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20
2026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이 AI 전공자들의 전유물인 시대가 끝나가고 있다. 1980년대 말과 1990년대 초에 학부를 마치고 회사 생활을 하던 필자는 90년대 말과 2000년대 초에 대학원에서 AI를 공부했다. 그때는 AI 전공이 컴퓨터과학(공학)의 세부 전공들 가운데 하나였고 전공자들의 수도 그리 많지 않았다. 대학원에서 AI를 제대로 공부할 수 있는 대학들의 수 또한 전국에서도 손에 꼽을 정도로 얼마 되지 않는 시절이었다. AI를 제대로 공부하기 위해서는 각종 해석학, 측도론, 변분법에 기반한 최적화 이론, 확률론적 미적분학, 선형대수학 등 어찌 보면 통계물리학을 공부하기 위한 선수과목들과 비슷한 이들 내용을 술술 꿰고 있어야 하는데, 컴퓨터 과학(공학)의 학부과정에서는 이런 내용을 공부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AI 전공에 필수인 이런 과목들을 제대로 공부할 수 있는 학과는 당시 수학과와 물리학과 밖에 없었는데 이는 시점과 지리적으로 보
03.13
12일 막을 내린 이번 중국 양회를 단순한 경기부양 이벤트로 읽으면 절반밖에 보지 못한 것이다. 과거 중국 경제를 끌고 간 것은 부동산, 지방정부 투자, 수출이었다. 하지만 지금 이 세 축은 모두 예전처럼 강하지 않다. 부동산은 장기 조정국면이고, 지방정부는 부채 부담이 크며, 수출은 지정학과 보호무역의 압박을 받고 있다. 그래서 중국은 이번 양회에서 사실상 이렇게 말한 셈이다. “예전 엔진으로는 더 이상 안정적으로 갈 수 없다. 이제는 기술 소비 자본시장 국가전략산업을 새 엔진으로 삼겠다.” 양회가 바꾼 게임의 법칙 여기서 우리가 읽어야 할 첫번째 키워드는 총량보다 배치다. 초장기 특별국채와 지방 특수채는 단순한 경기부양 자금이 아니다. 소비재 교체, 장비 업데이트, 국가전략 프로젝트, 첨단산업과 인프라에 자금을 꽂는 도구다. 여기에 소비촉진용 2500억위안, 추가 재정·금융지원 1000억위안이 함께 제시됐다. 즉 이번 양회의 핵심은 “얼마를 쓰느냐”보다 “어디에
03.06
“미국 역사상 최장기 전쟁을 끝내고 병사를 귀환시켜야 한다.” 2020년 2월 29일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을 상대로 ‘도하 협정’에 서명했을 때 트럼프 대통령이 한 말이다. 2001년부터 2019년까지 1000조원이 넘는 비용이 들어간 아프가니스탄 전쟁은 트럼프 대통령이 비난해 온 단골이슈였고, 대외 관계에 있어서 소위 트럼프식 고립주의를 내세운 ‘트럼피즘’의 중요한 토대가 되었다. 보수적인 미국 유권자들은 트럼피즘에 환호했고, 트럼피즘은 미국 정치의 새로운 에너지가 되어 결국 트럼프 대통령을 두 번씩이나 백악관의 주인이 되게 만들었다. 집권2기 변질되는 ‘트럼피즘’ 트럼피즘은 학술적이거나 객관적인 용어가 아니어서 통용되는 정의(definition)가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대외 관계에 있어서 미국의 세계경찰 역할을 비판하고 불필요한 군사개입을 비용 낭비라고 폄하하고 있다. 그런데 집권 2기에 들어선 트럼피즘의 실상은 정반대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02.27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압박 등 외교행태에 뒷말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런 행태의 배경으로 '경제안보'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경제안보의 내용은 고정적이지 않고 점차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노골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최근 미국이 ‘약탈적 헤게모니 국가’라는 비판적인 평가를 받는 것도 모두 이 경제안보 용어와 연관돼 있다. 트럼프는 두 번의 집권 시기인 2017년, 2025년에 각각 발간된 국가안보전략(NSS)에서 경제안보라는 용어를 이례적으로 도입하고, 상당한 분량을 할애해 강조했다. 경제안보는 주로 학계에서 확장된 안보 개념의 하나로 거론됐지만 안보 공식문서에 명시된 것이다. 이전 시기(2015년)와 중간 시기(2022년)의 국가안보전략에서는 경제안보라는 용어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트럼프 1기 행정부는 2017년 국가안보전략을 공개하면서 “경제안보는 국가 안보이다”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인용하면서 경제안보를 명시했다.
02.20
12.3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에 무기징역이 선고됐다. 내란 주요종사자 김용현도 징역 30년에 처해졌다. 위헌·불법계엄이 발발한 지 444일 만이다. 1심 재판부는 윤석열 등의 행위가 내란죄에 해당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고 이에 대한 중형을 내렸다. 이 판결에 대해 누군가는 만족할 테고, 누군가는 불만이거나 분노할 수도 있겠다. 어쨌든 3심제에서 겨우 1심이 끝났을 뿐이다. ‘12.3 내란 이후’에 대한 세계적 관심, 왜? 사실, ‘12.3 내란’ 이후 한국정치와 사회, 법원 판결에 대한 관심은 국내만큼이나 해외에서도 뜨겁다. “(사형이 선고된다면) 행정부 최고위직의 책임을 묻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해외 주요국들과 달리, 한국은 견제와 균형, 처벌의 메카니즘이 타협 없이 정확하게 작동하는 국가로 인식될 것이다.”(2026년 2월 18일, ‘사형인가, 무죄인가? 윤 전 대통령 내란 혐의 판결 3가지 시나리오’, The Diplomat) 위 인용문은 2월 19일 내
02.13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2026년 현재, 글로벌 자본시장의 거대한 물줄기가 다시금 홍콩으로 회귀하고 있다. 한때 지정학적 리스크와 미·중 패권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아시아의 금융 허브’ 지위가 흔들린다는 우려도 있었으나 작년부터 시작된 중국 첨단 기술 기업들의 홍콩행 ‘엑소더스’는 홍콩이 여전히 대체 불가능한 ‘슈퍼 커넥터(Super Connector)’임을 입증하고 있다. 특히 주목해야 할 지점은 상장의 질적 변화다. 단순한 제조나 소비재 기업이 아니다. 인공지능(AI), 자율주행, 차세대 반도체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 동력들이 홍콩 증시를 그들의 ‘자본 성소’로 선택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자금 조달의 목적을 넘어, 미국의 기술 봉쇄에 맞선 중국의 ‘기술-자본 자립 선언’이자, 월가와 중동 자본이 중국의 미래 가치에 다시 베팅하기 시작했음을 알리는 서막이다. 나스닥 대신 홍콩을 택한 테크 유니콘들 과거 중국 테크 기업들에게 나스닥(NASDA
02.06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2기의 취임 1주년을 유럽의 한복판에서 맞이했다. 지난 1월 21일 트럼프 대통령은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 참석해 그린란드 병합 의지를 분명히 했고, 본인의 리더십으로 인해 취임 1년 만에 미국의 경제가 더할 나위 없는 활황을 맞이하고 있다고 자평했다. 특히 그린란드를 미대륙과 유럽을 잇는 핵심 연결고리로 평가하면서 미국 본토로 유입되는 어떠한 외부의 영향력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뜻을 힘주어 밝혔다. 마가(MAGA)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 1년 만에 1823년의 ‘먼로주의’를 소환했고, 여기에 도날드 트럼프라는 매우 이례적인 방식의 함의와 외피를 장식했다. 지금부터 200여년 전 미국의 5대 대통령 제임스 먼로(James Monroe)는 당시 기준으로 구 대륙인 유럽을 향해 일종의 관계 단절과 같은 입장을 표방하면서, 결과적으로 신 대륙인 아메리카에서 미국의 우세적 지위를 인정하라고 주장한 바 있다. 먼로주의의 진의에 대해서
01.30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약 80년간 세계 질서를 지탱해온 ‘미국 세기(American Century)’가 막을 내리고 있다. 과거 미국은 스스로를 자유주의 국제질서의 수호자이자 ‘규칙 기반 질서’의 관리자로 규정하며 그 비용을 감당해왔다. 그러나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출범은 미국의 ‘아틀라스(Atlas)적 역할’이 완전히 끝났음을 선포했다. 작년 12월초 공개된 미국의 국가안보전략(NSS: National Security Strategy)의 핵심 요지다. NSS에 따라 미 국무부의 전략계획(ASP: Agency Strategic Plan)과 국방부의 국방전략(NDS: National Defense Strategy)이 최근 공개됐다. 과거와 크게 다르다. 첫째, ‘돈로 독트린’이다. 미국 본토 및 서반구 방어를 최우선으로 격상했다. 중국 억제는 2순위다. 둘째, 동맹의 역할 재정의다. 동맹국들의 방위비 분담과 역할 확대를 강하게 요구한다는 얘기다. 셋째, 경제와 안보의 결합이
01.23
인텔이 약속을 지켰다. 올해 1월부터 양산에 들어간다고 밝힌 ‘코어 울트라 시리즈3’의 첫 작품인 ‘팬서레이크’를 제대로 만들어 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동일한 조건에서는 CPU의 성능과 전력효율은 반비례한다. 때문에 CPU 성능을 희생하지 않고도 전력효율을 높이는 방법으로써 전류가 흐르는 선폭을 줄이는 경쟁이 업체들 사이에 불붙고 있는 것이다. ‘2나노(㎚) 공정’ ‘18옹스트롬(Å)공정’은 일종의 마케팅 용어다. 진짜 모든 선폭의 크기가 2㎚, 18Å라는 말은 아니다. 그렇지만 용어가 던지는 핵심 메시지는 선폭이 그만큼 가늘어 전력효율을 높이면서도 CPU 성능을 희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얼마 전까지 관련 기술의 최정점은 TSMC와 삼성전자가 출시한 2㎚ 공정이었다. 그런데 인텔이 진짜 18Å(1.8㎚) 공정에 성공해 단숨에 최선두 그룹에 재합류했다. 마라톤으로 비유하자면 세 명이 각축을 벌이던 선두그룹에서 낙오해 시합 도중 기권할 것으로 예상되었던 주자가 갑자기 스퍼
01.16
한국은 오랫동안 세계 경기의 ‘체온계’로 불렸다. 수출과 제조, 반도체 비중이 큰 경제구조 탓이다. 글로벌 경기의 방향이 바뀌면 한국 주가는 먼저 반응했고 달러와 금리, 재고 사이클이 흔들리면 지수는 늘 그 충격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그런데 2026년 한국은 더 이상 ‘경기 민감국’이라는 틀에만 가두기 어렵다. 시장을 동시에 흔들고 들어올릴 수 있는 변수가 겹쳐 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AI) 하드웨어—특히 고성능 메모리 사이클이 실적을 밀어올릴 수 있고, 주주환원과 지배구조 개혁이 제도화되면서 ‘코리아디스카운트’를 줄일 여지도 생겼다. 여기에 관세전쟁과 지정학이 공급망을 재편하며 한국 기업의 역할과 가격결정력을 다시 정의하는 구간으로 들어섰다. 2026년 한국 주식시장을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상승이냐 하락이냐의 문제가 아니라 어떤 구조(수익·정책·자금)가 이익의 지속성을 만들고, 그 지속성이 밸류에이션(멀티플)을 어디로 이동시키느냐의 싸움”이다. 지수의 방향보다 중요한 것
01.09
30년 전, 1996년 아틀란타 올림픽 개막식이 열리던 날 인류가 영원히 기억할 아름다운 장면이 펼쳐졌다. ‘나비처럼 날아 벌처럼 쏜다’는 전설의 복서 무하마드 알리가 떨리는 손과 몸으로 성화의 불을 점화시킨 것이었다. 알리는 파킨슨병으로 인해 몸이 불편했음에도 대중 앞에 당당히 등장함으로써 그 자체가 불굴의 의지와 인간 승리를 상징했던 것이다. 40대 초반에 파킨슨으로 진단을 받았던 무하마드 알리는 30년 간의 투병 끝에 2016년 타계했다. 그럼 현재는 파킨슨병을 치유할 수 있는가? 안타깝게도 아직은 그렇지 않다. 그럼에도 우리는 용감하게 이 어려운 질병을 극복하기 위해 올해는 열심히 싸울 것이다. 적을 알아야 이기는 방법도 찾을 수 있다. 한때 세상을 공포에 빠뜨릴 정도로 치명적인 질병으로 알려진 후천성면역결핍증 에이즈(AIDS)는 요즘 불치병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완치는 아니라 하더라도 정상인과 거의 다르지 않은 생활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죽음의 병이라고 알려진 무
01.02
‘무질서(Anarchy)’. 아산정책연구원이 2026년 국제질서를 전망하면서 내놓은 키워드다. 윤영관 전 외교통상부장관이 이사장으로 있는 아산정책연구원은 해마다 국제질서를 전망하면서 한해를 관통할 핵심 키워드를 제시하는데 작년에는 ‘리뉴얼(Renewal)’을 내놓았고, 그 전해인 2024년에는 ‘연대(Coalition)’를 내놓은 바 있다. 강대국 이기주의가 팽배하고 주요 지역 곳곳에서 전쟁이 진행되거나 혹은 발발 위기가 만연한 상황에서, 2026년의 국제질서를 ‘무질서’로 평가함은 전혀 무리가 없어 보인다. 무질서한 국제질서의 한가운데에 트럼피즘이 자리잡고 있고, 이름은 다르지만 각 국가마다 일종의 유사(類似) 트럼피즘인 독일의 ‘독일을 위한 대안(AfD)’, 네덜란드의 ‘자유당’, 아르헨티나의 ‘말레이 리더십’ 등이 유행하고 있다. 무질서하지만 미국 중심의 다극화 ‘무질서의 국제질서’가 정확한 진단인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을 수 있으나 국제사회에 신뢰할만한 보편
12.26
2025
중국의 국영 반도체 장비 기업인 상하이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SMEE)가 자체적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관련 특허를 출원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 서방 세계의 반응은 양분되었다. 한쪽에서는 “수십 년의 노하우가 축적된 네덜란드 ASML의 아성을 중국이 단기간에 넘볼 수는 없다”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현장의 엔지니어들과 전략가들의 눈빛은 달랐다. 이것은단순한 기술적 시도가 아니라 중국이 국가의 명운을 걸고 던진 거대한 도박이자, 미국 주도의 질서에 균열을 내기 위한 ‘마지막 퍼즐’ 맞추기라는 사실을 감지했다. EUV 장비는 인류가 만든 기계 중 가장 복잡하고 정밀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현재 전세계에서 오직 네덜란드의 ASML만이 이 장비를 만들 수 있다. 미국이 대중국 반도체 제재의 핵심 타깃으로 삼은 것도 바로 이 지점이다. EUV 없이는 7나노 이하의 첨단 칩을 경제적으로 양산할 수 없고, 첨단 칩 없이는 중국의 AI 굴기도 군사적 현대화도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12.19
인공지능(AI) 기술 확산으로 데이터센터 전력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글로벌 기술기업들이 지상 인프라의 한계를 넘어 ‘우주’로 눈을 돌리고 있다. AI 연산 경쟁의 본질이 전력 확보 능력으로 이동하면서 우주 기반 데이터센터가 장기적 대안으로 거론되기 시작했다. 챗GPT, 제미나이 등 생성형 AI 모델은 학습뿐 아니라 상시 추론 과정에서도 막대한 전력을 소모한다. 기업들은 전력 확보 여부가 곧 AI 경쟁력으로 직결된다고 판단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xAI가 임시로 가스터빈 발전기를 가동해 연산 전력을 확보하고 있는 상황은 이러한 위기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업계에서는 지상 전력·냉각·데이터센터 건설 병목이 AI 성장 속도를 직접적으로 제약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한다. 월가와 기술 업계가 주목하는 핵심 논리는 단순하다. AI 시대 가장 부족한 자원은 전기이며, 우주는 전력과 냉각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것이다. 전력과 냉각 해결하는 우주
올해의 안보정세를 특징지운 핵심 키워드는 트럼프 2기 정부의 미국 우선주의 안보전략, 현상변경을 추구하는 권위주의 진영의 결집, 무기화된 상호의존과 경제의 안보화, 그리고 신기술-특히 인공지능의 군사적 활용도 증가로 요약할 수 있다. 미국 우선주의와 권위주의 진영 결집 대조 트럼프 2기 정부는 미국 우선주의를 외치며 자국의 안보와 서반구에 대한 영향력 확보에 주력했다. 국경안보를 최전선에 내세우고 불법이민을 통제하며 소위 마약테러리스트의 영향력을 차단하는 데 힘을 기울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과 동시에 파나마 운하에 대한 미국 소유권 주장, 덴마크 치하의 그린랜드 매입 노력, 캐나다의 주권을 침해하는 발언 등으로 국제사회의 우려를 낳았다. 올해 12월에 출간된 ‘국가안보전략’ 문서에서는 서반구에 대한 미국의 강력한 영향권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미 바이든정부 시절부터 미국은 사활적 이익이 걸린 지역이 아니면 군사적 개입을 자제하는 전략을 제시한 바 있고, 미국 경제의
12.12
2025년 6월 대선이 벌써 아득한 옛일 같다. 예전 같으면 대선 이후에 투표율 분석이나 성별·연령별·지역별 지지율 분석 기사가 쏟아졌을 텐데, 2025년 대통령 선거 결과에 대해서는 유독 조용히 넘어갔다. 관심을 가져야 할 더 급한 일들이 너무 많았던 탓이리라. 하지만 2025년 대선 결과는 여러가지 중요한 퍼즐을 남겼는데 그중 하나가 투표 참여에 관한 것이다. 2025년 대선 투표율은 79.4%로, 2022년 대선 투표율 77.1%보다 2.3%p가 증가했다. 이 숫자 2.3%p에 담긴 비밀을 푸는데 도움이 되는 중요한 데이터가 12월 8일 공개되었다. 전국 단위 선거가 끝나면 대략 5~6개월쯤 뒤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투표자 총수의 10% 정도에 해당하는 투표자들을 조사해서 누가 투표했는지에 대한 결과를 공개하는데, 2025년 대선 투표자 조사 결과가 공개된 것이다. 선관위 공개 데이터를 하나씩 뜯어보며 퍼즐을 풀어보자. 200만여명의 새로운 투표자는 누구? 2
12.05
재정문제는 통화가치에도 큰 영향을 주며, 국가신용의 중요한 변수가 된다. 최근 재정적자 문제가 부각되면서 엔화가 가파르게 약세를 보인 일본이지만 사실 다카이치내각은 ‘책임 있는 적극재정’을 표방하고 있으며 재정적자를 무제한 허용하는 입장은 아니라고도 할 수 있다. ‘책임 있는 적극재정’이라는 개념은 2025년 10월 24일에 다카이치 총리가 취임 후 처음으로 실시한 시정연설에서 공식적으로 제시됐다. 그 후 11월 21일에 약 21조3000억엔 규모의 종합경제대책이 각의에서 결정되어, 11월 28일에는 이를 뒷받침하는 일반회계 세출 총액 18조3034억엔의 추경 예산안이 국회에 제출되었다. 성장률이 저조할 경우 재정 악화 우려 ‘책임 있는 적극재정’ 정책은 경기부양을 위한 단순한 지출 확대가 아니라 성장과 재정건전성의 균형을 동시에 추구하는 전략이다. 고물가·저성장 상황에서 생활안정과 성장잠재력의 확충을 동시에 달성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 이를 위해 물가·임금의 변화
11.28
최근 들어 금융시장 안팎에서 ‘인공지능(AI) 회사들에 거품이 많으며 조만간 꺼질 것’이라는 얘기들이 나온다. 기술적 관점에서 엄밀히 이야기하자면 ‘인공지능 회사’라기보다 ‘거대언어모델(LLM) 회사’라고 하는 게 훨씬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그리고 재미있게도 ‘오픈AI’의 샘 올트만과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도 “거품이 있는 것 같고 언젠가는 꺼질 것 같다”고 공개적으로 이야기한다. 이들 ‘LLM 회사’들의 최근 행보를 보면 거품이 꺼지는 것이 당연하고 일부에서는 오히려 그렇게 되기를 바라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왜냐하면 1990년대 말 발생한 ‘인터넷 서비스 회사 거품 붕괴’ 이후 살아남은 회사들이 시장을 거의 장악했기 때문이다. 물론 ‘인터넷 거품’ 시절에는 대부분의 거품이 중소규모 기업들에 끼어 있었고, 이들 회사들은 기술력이라는 측면에서도 부실하기 짝이 없었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었다. 이는 현재의 ‘LLM 거품’ 의심받는 회사들에게는 전혀 해당되지 않는다. 이
11.21
중국은 거대한 경제적 변혁의 한가운데에 서 있다. 과거 세계의 공장 역할을 자처하며 값싼 노동력에 의존하던 시대를 지나 이제는 기술혁신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모색하고 있다. 이 변화의 중심에 바로 ‘로봇산업’이 있다. 15차 5개년 계획에서 중국정부는 이 분야를 국가 핵심 전략 산업으로 지정하고, 막대한 자본과 정책적 지원을 쏟아부으며 글로벌 로봇 생태계의 주도권을 거머쥐려 하고 있다. 수요 정책 기술의 삼위일체 중국 로봇산업의 미래 5년을 관통하는 핵심동력은 ‘수요’ ‘정책’, 그리고 ‘기술 자립’의 완벽한 결합에 있다. 이 삼박자가 맞물려 돌아가며 과거 추격자였던 중국을 선도자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첫째, 방대한 시장 수요는 중국 로봇산업의 가장 강력한 엔진이다. 중국은 급격한 고령화로 인한 생산가능인구 감소와 인건비 상승 문제에 직면해 있다. 이는 제조업 현장의 자동화를 넘어, 노인 돌봄, 의료 재활, 가정 서비스 등 다양한 영역에서 로봇 도입을 필연적인
11.14
뉴욕시는 인구 850만여명이 살고 있는 미국 최대 도시다. 월스트리트로 상징되는 세계 금융산업의 중심지이자 미국 안팎을 아울러 오늘날 미국의 부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도시이기도 하다. 11월 4일, ‘트럼프 시대는 여기서 끝’이라고 당선 일성을 날린 민주당 후보 조란 맘다니가 이 도시의 시장으로 당선되었다. 최근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는 다양한 대내외 정책으로 연이은 충격을 받고 있는 중이다. 취임하자마자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세계를 향해 관세를 올리라고 일방적인 압박을 시작한 트럼프정부는 우리나라 기업들에게 조선업 등 미국 내 제조업 투자를 확대하라고 요구했다. 급기야 지난 9월 초 미국 조지아주에 위치한 현대자동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에 근무하던 한국인 근로자 수백명을 체포·구금해서 우리를 경악하게 만들었다. 반면, 맘다니는 최근 미국정치의 또 다른 변화를 상징하는 인물이다. 무슬림, 34살, 민주사회주의자, 반트럼프주의자. 맘다니를 설명하는 키워드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