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10
2026
일본에서는 매년 봄에 노사가 임금인상 등을 중심으로 일제히 교섭을 진행하는데 이것을 춘투(春闘)라고 한다. 춘투는 기업별 노동조합이 산업별로 뭉쳐 산업별 연맹을 만들고, 산별연맹이 임금인상 요구 수준, 교섭일정, 타결허용 수준 등을 정해 당해 산업의 임금수준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운동이다. 개별 기업의 상황에 좌우되지 않고 노동자들의 임금을 인상시키려고 한다. 그 때문에 같은 산업 내 기업별 임금격차는 크지 않다. 그러나 1990년대 초 거품경제가 붕괴하면서 춘투는 그 기능을 많이 상실했다. 불황으로 기업 실적이 좋지 않아 임금인상 요구를 자제했고, 또한 기업 간 실적이 크게 차이가 나서 산업별로 같은 임금인상 요구를 하더라도 회답은 기업별로 각기 달랐다. 더 나아가 2000년대 초 IT버블이 붕괴했는데 그 영향은 각 산업이나 기업별로 달랐다. 고용중심으로 바뀐 춘투 당시 경단련 회장은 도요타 출신인 오쿠다였는데, 그는 ‘해고하는 경영자는 할복해야 한다’고 말할 만큼
03.09
세계 기술경쟁의 전장은 특허다. 그러나 경쟁의 핵심은 더 이상 얼마나 많은 특허를 보유하느냐가 아니라 그 특허를 얼마나 비즈니스와 산업경쟁력으로 연결하느냐에 있다. 특허는 단순한 기술보호 장치가 아니라 기업의 핵심 무형자산(intangible asset)이며, 이 무형자산이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할 때 비로소 캐시카우(cash cow)가 된다. 결국 미래 산업 경쟁력은 R&D-특허-무형자산-수익모델로 이어지는 구조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구축하느냐에 달려 있다. 이러한 흐름을 가장 극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바로 중국이다. 최근 글로벌 특허 경쟁에서 중국은 압도적인 양적우위를 보인다. 2024년 기준 중국의 특허출원은 약 180만건으로 전세계 출원의 49.1%를 차지한다. 이는 미국의 약 3배 규모다. 또한 2025년 인공지능 지수 보고서(AI Index Report)에 따르면 중국은 2010년 이후 전세계 AI 특허의 약 70%를 누적하며 단기간에 기술경쟁의 중심으로 부상했다. 반면
03.06
미국과 이란의 전쟁은 다시 한번 해외자원 의존도를 억제하는 경제안보정책의 중요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일본의 다카이치내각도 세계의 지정학적 환경이 급변하고 중일 마찰도 심화되는 가운데 일본의 안전을 중시한 외교정책, 헌법개정, 경제안보정책 등을 강조하고 있다. 산업정책형 재정운영 방침도 공식화하면서 인공지능(AI) 반도체 등의 기술혁신 분야, 안보 및 방위 산업 분야, 차세대 원자력 및 희토류 등 중요 광물 분야, 방재·신약·콘텐츠·푸드테크·항만·물류 등의 생활·인프라 분야 등에 주력할 방침이다. 이란 전쟁 계기로 경제안보 정책 중요성 부각 중일 마찰과 함께 대중의존도가 높은 희토류의 공급망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일본의 해저 희토류 자원 개발이 최근 성과를 거두고 있다. 수심 6000m의 해저에서 희토류를 포함하는 진흙의 회수에 세계 최초로 성공한 것이다. 물론 이 사업의 실용화까지는 시간이 소요되겠지만 초심해 자원의 채취 성공은 일본으로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일
03.05
미국 제조업 최고 전성기는 제2차세계대전 직후 ‘메이드인 유에스에이(Made in USA)’ 공산품이 유럽 시장을 석권하던 시기였다. 당시 미제는 세계 최고 품질의 상징이었다. 그러나 1970년대 두 차례의 오일쇼크를 거치며 경쟁력이 서서히 잠식됐고, 이후 독일 일본 한국 중국 제조업의 공세 속에서 위상은 지속적으로 약화돼왔다. 지금 미국은 제조업 부활을 국가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제조업 부활은 전통 제조업이 아니라 첨단 제조업이다. 물론 미국은 여전히 중국에 이어 세계 2위의 제조업 생산국이며 내연기관 자동차와 같은 전통 산업 기반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산업의 상당수는 국제경쟁력 측면에서 과거의 위상을 상실한 상태다. 미국이 집중하는 첨단 제조업은 오바마정부 때의 ‘매뉴팩처링 USA(Manufacturing USA)’ 프로그램이 잘 보여준다. 기능성 섬유, 집적 광자공학, 3D프린팅, 로봇, 바이오 제조, 스마트·디지털 제조, 사이버 보안, 첨단
03.04
금융시장이 지정학적 이벤트에 대해 깊은 통찰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니다. 투자자들은 그저 과거의 학습효과에 따라 반응할 따름이다. 남북관계를 떠올려보자. 과거 여러 차례 긴장국면이 조성된 바 있었지만 남북갈등 때문에 금융시장이 유의미한 타격을 받았던 경우는 없었다. 북한의 여러차례의 핵실험, 강화도 기습 포격, 연평도 인근에서의 남북 해군 충돌 등 결코 가볍지 않은 긴장상황이 조성됐지만 주가는 일회성 약세 이상의 조정을 받지 않았다. 이런 결과를 ‘남북갈등은 한국증시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라는 식으로 해석하는 것은 현상에 대한 오독이다. 남북긴장이 장기적 충돌로 비화되지 않고, 단기적인 이벤트로 마무리됐기 때문에 시장의 반응도 일회적이었다고 봐야 한다. 만일 남북긴장이 장기화되면서 악화됐다면 주식시장도 이를 심각한 악재로 해석했을 것이다. 과거와 다른 리스크 패턴 발생하면 주식시장도 바뀐 상황에 반응 과거의 패턴과 다른 상황이 발생하면 주가도 바뀐 상황에 반응해
03.03
인공지능(AI) 거품론을 거침없는 기술혁신으로 잠재운 미국의 AI 산업이 산업 외부에서 발생한 악재로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최근 미국에서는 AI의 필수설비인 데이터센터의 건설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심각한 수준이다. 데이터센터 건설은 초기에는 디지털 골드러시(Digital Gold Rush)로 불리며 각 지역의 유치 대상 1순위였으나 점차 부정적 기류로 변하기 시작했다. 막대한 전력 소비 및 전기요금 인상이 전국 공통의 대표적인 이유이지만 지역별로 수자원 고갈과 환경오염, 소음 및 생활환경 저해, 낮은 고용 창출 및 세금 혜택 논란 등 다양한 양상을 띤다. 반대 활동은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및 수자원 소비가 대폭 증가한 2025년에 들어와서 전국적 현상으로 확대되고 정치화되기에 이르렀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2월 2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에만 전국적으로 약 1000억달러 규모의 AI 프로젝트 20여 건을 저지하거나 연기시켰다. 트럼프의
02.27
기업이 취득한 자기주식(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하는 ‘3차 상법 개정안’이 25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여야 합의로 통과되지 못해 아쉽긴 하지만 한국 증시 저평가를 뜻하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개정안의 핵심 내용은 회사가 자사주를 취득할 경우 1년 이내 소각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 규정이다. 다만 보유중이라면 기한이 6개월 더 늘어나고 외국인 지분 제한이 있는 기업은 최대 3년까지 소각을 미룰 수 있다. 임직원 보상, 우리사주제도 실시 등 주총에서 승인받는 사유가 있는 경우는 예외로 했다. 자사주 소각 의무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기여할 것 재계는 한마디로 경영권 방어 수단이 없어진다는 이유 때문에 반대해 왔다. 헤지펀드 등 ‘기업 사냥꾼’의 적대적 공격으로부터 경영권을 지키는 비상수단으로 자사주를 활용해 왔는데 이젠 무방비로 노출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재계는 그간 의결권이 없는 자사주를 우호세력에게 넘겨 경영권을 행사하게
02.26
주말 오전, 대전 성심당 본점 앞은 진풍경이 펼쳐진다. ‘튀김소보로’를 손에 넣으려는 전국 각지의 인파와 소셜미디어를 달군 ‘딸기시루 케이크’ 열풍으로 형성된 수백 미터의 대기 줄은 이제 대전을 상징하는 하나의 문화현상이 되었다. 한파나 무더위 속에서 많은 사람들이 기꺼이 몇 시간씩 줄을 서는 이유는 단순히 가성비 좋은 빵으로만 설명하기 어렵다. 지난 70년 동안 성심당이 보여준 사회적 나눔과 공동선의 실천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기 때문이다. 성심당의 2024년 매출액은 1937억원으로 전년 대비 56% 늘었으며, 영업이익도 478억원을 기록했다. 이러한 성과는 경쟁사인 파리바게뜨나 뚜레쥬르의 영업이익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더욱 주목할 점은 24.7%에 달하는 영업이익률이다. 전국 수천개의 가맹점을 관리하며 막대한 물류비와 로열티 배분, 광고비를 지출해야 하는 프랜차이즈 모델의 영업이익률이 통상 3~5% 수준임을 고려할 때 성심당의 비즈니스 모델은 경쟁기업과는 근본적으로 차별화
02.25
그동안 가격이 계속 오르기만 했는데 최근 몇 개 품목이 이례적으로 인하됐다. 대통령이 해외보다 비싸다고 지적했거나 담합이 적발된 품목이었다. 대통령의 대책 마련 지시에 관계 부처가 신속히 대응했고, 생리대를 비롯해 설탕 밀가루를 생산하는 기업이 스스로 가격을 인하했다. 이렇게 가격인하의 성공 사례가 만들어졌는데 지난 12일 대통령이 높은 교복 가격을 지목해 또 다른 성공 사례가 만들어질지 주목된다. 일반 국민은 주요 생필품의 가격이 하나라도 인하되면 반가울 것이다. 그리고 일부 품목에서 담합으로 가격이 인상되었다면 이를 시정하는 것이 필요하고, 관련 기업이 사전에 가격을 인하하는 것은 적절한 대응이라 할 수 있다. 정부는 지난 20일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태스크포스’를 꾸리고 모든 행정 역량을 집중하는 대책마련에 나섰다. 정부가 일부 품목에서 신속히 대응해 성공하자 이를 전반적인 물가 대책으로 본격 추진하는 모양새다. 대통령과 정부의 일방적인 물가인하 개입 결국엔
02.24
올해 중국경제의 당면과제는 민간투자 활성화다. 최근 발표한 중국 재정부의 6대 경제 활성화 대책 중 4개가 민간투자 대책일 정도다. 핵심은 1조위안 규모의 재대출 프로그램과 5000억위안 규모의 중소기업 특별보증이다. 인민은행도 통화정책을 완화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상태다. 내주 열릴 양회에서도 투자주도형 경기회복을 강조할 수밖에 없어 보인다. 중국국가통계국 발표를 보면 지난해 고정자산 투자는 48조5186억위안이다. 1년 전보다 3.8%나 감소한 수치다. 국가통계국에서 관련 통계를 낸 2014년 이후 마이너스를 기록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부동산개발 투자가 17.2%나 줄었다. 부동산 투자는 2022년 이후 4년 연속 두 자리수 감소세다. 인프라(SOC) 투자도 2.2%로 줄었다. 내주 열릴 양회 투자주도형 경기회복 강조할 듯 외국인 직접투자액도 765억달러로 1년 새 13.8%나 급감했다. 3440억달러로 정점을 찍었던 2021년에 비하면 78%
02.23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8%에서 1.9%로 소폭이나마 상향 조정했다. 반도체를 필두로 한 수출 회복세가 뚜렷하고 그에 따른 설비투자 확대와 경상수지 흑자 폭 개선 등 주요 거시지표들은 분명 지표상의 봄을 가리키고 있다. 그러나 숫자 뒤에 가려진 민생의 체감온도는 사뭇 다르다. 민간소비와 서비스업, 자영업 현장에서는 어려움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이렇게 성장이 국민 개개인의 삶으로 흐르지 못하고 있는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모든 세대 걸쳐 고착화되고 있는 경직적 지출의 함정 가장 중요한 것은 모든 세대에 걸쳐 고착화되고 있는 경직적 지출의 함정이다. 먼저 청년층과 30대는 고용시장의 구조적 변화로 인해 출발선부터 제약받고 있다. 취업 지연과 비정규직, 플랫폼 노동의 확산, 여기에 AI의 확산까지 소득의 불안정성을 높이고 있다. 작년 6월 대한상공회의소의 세대별 소비성향 분석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30대 이하의 주거
02.20
가상화폐 시장의 겨울이 오고 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현물 ETF 시장에서 자금이 대거 빠져나가고 있다. 기관들이 주로 이용하던 선물과 현물 사이의 프리미엄이 줄어들면서, 헤지펀드들이 대규모로 자금을 회수하고 있다는 정황도 의심된다. 그 밖의 여러 악재가 겹치면서 가상화폐 시장의 ‘공포지수’는 ‘극단적 공포’로 치닫고 있으며, 비트코인 가격은 채굴에 들어가는 전기료와 장비비를 뜻하는 이른바 ‘채굴 한계 비용’ 수준까지 하락한 적도 있었다. 물론 가상화폐 시장에 있어서 이번 겨울이 처음은 아니다. 겨울이 왔다고 해서 이 시장이 끝났다고 말하는 것은 물론 언어도단이다. 하지만 이 시점에서 분명히 해두어야 할 것이 있다. 가상화폐의 효시였던 비트코인의 출현 이후 이 시장의 근본적인 존재 이유를 떠받쳤던 핵심적인 서사(narrative) 몇가지가 변질되거나 심지어 붕괴해 버린 상태라는 점이다. 가상화폐 시장의 존재 이유 떠받쳤던 핵심적인 서사 무너져 그 서사의 근본적인 신
02.19
글로벌 기술 행사는 캘린더를 통해 이제 하나의 질서를 형성했다. 매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International Consumer Electronics Show)는 그 출발점이다. 2026년 CES에는 150여개국 4500여개 기업이 참여하며 글로벌 기술 담론의 중심 무대임을 재확인했다. 인공지능 모빌리티 로보틱스 등이 어떤 방향으로 진화할 것인지 기술 담론의 기준점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CES는 완성된 제품보다 기술의 변화 가능성과 그 구조를 보여주는 무대다. 3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MWC(Mobile World Congress)는 이러한 비전을 현실로 옮기는 인프라의 장이다. 통신망 네트워크가상화 클라우드와 AI의 결합은 기술을 산업과 사회 전반으로 확산시키는 기반을 구체화한다. CES가 ‘무엇을 할 것인가’를 묻는 자리라면, MWC는 ‘어떤 기반 위에서 구현할 것인가’를 제시한다.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IFA(Internationale
02.13
인공지능(AI)은 2026년 현재 우리 생활에 깊이 들어왔다. 특히 AI는 과거 데이터를 정리해 주는 역할을 넘어서 미래의 방향성도 정해 주기도 한다. 요즘은 주식투자 같은 행위도 제미나이와 같은 AI에게 묻고 방향을 정하기도 할 정도이다. 이재명정부는 소버린 AI의 기치 아래 GPU 26만장 확보, 예산으로 향후 10조원이 넘는 투자를 진행하기로 했다. 소버린은 독립적 혹은 주권적이라는 뜻이다. 즉 AI 독립을 하자라는 것인데 이것을 실천적인 목표로 전환해야 비로소 관련 산업, 정책, 국민들의 행동 방향이 일치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가 매일 이용하고 있는 AI 서비스를 구성하는 요소를 이해해야 한다. 엔비디아 젠슨 황, 인공지능 생태계 5단 케이크로 비유 최근 엔비디아 CEO인 젠슨 황은 다보스 포럼에서 AI를 5단 케이크에 비유했다. 에너지, 칩과 컴퓨팅 인프라, 클라우드 데이터 센터, AI 알고리즘, AI 애플리케이션 다섯 단계로 표현했다. 이 중에서 우리
02.12
이재명 대통령은 2월 6일 경남 타운홀미팅에서 임금격차 문제 해법에 대해 노동운동을 열심히 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매우 정당하고 당연한 내용인데, 그 근거로 노동운동의 권리를 헌법에서 주었다고 밝혔다. 노동자들이 단결해서 정당하게 헌법이 부여한 권리를 행사해 힘을 모아야 전체적으로 노동자들의 지위도 올라가고 사용자와의 힘의 균형도 맞게 돼 정당한 임금을 받을 수 있는 것이라고 노동운동의 중요성을 부각했다. 우리는 정부가 모든 것을 할 수 있으리라고 믿는 경우가 많지만, 노동분야에 있어서는 최저한의 기준을 정하는데 그치고 있다. 근로기준법, 최저임금법 등이 대표적이다. 그 이상의 수준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노동자가 헌법에서 보장한 노동3권을 행사하여 사용자와 대등한 입장에서 교섭하여 타결할 필요성이 있다. 노동 관련법은 최소한의 기본을 정하는 데 그쳐 이웃나라 일본의 소위 잃어버린 30년의 근본 요인 중 하나도 노동운동의 약화, 노사대등성 원칙의 희박화다. 노동조합 조직
02.11
지난 팬데믹 당시, 미국의 바이오 기업 모더나는 누구도 예상치 못한 속도로 백신을 개발해 공급하여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본래 mRNA 기반 백신은 체내에서 불안정하고 쉽게 분해되어 치료제로 활용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었으나, 모더나는 이를 빠르게 극복했다. 지질나노기술을 접목해 세포 내 생존율을 높이고, 컴퓨터 시뮬레이션 기반의 신속한 설계로 후보물질을 도출해 낸 것이다. 이는 융합 연구가 거둔 혁신적인 성과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최근 과학기술계와 산업계의 화두가 되고 있는 피지컬 AI와 뉴로모픽기술 역시 마찬가지다. 미래 산업의 지형을 바꿀 이들 분야는 기계와 IT, IT와 바이오가 서로 보완하며 융합하고 있다. 더욱이 AI와 로봇 등 인류의 생존과 직결된 기술이 부상함에 따라, 이제 기술 개발 단계에서부터 인문사회적 가치를 고려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모더나, 융합 연구가 거둔 혁신적인 성과의 대표적 사례 세계 기술 패권의 흐름이 ‘연결과
02.10
최근 발전공기업 통합 문제가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발전공기업 체계 개편을 검토하기 위한 연구용역을 최근 발주했으며, 그 결과는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일정 부분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현재의 통합 논의를 단순히 공기업 효율화나 숫자를 줄이는 문제로 접근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발전공기업 통합 문제는 본질적으로 지난 20여 년간 중단된 채 유지되어 온 전력산업 구조개편의 연장선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중단된 구조개편으로 누적된 전력시장 왜곡 현재의 발전공기업 구조는 2001년 전력산업구조개편의 결과이다. 당시 정부는 발전·송전·배전·판매를 모두 수행하던 한국전력의 독점 체제를 해체하고 발전부문에 경쟁을 도입함으로써 효율성을 높이고자 했다. 발전설비 기준으로 한전에서 한국수력원자력과 5개 발전자회사로 분리하고, 전기위원회와 전력거래소를 설립한 것도 이러한 경쟁체제 전환의 일환이었다. 그러나 구조개편은 완결되지 못했다. 발전사 민영화와 판매
02.09
한국의 수출을 견인하고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반도체 산업이 2026년 새해 초부터 놀라운 실적을 보이고 있다. 일반적으로 반도체 시장은 연말이 성수기이고 연초는 비수기에 접어든다. 그러나 올해 1월 반도체 수출은 이러한 흐름과 달리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2.7%나 증가한 205억달러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호실적의 배경에는 인공지능(AI)이 있다. AI 학습과 추론에 필수적인 고대역폭메모리(HBM)는 기존의 범용 반도체보다 단가가 월등히 높다. 따라서 HBM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우리 수출에 큰 영향을 미쳤다. AI 호황에 1월 반도체 수출 역대 최고치 경신 반면 HBM의 생산 비중이 늘어나면서 범용 메모리반도체 생산은 상대적으로 줄어들었다. 그 결과 범용 제품은 수요 대비 공급 부족이 발생해 단가가 급등하게 됐다. 특히 2023년 글로벌 반도체 시장 경기 침체와 중국 반도체 기업의 저가 공세 속에서 우리 기업들은 이미 범용 메모리반도체 생산을 줄여
02.06
2월 8일에 실시될 일본 중의원 선거에서는 생활물가의 지속적 상승 때문에 ‘감당가능한 비용(Affordability)’ 문제가 하나의 초점이 되고 있다. 각 정당이 서민 생활 지원을 위해 소비세의 폐지 및 완화 조치를 앞다투어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소비세의 근간을 흔드는 것은 재정 불안, 엔저의 가속화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정책이긴 하지만 일본 서민들의 고물가에 대한 불만에 대응하려는 일본 정치권의 움직임이 강화되고 있다. ‘감당가능한 비용’ 문제는 트럼프 관세의 여파가 겹쳐 생활물가 상승에 대한 불만이 고조된 미국에서 먼저 주목됐다. 사회주의자인 조란 맘다니가 부자 증세와 함께 주거비 안정, 공공서비스 무상화 등 고물가 대책을 내세워서 뉴욕시장에 당선됐다. 일본 중의원 선거의 핵심 이슈로 등장한 고물가 문제 일본의 경우 오랫동안 물가가 하락하는 디플레이션에 고전해 왔었기 때문에 이를 극복하기 위해 아베노믹스 이후 엔저와 물가 상승 유도 정책을 정부와 중앙
02.05
국민주권정부가 출범한 지 8개월을 넘었다. 대선공약과 국정과제의 다양한 정책들이 실행되고 있는데 경제적 현실을 보자. 첫째, 2025년 GDP실질 성장률이 1%(한국은행)로 회복됐고 국내외 전문집단의 올해 성장률 추정은 1.8% 수준이다. 저성장구조 탈출을 위한 기초라 할 수 있으나, 빈부격차와 양극화 심화 극복실패 등에 따라 내수경제회복 제한 가능성이 크다. 둘째, 민생경제와도 연결된 KOSPI 지수가 사상최고 5000을 넘어가면서 코리아디스카운트 극복으로 국민의 희망도 커지고 있다. 반면, 자본시장 사모펀드(PEF) 관련 홈플러스 사태와 플랫폼유통시장 개인정보유출 관련 쿠팡사건, 노동시장의 휴머노이드 로봇의 보편화 추세에 따른 일자리 문제가 본격화되고 있다. 자본시장 개선에 다른 코스피 5000 돌파는 새정부 성과 이런 현상들의 배경과 원인 및 대응책 등을 살펴보자. 첫째, 새정부 역할의 대표적 성과는 코스피 지수 급등이다. 몇 가지 원인 중 핵심은 상법개정 추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