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20
2026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설치를 위한 특별법’이 7월 1일 시행을 앞두고 있다. 조문만 400개가 넘는 방대한 특별법이 지향하는 가치는 크게 세가지다. 첫째 조직관리와 인사권한의 자율성을 확대하는 것이다. 둘째 지방채 발행 특례, 기금과 펀드 설치, 재정 지원 근거 마련 등을 통한 재정·금융수단의 확보다. 셋째 광역시와 도를 아우르는 통합적 계획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규제 특례를 활용해 산업활력을 기하겠다는 것이다. 특별법은 행정통합을 통해 저성장, 인구감소, 지역소멸이라는 구조적 위기에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러나 제도가 만들어졌다고 곧바로 지역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고 균형발전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실행이 중요하다. 지역발전 추진조직과 재원관리가 실행 동력 행정통합이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계획을 매개로 산업활성화와 균형발전이라는 목표를 향해 행정·재정·경제라는 세 축이 유기적으로 작동해야 한다. 무엇보다 경제활력에 초점을
03.19
2026년 대한민국 제조업은 인공지능(AI) 체제로 빠르게 변신을 꾀하고 있다. 대기업과 중견기업은 스마트화를 넘어서 로봇이 직접 공정에 참여하는 수준으로 나아가고 있다. 제조생태계의 기초체력은 전체 제조사업자의 85% 이상을 차지하는 소공인이 담당한다. 풀뿌리 제조업의 스마트화를 위해 정부는 2020년부터 ‘소공인 스마트제조 지원강화사업’을 꾸준히 운영해왔다. 그러나 노력에 비해 현장의 성과는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직은 아니다. 소공인의 AI 전환을 가로막는 현실 소공인의 핵심 경쟁력은 오랜 경험을 가진 숙련공의 손끝에서 나오는데 이는 체계화된 매뉴얼이나 데이터가 아닌 작업자의 암묵지(Tacit Knowledge)이다. 이는 스마트화를 위해 데이터를 추출하는 과정 자체가 하나의 큰 장벽임을 의미한다. 상당수의 소공인이 사용 중인 설비 노후화도 문제다. 이들 장비 대부분은 통신기능이 없어 사물인터넷(IoT)을 적용할 수 없다. 또한 소공인은 제조가치사슬에서 2~
03.18
최근 일본에서는 ‘연결되지 않을 권리’의 법제화를 둘러싼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이 권리는 근로자가 근무시간 외에 업무와 관련된 이메일 전화 메신저 등의 연락에 대해 응답을 거부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한다.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시간과 장소 제약 없이 업무수행이 가능해진 환경에서 이 권리는 근로자의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보호하고 일과 삶의 균형을 확보하기 위한 핵심적인 개념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아직 이 권리를 명확히 보장하는 구체적인 제도나 법적 장치가 마련되어 있지 않다. 근무시간과 사적시간의 경계가 명확히 설정되지 않은 채 사실상 상시 대응을 전제로 한 업무관행이 유지되고 있는 사례도 적지 않다. 그 결과 장시간 노동의 부담이 공식적인 근로시간을 넘어 사생활 영역까지 확장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관련 규칙이나 제도 전세계 20여개국이 도입·시행 중 제국데이터뱅크가 2026년 3월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인터넷 조사에 따르면 근무시간 외
03.17
최근 정부의 농협 감사 결과가 알려지면서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사실 이번에 제기된 농협중앙회장의 겸직이나 방만경영 문제는 그동안 쉬쉬했던 것들이 집중적으로 드러난 측면이 강하다. 이에 당정은 조합원 참여 방향으로 중앙회장 선출방식 개편 등 농협지배구조 개혁을 본격 추진키로 했다. 역대 정부가 농협개혁에 노력했음에도 농협 문제가 다시 이슈화된 근본 원인을 찾아내어 정확한 처방을 내려야 한다. 한계 드러낸 농협 중앙회장 선출 방식 1961년 군사정부가 주도해 농협중앙회를 출범시키다 보니 설립 초기 정부가 중앙회장을 임명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대통령 직선제를 계기로 1988년부터 농협중앙회장도 전체 회원조합장이 선출하는 직선제로 바뀌었다. 직선 중앙회장이 연달아 사법처리 되자 2009년부터 300여명의 대의원 회원조합장만 참여하는 간선제로 바꿨다. 이후 일부 대의원만 참여하는 선출방식의 문제가 계속 제기되어 전체 회원조합장 직선제로 2021년 회귀했다
03.16
코스피가 단기간에 6000선을 돌파할 정도로 올해 경제에 대한 기대가 높았던 것이 불과 얼마 전 일이다. 그러나 이란전쟁이 갑작스럽게 발발하고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나들면서 활기차게 출발했던 올해 경제 역시 저성장과 고물가라는 이중의 악재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국가 경제를 운영하기 매우 어려운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국가 예산 편성을 총괄하는 주무 부처인 기획예산처의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다. 기획예산처는 현 정부가 단행한 정부조직 개편에 따라 지난 1월 2일 국무총리 산하 장관급 기관으로 공식 출범했다. 이는 1998년 김대중정부가 설치했던 기획예산처의 부활이라고 볼 수 있다. 당시에는 예산·세제·금융 등 경제정책 기능이 재정경제원에 과도하게 집중돼 정책에 대한 견제와 비판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고, 이것이 외환위기를 초래한 한 원인이라는 인식이 있었다. 이런 문제인식 하에서 김대중정부는 재정경제원을 재정경제부와 기획예산처로 분리했다. 그러다 10년 뒤 이명박
03.13
오픈 소스는 컴퓨터를 활용해 만드는 여러 가지 소프트웨어를 일반 대중이나 다른 경쟁 회사가 개방하는 것으로 1990년대 리눅스 운영체제의 출현과 함께 많이 통용되는 기법이다. 음식 조리법을 숨기는 것 없이 그대로 공개해서 같은 음식을 만들 수 있는 원리와 같다. 최근 인공지능(AI) 오픈 소스가 경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2010년 후반 AI 오픈 소스는 모델은 공개하되 핵심인 파라미터는 공개하지 않았으나 최근에는 이 트렌드가 급속도로 바뀌고 있다. 이제는 모델, 파라미터에 더해서 AI 훈련에 사용된 데이터까지도 같이 공개하는 것이 중요한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AI 훈련 데이터 공개, 중요한 트렌드로 자리잡아 이런 AI들이 가장 많이 공개되는 사이트는 허깅 페이스(HuggingFace)라는 미국의 스타트업이 운영하는 오픈소스 커뮤니티 툴이다. 2026년 3월 11일을 기준으로 약 270만개의 AI 모델, 91만여개 데이터가 공개돼 있다. 물론 무분별한 상업적 활용은 제
03.12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미증유의 위기 속에서 정책금융은 우리 경제를 지탱한 핵심 보루였다. 소상공인의 도산을 막고 취약계층에 유동성을 공급하며 사회적 안전망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하지만 위기 대응을 위해 팽창했던 정책금융의 관성은 현재까지 이어지며 연간 공급 규모 250조원 시대를 정착시켰다. 문제는 이러한 양적팽창의 이면에서 들려오는 경고음이다. 고금리 여파와 경기둔화가 맞물리며 정책금융의 부실률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으며, 이는 국가 재정건전성을 위협하는 실질적인 부담으로 돌아오고 있다. 결국 한정된 자원을 가장 효율적으로 배분하기 위한 ‘정책의 과학화’는 이제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다. 검증없는 정책금융의 구조적 한계 그러나 현재의 정책 설계 과정을 들여다보면 정교한 데이터 분석보다는 정치적 시급성에 밀려 논의가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도로나 교량을 건설하는 SOC 사업은 수백억원 규모임에도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치지만, 수조원이 투입되는 정책금융 사업은 금
03.11
한국은행은 지난달 26일 기준금리를 2.5%로 유지하면서 9개월째 동결 기조를 이어갔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견인에 힙입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1.8%에서 2.0%로, 물가상승률은 2.1%에서 2.2%로 소폭 상향조정됐다. 실물부문이 지금의 추세를 이어간다면 향후 통화정책 운용방향은 금융안정 여부에 달려 있다. 금융안정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부동산 환율 주식이다. 부동산시장은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유예 종료 등 강도 높은 세제 및 금융정책에 힘입어 한국은행의 2월 주택가격전망 소비자동향지수(CSI)가 108로 전월(124) 대비 16p 하락하는 등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안정세 접어든 부동산, 그러나 여전히 불안한 외환시장 환율은 대미투자, 글로벌 관세, 미 연준의 통화정책에 큰 영향을 받을 것이다. 환율은 2월 들어 미국 대법원의 상호관세 무효 판결로 관세부담이 줄어든 덕에 1430원대로 하락했다. 상호관세가 글로벌 관세로 대체되긴 했
03.10
일본에서는 매년 봄에 노사가 임금인상 등을 중심으로 일제히 교섭을 진행하는데 이것을 춘투(春闘)라고 한다. 춘투는 기업별 노동조합이 산업별로 뭉쳐 산업별 연맹을 만들고, 산별연맹이 임금인상 요구 수준, 교섭일정, 타결허용 수준 등을 정해 당해 산업의 임금수준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운동이다. 개별 기업의 상황에 좌우되지 않고 노동자들의 임금을 인상시키려고 한다. 그 때문에 같은 산업 내 기업별 임금격차는 크지 않다. 그러나 1990년대 초 거품경제가 붕괴하면서 춘투는 그 기능을 많이 상실했다. 불황으로 기업 실적이 좋지 않아 임금인상 요구를 자제했고, 또한 기업 간 실적이 크게 차이가 나서 산업별로 같은 임금인상 요구를 하더라도 회답은 기업별로 각기 달랐다. 더 나아가 2000년대 초 IT버블이 붕괴했는데 그 영향은 각 산업이나 기업별로 달랐다. 고용중심으로 바뀐 춘투 당시 경단련 회장은 도요타 출신인 오쿠다였는데, 그는 ‘해고하는 경영자는 할복해야 한다’고 말할 만큼
03.09
세계 기술경쟁의 전장은 특허다. 그러나 경쟁의 핵심은 더 이상 얼마나 많은 특허를 보유하느냐가 아니라 그 특허를 얼마나 비즈니스와 산업경쟁력으로 연결하느냐에 있다. 특허는 단순한 기술보호 장치가 아니라 기업의 핵심 무형자산(intangible asset)이며, 이 무형자산이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할 때 비로소 캐시카우(cash cow)가 된다. 결국 미래 산업 경쟁력은 R&D-특허-무형자산-수익모델로 이어지는 구조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구축하느냐에 달려 있다. 이러한 흐름을 가장 극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바로 중국이다. 최근 글로벌 특허 경쟁에서 중국은 압도적인 양적우위를 보인다. 2024년 기준 중국의 특허출원은 약 180만건으로 전세계 출원의 49.1%를 차지한다. 이는 미국의 약 3배 규모다. 또한 2025년 인공지능 지수 보고서(AI Index Report)에 따르면 중국은 2010년 이후 전세계 AI 특허의 약 70%를 누적하며 단기간에 기술경쟁의 중심으로 부상했다. 반면
03.06
미국과 이란의 전쟁은 다시 한번 해외자원 의존도를 억제하는 경제안보정책의 중요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일본의 다카이치내각도 세계의 지정학적 환경이 급변하고 중일 마찰도 심화되는 가운데 일본의 안전을 중시한 외교정책, 헌법개정, 경제안보정책 등을 강조하고 있다. 산업정책형 재정운영 방침도 공식화하면서 인공지능(AI) 반도체 등의 기술혁신 분야, 안보 및 방위 산업 분야, 차세대 원자력 및 희토류 등 중요 광물 분야, 방재·신약·콘텐츠·푸드테크·항만·물류 등의 생활·인프라 분야 등에 주력할 방침이다. 이란 전쟁 계기로 경제안보 정책 중요성 부각 중일 마찰과 함께 대중의존도가 높은 희토류의 공급망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일본의 해저 희토류 자원 개발이 최근 성과를 거두고 있다. 수심 6000m의 해저에서 희토류를 포함하는 진흙의 회수에 세계 최초로 성공한 것이다. 물론 이 사업의 실용화까지는 시간이 소요되겠지만 초심해 자원의 채취 성공은 일본으로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일
03.05
미국 제조업 최고 전성기는 제2차세계대전 직후 ‘메이드인 유에스에이(Made in USA)’ 공산품이 유럽 시장을 석권하던 시기였다. 당시 미제는 세계 최고 품질의 상징이었다. 그러나 1970년대 두 차례의 오일쇼크를 거치며 경쟁력이 서서히 잠식됐고, 이후 독일 일본 한국 중국 제조업의 공세 속에서 위상은 지속적으로 약화돼왔다. 지금 미국은 제조업 부활을 국가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제조업 부활은 전통 제조업이 아니라 첨단 제조업이다. 물론 미국은 여전히 중국에 이어 세계 2위의 제조업 생산국이며 내연기관 자동차와 같은 전통 산업 기반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산업의 상당수는 국제경쟁력 측면에서 과거의 위상을 상실한 상태다. 미국이 집중하는 첨단 제조업은 오바마정부 때의 ‘매뉴팩처링 USA(Manufacturing USA)’ 프로그램이 잘 보여준다. 기능성 섬유, 집적 광자공학, 3D프린팅, 로봇, 바이오 제조, 스마트·디지털 제조, 사이버 보안, 첨단
03.04
금융시장이 지정학적 이벤트에 대해 깊은 통찰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니다. 투자자들은 그저 과거의 학습효과에 따라 반응할 따름이다. 남북관계를 떠올려보자. 과거 여러 차례 긴장국면이 조성된 바 있었지만 남북갈등 때문에 금융시장이 유의미한 타격을 받았던 경우는 없었다. 북한의 여러차례의 핵실험, 강화도 기습 포격, 연평도 인근에서의 남북 해군 충돌 등 결코 가볍지 않은 긴장상황이 조성됐지만 주가는 일회성 약세 이상의 조정을 받지 않았다. 이런 결과를 ‘남북갈등은 한국증시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라는 식으로 해석하는 것은 현상에 대한 오독이다. 남북긴장이 장기적 충돌로 비화되지 않고, 단기적인 이벤트로 마무리됐기 때문에 시장의 반응도 일회적이었다고 봐야 한다. 만일 남북긴장이 장기화되면서 악화됐다면 주식시장도 이를 심각한 악재로 해석했을 것이다. 과거와 다른 리스크 패턴 발생하면 주식시장도 바뀐 상황에 반응 과거의 패턴과 다른 상황이 발생하면 주가도 바뀐 상황에 반응해
03.03
인공지능(AI) 거품론을 거침없는 기술혁신으로 잠재운 미국의 AI 산업이 산업 외부에서 발생한 악재로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최근 미국에서는 AI의 필수설비인 데이터센터의 건설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심각한 수준이다. 데이터센터 건설은 초기에는 디지털 골드러시(Digital Gold Rush)로 불리며 각 지역의 유치 대상 1순위였으나 점차 부정적 기류로 변하기 시작했다. 막대한 전력 소비 및 전기요금 인상이 전국 공통의 대표적인 이유이지만 지역별로 수자원 고갈과 환경오염, 소음 및 생활환경 저해, 낮은 고용 창출 및 세금 혜택 논란 등 다양한 양상을 띤다. 반대 활동은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및 수자원 소비가 대폭 증가한 2025년에 들어와서 전국적 현상으로 확대되고 정치화되기에 이르렀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2월 2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에만 전국적으로 약 1000억달러 규모의 AI 프로젝트 20여 건을 저지하거나 연기시켰다. 트럼프의
02.27
기업이 취득한 자기주식(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하는 ‘3차 상법 개정안’이 25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여야 합의로 통과되지 못해 아쉽긴 하지만 한국 증시 저평가를 뜻하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개정안의 핵심 내용은 회사가 자사주를 취득할 경우 1년 이내 소각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 규정이다. 다만 보유중이라면 기한이 6개월 더 늘어나고 외국인 지분 제한이 있는 기업은 최대 3년까지 소각을 미룰 수 있다. 임직원 보상, 우리사주제도 실시 등 주총에서 승인받는 사유가 있는 경우는 예외로 했다. 자사주 소각 의무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기여할 것 재계는 한마디로 경영권 방어 수단이 없어진다는 이유 때문에 반대해 왔다. 헤지펀드 등 ‘기업 사냥꾼’의 적대적 공격으로부터 경영권을 지키는 비상수단으로 자사주를 활용해 왔는데 이젠 무방비로 노출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재계는 그간 의결권이 없는 자사주를 우호세력에게 넘겨 경영권을 행사하게
02.26
주말 오전, 대전 성심당 본점 앞은 진풍경이 펼쳐진다. ‘튀김소보로’를 손에 넣으려는 전국 각지의 인파와 소셜미디어를 달군 ‘딸기시루 케이크’ 열풍으로 형성된 수백 미터의 대기 줄은 이제 대전을 상징하는 하나의 문화현상이 되었다. 한파나 무더위 속에서 많은 사람들이 기꺼이 몇 시간씩 줄을 서는 이유는 단순히 가성비 좋은 빵으로만 설명하기 어렵다. 지난 70년 동안 성심당이 보여준 사회적 나눔과 공동선의 실천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기 때문이다. 성심당의 2024년 매출액은 1937억원으로 전년 대비 56% 늘었으며, 영업이익도 478억원을 기록했다. 이러한 성과는 경쟁사인 파리바게뜨나 뚜레쥬르의 영업이익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더욱 주목할 점은 24.7%에 달하는 영업이익률이다. 전국 수천개의 가맹점을 관리하며 막대한 물류비와 로열티 배분, 광고비를 지출해야 하는 프랜차이즈 모델의 영업이익률이 통상 3~5% 수준임을 고려할 때 성심당의 비즈니스 모델은 경쟁기업과는 근본적으로 차별화
02.25
그동안 가격이 계속 오르기만 했는데 최근 몇 개 품목이 이례적으로 인하됐다. 대통령이 해외보다 비싸다고 지적했거나 담합이 적발된 품목이었다. 대통령의 대책 마련 지시에 관계 부처가 신속히 대응했고, 생리대를 비롯해 설탕 밀가루를 생산하는 기업이 스스로 가격을 인하했다. 이렇게 가격인하의 성공 사례가 만들어졌는데 지난 12일 대통령이 높은 교복 가격을 지목해 또 다른 성공 사례가 만들어질지 주목된다. 일반 국민은 주요 생필품의 가격이 하나라도 인하되면 반가울 것이다. 그리고 일부 품목에서 담합으로 가격이 인상되었다면 이를 시정하는 것이 필요하고, 관련 기업이 사전에 가격을 인하하는 것은 적절한 대응이라 할 수 있다. 정부는 지난 20일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태스크포스’를 꾸리고 모든 행정 역량을 집중하는 대책마련에 나섰다. 정부가 일부 품목에서 신속히 대응해 성공하자 이를 전반적인 물가 대책으로 본격 추진하는 모양새다. 대통령과 정부의 일방적인 물가인하 개입 결국엔
02.24
올해 중국경제의 당면과제는 민간투자 활성화다. 최근 발표한 중국 재정부의 6대 경제 활성화 대책 중 4개가 민간투자 대책일 정도다. 핵심은 1조위안 규모의 재대출 프로그램과 5000억위안 규모의 중소기업 특별보증이다. 인민은행도 통화정책을 완화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상태다. 내주 열릴 양회에서도 투자주도형 경기회복을 강조할 수밖에 없어 보인다. 중국국가통계국 발표를 보면 지난해 고정자산 투자는 48조5186억위안이다. 1년 전보다 3.8%나 감소한 수치다. 국가통계국에서 관련 통계를 낸 2014년 이후 마이너스를 기록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부동산개발 투자가 17.2%나 줄었다. 부동산 투자는 2022년 이후 4년 연속 두 자리수 감소세다. 인프라(SOC) 투자도 2.2%로 줄었다. 내주 열릴 양회 투자주도형 경기회복 강조할 듯 외국인 직접투자액도 765억달러로 1년 새 13.8%나 급감했다. 3440억달러로 정점을 찍었던 2021년에 비하면 78%
02.23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8%에서 1.9%로 소폭이나마 상향 조정했다. 반도체를 필두로 한 수출 회복세가 뚜렷하고 그에 따른 설비투자 확대와 경상수지 흑자 폭 개선 등 주요 거시지표들은 분명 지표상의 봄을 가리키고 있다. 그러나 숫자 뒤에 가려진 민생의 체감온도는 사뭇 다르다. 민간소비와 서비스업, 자영업 현장에서는 어려움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이렇게 성장이 국민 개개인의 삶으로 흐르지 못하고 있는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모든 세대 걸쳐 고착화되고 있는 경직적 지출의 함정 가장 중요한 것은 모든 세대에 걸쳐 고착화되고 있는 경직적 지출의 함정이다. 먼저 청년층과 30대는 고용시장의 구조적 변화로 인해 출발선부터 제약받고 있다. 취업 지연과 비정규직, 플랫폼 노동의 확산, 여기에 AI의 확산까지 소득의 불안정성을 높이고 있다. 작년 6월 대한상공회의소의 세대별 소비성향 분석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30대 이하의 주거
02.20
가상화폐 시장의 겨울이 오고 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현물 ETF 시장에서 자금이 대거 빠져나가고 있다. 기관들이 주로 이용하던 선물과 현물 사이의 프리미엄이 줄어들면서, 헤지펀드들이 대규모로 자금을 회수하고 있다는 정황도 의심된다. 그 밖의 여러 악재가 겹치면서 가상화폐 시장의 ‘공포지수’는 ‘극단적 공포’로 치닫고 있으며, 비트코인 가격은 채굴에 들어가는 전기료와 장비비를 뜻하는 이른바 ‘채굴 한계 비용’ 수준까지 하락한 적도 있었다. 물론 가상화폐 시장에 있어서 이번 겨울이 처음은 아니다. 겨울이 왔다고 해서 이 시장이 끝났다고 말하는 것은 물론 언어도단이다. 하지만 이 시점에서 분명히 해두어야 할 것이 있다. 가상화폐의 효시였던 비트코인의 출현 이후 이 시장의 근본적인 존재 이유를 떠받쳤던 핵심적인 서사(narrative) 몇가지가 변질되거나 심지어 붕괴해 버린 상태라는 점이다. 가상화폐 시장의 존재 이유 떠받쳤던 핵심적인 서사 무너져 그 서사의 근본적인 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