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07
2024
“우리나라는 외부적인 충격을 받고서야 정책이 바뀌는 경우가 많아요. 내부적인 자가발전이 안되는 게 안타깝습니다.” 최근 반도체업계 고위급 인사의 말이다. 지난해 3월 국회를 통과한 K칩스법을 반기면서도 세계적인 반도체 전쟁이 터지고 나서야 정부와 국회가 대책마련에 나선 데 대한 아쉬움이 묻어 있는 말이다. K칩스법은 기업이 반도체를 포함한 첨단산업시설에 투자하면 세금을 깎아주고 산업단지를 조성할 때 필요한 인허가를 빠르게 처리하도록 한다. 반도체업계는 반도체전쟁 이전부터 정부와 국회에 이러한 지원 확대를 요구했지만 대기업 재벌 특혜, 세수감소 등을 이유로 번번이 외면당하기 일쑤였다. 그러나 지난 몇년 사이 미국 일본 중국 EU 등이 반도체 공급망 확보를 위해 정책적 지원을 경쟁적으로 확대하면서 우리 정부와 국회도 그간 깔고앉아 있던 업계의 요구를 꺼내보기 시작한 것이다. 대외적 사건으로 국내정책 변화 사례 많아 과거를 돌이켜보면 대외적 사건을 계기로 정책이 바뀌는 경
02.06
유럽연합(EU)은 세계 최초로 AI규제법 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EU집행위는 2018년 ‘인공지능합동계획’을 발표한 이후, 2019년엔 ‘신뢰할 수 있는 인공지능윤리기준’, 2020년엔 ‘인공지능백서’를 연이어 발표하고, 2021년엔 ‘인공지능규제를 위한 인공지능법'을 제안했다. 올 2월 EU 27개국은 이 법의 최종 타협안을 승인했다. 올 4월경 EU의회 통과 후 법안의 본격 시행은 2026년부터 이뤄질 전망이다. 이 법은 AI기술의 위험성을 시민의 권리, 민주주의 위협 등을 기준으로 ‘허용할 수 없는 위험’ ‘높은 위험’ ‘제한된 위험’ ‘최소 위험’ 등 4가지로 분류한다. 특히 ‘허용할 수 없는 위험’에 속하는 얼굴 이미지의 대량 수집과 데이터베이스(DB) 구축 등은 인신매매 피해자 수색, 테러 위협 예방 등 일부 예외 경우를 제외하고 원칙적으로 금지했다. 정치·종교적 신념, 인종 등과 같은 특성을 기준으로 사람을 분류하는 안면 인식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위한 인터넷 혹
02.05
세계 10대 제조업 국가(2021년 UN 통계 기준)중 미국의 공급망 구축에서 배제된 중국 러시아를 빼면 미국 제조업에 투자할 가능성이 있는 나라는 일본 독일 한국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인도 7개국이다. 일본과 독일을 제외한 5개국과 대만을 보면 한국의 중요성이 잘 부각된다.<1월 10일자 내일신문 경제시평 참조> 10대 대기업이 대부분 그 나라의 주력산업인 점을 고려하면 각국의 해외직접투자 방향을 알 수 있다. 해외에 대규모 투자를 할 수 있는 기업은 자국에서도 대기업이 아니면 어렵기 때문이다. 한국도 10대 대기업인 삼성 SK 현대차 LG 롯데 포스코 한화 등이 반도체 배터리 자동차 화학소재 신재생에너지 등 대미 투자를 선도한다. 선진국 대기업, 미국 10대 대기업 등과 오히려 경쟁관계 영국은 대미 2위 투자국으로서 미국의 외국인직접투자 유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2.6%이다. 지금은 일본에 밀려 2위의 대미 투자국이 됐지만 오랫동안 최대 투자국이었다. 영국은
02.02
사람들이 떳떳하지 못한 행동을 할 때 보이는 특징이 있다. 본질을 호도하거나 에두르는 표현으로 자신의 행동을 포장하려고 한다. 남을 괴롭히고선 ‘손 좀 봐줬다’고 하는 식이다. 미국 등 주요 선진국들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부터 15년 가까이 대대적인 통화 공급 확대조치를 지속하면서 ‘양적완화(quantitative easing)’라고 부른 것도 그런 경우다. ‘무제한 돈 풀기’라고 했으면 알아듣기 쉬웠을 텐데 난해하게 표현한 것은 스스로도 켕겼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미 연준 양적완화로 가계·기업 ‘공짜 돈 중독증’ 2001년 3월 일본 중앙은행이 장기간 침체를 벗어나기 위한 ‘극약처방’으로 이 정책을 처음 도입했지만 본격 확산시킨 주역은 미국 중앙은행(Fed)이다. 2008년 9월 리먼브라더스와 베어스턴즈 등 대형 금융회사들이 줄줄이 파산하면서 금융시장은 물론 실물부문까지 일대 충격에 빠지자 ‘급한 불’을 끄기 위한 조치로 꺼내들었다. Fed는 2010년 1분기
02.01
갑자기 주식시장이 요동을 칠 조짐이다. ‘저PBR주’가 새로운 테마로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PBR(주가순자산비율, price book-value ratio)은 시가총액을 순자산으로 나눈 값이다. PBR이 1보다 낮으면 기업이 보유한 자산의 가격보다 주가가 낮은 것으로 기업이 저평가된 것을 의미한다. 최근 정부는 PBR이 1보다 낮은 기업들을 대상으로 스스로 기업가치를 높이도록 하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정책이 공개되지도 않았지만 기대감만으로 일부 저PBR 종목들은 벌써 급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저PBR 기업들에 대한 정부의 주가제고 정책은 일본에서 2년 전에 도입된 정책을 벤치마킹한 것이다. 정부가 구체적인 정책을 준비 중이어서 알 수는 없지만 일본과 같은 방향을 택할지는 의문이다. 일본은 산업경쟁력 강화로 나아가는데 우리는 주가부양책으로 흐를 가능성이 크다. 주가부양이냐 산업경쟁력 강화냐 갈림길 일본에서 저PBR 기업에 대한 정책이
01.31
2024년 첫날 일본 이시카와현에 위치한 노토반도 지역에 진도 7의 대지진이 발생한 지 한달이 되어간다. 1월 27일 기준으로 지진 관련 사망자는 236명이고 피난 생활자는 1만4500명에 달한다. 처참한 지진이
01.30
이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 박람회(CES)가 개최되었다. "올 투게더, 올 온(All Together, All On)"이라는 주제로 150개국 4000개 이상의 기업이 참여한 박람회의 키워드는 단연
01.29
금년 들어 코리아 디스카운트에 대한 논의가 부쩍 늘어나고 있다. 대통령에서부터 금융관료들까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완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고, 주식양도차익 과세 기준 강화와 금융투자소득
01.26
올해는 연초부터 주식시장이 약세를 보이는 등 금융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엄습해오고 있다. 더군다나 부동산경기 하강, 미국 대선 등 대내외 불확실성의 증대로 금융시장에는 불안요인이 산재해 있다. 이럴수
01.25
세계경제포럼은 매년 초 글로벌 리스크 보고서를 낸다. 올해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는 향후 2년에 비해 그 이후 리스크의 심도가 더 악화될 것으로 조사됐다. 상위에 있는 개별 리스크 항목을 보면 향후 2년
01.24
새해에도 세계인의 이목은 '전자·가전박람회(CES)'와 '세계경제포럼(WEF)'에 쏠렸다. 디지털 혁신 기술의 경연장인 CES나 전 인류적 지성이 결집한 WEF 모두 인공지능(AI)이 핵심주제였다. CES2024는
01.23
코로나가 한창일 때의 인기 외화드라마 '왕좌의 게임'의 마지막은 주인공의 독백 "겨울이 오고 있다(Winter is coming)"로 끝난다. 겨울이 오면 장벽 너머의 백귀들이 쳐들어 올 것이므로 대비해야 하는 주인
01.22
현문학 언론인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은 126조위안인데 1년 전보다 5조위안 증가했다. 지난해 말 기준 292조2700억위안인 총통화(M2)연간 증가액은 22조위안을 넘는다. M2와 GDP의 관계는 통화량의 경제에 대한 기여도를 의미한다. 중국의 경우 30년 전 1위안을 투입해 1위안의 GDP를 생산했던 게 0.22로 줄어든 상태다. 돈을 풀어도 실물경제로 흘러가는 양이 줄어든 탓이다. 사회
01.19
이지평 한국외국어대 특임강의교수 일본은 저출생으로 인구가 감소하는 추세인데 최근 경제가 선방하면서 각 산업현장에서 인력부족 문제가 대두됐다. 외국인 여행수요가 회복됐지만 숙박업소나 음식점에서는 일하는 사람을 못 구해 가동률을 낮춰 영업하기도 한다. 특히 2024년 4월부터는 화물차 운전자의 시간 외 노동시간 상한선을 연간 960시간으로 제한하는 노동시간 규제가 적용될 예정이라 이른바 '물류 2024년 문제'
01.18
수도권 집중은 서울과 수도권의 주택가격 상승과 자산 양극화의 중요한 원인이다. 역대 정부는 중요 산업을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집중시키면서 전국 인구 1/2 이상이 몰려 살고, 대규모 상품과 용역의 수
01.17
조태진 법무법인 서로변호사·MBA 최근 미국 정가에서는 "통상정책을 바꾸고, 중국에는 맞서 싸우며, 미국 노동자들은 돕자"는 슬로건을 내세운 책 '자유무역은 없다(No Trade Is Free)'가 크게 주목받고 있다. 이 책의 저자 로버트 라이트 하이즈(Robert Lighthizer)는 트럼프행정부 시절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역임했으며, 만약 2024년 11월 대선에서
01.16
새해부터 인공지능(AI)의 기세가 무섭다. 애플은 아이폰16과 iOS에 생성형AI 기능을 탑재할 계획을 발표, 갤럭시S24에 생성형AI를 탑재하기로 한 삼성전자에 맞불을 놓음으로써 '온디바이스AI' 전쟁을 선포하
01.15
[IMG2]지난해 내내 부동산시장 부진과 함께 시장의 잠재적 위험으로 여겨졌던 태영건설이 결국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태영건설 대주주 일가가 손실의 대부분을 사회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였지만, 채권단의 반발에 더
01.12
김명중 닛세이기초연구소 상석연구원, 아지아대학교 특임준교수 최근 일본에서는 리스킬링(Re-skilling)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기시다 총리는 2022년 10월의 소신표명연설에서 리스킬링 등 인적투자에 5년간 1조엔을 투입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리스킬링이란 기술혁신과 비즈니스 모델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비즈니스에 필요한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배우는 것으로, 일본 경제산업성은 리스킬링을 '새로운 직업
01.11
중국의 국력이 한계에 달했다는 피크차이나(Peak China)론에 이어서 수십년 동안 간헐적으로 반복되어 온 중국 경제의 추락을 예상하는 뉴스가 끊이지 않는다. 중국 경제는 과연 해결방법이 없을 정도로 심각