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05
2025
일본 전자부품산업은 세라믹 콘덴서 등의 첨단분야에서 세계 최강의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무라타제작소 교세라 TDK Nidec 등 세계 유수의 일본 전자부품기업이 없으면 전자제품뿐만 아니라 자동차 비행기 군수물자의 생산도 못하게 될 정도다. 우리나라의 주력산업인 반도체의 경우도 신흥국인 중국의 맹렬한 추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일본 전자부품기업이 선행자로서의 지위를 계속 유지하고 있는 비결에 주목할 시점이다. 일본 전자산업은 가전 반도체 등에서 1980년대에서 1990년대 초에 절정기를 구가한 후 1990년대 후반 이후 급속도로 약해졌지만 전자부품 분야에서 강한 모습을 유지해온 것은 신기한 일이기도 하다. 이는 일본 전자산업이 도약하는 과정에서 가전 휴대폰 등의 제조기업과 전자부품기업이 긴밀하게 분업하면서 세계 정상의 지위를 구축했기 때문이다. 가전 분야 등에서 일본 유수의 브랜드들이 쇠퇴하는 가운데 일본 전자부품기업들은 발 빠르게 한국 대만 등의 신흥세력과 분업관
08.29
“중국 바이오, 언제 오르나요?”라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되묻는다. “당신은 지금, 무엇을 사고 있습니까?” 지난 3년은 중국 제약 바이오 섹터가 세계 어느 시장보다 극단적인 사이클을 드러낸 시기였다. 팬데믹 국면에서 ‘신약 자립’ 구호와 홍콩거래소 Chapter 18A(적자 바이오 상장 허용) 완화가 맞물리며 수십 개 기업이 단숨에 유니콘 반열에 올랐다. 그러나 2022년 이후 약가 인하, 규제 강화, 미중 기술 갈등, 고금리 환경이 겹치자 주가는 60~90%씩 증발했다. 이 장면을 "끝”으로 이해하면 투자는 멈춘다. 달리 봐야 한다. 지금은 ‘무엇이 꺼졌고 무엇이 다시 타오를지’를 가려내는 패러다임 전환의 입구다. 단일 파이프라인에서 ‘플랫폼 생태계’로 그동안의 중국 바이오 투자는 한두 개 후보물질에 베팅하는 ‘종목의 게임’에 가까웠다. 임상 지연 한번이면 기업가치가 반 토막 나고, 허가 소식 하나에 천당지옥을 오갔다. 이 방식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08.22
“남북한 간 특수관계를 인정한 1991년 노태우정부 당시의 남북기본합의서 내용을 다시 꺼냈다.”(탈북 외교관 출신 태영호 전 민주평통 사무처장) “지난 정부 ‘8.15 통일 독트린’의 반북 흡수통일, 자유의 북진론을 폐기한 것이다.”(통일부 대변인 공식 언론 브리핑) “1991년 남북한 동시 UN 가입 이후 한반도에 두 국가라고 하는 것이 국제적으로 이미 인정되었고, 평화유지는 가장 현실적인 노력이다.”(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주 8.15 경축사를 통해 한 마디로 ‘상호 존중과 평화 공존’의 대북 통일 정책을 발표했다. 위 코멘트는 이에 대한 평가다. 한국의 대통령은 일년 내내 우리 국민과 국제사회를 상대로 다양한 메시지를 던진다. 3.1절도 있고, 어린이날도 있으며, 부처님 오신날과 성탄절에도 대통령의 메시지는 발신된다. 8.15 경축사의 경우 한반도 문제와 대외관계에 대한 대통령의 가장 의욕적인 정책 메시지가 담긴다는 게 정설(定說)이
08.08
일본과 미국 간의 관세협상 결과에 대해 일본 산업계는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였다. 협상 결과 발표 후에는 일본 주가도 급격한 상승세를 보였다. 그러나 8월 7일부터 적용된 상호관세는 기존의 관세율에 15%를 추가하는 방식이었다. 이는 15% 관세율이 일률적으로 적용된다고 했던 일본정부의 설명과 다른 것이다. 이에 일본정부는 미국측에게 합의한 방식으로의 변경을 요청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려되었던 자동차 관세도 지난 4월부터 적용되었던 27.5%, 8월 이후 예정되었던 25%보다 크게 낮은 15%였다. 하지만 이것도 기존 관세율 2.5%를 더한 17.5%가 될 가능성이 있다. 자동차 관세의 실제 인하시기는 아직 불투명하지만 1개월 정도 걸릴 것이다. 그럼에도 도요타 등 일본 자동차기업의 수익 악화 압력도 완화될 전망이다. 일본의 주요 자동차기업이 트럼프 관세로 인해 받는 영업이익 감소 충격은 당초 예상의 절반 정도다. 골드만삭스증권에 따르면 도요타 혼다 닛산 등 주요 자동차
08.01
트럼프정부 출범 6개월, 이재명정부 출범 50일이 지난 시점에서 북한은 그간 긴 침묵을 깨고 한국과 미국과의 대화에 관한 입장을 밝혔다. 현 정부의 대북정책이 구체화되고, 북미정상회담 가능성이 구체적으로 논의되는 시점에 미리 준비된 비교적 체계적인 내용이다. 미국의 관세협상이 어느 정도 마감되고, 뜨거운 사안이었던 우크라이나전쟁 가자전쟁 이란문제가 일단락되거나 소강상태에 접어들면서 북한 문제가 전면에 나올 가능성이 있는 시점이다. 북한은 북미대화 개시의 조건을 밝히고 있다. 북한은 핵무기 능력 증강, 핵전략 변화 등을 근거로 비핵화가 더 이상 북미회담의 의제가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미국이 추진해 온 지역 및 세계전략이 공격적인 패권적 군사전략이므로 군사적 억제를 위해서도 핵무기를 포기할 수 없다는 논리도 깔려있다. 북러동맹 조약 및 우크라이나 파병, 이로 인한 경제적 이익, 외교적 성과 등 전략적 이득이 매우 견고하기 때문에 북미협상에 절박한 이유가 없다는 점도 나
07.25
"국민 21%가 극우, 연구를 한 우리도 놀랐다." 극우 연구자 최영준 교수가 얼마 전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소회다. 그는 국가주의와 반엘리트주의 등 극우 성향을 측정하는 지표 7개를 모두 충족해야 극우로 분류했다고 한다. 꽤 까다로운 요건을 적용했음에도 다섯 중 한 사람이 극우 성향이라는 결과가 나온 것은 가히 충격적이다. 최 교수는 예상을 뛰어넘는 높은 수치에 놀랄 것이 아니라 정치적 해법 모색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얘기다. 12.3 내란과 탄핵을 거치면서 극우는 한국사회의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극우는 더 이상 보수의 변방세력이 아니다. 스스로 역사적 정당성을 부여하면서 보수의 안방까지 넘보는 수준에 이르렀다. 지난 4월 서울 구로구청장 보궐선거 결과가 그 증거다. ‘외국인 불법체류자와의 전쟁’을 제1공약으로 내세운 자유통일당 후보의 득표율은 무려 32%나 됐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다. 정치적 득세보다 더
07.18
‘로스 페로(Ross Perot)’를 기억하는 독자들이 얼마나 있을까? 1992년 미국 대선 일반투표에서 18.8%를 기록해 득표수 기준으로 미국 역사상 가장 많은 표를 얻은 제3의 후보로 기록된 인물이다. 물론 미국 선거제의 특징으로 인해 선거인단은 단 한 명도 확보하지 못했다. 대중 사이에서 페로의 인기는 상당했는데 인기의 원동력은 당시 미국정부의 화두였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철저히 반대한 데 있다. 그는 미국의 제조업과 일자리는 멕시코로 빨려들어 갈 것이 불을 보듯 하다고 주장했다. 선거가 한창이던 1992년 8월에 체결된 NAFTA는 다음 해 말 미국 의회의 인준을 거쳐 1994년 1월에 정식 발효되었다. 역사는 빌 클린턴 대통령을 NAFTA의 의회 인준이라는 험한 고비를 넘긴 주인공으로 기억하고 있다. 관세전쟁 1라운드 승기잡은 트럼프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멕시코를 상대로 30%의 상호관세를 부과한다고 최종 발표했다. 예고한대로 서한을
07.11
365 제곱킬로미터 면적의 공간 안에 230만 주민이 거주하는 가자지구는 21세기 최대 비극의 현장이다. 2023년 10월 7일 가자지구를 실질적으로 지배하던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이 발단이었다. 당시 1200명의 이스라엘 국민과 외국인이 하마스에게 피살당하고 251명이 인질로 억류됐다. 미증유의 보복에 나선 이스라엘은 하마스를 궤멸시킨다는 명분으로 643일째 가자를 공격하고 있다. 5만7000명의 팔레스타인 가자 주민들이 생명을 잃었다. 유엔 통계에 의하면 어린이 사망자만 1만5000명을 상회한다. 가자지구 건물의 70%가 완파되거나 심각한 손상을 입었고, 무엇보다 상하수도 및 정수시설도 대부분 망가져 전염병 우려가 짙다. 학교 시설은 65%가, 병원은 절반 이상이 손상되어 사회 유지를 위한 기본 기능도 붕괴된 상태다. 국제사회는 가자 사태가 회복 불능의 인도주의적 위기로 치닫고 있음을 경고하고 있으나 이스라엘 네타냐후 정부와 하마스간의 휴전은 아직 불확실하다. 네타냐
07.04
7월 1일 전북 고창군에서는 밭일을 하던 84세 A씨가 쓰러진 채 발견되어 병원으로 이송되었으나 열사병에 의한 심정지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7월 1일까지 온열질환으로 응급실을 찾은 환자는 누적 524명으로, 작년 5월 20일 이후부터 7월 1일까지 발생한 온열질환자 390명보다 30.3%가 늘어난 수치다. 높아진 기온으로 닭 오리 돼지 등 가축 폐사도 이어지고 있다. 때 이른 폭염이 위험 경고를 보내고 있는 건 우리나라만이 아니다. 유럽과 북미, 러시아 등 지구 전역에 위기경보가 울리고 있다. 스페인과 프랑스, 그리스 등 유럽 각국에서 40℃를 넘나드는 폭염으로 온열질환자가 급증하고 전력 수급이 비상이 걸렸으며 산불이 확산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기후변화와 보건 전문가 마리솔 이글레시아스 곤잘레스는 유럽 각국이 폭염 등 이상기후에 즉각 대응하지 않으면 수만명이 사망할 수 있다는 경고를 내놓았다(7월 1일 폴리티코). 온열질환 폭
06.27
5-3-1. 이 세 개 숫자는 국제안보 전문가들에게 낯익은 숫자다. 핵무기 확산을 방지하는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에서 핵무기 보유를 인정받은 5개 국가, 소위 핵클럽(Nuclear Club)으로 알려진 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중국(핵무기 개발 순서)은 핵무기 확보가 용인된 상태다. 숫자 3은 표현을 선택하기가 매우 어려운데 어쨌든 NPT 체제하에서 ‘불법적’ 핵무기 보유 국가들이다. 인도 파키스탄 이스라엘이 이들 국가다. 마지막으로 숫자 1은 국제사회가 핵무기 개발을 용인하지는 않았지만, 실질적인 핵무기 보유 국가로 알려진 북한이다. 그런데 3과 1 사이에는 매우 중요한 차이가 있다. 인도 파키스탄 이스라엘은 애초에 NPT에 가입한 적이 없기에 핵무기 관련한 국제적 규범을 어겼다고 얘기하는 게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다. 하지만 북한은 1985년 NPT 회원국이 되었고 관련 룰을 지키겠다고 서명했기 때문에 NPT를 탈퇴하고 핵무기 보유에 성공한 세계에서 유일한 사례가 되었다
06.20
이재명 대통령이 이끄는 새로운 정부가 들어섰다. 한국 경제와 주식시장은 어디로 갈 것인가. 1970년 이후로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경제성장률이 계단식으로 떨어졌다. 과연 이번 정부가 성장계단을 올릴 수 있을까. 장담한 ‘코스피 5000’ 시대는 도래할 수 있을까. 경제를 볼 때 구조적 추세와 단기순환을 같이 보아야 한다. 우선 구조적 측면에서 보면 우리 잠재성장률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 1980년대 잠재성장률은 10% 안팎이었다. 그러나 1997년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5%대로 떨어졌고, 현재는 2% 안팎으로 더 낮아진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앞으로 잠재성장률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데 있다. 한국은행(한은)은 지난해 12월 2025년에서 2029년까지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이 1.8%일 것으로 추정했다. 한은은 잠재성장을 결정하는 노동의 성장 기여도 감소를 성장률 하락의 주요인으로 지적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비슷한 이유로 지난 5월 2025년에서 2030년 잠재성장률을
06.13
2025년 상반기 들어 글로벌 투자자들의 시선은 다시 중국 반도체 산업에 모아지고 있다. 미국과의 기술 분리, 공급망 재편,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 등 복잡한 외부 변수 속에서도 중국은 반도체 분야에서 독자적인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고 있고 있어서다. 중국은 삼성전자처럼 단일한 초거대 종합반도체 기업이 없는 대신, 기능별 전문화 전략을 기반으로 ‘분업형 생태계’를 형성하며 산업 전반의 구조를 다변화하고 있다. 미중갈등이 전 분야에 걸쳐 확대되면서 한국 주식에 이어 중국 주식에 대한 글로벌 자금 투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지금 중국 반도체 기업들의 기술수준, 국산화 현황과 글로벌 생태계 포지션 및 투자 매력도를 다시 들여다볼 시점이다. 독자적 생태계 구축 위한 구조적 도전 중국은 2000년대 초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이후 전자제품 조립을 중심으로 반도체 산업에 발을 들였고, 이후 소비시장의 성장과 함께 시스템 반도체와 메모리, 설계 생태계를
05.30
“기술은 흉내 낼 수 있지만 혁신은 어렵다.” “산업 규모는 크지만, 질적으로는 아직 부족하다.” 한국 사회에서 회자되는 중국산업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과거의 기억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오늘날 중국은 그런 단순한 판단을 뛰어넘는 구조적 전환을 진행 중이다. 2015년 중국정부가 발표한 ‘중국제조2025’는 산업의 고도화를 넘어서 기술 주권 확보와 산업질서 재편을 겨냥한 전략적 프로젝트였다. 10년이 지난 지금 한국이 여전히 대중 수출입 흐름에만 몰두하는 사이 중국은 조용히 산업 패권국가로의 길을 구체화해왔다. 이 전략은 더 이상 구호가 아니라 중국 경제를 재편하는 작동 시스템 그 자체가 되고 있다. 10년 전 계획이 오늘의 엔진으로 ‘중국제조2025’는 10대 전략산업을 중심으로 한 국가 차원의 산업구조 전환 계획이다. 대상 분야인 반도체 인공지능(AI) 항공우주 전기차 바이오 신소재 등은 단순한 고도화의 대상이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국의 전략적 자율성
05.23
열흘 뒤 출범을 앞둔 차기 정부는 인수위 없이 즉시 업무를 개시해야 한다. 대통령 후보자 TV 토론에서도 외교 분야가 빠진 상태에서 외교전략에 대한 후보들의 견해는 오리무중이다. 현안에 대한 충분한 준비가 되어 있는지 우려되지 않을 수 없다. 현재 제2차세계대전 이후 가장 급격한 국제질서의 변동 시기를 맞고 있다는 인식은 국내외에서 일치한다. 뚜렷한 변화는 미국의 리더십이 약화되고 대외개입을 자제(restraint)하면서 지구적으로 나타나는 질서의 공백이다. 세계안보질서는 미국의 개입 축소로 인해 힘의 공백이 출현하고 다수의 분쟁이 분출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미국의 직접적 군사개입 자제, 가자지구에서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충돌에 대한 소극적 대응은 대표적 사례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현재까지 우크라이나와 가자지구는 물론 이란 핵문제, 예멘, 인도-파키스탄, 콩고-르완다 등 다양한 국제문제에서 장기적인 평화보장자의 역할보다는 단기적인
05.16
벌써 1학기의 절반 이상이 지나가고 있다. 많은 대학에서 새로운 교수진을 보강하기 위한 신임교원 채용 절차가 진행 중이다. 다른 분야까지는 모르겠지만 필자의 전공 분야인 생명과학 분야에서는 올해 지난해와는 다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지원자 수가 많이 늘었고, 지난해까지 우리나라 ‘시장’에 나오지 않던 탁월한 지원자들이 늘었다는 것이다. 미국의 연구비 사정과 무관치 않은 현상이리라 짐작은 하지만 눈에 보일 정도로 영향이 나타나다니 놀랍다. 노벨상 수상자 제임스 로스만 교수가 2013년 수상 기념 강연에서 “나치에 의해 파괴된 유럽의 과학 공동체를 되살리는 데 50년이 걸렸다”며 “비슷한 일이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된다”고 경고한 바 있지만 그 경고가 무색할 일이 지금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트럼프의 대학정책, 우리에게 득될까 미국에서는 새로운 대통령이 예측 불가능한 정책들을 쏟아내고 있고 R&D 문제도 심각해 보인다. 대학에 대한 압박도 만만치 않아서
05.09
2024년 12월 3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령이 있은 후 우리 사회에서는 다양한 분야에서 ‘극단주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언론에 나온 것만 봐도 2025년 2월 9일자 경향신문의 ‘극단주의 시대’, 2025년 4월 19일자 한국일보의 ‘어떤 사람들이 극단주의에 쉽게 빠질까’, 2025년 4월 10일 전주MBC의 ‘캠퍼스에서 목격한 극단주의’ 등 여럿이다. 사실 우리 사회에서 ‘극단주의’라는 단어는 아직 낯설다. 작년 12월 이전까지 소수의 극단주의자들이 있기는 했지만 한국 정치나 사회에 영향력이 큰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평범한 시민들의 가시권에 잘 들어오지는 않았다. 그러나 앞으로 대한민국이라는 정치공동체를 민주주의 헌법에 따라 함께 지키고 유지해 나가기 위해 우리사회 내의 ‘극단주의’에 대해 좀 더 관심을 가져야 할 시점이 되었다. 오늘은 최근 진행된 한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우리 사회 내 극단주의자들이 누구인지, 이유는 무엇인지에 대해 살펴보려 한
05.02
2025년, 우리는 거대한 충돌의 한복판에 서 있다. 미국과 중국, 두 초강대국이 단순한 무역분쟁을 넘어 전면적인 경제패권 전쟁에 돌입했다. 트럼프 2기정부의 관세 폭탄, 중국의 희토류 수출 규제, 환율 전쟁, 기술 패권 다툼… 그 무엇 하나 가볍지 않다. 세계는 숨죽이며 이 두 거인의 싸움을 지켜보고 있다. 하지만 이 싸움은 단순한 ‘두나라의 문제’가 아니다. 글로벌 공급망, 금융시장, 기술표준, 에너지 안보, 모두가 이 전쟁의 불똥을 맞고 있다. 그리고 그 불똥은 한국 경제와 기업, 그리고 우리의 삶을 직접 위협하고 있다. 이 전쟁은 과거 19세기 영국과 독일, 20세기 미국과 일본 간의 무역 갈등을 떠올리게 한다. 경제가 성장하고, 기술력을 갖춘 후발주자가 등장할 때마다 기존 패권국과의 충돌은 불가피했다. 오늘날 중국은 그런 후발주자다. 미국은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고, 이는 관세라는 형태로 나타난 것이다. 지키려는 자 미국, 일어서는 자 중국
04.25
지난 10여년 이상 전세계적으로 숨가쁘게 개발 경쟁을 벌이던 인공지능(AI) 관련 기술이 어느덧 한 챕터를 마무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합성곱신경망을 이용한 시각인식에서의 놀라운 성공은 인공지능 분야에서 사실상 사람의 수준에 도달한 최초의 사례였고, 이는 인공지능을 연구해 온 수많은 사람과 조직들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희망을 크게 증폭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그런데 영상인식 분야에서 사람의 인식능력과 대등해진 놀라운 성공과는 달리 다른 분야에서는 아직 사람의 능력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들이 수년 동안 지속됐지만 ‘거대언어모델’의 등장으로 인공지능에 대한 연구와 투자는 또 다시 불타오르게 된다. 거대언어모델 인간의 지능 앞지르기 시작 거대언어모델의 등장으로 인해 인공지능은 엄청난 인프라와 전력 소모를 담보로 하는 일종의 머니게임 시장의 성격을 가지게 된다. 올해 초부터 전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중국의 딥시크가 훨씬 저렴한 인프라와 비용 투자로도 좋은 성능을 낼 수
04.18
2025년, 세계는 다시 격랑 속에 들어섰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과 함께 미국은 ‘국가적 흑자 프로젝트’라는 이름 아래 새로운 형태의 경제 충돌을 예고하고 있다. 이번에도 타깃은 중국이며, 그 외곽에는 한국과 독일, 일본 등 전통적인 수출 강국들이 포진해 있다. 그러나 관세 환율 무역수지 공급망이라는 전통적 키워드 이면에는 미국 경제 시스템의 구조적 한계와 부채 위기라는 본질이 숨어 있다. 트럼프 의도는 ‘전면적인 환율 재편 시도’ 많은 사람들은 “트럼프는 왜 이토록 관세에 집착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그러나 이것은 질문이 틀렸다. 트럼프는 관세에 집착하는 것이 아니라 “적자라는 개념을 없애려는 것”에 집착하고 있다. 미국의 2기 행정부가 본격적으로 꺼내든 경제무기의 실체는 단순한 보호무역주의가 아니라 ‘전면적인 환율 재편 시도’이자 글로벌 금융질서 재정비 시도이다. 트럼프 2기 경제팀은 이미 단순한 관세율 경쟁을 넘어서고 있다. 그들이 제시한 논리는 매우 단순하
04.11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주요 교역대상국과 업종에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4월 2일에는 교역대상국에 작게는 10% 많게는 49%의 상호관세를 부과했다. 특히 트럼프는 9일(현지시간) 중국이 “끝까지 싸우겠다”며 보복관세로 맞대응하자 곧바로 중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관세를 125%로 인상했다. 미국, 세계경제에서 소비자 역할 포기 지난 30여 년 동안 미국은 세계경제에서 소비자 역할, 중국은 생산자 역할을 했다. 미국 가계가 소비를 많이 했고 중국은 상품을 생산해서 미국 소비자에게 공급했다. 무역으로 벌어들인 돈으로 중국은 미국에 직접 투자와 더불어 증권투자를 했다. 이런 과정에서 미국경제는 금융 중심으로 중국 경제는 실물 중심으로 성장했다. 2000년 말에 34조4682억달러였던 미국 가계의 금융자산이 2024년 말에는 128조8699억달러로 3.7배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미국 국내총생산(GDP)에서 금융자산의 비중도 330.3%에서 433.6%로 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