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4
2025
트럼프 대통령의 가자평화계획(20개항)에 따른 1단계 합의안이 10월 9일 이집트 시나이반도(샤름 엘 셰이크)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 4개 중재국 간에 서명됐다. 그 내용은 즉각 휴전과 인질석방, 인도적 지원 확대, 휴전이행 국제감시단 구성 등이었다. 이어 10월 13일 20여개국 지도자들이 참석한 중동평화회의에서 4개 중재국(미국 이집트 카타르 튀르키예) 정상들이 ‘가자평화선언’에 서명했다. 이는 가자 재건과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한 다자간 협력 약속이었다. 바로 그날 하마스는 생존 인질 20명과 시신 4구를 송환했고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인 포로 1700여명과 장기수 250명을 석방했다. 이스라엘군은 가자 공격을 즉시 중단하고 일정 구간 후퇴 및 인도적 지원 물자 반입 확대를 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는 “새로운 중동의 역사적인 새날이 왔고, 이날이 오기까지 3000년이 걸렸으며, 평화가 오래 지속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중재국들의 노고는 일단 칭찬받을 만하다. 그런데
10.17
80년 전 2차 세계대전의 참화를 딛고 만들어진 자유 국제질서는 당시 최강대국으로 부상한 미국 주도로 가능했다. 현실주의 관점은 세계정치의 패권국으로 등장한 미국의 압도적인 힘으로 이 질서가 가능했다고 본다. 자유주의 관점은 패권국의 선택이 중요함을 인정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2차례 세계대전의 참화를 겪으면서 힘이 아닌 규범에 기반한 국제질서의 이점을 깨닫게 된 인류의 집단 지성이라고 본다. 어느 관점이 더 옳은지에 대한 토론은 계속되고 있지만 그 정답을 찾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 답에 관계없이 규범과 다자주의 제도에 기반한 자유 국제질서는 지난 80년간 3차 세계 대전을 막고 평화의 기초 위에서 인류의 번영을 이루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그 기여의 정도에 대한 평가는 자유주의와 현실주의 관점에 따라 갈릴 것이다. 세계평화와 번영에 기여해 온 국제질서가 21세기에 강대국 간 경쟁이 부활하면서 최근에는 그 뿌리까지 흔들리고 있다. 이 질서를 선택했던
10.10
한미 관세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철강 자동차 배터리 등 핵심산업 전반에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번 협상은 단순한 세율조정의 문제가 아니다. 국제질서 재편 과정에서 역설적으로 한국의 전략적 자율성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를 찾아야 하며 그 핵심은 거래의 기술이다. 이 변화를 위기가 아닌 새로운 도약의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 오늘날 국제질서는 이념 중심에서 경제적 실익과 기술패권으로 이동했다. 공급망 위기와 자국 우선주의 속에서 신뢰는 쉽게 흔들리고 이해관계가 바뀌면 관계는 즉시 재조정된다. 상호의존성은 남았지만 그 연대는 느슨하고 불안정하다. 이러한 변화는 한국이 전략적 자율성을 확보할 현실적 기회를 제공한다. 관세협상을 ‘압박의 장’이 아닌 ‘거래의 장’으로 바꿀 수 있는 시점이다. 새로운 구조 속에서 미국은 더 이상 동맹국과 전략적 파트너들을 일방적으로 지휘하지 못한다. 각국은 자국 중심의 선택을 교차시키며 이해득실에 따라 거래의 폭을 넓히고 있다. 인도의 행보가
09.26
이제 얼마 후면 우리 민족의 최대 전통 명절인 한가위다. 그러면 힌두교의 나라 인도에서는 어떤 명절이 있을까? 인도를 알고자 한다면 무엇보다 힌두교(Hinduism)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힌두교는 세계 4대 종교 중 하나로 꼽히지만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여느 종교의 모습과는 다르다. 기독교의 예수, 불교의 석가모니, 이슬람의 무함마드와 같이 특정한 창시자나 메시아가 존재하지 않으며 일관된 교리를 규정하는 단일 경전도 없다. 대신 힌두교는 수천년에 걸쳐 인도 아대륙에서 전래되고 변화하며 살아남은 신앙 철학 풍습 관습이 대집성된 것이다. 그래서 학자들조차 힌두교를 ‘종교라기보다 하나의 문명’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힌두교의 특징은 다양성과 포용성이다. 힌두교에는 수없이 많은 신이 존재한다. 창조와 파괴의 신 시바(Shiva), 세계 질서를 유지하는 비슈누(Vishnu), 창조자이자 만물의 근원인 브라흐마(Brahma), 지혜와 재산의 신 가네샤(Ganesha)를 비롯해 지
09.19
일본은 2010년대 이후 미일동맹을 배경으로 인도태평양 안보체제 구축에 앞장서며 대중국 견제를 대외정책의 핵심 과제로 추구했다. 2016년 아베정권이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FOIP)’ 구상을 처음 내놓고 2017년 트럼프 1기 정권이 인도·태평양전략을 공식 채택한 이래 미일은 법의 지배, 민주주의와 자유무역 등 보편가치를 기치로 중국의 무력적인 현상변경 시도를 억제하는 안보협력 강화에 주력했다. 그런데 트럼프 2기 정권이 미일동맹의 기저 가치를 흔들면서 일본의 대미 의존 외교에 모순이 드러나고 있다. 두차례 세계대전을 치른 미국은 법의 지배에 기반한 국제질서 형성을 주도했고 일본도 미국과 공유하는 인태 전략 하에서 국제법을 특히 중시하는 외교를 전개해왔다. 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 후 미국은 국제규범보다는 힘에 의한 평화와 거래를 노골적으로 추진하면서 일본은 곤혹스럽게 됐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과 관련 국제형사재판소(ICC)가 네타냐후 수상 등을 전범 혐의
09.12
글로벌 에너지 이슈가 단순한 경제적 자원 거래를 넘어 지정학적 패권도구로 변모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항일승리 80주년을 기념하는 대규모 군 퍼레이드 행사에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외 20여 개도국 지도자들과 함께 천안문 망루에 올라 미국에 대한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 직전 개최된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를 통해 중국 주도 다극질서 구축 의지를 보여주었다. 더 나아가 세계 최대 액화천연가스(LNG) 수입국인 중국은 러시아와 ‘시베리아의 힘 2’ 가스관을 설치, 30년간 연 500억㎥ 규모의 천연가스를 공급받는 계약을 체결해 전통적 에너지안보 패러다임과 미국 주도 질서에 대한 근본적 변화를 예고했다. 중국은 LNG 대미 의존 회피와 달러 기반 결제시스템 우회를 동시에 달성하는 전략적 선택을 한 것이다. 한편 푸틴은 SCO 정상회의를 계기로 모디 인도 총리를 포섭해 러시아산 원유의 안정적 판로를 확보하며 서방 제재망의 실효성을 약화시켰다.
09.05
동남아시아는 최근 몇년 간 빠른 디지털 전환과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전세계 정보기술(IT) 기업들의 전략적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인도네시아 베트남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태국 등 주요국들이 정부 주도의 디지털 전략과 민간투자를 통해 인공지능(AI) 생태계를 빠르게 구축하고 있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미국 빅테크 기업들은 베트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지역을 선택했다. 동남아시아가 글로벌 AI 허브로 급부상하는 배경에는 몇가지 핵심요인이 있다. 첫째, 약 6억7000만명의 인구를 기반으로 한 방대한 데이터 생성 환경이다. 모바일과 소셜미디어에 익숙한 청년층이 많아 디지털 혁신 수용성이 높고 중국을 대체할 시장으로 주목받는다. 둘째, 저렴한 운영비용이다. 토지와 물, 전기를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어 대규모 데이터센터가 필요한 IT 기업들에게 매력적이다. 하지만 과제도 적지 않다. 첫째, AI 분야 고급 인재가 여전히 부족하다. 데이터 보호와 윤리
08.29
아프리카는 모두 몇개 나라일까. 아주 단순한 질문이지만 대답은 간단치 않다. 그 이유는 아프리카 식민지배 역사와 냉혹한 국제관계 현실이 복잡하게 얽혀있기 때문이다. 현재 유엔 승인 아프리카 국가는 54개국이다. 이중 마지막 가입국 남수단은 20년의 내전 끝에 2011년 독립을 인정받아 193번째 유엔회원국이 되었다. 한편 아프리카를 대표하는 지역공동체인 아프리카연맹(AU) 회원국은 사하라아랍민주공화국(SADR, 이하 서사하라)을 더해 모두 55개국이다. 서사하라 문제는 아프리카 식민지배 종식 후에도 아직까지 독립투쟁 중이다. 그 배경은 모로코와 이슬람의 오랜 역사 속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7세기경부터 이슬람교 세력 팽창으로 지브롤터 해협 너머 유럽의 이베리아반도를 점령했던 베르베르족이 모로코의 조상이다. 긴 세월 모로코가 아프리카 북서부 지역을 지배하는 동안 서사하라 사흐라위(Sahrawi)족도 암묵적 평화를 유지하며 모로코 남부지역에서 살아왔다. 19세기 제국주의 소용돌
08.22
역사는 길목 장악 싸움이었다. 교통허브 차지가 목적이다. 실크로드 운하 등 지정학과 공급망도 같은 맥락이었다. ‘길을 지배하라’는 오래된 명제는 설득력이 있다. 그러니 세력 간 충돌과 갈등은 당연하다. 육·해·공·우주 등도 있으니 어쩌면 다차원적이다. 교통은 욕망의 충돌 분야다. 인프라 프로젝트가 있는 곳에 갈등이 있기 때문이다. 땅따먹기, 기득권 수호가 부딪치므로 조정의 예술이 필요한 분야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도 마찬가지다. 기술격차에 따라 구파-신파 간 입장이 다르다. 내연차와 전기차 간 힘겨루기가 그런 예다. 그럼에도 국제개발협력(ODA)은 상대적으로 아름답다. 주변 4강 등에 기울어진 한국 외교의 민낯을 보완하는 다변화-전방위 외교 전략이기도 하다. 국가발전에 목마른 개발도상국이 대상이기 때문이다. 최근 파라과이에서 한국산 친환경 전기버스 5대 인도식이 열렸다. ‘태스크(TASK) 그린 모빌리티 사업’(전기자동차 및 자동차부품산업협력 프로젝트)으로 현지 산업통상부
08.08
이상한 전쟁의 시작이었다. 미국이 3개월 전부터 예고해온 그대로 러시아가 2022년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했다. 미국은 러시아가 어떤 방식과 경로로 우크라이나를 침공할지 예상했는데 그대로 실현됐다. ‘러시아 침공설은 전례 없는 허위정보 캠페인’이라는 러시아의 공식발표를 유럽연합(EU)은 물론 우크라이나도 믿고 있었는데 그러한 신뢰는 붕괴됐다. 전쟁은 여러 면에서 최초를 기록했다. 냉전 이래 최대의 지정학적 지진으로서 2차대전 이후 러시아가 처음으로 동원령을 발동해 일으킨 대규모 침략전쟁이었다. 서방과 러시아의 관계는 전쟁 전과 전쟁 후 관계로 분리됐다. 세계는 더 분열되고 새로운 진영으로 나뉘면서 불확실성과 리스크가 증대됐다. 전쟁은 미국 예고대로 시작됐지만 미국의 예측과 다르게 전개됐다. 마크 밀리 합참의장은 키이우가 72시간 내에 함락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공세를 버텨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가니 전 아프간 대통령처럼 국외로 탈출할 것이라
08.01
이재명정부는 출범하자마자 트럼프발 관세전쟁과 주한미군 관련 현안에 대응하느라 분주하다. 여기에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다 보니 우리의 대미외교가 전체 안보외교와 경제외교를 압도하는 듯한 인상을 준다. 그러나 안보와 달리 경제외교의 대상은 전세계다. 해외 173개 외교 공관의 약 90%도 경제업무에 우선순위를 둔다. 우리 국민은 이재명정부의 최우선 과제를 경제 활성화로 본다. 이를 위해서는 대내외적 대책이 필요하다. 현재 정부와 기업은 미국 중국 동남아와 더불어 5억1000만 인구의 중동에서 어떻게 새로운 경제적 기회를 창출할 것인지 고심 중이다. 수입의존도가 매우 높은 걸프협력이사회(GCC) 국가들이 트럼프로부터 10%의 상호관세율만 받은 것에 주목하는 이유다. 그러나 중동의 지정학적 위기는 경제적 기회에 대한 회의론도 불러온다. 2차대전 후 중동에서는 길어도 10년 안에 큰 전쟁이 있었다. 현재도 가자지구와 예멘 후티지역, 레바논 시리아 이란 이스라엘의 주민들은 공습경보에 24
07.25
올해는 한국과 싱가포르가 외교관계를 수립한 지 50주년이 되는 해다. 물론 우리와 싱가포르와의 관계는 이보다 훨씬 이전부터 시작되었다. 일제강점기 시절에는 해외 거주 우리 독립투사들 중 일부가 싱가포르에서 활동했고 2차대전 직후에는 일본군 포로수용소에 징집되어 복무하던 우리 젊은이 중 일부가 싱가포르 현지의 연합군 전범재판을 통해 사형을 당하는 안타까운 사례도 있었다. 1965년 싱가포르가 독립하자 우리는 1970년 통상대표부를 설치하고 이를 총영사관으로 승격시킨 후 1975년 8월 8일 정식수교를 하게 되었다. 지난 50년 동안 한국과 싱가포르는 민주적이고 개방적인 사회와 시장경제라는 공동의 가치를 바탕으로 긴밀히 협력하는 한편 ‘아시아의 네 호랑이’ 국가의 일원으로 서로 열띤 경쟁을 이어왔다. 수교 당시 7200만달러에 불과했던 양국 간 교역은 2023년에 300억달러로 늘어났다. 현재 싱가포르는 한국의 9대 교역국이고 싱가포르에게는 한국이 7대 교역국이다. 인적교류도
07.18
올해는 2차대전의 참화를 겪고 유엔이 창립된 지 80년이 되는 해다. 하지만 그 축하의 속내는 명암이 교차해 복잡하다. 지난 80년간 3차대전의 발발을 막고 평화유지 개발지원 인권증진 등의 국제 공공재를 제공해온 긍정적인 기여는 평가받아야 한다. 반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스라엘의 하마스 헤즈볼라 이란과의 전쟁 앞에서 안전보장이사회가 마비되고 날로 악화하는 기후생태계 위기 등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데 대한 국제사회의 실망과 비판도 커지고 있다. 여기에 더해 트럼프 대통령의 귀환 이후 가속화하는 일방주의 경향으로 유엔이 상징하는 다자주의와 글로벌 거버넌스 전체가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인류 전체의 생존을 위태롭게 하는 실존적 위협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지는 데 반해 이에 대응해야 하는 다자주의의 약화가 겹치면서 글로벌 거버넌스의 위기상황이 야기되고 있다. 인류에 대한 실존적 위협의 퍼펙트스톰이 핵 겨울의 망령, 기후·생태위기, 통제되지 않는 신기술 등 세
07.11
인공지능(AI), 반도체, 우주산업 등 첨단 기술을 둘러싼 패권경쟁이 국가 간 전략의 최우선 과제로 부상했다. 미국과 중국은 기술 우위를 유지하거나 확보하기 위해 공급망 재편, 인재 확보, 동맹국과의 기술 블록화 등 다층적인 전략을 구사하고 있으며 유럽과 일본도 이에 뒤지지 않는다. 이제 외교는 기술과 산업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시대가 되었고 각국의 생존전략은 기술력과 연결될 수밖에 없다. 한국도 이 흐름에서 예외일 수 없다. 국정기획위원회가 발표한 ‘대한민국 진짜 성장을 위한 전략’ 보고서에는 산업 대도약 전략의 일환으로 ‘AI 3대 강국 도약’과 ‘미래전략산업 육성’을 핵심 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이 보고서는 첨단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인프라 투자와 데이터 공유를 포함한 글로벌 협력체계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AI 인재 확보를 위한 해외 유치 인센티브도 담고 있다. 국정 전략은 더 이상 ‘국내 역량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현실 인식에 기초한 것으로 보인다. 기술패권 시대
07.04
이란 핵시설을 둘러싼 이스라엘-이란 간의 극한대치는 결국 미국이 초강력 벙커버스터 GBU-57을 투하함으로써 막을 내렸다. 이제 전세계는 미국의 이란 공습이 북한 핵문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그러나 이란과 북한의 상황은 근본적으로 다르다. 이란은 아직 핵무기를 보유하지 못한 반면, 북한은 이미 50여개의 핵탄두를 가지고 있으며 40개 이상 추가 생산이 가능한 핵물질도 확보한 상태다. 게다가 미국 본토 어디라도 겨냥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도 개발했다. 1994년 미국이 북핵 시설을 폭격하려다 철회했던 결정을 떠올려보면 지금은 훨씬 더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 북한의 핵 문제를 마주하고 있는 우리는 이 사태를 결코 남의 일처럼 여겨서는 안 된다. 그런데도 우리는 여전히 이웃집 불구경 하듯 바라만 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이번 전쟁은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반드시 핵무기를 손에 넣어야 한다”는 이란과 “무슨 대가를 치르더라도 적국의 핵 개발만큼은 막아야 한다
06.27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4월 발표한 상호관세율 중 동아시아 지역에 대한 세율이 유럽연합(EU) 등 다른 지역보다 높게 책정됐다. 작년 미국 무역적자의 60% 이상을 동아시아가 점한다. 트럼프는 적자개선, 중국 견제, 국제지도력 회복이라는 세마리 토끼를 잡고자 한다. 그러나 적자개선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나머지는 손에 든 집토끼마저 놓치지 않을까. 7월 초 나라별 관세협상이 종료될 예정이다. 중미 런던협상에서 몇가지 쟁점에 합의했다고 하지만 완전 타결까지는 갈 길이 멀다. 한국 일본 필리핀 등 미국 동맹국은 ‘GDP 5% 국방비’와 상호관세라는 이중부담을 지게 되었다. 한국 일본 대만은 미국에 반도체와 자동차 생산을 위한 큰 투자까지 했으나 혜택이 별로다. 아세안을 중국 수출의 우회로로 보고 높은 관세율을 책정해 아세안의 불만이 높다. 중국이 이 틈새를 파고든다. 시진핑 중국주석이 지난 5월 베트남 말레이시아 캄보디아를 순방했다. 세 나라와 중국은 미국의 독자적 무역정책에 반대했다
06.20
이전 여러 정부들도 부분적으로는 실용외교를 표방해왔고 이번에 이재명 대통령도 취임연설에서 “국익 중심의 실용외교를 통해 글로벌 경제·안보 환경 대전환의 위기를 국익 극대화의 기회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우리 외교에서 실용외교라는 슬로건이 들어온 지가 오래되나 그 개념의 구체적 속성에 대해서는 다들 생소한 편이다. 막연하게 우리의 실리를 잘 챙기는 거래적 외교, 또는 눈앞의 이익을 따라 입장을 바꾸는 기회주의적 외교를 실용외교로 잘못 인식하는 경우도 있다. 본격적으로 ‘국익 중심 실용주의 외교’를 표방하는 현 정부의 출범과 더불어 실용주의의 의미와 실용외교가 가야 할 길을 짚어보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다. 실용주의는 미국의 생활철학인 프래그마티즘(Pragmatism)에 그 사상적 기반을 두고 있다. 미국 실용주의는 사상이나 이론의 주장보다는 그것이 실제로 어떤 유익한 결과를 낳느냐에 따라 그 사상과 이론의 가치를 판단하는 사조를 말한다. 관념적으로 그럴듯해도 실생활에
06.13
올해 경주에서 개최 예정인 아시아태평양경제체제(APEC) 정상회의는 신라의 수도였던 경주의 역사·문화적 자산을 고려한다면 그 의미가 매우 크다. 경주는 시작부터 개방적이고 국제적이었다. 유라시아는 물론 인도·태평양과도 인연을 맺고 있었다. 이제는 APEC 정상회의 개최를 통해 태평양 횡단의 인연을 만들어나간다. 그리고 지방소멸의 위기에 직면해 경주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는 시사하는 바가 있다. 신라왕의 호칭 및 당시 유물과 유적에서 유라시아와 인도·태평양과의 인연을 발견한다. 신라의 지배세력은 북방과 남방으로부터 이주한 집단이고 왕의 호칭은 우두머리를 뜻하는 이주민의 언어였다. 그래서 지배세력이 바뀔 때마다 왕의 호칭이 변화했다. 유물과 유적 그리고 그 무렵 세계정세가 이를 뒷받침한다. 초대왕은 거서간(居西干)으로 불렀다. 박혁거세의 탄생설화에 말이 등장하고 유라시아에서 널리 쓰인 ‘00간(干)’으로 호칭했다는 사실은 지배세력이 북방에서 이주해왔음을 의미한다. 이 시기에 중국대
05.3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한달 만에 쏟아낸 관세폭탄이 세계경제 지형을 바꾸고 있다. 세계 각국이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 매달리는 가운데 일본은 자유무역질서 강화에 나섰고, 동남아에서는 자유무역 세력권 확보를 위해 중국과 경쟁하는 모양새를 보인다. 중국은 미국의 관세조치에 대항해 다자주의 자유무역 기치를 내걸고 동남아 진출 확대를 도모하고 있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4월 베트남 말레이시아 캄보디아를 방문해 다자무역주의의 수호자를 자임하는 메시지를 보냈다. 미국의 국제개발처(USAID) 폐쇄와 원조 중단, 고관세 부과로 어려움에 부닥친 동남아에서 중국과의 경제관계는 더욱 확대일로를 걸을 것이다. 과거 일본은 공적개발원조(ODA)와 기업 투자를 통해 동남아 경제성장을 견인했으나 중국의 국가주도 진출 전략으로 중국은 일본의 대 동남아 경제관계를 이미 추월한 상황이다. 베트남과 필리핀은 중국을 안보상의 위협으로 보면서도 경제관계를 해마다 더 확대시켜왔다. 중국은 베트남의 최대 무
05.23
6월 3일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전세계 재외동포들이 주목받고 있다. 이런 때일수록 되새겨야 할 인물이 도산 안창호 선생이다. 1902년 도산은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샌프란시스코에 거주하면서 1903년 재미 한인교포의 단결과 계몽을 위해 한인친목회를, 1904년에는 한인공립협회를 창립했다. 도산은 리버사이드에서 오렌지 따는 일을 계속하다가 3.1운동으로 상해에 임시정부가 설립되려 하자 모은 성금을 가지고 상해로 떠났다. 1929년 2월 도산은 일제가 목을 죄어 오던 상해와 만주 지역을 벗어나 새로운 독립운동 거점 개척을 시도했다. 이를 위해 만주의 한인들을 필리핀으로 대규모 이주시켜서 이상촌을 건설할 계획을 세우고 필리핀의 동포들과 함께 필리핀 이민국장, 케손 필리핀 국회 상원의장 등 필리핀 정계 유력 인사들을 만나 도움을 요청했으나 결국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하지만 필리핀 동포들을 중심으로 ‘대한인국민회 필리핀지부’를 설립했다. 이렇듯 재외동포들은 미국 하와이 및 샌프란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