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22
2026
“앵커(anchor)가 되고 싶습니다.” 학생들이 쓴 자기소개서에 단골로 등장하는 희망진로다. 저널리즘 전공 대학생은 뉴스 프로그램 진행자인 앵커를 매력적인 직업으로 꼽는다. 매 학기 받는 학생의 자기소개서에 앵커가 한번도 빠진 적이 없다. 영어로 앵커는 ‘배의 닻’이다. 라틴어 ‘앙코라(anchora)’와 그리스어 ‘앙퀴라(ankyra)’에서 따왔다. ‘붙잡아 두다’라거나 ‘중심을 잡다’라는 의미가 있다. 닻처럼 중심을 잡고 전체 보도 흐름을 이끄는 사람을 앵커라고 하는 까닭이다. 앵커가 갑자기 대학가에 등장한 건 의외다. 교육부는 재정지원 사업명을 영어로 짓는 습관이 있다. 프라임(Prime), 링크(Link), 에이스(ACE), 누리(NURI), 코어(CORE), 월드 클래스 유니버시티(WCU), 휴스(Huss), 휴먼코리아(CK), 브레인 코리아(BK), 스터디 코리아 300K, 글로컬(Glocal), 라이즈(RISE) 등 헤아릴 수 없다. 교육부가 입에 붙지 않는 ‘
최근 국내외 주식시장이 크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지금 시장에서 보다 더 눈여겨 보아야 할 변화는 주가 보다는 금리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5월 들어 빠른 속도로 올라 2025년 6월 이후 처음으로 4.5%선을 넘어섰다. 한국 국고채 10년물도 미·일 장기금리 급등의 영향과 함께 반도체 수출 호조에 따른 예상 밖 성장 서프라이즈와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맞물리면서 4% 초반 수준으로 올라섰다. 금리가 오르면 주식시장은 전반적으로 부담을 느낀다. 특히 인공지능(AI)과 반도체처럼 장기 성장 기대가 주가에 크게 반영된 산업은 금리변화에 더욱 민감하다. 최근 주가조정도 급하게 오른 주가의 차익실현과 함께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조정이라고 할 수 있다. 금리상승 배경은 성장 기대와 실질금리 상승 이번 금리상승의 배경에는 두 가지 흐름이 동시에 작용하고 있다. 하나는 중동정세 불안과 국제유가 상승 우려다. 에너지 가격은 운송비와 공공요금, 서비스
중국은 대만과 수교한 에스와티니를 제외한 아프리카 53개국과 외교관계를 맺고 47개국에 상주대사관을 두고 있다. 17년 연속 아프리카 최대 교역국인 중국의 지난해 대아프리카 수출은 전년대비 26.5% 늘어난 2250억달러, 흑자만 1020억달러에 달한다. 중국은 올해 5월 1일자로 아프리카 관세제로 정책을 단행하며 무역불균형 해소에 나섰다. 이미 무관세가 적용되던 33개 최빈국에 더해 상대적으로 부유한 모로코·이집트·남아공까지 모두 혜택을 받게 되었다. 미국이 지난해 종료된 아프리카성장기회법(AGOA) 연장 여부를 놓고 저울질하는 사이에 중국은 아프리카에 통 큰 제스처를 보임으로써 글로벌공급망은 물론 자국의 영향력도 더욱 확대하겠다는 계산이 깔려있다. 미국이 ‘조건부 지원’으로 망설이는 가운데 중국은 ‘무조건 환영’으로 아프리카의 마음을 사겠다는 외교적 셈법에 아프리카 원자재를 무관세로 들여오겠다는 경제적 셈법까지 더해진 것이다. 1960~1970년대 중국정부는 아프리카
최근 실리콘밸리의 빅테크기업부터 대학의 연구실에 이르기까지 지식 노동이 이루어지는 최전선의 풍경은 그 근본적 형태가 뒤바뀌는 임계점(Critical Point)을 지나고 있다. 새로운 프로젝트를 기획하거나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초기 모델을 코딩하고 방대한 데이터를 정제하는 일은 오랫동안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나 연구자들이 직접 부딪히고 감내해야 하는 ‘지적 실무(Intellectual Labor)’였다. 그러나 최근 코딩에 특화된 자율형 AI 에이전트들이 산업과 학계 전반의 워크플로우에 적극적으로 도입되면서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 지치지 않는 속도로 코드를 작성하고 터미널 오류를 스스로 수정하는 인공지능(AI) 앞에서 인간의 역할은 실무를 직접 실행하는 단계에서 빠르게 벗어나고 있다. 필자를 비롯한 현장 전문가들 역시 도출된 결과를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다음 단계의 궤도를 설계하는 ‘감독(Supervision)’으로 업무의 무게중심을 이동시키는 중이다. 이는 단순히 편리한
05.21
다시 급락하긴 했지만 코스피 역사상 처음으로 8000포인트를 달성했다. 무엇이 주가를 끌어올렸을까? 가장 좋은 방법은 ‘역사’를 통해 패턴을 도출하는 것이다. 미국 자본주의 150여년의 역사에서 ‘대형 강세장’은 다섯 번 있었다. 첫째, 1929년 대공황 이전이었던 광란의 20년대(1921~1929)였다. 다우지수는 8년간 약 6배가 올랐다. 연평균 상승률은 20%였다. 이 시기는 자동차 전기 라디오가 주도했다. GM 주가는 9.63달러에서 111달러로 뛰었다. 자동차 판매량은 21.5만대에서 190만대로 765% 증가했고, 순이익은 1750%로 폭증했다. 미국 라디오 회사(Radio Corporation of America)는 무려 3만%의 수익률을 안겼다. 자동차 대량생산, 도시화, 전기화가 ‘끝없는 번영’의 신화를 만들었다. 둘째, 전후 강세장(1949~1957)이다. 이 기간에 S&P500은 약 500% 상승했다. 2차세계대전을 거치면서 미국은 ‘세계의 공장’이 됐
미중 정상회의 직후 테슬라는 중국서 엔지니어 등 자율주행 테스트 인력을 채용 중이다. 전문 엔지니어를 모집해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선전 등 9개 주요 도시에서 완전자율주행 차량(FSD) 테스트를 시작하려는 신호다. 머스크 테슬라 CEO가 트럼프와 함께 중국을 방문한 목적도 여기에 있다. 이른바 도심은 물론 고속도로 주행에서부터 자동주차와 원격호출 기능을 갖춘 FSD 버전 확보가 시급하기 때문이다. 머스크는 1분기 실적 발표 때도 중국 FSD 승인을 3분기까지 받았으면 좋겠다는 의중을 드러냈을 정도다.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중국 방문한 머스크의 의도 테슬라는 이미 지난해 2월 중국서 FSD를 출시한 상태다. 하지만 중국 FSD 버전은 기본적인 도심 주행을 보조하는 기능을 제공하는 수준이다. 완성도나 알고리즘 현지화 수준 등 여러 측면에서 해외 최신 버전과 상당한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순 전기차(EV) 보급과 가상공간을 활용한 설계와 인공지능(AI)을 사용한 소프트웨
이번 미중 정상회담은 두 강대국이 극한 대립을 잠시 멈추고 전략적 관리 상태로 돌아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러나 두 지도자의 득실만 놓고 보면 트럼프는 뚜렷한 실리를 얻지 못한 반면 시진핑은 중국이 미국과 국제문제를 함께 논의할 수 있는 대등한 강대국이라는 이미지를 부각했다. 이는 국제사회에서 트럼프의 고립과 미국의 국가 위상 하락을 직접 반영한 것이지만 중국이 오래전부터 활용해온 형세 조성의 협상술과 공산당의 협상원칙이 작동한 결과로 볼 수 있다. 천시 지리 인화 활용해 유리한 형세 만들어 중국은 협상장에 들어가기 전에 먼저 형세를 만든다. 상대가 양보할 수밖에 없는 시간 장소 국내정치 국제여론의 조건을 조성한 뒤 협상을 시작하려 한다. 그래서 중국식 협상은 회담장의 논리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기다릴 수 있는 자와 조급한 자의 차이를 이용하는 시간의 정치, 회담장소와 의전을 통한 상징 연출, 도덕적 명분과 힘의 결합이 함께 작동한다. 이런 점에서 맹자의 천
05.20
지난 7일 영국에서 실시된 지방선거에서 집권 노동당이 텃밭에서도 표를 잃으며 극우 포퓰리스트 정당인 영국개혁당에게 1위 자리를 내줬다. 이후 노동당에서는 키어 스타머 총리의 사임 요구가 거세다. 선거 결과를 지켜본 필자는 스타머의 사임·퇴출은 시간문제라고 봤다. 잦은 정책 번복과 스캔들에다 총선 참패가 총리를 몰아내려는 결정적인 방아쇠로 작용했다. 2024년 7월 4일 조기 총선에서 노동당은 하원의석의 2/3에 육박하는 압승을 거둬 14년만에 정권교체에 성공했다. 하지만 1년 10개월 동안 스타머 총리는 정책의 중심을 잡지 못하고 우왕좌왕을 거듭했다. 연금생활자에 보조해준 겨울 난방비를 저소득층에게만 선별 지급으로 변경한 정책은 부족한 재정을 감안할 때 필요했다. 그러나 일부 반발이 있자 곧 철회됐다. 반면에 두 자녀까지만 자녀수당 지급은 선거공약에서 유지를 약속했음에도 번복됐다. 인기없는 정책이라도 정부 재정운용에 필요하면 설득하고 관철시켜야 하는데 우유부단하며 리더십을
청년인구의 55% 가량이 수도권에 살고 있고, 이러한 쏠림은 해마다 가속화되고 있다. 이는 일자리와 교육 등 삶의 기회가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거주지에 대한 개인의 선택은 존중받아야 마땅하지만 국가균형발전이라는 거시적 측면에서 보면 우려스러운 부분이 있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창업도시 조성 프로젝트’는 이에 대한 해법 중 하나인 듯하다. 4개 과학기술원을 중심으로 기술 기반의 창업 허브를 구축하고, 2030년까지 10개 창업도시를 조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지역성장펀드를 마련하는 한편 신기술에 대한 규제자유특구도 지정하겠다고 했다. 겉으로 보면 수도권의 창업 동력을 지방으로 확산하려는 취지로 보인다. 그러나 정부 구상은 여전히 지역을 나눠 특구 지정이나 인프라 구축 같은 물리적 거점을 만드는 프레임에 갇혀 있다. 인공지능 전환과 탈공간이 지배하는 시대에 하드웨어 공급 중심의 정책이 인구·산업 축소로 기력이 쇠해진 지역경제 전체로 스며들기에는 부족
21세기 세계 경제를 움직이는 두 축은 디지털전환과 탈탄소다. 그리고 이 두 흐름은 점점 하나로 수렴하고 있다. 인공지능(AI) 산업이 폭발적으로 팽창하면서 전력수요는 임계점을 향해 치닫고 있고 각국은 탄소중립 이행이라는 압박에 직면해 있다. 중국은 이 거대한 전환의 한복판에 서 있다. 불과 10여년 전만 해도 스모그로 뒤덮인 베이징의 회색 하늘은 중국식 성장모델의 상징이었다. 그러나 지금 세계가 마주한 중국은 전혀 다른 나라다. 태양광 배터리 전기차 희토류까지, 글로벌 청정에너지 공급망의 핵심 고리마다 중국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2025년 중국의 청정에너지 산업 규모는 GDP의 11.4% 수준으로 캐나다나 브라질 경제 규모와 맞먹는다. 더 놀라운 점은 청정에너지 산업이 같은 해 중국 경제성장의 1/3 이상을 견인했다는 사실이다. 중국 경제의 성장엔진이 철강 시멘트 부동산에서 청정에너지로 바뀌고 있는 셈이다. 이 변화를 단순한 산업 경쟁력 강화로 읽는 것은 본질을 놓치는 일
05.19
사관학교는 단순히 군 장교를 양성하는 교육기관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생도 시기의 교육과 생활을 통해 군에 대한 인식과 사고방식이 처음 형성되는 특별한 공간이기 때문이다. 사관학교에서 전수되는 교육내용, 생활규범, 암묵적 가치체계는 생도 개인의 역량 형성에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장교단 전체의 사고방식과 리더십 문화, 나아가 군 조직의 운영논리를 장기적으로 규정한다. 이런 점에서 사관학교는 장교 양성기관을 넘어 군의 정체성과 핵심가치를 내면화하고, 이를 조직 전반에 확산시키는 핵심기제라 할 수 있다. 현재 한국 사관학교가 직면한 구조적 한계는 교육환경의 폐쇄성과 그로 인한 확장성의 부재다. 그 핵심은 교수진 구성에서 드러난다. 한국 사관학교 교수진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해당 학교 출신의 현역 장교가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현역 신분 교수진의 군 경험이 짧고 제한적이라는 문제도 더해진다. 상당수는 3년 내외의 초급 장교 시절 경험을 바탕으로 사관학교에
인공지능(AI) 경쟁의 본질이 바뀌었다. 알고리즘 싸움에서 산업 현장 데이터 장악전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했다. 미국은 민간 빅테크가 흡수한 데이터와 합성 데이터로 격차를 벌린다. 중국은 데이터를 국가 생산요소로 법제화해 국가 주도 데이터 플랫폼에 집적한다. 독일은 기업 데이터는 서버에 두고 접근권만 통제하는 분산형 데이터 스페이스로 공급망 표준을 선점한다. 방식은 달라도 목표는 하나다. 산업 데이터를 자국 중심으로 묶고 그 위에서 AI 주도권을 확보하는 것이다. 수십년 축적된 산업현장 데이터는 한국 고유의 자산 이 경쟁이 한국에 던지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데이터 없이는 AI 경쟁에 끼어들 여지가 없다. 우리에게는 믿는 구석이 있다. 반도체·자동차·조선 등 주력 업종과 소재부품장비, 뿌리산업까지 망라한 산업 전반의 데이터다. 수십년 간 현장에 축적된 이 데이터는 미국도 중국도 가질 수 없는 한국 고유의 자산이다. 산업 AI의 진정한 토대가 여기 있다. 산업통상부는 제
얼마 전 우리나라 최고 IT 기업을 방문했다. ‘로봇 친화형’ 건축물로 인증받은 이곳에서, 우리 일행이 만난 로봇은 건물 내 카페에서 일하고 있었다. 혼자 직원 출입 검색대를 통과하고 엘리베이터도 타는 게 신통했다. 이들이 최적의 경로로 이동하게끔 천장 곳곳에 QR코드가 달렸다. 인간에게 커피와 행복을 배달하다가 힘이 딸린 로봇은 스스로 충전 스테이션으로 돌아온다. 우리 일행도 회의실에 앉아 커피를 가져올 로봇을 기대했지만 마침 모두 충전 중이었다. 쉬는 로봇 대신 인간들이 가져와 마실 수밖에. ‘인간 친화형’ 인증이 있다면 여긴 그것마저 받을 수 있겠다 싶었다. 보안 게이트 대신 바깥세상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진 탁 트인 1층 공간, 시민들에게 공개된 인스타그래머블한 도서관, 기념일을 잊고 빈손으로 퇴근해 버리고도 남을 개발자 직원들의 가정 내 평화를 위한 듯한 꽃집 ‘플랜트(Plant)’, 병원 검진 결과를 함께 해석하고 ‘그래서 무엇’을 하면 건강하게 살 것인지 상담해 준다
05.18
BTS 등 한국 문화예술인의 세계적 활약이 두드러지며 K-컬쳐가 세계를 휩쓴다. 그 뿐 아니다. K라는 글자로 시작되는 한국적 현상이 세계 곳곳에서 거론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25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문화의 최고봉은 가치와 질서이고 2024년 12월 3일부터 겨울과 봄을 거치며 우리 국민이 이를 전세계에 보여줬다”고 했다. 그는 이어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위대함이 전세계의 표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K-민주주의를 직접 거론했다. 민주주의는 오랜 인류 역사에서 나온 이념 가운데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지금도 대부분의 나라에서 이를 바탕으로 정치체제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냉전 종식 이후 한때 자리잡았던 ‘민주주의의 세계사적 승리’라는 슬로건은 사라졌다. 대신 최근 민주주의의 후퇴와 ‘극우’와 포퓰리즘 정치의 확산 등으로 민주주의의 위기라는 말까지 나온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 시민들의 직접적 참여로 내란을 극복하고 민주주의
인류 산업사에서 기술혁신은 언제나 새로운 지식재산의 시대를 열어왔다. 산업혁명기에는 특허권이 패권의 핵심이었고, 디지털 경제에서는 저작권이 플랫폼 경제의 중심 자산이었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또 다른 거대한 전환점 앞에 서 있다. 생성형 AI가 인간 고유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발명과 창작에 본격적으로 진입하면서 기존 지식재산 체계의 근간이 동시에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세계 각국은 AI 생성물의 권리 귀속, 학습범위, 인간 개입 기준 등을 둘러싼 제도 정비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AI의 발전 속도와 인간의 활용 확장성을 고려하면 기존 지식재산 체계만으로 미래 경쟁력을 설명하기 어려운 시대가 오고 있는 것도 분명하다. AI는 이미 특허 명세서를 작성하고 음악·영상·디자인·논문을 대량으로 생산한다. 과거에는 인간의 창의성과 전문성이 희소성의 근거였다면, 이제는 오히려 무한복제 가능성이 새로운 현실이 되고 있다. 결국 AI 시대에 가장 희소한 것은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
나이가 들어가면서 이곳저곳 온몸이 신호를 보내온다. 그 중에서도 나이 듦의 변화를 가장 먼저, 그리고 절실하게 느끼게 되는 곳이 바로 ‘눈’이다. 40대에 접어들면서 ‘눈이 침침하다’는 말이 수시로 나온다. 중년의 눈건강은 앞으로 펼쳐지는 삶의 질을 결정한다는 점에서 세심한 관리를 필요로 한다. 중년에 가장 먼저 찾아오는 불청객은 ‘노안’이다. 특히나 요즘은 스마트폰 같은 각종 IT 기기 사용률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노안을 예전보다 더 일찍 더 심각하게 경험하게 된다. 카메라로 사진을 찍을 때를 생각해보자. 저 멀리 아름다운 풍경을 카메라로 담아낸 후 내 앞의 인물로 화면을 옮기면 카메라가 잠시 자동으로 초점을 맞추어 낸 후 선명한 사진을 찍어낸다. 우리의 눈은 카메라보다도 훨씬 우수한 자동초점기능을 갖추고 있어 바라보는 사물의 거리에 따라 수정체 두께가 알아서 변화되면서 항시 선명한 상이 맺히게끔 되어있다. 멀리 앞에 놓인 칠판을 바라보다 1m 앞의 컴퓨터 작업도 하고
05.15
1970년 11월 13일 평화시장 앞에서 스물두 살의 재단사가 몸에 불을 붙이며 외쳤다.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전태일의 분신은 인간을 기계로 취급하던 야만의 노동 시대에 던진 ‘인간선언’이었다. 그 외침이 울려 퍼진 자리에서 한국 노동운동은 시작됐다. 하지만 그 여정은 험하고 지난했다. 1970년대 노동자들은 노동조합을 만드는 것부터가 처절한 싸움이었다. 동일방직과 YH무역처럼 똥물을 뒤집어 쓰는가 하면 죽어 나가는 일까지 있었다. 그럼에도 노동운동가에게 노동은 존재 의미이자 삶의 가치였고 인간 해방의 언어이며 희망이었다. 1980년대 더욱 엄혹해진 체제 속에서도 노동은 진보하고 발전했다. 5.18광주민주항쟁 이후 체제변혁을 꿈꾸는 학생운동 출신이 대거 공장으로 들어갔다. 학출 노동자와 1970년대 선진노동자들의 활동에 힘입어 노동자들이 의식의 눈을 뜨고 변혁의 언어가 생산현장을 뒤덮었다. 그 축적된 에너지는 1987년 6월 항쟁에 이어 폭발한 7,8월 노동자대투쟁으로
늘 다니는 등산로에서 철없는 벌개미취가 만개한 것을 보고 스마트폰을 뒤지기 시작했다. 식물의 생존과 번식을 최대화하려는 환경적응 전략으로 기후변화에 따른 비정상적인 개화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싶어서였다. 이를 리처드 도킨스는 ‘이기적 유전자’에서 자신을 복제하기 위해 만들어 낸 운반체(vehicle)인 유전자가 행동프로그램을 조절한다는 것으로 설명했다. 그래서 필자는 벌개미취가 우위를 점한 기후환경과 자연선택 조건 자체를 바꾸어 새로운 생존규칙을 위한 융합된 유전자 수준의 유의미한 실험을 한다고 이해했다. 이는 기후환경 변화에 대처 방법을 모색하는 데 주요한 판단 준거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2024년 기준 발생량 중 7% 정도만 위탁처리 2011년 구제역으로 매몰되는 한우의 큰 눈에서 흐르는 눈물을 보고 가축분뇨 처리를 연구하기로 결정했다. e-나라지표에 따르면 2024년 우리나라 가축분뇨 발생량은 13만3800톤/일로 전년대비 3300톤/일(2%
1869년 5월 10일 미국 유타주 프로몬토리 서밋. 동쪽에서 달려온 유니언 퍼시픽과 서쪽에서 달려온 센트럴 퍼시픽이 마지막 황금 스파이크(golden spike)를 박았다. 두 대륙의 철로가 맞물린 순간이었다. 대서양 국가 미국이 태평양 국가로 완성되던 날. 뉴욕에서 샌프란시스코까지 6개월 걸리던 길은 6일로 줄었다. 상품이 흘렀다. 자본이 따라붙었다. 서부개척은 폭발했다. 미국의 운명이 바뀌었다. 1916년 러시아는 유럽과 블라디보스토크를 잇는 9288km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완성했다. 광활한 유라시아의 심장을 꿰뚫은 강철 동맥이었다. 잠자던 동토의 가치가 깨어났다. 영국의 지정학자 핼퍼드 매킨더는 간파했다. “심장부를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한다.” 교훈은 단호하다. 대륙을 가로지르는 육로 교통망은 단순한 토목공사가 아니다. 낡은 질서의 해체이고 새 질서의 탄생이다. 국가의 체급을 송두리째 뒤바꾸는 사건이다. 조 코커의 끈적한 명곡 ‘언체인 마이 하트(Unchain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기습 침략 공격으로 시작된 이란전쟁이 76일째로 접어들었지만 종전의 기미는 보이지 않은 채 불안한 휴전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먼저 핵과 관련해서 미국은 이란이 우라늄 농축을 20년 동안 전혀 하지 말 것과 함께 60%까지 농축한 우라늄 440kg을 미국으로 보내라고 요구하고 있다. 반면 이란은 20년 농축 금지를 거부하면서 5년을 제안했고, 60% 농축 우라늄의 절반은 자국에서 희석하고, 절반은 제3국으로 실어 내되 미국이 약속을 어기면 다시 되돌려받겠다는 태도다. 그런데 이란은 일단 전쟁을 마무리한 후 핵 협상에 나서겠다고 한다. 물론 미국은 핵 협상을 먼저 해야 한다며 물러서지 않는다. 종전이 먼저냐, 핵 협상이 먼저냐를 두고 양측은 타협의 여지를 남겨두지 않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도 문제다. 이란은 미국이 호르무즈 역 봉쇄를 풀고, 제재를 푸는 정도에 맞춰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겠다고 한다. 한마디로 핵심 사안을 두고 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