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05
2025
동남아시아는 최근 몇년 간 빠른 디지털 전환과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전세계 정보기술(IT) 기업들의 전략적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인도네시아 베트남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태국 등 주요국들이 정부 주도의 디지털 전략과 민간투자를 통해 인공지능(AI) 생태계를 빠르게 구축하고 있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미국 빅테크 기업들은 베트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지역을 선택했다. 동남아시아가 글로벌 AI 허브로 급부상하는 배경에는 몇가지 핵심요인이 있다. 첫째, 약 6억7000만명의 인구를 기반으로 한 방대한 데이터 생성 환경이다. 모바일과 소셜미디어에 익숙한 청년층이 많아 디지털 혁신 수용성이 높고 중국을 대체할 시장으로 주목받는다. 둘째, 저렴한 운영비용이다. 토지와 물, 전기를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어 대규모 데이터센터가 필요한 IT 기업들에게 매력적이다. 하지만 과제도 적지 않다. 첫째, AI 분야 고급 인재가 여전히 부족하다. 데이터 보호와 윤리
08.29
아프리카는 모두 몇개 나라일까. 아주 단순한 질문이지만 대답은 간단치 않다. 그 이유는 아프리카 식민지배 역사와 냉혹한 국제관계 현실이 복잡하게 얽혀있기 때문이다. 현재 유엔 승인 아프리카 국가는 54개국이다. 이중 마지막 가입국 남수단은 20년의 내전 끝에 2011년 독립을 인정받아 193번째 유엔회원국이 되었다. 한편 아프리카를 대표하는 지역공동체인 아프리카연맹(AU) 회원국은 사하라아랍민주공화국(SADR, 이하 서사하라)을 더해 모두 55개국이다. 서사하라 문제는 아프리카 식민지배 종식 후에도 아직까지 독립투쟁 중이다. 그 배경은 모로코와 이슬람의 오랜 역사 속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7세기경부터 이슬람교 세력 팽창으로 지브롤터 해협 너머 유럽의 이베리아반도를 점령했던 베르베르족이 모로코의 조상이다. 긴 세월 모로코가 아프리카 북서부 지역을 지배하는 동안 서사하라 사흐라위(Sahrawi)족도 암묵적 평화를 유지하며 모로코 남부지역에서 살아왔다. 19세기 제국주의 소용돌
08.22
역사는 길목 장악 싸움이었다. 교통허브 차지가 목적이다. 실크로드 운하 등 지정학과 공급망도 같은 맥락이었다. ‘길을 지배하라’는 오래된 명제는 설득력이 있다. 그러니 세력 간 충돌과 갈등은 당연하다. 육·해·공·우주 등도 있으니 어쩌면 다차원적이다. 교통은 욕망의 충돌 분야다. 인프라 프로젝트가 있는 곳에 갈등이 있기 때문이다. 땅따먹기, 기득권 수호가 부딪치므로 조정의 예술이 필요한 분야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도 마찬가지다. 기술격차에 따라 구파-신파 간 입장이 다르다. 내연차와 전기차 간 힘겨루기가 그런 예다. 그럼에도 국제개발협력(ODA)은 상대적으로 아름답다. 주변 4강 등에 기울어진 한국 외교의 민낯을 보완하는 다변화-전방위 외교 전략이기도 하다. 국가발전에 목마른 개발도상국이 대상이기 때문이다. 최근 파라과이에서 한국산 친환경 전기버스 5대 인도식이 열렸다. ‘태스크(TASK) 그린 모빌리티 사업’(전기자동차 및 자동차부품산업협력 프로젝트)으로 현지 산업통상부
08.08
이상한 전쟁의 시작이었다. 미국이 3개월 전부터 예고해온 그대로 러시아가 2022년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했다. 미국은 러시아가 어떤 방식과 경로로 우크라이나를 침공할지 예상했는데 그대로 실현됐다. ‘러시아 침공설은 전례 없는 허위정보 캠페인’이라는 러시아의 공식발표를 유럽연합(EU)은 물론 우크라이나도 믿고 있었는데 그러한 신뢰는 붕괴됐다. 전쟁은 여러 면에서 최초를 기록했다. 냉전 이래 최대의 지정학적 지진으로서 2차대전 이후 러시아가 처음으로 동원령을 발동해 일으킨 대규모 침략전쟁이었다. 서방과 러시아의 관계는 전쟁 전과 전쟁 후 관계로 분리됐다. 세계는 더 분열되고 새로운 진영으로 나뉘면서 불확실성과 리스크가 증대됐다. 전쟁은 미국 예고대로 시작됐지만 미국의 예측과 다르게 전개됐다. 마크 밀리 합참의장은 키이우가 72시간 내에 함락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공세를 버텨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가니 전 아프간 대통령처럼 국외로 탈출할 것이라
08.01
이재명정부는 출범하자마자 트럼프발 관세전쟁과 주한미군 관련 현안에 대응하느라 분주하다. 여기에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다 보니 우리의 대미외교가 전체 안보외교와 경제외교를 압도하는 듯한 인상을 준다. 그러나 안보와 달리 경제외교의 대상은 전세계다. 해외 173개 외교 공관의 약 90%도 경제업무에 우선순위를 둔다. 우리 국민은 이재명정부의 최우선 과제를 경제 활성화로 본다. 이를 위해서는 대내외적 대책이 필요하다. 현재 정부와 기업은 미국 중국 동남아와 더불어 5억1000만 인구의 중동에서 어떻게 새로운 경제적 기회를 창출할 것인지 고심 중이다. 수입의존도가 매우 높은 걸프협력이사회(GCC) 국가들이 트럼프로부터 10%의 상호관세율만 받은 것에 주목하는 이유다. 그러나 중동의 지정학적 위기는 경제적 기회에 대한 회의론도 불러온다. 2차대전 후 중동에서는 길어도 10년 안에 큰 전쟁이 있었다. 현재도 가자지구와 예멘 후티지역, 레바논 시리아 이란 이스라엘의 주민들은 공습경보에 24
07.25
올해는 한국과 싱가포르가 외교관계를 수립한 지 50주년이 되는 해다. 물론 우리와 싱가포르와의 관계는 이보다 훨씬 이전부터 시작되었다. 일제강점기 시절에는 해외 거주 우리 독립투사들 중 일부가 싱가포르에서 활동했고 2차대전 직후에는 일본군 포로수용소에 징집되어 복무하던 우리 젊은이 중 일부가 싱가포르 현지의 연합군 전범재판을 통해 사형을 당하는 안타까운 사례도 있었다. 1965년 싱가포르가 독립하자 우리는 1970년 통상대표부를 설치하고 이를 총영사관으로 승격시킨 후 1975년 8월 8일 정식수교를 하게 되었다. 지난 50년 동안 한국과 싱가포르는 민주적이고 개방적인 사회와 시장경제라는 공동의 가치를 바탕으로 긴밀히 협력하는 한편 ‘아시아의 네 호랑이’ 국가의 일원으로 서로 열띤 경쟁을 이어왔다. 수교 당시 7200만달러에 불과했던 양국 간 교역은 2023년에 300억달러로 늘어났다. 현재 싱가포르는 한국의 9대 교역국이고 싱가포르에게는 한국이 7대 교역국이다. 인적교류도
07.18
올해는 2차대전의 참화를 겪고 유엔이 창립된 지 80년이 되는 해다. 하지만 그 축하의 속내는 명암이 교차해 복잡하다. 지난 80년간 3차대전의 발발을 막고 평화유지 개발지원 인권증진 등의 국제 공공재를 제공해온 긍정적인 기여는 평가받아야 한다. 반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스라엘의 하마스 헤즈볼라 이란과의 전쟁 앞에서 안전보장이사회가 마비되고 날로 악화하는 기후생태계 위기 등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데 대한 국제사회의 실망과 비판도 커지고 있다. 여기에 더해 트럼프 대통령의 귀환 이후 가속화하는 일방주의 경향으로 유엔이 상징하는 다자주의와 글로벌 거버넌스 전체가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인류 전체의 생존을 위태롭게 하는 실존적 위협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지는 데 반해 이에 대응해야 하는 다자주의의 약화가 겹치면서 글로벌 거버넌스의 위기상황이 야기되고 있다. 인류에 대한 실존적 위협의 퍼펙트스톰이 핵 겨울의 망령, 기후·생태위기, 통제되지 않는 신기술 등 세
07.11
인공지능(AI), 반도체, 우주산업 등 첨단 기술을 둘러싼 패권경쟁이 국가 간 전략의 최우선 과제로 부상했다. 미국과 중국은 기술 우위를 유지하거나 확보하기 위해 공급망 재편, 인재 확보, 동맹국과의 기술 블록화 등 다층적인 전략을 구사하고 있으며 유럽과 일본도 이에 뒤지지 않는다. 이제 외교는 기술과 산업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시대가 되었고 각국의 생존전략은 기술력과 연결될 수밖에 없다. 한국도 이 흐름에서 예외일 수 없다. 국정기획위원회가 발표한 ‘대한민국 진짜 성장을 위한 전략’ 보고서에는 산업 대도약 전략의 일환으로 ‘AI 3대 강국 도약’과 ‘미래전략산업 육성’을 핵심 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이 보고서는 첨단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인프라 투자와 데이터 공유를 포함한 글로벌 협력체계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AI 인재 확보를 위한 해외 유치 인센티브도 담고 있다. 국정 전략은 더 이상 ‘국내 역량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현실 인식에 기초한 것으로 보인다. 기술패권 시대
07.04
이란 핵시설을 둘러싼 이스라엘-이란 간의 극한대치는 결국 미국이 초강력 벙커버스터 GBU-57을 투하함으로써 막을 내렸다. 이제 전세계는 미국의 이란 공습이 북한 핵문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그러나 이란과 북한의 상황은 근본적으로 다르다. 이란은 아직 핵무기를 보유하지 못한 반면, 북한은 이미 50여개의 핵탄두를 가지고 있으며 40개 이상 추가 생산이 가능한 핵물질도 확보한 상태다. 게다가 미국 본토 어디라도 겨냥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도 개발했다. 1994년 미국이 북핵 시설을 폭격하려다 철회했던 결정을 떠올려보면 지금은 훨씬 더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 북한의 핵 문제를 마주하고 있는 우리는 이 사태를 결코 남의 일처럼 여겨서는 안 된다. 그런데도 우리는 여전히 이웃집 불구경 하듯 바라만 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이번 전쟁은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반드시 핵무기를 손에 넣어야 한다”는 이란과 “무슨 대가를 치르더라도 적국의 핵 개발만큼은 막아야 한다
06.27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4월 발표한 상호관세율 중 동아시아 지역에 대한 세율이 유럽연합(EU) 등 다른 지역보다 높게 책정됐다. 작년 미국 무역적자의 60% 이상을 동아시아가 점한다. 트럼프는 적자개선, 중국 견제, 국제지도력 회복이라는 세마리 토끼를 잡고자 한다. 그러나 적자개선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나머지는 손에 든 집토끼마저 놓치지 않을까. 7월 초 나라별 관세협상이 종료될 예정이다. 중미 런던협상에서 몇가지 쟁점에 합의했다고 하지만 완전 타결까지는 갈 길이 멀다. 한국 일본 필리핀 등 미국 동맹국은 ‘GDP 5% 국방비’와 상호관세라는 이중부담을 지게 되었다. 한국 일본 대만은 미국에 반도체와 자동차 생산을 위한 큰 투자까지 했으나 혜택이 별로다. 아세안을 중국 수출의 우회로로 보고 높은 관세율을 책정해 아세안의 불만이 높다. 중국이 이 틈새를 파고든다. 시진핑 중국주석이 지난 5월 베트남 말레이시아 캄보디아를 순방했다. 세 나라와 중국은 미국의 독자적 무역정책에 반대했다
06.20
이전 여러 정부들도 부분적으로는 실용외교를 표방해왔고 이번에 이재명 대통령도 취임연설에서 “국익 중심의 실용외교를 통해 글로벌 경제·안보 환경 대전환의 위기를 국익 극대화의 기회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우리 외교에서 실용외교라는 슬로건이 들어온 지가 오래되나 그 개념의 구체적 속성에 대해서는 다들 생소한 편이다. 막연하게 우리의 실리를 잘 챙기는 거래적 외교, 또는 눈앞의 이익을 따라 입장을 바꾸는 기회주의적 외교를 실용외교로 잘못 인식하는 경우도 있다. 본격적으로 ‘국익 중심 실용주의 외교’를 표방하는 현 정부의 출범과 더불어 실용주의의 의미와 실용외교가 가야 할 길을 짚어보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다. 실용주의는 미국의 생활철학인 프래그마티즘(Pragmatism)에 그 사상적 기반을 두고 있다. 미국 실용주의는 사상이나 이론의 주장보다는 그것이 실제로 어떤 유익한 결과를 낳느냐에 따라 그 사상과 이론의 가치를 판단하는 사조를 말한다. 관념적으로 그럴듯해도 실생활에
06.13
올해 경주에서 개최 예정인 아시아태평양경제체제(APEC) 정상회의는 신라의 수도였던 경주의 역사·문화적 자산을 고려한다면 그 의미가 매우 크다. 경주는 시작부터 개방적이고 국제적이었다. 유라시아는 물론 인도·태평양과도 인연을 맺고 있었다. 이제는 APEC 정상회의 개최를 통해 태평양 횡단의 인연을 만들어나간다. 그리고 지방소멸의 위기에 직면해 경주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는 시사하는 바가 있다. 신라왕의 호칭 및 당시 유물과 유적에서 유라시아와 인도·태평양과의 인연을 발견한다. 신라의 지배세력은 북방과 남방으로부터 이주한 집단이고 왕의 호칭은 우두머리를 뜻하는 이주민의 언어였다. 그래서 지배세력이 바뀔 때마다 왕의 호칭이 변화했다. 유물과 유적 그리고 그 무렵 세계정세가 이를 뒷받침한다. 초대왕은 거서간(居西干)으로 불렀다. 박혁거세의 탄생설화에 말이 등장하고 유라시아에서 널리 쓰인 ‘00간(干)’으로 호칭했다는 사실은 지배세력이 북방에서 이주해왔음을 의미한다. 이 시기에 중국대
05.3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한달 만에 쏟아낸 관세폭탄이 세계경제 지형을 바꾸고 있다. 세계 각국이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 매달리는 가운데 일본은 자유무역질서 강화에 나섰고, 동남아에서는 자유무역 세력권 확보를 위해 중국과 경쟁하는 모양새를 보인다. 중국은 미국의 관세조치에 대항해 다자주의 자유무역 기치를 내걸고 동남아 진출 확대를 도모하고 있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4월 베트남 말레이시아 캄보디아를 방문해 다자무역주의의 수호자를 자임하는 메시지를 보냈다. 미국의 국제개발처(USAID) 폐쇄와 원조 중단, 고관세 부과로 어려움에 부닥친 동남아에서 중국과의 경제관계는 더욱 확대일로를 걸을 것이다. 과거 일본은 공적개발원조(ODA)와 기업 투자를 통해 동남아 경제성장을 견인했으나 중국의 국가주도 진출 전략으로 중국은 일본의 대 동남아 경제관계를 이미 추월한 상황이다. 베트남과 필리핀은 중국을 안보상의 위협으로 보면서도 경제관계를 해마다 더 확대시켜왔다. 중국은 베트남의 최대 무
05.23
6월 3일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전세계 재외동포들이 주목받고 있다. 이런 때일수록 되새겨야 할 인물이 도산 안창호 선생이다. 1902년 도산은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샌프란시스코에 거주하면서 1903년 재미 한인교포의 단결과 계몽을 위해 한인친목회를, 1904년에는 한인공립협회를 창립했다. 도산은 리버사이드에서 오렌지 따는 일을 계속하다가 3.1운동으로 상해에 임시정부가 설립되려 하자 모은 성금을 가지고 상해로 떠났다. 1929년 2월 도산은 일제가 목을 죄어 오던 상해와 만주 지역을 벗어나 새로운 독립운동 거점 개척을 시도했다. 이를 위해 만주의 한인들을 필리핀으로 대규모 이주시켜서 이상촌을 건설할 계획을 세우고 필리핀의 동포들과 함께 필리핀 이민국장, 케손 필리핀 국회 상원의장 등 필리핀 정계 유력 인사들을 만나 도움을 요청했으나 결국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하지만 필리핀 동포들을 중심으로 ‘대한인국민회 필리핀지부’를 설립했다. 이렇듯 재외동포들은 미국 하와이 및 샌프란시
05.16
미국과 중국의 전략적 경쟁이 격화되면서 세계질서가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전통적인 강대국 중심 체제에 대한 신뢰가 저하되고 외교적 입지를 확대하려는 중견국들의 시도가 강화되는 가운데 인도가 새로운 중심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한국은 6월 대선 이후 출범할 신정부의 외교 정책에서 인도의 전략적 가치를 보다 적극적으로 반영할 필요가 있다. 인도는 인구 세계1위, 경제 규모 5위, 주식시장 규모 4위로 성장했다. 향후 독일과 일본을 제치고 세계 3대 경제대국(G3)으로 도약할 것이라는 전망도 무리가 아니다. 안보 외교 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존재감을 키우는 인도는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서도 핵심 파트너로 자리 잡았으며 쿼드(Quad) 협력체에서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또한 전세계 주요국들은 인도와의 전략적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빈번한 정상급 교류를 가지면서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한편 중국을 바라보는 인도의 시선은 복합적이다. 오랜 역사 속에서 형성된 라이벌 의식,
05.09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주요 외교전략 중 하나인 ‘핵심광물’ 확보 정책은 아프리카에서도 본격적으로 표출되고 있다. 특히 희토류 같은 전략자원 확보는 단순한 경제적 이익을 넘어 미중 패권경쟁의 주요 요소인 만큼 아프리카에서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의 의도는 우크라이나와 유사한 성격의 또 다른 광물협정으로 구체화하고 있다. 아프리카 최대 자원보유국이자 두번째로 큰 영토를 가진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은 정부 군사력이 미치지 못하는 동부지역을 중심으로 30년째 내란이 진행 중이다. 1880년대 초부터 벨기에의 식민지배를 받은 민주콩고는 1960년 독립 때까지 인구의 절반인 1000만명이 무자비한 착취와 학살로 도륙당한 역사가 있다. 독립 이후에도 쿠데타와 장기독재 속에 대량학살과 내전을 거듭해 엄청난 천연자원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세계 최빈국으로 고통받고 있다. 민주콩고 내전은 독재정권과 반군 간 충돌뿐 아니라 인종 갈등, 자원을 둘러싼 주변국 간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540만명의
05.02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달 13~16일까지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를 순방한다. 이번 순방에서 그는 가자 예멘 시리아 이란 관련 현안들도 논의하겠지만 미국 우선주의의 핵심인 경제적 성과에 더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미국의 새로운 중동셈법이 될 것이다. 트럼프는 중동 국가 중에서 이스라엘과 사우디에 마음을 두어왔다. 이번 취임 후 외국 지도자 중 최초로 사우디 왕세자의 전화를 받았다. 트럼프가 순방하는 중동 3국은 산유국이고 중동 경제의 엔진이다. 이들은 2024년 미국과의 무역에서 적자를 기록했기에 ‘상호관세’도 10%로 낮게 받았다. 이에 비해 가자문제 해결의 주도국인 이집트와 미국의 전략적 동맹국인 튀르키예는 포함되지 않는다. 트럼프는 1기 정부 때에도 이들을 방문하지 않았다. 이번 트럼프의 사우디 UAE 카타르 선택은 대중동 정책에서도 확실히 경제이익이 우선순위임을 보여준다. 2017년 사우디 방문 시 그는 1100억달러 규모의 무기
04.25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발표한 상호관세는 아세안 국가들에게도 큰 충격을 주었다. 다른 어떤 지역보다 높은 관세율이 매겨졌기 때문이다. 캄보디아 49%를 필두로 베트남 46%, 태국 37%, 인도네시아 32%, 말레이시아 24%가 부과되었고 대미 무역적자국인 싱가포르에게도 기본 관세인 10%가 부과되었다. 비록 9일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제외한 여타 국가에 대해서는 90일간 10% 기본관세를 매기면서 양자협상을 진행하겠다고 선언했지만 아세안 국가들에 대한 충격파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싱가포르의 로렌스 웡 총리는 8일 의회연설을 통해 “미국이 보호주의로 회귀했고 우리가 알고 있던 예측가능한 규칙기반 질서가 사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만일 상호관세가 진정 상호적인 것이고 무역 흑자국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라면 무역적자국인 싱가포르에 대한 관세는 0%가 돼야 할 것”이라며 “이는 오랜 친구에게 할 조치는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웡 총리는 또한 미국의 현 정책은 개혁이 아니라
04.18
트럼프발 관세전쟁이 점입가경이다. 불가측성을 넘어 오락가락하면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미국의 무역적자를 줄이겠다는 게 표면적 명분이지만 그 뒤에는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려는 지정학적 계산도 깔려있다. 그러나 중국이 밀접히 연관되어 이미 복잡하게 짜여 있는 세계적 공급망의 사슬을 트럼프 대통령이 의도하는 대로 재편하는 일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다만 공급망이 경제적 논리만이 아닌 지정학적 계산에 영향을 받는 지경학의 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은 분명한 추세다. 또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세계 최강국인 미국과 중국 간의 견제와 경쟁은 그 폭과 깊이에서 더욱 넓고 깊어질 것이다. 특히 양국 간 패권경쟁의 중심에는 첨단기술의 지정학과 지경학이 놓이게 될 것이다. 패권경쟁의 향배를 좌우할 가장 큰 변수 중 하나가 첨단기술이기 때문이다. 첨단기술의 고도화를 노리는 것은 미중뿐만이 아니다. 양국을 추격하려는 다른 기술 보유국들은 물론 다국적기업들까지 기술 패권경쟁에
04.11
트럼프 고관세로 자유무역 질서가 위협을 받고 있으며 대외개방적인 중규모 국가인 우리 경제의 대응이 중요한 시점이다. 일각에서는 자동차 등 우리 제조업 공동화(De-industrialization)를 우려하고 있다. 일본의 장기불황처럼 트럼프의 관세 인상 동인이 된 제조업 공동화 문제는 현상의 해석이나 원인 분석에 어려운 측면도 있다. 공동화는 △ 어떤 제품의 국내 생산이 수입품이나 자국 기업의 해외 생산 이탈로 인해 대체되는 제1단계 △ 새로운 제품으로의 생산 전환에 실패하는 제2단계를 거쳐서 발생한다. 즉 수입품의 증가나 자국 기업의 해외직접투자가 주된 원인이라고 할 수 없으며, 국내 경제 및 산업의 비교우위 여건의 변화에 맞게 해당 지역이나 산업이 대응하지 못한 데서 발생할 수 있다. 트럼프 고관세 압박에 자동차 등 우리 제조업의 공동화 우려 일본의 경우 의류나 휴대폰 분야의 제조 기반이 급격히 약해졌다고 할 수 있으나 산업용 로봇, 특수화학 소재, 게임 및 애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