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04
2026
경제학적 관점에서 볼 때 인간의 역량이나 신뢰도는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의 인적자본이다. 거래 상대방이 이 보이지 않는 가치를 즉각 파악하기 어렵기에 시장은 필연적으로 대리변수를 활용한다. 노동시장에서 기업이 지원자의 잠재력을 가늠하기 위해 대학 학점을 보는 것처럼, 금융시장에서는 은행이 차주의 상환 능력을 평가하기 위해 신용점수라는 대리변수를 사용한다. 이 지표들이 신호로서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할 때, 시장은 정보의 비대칭성을 극복하고 효율적으로 작동한다. 하지만 최근 데이터는 이 신뢰의 척도가 흔들리고 있음을 시사한다. 통계에 따르면 신용점수 950점을 넘는 고신용자가 1200만명에 육박하지만 정작 이들은 은행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주요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평균 커트라인은 이미 950점을 넘어섰고, 인터넷은행에서는 970점대 차주마저 탈락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신뢰의 척도 흔들리는 금융시장 신용 인플레인가, 금융소외인가 경제학적으로 볼 때 대
02.03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5000 포인트대에 올라섰던 지난 1월 22일, 한국은행은 4분기 GDP 성장률을 발표했다. 전분기 대비 -0.3%의 역성장이 기록됐고, 2025년 전체적으로는 1%의 성장을 나타냈다. 연간 성장률 기준으로는 1960년대 이후 다섯 번째로 낮은 성장률이었다. 그야말로 역대급 저성장과 주식시장의 기록적 활황이 공존하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주식시장은 버블인가? 그렇다고 보기는 어렵다. 1월 30일 코스피 종가(5224포인트) 기준 PER(주가수익비율)은 10.1배에 불과하다. PER은 기업이 벌어들인 이익 대비 주가의 비율을 보여주는 지표인데, 코스피의 PER은 미국 S&P500지수의 25.1배는 물론 대만 22.9, 일본 18.8, 중국 상해증시의 15.8배 보다도 낮다. 주가가 기업의 실적 대비 크게 고평가됐다고 볼 수는 없다. 질문은 ‘경기는 안 좋은데, 어떻게 기업은 돈을 많이 벌고 있는가’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역대급 저성장과 주식시장의 기록
02.02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이 국제적으로 신뢰 위기에 봉착했다. 그린란드 매각을 요구하고 군사 행동까지 거론해 유럽 동맹국들의 쌓였던 분노가 폭발 직전이다. 급기야 1월 31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가 고립된 미국(America Alone)이 될 위험에 처했다’라는 장문의 기사를 게재했다. 세계 전체적으로 미국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급증했다는 것이다. 영국인의 부정적인 인식은 64%로 긍정 비율의 두 배가 넘고 독일인의 71%는 미국을 ‘적대국’으로 보고 있다. 유럽 전역에서 미국을 동맹국으로 보는 사람은 단 16%에 불과하고 공격받는 유럽을 미국이 지켜줄 거라는 신뢰는 이미 사라졌다. 캐나다와 멕시코에서는 미국을 중국보다 더 큰 위협으로 간주한다. 미국 우선주의로 균열이 깊어지는 대서양 동맹 눈길을 끈 것은 ‘나의 관세 정책이 미국을 되살렸다(America Back)’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자화자찬식 기고문이 같은 날 함께 실렸다는
01.30
2026년 CES 개막식,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는 12대의 휴머노이드와 함께 등장하며 ‘AI 로봇’ 시대의 본격적인 개막을 선포했다. 특히, 우리의 눈을 사로잡은 점은 이 로봇 군단 속에 국내 스타트업, ㈜에이로봇이 개발한 ‘앨리스(ALICE)’가 당당히 자리를 잡았다는 것이다. 한국 로봇 기술이 글로벌 무대에서 최정상급 가치를 인정받았음을 시사하는 자랑스러운 장면이다. 그러나 환호에 머물 여유는 없다. 미·중 주도의 거대 자본과 지능화 속도전 속에서 에이로봇의 선전은 오히려 ‘절박한 추격자’로서의 운명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로봇 단순한 전시물 넘어 산업 현장의 ‘실전 병기’로 진화 이번 CES는 로봇이 단순한 전시물을 넘어 산업 현장의 ‘실전 병기’로 진화했음을 입증했다. 중국은 압도적인 양산 능력과 가격 경쟁력으로 로봇 범용화를 주도하고 있으며, 미국은 생성형 AI를 이식한 고성능 로봇으로 기술 초격차를 확대하고 있다. 이는 30년 전 제러
01.29
연초부터 SK하이닉스의 성과급 뉴스가 언론을 장식하고 있다. 지난해 고대역폭메모리 수요가 급증하면서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이 45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며, 2021년 노사가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기로 합의한 바 있어 직원 1인당 성과급은 1억3000만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8월 SK하이닉스 노사는 성과급 지급 한도를 놓고 팽팽히 맞섰다. 회사 측은 성과급 한도를 기본급의 1700%로 높이고 남는 재원의 50%를 직원들에게 연금형태로 환원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노조는 기존 합의대로 영업이익의 10%를 모두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결국, 성과급 상한을 폐지하고 향후 10년간 영업이익의 10%를 모두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이 과정에서 SK그룹 최태원 회장은 “성과급이 5000%까지 늘어나도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다”며 “보상에만 집착하면 미래를 제대로 볼 수 없다”고 말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성과는 노력과 운이 함께 작용한
01.28
AI 전환기는 과거의 기술 경쟁과 게임의 법칙이 다르다. 이전에는 누가 더 좋은 기술과 제품을 만드느냐가 승부였다면, 이제는 누가 사회와 산업의 ‘기본 판단값(default)’을 제공하느냐가 경쟁의 핵심이 된다. 대출·채용·의료·행정·추천 시스템에서 AI가 산출한 결과가 기본값이 되는 순간, 판단은 개인의 행위가 아니라 사회 곳곳에 내장된 구조가 된다. 이때 중요한 것은 누가 최종 결재를 했느냐가 아니라, 어떤 기준과 AI 모델이 결정을 미리 형성했느냐다. 한국 정부는 이러한 AI 전환기에 대응하고 있다. AI 기본법 제정과 시행령 마련, 국가 AI 컴퓨팅 인프라 구축, ‘AI 3대 강국’ 비전과 국대 AI 프로젝트까지, 여러 가지 정책들을 추진하고 있지만 다음 단계에서 무엇이 중요하고 무엇을 더 정교하게 설계할 것인가 대해서는 아직 불분명하다. 네이버·카카오·NC AI의 국대 AI 선발전 재도전 포기는 전략적 판단 이러한 변화에 산업계는 전략적 대응에 분주하다. AI
01.27
최근 일본에서는 근로시간 단축을 중심으로 한 노동기준법의 대규모 개정이 추진되고 있다. 이번 개정은 1987년 이후 약 40년 만에 이루어지는 전면적 제도 개편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일본의 노동기준법은 원칙적으로 주 1회 이상의 법정휴일을 보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업무상 불가피한 사정이 있을 경우 예외적으로 ‘4주 동안 총 4일의 휴일’만 확보하면 주 1회 휴일 원칙을 적용하지 않아도 되는 특례가 존재한다. 문제는 이 특례가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운용되고 있느냐에 있다. 법 조문만 놓고 보면 ‘특정한 4주 동안 4일의 휴일’을 주기만 하면 요건이 충족된다. 휴일이 매주 고르게 배치될 필요도 없다. 그 결과 제도적으로는 장기간 연속근무가 가능해지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휴식의 질’ 담보하기 위한 40년 만의 전면적 제도 개편 일본 후생노동성은 2025년 1월 공개한 보고서에서 제도개선 방향을 제시했다. 변형 주휴제 특례를 기존의 ‘4주 4일’에
01.26
2026년 세계경제는 인공지능(AI) 투자 확대 등으로 완만한 성장 흐름이 예상되지만 통상정책 불확실성과 지정학 리스크, 장기금리 상승 등 불안요인이 잠재해 있다. 이런 여건하에서 주요 전망기관들은 대체로 한국경제가 2% 안팎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해 성장의 핵심 변수는 내수회복이다. 낮아진 불확실성으로 소비와 투자 심리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주가상승도 경기 회복의 모멘텀이 되고 있다. 수출은 보호무역 확대로 증가폭은 둔화되더라도 IT 부문을 중심으로 견조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하방 요인도 있다. 물가가 다시 불안해지거나, 대외 충격으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 내수회복은 쉽게 흔들린다. 특히 원화약세가 수입물가를 자극해 생활물가 부담으로 전이되는 경우 체감경기와 분배 측면의 부담이 커진다. 부동산과 가계부채는 올해도 정책운용의 폭을 제약할 것이다. 부동산 가격 상승은 취약차주의 상환 부담을 키워 소비를 제약하고 금융기관
01.23
코스피가 꿈으로만 여겨졌던 5000포인트에 도달했다. 우리 증시는 작년 한해 76%라는 기록적 상승에 이어 올해도 한달 만에 19% 가까이 오르며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시장이 되고 있다. 그런데 이와는 다른 현상이 외환시장에 나타나고 있다. 작년 말 1480원대로 치솟으며 정책당국의 대응을 유발했던 원달러 환율이 올해 들어서도 1470원대를 넘나들고 있다. 과거 경험을 바탕으로 하면 국내주가 급등은 환율하락(원화강세)과 동반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교과서적으로도 그렇다. 통화가치에 대한 기대는 그 나라의 경제체력에 대한 평가를 반영하며 기업들의 수출호조와 외국인 투자자금 유입은 달러공급을 늘리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 1년은 달러지수가 작년 트럼프 2기 출범 후 지금까지 9%나 하락한 약달러 환경이었다. 미국이 안보동맹인 한국 일본 통화 약세 용인한 듯 이런 현상이 나타난 이유는 크게 세가지로 볼 수 있다. 우선, 증시 성격이 완전히 바뀌었다. 최근 상승장은 반도체 전력
01.22
21세기 들어 우리의 경제활동에 큰 변화가 있다면 그것은 아마 각종 거래시 카드와 여러 페이 등이 주로 사용되면서 현금결제가 크게 줄어든 현금없는 사회로의 급속한 이행이 아닐까 한다. 스웨덴은 아예 2030년까지 현금없는 사회로 이행한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런 추세로만 보면 경제주체가 현금보유를 별로 늘리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되지만 정작 통계는 전혀 그렇지 않다. 지난해 말 화폐발행 잔액은 210조7000억원으로 최근 20년 동안 무려 185조원이나 증가했다. 민간의 현금보유액은 한국은행 창구에서 나간 현금(화폐발행액) 중에서 은행이 보유한 시재금을 차감해 산출한다. 그런데 은행의 시재금은 거의 변화가 없으므로 민간의 현금통화 수요 변화는 곧 화폐발행액 증감으로 나타난다. 이처럼 현금없는 사회로의 이행에도 화폐발행액은 오히려 급증해 왔는데 그 이유는 뭘까? 현금없는 사회로 이행하고 있는 데도 화폐발행액 급증 2000년 이후 화폐발행액이 급증한 때가 대략 4번
01.21
가히 ‘슈퍼 사이클’이라고 할 만하다. D램(8GB) 반도체 현물가는 2024년 말 1.75달러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11월 10달러를 돌파하더니 올해 들어 20달러를 넘어섰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충으로 수요가 급격히 늘어난 덕분이다. 반도체 업황이 향후 2~3년간 계속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도 무리는 아니다. 이런 상황에 김용범 대통령정책실장이 16일 한 언론 인터뷰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요구하는 전기를 공급하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고 걱정한 것은 의미심장하다. 김 실장은 이어 “전력은 백년대계”라면서 “전력 문제는 지금 해놓지 않으면 10년, 15년 후에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 실장이 말한 10년, 15년 후는 묘하게도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완공 시점과 겹친다. 삼성전자는 2042년까지 360조원 이상을 투자해 경기 용인 이동·남사읍 일대에 시스템반도체 공장 6기를 건설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600조원을 투자해 인근 원삼면에 메모리
01.20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이론과 E=mc은 질량과 에너지가 상호전환될 수 있다는 통찰을 제시하며 과학기술의 위상을 근본적으로 바꿔놓았다. 이 이론은 핵분열 과정에서 방출되는 막대한 에너지를 예견했고 이를 대량살상무기로 구현한 것이 맨해튼 프로젝트였다. 과학기술의 성과는 기술 그 자체보다 이를 선택하고 활용하는 국가의 판단에 따라 문명의 방향을 바꿀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다. 원자폭탄은 전쟁을 종결시켰지만, 동시에 인류 생존을 위협하는 가능성을 남겼다. 그러나 인류는 이후 통제 시스템을 통해 핵분열을 관리하며, 파괴의 기술을 원자력이라는 에너지원으로 전환하는 법을 배웠다. 이 경험은 오늘날 인공지능(AI)을 둘러싼 논의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통제가능한 기술일지, 특이점 넘을지 선택의 갈림길 최근 미국에서 추진되고 있는 제네시스 미션은 AI를 국가 과학기술체계 전반을 뒷받침하는 핵심 인프라로 재정의하려는 시도다. 연방정부가 축적해온 방대한 데이터와 초고성능 컴퓨팅 자원을 연
01.19
2026년 새해 벽두부터 세계 경제는 많은 불확실성에 직면하고 있다. 구조적으로 대외의존도가 큰 우리 경제도 비상이다. 올해의 불확실성은 기술·지정학·통상·금융·기후 등 모든 분야가 동시다발적이라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연초 열린 세계 최대 기술박람회인 CES는 인공지능(AI) 로봇을 중심으로 한 기술의 혁명적 변화와 함께 미중 기술패권전쟁의 전개 방향을 보여주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와 함께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이란사태가 지정학적 불확실성을 증폭시키며 글로벌 경제, 공급망, 에너지 문제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의 관세정책을 통한 통상압박도 예측불허다. 한시름 놓은 듯했던 우리의 대미 관세문제도 우리 수출의 핵심인 반도체에 대해 새로운 압력이 예견되고 있다. 그린란드 매입에 반대하는 유럽 국가들에 추가 관세를 예고하는 등 동맹국도 예외가 될 수 없는 새로운 통상환경은 긴장의 연속이다. 무역흑자에도 불구하고 환율이 고공행진하는 새로운 상황에 따라 에
01.16
매년 첫주는 미국 소비자 가전쇼 즉 CES주간이다. 한해의 새로운 기술의 총집합체이며 동시에 수만개 글로벌기업 스타트업들이 저마다의 기술과 제품으로 세계 소비자 시선을 끌기 위한 경연의 장이 펼쳐진다. 지난 수년간은 단연 그 주제가 인공지능(AI)이었으며 올해는 다들 주지하다시피 피지컬AI로 대변되는 로봇이었다. 현대자동차가 선보인 아틀라스, LG전자의 클로이드, 그리고 중국 기업 유니트리의 G1 휴머노이드 등은 관람객과 언론의 관심을 받기에 충분했다. 테슬라는 자신들이 만든 휴머노이드 옵티머스를 자동차 제조 현장에 곧 투입할 것을 암시했다. 로봇이 주인공이었지만 아직은 실험 단계 이렇게 보면 2026년의 로봇은 크게 산업용과 소비자용으로 크게 두축으로 개발되고 있다고 보인다. 그런데 아쉬운 점은 아이폰이나 챗GPT가 처음 나올 때처럼 크게 소비자에게 임팩트를 주는 로봇과 그것을 활용한 서비스 플랫폼은 없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렇지만 이런 임팩트가 없다고 로봇 및 로봇
01.15
우리나라가 1991년 중국과 수교 이후 2024년까지 34년 동안 6800억달러가 넘는 무역흑자를 기록했다. 홍콩을 통한 무역흑자를 제외한 금액이다. 같은 기간 홍콩과의 무역흑자 규모는 6200억달러가 넘는다. 대 중국수출이 한국이 1인당 국민소득 3만5000달러를 달성하는데 크나큰 기여를 한 것이다. 2023년부터 무역적자로 바뀌고 있지만 중국은 아직도 자기들이 무역적자를 기록하고 있다고 항변한다. 한국이 홍콩을 통한 중국으로의 간접수출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의 통계는 홍콩을 통한 간접무역은 홍콩에 대한 무역으로 따로 집계하고 있다. 대중국 외교전략 미숙으로 인한 관계악화는 치명적 순수한 대중국 무역은 2023년부터 적자로 돌아섰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중국의 국산화 진전으로 인한 자급률 향상, 한국기업의 생산기지 다각화, 수출품목의 변화, 가성비 좋은 중국제품의 수입증가 등을 들 수 있다. 대중국 외교전략 미숙으로 인한 관계악화는 치명적이다. 우리나라
01.14
달러당 위안화 환율이 지난해 말 6위안대로 진입한 후 그 언저리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달러당 7.36위안이던 1년 전과 비교하면 4% 가까이 절상됐다. 중국의 무역수지 흑자가 지난해 11월 1조달러 선을 넘어선 데다 수출업체의 계절적 외환 환전 수요까지 겹쳐진 결과다. 중국 외환당국도 기준환율 고시를 통해 시장의 변동성을 자극하지 않는 범위에서 위안화 절상에 힘을 보태는 중이다. 올해 중국경제의 최우선 과제는 내수 확대다. 이를 위해서는 적극재정과 통화완화 기조를 이어갈 수밖에 없다. 지난달 중국 소비자물가가 0.8% 오른 것도 주목거리다. 물가가 오르면 위안화 실질 환율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국제금융사들도 올해 위안화의 강세를 점치는 모양새다. 3년 넘은 중국의 디플레이션을 고려할 때 위안화 가치가 여전히 저평가돼 있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중국, 환율을 정책목표이자 수단으로 활용 국제결제은행(BIS) 자료에 나타난 위안화의 실질 환율지수는 88.6 수준이
01.13
K-콘텐츠에 대한 전세계적 관심과 정부 차원의 투자 확대는 그 유례를 찾기 어려울 만큼 뜨겁다. K-팝 드라마 영화 웹툰 게임을 넘어 캐릭터와 세계관까지 K-콘텐츠는 글로벌 문화소비의 중심으로 자리잡았다. 이에 따라 K-콘텐츠 전략 지원, 정책금융 확대, 스토리 중심의 슈퍼 지식재산(IP) 확보 등 다양한 산업전략이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보다 근본적인 질문을 던질 필요가 있다. 콘텐츠의 가치는 어디에서 비롯되며, 이를 보호하는 저작권의 본질은 무엇인가. 저작권은 인간의 사상과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에 대해 일정 기간 독점적 권리를 부여하는 제도다. 그 기원은 18세기 영국의 ‘앤 여왕법(Statute of Anne)’으로 거슬러 올라가며, 이는 출판업자의 권리가 아닌 창작자 개인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도입된 최초의 근대적 저작권 제도였다. 이후 저작권은 단순한 복제 방지 장치를 넘어, 문화와 지식의 창작을 장려하고 사회적 가치를 축적하는 핵심 제도로 발전해왔다.
01.12
환율이 치솟자 그 이유에 대한 여러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뚜렷한 하나의 원인으로 모아지기보다는 여러 요인의 복합적 작용 쪽으로 논의가 나가는 듯하다. 물론 환율이라는 것은 자본수지와 경상수지와 관련된 여러 객관적 요인들 뿐만 아니라 외환시장 행위자들의 (상호)주관적 해석까지 겹쳐서 작용하므로 특수한 상황을 제외하면 어느 하나의 원인으로 등락을 설명하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 유독 이를 현 정부의 재정정책 탓으로 돌리는 해석이 있다. 이재명정부가 들어선 이후 소비쿠폰의 발행을 시작으로 지출의 확장으로 기조를 돌린 탓에 돈이 많이 풀려 원화가치가 폭락한 것이 원인이라는 것이다. 정부부채가 ‘절대 악’이라는 생각의 함정 여기에 담긴 균형재정 집착이라는 전통적인 사고방식의 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사고는 집안살림과 마찬가지로 나라살림에서의 방만한 지출로 인한 부채의 증가 또한 절대 악이라는 생각에 입각해 있다. 이러한 사고방식은 무수히 많은 논란의 지점을
01.09
국가균형발전의 중요성이 날이 갈수록 더해가고 있다. 국민주권정부는 작년에 수도권·동남권·대경권·중부권·호남권 등 5대 초광역권을 성장거점으로 하고, 강원·전북·제주 3개 특별자치도는 자치권을 기반으로 특화성장을 추진하겠다는 ‘5극 3특’ 구상을 내놓았다. 중앙-지방 간 자원 불균형 하에서 권역별 인프라를 확충하고 자율적 성장을 지원하겠다니 반길 일이다. 초광역 개발전략은 경제활동이 국경을 넘어 디지털로 연결되는 시대흐름에 부응하고, 국토를 골고루 경쟁력있게 활용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다만 과거의 광역 단위 계획들이 중앙정부 주도로 흐르고 지자체 간 협력이 취약했다는 지적은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 수도권 집중 현상은 날로 심화되고 절반 가까운 지역이 소멸 위험에 처한 지금, 이전보다 훨씬 획기적인 균형성장정책이 모색되어야 침체된 지역을 살릴 수 있다. 광역행정통합, ‘5극 3특’ 실행 엔진 ‘5극 3특’의 성패는 계획과 실행이 얼마나 잘 맞물려 돌아가느냐에 달려있
01.08
신자유주의는 1980년대 초 미국 레이건행정부와 영국 대처정부의 출범을 기점으로 부상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까지 세계 경제를 지배했던 이념적 사조였다. 규제완화와 민영화, 재정긴축, 개방확대, 노동시장 유연화 등을 특징으로 하는 신자유주의는 ‘전능한 시장’이라는 토대 위에 지어진 집이었다. 신자유주의는 불평등 심화와 금융 불안정이라는 치명적 부작용을 낳았지만 요즘의 세상을 보면 신자유주의 시대가 어떤 면에서는 그리울 지경이다. 그래도 ‘경제적 효율성’이라는 힘이 작동했기 때문이다. 공급망과 에너지, 기술패권까지 포함한 지정학의 확장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침공해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했다. 마두로를 미국 법정에 세운 트럼프 대통령은 “콜롬비아에 대한 군사작전도 좋은 아이디어이고, 쿠바는 붕괴할 것이다”라는 발언을 내놓았다. 현실론에 입각한 평가와는 별개로 국제법과 주권에 기반한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도 지속되고 있다. 이 전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