 당사자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기에 휠체어에 앉은 채로 몸무게를 재는 저울이 예사롭지 않게 보였다. 또다른 ‘신박한’ 기계도 있었다. 하체에 힘이 없는 힘든 장애인이 앉은 상태에서 체성분을 측정하는 기계였다. 기기 위에 선 상태에서 손으로 측정기를 잡는 대신 앉아서 팔에 두르는 형태다. 양천구 주민만 이용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보건소 관계자들은 “일단은 그렇지만 희망하는 시민이 있다면 연락해달라”고 말했다. 반가웠다. 한편 아쉬웠다. 성동구에서 공공 재활의원을 만났을 때도 비슷한 느낌이었다. 구로구 장애인 치과를 방문했을 때도 같았다. 전국 지자체가 보건소를 운영하고 있고 주민들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