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22
2026
호르무즈 해협 상황은 갈수록 태산이다. 우여곡절 끝에 이 지역의 해상 통과가 안정된다고 해도 그 형태가 어떨 것이며, 시기가 언제일지는 예측하기 힘들다. 분명한 사실 하나는 전쟁 이전 상태로 되돌아가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그런데 이 비슷한 사태가 중국과 대만 사이 대만해협에서 벌어진다면 어떻게 될까. 중국이 이 바다에 대한 주권을 내세우면서 봉쇄를 행한다면. 호르무즈 해협이 전세계 석유 물류의 20%를 품고 있다면 대만해협은 전체 반도체 물류의 60%를 품고 있다. 그나마 주요 산업국들은 석유의 최소 비축분을 어느 정도 가지고 있지만 반도체는 그런 것도 아니다. 반도체 물량이 떨어졌을 때 지구적 가치사슬에 미치는 충격은 훨씬 크다. 다만 대만해협은 그 지리적 위치와 반도체의 중요성으로 인해 너무나 민감해서 중국이라고 해도 극단적인 행동을 하기가 쉽지 않은 곳이다. 만약 중국이 대만해협 봉쇄한다면 반도체 물류 60%가 멈춰 그런데 호르무즈 해협도 마찬가지였다.
04.21
고령화율이 빠르게 높아지면서 고령자의 생활 안정은 우리 사회가 반드시 해결해야 할 핵심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연금수급개시 연령이 점차 상향 조정되어 2033년에는 65세가 되어야 연금을 받을 수 있다. 반면 현재 법정정년은 60세에 머물러 있어 최대 5년의 소득공백이 발생한다. 이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소비위축과 사회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어 제도적 대응이 시급하다. 일본식 유연 모델 사례 참고할 필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보다 먼저 고령화를 경험한 일본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일본은 노사 자율성과 유연성을 바탕으로 정년과 고용을 조정해 왔다. 첫째, 일본에는 제도로서의 임금피크제가 없다. 50대 이후 임금하락은 정부 정책이 아니라 1990년대 60세 정년 도입 과정에서 노사가 자율적으로 임금체계를 조정한 결과다. 우리나라는 이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임금피크제를 제도화하면서 오히려 갈등요인을 키웠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둘째, 일본의 법정정
04.20
최근 유가급등과 고환율이 맞물리며 경제 전반에 비용 압박이 확산되고 있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구조에서 환율상승은 즉각적인 전기·가스 요금 인상 압박으로 이어지고, 이는 물류비와 원재료비 상승을 유발해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의 손익 구조를 흔든다. 억제된 공공요금 현실화와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서비스 비용까지 더해지며 고정비 상승이 일상화됐다. 퇴근길 식당 사장님의 한숨 속에는 “열심히 일해도 남는 게 없다”는 절망이 배어 있다. 과거 우리 사회를 지탱해온 '땀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성공 방정식이 작동을 멈춘 것이다. 경제주체들의 ‘감당가능함’ 붕괴가 의미하는 것 이 현상의 본질은 ‘감당가능함(Affordability)’의 붕괴에 있다. 감당가능함이란 소득 대비 필수지출을 감내할 수 있는 능력을 뜻한다. 그러나 인건비 임대료 같은 전통적 고정비에 플랫폼 수수료, 구독형 디지털 서비스 비용, 탄소중립 전환 과정의 그린플레이션까지 경제주체들의 부담은 임계점을 넘
04.17
얼마 전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은 이번 호르무즈 사태가 1973년과 1979년 두 차례 오일쇼크, 그리고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의 가스위기를 모두 합친 것보다 더 심각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사태가 단순한 중동 리스크를 넘어 세계 에너지 안보 전반을 뒤흔드는 충격으로 받아들여지는 이유다. 우리나라는 과거 두 차례 오일쇼크를 겪으면서 강력한 탈석유 정책과 함께 에너지 다원화를 추진했다. 1978년 원전, 1983년 유연탄 발전이 새로운 발전원으로 등장했고, 1986년에는 국내 최초로 액화천연가스(LNG)가 수입돼 발전과 가정용 연료로 공급되기 시작했다. 여기에 1980년 대규모 액화석유가스(LPG) 수입이 이뤄졌고, 1987년에는 대체에너지개발촉진법이 제정돼 태양에너지와 풍력 등 대체에너지 개발·보급의 제도적 기반도 마련됐다. 이 시기에 형성된 에너지 다원화의 정책과 제도는 지금도 우리 에너지정책의 골격을 이루고 있다. [재생에너지 공급망에도
04.16
미 연방준비제도(Fed)의장 파월은 큰 실수를 한 적이 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미국의 물가가 하루가 다르게 폭등하는 와중에 물가 상승이 일시적이라고 판단하고 기준금리 인상을 미룬 것이 그 실수다. 하지만 파월은 80년대 이후 처음 경험한 인플레이션의 정체와 위력을 파악하자마자 신속하게 움직였다. 파월이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에 총력을 경주하면서 마치 산불처럼 타오르던 인플레이션은 제압되기 시작했다. 트럼프의 금리인하 압박에도 연준의 본분 지켜낸 파월 인플레이션 파이터로서의 역할을 그 누구보다 훌륭하게 수행하고 있는 파월이 칭찬받을 지점은 또 있다. 연준은 2025년 12월 11일 기준금리를 3.50~3.75%로 인하한 이후 현재까지 동결을 고수 중이다. 트럼프는 관세전쟁을 추진함과 동시에 파월에게 기준금리를 급격하게 내리라고 끊임없이 압박했다. 기준금리를 내리라는 트럼프의 파월에 대한 압박은 일찍이 볼 수 없는 수준이었다. 트럼프는 수시로 파월을 모욕했을 뿐 아니라
04.15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는 지난 6일 정몽규 HDC 회장을 1억5000만원 벌금형에 처해달라며 법원에 약식기소했다.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등 지정 관련 자료를 공정거래위원회에 허위로 제출해 공정거래법을 위반한 혐의이다. 정 회장은 2021~2024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등 지정을 위한 자료를 제출하면서 가족 소유 계열사들을 누락한 혐의다. 공정위가 지난 3월 고발하자 검찰이 이달 8일 공소시효 만료를 눈 앞에 두고 서둘러 기소한 것이다. 허위자료 제출은 불투명한 경영행각의 대표적 사례 공정위 조사 결과 정 회장의 허위자료 제출은 그가 HDC의 동일인(총수)으로 지정된 2006년부터 2024년까지 무려 19년 동안 이어졌다. 그렇지만 기소는 5년 공소시효를 적용할 수 있는 2021년 이후 누락분에만 적용됐다. 누락된 회사들은 주로 정 회장의 친족 기업이다. SJG홀딩스 등 12개사는 정 회장의 외삼촌인 박세종 SJG세종 명예회장 일가가 지배한다. 인트란스해운 등 8개사
04.14
국내 방송산업은 오래 전부터 방송광고 시장 위축과 유료방송 시장의 성장 둔화라는 위기상황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방송광고 매출액은 2024년 2조2964억원 규모로 2011년과 비교해 1조3276억원 감소했다. 방송시장 통계 작성 이후 최초로 2023년부터 유료방송 가입자 또한 감소하고 있다. 이러한 위기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데이터 기반 방송생태계로의 전환을 본격적으로 서둘러야 한다. 방송산업에서 시청자 이용 행태 파악의 중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이용 행태를 기록한 ‘시청데이터’가 방송산업 진흥의 핵심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데이터는 쌓였지만, 시장은 활용못해 국내 약 1800만 가구 셋톱박스를 통해 하루 수십억 건의 시청데이터가 축적되지만 시장에서 충분히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시청률 조사는 약 4000 가구를 표본으로 진행된다. 이는 전체 유료방송 가구의 약 0.02%에 불과하다. 셋톱박스 시청데이터는 거의 모든 시청자를 포함하지만 시장은 여전히 극소수 가구
04.13
올해는 인류가 최초의 디지털 컴퓨터를 만든지 80년째 되는 해다. 인류 최초의 디지털 컴퓨터는 1946년 애니악(ENIAC)이라는 이름으로 2차세계대전에 사용할 포탄의 탄도 계산용으로 만들어 졌으나, 실제로는 종전 후 완성돼 기상연구, 수소폭탄 시뮬레이션에 활용됐다고 한다. 애니악은 반도체 트랜지스터를 활용한 현대의 컴퓨터와는 달리 진공관을 켜고 끄는 방식으로 2진법을 구현해 연산에 활용했다. 메모리 기능을 위해 저항 소자 7만개를 쓰기도 했고 그 7만개 소자가 오늘의 HBM으로 발전했다. 한국이 전세계 메모리 공급의 최상위에 서는 첫 출발점이기도 하다. 애니악 이후 80년간 컴퓨터의 기술과 성능 눈부시게 발전 애니악 이후 80년이 지나는 동안 컴퓨터의 기술과 성능은 눈부시게 발전했고 인류의 삶에 끼치는 영향력도 확대되고 있다. 컴퓨터는 사람과 대화하며 상호작용하고, 사람을 연결하기도 하고, 새로운 창작물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유발 하라리는 저서 ‘넥서스’
04.10
최근 일본의 신규 졸업자 노동시장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변화는 조기 선발 확대에 따른 내정률 상승이다. 졸업을 상당 기간 앞둔 시점에서 이미 상당수 학생이 취업을 확정하는 구조가 정착되고 있다. 2026년 졸업 예정자의 2025년 3월 기준 내정률은 43.1%로 전년 대비 8.8%p 상승했다. 이는 졸업 1년 전 시점에서 이미 40% 이상이 취업을 확정했다는 의미다. 또한 후생노동성과 문부과학성이 발표한 '2026년 3월 대학 등 졸업 예정자의 취업 내정 상황'에 따르면 2026년 2월 1일 기준 대학 졸업 예정자의 취업 내정률은 92.0%로 전년 대비 0.6%p 하락했지만 여전히 90%를 상회하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수치는 일본 신규 졸업자 노동시장이 전반적으로 기업의 인력 확보 수요가 우위에 있는 ‘구직자 우위 시장’임을 보여준다. 일본 신규 졸업자 채용은 ‘구직자 우위 시장’ 이러한 구조 변화의 배경에는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청년인구 감소와 구조적
04.09
인류 역사의 변곡점마다 과학기술은 시대의 큰 흐름을 바꾸는 핵심동력이었다. 18세기 산업혁명을 이끈 증기기관이 단순한 기계적 발명에 그쳤다면 오늘날 우리가 아는 문명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증기기관은 노동의 기계화를 넘어 공장의 출현과 도시화, 자본주의 경제체제의 확립, 나아가 민주주의와 글로벌 분업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사회 전반의 구조와 규범을 바꾸는 변화를 가져왔다. 이처럼 기술이 던진 도전에 법과 제도, 문화적 요소가 결합하며 인류 문명은 새로운 틀을 갖추게 된 것이다. 인문사회예술은 과학기술의 방향 제시하는 나침반 오늘날 우리는 증기기관의 충격을 넘어서는 인공지능(AI)과 로봇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AI와 로봇은 세상의 모든 질서를 변화시킬 힘을 가지고 있다. 인간 직업에 거대한 변화가 올 수 있고, 인간의 전문성이라고 자부하는 분야가 대체될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는 인간의 지적능력에 대한 도전도 거세질 것이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판단은 AI가
04.08
한국 제조업의 대미투자가 활발하다. 이제는 미국이라는 세계 최대 시장을 향한 투자를 통계로 중간 점검할 필요가 있다. 미국 상무부가 발표하는 국제수지 기준의 외국인직접투자(FDI) 통계에 따르면 2015~2024년 10년 동안 미국에 유입된 연평균 FDI는 2910억달러다. 제조업에 39%, 비제조업에 61%가 투자됐다. 미국 국내총생산(GDP)에서 제조업 비중이 약 10%에 불과한 점을 고려하면 FDI는 제조업에 상대적으로 많이 유입됐다. 제조업만 볼 때 FDI 유입액 규모가 큰 업종은 화학(31%), 컴퓨터 및 전자제품(16%), 운송장비(13%), 기계(10%), 식품(8%) 등이다. 이 가운데 컴퓨터 및 전자제품, 운송장비, 기계에서 유입이 크게 증가했으나 최대 투자 업종인 화학에서는 뚜렷한 증가세가 없었다. ‘한국 투자’ 국제수지 기준 15위, UBO 기준 9위 또한, 제조업에 한정해서 상위 20대 대미 투자국은 네덜란드 영국 독일 룩셈부르크 일본 프랑스
04.07
소니와 혼다자동차는 공동으로 추진했던 첨단 전기차(EV) 개발 프로젝트의 중지를 3월 25일에 공표했다. 이 프로젝트는 자율주행기능과 고도 콘텐츠 환경을 구축해 첨단 모빌리티로 세계 시장에서 선도적 지위를 확보하려는 의욕적인 사업이었다. 그러나 혼다가 최근 EV 사업에서 대규모 손실을 기록했고, 북미를 중심으로 여러 EV 모델의 개발을 취소하는 전략적 결단을 내리면서 그 일환으로 소니와의 프로젝트도 중단한 것으로 보인다. 급제동 걸린 혼다의 EV 전략 파장 혼다의 EV 후퇴는 판매 비중이 높은 미국 시장에서 미국정부가 EV 보급 정책을 철회한 영향이 크다. 트럼프정부는 바이든정부의 재생에너지와 EV 중심 정책을 수정해 석유 및 가스를 중심으로 한 산업 시스템을 지향하고 있다. 또한 화석에너지 수출을 통해 세계 각국 산업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에너지 도미넌스(Energy Dominance)’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이란전쟁은 국제유가의 급등과 석유 조달 불안
04.06
많은 경제학자들이 한국의 기적적인 경제성장 뒤에는 한국 특유의 공동체정신이 있었다고 강조하고 있다. 장하준 케임브리지 대학교 교수는 한국의 경제성장을 단순히 시장논리가 아닌 국가와 국민이 하나의 공동체로서 목표를 공유하고 달려온 조직적 노력의 결과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4명 대통령을 자문한 퍼트남(Robert Putnam)은 ‘나홀로 보올잉’이라는 명저에서 미국사회의 상승과 하락을 공동체로 상징되는 사회적 자본을 통해 파헤치고 있다. 그가 말한 사회적 자본이란 사람들 사이의 네트워크 신뢰 협력 등의 규범을 말한다. 그는 사회적 자본은 경제성장과 민주주의 발전에 크나큰 영향을 준다고 강조하고 있다. 사회적 자본 경제성장과 민주주의 발전에 큰 영향 1995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루카스(Robert Lucas)는 1993년 발표한 논문 ‘기적 만들기’에서 한국 경제성장의 원동력은 공동체정신의 기본인 인적자원이라 강조하고 있다. 한국의 공동체 정신은 구성원 간의 높은 결속
04.03
최근 우리 금융권의 가장 뜨거운 화두는 단연 포용적 금융의 확대다. 은행권의 상생금융 기여도가 강조되고 생산적 금융과 관련한 정부 정책이 쏟아지는 현상을 보며, 필자의 머릿속에는 20년 전 방글라데시 출장길에서 목격했던 풍경이 선명하게 떠오른다. 당시 그라민뱅크에서 확인한 것은 첨단 금융 시스템조차 해결하지 못한 정보 비대칭성을 ‘신뢰’라는 무형의 자산으로 극복해 내는 현장이었다. 경제학적으로 금융 거래의 성패는 차주의 보이지 않는 역량과 상환 의지를 얼마나 정확히 파악하느냐에 달려 있다. 은행은 이를 위해 신용점수라는 대리변수를 활용하며 적지 않은 정보 획득 비용을 지불한다. 수익성이 낮으니 민간 은행은 자연스럽게 취약계층 대출을 기피하게 되고, 이는 시장의 실패로 이어진다. 그라민뱅크는 이 난제를 이웃끼리 자발적으로 형성한 계(契) 형태의 공동체 모델로 풀어냈다. 서로를 잘 아는 주민들이 믿을 수 있는 사람을 직접 선별해 정보 비용을 낮춘 것이다. 디지털 인프라와
04.02
중동전쟁 발발 이후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다. 전쟁은 공급망 교란과 이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을 통해 글로벌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최근 글로벌 증시가 거의 전적으로 국제 유가에 연동돼 움직이는 것도 이 때문인데, ‘원자재 가격상승 → 물가상승 → 중앙은행의 긴축 → 금리상승 → 주식 등 자산시장 타격’의 경로로 리스크가 전이된다. 공급망 교란에 따른 인플레이션은 중앙은행에 큰 정책적 딜레마를 던진다. 중앙은행의 긴축정책은 경제에 ‘과잉수요’가 존재할 때 의미를 가질 수 있다. 그렇지만 전쟁 장기화에 따른 물가상승은 넘치는 수요에 기인하고 있다기 보다는 외부충격에 따른 ‘비용전이’의 성격 강하다. 공급망 교란에 따른 인플레이션 중앙은행에 정책적 딜레마 비용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에 대해 중앙은행이 기계적인 금리인상으로 대응할 경우 경제가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 전쟁으로 인해 국제유가가 올라 생활비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금리까지 상승하는 경우를 상
04.01
미국의 지상군이 중동지역에 집결하면서 이란전쟁의 확전 가능성이 급상승하고 있다. 파키스탄이 주도하는 4개국 협상주선팀이 가동되어 타협의 가능성도 열려 있지만 이란의 협상의지가 불투명해 세계 경제는 살얼음판이다.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의 섬 장악을 목표로 삼더라도 대량 인명피해가 나면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을 것이다. 이란전쟁이 발발한 후 게임이론을 적용한 현상분석과 예측 논문들이 발표되었는데 대부분 암울한 결과를 예상한다. 먼저 블룸버그 칼럼니스트 오서스가 기고한 ‘이란 전쟁: 게임이론은 더 큰 확전을 예고한다’는 칼럼을 보자. 미국은 강력한 공습으로 이란을 초기에 제압한 후 승리를 선언하려고 했으나 호르무즈 봉쇄 등 예상 밖의 완강한 저항에 부딪혔다. 미국은 분명한 승리(clear win)가 필요하게 돼 확전에 나섰고 전쟁은 치킨 게임으로 변질됐다. 이 칼럼은 이란의 강력한 저항이 미국의 확전을 유발하고 그로 인해 확전의 나선(escalation spiral)이 형성되고 있음
03.31
최근 한 지인은 삼성전자(삼전) 주식에 푹 빠져 있다. 그는 삼전 주가가 9만 원대일 때부터 매수하기 시작해 27일 종가 기준 40% 가까운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그는 전체 매입 규모를 밝히진 않았지만 평균 매입단가는 13만1000원 수준이라고 했다. 그는 중동전쟁에 상관없이 계속 삼전 주식을 보유할 예정이다. 그의 삼전 주식 사랑은 반도체 현물가격 추이를 알고 난 이후의 일이다. 다른 지인의 귀띔 덕분에 재정경제부가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개하는 ‘일일 경제지표’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따르면 반도체 현물가격은 2024년 말 1.75달러에서 지난해 말 18.63달러로 폭등했다. 27일 현재는 27.38달러다. 순자산 지니계수 2012년 통계 집계 이래 최고치 대기업 임원 출신으로 서울 강남에 사는 그의 주식 투자 성공 사례는 지난해 말 발표된 2025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와 묘하게 오버랩됐다. 이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순자산 지니계수는 0.625로 201
03.30
지난 2월 말 3차 상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었다. 작년 7월 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를 도입한 1차 상법 개정을 시작으로 8월에는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에 집중투표제 도입을 의무화하고 분리 선출 감사위원을 2명으로 확대하는 2차 상법개정을 단행했다. 마지막으로 지난달 3차 상법 개정을 통해 경영권 방어수단으로 인식되었던 자사주를 강제 소각하도록 했다. 이로써 3차례에 걸친 상법 개정 작업이 모두 마무리됐다. 하지만 상법 개정 과정에서 대한상의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기업단체들은 상법 개정으로 주주소송이 남발되고 해외투기펀드의 공격이 확대되어 정상적인 경영활동이 위축될 것을 우려했다. 특히 행동주의 펀드와 경영권 분쟁이 확대될 것을 우려해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강력하게 반대하기도 했다. 경영진과 지배주주가 일반주주들의 목소리 더욱 경청할 것 요구 이달 31일 주주총회가 예정된 정수기 렌탈전문기업인 코웨이는 2024년 행동주의 펀드인 얼라인파트너스가
03.27
중동에서 벌어지고 있는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충돌은 전쟁의 본질을 다시 보여준다. 즉 전쟁은 평시에 축적된 과학기술 역량과 산업구조가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드러낸다. 그런 점에서 전쟁은 단순한 군사충돌이 아니라 국가 혁신체계의 실전 시험장이다. 미국의 위성정찰 정밀타격 통합방공체계가 전장을 지배하는 동시에 드론이 전장의 양상을 구조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수천만원 수준의 드론이 수십억원짜리 방어체계를 압박하는 장면을 세계는 주목하고 있다. 전쟁의 기술, 평시의 혁신체계에서 만들어져 여기서 드러나는 것이 전쟁의 기술 논리인데 고가의 정밀·지능형 체계와 저비용·대량 투입 기술이 결합된 구조 속에서 전장이 작동한다는 원리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들은 전쟁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이 지점에서 등장하는 것이 평시의 혁신체계 논리다. 이는 시장 경쟁과 효율 논리 위에 정부 정책이 결합되어 기술·인력·기업·생산 기반이 유지되고 축적되는 구조를 의미한다. 이 두 논
03.26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 안전통로를 만든 13일 이후 해협을 통과한 선박은 20여척에 불과하다. 대부분 이란 선박이지만 중국 안후이성 해운사 소유의 ‘뉴보이저’호도 지난 23일 통과했다. 중국은 중동전쟁 중에도 에너지를 확보할 수 있는 국가임을 보여준 사례다. 중동사태는 에너지가격과 제조비용 경쟁력면에서 중국에 기회요인인 셈이다. 두바이산 원유 현물 가격은 지난주 말 기준 배럴당 169.8달러다. 중동전쟁 직전의 70.7달러에 비해 2.4배 올랐다. 1986년 관련 데이터 집계 이후 최고치다. 유럽의 브렌트유 선물과 미국의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의 상승률은 같은 기간 1.5배 상승한 것과도 큰 차이다. 한국의 중동산 원유 의존도는 70%다. 90%인 일본과 함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 원유 정제설비나 운송 인프라를 중동산 원유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서 조달 구조를 바꾸기도 어렵다. 러시아 중남미산 원유를 싸게 확보할 수 있는 중국과의 경쟁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