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7
2025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과 정권교체 이후 치르는 첫 국정감사(국감)가 거대양당의 강대강 대치로 파행을 거듭하면서 부작용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여야가 설정한 국감 공격 대상인 피감기관은 긴장하는 반면 다른 피감기관들은 상대적으로 느슨한 국감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에 따라 피감기관들 사이에서는 쟁점이 많은 피감기관과 같은 날 감사를 받는 ‘국감 운’, 예상치 못한 대치로 국감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 ‘파행 운’을 거론하며 속으로 웃는 상황이 적잖게 회자되고 있다. 상임위마다 10여일정도로 진행하는 국감의 피감기관이 800여개에 달하다보니 ‘하루만 버티자’는 피감기관들이 많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 국감이 정기국회 기간에 치러지면서 예산심사가 부실해지는 연쇄 부작용도 낳고 있다. 분리국감이나 상시국감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17일 더불어민주당 핵심관계자는 “이번 국감은 내란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것으로 여야가 대치국면으로 갈 수밖에 없다”
▶1면에서 이어짐 모 의원실 관계자는 “상임위에서 세부 사업을 하나하나 심사하는 것은 시간적으로 가능하지 않고 의원들도 큰 관심이 없다”고 했다. 국회가 심도 있는 예산안 심사를 위해 정부의 예산안 제출 시기를 9월 1일로 한 달 앞당겼지만 실제 투입되는 국회 심사 강도와 기간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국회 입법조사처의 ‘국정감사의 효과성에 대한 평가 방안’ 용역보고서는 “짧은 감사기간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감사대상 기관수는 감사 의제를 조직화·체계화시키지 못해 국정감사제도 자체를 평가절하 받게 하는 주요한 요인이 되고 있고 일회성, 단기성, 부실감사를 초래하는 주요 원인이 되기도 한다”는 헌법연구자문위의 의견을 인용하면서 “주어진 기간 안에 너무 과다한 수의 기관을 감사대상으로 삼고 있는데 이는 부실감사의 형태로 인식되고 있고, 중복질의, 폭로성 발언, 질의를 위한 질의의 내용으로 효과적인 감사로는 미흡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정기회 기간 중에 국정감사를 실시해
10.16
더불어민주당 이해식 의원은 검찰개혁으로 경찰의 비대화를 우려하는 목소리에 “경찰을 통제하고 권력기관 간의 견제와 균형을 이룰 장치를 둬야 한다”면서 검찰에게 보안수사권이나 보안수사요구권, 수사지휘권 중 어느 것을 부여할지를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김 의원은 서울 강동구청장(3선)을 지내고 재선의원으로 줄곧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전문영역을 구축해온 행정전문가다. 이재명정부 국정기획위에서 정치행정분과장을 담당했다. 정청래 지도부에서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 의원은 과거 경찰의 권력 비대화로 빚어졌던 ‘박종철 고문 치사사건’을 소환하며 ‘국민들의 걱정’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그는 국정기획위에서 그린 ‘자치경찰제 시범실시 지역을 ‘전북’으로 정하고 이후 성공할 경우 확대실시하겠다‘는 계획을 설명하면서 주요 쟁점인 ‘지구대 파출소’에 대해서는 자치경찰에 넘기는 게 적절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또 이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이 후보시절 광장에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에서 당내 경선을 위한 무더기 당원 가입 의혹이 불거지면서 우리나라 ‘유령 당원’에 대한 논란이 재부상하는 모습이다. 특히 민주당이 전수조사 결과 5만4000명의 중복 당원이 확인되기도 했다. 15일 조승래 민주당 사무총장은 브리핑을 통해 “전화번호, 주소지, 계좌 등 중복 여부를 검색해서 5만4000명의 중복데이터를 현재 확인했다”면서 “특정 음식점을 중심으로 해서 다수의 당원이 주소지가 돼 있는 사례도 이미 확인됐고 최근에는 어느 지역에서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많은 당원들 주소가 이전돼 있는 것들도 확인됐다”고 했다. 민주당은 이와 별도로 내년 지방선거를 위해 입당해야 하는 마지막 시점인 지난 8월에만 새롭게 당원에 가입한 사람이 40만명에 이르고 이에 대해 17개 시도에 위법 여부를 조사하도록 지시해 놓은 상태다. 조 총장은 내일신문과의 통화에서 “총선이나 대선보다는 플레이어가 많은 지방선거에서 당원들이 대거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했다.
10.15
노사 5단체가 26년 만에 사회적 대화에 나섰다. 민주노총이 1999년 노사정위원회에서 탈퇴한 이후 처음이다. 15일 우원식 국회의장과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회장,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등 노사 5단체 대표들은 국회 사랑재에서 국회 사회적 대화 공동선언식을 갖고 ‘사회적 대화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6개 항으로 돼 있는 공동선언문을 통해 이들은 “복합위기 극복을 위해 ‘국회 사회적 대화’라는 틀을 마련해 성실히 논의를 지속해 나간다”며 “의견 차이보다는 공통의 이해 기반을 바탕으로 모든 형태의 사회적 대화와 협의를 상호 존중하며 보완적으로 발전시킨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진행되고 있는 사회적 대화의 의제와 방식, 운영원리 등을 존중하고 향후 국회 사회적 대화의 운영방향 및 제도적 발전방안을 논의해 함께 마련한다”며 “다양한 의제와 참여 주체를 발굴해 실효성 및 저변 확대를 적극 추구한다”
▶1면에서 이어짐 ‘일 가정 양립을 통한 워라밸 실현’이나 ‘저출생 고령화 문제 대응’ 등 추가 과제는 조만간 논의대상에 오를 전망이다. 국회 사회적 기구의 법제화를 위한 국회법 개정도 추진된다. 이미 발의된 국회법 개정안을 보면 사회적 대화기구에서 결과가 도출되면 소관 상임위가 관련 안건을 처리할 때 내용과 취지를 존중하도록 했다. 또 국회의장이 정부에 합의내용을 전달하면 이에 대한 조치 결과를 국회에 보고하도록 의무화했다. 국회 차원에서 사회적 기구 운영과 관련한 예산과 행정적 지원이 가능하도록 규정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국회의장실은 “국회 사회적 대화기구는 의제별 협의체를 거친 주제들의 국회 본회의 합의문 채택을 추진한다는 목표”라며 “국회 사회적 대화 전담 지원 조직 구성 등의 관련 예산도 내년부터 확보해 국회가 명실상부하게 사회적 대화의 한 축을 담당할 예정”이라고 했다. 우 의장은 지난해 6월 취임 직후 경제 5단체를 방문해 국회 사회적 대화 플랫폼을 제안했
국정감사와 결산심사에서 국회의원들이 지적한 ‘시정요구’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화려한 국감장과 결산 상임위에 주력하고는 ‘사후관리’는 관심 밖으로 밀어놓고 있는 셈이다. 그러다보니 피감기관들이 시정요구에 대한 개선에 관심을 덜 갖게 돼 결과적으로 같은 문제가 계속 지적되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국회 예산정책처가 지난해 제기된 ‘2023년 회계연도 결산 국회 시정요구사항’에 대해 올해 정부가 제출한 조치결과를 분석한 결과, 전체 시정요구 2319건 중 20%인 464건이 조치 미완료 상태로 남아있다. 이는 정부가 지난 1월 ‘조치결과’를 제출한 이후 올 4월말 기준으로 조치결과를 재점검해 5월에 ‘후속조치 결과’를 추가로 국회에 보내온 결과다. 결산 시정요구 사항에 대해 조치를 완료하지 못한 비율은 2019회계연도 16.4%, 2020회계연도 18.4%, 2021회계연도 17.0%, 2022회계연도 17.4%로 매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
더불어민주당이 권리당원 중 5만4000명이 중복 가입한 것을 확인하고 이를 시도한 공직 출마예상자의 경우엔 출마 자격을 박탈하기로 했다. 15일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은 최고위원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5만4000명의 중복데이터를 현재 확인했다”며 “특정 음식점을 중심으로 해서 다수의 당원이 주소지가 돼 있는 사례도 이미 확인됐고, 최근에는 어느 지역에서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많은 당원들 주소가 이전돼 있는 것들도 확인됐다”고 했다. 진종오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달 30일 기자회견을 통해 “민주당 소속 서울시 김 경 위원장이 특정 종교단체 신도 3000명의 개인정보를 확보해 이를 (오는) 2026년 민주당 경선에 활용하려 한 정황이 드러났다”고 했다. 진 의원은 확보한 당원으로 내년 지방선거 당내 경선에서 김민석 국무총리를 당선시키려 했다는 취지의 녹음 파일도 공개했다. 조 총장은 “부당한 선거권 행사 시도에 대해선 당원권 자격정지 등을 통한 조치하겠다”며 “만약 공
10.14
정치적 양극화를 해소할 해법으로 전문가들은 거대양당 구도 해소(다당제), 사회적 대화, 공론화 등을 제시했다. ‘목소리가 큰’ 강성지지층이 과다 대표되면서 거대 양당이 갈등의 진원지가 됐다는 점엔 이견이 없었다. 정치적 양극화를 해소할 책임도 국회에 있는 이유다. 다만 정치권이 변화를 거부하고 있는 만큼 시민사회가 사회적 대화나 공론화 등 다양한 방식으로 극단화된 정치권을 압박해 ‘정상화’ 쪽으로 방향을 틀게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들이 제기됐다. 12일 내일신문과의 인터뷰에 참여한 5명의 전문가들은 실제 우리나라 갈등수준이 과거에 비해 강화됐다기보다는 정치적 양극화와 유튜브·언론 등의 확대재생산으로 ‘체감 갈등’이 크게 커졌다고 느끼게 됐다고 봤다. 김만흠 전 국회 입법조사처장과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한국선거학회장)는 ‘거대 양당의 독점체제와 이를 보장하는 법적 카르텔’에서 정치 양극화의 원인을 찾았다. 여기에 더해 김 교수는 ‘정치 고관여자들의 과다대표
전문가들은 공론화를 만병통치약으로 보지 말 것을 주문했다. ‘시민의회’와 같은 방식의 공론화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스스로 하고 싶은 것을 추진하거나 하기 싫은 것을 좌초시키는 ‘수단’으로 삼는 등 부작용도 경계했다. 상황따라 만들어지는 공론화는 오히려 불신을 낳아 더욱 갈등을 부추길 수 있다는 진단도 나왔다. 따라서 공론화는 아주 명확하고 단순한 선택지 중에 고르는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 또 국회와 국민들 속에서 충분히 논의되고 있는 사안이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실패의 길을 걷는다’는 게 김상균 서울대 명예교수(국회연금특위 공론화위원장)의 조언이다. 이태호 참여연대 운영위원장은 공론화를 시민단체 주도로 하더라고 결국은 정치권에서 ‘대표권’을 인정해줘야 하고 그래야 법제화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정치권과의 상호작용’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시민들의 압박이 있더라도 결국은 정치권에서 스스로 양극화를 해소하는 등 토론을 회복해야 한다는 얘기다. 김춘석 한국리서치 공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운영하는 중소기업 계약학과 제도운영도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구자근 의원(국민의힘·구미시갑)이 중기부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중소기업 계약학과 의무기간 미준수가 20%에 이르렀다. 2019~2023년 5년간 졸업 이후 의무근무 대상 3534명 중 708명(20.0%)이 의무근무 기간을 준수하지 않고 학위만 취득 한 후 퇴사한 것이다. 사업에 참여하는 대상은 학위취득 후 참여유형에 따라 1~2년 동안 해당 업체에 의무적으로 근무해야 한다 . 교육부는 ‘산업교육진흥법’에 따라 대학과 기업이 계약을 맺어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계약학과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중기부는 ‘중소기업 인력지원특별법’에 따라 중소기업 재직자를 대상으로 인력난 해소, 장기근속 유도 등을 위한 중소기업 계약학과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정부는 이 사업에 연간 150억원 이상을 투입하고 있다. 2026년 정부안에는 164억원으로 증액 편성됐다
10.13
이재명정부는 법정기구인 국가시민참여위원회를 만들어 ‘공론화’를 제도적으로 보장할 예정이다. 정부는 법률과 조직, 예산 등으로 뒷받침하고 시민단체 등에서 의제를 제안하는 방식이 채택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나라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한국형 공론화’ 시도라고 할 수 있다. 관건은 중립성, 독립성, 투명성 확보다. 또 사안에 따라 적절한 공론방식을 선택해야 하는 것도 과제다. 마을부터 정부까지 상설공론기구를 통한 숙의공론절차로 국민통합을 만들어내겠다는 이재명정부의 복안이 현실화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3일 이재명정부 국정기획위 백서에 따르면 가칭 ‘국가시민참여위원회’는 부처별로 분산돼 있는 시민참여, 숙의, 민주시민교육, 시민사회 협력 업무를 통합해 활성화하고 장기적인 발전계획을 수립, 실천하는 전담기구다. 국가 주요 의제에 따라 구성되는 의제별 공론화위원회인 가칭 ‘국민공회’도 이 위원회에서 운영한다. ‘시민참여와 숙의 및 시민사회 활성화에 관한 기본법’(시민참여기본법)
송옥주(사진) 의원은 “최근 농산물의 온라인 거래 비중이 급증했고 대형마트가 도매시장을 거치치 않고 산지 직거래를 통해 유통단계를 크게 단축했다”면서 “1990년대말 외환위기 이후 산지유통비용은 제자리걸음을 반복한데다 유통단계가 줄어들었지만 소매유통비용이 증가하고 농산물 값이 상승한 이유는 온오프라인 소매유통시장의 독과점 구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유통단계 축소와 온라인 직거래 확대로 소비가 가격 인하 여지가 생겼지만 소비자가격은 오히려 치솟고 있는 것은 온·오프라인 소매유통시장이 일부 기업들에 의해 좌우되는 독과점 탓이라는 얘기다. 그러면서 송 의원은 지난해 말 쿠팡은 유통업계 최초로 매출 40조원을 돌파했고 신세계그룹은 35조6000억원으로 그 뒤를 바짝 잇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롯데쇼핑(14조원), 네이버쇼핑(10조7000억원), 카카오(7조9000억원), 홈플러스(6조4000억원) 등을 멀찌감치 제쳐놨다. 온오프라인 거대 기업이 매출액의 3분의 2 가량을 차지
유통비용이 농산물 가격의 절반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유통비용 중에서도 절반은 소매유통비용이 차지하고 있어 이마트 쿠팡 등 독과점으로 운영되는 온오프라인 소매유통의 가격 상향조정이 장바구니 물가를 급등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는 이재명 대통령의 유통구조 질책과 연관돼 있는 것으로 공정당국의 행보가 주목된다. 13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 소속 송옥주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화성시갑)이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농산물 전체 가격 중 유통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 2023년에 49.2%로 절반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998년 39.8%에서 2003년 43.7%, 2013년 45.0%에서 가파르게 높아진 것이다. 유동 단계별 비중 변화를 보면 전체 농산물 가격 중 차지하는 비중이 출하단계 유통비중의 경우 9.3%에서 9.5%로 25년간 거의 변화가 없었지만 도매단계 유통비용은 9.7%에서 14.5%로 4.8%p 상승했다.
지난달 23일부터 이틀간 첫 입법박람회가 열렸다. 주제는 ‘국민참여로 열린 길, 입법으로 여는 미래’였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다양한 국민들의 의견과 해법을 한자리에 모으는 소통의 장”이라고 소개했다. 국회사무처에 따르면 국회의원 의원연구단체 정당 정부부처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시민단체 등 121개 기관·단체가 106개의 우수 입법·정책 홍보부스를 운영했고 시민들은 46개의 입법제안을 제출했다. 약 60명의 시민위원들이 주요 민생현안에 대한 입법과제를 도출하고 입법을 촉구한 ‘민생시민의회’가 시도됐고 ‘국가예산 안내센터’에서는 117건의 참여예산이 접수됐다. 행사가 끝난 후 국회사무처는 “수만명의 국민들이 국회에 방문해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공식 홈페이지 누적 방문자수가 약 59만명에 달하는 등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이 행사는 그리 주목받지 못했다. 국회는 초중고교에 ‘현장학습’으로 활용해달라는 공문까지 보냈지만 학생들은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민주노총이 참여하는 사회적 대화가 입법부 주도로 오는 15일 출범한다. 이 사회적 대화는 ‘합의’가 아닌 ‘대화’를 전제로 타협에 나선다는 게 특징이다. 합의에 이르지 않아도 괜찮다는 ‘열린 공간’을 만들어 놨다. 다만 합의가 이뤄진다면 합의가 된 부분만 법제화에 나설 생각이다. 13일 국회의장실 핵심관계자는 “오는 15일에 사회적 대화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선언이 예정돼 있다”며 “5개 단체 수장들이 모여 사회적 대화 참여를 선언하게 된다”고 했다. 이날 선언문에는 ‘성실하게 대화에 임하겠다’는 다짐이 포함될 전망이다. 국회의장 주도의 사회적 대화엔 대한상공회의소,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중소기업중앙회,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노동조합총연맹 등 5개 단체가 동시에 참여한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이탈했던 민주노총이 26년만에 대화의 자리에 참여한다는 점에서 주목받기도 했다. 하지만 민주노총이 참여 결정은 애초 계획보다 6개월정도 미뤄지는 등 진통을 겪었다. 내부 동의절
국민들은 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 정치권에서는 수용할 공간을 열어놓지 않고 있다. 문재인정부의 ‘국민청원’이나 윤석열정부의 ‘국민제안’은 토론 없는 일방적 소통에 그쳤다. 국회의 국민동의청원 역시 찬밥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대화 부재의 정치권이 국민과의 소통 부재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이는 ‘무차별적 혐오’로 옮겨 붙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10일 한국행정연구원이 지난해 8월 1일~9월 30일까지 케이스태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825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사회통합실태조사에서 국회와 국민간의 소통에 대해 69.1%가 부정적으로 답했다.(전혀 이뤄지지 않는다 27.8%+별로 이뤄지지 않는다 41.3%) 중앙정부와 국민들의 소통에 대해서는 58.9%(전혀 이뤄지지 않는다 19.2%+별로 이뤄지지 않는다 39.7%)가, 지방정부와 국민들의 소통에 대해서는 56.3%(전혀 이뤄지지 않는다 10.4%+별로 이뤄지지 않는다 45.9%)가 ‘잘 이뤄지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정부·국회가
10.10
우리나라 공론 조사의 역사는 벌써 20년을 넘어섰다. 시민단체가 주도했던 ‘합의 회의’부터 따지면 30년에 가까워지고 있다. 참여연대 시민과학센터가 1998년 유전자변형식품(GMO)에 대한 정책 제언을 위해 ‘합의 회의’를 처음 열었다. 1999년 유네스코 한국위원회가 주최한 생명복제 합의 회의는 16명의 시민이 3박 4일간 합숙하며 전문가 강의와 자체 토론을 거쳐 생명복제 금지에 뜻을 모았다. 이는 과학기술 정책 결정에 시민이 참여하는 계기가 됐다. 광고를 통해 모집된 시민패널은 대학생, 사회단체, 의사, 광고기획가, 주부, 교사 등 다양한 직업을 갖고 있었고 두 차례에 걸쳐 전문가들로부터 교육을 받고 질의응답, 토론 등을 가졌다. 당시 전문가패널로 체세포복제기술로 한우와 젖소를 복제한 황우석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가 참여하기도 했다. 울산시 북구청은 2004년 음식물 쓰레기를 바로 매립하지 않고 퇴비화하거나 완전 소각한 뒤 잔재물을 매립하는 ‘음식물 자원화’시설 건설사업과
‘공론화’는 ‘같은 편’끼리만 모이는 편향성에서 벗어날 수 있는 해법을 보여줬다. 지난해 이뤄진 국민연금 공론화위원회는 국민연금 제도의 큰 틀인 소득보장(보험료율 12%, 소득대체율 40%)과 재정안정(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50%)을 놓고 어느 쪽에 무게중심을 두고 제도를 재설계할지를 고민했다. 숙의 이전의 1차 조사(493명)와 숙의 이후의 3차 조사를 보면 소득보장론과 재정안정론은 36.9%, 44.8%에서 56.0%, 42.6%로 역전됐다. 소득보장론을 선택했던 이들 중 숙의를 거쳐 36.5%가 재정안정론으로 이동했고 재정안정론을 선택했던 응답자 중에서는 절반이상인 53.4%가 소득보장쪽으로 옮겨갔다. 모름으로 답했던 사람들 중에서는 44%가 소득보장론으로, 43%가 재정안정론으로 흩어졌다. 문재인정부가 들어선 직후인 2017년 7월부터 시작한 ‘신고리 원자력발전소 5호기와 6호기의 건설 재개 여부’를 묻는 공론화에서도 숙의 전후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입법부에 ‘대화와 타협’이 사라졌다. 보수정권이 두 번의 탄핵으로 무너졌고 진보진영으로 정부가 옮겨졌지만 ‘새로운 협치모델’은 나오지 않았다. 유권자들이 두 차례에 걸쳐 ‘절대 과반’ 의석수로 만들어준 더불어민주당은 ‘독주’를 이어갔다. 촛불과 응원봉으로 보여준 유권자와 집단지성의 힘은 ‘국정농단과 내란세력 청산’ ‘검찰개혁’의 동력으로 소모됐거나 활용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민주주의의 틀은 흐릿해졌고 국회 본회의장과 상임위장은 고성과 삿대질 비난 파행으로 점철됐다. 강성지지층만 바라보는 거대양당의 입법부엔 극한대립뿐이다. 완충지대가 없다. 10일 한국행정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8월1일~9월30일까지 케이스탯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825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사회통합실태조사에서 ‘국회를 믿지 않는다’는 대답(전혀 믿지 않는다 34.9%+별로 믿지 않는다 39.1%)은 74.0%에 달했다. 대화와 타협의 부재는 반목과 비방으로 이어졌고 정치의 사법화를 강화시켰다. 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