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21
2025
전략광물을 둘러싼 미중경쟁이 뜨겁다. 전략광물은 군사 첨단산업 에너지전환에 필수적인 자원이다. 하지만 공급망이 불안정하고 특정 국가에 편중돼 있어 전략적 민감도가 높다. 기술적으로 대체가 어렵고 정치적으로는 무기화될 수 있는 고위험·고의존 자산이다. 희토류 리튬 코발트 니켈 흑연 등이 대표적이며 각국 정부는 이를 에너지안보와 산업주권의 핵심축으로 인식하고 있다. 주목할 것은 미중경쟁이 단순한 자원 쟁탈전이 아니라는 점이다. ‘어디에 어떤 자원이 있는가’도 중요하지만 핵심은 ‘누가 그 흐름, 즉 공급망을 통제하는가’에 있다. 미중이 제도와 공급망 전술을 정교하게 엮어 치열한 견제를 벌이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중국은 희토류 등 전략광물 통제권을 제도화하고 정련과 자석 제조 부문까지 지배력을 확장했다. 지난해 12월부터 ‘이중용도 품목 수출통제 규정’을 시행해 군사·민간 전환이 가능한 희토류 자석의 수출을 직접 통제하기 시작했다. 이에 미국은 수출통제 동맹협력 산업정책을
08.14
최근 유튜브와 온라인 매체를 중심으로 요란했던 ‘시진핑 실각설’이 아직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유독 한국만의 비정상적인 현상이 아닐 수 없다. 그동안 중국군부 내 권력상실, 4중전회에서 축출, 당 원로의 개입 공식화 등 근거 없는 루머가 쏟아졌다. 물론 과거 수없이 들먹이던 경제붕괴론, 체제위기론의 연장선에 있지만 최근의 서사는 놀라울 정도로 자극적이고 구체적이다. 실각설은 시진핑 측근의 잇따른 숙청에 뿌리를 두고 있다. 2023년 7월 로켓군 수뇌부의 전면교체, 9월 리샹푸 국방부장 해임, 2024년 먀오화 정치공작부 주임 실각, 금년 2월 허웨이둥 군사위 부주석 실종이 이어졌다. 여기에 장유샤 군사위 부주석의 실권장악설이 보태졌다. 시진핑 실각설의 신빙성이 떨어지는 이유는 3가지로 귀결된다. 첫째, 루머의 원 출처가 대부분 반중 극우단체인 파룬궁(法輪功)이 운영하는 대기원시보(Epoch Times) 및 해외 망명인사들의 출처불명 ‘내부 소식통’에 근거하고 있어 편향과 왜곡
08.07
반도체는 이제 단순한 산업이 아니라 기술패권과 국가안보를 좌우하는 전략자산이 됐다. 이런 흐름 속에서 타이완의 TSMC와 한국의 삼성전자는 각각 세계 최고 수준의 반도체기업으로 성장하며 자국 경제를 이끄는 대표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이 두 기업의 성장과정과 산업생태계는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한국은 1960~1970년대 정부 주도의 경제개발 계획을 통해 철강 조선 전자 등 전략 산업에 대기업 중심의 수직계열화를 추진했고 삼성전자는 그 연장선상에서 설계부터 제조 패키징까지 통합한 종합반도체산업(IDM, Integrated Device Manufacturer) 구조를 구축했다. 이는 빠른 의사결정과 기술 내재화에 유리했지만 상대적으로 외부 중소기업과의 협업생태계는 약했다. 반면 타이완은 광복 이후 석유화학 철강 등 중화학공업을 대부분 국영화하면서 민간 부문은 자연스럽게 중소기업 중심으로 재편됐다. 이러한 구조는 1980년대 정부가 선저우과학단지를 조성하고 공공 연구기관인
07.31
근래들어 중국은 국제 무역에서 압도적인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2024년 기준으로 중국은 세계 최대 수출국이며 미국에 이어 두번째로 큰 수입국이다. 중국은 2000년대 이후 다국적 기업들의 활발한 진출과 풍부한 저임금 노동력, 수출주도형 정책이 맞물리면서 의류 및 전자제품 분야에서 급성장했다. 애플 삼성 등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에 생산거점을 두면서 전자기기 자동차부품 기계설비 섬유제품 등 다양한 공산품 공급망의 중심지, 즉 ‘세계의 공장’으로 자리잡았다. 현재 중국은 미국 동아시아 유럽연합(EU)과 활발히 무역하고 있으며 자원 및 에너지 수입은 러시아 호주 등으로 다변화되고 있다. 이러한 구조는 중국 경제의 지속적 성장을 떠받치는 핵심 기반이 되고 있다. 한편, 미중갈등의 심화와 경제안보에 대한 관심 증대로 인해 기존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국의 역할이 변화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와 같은 첨단기술 분야에서는 수출통제와 기술규제 강화로 인해 중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이 가속화되고
07.24
지난해 말 기준 중국 공산당 전체 당원수가 1억27만명이라고 한다. 중국 전체인구 14억828만명의 7.1%에 해당한다. 1921년 공산당 창당 당시 54명의 당원이 104년만에 1억명을 넘어 세계 최대 규모의 정당이 되었다. 중국 공산당은 노동자와 농민이 주도하는 정당으로 출발했으나 2002년 장쯔민 국가주석이 내세운 3개 대표론 이후에는 특정계층 중심의 이념정당이나 계급정당을 넘어 국민적 대표성을 갖춘 조직으로 진화했다. 현재는 노동자 및 농어민 32.7%, 화이트칼라 35.4%, 기타 학생 은퇴자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서방에서는 중국이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으로 세계경제에 편입된 이후 경제발전으로 국민소득이 늘어나면 개인의 자유가 확대되면서 공산당의 일당통치가 약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는 최근 일부에서 제기하는 중국 공산당 내 정치권력의 변화 조짐에도 불구하고 공산당 자체의 안정적 통치의 필요성에 대한 공산당 내부의 공감대는 굳건한 것으로 보인다.
07.17
2020년 코로나19의 전세계적 확산이 초래한 공급망 혼란의 충격을 경험한 국가들은 공급망의 회복탄력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시작했다. 이를 위해 첨단기술 연구개발과 제조역량 확충 및 다변화를 위한 가치사슬 재구성을 시도했는데 기존의 경제적 효율성뿐 아니라 지정학적 특성까지 함께 고려하게 되었다. 미국과 중국 모두 공급망 재편 전략에서 지정학적 거리를 패권경쟁의 맥락에서 접근했다. 미국은 중국과의 디커플링을 진행하면서 캐나다 멕시코와 같은 지리적으로 가까운 국가들과 무역을 확대했고 중국은 글로벌사우스 국가들과의 연대를 강화하며 남미 아프리카 중동 지역 국가들과 협력을 넓혀 갔다. 이 과정에서 한국과 일본은 지리적으로 가까운 중국과 멀어지며 미국과의 무역 확대라는 전략적 선택을 요구받았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이러한 미중 간 글로벌 공급망 재편 충격으로 인해 향후 우리나라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1.41~1.83%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실제로
07.10
한때 ‘모방’과 ‘저가 생산’의 대명사로 통하던 중국 기술력이 이제 세계 산업 질서의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 2025년 중국의 기술 혁신은 단순한 추격 단계를 넘어 기존 규칙 자체를 재정의하는 수준이다. 전기차 태양광 인공지능(AI) 반도체 로봇 등 첨단 산업에서 중국은 더 이상 후발주자가 아니라 주도권 경쟁의 중심에 있다. 이런 변화는 어떻게 가능했는가? 그 이면에는 구조적 변화와 치밀한 전략이 작동하고 있다. 중국 산업정책의 실체는 중앙정부의 지휘와 지방정부, 민간기업의 실험적 시도가 유기적으로 결합된 결과다. 미국 스탠퍼드중국경제제도센터(SCCEI)가 지난 20년간의 정책 문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 산업 정책의 80%가 지방정부 주도로 이루어진다. 각 지방 정부는 보조금, 세제 혜택, 인프라 지원 등 다양한 정책 수단을 동원해 지역의 강점을 살린 산업 클러스터를 형성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과잉투자와 중복경쟁 같은 부작용도 나타나지만 치열한 경쟁과 실
07.03
지난 10여년 간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 중심의 국제질서에 도전하는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해왔다. 특히 지난 5월 러시아 전승절 80주년 계기 정상회담의 ‘공동성명’은 더욱 격상된 전략협력 문서로서 경제기술협력 심화와 다극화 신질서 구축을 위한 전방위 협력 의제를 담고 있다. 하지만 중동문제에 대한 공동대응은 분명한 한계를 보였다. 실제 지난달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전면공격과 미국의 공습 지원으로 마무리된 ‘12일 전쟁’은 중-러 전략협력의 냉정한 현실을 보여주는 시험대였다. 그렇다면 양국 간 파트너십에는 어떤 문제가 있으며, 북중러 삼각관계와 우리 실용외교에 갖는 함의는 무엇일까? 지난달 이스라엘-이란 충돌에서 중국과 러시아는 어떠한 공동 역할도 보여주지 못했다. 양국 정상은 전화통화에서 위험한 공격 반대와 조속한 휴전을 촉구하는 원론적 입장을 내놓았을 뿐이다. 이에 앞서 이스라엘의 하마스ᆞ헤즈볼라 와해와 시리아의 아사드정권 붕괴 과정에서도 실질적인 지원이나 영향력을 행
06.26
2024년 12월 대만 국방안전연구원(INDSR)과 미국 시카고국제문제협의회(CCGA)가 공동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대만인의 약 60%가 양안관계의 ‘현상유지’를 지지한다고 답했다. 이 중 ‘영구적 현상유지’는 34%, ‘미래상황에 따라 결정’이라는 조건부 현상유지도 26%에 달한다. 반면 독립 지지는 27%, 통일 지지는 7%에 불과하다. 또 77%는 ‘하나의 중국’ 원칙에 반대한다고 응답했다. 이처럼 다수의 대만인은 중국을 불신하면서도 동시에 무력충돌의 위험을 최소화하는 방향을 선호하고 있다. 대만 사회에 반중감정이 뿌리내리게 된 중요한 계기는 다층적인 요인에서 비롯된다. 우선, 중국이 일관되게 주장해온 ‘일국양제(一國兩制)’를 통한 통일 방안은 대만 사회 다수에게 받아들여질 수 없는 조건으로 인식되고 있다. 대만인으로서의 정체성이 뚜렷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체제에 편입된다는 구상 자체가 거부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여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사건은 2019년
06.19
1972년 중국과 일본이 국교를 정상화한 지 반세기가 지났다. 그동안 양국 관계는 정치적으로 여러 갈등과 마찰을 겪었지만 경제적 유대는 꾸준히 심화되어 왔다. 오랫동안 중일 관계는 정냉경열(政冷經熱, 정치적으로는 차갑고 경제적으로는 뜨겁다)로 요약될 만큼 정치적 긴장과 경제적 협력이 공존하는 복합적인 양상을 보여왔다. 특히 중국이 1980년대 개혁개방 정책을 본격화한 이후 일본의 공적개발원조(ODA)와 민간 투자는 중국의 인프라 정비와 산업기반 구축에 크게 기여했다. 당시 세계 2위 경제대국이었던 일본의 자본과 기술은 개발도상국이던 중국에게 매우 중요한 자산이었다. 이러한 지원을 통해 중일 간 경제관계의 토대가 마련되었다. 2001년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이후 중일 무역은 급속히 확대되었다. 일본 재무성 무역통계에 따르면 2000년 일본의 대중 수출액은 3조2744억엔, 수입액은 5조9414억엔이었으나 2010년에는 각각 13조856억엔, 13조4130억엔으로 증
06.12
1990년대 이후 수출과 투자주도 성장을 해오던 중국은 2008년 금융위기로 수출시장이 침체되자 2009년 소비를 내수확대의 중심축으로 명시하며 4조위안의 경기부양책을 발표했다. 이후 2010년대에 들어 소득수준이 향상되고 소비가 활성화되자 소비주도형 성장전략을 추진했다. 2020년에는 트럼프정부의 대중견제에 대응해 내수중심 성장전략인 쌍순환전략을 발표했고 2022년에는 ‘내수시장 확대 전략(2022~2035년)’을 발표, 2035년까지 소비의 비중을 60%까지 높이기로 했다. 최근 중국의 확장적 통화정책, 이구환신 등 소비촉진정책, 호구제도 개혁과 의료 교육 혁신을 담은 신형도시화 추진 등이 대표적인 소비진작정책이다. 이러한 내수확대 노력에도 불구하고 민간소비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3년 기준 39.6%로 미국 68%, 일본 53% 등 서구의 50~60%에 비해 낮다. 정부부분의 보건
06.05
6월 3일 제21대 대통령선거로 새롭게 출범하는 국민주권정부에게는 계엄과 내란 종식, 국민경제와 헌정질서 회복의 역사적인 사명이 주어져 있다. 대외적으로는 민주주의 복원을 통해 실추된 국가이미지를 바로 세워야 한다. 국민주권이 실현되는 외교관계를 재정립하고 국민을 위한 국가이익을 실현해야 한다. 긴급하게는 트럼프 2기의 미국 우선주의 파고에 대응해 한미 간의 관세 및 무역관계 조정과 방위비 분담 증액 요구에 현명하게 대처해야 한다. 대중정책은 지난 3년간 ‘이념’의 함정에 빠져서 ‘실용’을 상실했던 한중관계를 재정립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하고 있다. 국제정치 구조가 변동했던 탈냉전 시기에 한국과 중국은 1992년 국교를 수립하면서 우호협력관계를 맺었다. 이어서 1998년 협력동반자관계, 2003년 전면적 협력동반자관계, 2008년 전략적 협력동반자관계로 단계적인 협력 발전을 이루었다. 양국은 실용주의 관점에서 체제와 이념 차이를 넘어 상호의존의 이익을 확대했다. 이 시기는 클린
05.29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한달 만에 전세계를 향해 쏟아낸 행정명령은 국제질서의 대전환을 예고한다. 미중 전략경쟁이 새로운 차원으로 격화되는 이 시점에서 우리 외교는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지난 3년간 이념 편향 외교로 소원해진 한중관계를 이대로 방치할 것인가, 아니면 실용외교로 새로운 돌파구를 찾을 것인가. 중국은 역사적 지리적으로 가까운 이웃 국가로서 여전히 우리에게 중요한 협력 대상국이며 미국 시장의 축소분을 빠르게 상쇄할 만한 시장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중국의 2대 수출국이자 자본 도입처로서 중국 역시 우리나라와의 정무적 경제적 관계개선을 희망하고 있다. 일부 세대를 중심으로 혐중정서가 퍼져 있다. 중국의 발전추세와 혐중정서는 일정 부분 궤를 같이한다. 이런 국민 정서를 자신들의 사적 이익을 위해 이용하는 이들이 있다. 이들은 한미동맹을 위해 중국을 멀리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한중관계를 신중히 다루려는 노력을 ‘대중국 저자세 외교’ 프레임에 가두어 버린다.
05.22
인도-파키스탄의 해묵은 갈등에 강대국 세력정치가 주입되면서 카슈미르가 새삼 유라시아 지정학의 민감한 무대로 부상했다. 뿌리 깊은 영토갈등과 종교대립에 따른 ‘주변지대’(Rimland) 화약고의 분출 현장이다. 인더스강 수자원을 둘러싼 갈등도 첨예하다. 그래서 카슈미르 분쟁의 해결은 멀고 험난해 보인다. 배후에는 미국과 중국, 그리고 러시아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그럼에도 인-파 충돌이 전면전을 피하면서 불안한 현상유지를 할 수 있는 까닭은 무엇일까? 지난 4월 22일 인도령 카슈미르 휴양지에서 힌두교 관광객 26명이 무슬림 저항전선(TRF) 민병대원들에게 피살되자, 인도군은 테러조직과 연계된 위장단체 소행이라며 5월 7일 파키스탄령 카슈미르에 위치한 8곳의 무장조직 본거지를 타격했다. 이른바 ‘신두르(Sindoor) 작전’이다. 87시간의 무력충돌은 군사기지와 종교시설에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가하며 전면전 직전까지 갔다. 인도군이 파키스탄 핵사령부에 인접한 누르 칸 공군기
05.15
지난 4월 트럼프정부의 145% 징벌적 대중 관세에 대해 중국은 ‘치욕의 100년’ 시기 강대국의 횡포에 비유하며 125% 대응관세로 맞섰다. 하지만 5월 12일 양국은 대중관세 35%와 대미관세 10%로 물러섰다. 양국 모두 관세전쟁이 초래한 심각한 내상을 고려한 조치다. 관세전쟁 이후 미국은 생필품 가격이 급등해 소비가 위축되고 저가품 의존도가 큰 저소득층의 타격이 두드러지고 있다. 인플레로 인한 가구당 추가지출이 연 7600달러로 예상되기도 하며, 국제통화기금(IMF)은 경기침체로 경제성장률이 2.7%에서 1.8%까지 하락할 것이라 보았다. 중국도 전자제품과 생활용품 등 주요 수출품의 적체로 인한 가동률 저하, 임금 감소, 실업 증가를 겪으면서 ‘내수진작을 통한 경기침체 극복’의 올해 목표가 요원해졌다. IMF는 중국의 경제성장률을 중국의 5% 목표보다 낮은 4%로 예상했다. 미중이 관세전쟁에서 대화의 길로 전환한 것은 무한 소모전에서 승패의 우열을 쉽게 가리기 힘들었기
05.08
중국의 노동절 연휴는 5월 초 닷새간 이어진다. 올해 연휴 최대이슈는 자동차 가전 등 각종 할인행사였다. 지방정부 차원에서 보조금을 주는 등 내수진작 정책을 펼쳤기 때문이다. 수출과 투자부진을 소비로 만회하려는 조치였다. 소비재원 마련을 위해 발행한 장기국채만 지난해 1500억위안과 올해 3000억위안에 달할 정도다. 하지만 소비증가 속도는 미미하다. 1분기 소매판매액은 1조1700억달러로 1년 전보다 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소매판매는 소비시장 규모를 보여주는 지표다. 지난해 소매판매액은 6조8500억달러 규모다. 미국 20조2600억달러의 1/3 수준이다. 미국의 절반 수준인 상품소비와 달리 서비스 소비(2조1500억달러)는 미국(13조9100억달러)의 1/6 정도에 불과하다. 1인당 소비액으로 따지면 양국 간 차이는 더 벌어진다. 중국의 소비부진은 그동안 가계소득을 늘려주기보다 기업생산과 부동산 부분을 편중 육성한 결과다. 코로나19 이후 중국의 재정 투자의 사용처는
04.24
미국은 세계무역기구(WTO)가입 이래 단 한해도 빠지지 않고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까지 4년 연속 1조달러대 적자다. 아무리 넘버원 강대국일지라도 끝없는 대규모 무역수지적자 행진은 지속하기 어렵고 궁극적으로 국부의 심각한 유출을 가져오기 때문에 미국의 입장에서도 무언가 강력한 조치가 필요한 국면이었다. 트럼프정부의 고율관세부과정책, 특히 중국에 대한 엄청난 고율관세부과는 기존의 자유무역 패러다임에 익숙했던 국가들에게 상당한 충격을 던졌다. 자유무역과 세계화가 절대적 가치로 자리매김한 세계경제에서 고율관세정책과 미국우선주의(MAGA)는 사실상 세계질서에 많은 불안을 불러오고 있다. 미국과 중국 중간에 끼어있는 한국은 국내의 정치적 불안요인과 트럼프의 통상정책으로 상당한 압박을 받는 형국이 되었다. 지난해 중국의 무역수지 흑자는 사상 최대인 9927억달러였고, 그중 36.3%가 대미 무역수지 흑자였다. 반면 미국의 무역수지적자는 사상 최대인 1조1989억달러를 기록했으
04.17
최근 중국에서는 ‘반네이좐(反內卷, 과도한 경쟁 억제)’ 열풍이 거세다. 정부 기업 사회 개인 등 모든 면에서 과도한 경쟁이 가져오는 부정적 영향을 인식하고 ‘사업과 생활의 균형’을 모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경제 생태계를 개선하고 기업 간의 건전한 경쟁을 보장하며 직원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움직임이 전방위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현재 국가 차원에서 ‘반네이좐’ 정책을 다각적으로 추진하는 중이다. 2024년 7월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회의에서 처음으로 업계 자율을 강화하고 ‘네이좐식 악성경쟁’을 방지할 것을 제기해 이를 종합적인 국가 거버넌스 차원으로 승격시켰다. 올해 발표한 ‘전국 통일 대시장 구축 가이드라인(시행)’은 지방정부의 가격인하 경쟁과 저수준의 중복 건설을 금지하고 있다. 국가시장감독총국은 플랫폼 경제의 합법적 운영을 강화했으며 전자상거래 플랫폼 상호 간의 자율적 가격결정권을 보장하고 악성 가격경쟁을 제한했다. 지난 3월 양회(전인대와 정협)에서는 ‘반네이
04.10
세계 최대 수입국과 수출국이 정면충돌했다. 중국이 미국의 관세부과에 “끝까지 싸우겠다”며 보복관세로 맞대응하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곧바로 미국으로 수입되는 중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를 125%로 인상했다. 중국이 미국산에 대한 추가관세율을 34%에서 84%로 올리기로 한 데 대한 재보복조치다. 이처럼 양국 간 관세전쟁은 치킨게임 양상을 띄며 전례없이 과격해진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중국 내부에서 표출되고 있는 이례적인 낙관론과 전략적 자신감이다. 중국의 강경대응은 감정적 반응이 아니라 수년간 누적된 전략의 산물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2018년 트럼프행정부 시기의 1차 무역전쟁 이후 중국은 미국시장 의존도를 낮추고 기술자립과 내수진작 중심의 구조전환을 시도해왔다. 대미 수출 비중은 2017년 19.3%에서 지난해 14.2%로 낮아졌으며 화웨이와 딥시크 같은 기업을 중심으로 반도체·AI 분야에서 국산화 성과도 가시화되고 있다. 부동산 시
04.04
회색코뿔소의 기세로 트럼프 행정부가 쏟아내는 ‘관세폭탄’은 점입가경이다. 트럼프 2기의 일방주의 정책과 경제 위협은 국제질서의 근본적 변화를 예고한다. 타국의 주권에 속하는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가자지구 관할권을 주장하고 우크라이나에는 굴욕을 강요한다. 이에 대해 미국의 아이켄베리(G. John Ikenberry) 교수는 “최근 몇달간 세계 최고의 수정주의로 변모한 국가가 다름 아닌 미국”이며, 트럼프 행정부가 “자유주의 세계 질서를 사실상 해체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국제체제는 바야흐로 거대한 역사적 전환점을 맞았다. 동맹도 팽개치고 더 이상 공공재 부담을 감당하지 않겠다는 트럼프식 신 고립주의 노선이 결국 1극체제 붕괴와 패권 전이로 종결될 지 아니면 새로운 패권 재건을 통해 역사 경로를 다시 쓰는 기적을 이루어 낼 지 기로에 있다. 트럼프가 구상하는 종전안은 러시아가 빼앗은 땅을 인정해주고 ‘광물협정’이란 이름으로 미국이 패전국 우크라이나에서 배상금을 걷어가는 구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