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18
2026
지난 6월 2일 중국 신취업형태연구센터는 ‘2025 중국 블루칼라 취업 연구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생산·물류·서비스 분야 종사자는 2025년 약 4억2700만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유연취업자는 약 2억8000만명으로 추산된다. 2026년에는 그 규모가 3억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유연취업자란 배달기사, 차량호출 운전자, 라이브커머스 종사자, 프리랜서 등 전통적인 장기 고용관계에 의존하지 않는 방식으로 일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이제 중국 노동시장의 주변부가 아니라 중요한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주목해야 할 것은 단순한 규모가 아니다. 그 이면에는 디지털 경제와 플랫폼 경제의 성장으로 새로운 형태의 일자리가 등장했고, 특히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직업관과 경력관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이 담겨 있다. 과거처럼 한 기업에 장기간 근무하는 것이 유일한 선택지가 아니라 스스로 일을 선택하고 여러 수입원을 동시에 확보하는 방식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06.11
최근 라이칭더정부가 제2·제3원전 재가동 가능성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으면서 대만 사회에서 원전을 둘러싼 논쟁이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경제부는 안전성 검증과 법적 절차, 사회적 합의를 전제로 신중하게 접근하겠다고 밝혔지만 논의는 이미 정치권과 산업계, 시민사회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이번 논쟁의 핵심은 단순한 원전 찬반이 아니다. 인공지능(AI) 산업의 급성장으로 전력 수요가 늘어나면서 대만의 에너지 정책 전반이 새로운 시험대에 올랐기 때문이다. 대만은 오늘날 세계 AI 공급망의 핵심국가로 자리잡고 있다. TSMC를 중심으로 엔비디아 AMD 애플 등 글로벌 기술기업들이 대만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으며 생성형 AI의 확산은 첨단 반도체 수요를 폭발적으로 증가시키고 있다. 문제는 AI 산업이 막대한 전력을 필요로 한다는 점이다. 첨단 반도체 공장과 AI 데이터센터는 24시간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요구한다. 이제 전력은 단순한 공공재가 아니라 산업경쟁력을 좌우하는
06.04
중국은 힘을 앞세우기보다 명분으로 천하를 통치하던 문명이다. 주나라의 예악(禮樂), 한나라의 유교, 명·청의 조공체제에 이르기까지 ‘덕으로 먼 곳을 복종시킨다(遠人以德服人)’는 이념을 중시했다. 강압으로 천하를 얻을 수 없고 도덕적 권위와 명분으로 자발적 복종을 끌어내는 통치철학의 역사적 DNA는 21세기 중국공산당의 외교에서도 묻어났다. 이러한 역사적 전통은 코로나19가 확산되던 2020년 이후에 ‘전랑(戰狼)외교’에 거세게 밀려났다. 코로나19의 중국 책임론을 회피하고 공산당 통치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민족주의적 정서를 이용하는 공격적인 외교로 변했다. 중국 관영매체에서 “호주는 중국 신발에 묻은 껌”이라고 한 막말이 대표적이다. 전랑외교의 결과는 참담했다. 퓨리서치센터의 2022년 조사에서 19개 선진국 국민의 중국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68%에 달했으며, 한국(80%) 일본(87%), 호주(86%)에서는 최악의 반중정서가 나타났다. 힘과 강압으로는 천하를 얻을 수
05.28
베이징 미중 정상회담은 충돌과 관계 악화를 피했다. ‘건설적이고 전략적인 안정 관계’라는 새 간판도 달았다. 그러나 핵심 쟁점을 남겨둔 두 정상의 모습은 이 국면이 화해라기보다 관리되는 잠정 휴전에 가까움을 보여준다. 지금 우리가 보는 것은 거대한 전환이 아니라 균열을 안은 ‘섬세한 데탕트’다. 이번 회담에서 양측이 선택한 언어는 ‘관계안정’이었다. 중국은 향후 3년간 미중관계의 전략적 방향을 제시한 회담이었다고 자평했고, 미국도 군사·경제 소통채널 확대를 강조했다. 이란전쟁과 경제 둔화, 공급망 불안 속에서 양국 모두 예측가능성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연출된 무대 뒤에는 구조적 갈등이 남아 있다. 대만문제는 ‘핵심이익’과 ‘현상유지’라는 평행선을 달렸고 반도체, 첨단기술, 희토류 통제, 디지털 인프라 안보도 추가 협의 대상으로 남았다. 미중이 합의한 것은 해법이라기보다 갈등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에서 관리하겠다는 절충에 가깝다. 한반도와 북핵 문제는 이번에도 주변부로
05.21
이번 미중 정상회담은 두 강대국이 극한 대립을 잠시 멈추고 전략적 관리 상태로 돌아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러나 두 지도자의 득실만 놓고 보면 트럼프는 뚜렷한 실리를 얻지 못한 반면 시진핑은 중국이 미국과 국제문제를 함께 논의할 수 있는 대등한 강대국이라는 이미지를 부각했다. 이는 국제사회에서 트럼프의 고립과 미국의 국가 위상 하락을 직접 반영한 것이지만 중국이 오래전부터 활용해온 형세 조성의 협상술과 공산당의 협상원칙이 작동한 결과로 볼 수 있다. 천시 지리 인화 활용해 유리한 형세 만들어 중국은 협상장에 들어가기 전에 먼저 형세를 만든다. 상대가 양보할 수밖에 없는 시간 장소 국내정치 국제여론의 조건을 조성한 뒤 협상을 시작하려 한다. 그래서 중국식 협상은 회담장의 논리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기다릴 수 있는 자와 조급한 자의 차이를 이용하는 시간의 정치, 회담장소와 의전을 통한 상징 연출, 도덕적 명분과 힘의 결합이 함께 작동한다. 이런 점에서 맹자의 천
05.14
다음 차례는 대만일까? 글로벌 지정학 충돌 때마다 등장하는 이 질문은 나름 타당한 이유가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에도, 홍콩 민주화 진압 당시에도 대만은 ‘다음 차례’로 거론됐다. 최근 이란 전선이 장기화되면서 시선은 다시 대만해협을 향하고 있다. 하지만 ‘다음 전장은 대만’이라는 해석은 국제정세를 지나치게 단순화한다. 이 같은 인식에는 두가지 해석이 혼재한다. 하나는 미국이 베네수엘라와 이란을 정리한 뒤 압박의 중심을 대만으로 옮긴다는 ‘전선 이동론’이고, 다른 하나는 미국이 이란에 묶여 있는 틈을 이용해 중국이 대만 압박을 강화할 것이라는 ‘전략적 기회의 창’ 논리다. 그러나 전자는 현실성이 낮고, 후자도 전면전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중국의 기본 접근은 단기 결전이 아니라 장기적 압박과 영향력 확대에 있다. ‘상시 위기’에서 ‘관리된 경쟁’으로 중동과 대만은 구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호르무즈 해협이 에너지의 병목(choke point)이라면, 대만
05.07
세계 최고 수준의 전동화 및 지능형 기술을 과시한 2024년 4월 베이징모터쇼 이후 미국 자동차 업계는 중국 자동차 기업을 심각한 위협으로 보기 시작했다. 작년 판매량에서 비야디(BYD, 460만대)와 상하이자동차(451만대)가 미국 2위 기업인 포드(440만대)를 추월했으며, 중국은 일본을 제치고 세계 1위 자동차 수출국이 되었다. 자동차 산업의 주도권이 미국에서 중국으로 이동했다는 사실이 이제 더 이상 부정될 수 없게 된 것이다.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미국 시장 진입을 허용해서는 결코 안된다고 경고했다. 네가지를 그 이유로 들었다. 첫째, 중국 전기차 업체는 중국정부의 막대한 직접 지원과 보조금 덕분에 가격 경쟁력을 갖게 됐다. 즉 중국 정부가 보조금을 철폐하지 않는 한 미국 기업은 중국 기업과 공정하게 경쟁할 수 없다는 것이다. 둘째, 전기차에는 카메라·센서·통신장치가 많아 대규모 데이터 수집과 사이버 보안 위험이 생길 수 있
04.30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은 현재 파키스탄의 중재 아래 한차례 종전협상을 가졌다. 협상 테이블에는 이란의 핵 및 미사일 프로그램 폐기, 미국의 대이란 경제제재 해제, 전후 복구 문제, 그리고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과 같은 쟁점들이 올라왔다. 이 전쟁은 지역적·국제적 차원에서 심대한 구조적 파장을 초래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비확산 문제나 이란 체제 변화뿐만 아니라 중동질서의 재편, 역외 행위자로서 미국과 중국의 위상 재조정, 나아가 미국의 신뢰성 약화 및 대서양 동맹의 결속력 저하 등 기존 국제질서 전반에 걸친 변동이 예견된다. 이 전쟁의 궁극적 승리자가 중국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첫째, 전후 중동질서 재편 과정에서 중국의 역할에 대한 수요가 구조적으로 증대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정밀 타격과 전략자산 투사를 통해 이란의 핵 및 미사일 관련 인프라를 상당 부분 무력화했으며, 이란이 지원하는 헤즈볼라 등의 무장 네트워크도 약화시켰다. 이란의 군사적 역량
04.23
지난 2월 말부터 시작된 중동전쟁으로 인해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마비되면서 중동의 원유 수입에 의존하던 국가들이 오일쇼크를 겪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일본 한국 등을 거론하며 중동원유가 절실한 나라가 호르무즈 해협 통행 해결에 나서라고 하기도 했다. 동북아 3국 중 중국은 전체 에너지 구조 중에서 중동산 원유가 차지하는 비중이 한국이나 일본보다 훨씬 낮다. 원유 70% 이상을 해외 수입에 의존하지만 석탄 원전 재생에너지 등 다른 에너지원을 포함한 에너지 자급률이 85%(중국측 발표)에 달해 한국의 22.1%나 일본의 15.2%에 비해 상당히 높다. 중국의 높은 에너지 자립도는 석탄 등 풍부한 부존자원과 함께 일관된 정책이 더해진 결과다. 2006년 수입 에너지가 전체 에너지의 20%에 달하면서 위기의식을 느낀 중국은 2016년 에너지 자급률 80%를 목표로 삼았다. 2021년에는 시진핑 주석이 “에너지 밥그릇을 자기 손에 단단히 쥐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04.16
중동전쟁에서 촉발된 에너지시장 불안정이 동아시아 경제에 새 국면을 가져오고 있다. 시장이 반영하는 것은 수급 압박이 아니라 ‘공급 단절 가능성’이다. 특히 호르무즈해협을 둘러싼 긴장은 상징적이다. 세계 원유 수송의 약 20~30%가 이 해역을 통과하며 그 파장은 중동에 머물지 않고 동아시아를 비롯한 세계경제 전반으로 번진다. 중요한 것은 가격 수준이 아니라 그동안 당연시돼온 ‘지정학적 안정에 기반한 공급 구조’가 흔들린다는 점이다. 기업 현장에서도 조달 안정성과 운송 경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는 효율성을 전제로 한 조달 방식에서 리스크를 반영한 조달 방식으로의 전환, 곧 ‘저스트 인 타임(Just in Time)’에서 ‘저스트 인 케이스(Just in Case)’로의 전환이다. 이 변화가 주는 시사점은 중국에 특히 크다. 중국의 전체 에너지 자립도는 약 80~85% 수준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중국은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이고 수입 의존도도 70%를 넘는다. 외부 충격에
04.09
이란전이 시작된 이후 유가상승과 수요감소는 중국 경제에 상당한 하방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유가 25% 상승은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약 0.5%p 하락시키는 것으로 추정된다. 경기침체 위험을 선제적으로 불식하기 위해 중국정부는 약 4개월 분(12억~13억 배럴) 규모의 전략비축유 및 상업용 재고를 활용해 유가상승을 억제하고 있다. 그러나 전쟁이 장기화돼 내수가 살아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수출까지 위축되게 되면 지난달 양회(兩會)에서 제시된 1991년 이후 가장 낮은 GDP 성장률 목표치인 4.5~5.0%를 달성하지 못할 수도 있다. 중국은 우리나라와 일본에 비해 유가상승의 충격을 덜 받고 있다. 2010년대부터 중국은 에너지안보와 탄소중립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기 위해 에너지 구성에서 화석연료 비중을 줄이고 신재생과 수력을 비롯한 친환경 연료 비중을 늘려왔다. 친환경 에너지산업이 꾸준히 성장하면서 2025년 비화석 연료의 비중(20%)이
04.02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군사행동이 한달 넘게 이어지는 가운데, 유독 중국의 태도는 의외로 조용하다. 격한 비난도, 실질적 개입도 하지 않는다. 국제법을 언급하며 자제를 촉구하는 원론적 메시지만 반복된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중국의 영향력 한계 또는 책임 회피라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이 ‘침묵’을 단순한 무기력으로 읽는다면 이는 중국 외교의 핵심을 놓치게 된다. 지금의 침묵은 무능이 아니라 치밀한 계산에 가깝다. 중국의 침묵은 세 가지 얼굴을 갖고 있다. 외교적 중립, 전략적 모호성, 그리고 사실상의 방관이다. 원칙을 말하되 편은 들지 않는다. 입장을 밝히되 해석의 여지를 남긴다. 또한 자국 이익을 직접 침해하지 않는 한 개입을 자제하며 관망한다. 이 세 가지는 별개로 작동하지 않고 상황에 따라 배합이 달라진다. 침묵을 통해 중국은 오히려 행동의 폭을 넓히는 것이다. 과거 사례도 이를 뒷받침한다. 2003년 이라크 전쟁 때 중국은 미국을 비판했지만 개입하지 않았다. 러시
03.26
양안관계를 둘러싼 가장 근본적이면서도 도발적인 질문은 단순하다. “미국은 과연 유사시 대만을 방어할 것인가.” 이 질문은 수십 년간 미·중·대만 삼각관계의 균형을 지탱해 온 전략적 모호성이라는 거대한 함의 아래 유보되어 왔다. 미국은 대만을 돕겠다는 확신도, 돕지 않겠다는 단정도 하지 않음으로써 중국의 침공과 대만의 독립 선언을 동시에 억제해 왔다. 그러나 최근 대만 사회에서 분출되는 여론의 흐름은 이 안보적 가설이 더 이상 추상적인 담론 영역에 머물 수 없음을 경고한다. 동맹에 대한 신뢰는 이제 구체적인 현실의 시험대 위에 올랐다. 2026년 2월 미려도전자보(美麗島電子報)가 발표한 정례 여론조사 결과는 대만 사회의 안보 인식을 가감 없이 투영하고 있다. 조사결과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응답자의 50%가 양안 전쟁 발생 시 미국의 실질적인 군사 개입 가능성을 회의적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대만 국민의 절반이 미국의 안보공약을 ‘상수’가 아닌 ‘변수’로 인식하기
03.19
2026년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상대로 군사작전을 개시했다. 이 전쟁은 미국이 지난 반세기 동안 중동에서 수행해 온 군사개입 가운데 가장 중대한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그 파급력은 중동지역을 넘어 국제정치 질서 전반에 구조적 변화를 초래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전쟁이 장기화되어 이른바 ‘베트남화’의 경로를 밟을 경우 이는 세계경제에 심대한 충격을 가함과 동시에 미국 패권의 상대적 쇠퇴를 상징하는 사건으로 기록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은 역설적으로 중국의 전략적 입지 확대라는 결과를 동반할 가능성이 높다. 전쟁 발발 직후 중국은 미국의 군사행동을 국제법 및 유엔헌장에 대한 위반으로 규정하고 주권국가 지도자에 대한 표적공격을 강도 높게 비판하는 외교적 공세를 전개했다. 동시에 중국은 이번 전쟁이 글로벌 공급망과 에너지 안보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계산하면서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의 협상 지형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역사적으로 중국과 이란은 전략적 필요에
03.12
한국이 부동산 거품 제거 정책을 추진하면서 강력한 부동산 억제 정책을 펴고 있는 중국 상황을 떠올리게 된다. 한국은 금융과 세제를 통한 수요관리와 신규주택 공급을 통한 부동산 가격관리 정책으로 부동산 재원의 생산적 분야로의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중국은 부동산 개발 기업에 대한 자금공급을 축소하는 2021년 ‘3개 레드라인’ 시행 이후 부동산 의존형 성장모델과의 ‘고통스러운 결별’을 겪고 있다. 한중은 부동산 시장 개혁이라는 목표는 같지만 추진 과정은 서로에게 반면교사가 되고 있다. 한국은 무엇보다 중국이 부동산 안정화 조치 이후 겪고 있는 내수침체가 재현되지 않도록 각별한 노력이 필요하다. 역대 정부가 부동산 규제 이후 내수침체가 오면 부동산 가격 부양에 다시 나서던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 중국이 겪고 있는 내수침체는 부동산 자산가치는 급락(2021년 이후 주요 도시는 20% 내외, 중소도시는 30% 이상)했지만 부채는 그대로 남은 ‘대차대조표 불황’에 기인한 바가 크다.
03.05
2026년 봄, 일본은 대학 졸업시즌을 맞아 대기업들의 신입 초임 인상 소식이 잇따르고 있다. 일부 기업은 초임을 30만엔 안팎까지 올렸고, 인력 부족을 배경으로 청년인재 확보 경쟁이 본격화됐다. 신규 대졸자 구인배수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며 청년층의 ‘구직자 우위’ 현상이 인구 구조 변화에 기반한 구조적 흐름임을 보여준다. 반면 중국에서는 전혀 다른 장면이 펼쳐졌다. 2025년 봄, 국유 대기업 중국핵공업집단(CNNC)은 공식계정을 통해 ‘핵심 채용 포스트 1730개에 119만6273건의 이력서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이후 게시물은 삭제됐고 회사는 ‘1730개 포스트에서 약 8000명을 채용할 예정’이라고 설명을 보완했다. 압도적인 지원 경쟁률은 한 기업의 사례를 넘어 중국 청년 노동시장이 안고 있는 구조적 공급 압력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같은 동아시아, 같은 졸업시즌이지만 한쪽에서는 인재 쟁탈전이 벌어지고 다른 한쪽에서는 이력서가 산처럼 쌓인다. 인구구조와 성장모델의 차이가
02.26
다음 달 초 시작될 2026년 중국 양회(兩會)는 단순한 연례행사가 아니다. 14차 5개년 규획을 매듭짓고 향후 5년 국가 설계도인 ‘15차 5개년 규획(2026~2030, 15·5 계획)’의 원년을 선언하는 전략적 분기점이다. 그러나 도약의 발판이 되어야 할 2025년의 경제성적표는 수사는 화려했지만 산업과 내수의 온도 차는 더 벌어졌다. 가장 극명한 대조는 산업현장의 온도차에서 나타난다. 2025년 한 해 동안 중국의 첨단제조업 분야 구매관리자지수(PMI)는 국가의 집중적 자원 투입에 힘입어 경기확장 국면인 50 이상을 견고하게 유지했다. 반면, 민생경제의 가늠자라고 할 수 있는 중소기업 및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임계점 아래에서 장기 정체하고 있다. 중국은 실질생산력(新質生産力)으로 반도체 AI 양자 등 첨단기술 분야에서 ‘성장의 요새’를 구축한 반면 고용측면의 파고는 여전히 깊다. 이러한 지표의 괴리는 중국 경제가 직면한 구조적 모순, 즉 ‘구조적 유동성 정
02.19
중국 국방부는 지난 1월 24일 짧게 한 문장으로 중대 결정을 발표했다.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 장유샤(張又俠)와 연합참모부 참모장 류전리(劉振立)를 ‘심각한 기율 및 법 위반’ 혐의로 입건 조사한다는 내용이었다. 이튿날 군 기관지 ‘해방군보’가 혐의의 성격을 보다 구체화했지만 이를 곧바로 군 내부 항명이나 권력투쟁의 신호로 읽는 것은 피상적 해석에 가깝다. 이번 사태의 본질은 군부 동요가 아니라 통치구조의 재정렬이다. 군을 어떻게 통제하고, 위기 시 결단구조를 어떻게 갖출 것인가라는 지휘권 재설계가 핵심이다. 그래서 관심의 초점은 인물의 부침이 아니라 이 변화가 대만해협의 위기구조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맞춰진다. 중국 정치에서 최고위급 인사에 대한 타격은 흔히 체제불안 징후로 해석된다. 그러나 당-군 관계의 내부 문법은 다르다. 권력은 총구에서 나오지만 총구는 철저히 당이 지휘한다. 군부 정점에 대한 숙청은 체제불안의 신호라기보다 오히려 통제력 과시로 보는 해석이 설득
02.13
2025년 12월 대만 국회(입법원)가 라이칭더 총통 탄핵 절차에 들어갔다. 총통 탄핵이 더 이상 ‘만약’의 문제가 아니라 현실 정치의 한복판으로 들어온 것이다. 대만에서 현직 총통을 상대로 탄핵 절차가 본격화된 것은 이례적이다. 여소야대 국회에서 야권이 탄핵 카드를 꺼내 들면서 총통부와 국회 간 전면 충돌이 시작됐다. 이번 탄핵안은 일회성 공세가 아니다. 2026년 1월 공청회와 심사회로 쟁점을 띄운 뒤 5월 추가 심사와 본회의 표결까지, 단계별 시간표가 촘촘히 짜여 있다. 탄핵이 되든 안 되든 총통을 국회 심판대에 계속 세워두겠다는 계산이 깔린 일정이다. 공청회 개최, 전원위원회 심사, 총통 출석 요구가 줄줄이 이어지면서 탄핵은 정치 전면에 떠올랐다. 여야 충돌도 단순한 당파 싸움을 넘어 ‘헌법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를 둘러싼 논쟁으로 번지고 있다. 국민당과 민중당이 내건 탄핵 명분은 단순하다. 국회가 통과시킨 ‘재정수지분배법(財政收支劃分法)’을 총통이 일부러 공포하지
02.05
2026년 1월 6일 중국 상무부는 일본을 대상으로 수출 관리 강화를 골자로 한 새로운 조치를 발표했다. 명분상으로는 이중용도(Dual-use, 민·군 공용) 품목에 대한 관리 체계 재검토였지만 전년도 11월 이후 악화된 중일 관계의 흐름을 고려하면 사실상의 보복 조치로 해석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희토류는 반도체와 전기차, 방위 산업 등 현대 핵심 산업을 지탱하는 필수 자원이다. 안정적 공급은 통상을 넘어 외교·안보와 직결된다. ‘경제안보’라는 개념이 널리 사용되고 있지만 중요 광물만큼 국제 정세의 변화에 따라 정치와 경제의 경계가 쉽게 드러나는 영역도 드물것이다. 일본은 이를 2010년에 직접 경험했다. 그해 가을 중일 관계가 급속히 냉각되면서 희토류 수출이 사실상 정체됐다. 공식적인 금수 조치는 아니었으나 통관 지연이 잇따르며 일본 기업들은 공급 불안에 직면했다. 공급망은 일시적으로 혼란에 빠졌고 희토류 가격도 급등했다. 자원 공급이 정치적 환경에 언제든 영향받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