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7
2024
중국증시가 무섭게 상승하고 있다. 중국 본토의 상해종합지수는 9월 초의 저점 대비 23% 상승했고, 홍콩증시에서 거래되는 중국 기업들로 이뤄진 H지수는 35%나 급등했다. 경기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정부가 각종 부양책을 내놓자 주식시장도 급격한 상승으로 화답하고 있다. 다만 중국증시의 반등이 본격적인 상승추세로의 전환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급격한 경기 하강을 막기 위한 일종의 모르핀 투여에 주가도 꿈틀하고 반응하는 정도가 아닐까 싶다. 장기적으로는 중국의 지배구조 리스크를 가벼이 여겨서는 안된다. 지배구조는 신흥국 투자에서 실패를 가져오는 주된 원인이 되곤 한다. 신흥국 경제는 높은 성장세를 나타내지만 주식시장과 괴리되는 경우가 많다. 중국만 봐도 그렇다. 중국 경제의 상대적인 성장률은 여전히 높다. 중국정부 부양책에 주식시장 급격한 상승으로 화답 중국과 같은 큰 덩치의 경제가 올해 5%의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도 그렇다. 한국을 비롯해 세계 곳곳에
10.04
마리오 드라기 전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지난달 발표한 ‘유럽연합(EU) 경쟁력의 미래’ 보고서가 화제다. “EU가 인공지능(AI) 등 첨단 정보기술(IT)에서는 미국에, 배터리 등 청정기술 분야에서는 중국에 밀리면서 실존적 위기에 처해있다”는 등 솔직한 자성(自省)을 담고 있어서다. 드라기 전 총재는 328쪽에 달하는 보고서에서 “EU가 미국 중국과 경쟁하려면 연간 최대 8000억유로(약 1188조원)의 신규 투자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지난해 EU 역내총생산(GDP)의 4.7%에 달하는 규모다. 유럽을 제2차세계대전의 잿더미로부터 일으켜 세운 미국의 ‘마셜 플랜’ 투입자금이 당시 유럽 경제규모의 약 2%였다. 그보다 두배가 훨씬 넘는 투자를 퍼부어야 할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는 진단이다. 이탈리아 총리를 지낸 드라기는 2012년 유럽 재정위기 당시 ECB 총재를 맡아 과감한 통화완화정책으로 위기 확산을 막아내 ‘슈퍼 마리오’로 불린 경제전문가다. 첨단 기술기업이
10.02
미중갈등이 한국산업이 우려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로 변질되는 것 같은 양상이 최근 미국과 중국에서 동시에 나타났다. 구조조정에 돌입한 인텔의 파운드리 재건 움직임과 중국 정부의 엔비디아 칩 사용 금지 조치가 그것이다. 인텔은 2021년 파운드리 시장 2위 달성을 목표로 파운드리 사업에 야심차게 진출했는데 영업손실이 최근 2년 반 동안 175억달러를 기록하면서 구조조정에 내몰리게 되었다. 그런데 위기를 초래한 파운드리 사업을 매각하는 대신 자회사로 분사시켜 계속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정부에 지원을 요청했다. 미국의 자국산업 육성과 중국의 기술굴기 양상에 주목해야 주목할 부분은 미국정부의 파운드리 육성 의지가 강하고 미국 수요기업의 동조현상도 나타났다는 점이다. 미국정부는 인텔의 파운드리 사업에 85억달러 보조금과 110억달러 대출을 지원하기로 했으며 최근 알려진 바로는 군사용 반도체 생산용으로 30억달러의 추가보조금까지 지원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더욱 특기할 점은 인텔
09.30
9월 27일 이시바 시게루씨가 자민당 총재에 선출되면서 10월부터 이시바 총리시대가 열린다. 이시바씨는 지방발전이 일본경제의 기폭제라는 입장을 오래전부터 밝혀왔다. 기업의 지방진출, 지방 고용창출 그리고 관광산업을 지방경제 활성화의 3대 축으로 삼아 인구감소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앞으로 이러한 지방 중시정책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총리에 선출된 이시바 '지방발전이 일본경제 기폭제' 주장 야마나시현(山梨県)은 도쿄에서 서쪽으로 자동차로 2시간 거리에 있는 지방이다. 후지산을 남쪽에 두어 좋은 자연관광 자원이 있고 포도 자두 복숭아가 전국적으로 유명한 곳이다. 한편 수도권에 가까운 탓에 청년층이 진학과 취직 때문에 고향을 떠나고 소자녀 고령화 탓에 정주인구가 2000년 약 89만명을 정점으로 감소해서 2018년엔 81만명, 2024년 현재 80만명을 밑돈다. 야마나시현의 초기대응책은 전통적인 방법으로서 ‘산업육성을 통한 지역활성화로 인구 유출을 막는 것
09.27
올 2월 정부는 필수의료분야 인력확충과 지방의료 활성화를 위한 의료개혁 방안을 발표했다. 이 방안에는 비수도권 의대 입학정원 2000명 증원하고, 필수의료수가 인상을 포함한 패키지가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이에 반발해 전공의들은 사직했고 의대생들은 학업을 중단했다. 상급종합병원의 병상 점유율과 수술건수는 대폭 감소했고, 응급실도 파행으로 운영되고 있다. 국민들은 아파도 제때 치료받지 못할까봐 근심이 크다. 의대 증원은 뜨거운 감자다. 많은 이들은 의사들이 진입규제를 통해 자신들만의 카르텔을 만들어 초과이익을 누린다고 생각한다. 의사공급을 늘리면 낙수효과로 필수의료나 지방에서도 양질의 의료서비스가 제공될 것으로 기대한다. 공익성이 강한 필수의료 분야는 시장기능 작동하지 않아 시장기능이 작동되기 위해서는 수요자와 공급자 간 정보비대칭이 높지 않고, 거래 당사자가 자율적으로 가격을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 피부미용이나 성형 같은 비급여의료는 일정부분 시장원리가 작동될 수 있
09.26
경제의 디지털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보험산업도 예외는 아니다. 그런데 보험모집 영역에서는 자동차보험과 같이 가입이 의무화되고 상품이 표준화되어 비교하기 쉬운 상품을 제외하고는 온라인 거래가 부진하다. 오히려 통상 GA라 불리는 법인 보험대리점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이에 많은 보험회사가 GA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보험상품이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잠재적 위험 대비에 소극적인 소비자에 대한 적극적 마케팅의 필요성을 고려하면 이러한 흐름은 어쩌면 자연스럽다. 나아가 단순하게 상품 하나를 파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전반적 상황을 이해하고 다양한 상품을 제시할 수 있으려면 대면채널이 불가피할 수 있다. 그렇지만 보험대리점은 상품을 비교해서 판매하는 규모가 큰 법인이라 하더라도 어디까지나 보험회사를 대리해 보험을 모집한다. 그래서 보험대리점이 소비자 보호를 위하는 데는 태생적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보험소비자 위한 모집조직은 발달되어 있지 않아
09.25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급속한 고령화로 큰 어려움에 처해 있는데 해결책으로 65세 정년연장이 제기되고 있다. 2013년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 정년을 60세로 법제화했다. 사업주는 이 법에 따라 소위 연공임금을 개편해 정년연장자에 대한 임금수준을 낮추려고 했고, 노조는 그것에 반대해 노사 간 대립이 첨예화했다. 임금수준 저하(이른바 임금피크제)는 정년연장뿐만 아니라 정년유지에도 사용되는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났는데 2022년 5월 ‘합리적 이유 없이 나이만을 이유로 임금을 삭감하는 임금피크제는 고령자고용법 위반에 해당돼 무효’라는 대법원 판결로 정당성이 부정됐다. 고용연장에 대한 노사간 대립 첨예화 우리나라의 임금피크제는 ‘일본에도 실시되고 있다’는 오해로 도입된 측면이 있다. 일본에서는 임금피크제라는 용어도 없고 그런 제도도 없다. 특정 연령층 (50대 중반)에서 임금이 피크에 달하고 그 이후 감소하는 것을 우리나라에서 표현한
09.24
미국 애플이 2025년 이후 아이폰용 패널을 모두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 바꾸기로 함으로써 일본제 패널은 아이폰에서 완전히 사라지게 되었다. 샤프 등은 스마트폰용 OLED를 생산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아이폰용 패널은 2015년경만 해도 일본 기업이 70% 정도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었으나 최근에는 한국기업이 70% 정도를 점유하고 있다. 액정에서 OLED로 기술이 전환하는 과정에서 샤프는 선도기업으로서 새로운 기술로 이행하지 못한 리더기업이 쇠퇴하는 전형적인 ‘이노베이션의 함정’에 빠졌던 것이다. 기존 기술의 강자가 빠지는 함정 피해가지 못한 사프 원래 샤프는 오래전부터 전자계산기 분야에서 액정 기술을 개척해 액정시장의 확대에 주력해 왔다. 이 과정에서 샤프는 소니 파나소닉 등 브라운관 TV의 강자를 능가하는 TV의 강자로 부상하기도 했다. 이러한 성공체험도 있어서 샤프는 ‘액정 다음의 디스플레이도 고도화된 액정’이라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디스플레이 기술의 중심
09.23
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은 지난 18일, 4년 6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5.5%에서 5.0%로 0.5%p나 낮췄다. 유럽중앙은행(ECB)이 2년 만에 기준금리 ‘피벗’을 선언한 올해 6월 당시만 하더라도 미 연준은 6월부터 연 3회에 걸쳐 인하할 예정이던 올해 기준금리를 연 1회 인하하는 것으로 계획수정하겠다고 할 만큼 기준금리 인하에 보수적이었다. 그런 미 연준이 돌연 ‘빅컷’을 단행했으니 이번 결정은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다. 연준의 예사롭지 않은 태세전환, 경기침체 알리는 신호탄일까 미 연준의 갑작스런 태세전환으로 통화정책 방향에도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같은 날 함께 공개된 미 연준 의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담은 점도표는 올해 연말까지 추가 0.5%p, 내년에는 분기별 0.25%p씩 기준금리를 점진적으로 인하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미 연준은 기준금리 결정 시 참고하는 준거인 이른바 중립금리를 현재 몇%로 보고 있는
09.20
작년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내수와 수출의 양극화가 2024년 하반기 현재까지도 우리 경제와 증시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 확장에 따라 반도체 자동차 조선 등 우리나라의 간판 수출 제조업체와 관련 기업들은 호황을 보이고 있지만 내수 기업들은 장기간 불황에 빠져 있는 상황이다. 작년 동월대비 소매판매증가율은 지난해 여름 이후 한달을 제외하고 거의 1년째 마이너스 영역에 머물고 있다. 2022년과 2023년에도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는 점을 고려할 때 장기적 소비 불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23년 이후 전년 동기대비 설비투자증가율은 소폭의 마이너스와 플러스를 반복하며 정체된 모습이다. 최근 발표된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소비와 투자의 역성장으로 2022년 4분기 이후 1년 반 만에 전분기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증시에서도 같은 모습이 관찰된다. 우리 증시는 올해 들어 글로벌 증시 중 하위권의 성적을 보이고 있고, 특히 내수 기업 비중이 상대적으로
09.19
중국경제는 디플레이션 위기 상태다. 각종 경기부양책에도 소비가 되살아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년 전보다 0.6% 올랐으나 이상고온으로 채소와 돼지고기 가격이 각각 21.8%와 16.1% 오른 탓이다. 올해 8개월간 CPI 평균 상승률은 0.2%다. 식품과 에너지를 뺀 근원 CPI 상승률도 2021년 3월 이후 최저치다. 생산자물가(PPI)는 23개월째 마이너스 행진 중이다. 중국경제 각종 경기부양책에도 디플레이션 위기 디플레이션은 유효수요 부족을 의미한다. 총수요를 줄이는 요인으로 부동산가격 하락을 빼놓을 수 없다. 부동산 투자는 8월 말까지 10%나 줄었고 판매가격도 마이너스 행진 중이다. 중국의 부동산가격 조정주기는 긴 편이다. 부동산뿐 아니라 관련 분야의 가격 회복도 당분간 기대하기 힘들다. 부동산 시장의 연착륙을 위해서는 긴 시간을 더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부동산 침체는 지방정부의 부채 해소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채무
09.13
최근 일본에서는 퇴직대행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퇴직대행은 근로자 본인을 대신해 대리인이나 변호사가 회사에 퇴직의사를 전달하는 서비스다. 이전에는 주로 변호사가 담당해왔는데 최근 이용자가 늘면서 퇴직대행회사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퇴직대행업체는 회사측에 의뢰인으로부터 의뢰받은 사표를 건네며 ‘본인과 절대 연락하지 말 것’ ‘개인 물건은 우편으로 보내거나 폐기할 것’등의 주의사항을 함께 전달한다. 2023년 10월 인재소개서비스 등이 주된 사업내용인 엔 재팬 주식회사가 실시한 설문조사(유효 응답자 7749명)에 의하면 퇴직대행서비스에 대한 인지도는 72%였는데 연령대별로는 20대가 83%, 30대가 78%, 40대 이상이 64%로 연령대가 낮을수록 퇴직대행에 대한 인지도가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퇴직대행서비스를 이용한 경험이 있는 비율은 2%에 불과했지만 20대의 이용률은 5%로 40대의 1%를 크게 상회했다. 젊은층 전직 늘면서 퇴직대행 이용도 늘어
09.12
정부는 지난 6월 ‘인구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하고 부총리급 인구전략기획부의 신설을 추진하는 등 비상대응체제를 가동했다. 일·가정 양립 지원을 강화하고 교육·돌봄·주거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세부 정책도 발표했다. 7월에는 대통령실 내에 저출생수석실을 신설했다. 인구전략기획부는 교육·노동·복지 정책을 통할하고 이민정책도 다룰 예정이라고 한다. 21세기 고도 지식정보화 시대에 국가의 발전을 추동하는 핵심적인 요소는 국민의 지적역량이다. 국민의 지적역량은 인구통계의 변화와 관련이 깊다. 저출산과 고령화는 젊은 인구의 비중 감소를 초래한다. 이는 국민의 지적역량 감소로 이어지고 국민경제를 위축시킨다. 정부 인구정책 출산율 증가와 생산성 향상, 이민 등 국내 정책에 머물러 한국의 젊은 인구는 지난 30년 급속하게 감소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19~34세 청년인구는 1993년 1397만4000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2023년 1056만3000명으로 줄었다. 그동안 사적
09.11
최근 세계은행은 ‘중진국 함정(middle-income trap)’이란 보고서에서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지난 1960년 1200달러도 채 안됐지만 2023년엔 3만3000달러에 육박했다”며 한국을 ‘성장의 슈퍼스타(superstar)’ ‘모든 중진국 정책 입안자들이 숙지해야 할 필독서(required reading)’라고 평가했다. 중진국 함정이란 개발도상국이 중진국으로 진입한 뒤 고소득 국가로 도약하지 못하고 성장이 정체되는 현상을 뜻한다. 한국 ‘3I’로 중진국 함정 탈출했지만 ‘한국형 함정’에 갇혀 세계은행의 보고서는 한국이 중진국 함정에 갇히지 않고 고소득국가로 발전한 이유를 첫째 대외개방 해외자금도입 등을 통해 투자자금 마련과 이를 교육과 인적자본, 인프라에 과감하게 투자(Investment), 둘째 선진 해외기술의 도입과 주입(Infusion), 셋째 경쟁·해외 진출 촉진과 기술혁신(Innovation) 강화로 요약한다. 이러한 ‘3I 전략’이 그동
09.10
우리 사회 일부에선 실력과 수월성이 존중되어야 할 분야까지 형평성 차원의 특혜를 요구하는 것이 다반사다. 실력이나 혁신 노력이 아닌 목소리를 키워 문제를 해결하려는 문화가 형성되면서 이를 강화하는 제도 도입도 나타나고 있다. 냉정한 국제경쟁 때문에 치열한 혁신과 실력이 자원배분 기준이 되어야 할 영역에서조차 약자보호라는 시혜적 기준이 적용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대기업 규제나 중소기업 지원 문제도 이러한 영역 중 하나다. 중소기업 대비 대기업 차별적 규제나 지원은 경우에 따라서는 당연하다. 예를 들어 독과점 대기업 규제는 정당할 뿐만 아니라 더욱 조장될 필요도 있다. 독과점 기업은 시장의 정상가격보다 높은 가격으로 소비자 잉여를 해당 기업 이익으로 전환함과 동시에 공정경쟁을 해치고 장기적으론 혁신을 저해할 수 있다. 미국을 포함한 각국이 독과점 감독 기능을 강화하는 이유다. 연구개발 영역에서 대기업 차별 사라져야 중소기업의 경쟁 여건 보완을 위한 제도 도입도 불가피한
09.09
최근 대출규제 강화로 시중은행에서는 ‘대출절벽’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대출받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가계부채 증가세가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심상치 않게 나타나자 정부에서는 규제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더욱이 미국의 금리인하가 조만간 예견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행의 정책 피봇, 금리인하 기대감도 커지고 있어 대출 조이기는 보다 강화될 조짐이다. 은행 중심의 규제정책 얼마나 효과있을지 실효성 의문 지난 7월부터 이어진 은행권 대출금리 인상과 수도권 주택 등을 대상으로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규제하는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규제(DSR )가 9월부터 시행되고 1주택자에 대한 전세대출 제한 등 은행을 통한 규제의 강도도 강화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은행 규제강화로 풍선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제2금융권을 포함한 모든 가계대출 한도를 규제하는 3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 시기를 앞당기고 담보인정비율(LTV) 규제강화 가능성까지 열어놓은 상태다. 하지만 대출 공급자인
09.06
18세기 영국의 산업혁명을 방직산업이 주도했다면 20세기 우리의 산업발전은 섬유패션이 이끌었다. 1960년대는 당시 최신제품이던 나일론과 폴리에스터를 생산했고, 1987년에는 단일품목으로는 처음으로 100억달러 수출을 달성했다. 생산과 수출의 25%를 책임지던 예전 같지는 않지만 섬유패션은 여전히 대한민국의 주력산업 중 하나다. 6만여 업체, 26만 종사자, 44조원의 생산액으로 우리 제조업에 있어 기업수 기준 10.2%, 생산액 기준 2.1%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경제 성장과 함께 한 섬유패션 여전히 주력산업 섬유패션은 원료와 원사를 생산하는 업스트림, 원단제작과 염색가공을 포함하는 미들스트림, 그리고 의류와 산업용 섬유제품을 산출하는 다운스트림으로 분류된다. 더 간단히 하면 ‘섬유(textiles)’와 ‘의류(clothing)’로 나뉜다. 2022년 세계무역기구(WTO)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섬유·의류 총수출액은 105억달러, 수입은 193억달러다. 섬유는 수출 83
09.05
1998년 노키아는 미국 모토롤라를 제치고 세계 1위의 휴대전화 제조업체로 등극했다. 이후 2007년 말에는 세계 휴대폰 시장의 40%에 육박하는 점유율을 기록했고, 핀란드 수출물량의 20%, 핀란드 국내총생산(GDP)의 약 25%에 해당 될 정도로 엄청난 공룡기업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2013년 마이크로소프트에 팔렸다. 노키아는 변화와 혁신에 뒤쳐진 기업의 전형적 사례로 꼽힌다. 최근 반도체의 대명사였던 인텔이 노키아와 같은 전철을 밟는 것은 아닌지 주시의 대상이 되고 있다. 변화의 주기가 빠른 정보통신기업(ICT) 만이 아니다. 독일 최대 자동차회사 폭스바겐이 87년 역사상 처음으로 자국 내 공장 폐쇄를 검토한다. 폭스바겐 경영진은 2일(현지시간) 노사협의회에서 독일 내 일부 공장 폐쇄와 감원이 포함된 구조조정 계획을 밝혔다. 자동차산업 무게중심이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등으로 이동한 가운데 변화와 혁신에 뒤쳐졌기 때문이다. 일본과 유럽 5대강국이 미국에 뒤쳐진 근본 이유
09.04
우리 시간으로 9월 19일 새벽, 미국의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이 금리를 내리면 한국은행도 10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높다. 다시 중앙은행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중앙은행은 현대 자본주의가 만들어 낸 위대한 제도다. 중앙은행은 한 사회에서 통용이 되는 기준금리를 결정하는데, 중앙은행 설립 이전의 금리 결정 메커니즘은 요즘과 많이 달랐다. 한·미 중앙은행 기준금리 인하의 시간 다가와 돈의 가격에 다름아닌 금리는 사회 전반의 돈에 대한 수요와 공급에 따라 결정된다. 수요는 돈을 빌리는 차입자 입장을 반영하는데 일반적으로 경기 상황에 큰 영향을 받는다. 경기가 좋을 때 돈의 수요는 늘어나곤 한다. 기업의 설비투자 수요나 가계의 소비 수요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그 결과 경기가 좋을 때 금리는 상승하고 경기가 나쁠 때 금리는 하락한다. 피셔방정식은 금리결정 요인을 설명하는 대표적인 산식
09.03
요즘 금융시장에서 희한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은행의 대출금리가 제2금융권인 보험회사보다 더 높아진 것이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택담보대출금리가 연3.65~6.05%로 오르면서 보험사인 삼성생명(연3.59~5.04%)을 넘어섰다. 은행들이 “대출시장 과열을 억누를 조치를 내놓으라”는 금융당국 압박에 따라 연일 금리를 끌어올린 결과다. 반면 보험회사들은 기준으로 삼고 있는 3년 만기 국고채의 금리하락을 반영, 주담대 금리를 되레 낮추고 있다. 은행들이 금리인상 행진을 계속할 가능성이 큰 만큼 대표적 서민 금융기관인 새마을금고의 주담대금리(최저 연 3%대 후반)마저 추월할 날이 멀지않았다는 관측도 나온다. 윤석열정부 선심성정책의 후유증 수습하기 제1금융권인 은행과 2금융권 간의 이런 금리역전은 금융시장의 상식을 깨뜨리고 근간을 뒤흔드는 것이다. 1금융권은 우량한 고객에게 낮은 금리로 대출을 공급하고, 2금융권은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떨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