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주권정부 출범…이재명 “모두의 대통령 되겠다”

2025-06-04 13:00:34 게재

이재명 대통령이 4일 국회에서 취임선서를 하고 제21대 대한민국 대통령에 취임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현충탑 참배 뒤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로텐더홀에서 취임선서를 한 뒤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통합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대선에서 누구를 지지했든 크게 통합하라는 대통령의 또 다른 의미에 따라 모든 국민을 아우르고 섬기는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했다.

이어 “정쟁수단으로 전락한 안보와 평화, 무관심과 무능 무책임으로 무너진 민생과 경제, 장갑차와 자동소총에 파괴된 민주주의를 다시 일으켜 세울 시간”이라면서 “혐오와 대결 위에 공존과 화해, 연대의 다리를 놓고, 꿈과 희망이 넘치는 국민행복 시대를 활짝 열어젖히겠다”고 다짐했다.

8년 전 문재인 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로 인수인계 없이 국정운영을 맡게 된 이 대통령은 일 중심의 효율적 내각을 꾸려 본격적인 국정운영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 대통령은 새 정부 초대 국무총리 후보자로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대통령 비서실장에 강훈식 민주당 의원을 내정했다. 국가정보원장으로는 이종석 전 통일부장관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이날 오후 안보실장 등을 포함해 주요 참모진을 지명할 예정이다.

김 의원은 민주당 수석 최고위원을 지냈고 지난해 총선에선 선대위 상황실장을, 대선에선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아 선거 승리를 이끌었다. 강 의원은 계파색이 옅은 인사로 분류되며 전략·기획 측면에서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 대통령은 총리 후보자와 협의를 거쳐 본격적인 조각에 들어가게 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후보 시절 인사의 기준으로 충직성을 든 바 있다. 국민에게 총구를 들이댄 12.3 내란사태 이후 치러진 조기대선 이후 국가적 혼란을 수습하기 위해선 헌법적 가치를 수호하고 국민 주권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며 국민들을 배신하지 않는 충직함이 제1순위라는 것이다.

특정한 ‘배제기준’을 적용하지 않겠다는 방침도 밝힌 바 있다. 오래 전 실수를 이유로 능력있는 사람이 국민을 위해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받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이 경우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도덕성 등의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험 요인이 될 수도 있다.

한편, 이 대통령의 임기는 이날 오전 6시 21분 개시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이날 오전 전체회의를 열어 대통령 당선을 공식 확정한 데 따른 것이다. 군 통수권 등 대통령의 모든 권한도 이주호 전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으로부터 이양됐다.

이 대통령은 8시 7분경 합참의장에게 북한군 동태 등에 관한 보고를 받은 후 “한미연합방위태세를 근간으로 북한의 동향을 잘 파악하고 빈틈없는 대비태세를 유지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비상계엄 사태 때 군장병이 부당명령에 소극대응한 것을 언급하며 “정말 잘한 일”이라고 치하했다.

이후 인천 계양구 사저에서 주민환송을 받으며 나와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했다. 11시 국회에서 취임선서를 한 후 국회의장 및 여야 정당대표와 환담을 가졌다. 오는 7월 17일 제헌절에 국민이 새 대통령을 임명한다는 취지로 ‘임명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집무 장소는 일단 용산 대통령실로 정해졌다. 빠른 시간 내 청와대 보수 작업을 거친 뒤 이전할 예정이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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