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6
2025
2025년 4월 2일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을 ‘자유의 날(Liberation Day)’로 명명하며 대대적인 관세 패키지를 꺼냈다. 모든 수입품에 10%의 기본 관세를 부과하고 대미 무역적자국에는 상호관세(reciprocal tariffs)의 고율 부과를 예고했다. 그는 이를 경제독립(economic independence)의 선언으로 포장했다. 곧바로 대중국 추가 관세 34%가 발표되자 중국 국무원은 4월 4일 미국산 수입품에 동률의 34% 관세를 매기고 일곱개 희토류 품목과 11개 미국 기업을 겨냥한 수출규제를 병행했다. 4월 8일 미국이 중국산 제품 관세를 84%로 끌어올리면 4월 10일 중국은 이를 겨냥해 희토류 규제 대상을 12개 더 얹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의 상호 보복은 가속페달을 밟았고 미국이 관세를 145%로 상향하자 중국도 125%로 응수했다. 다행히도 양국은 5월 제네바, 6월 런던, 7월 스톡홀름 협상을 거치며 11월 10일까지 상향 관세의 효력을
10.02
상하이 증시가 8월 22일 3800선을 돌파한 후 연일 강세장이다. 지난달 30일에는 3883포인트로 월간 최고 수준에서 마감했다. 미국의 대중 관세 강화 발표로 잠시 조정을 겪었으나 시장은 전반적으로 낙관적 기대 속에 3800선 수준을 유지했다. 랠리의 배경에 정부 정책이 있다. 연이어 금리를 내리고 지급준비율 완화, 자사주 매입 제한 해제, 레버리지 규제 완화 등 자본시장 활성화에 나서면서 투자심리가 빠르게 회복됐다. 인공지능 등 신산업 진흥책은 첨단 제조업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최근 일부 소프트랜딩 지표도 증시 랠리에 힘을 실었다. 금융시장의 활기는 많은 투자자들에게 회복을 암시하는 듯하지만 실상 증시와 실물경제의 괴리는 더욱 선명해지고 있다. 우선 증시 호조에도 소비와 투자는 살아나지 않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의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최근 예금 증가율 둔화로 일부 완화되는 듯했으나 가계자금은 여전히 만기가 긴 정기예금에 집중되고 있다. 실제 상반기 개인투자
09.25
2025년 9월 3일 베이징 톈안먼(天安門) 광장에서 열린 중국 전승절 80주년 행사는 역사 재구성과 국제정치게임의 교차점에서 대안적 국제질서 구상을 웅변하는 무대였다. 이에 앞서 시진핑 주석은 공정하고 정의로운 국제질서 구축을 위한 ‘글로벌 거버넌스 이니셔티브(GGI)’ 비전을 제안했다. 본질은 군사와 역사, 글로벌 사우스를 묶어 반(反)서방 결속을 강화하는 국제 여론전이다. 행사에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나란히 참석해 북·중·러의 공동 전선을 떠올리게 했다. 그런데 중-러, 북-러, 북-중 양자회담이 각각 열렸지만 정작 관심의 초점인 3자 정상회담(trilateral summit)은 성사되지 않았다. 이는 단순한 외교 일정상의 문제가 아니라 세 나라 협력의 성격과 구조적 한계를 드러내는 상징적인 장면이다. 북·중·러 협력의 중심 국가인 중국은 ‘삼각연대’ 고착화 이미지를 의도적으로 회피했다. 미·유럽연합(EU)과의 관계 악화 및 경제 제재 위험을
09.18
대만에서도 보편 지급을 실시한다. 정부가 모든 국민에게 동일하게 1만 대만 달러(43만원 가량)를 현금이나 계좌이체 방식으로 나눠주는 일종의 재난지원금 보편적 현금지원 정책이다. 국회를 장악한 국민당과 민중당의 강한 요구와 다수 여론의 지지가 맞물려 라이칭더 정부는 결국 이를 받아들였다. 하지만 그 대가로 군·공무원·교육공무원(軍公敎, 군공교)의 임금인상은 보류되었다. 단순한 예산조정처럼 보이지만 이번 선택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당 간 정치적 주도권과 지지 기반의 균열을 드러내는 사건으로 평가된다. 군공교 임금인상은 공직자 처우에 국한되지 않는다. 국공립 교원의 임금이 오르면 사립학교 교원 급여도 연동되는 구조 덕분에 교육계 전반으로 파급된다. 이는 국가 안보·행정·교육 전반의 핵심인력 집단의 사기와 안정에 직결된다. 전통적으로 국민당 기반이던 군공교 집단은 차이잉원정부 8년간 세 차례 임금인상과 강경한 대중노선 속에서 민진당 지지가 확대되었다. 실제로 2024년 총통 선거
09.11
중국과 일본을 잇는 물류는 고대 견당사(遣唐使) 시대부터 이미 존재해왔다. 그러나 오늘날과 같이 대규모 조직적인 물류체계로 발전한 계기는 1972년 중일 국교 정상화였다. 중국이 개혁개방으로 방향을 전환하자 일본에서 기계 부품과 원자재가 연해부 항만으로 운송되기 시작했고, 상하이 다롄 등 항만이 물류거점으로 급속히 성장했다. 2001년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은 큰 전환점이었다. 컨테이너선과 항공 화물편이 급증하면서 일본 기업들은 중국 내에 창고와 배송 거점을 마련했다. 항만과 항만, 공항과 공항을 연결해 원스톱으로 운송하는 ‘국제 복합 일관 운송’이 보편화되었다. 더 나아가 중국이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의 시장’으로 이동함에 따라 일본에서 완제품을 수출하는 흐름이 증가했다. 이러한 경향은 전자상거래 분야로 확산되어 국경 간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택배와 소량 화물운송 수요 확대를 이끌었다. 이처럼 중일 물류는 단순한 물품이동을 넘어 경제구조 자체를 지탱하는 핵심 역
09.04
중국이 막대한 자본과 우수 인력을 투입해 키운 전략산업이 글로벌 경쟁력 구비와 자체 공급망 구축으로 괄목한 성과를 내고 있다. 한해 1조달러 무역흑자를 이끌어내는 주요 원천이기도 하다. 다른 나라가 중국을 대체하는 제조역량을 갖추는 것이 쉽지 않아 중국의 제조대국 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다. 전략산업의 도약에도 불구하고 중국 현지를 둘러보면 경제상황이 녹녹치 않은 모순된 현실을 보게 된다. 기업과 공무원의 임금이 삭감되거나 부동산 가격과 월세가 인하되고, 생산자 물가도 33개월 연속 하락하고 있다. 전략산업의 도약과 실물경기의 침체라는 괴리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전략산업의 성과가 경제 전반으로 퍼져나가는 ‘스필오버 효과(spillover effect)’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중국과 대비되는 미국의 기술선도산업은 스필오버 효과가 넓고 깊다. 민간이 주도하는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빅테크와 바이오 우주항공 등 첨단산업이 혁신기술을 경제 전반으로 확산하면서 파생 산업군과 새로운
08.28
국제정치는 무정부 상태 속에서 국가들이 생존을 위해 끊임없이 경쟁하는 장이다. 따라서 국제정치사는 전쟁과 평화의 역사로 점철되어 왔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특히 강대국들은 단순한 생존을 넘어 권력의 극대화를 추구하며 강력한 공격적 군사력을 갖는 상대의 의도를 확신할 수 없는 불확실성은 상호 불신과 두려움을 증폭시킨다. 따라서 어느 한 강대국의 힘이 급속히 증대되면 역사적으로 두가지 경로가 반복되었다. 하나는 전쟁을 통해 세력권을 확대하며 주변국을 복속시키는 경우이고 다른 하나는 주변국들이 연합해 억지 혹은 전쟁으로 그 팽창을 제어하는 경우이다. 유럽의 역사는 이를 잘 보여준다. 나폴레옹의 프랑스 제국, 빌헬름의 제2제국과 나치의 독일 제국, 그리고 제국주의 일본의 팽창은 모두 역외 균형자인 영국과 미국의 개입과 동맹국들의 연합을 통해서만 저지될 수 있었다. 그러나 그 대가는 세계대전이라는 참혹한 살상과 문명의 파괴였다. 정치학자 존 미어샤이머 미 시카고대 교수의 ‘강대
08.21
전략광물을 둘러싼 미중경쟁이 뜨겁다. 전략광물은 군사 첨단산업 에너지전환에 필수적인 자원이다. 하지만 공급망이 불안정하고 특정 국가에 편중돼 있어 전략적 민감도가 높다. 기술적으로 대체가 어렵고 정치적으로는 무기화될 수 있는 고위험·고의존 자산이다. 희토류 리튬 코발트 니켈 흑연 등이 대표적이며 각국 정부는 이를 에너지안보와 산업주권의 핵심축으로 인식하고 있다. 주목할 것은 미중경쟁이 단순한 자원 쟁탈전이 아니라는 점이다. ‘어디에 어떤 자원이 있는가’도 중요하지만 핵심은 ‘누가 그 흐름, 즉 공급망을 통제하는가’에 있다. 미중이 제도와 공급망 전술을 정교하게 엮어 치열한 견제를 벌이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중국은 희토류 등 전략광물 통제권을 제도화하고 정련과 자석 제조 부문까지 지배력을 확장했다. 지난해 12월부터 ‘이중용도 품목 수출통제 규정’을 시행해 군사·민간 전환이 가능한 희토류 자석의 수출을 직접 통제하기 시작했다. 이에 미국은 수출통제 동맹협력 산업정책을
08.14
최근 유튜브와 온라인 매체를 중심으로 요란했던 ‘시진핑 실각설’이 아직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유독 한국만의 비정상적인 현상이 아닐 수 없다. 그동안 중국군부 내 권력상실, 4중전회에서 축출, 당 원로의 개입 공식화 등 근거 없는 루머가 쏟아졌다. 물론 과거 수없이 들먹이던 경제붕괴론, 체제위기론의 연장선에 있지만 최근의 서사는 놀라울 정도로 자극적이고 구체적이다. 실각설은 시진핑 측근의 잇따른 숙청에 뿌리를 두고 있다. 2023년 7월 로켓군 수뇌부의 전면교체, 9월 리샹푸 국방부장 해임, 2024년 먀오화 정치공작부 주임 실각, 금년 2월 허웨이둥 군사위 부주석 실종이 이어졌다. 여기에 장유샤 군사위 부주석의 실권장악설이 보태졌다. 시진핑 실각설의 신빙성이 떨어지는 이유는 3가지로 귀결된다. 첫째, 루머의 원 출처가 대부분 반중 극우단체인 파룬궁(法輪功)이 운영하는 대기원시보(Epoch Times) 및 해외 망명인사들의 출처불명 ‘내부 소식통’에 근거하고 있어 편향과 왜곡
08.07
반도체는 이제 단순한 산업이 아니라 기술패권과 국가안보를 좌우하는 전략자산이 됐다. 이런 흐름 속에서 타이완의 TSMC와 한국의 삼성전자는 각각 세계 최고 수준의 반도체기업으로 성장하며 자국 경제를 이끄는 대표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이 두 기업의 성장과정과 산업생태계는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한국은 1960~1970년대 정부 주도의 경제개발 계획을 통해 철강 조선 전자 등 전략 산업에 대기업 중심의 수직계열화를 추진했고 삼성전자는 그 연장선상에서 설계부터 제조 패키징까지 통합한 종합반도체산업(IDM, Integrated Device Manufacturer) 구조를 구축했다. 이는 빠른 의사결정과 기술 내재화에 유리했지만 상대적으로 외부 중소기업과의 협업생태계는 약했다. 반면 타이완은 광복 이후 석유화학 철강 등 중화학공업을 대부분 국영화하면서 민간 부문은 자연스럽게 중소기업 중심으로 재편됐다. 이러한 구조는 1980년대 정부가 선저우과학단지를 조성하고 공공 연구기관인
07.31
근래들어 중국은 국제 무역에서 압도적인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2024년 기준으로 중국은 세계 최대 수출국이며 미국에 이어 두번째로 큰 수입국이다. 중국은 2000년대 이후 다국적 기업들의 활발한 진출과 풍부한 저임금 노동력, 수출주도형 정책이 맞물리면서 의류 및 전자제품 분야에서 급성장했다. 애플 삼성 등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에 생산거점을 두면서 전자기기 자동차부품 기계설비 섬유제품 등 다양한 공산품 공급망의 중심지, 즉 ‘세계의 공장’으로 자리잡았다. 현재 중국은 미국 동아시아 유럽연합(EU)과 활발히 무역하고 있으며 자원 및 에너지 수입은 러시아 호주 등으로 다변화되고 있다. 이러한 구조는 중국 경제의 지속적 성장을 떠받치는 핵심 기반이 되고 있다. 한편, 미중갈등의 심화와 경제안보에 대한 관심 증대로 인해 기존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국의 역할이 변화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와 같은 첨단기술 분야에서는 수출통제와 기술규제 강화로 인해 중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이 가속화되고
07.24
지난해 말 기준 중국 공산당 전체 당원수가 1억27만명이라고 한다. 중국 전체인구 14억828만명의 7.1%에 해당한다. 1921년 공산당 창당 당시 54명의 당원이 104년만에 1억명을 넘어 세계 최대 규모의 정당이 되었다. 중국 공산당은 노동자와 농민이 주도하는 정당으로 출발했으나 2002년 장쯔민 국가주석이 내세운 3개 대표론 이후에는 특정계층 중심의 이념정당이나 계급정당을 넘어 국민적 대표성을 갖춘 조직으로 진화했다. 현재는 노동자 및 농어민 32.7%, 화이트칼라 35.4%, 기타 학생 은퇴자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서방에서는 중국이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으로 세계경제에 편입된 이후 경제발전으로 국민소득이 늘어나면 개인의 자유가 확대되면서 공산당의 일당통치가 약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는 최근 일부에서 제기하는 중국 공산당 내 정치권력의 변화 조짐에도 불구하고 공산당 자체의 안정적 통치의 필요성에 대한 공산당 내부의 공감대는 굳건한 것으로 보인다.
07.17
2020년 코로나19의 전세계적 확산이 초래한 공급망 혼란의 충격을 경험한 국가들은 공급망의 회복탄력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시작했다. 이를 위해 첨단기술 연구개발과 제조역량 확충 및 다변화를 위한 가치사슬 재구성을 시도했는데 기존의 경제적 효율성뿐 아니라 지정학적 특성까지 함께 고려하게 되었다. 미국과 중국 모두 공급망 재편 전략에서 지정학적 거리를 패권경쟁의 맥락에서 접근했다. 미국은 중국과의 디커플링을 진행하면서 캐나다 멕시코와 같은 지리적으로 가까운 국가들과 무역을 확대했고 중국은 글로벌사우스 국가들과의 연대를 강화하며 남미 아프리카 중동 지역 국가들과 협력을 넓혀 갔다. 이 과정에서 한국과 일본은 지리적으로 가까운 중국과 멀어지며 미국과의 무역 확대라는 전략적 선택을 요구받았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이러한 미중 간 글로벌 공급망 재편 충격으로 인해 향후 우리나라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1.41~1.83%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실제로
07.10
한때 ‘모방’과 ‘저가 생산’의 대명사로 통하던 중국 기술력이 이제 세계 산업 질서의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 2025년 중국의 기술 혁신은 단순한 추격 단계를 넘어 기존 규칙 자체를 재정의하는 수준이다. 전기차 태양광 인공지능(AI) 반도체 로봇 등 첨단 산업에서 중국은 더 이상 후발주자가 아니라 주도권 경쟁의 중심에 있다. 이런 변화는 어떻게 가능했는가? 그 이면에는 구조적 변화와 치밀한 전략이 작동하고 있다. 중국 산업정책의 실체는 중앙정부의 지휘와 지방정부, 민간기업의 실험적 시도가 유기적으로 결합된 결과다. 미국 스탠퍼드중국경제제도센터(SCCEI)가 지난 20년간의 정책 문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 산업 정책의 80%가 지방정부 주도로 이루어진다. 각 지방 정부는 보조금, 세제 혜택, 인프라 지원 등 다양한 정책 수단을 동원해 지역의 강점을 살린 산업 클러스터를 형성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과잉투자와 중복경쟁 같은 부작용도 나타나지만 치열한 경쟁과 실
07.03
지난 10여년 간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 중심의 국제질서에 도전하는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해왔다. 특히 지난 5월 러시아 전승절 80주년 계기 정상회담의 ‘공동성명’은 더욱 격상된 전략협력 문서로서 경제기술협력 심화와 다극화 신질서 구축을 위한 전방위 협력 의제를 담고 있다. 하지만 중동문제에 대한 공동대응은 분명한 한계를 보였다. 실제 지난달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전면공격과 미국의 공습 지원으로 마무리된 ‘12일 전쟁’은 중-러 전략협력의 냉정한 현실을 보여주는 시험대였다. 그렇다면 양국 간 파트너십에는 어떤 문제가 있으며, 북중러 삼각관계와 우리 실용외교에 갖는 함의는 무엇일까? 지난달 이스라엘-이란 충돌에서 중국과 러시아는 어떠한 공동 역할도 보여주지 못했다. 양국 정상은 전화통화에서 위험한 공격 반대와 조속한 휴전을 촉구하는 원론적 입장을 내놓았을 뿐이다. 이에 앞서 이스라엘의 하마스ᆞ헤즈볼라 와해와 시리아의 아사드정권 붕괴 과정에서도 실질적인 지원이나 영향력을 행
06.26
2024년 12월 대만 국방안전연구원(INDSR)과 미국 시카고국제문제협의회(CCGA)가 공동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대만인의 약 60%가 양안관계의 ‘현상유지’를 지지한다고 답했다. 이 중 ‘영구적 현상유지’는 34%, ‘미래상황에 따라 결정’이라는 조건부 현상유지도 26%에 달한다. 반면 독립 지지는 27%, 통일 지지는 7%에 불과하다. 또 77%는 ‘하나의 중국’ 원칙에 반대한다고 응답했다. 이처럼 다수의 대만인은 중국을 불신하면서도 동시에 무력충돌의 위험을 최소화하는 방향을 선호하고 있다. 대만 사회에 반중감정이 뿌리내리게 된 중요한 계기는 다층적인 요인에서 비롯된다. 우선, 중국이 일관되게 주장해온 ‘일국양제(一國兩制)’를 통한 통일 방안은 대만 사회 다수에게 받아들여질 수 없는 조건으로 인식되고 있다. 대만인으로서의 정체성이 뚜렷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체제에 편입된다는 구상 자체가 거부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여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사건은 2019년
06.19
1972년 중국과 일본이 국교를 정상화한 지 반세기가 지났다. 그동안 양국 관계는 정치적으로 여러 갈등과 마찰을 겪었지만 경제적 유대는 꾸준히 심화되어 왔다. 오랫동안 중일 관계는 정냉경열(政冷經熱, 정치적으로는 차갑고 경제적으로는 뜨겁다)로 요약될 만큼 정치적 긴장과 경제적 협력이 공존하는 복합적인 양상을 보여왔다. 특히 중국이 1980년대 개혁개방 정책을 본격화한 이후 일본의 공적개발원조(ODA)와 민간 투자는 중국의 인프라 정비와 산업기반 구축에 크게 기여했다. 당시 세계 2위 경제대국이었던 일본의 자본과 기술은 개발도상국이던 중국에게 매우 중요한 자산이었다. 이러한 지원을 통해 중일 간 경제관계의 토대가 마련되었다. 2001년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이후 중일 무역은 급속히 확대되었다. 일본 재무성 무역통계에 따르면 2000년 일본의 대중 수출액은 3조2744억엔, 수입액은 5조9414억엔이었으나 2010년에는 각각 13조856억엔, 13조4130억엔으로 증
06.12
1990년대 이후 수출과 투자주도 성장을 해오던 중국은 2008년 금융위기로 수출시장이 침체되자 2009년 소비를 내수확대의 중심축으로 명시하며 4조위안의 경기부양책을 발표했다. 이후 2010년대에 들어 소득수준이 향상되고 소비가 활성화되자 소비주도형 성장전략을 추진했다. 2020년에는 트럼프정부의 대중견제에 대응해 내수중심 성장전략인 쌍순환전략을 발표했고 2022년에는 ‘내수시장 확대 전략(2022~2035년)’을 발표, 2035년까지 소비의 비중을 60%까지 높이기로 했다. 최근 중국의 확장적 통화정책, 이구환신 등 소비촉진정책, 호구제도 개혁과 의료 교육 혁신을 담은 신형도시화 추진 등이 대표적인 소비진작정책이다. 이러한 내수확대 노력에도 불구하고 민간소비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3년 기준 39.6%로 미국 68%, 일본 53% 등 서구의 50~60%에 비해 낮다. 정부부분의 보건
06.05
6월 3일 제21대 대통령선거로 새롭게 출범하는 국민주권정부에게는 계엄과 내란 종식, 국민경제와 헌정질서 회복의 역사적인 사명이 주어져 있다. 대외적으로는 민주주의 복원을 통해 실추된 국가이미지를 바로 세워야 한다. 국민주권이 실현되는 외교관계를 재정립하고 국민을 위한 국가이익을 실현해야 한다. 긴급하게는 트럼프 2기의 미국 우선주의 파고에 대응해 한미 간의 관세 및 무역관계 조정과 방위비 분담 증액 요구에 현명하게 대처해야 한다. 대중정책은 지난 3년간 ‘이념’의 함정에 빠져서 ‘실용’을 상실했던 한중관계를 재정립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하고 있다. 국제정치 구조가 변동했던 탈냉전 시기에 한국과 중국은 1992년 국교를 수립하면서 우호협력관계를 맺었다. 이어서 1998년 협력동반자관계, 2003년 전면적 협력동반자관계, 2008년 전략적 협력동반자관계로 단계적인 협력 발전을 이루었다. 양국은 실용주의 관점에서 체제와 이념 차이를 넘어 상호의존의 이익을 확대했다. 이 시기는 클린
05.29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한달 만에 전세계를 향해 쏟아낸 행정명령은 국제질서의 대전환을 예고한다. 미중 전략경쟁이 새로운 차원으로 격화되는 이 시점에서 우리 외교는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지난 3년간 이념 편향 외교로 소원해진 한중관계를 이대로 방치할 것인가, 아니면 실용외교로 새로운 돌파구를 찾을 것인가. 중국은 역사적 지리적으로 가까운 이웃 국가로서 여전히 우리에게 중요한 협력 대상국이며 미국 시장의 축소분을 빠르게 상쇄할 만한 시장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중국의 2대 수출국이자 자본 도입처로서 중국 역시 우리나라와의 정무적 경제적 관계개선을 희망하고 있다. 일부 세대를 중심으로 혐중정서가 퍼져 있다. 중국의 발전추세와 혐중정서는 일정 부분 궤를 같이한다. 이런 국민 정서를 자신들의 사적 이익을 위해 이용하는 이들이 있다. 이들은 한미동맹을 위해 중국을 멀리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한중관계를 신중히 다루려는 노력을 ‘대중국 저자세 외교’ 프레임에 가두어 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